달빛 조각사 36권
1)암흑군대의 총사령관 반 호크
위드는 그래도 정이 가득 든 부하라고 반갑게 맞이했다.
"여어, 반 호크. 못 본 사이에도 잘 지냈지? 게으름을 얼마나 부렸는지, 뼈다귀가 아주 토실토실해졌군."
"왜 나를 이곳으로 불렀느냐."
반 호크의 대답은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
어비스 나이트가 되면서 자존심과 투지는 하늘을 모를 정도로 치솟앗다.
과거의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나약한 자를 모실 수는 없는 법!
"당연히 부려 먹으려고 데려왔지. 내가 바쁘니까 이것저것 잡일 좀 맡겨야겠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놔라."
"말이 좀 짧다?"
"옛정을 생각해서 때리지는 않겠다. 그러나 내 뜻을 거부한 다면 죽을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나를 자유롭게 풀어 놔라."
위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부하의 반란을 보면서 자책감이 심하게 든 것이다.
"그동안 내가 너무 덜 때렸구나. 아주 갈비뼈 사이에 기름 때가 확실히 끼었어."
"......"
"더 모질고 아프게 때렷어야 했는데. 무릇 올바른 부하 관리란 어떤 트집을 잡아서라도 사흘 밤낮을 때려야 하는 법이 거늘."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하지 마라. 더 이상 과거의 내가 아니다."
"한번 주인은 평생 영원히 자자손손 모셔야 하는 거야."
"닥쳐라.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내가 검을 들지 않도록 알아서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 내가 말이 너무 길었구나."
위드는 다시 반성했다. 설득이나 대화가 무슨 필요란 말인가. 진작 몽둥이부터 들었어야 했는데.
마침 적당한 물건으로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뿔이 있었다.
제대로 된 전투용 무기는 아니지만 단단하기로는 이만한 것이 없으리라.
"말은 나중에 하고 일단 좀 맞자."
"기어이 내 검이 뽑히게 하는 구나."
반 호크가 땅을 박차고 덤벼들었다.
어비스 나이트의 깊은 심연이 그를 휘감아 돌았다.
무시무시한 광경!
반 호크의 눈만이 붉은 광채를 내뿜었다.
레벨이 낮은 자들은 그 사악한 기운만으로도 짓눌려서 죽어 버리리라.
사방에서 깊은 심연이 몰려들어 오면서 강대한 힘을 전달해 주었다.
반 호크는 자신의 승리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죽이진 않으리라. 하지만 나는 승리를 거두고 나서 자유를 얻어서 떠날 것이다. 하벤제국에 복수를 하기 위해!'
위드는 반 호크의 검을 막지도 ㅇ낳았다. 그냥 손을 내밀었다.
"절대 방어!"
크게 효과는 일어나지 않지만 몸 전체를 강철보다 단단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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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러둔의 장갑이 막대한 타격을 입어서 내구도가 31감소합니다.
고역 스킬의 위력을 41% 늘려 주는 효과가 28%로 감소합니다.
완벽한 수리를 마치면 복귀될 것입니다.
생명력이 9,484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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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호크의 공격은 슬레이언 전사들 중에서 최고 등급인 검은 맹수들이라 할지라도 찢어 버리고 대량 살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사막에서 최고, 인간들의 역사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힐 만한 실력자가 된 위드의 손에 의해서 다소 싱겁게 막혔다.
"역시 세지긴 했군. 외모도 조금 바뀌었는데, 못 본 사이에 어비스 나이트라도 된 건가."
"어떻게 내 공격을 막고도 무사할 수 있지?"
어비스 나이트와 가까이 있으면 깊은 심연에서 올라오는 절망과 공포로 인하여 투지가 꺾이고 좌절하게 된다.
의지력이 낮으면 심지어는 자기 자신의 몸을 베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위드와 눈이 마주치고 나니 오히려 반 호크가 위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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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강자를 만났습니다.
암흑의 기운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의롭고 신성한 힘이 축복하는 용사를 마주함으로 인해 정신과 육체가 위축됩니다.
투지에 굴복되어 모든 전투 스탯이 6% 감소합니다.
몸이 굳어 있는 상태를 빨리 풀어내지 못하면 마비 증상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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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 일이....."
반 호크가 언데드의 전설인 어비스 나이트가 되었다지만, 위드야말로 인간 중의 최고인 용사가 되지 않았던가.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면 상황이 뒤바뀌게 되겠지만 지금은 일대일로 싸우더라도 여유로웠다.
"해골 꽉 닫아라."
퍼버버버벅!
그리고 시작된 구타.
어비스 나이트의 이름값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이 무찹히 밟힐 뿐!
위드는 뿔을 오른손에 쥐고 숙련된 손길로 반 호크의 뼈마디마디를 다져 주었다.
"어비스 나이트라서 그런지 확실히 오래 견뎌. 때릴 맛이 나는군."
"이 굴욕,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반 호크가 견디지 못하고 역소환!
위드는 마르지 않는 마나로 금방 다시 반 호크를 불러냈다.
역소환이 되었더라도 정신체 자체는 이 시대에 존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깊은 심연에 잠들어 있는 나의 활화산 같은 분노를 맛보고 싶은가."
"알고 있었어? 내 마음이 바로 그래."
그리고 한참을 맞고 또다시 역소환!
재차 소환된 반 호크는 이판사판이란 생각에 진지하게 검을 뽑아 들고 전투를 했지만 위드에게는 어린아이 장난과도 같았다.
어떤 공격이나 스킬도 위험하지 않았을뿐더러, 희귀하고 특별한 몬스터들과 싸우며 쌓은 경험들로 어비스 나이트의 독창적인 스킬들도 쉽게 간파해 깨부숴 줄 수 있었다.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를 하며 경험한 숱한 위험한 전투들이 중요한 자산!
기사 체형인 반 호크의 공격은 지금까지 많이 봐 와서 익숙하기까지 했다.
"음, 인정한다. 너는 나보다 강하다."
이미 주종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 반 호크의 의지가 꺾였다.
"뭐라고 말하는지 안 들리는군."
"주인이 강하다는 걸 느꼈으니 이제 그만해도 된다."
"멀었어. 막 손맛이 올라오고 있는 참이야. 노래방에 들어가서 ㅓㅅ 곡을 부르고 나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신 직후의 기분이라고나 할까?"
.....
"너무 아프다. 살살 좀...."
"아프냐? 아픈 데는 매가 약이야. 지금 어느 부위가 아픈데?"
"온몸이 다 아프다. 특히 옆구리가 아프다."
"그렇군. 옆구리를 특히 더 많이 때려 줄게. 아직 안 부러진 갈비뼈도 있는 것 같다."
......
"주인님! 앞으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제대로 안 했단 얘기군. 그래, 항상 그런 식이 었겠지. 뒤에서는 내 욕을 하면서, 언제 배신을 할지 적당한 시기만 노리고 있었을 거야."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냐, 맞아."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시는 겁니까?"
"원래 세상이 다 그런 거니까."
......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절대복종하겠습니다."
"아직도 말할 힘이 남았군!"
아픈 곳만 정교하게 계속 때리는 구타!
최악의 인간성과 장인 정신이 동시에 느껴지는 기묘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반 호크는 자신이 있어야 할 위드의 옆자리로 돌아왔다.
어비스 나이트이므로 회복은ㄴ 과거보다 훨씬 빨랐지만 언제 또 맞을지 몰라서 방심할 수는 없었다.
단지 조금 위안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근처에 부서진 집구석의 지붕을 봤을 때였다.
그곳에는 시커먼 망토를 두른 채로 널브러져 있는 안색이 창백한 사내가 있었는데,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뱀파이어 로드 토리도였다.
반 호크보다 먼저 끌려아서 더 많이 맞았던 것이다.
"오래 기다리 셨습니다. 전쟁의 신 위드, 과연 그는 어디에서 어떤 모험을 하고 있었을까요? 시청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날려 버릴 방송이 지금 시작됩니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은 모험. 왕의 귀환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의 모험을 가지고 위드가 돌아왔습니다!"
시청자들이 그렇게도 고대해 온 위드의 모험 방송 시작!
각 방송국들은 정확히 오후 6시에 맞춰서 동시에 중계를 시작했다.
시청자들도 그 동안 경험이 쌓여서 미리부터 통닭과 피자, 족발, 보쌈 등을 배달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배가 고픈데 아직 오지 않은 음식을 기다리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시청자 게시판도 오랜만에 유쾌한 게시물들로 가득했다.
-드디어 한다.
-어제 설레서 잠을 못 잤음.
-군대 제대할 때보다 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
-로열 로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위드의 모험을 보는 것도 즐거워요.
-푹 빠져 잇다 보면 정신을 못 차림. 현실은 고블린 눈치 보며 다니지만 마음만은 본 드래곤 슬레이어!
-이거 보려고 여자 친구와 헤어졌음.
-잘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KMC미디어의 첫 영상은,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황금빛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가!
위드가 보로타 섬에서 노들레와 힐데른의 사연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부분부터 시작이었다.
사람들이 지루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모험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었다.
사람들이 지루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모험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었다.
"노들레와 힐데른을 아십니까?"
"알아도 말해 주기 귀찮군. 그걸 물어보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어야지."
위드가 섬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
꼬마 아이들에게도 말을 걸며 노들레와 힐데른을 아느냐고 물어보고, 백사장에서 예쁜 돌과 조개껍질도 주웠다.
-인간적이네요.
-전쟁의 신 위드의 감춰진 면모를 본 듯.
-저런 섬세한 감성이 있으니 조각품을 만들죠.
그때, 위드가 말리기 위해 널어놓은 오징어를 훔쳐서 질걸질겅 씹어 먹었다.
"어우, 짜."
-위드 님도 나쁜 짓을 하네요.
-인간적인 소소한 매력이죠.
-오징어는 역시 훔쳐야 제맛!
-오징어풀죽 개발에 즉시 착수하겠습니다.--풀죽식교 새죽개발 팀.
노들레의 저택도 방문하고, 차근차근 퀘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CTS미디어, LK게임에서는 진행자들의 간략한 상황 소개 후에 곧바로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 폭우 속에서 출항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극적인 영상들을 먼저 담아서 초기 시청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빨리 보기에 아깝다는 생각에 퀘스트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쪽을 택하는 바람에 오히려 KMC미디어와 온 방송국의 시청률이 훨씬 높았다.
-근데 뜬금없이 나온 노들레와 힐데른은 뭐죠?
-몰라요. 어디 해적 부부 아닐까요?
-로미오와 주리엣 같은 연인들인 것 같은데요.
-배경음악이나 섬의 분위기를 보니 완전 낭만적임. 지금 저 섬은 어디죠?
-보라타 섬입니다.
-아, 나도 저런 따사로운 햇볕이 드는 섬으로 이사 가고 싶다.
-제가 보건대 보로타 섬은 앞으로 관광지로서 대인기를 누릴것 같네요.
-저 섬에 집 지으려면 돈 얼마나 들어요?
-보로타 섬 유저인데요, 얼마 전부터 누군가가 대대적으로 땅을 사서 부동산 가격이 엄청 올랐어요. 예전에 비해서 10배는 치솟았거든요.
노들레와 힐데른에 대한 궁금증도 적당히 불러일으키면서 보로타 섬의 풍경을 느긋하게 보도록 해 준다.
뒤에 벌어질 사건들을 예고하진, 기다림이 앞으로 전개도리 내용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했다.
위드의 모험은 어떤 식으로 시작하든 간에 위험과 고생 그리고 차원이 다른 스케일로 연결이 되기 때문.
시청자들은 대륙의 도시들, 중요한 역사들이 뒤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에 앞으로 나올 내용을 얼추 짐작하면서 보는 잔재미도 얻을 수 있었다.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보로타 섬!
바다신의 교단의 위협을 벗어나서 거친 풍랑에 조각배를 띄웠다.
서윤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의도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나타나지 않게 했다.
초상권 협의를 거치지 못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제대로 끌어 올리기 위함이었다.
-뒷모습만으로도 절대 미녀입니다.
-노 젓는 손만 봐도 결혼하고 싶네요.
-잠깐씩 들리는 목소리가 그냥 혼을 빼 놓을 정도인데요.
위드의 모험은 로열 로드 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시청률도 예정된 것처럼 대폭발!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안티 세력도 크게 늘어나 있었다.
-위드 때문에 폭삭 망했습니다. 근처의 도시가 파괴되면서 장사하던 가게가 파리만 날려요. 고블린이라도 와 주면 감사할 판임.
-어렵게 마련한 집이 사라져 버렸어요. 이 피해는 누가 책임져주나요!
-무차별 도시 파괴. 그동안 쌓아 왔던 주민들과의 친밀도를 다 날려버렸습니다. 아무리 위드라고 해도 이래도 되는건가요?
-하벤 제국과 원수를 진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위드가 모험을 하면서 중앙 대륙에 입힌 피해도 상당히 컸기에 방송 중에 유저들의 원성도 대단했다.
그때를 틈타서 헤르메스 길드원들도 부지런히 비난 글들을 올렸다.
-위드는 원래부터 나쁜 놈입니다. 마법의 대륙에서도 그렇고, 타고난 본성은 숨길 수가 없어요.
-진짜 지독한 놈은 위드임. 북부의 선량한 사람들이 속고 있는 거죠.
-위드는 대륙을 위하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심을 챙기기 위한 모험을 해 왔던 것입니다. 제발 조금 냉정해지세요.
-풀죽신교? 그런 우스운 단체에 가입해서 뭘 하시겠다고요. 번영과 발전이 있는 중앙 대륙으로 오셈.
위드에 대한 방송은 첫날부터 여러모로 큰 화젯거리를 일으켰다.
"이런 무능한 놈."
위드의 구박에 반 호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데드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어비스 나이트가 되고 나서도 여전히 갈굼을 당하는 신세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고 많은 인간들 중에서 위드가 용사로 전직을 하다니, 정말 터무니 없는 일이었다.
"너에게 1군단을 맡긴다. 잘 지휘할 수 있겠지?"
"물론이다."
바르칸 데모프의 지배 당시 암흑 군대의 총사령관이던 반 호크!
그는 이제 8만에 달하는 인간 병사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너희는...."
반 호크는 어중이떠중이들로 구성되어 있는 병사들을 쳐 다 보았다.
검을 쥘 수 있는 청년들이면 가리지 않고 강제로 징집해 왓기에 군기라고 할 것도 없었고, 도열해 있는 자세 역시 엉망이었다.
위드는 일부러 그에게 엠비뉴의 광신도나, 전투 경험이 없는 자들 위주로 맡겼다.
쓸만한 병력은 조금이라도 가르쳐서 부족하더라도 중앙군을 구성하는 데 투입해 왔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몬스터, 어비스 나이트가 나타나자 병사들은 투기에 눌려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싸우다가 죽어라, 투지를 불태우며 최선을 다해서 잘 싸울 필요도 없다. 그냥 일찍 죽어라. 그것만 잘하면 될 것이다."
"옛!"
반 호크는 1군단을 돌격 부대로, 선봉에 내세웠다.
화살에 맞거나 적의 기병들에게 밟혀서 무수히 많은 병사들이 사망!
"크흐흐흐."
"몸이 추워, 추워. 뜨거운 피를 마시고 싶다!"
병사들은 금방 좀비와 스켈레톤이 되어 다시 일어났다.
살아 잇을 때보다도 오히려 빠르고 강한 힘을 가진 채로 달린다.
어비스 나이트의 권능에 의하여, 부하들은 죽음으로부터 회귀했다.
반 호크의 암흑 군대가 창설된 것이다.
8만의 인간 군대는 5만의 언데드와 5만의 인간으로 변했다.
총합으로 따지면 2만이 늘어났는데, 그것은 적들의 시체까지도 암흑 군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반 호크가 암흑 지배 능력에 의하여 일으킬 수 있는 언데드의 숫자는 정확히 10만!
최대의 규모를 유지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군대의 질을 향상시켜야 했다.
이후부터는 유령, 듀라한, 데스 나이트, 둠 나이트 등이 부지기수로 나타나게 되리라.
"음, 과연 멋지군. 언데드들은 먹이지도 재우지도 않아도 되니 참 좋아."
위드는 마폰 왕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부터 언데드까지 적극 활용했다.
사막 전사들로 부터 시작된 위드의 군세는 급속도로 규모를 키웠다.
강제로 징집한 전투 노예들, 코끼리 부대에 이어서 언데드까지 편성된 것이다.
명실상부한 정복 군대의 위용!
공국들을 휩쓸며 약탈한 막대한 재물은 용병들을 고용하는 데 사용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항복한 귀족들과 왕족들에게서 빼앗은 군대도 있다.
10만이 넘는 항복한 병력을 정찰과 공격, 점령의 선봉에 투입했다.
위드가 거느린 군대는 이제 30만의 대군을 넘어가면서 강렬하게 중앙 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중이었다.
"벌써 도시만 20개 정도는 부숴 버린 것 같은데. 역사에 확실히 기록될 수 있겠군. 음, 역시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더니....아주 명예로운 일이야."
가히 역사에 길이 남을 악당으로, 나쁜 짓들을 패키지로 저지르는 중!
위드의 절대적인 무력과 카리스마 앞에 인간 병사들은 감히 숨도 편히 쉬지 못하였다.
언데드가 동료로 있고, 도시들을 점령하면 모조리 부숴 버리는 마당에 병사들이라고 어찌 마음이 편하겠는가.
성문을 스스로 열고 항복한 도시들만이 완전한 파괴를 피할수 있었다.
전투 노예들은 사막 군단이 지나간 많은 도시와 국가에서 강제로 끌어와서 전쟁을 수행했다.
오로지 전투를 할 뿐이고, 희망은 잃어버렸다.
"우린 악질 중의 악질에게 잡힌 거야."
"내일 탈출을 시도해 볼까?"
"안 돼. 밤을 이용하더라도 저자의 시야를 벗어나진 못할 거야. 그리고 탈출을 시도했다가 잡히면 어떻게 되는지 알잖아."
병사 1명이 탈출을 시도하니 2,000명으로 구성된 부대 전체를 몰살시켰다.
사기보다는 공포가 지배하는 군대!
위드가 그들에게 허락하는 건 적들을 죽이고, 그 후에 마음껏 약탈하는 것뿐이었다.
쌓여 가는 절망감을 해소하기 위해 병사들은 적들에게 더욱 잔혹해졌다.
"돌격하라."
위드의 명령이 떨어지기만 하면 병사들은 붙잡혀 있던 야생마들처럼 뛰쳐나갔다.
"크히히히히힛!"
"죽여. 몽땅 죽여!"
"다 빼앗으리라."
병사들의 정신 상태는 가히 최악을 달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시간과 안정된 보금 기지, 사기, ㄴ련도, 그 외의 그 어떤 요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오로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군대!
"전부 승리를 거둬야 해."
절대적인 힘과 지배력,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대군을 거느리고, 싸울 때마다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더구나 병사들이 잔인할수록 전쟁에 써먹기에는 좋았으며, 중앙 대륙의 황폐화에도 도움이 되리라.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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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의 등장 퀘스트 완수에 필요한 조건을 현재까지 여섯 가지 달성 하셨습니다.
퀘스트의 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했습니다.
광신도들이 차지한 다간 왕국의 멸망 완료.
헤르가 강 주변 도시국가들의 파괴 완료.
광신도 훈련 기지가 있는 루프레아 공국의 초토화 완료.
도시 이트아 방화로 초토화 완료.
엠비뉴 교단의 비밀 신봉자 헬센 왕비 일가 참살.
드로마 왕국의 붕괴, 드로마 왕국에는 새로운 왕조가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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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도시들과 왕국들은 멀리서 갈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엠비뉴 교단과의 전투를 피하려면 3개 정도의 목표만 달성하고 군대를 해체시켰으면 되었으리라.
그렇지만 퀘스트 완수에 따르는 국가들을 확실히 파괴했다.
레벨 824에 달하는 능력도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면 사라지게 된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명언처럼, 능력이 있을 대 뭐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런 정복 전쟁도 쉽게 경험하기 힘든 일이라서 재미가 있었다.
어느 누가 과거의 역사 속으로 들어와서 이런 전재을 화끈하게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전쟁의 시대에는 기사들의 능력이 출중해서 그만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유저도 드물 테지만, 설혹 있더라도 대륙을 정복하겠다는 야망을 실현시키기란 보통은 어렵다.
위드가 완벽하게 착한 편은 결코 아니었다. 나쁜 짓을 저지를 기회가 없었을 뿐.
정직하고 착실한 사람도 권력을 쥐어 주면 변하기 마련인데, 위드의 경우에는 애초부터 악당이 되고 싶어서 노리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에 선생님이 커서 뭐가 되겠느냐고 미래의 꿈을 물은 적이 있었다.
위드는 당당하게 '인류 평화를 위협한느 대악당, 혹은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음모를 곳곳에 뿌리는 마왕'이라고 적고 신 나게 맞았다.
어릴 때부터 키워 온 금단의 꿈을 실현시킬 기회가 열리고 만 것이다.
"모조리 죽여라. 항복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살려 두지 마라. 그리고 성의 재물 창고에는 손대지 마라. 그건 내 거다!"
폭군 위드!
항복한 병사들도 결국 전투 노예가 되어 다음 전쟁에 강제 로 끌려가야 되었으니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다.
이제 전쟁의 시대의 왕국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야만인들이 더 이상 우리 왕국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라."
"놈들의 잔인무도함이 극에 달했다. 기사단을 보내어 위드라는 자의 목을 가져오도록 하라."
"위드라는 자는 대단한 용사라고 한다. 놈이 왜 우리를 적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더는 참을 수가 없으니 노트망 왕실의 위엄을 알려 주어라."
왕국들이 토벌을 위해 대구모 군대를 이동시켰다.
수십만의 정예 병력이 전쟁 준비를 하고 위드와 사막의 붉은 칼 군대를 몰살시키기 위해 진군해 오고 있었다.
아울러 엠비뉴 교단도 움직였다.
-엠비뉴 신의 신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남쪽에서 우리를 막을 거대한 힘이 저들이다. 저들을 없애야 한다.
이 대륙의 불안 속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고 기생해 왔던 그들이 활돌을 시작했다.
숲과,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길고 복잡한 지하 동굴을 통해서, 그리고 엠비뉴 교단에 복종하고 있는 왕국에서 비밀리에 집결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보였다.
놀랍게도 크리가 400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거북이 같은 괴생명체들이 하늘을 날아다녔고, 그 위에는 엠비뉴 궁수들이 300명 이상씩 타고 있었다.
당당하게 하늘을 뒤덮은 엠비뉴의 군대에는 돌과 쇠뇌를 쏠 수 있는 장치까지 달려 있었으니 공중 병기들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그리고 10층짜리 탑처럼 큰 키의 청동 거인들이 땅을 울리며 뒤를 따른다.
창과 곡괭이를 든 광신도들은 새까맣게 평원을 뒤덮어다.
이 광신도들도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노들레와 아헬른에 의해서 몰락하고, 한동안의 회복기를 거쳐서다시 세상에 나오는 미래와는 달리 현시대의 광신도들은 엠비뉴의 신성력을 받아들여 몸이 바귀었다. 팔다리가 잘려도 죽지 않고, 힘은 철판 갑옷을 찢어 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제4지파, 제6지파.
대사제 모툴스, 대사제 잉그리그가 암흑 군대를 이끌었다.
대사제들의 레벨은 700대 초반 정도이지만 사제이면서 주술과 마법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하기에 부하들을 이끌고 치르는 전투에서는 그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교단의 상층부에 있는 징벌의 사제들도 절대 피할수 없는 희생의 저주와 흑마법을 쓰기에 굉장히 까다롭다.
엠비뉴의 전력은 이 시대에 전성기를 달리고 있어서, 출정에 나선 징벌의 사제들도 수백 명에 이르렀다.
전쟁의 중심축을 구성하는 1만 명이 넘는 암흑 사제들과 극악의 가사단의 위용도 너무나도 엄청났다.
세뇌와 현혹은 기본으로 하고, 온갖 암흑 주술과 나중에는 실전되어 전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엠비뉴의 암흑 마법까지도 사용한다.
켈튼 왕국을 위협하던 악녀 페쳇도 제자들을 데리고 가세하게 되었으니 더 이상 필요한게 없을 정도로 사상 초유의 막강한 군대였다.
위드와 서윤.
이곳에서 단 2명만이 유저이고 이 거대한 대륙과 왕국, 주민들, 모든 것들이 NPC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퀘스트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이 순간, 역사서에만 기록되어 있는 시간을 직접 변화시키고 만들어 간다.
역사서에 기록될 큰 전쟁을 주도하여 일으키고 지휘해야 한다.
스케일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퀘스트는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사막 지역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적으로 두어 다퉈야 한다.
거기에다 모습을 드러낸 엠비뉴의 군대는 기대 이상으로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위드는 비로소 과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깨달았다.
"노들레가 성공했던 건 정말 고전에나 나오던 전형적이고 고리타분한 영웅물이었구나!"
엠비뉴 교단의 저력은 그냥 세상에 나서더라도 무난히 대륙을 찜 쪄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사막 군단을 이끌고 정복을 하고 있는 위드였기에 정세 판단은 매우 정확했다.
사막 전사들은 정예화가 되어 강해지더라도 숫자가 적지만, 엠비뉴 교단의 군대는 온갖 괴상항 생명체들을 데리고 다녔으며 부하로 삼을 광신도들은 넘쳐 났다.
"근데 참 할 일도 없지. 무슨 혼돈의 드래곤을 깨우고, 더 강한 신성력을 얻기 위해 탑을 세운다고 하질 않나, 욕심도 많아."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운 엠비뉴 교단.
그러다가 예상치 못하게 노들레와 아헬른의 동료들에 의해서 무언가 복구 불가능한 큰 피해를 입고 괴멸하게 되었다.
영웅 이야기에 흔히 나오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도 대륙을 정복하지 못하고 한순간의 방심으로 모든 걸 날려 버리는 무능하고 허점 많은 악당의 역할을 엠비뉴 교단이 맡았던 것이다.
"이런 못난 놈들."
오죽하면 위드는 엠비뉴 교단에 대해 화가 다 날 지경이었다.
저만한 직속 군대도 잇었으며, 세뇌와 뇌물로 인해 다수의 왕과 귀족들도 그들을 따르도록 포섭했다.
이정 되면 당연히 대륙 정복 정도는 어려운 목표도 아니니 무난히 달성해야 할 것이 아닌가.
악당들의 그 땀과 열정이 얼마나 허망하게 사라진 것인가.
"정말 멍청하게 당한 거야. 만약 내가 엠비뉴 교단의 수장이라면 온갖 야비한 수단을 다 써서 손쉽게 해내고도 남았을 텐데. 차라리 엠비뉴 교단을 일으켜 세우고 놈들이 대륙을 지배하게 하는 퀘스트였더라면 정말 간단히 성고이켰겠는데."
아무튼 바보처럼 방심하다가 당하기만 했던 과거의 엠비뉴 교단은 위드로 인해서 바뀌었다.
엠비뉴 교단의 군대가 예정에 없이 일어나서 위드와 사막 전사들을 막기 위하여 진군해 오고 있었다.
"이놈의 팔자는 사고를 쳐도 단단히 쳤군.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을까? 적당히 영웅 놀이나 하다가 마쳤어야 하는건데."
그에게 아주 큰 짐이 지워져서, 패배하면 엠비뉴 교단과 마족이 판ㅇ르 치는 세상이 오게 되리라.
사실 위드는 노들레 역할을 하는 동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정의로운 영웅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니 억지로 이끌려가는 감이 있어서 식상했다.
그러나 사막 군단을 끌고 중앙 대륙을 침략하는 건 위드의 선택. 이미 어긋난 이상 운명의 궤적은 이대로 굴러가야 했다.
"내 모든 행동들이 미래의 역사가 되는군, 그렇다면 몽땅 부숴 주겠어. 혹시 안된다면 뭐 어쩔 수 없고."
대륙 전체를 배경으로 날뒤어 볼 극히 드문 기회.
레벨 800대의 절대적인 무력을 바탕으로 전쟁의 시대, 혼란스러운 대륙을 휩쓸어 버리는 것이다.
드넓은 땅과 도시들을 정복하고, 엠비뉴 교단도 물리쳐서 대제국의 위업을 달성한다.
위드와 서윤이 떠나고 나면 그리 오래 유지되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영원하지 못한 건 인생사 자체가 마찬가지다.
전쟁과 모험을 하면서 얻는 짜릿한 재미!
"나쁜 짓을 이렇게 실컷 할 수 있는 기회도 드물지. 정의를 위해서 엠비뉴 교단을 부수는 게 아니라, 어설픈 그놈들에게 진정한 악당이 무엇인지 가르쳐 줘야겠어."
어릴 때부터 악당 만화를 보면서 느꼈던 답답함을 이번 기회에 확 풀어 버릴 작정이었다.
이제 다음 도시를 약탈하러 가기 위해서 군대를 이끌고 이동을 해야 할 때다.
위드는 먼저 쌍봉낙타에 올라서 서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잡아."
"고마워요."
먼 거리를 이동할 때에는 서윤과 낙타를 같이 탔다.
그녀는 레벨을 올리지 않았고, 기마술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그렇지만 빠른 이동을 위한 것만은 아니라, 둘이 다니는게 익숙해졌다.
심각하게 추웠던 북부에서도 그렇고, 사막에서도 함께 다녔다. 길을 걸으면서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더라도 나중에는 추억이 쌓인다.
'젊음은 순식간이고 인생은 길지.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이 추억을 얼마나 자주 떠올리게 될까.'
두 사람이 젊어서는 낭만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함께 경험하고 이겨 낸다. 그러게 같이 나이가 들고 나면 등 긁어 줄 사람이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무수한 고생들에 가려져 있지만 연인의 의미를 알려주는 낭만적인 노들레와 힐데른의 퀘스트가 아닐가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사실상 생판 남이라면 이런 고생을 하면서까지 도와줄 순 없을 것이다.
위드는 내색은 전혀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내가 좋아한다는 티는 전혀 안 나겠지.'
어릴 대부터 쭉 가난하게 살아왔더니 사랑에 대해서도 자신간이 없다.
멀쩡하게 잘 사는 여자 데려와서 고생만 시키는 건 아닐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했다.
그게 죄이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중하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좋은 여자가 있어도 그저 바라보기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말았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드러내기가 무서워서 그저 흘려보내고 만 것이다.
'그래도 이 여자라면....."
서윤과 보낸 시간들이 믿음이 된다.
놓치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한다는 말을 꺼낼 수도 없는 애매한 마음.
'뭐, 좋아한다는 티를 안 내면서 계속 같이 다니지.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쪽으로든 해결이 날 거야.'
위드는 비겁하더라도 속마음을 숨기면서 대했다.
서윤은 그런 행동들을 보면서 느꼈다.
'아, 이제 날 많이 좋아하는구나.'
숨기려고 해도 상대방에게는 그냥 드러나고 만다.
벌써 꽤 오래전의 일로, 바란 마을에 프레야 여신상이 조각되던 때였다.
그때만 하더라도 서윤은 마음이 닫혀 있었다.
위드는 그녀를 모델로 해서 여신상을 환하게 웃는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조각했다. 그리고 한 줄의 문구를 몰래 숨겨서 적어 놓았다.
-이렇게 웃으면 좋을텐데....내가 웃을수 있게 하진 못하겟지.....
서윤은 바란 마을로 돌아가서 그 작은 문구를 발견했다.
교관의 통나무집에서 만났던 기억은 짧지만, 조각품으로 인해서 약간은 특별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절망의 평원을 넘어가면서 흉측한 카라취를 만나게 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를 보고 나서의 약간은 특별한 행동과 눈빛으로, 위드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 봤다.
모른 척 평원을 여행하면서 했던 동행, 그리고 위드가 남긴 조각품.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는 그녀의 조각품!
서윤은 마음으로 항상 울고 있지만, 또한 약해진다는 생각에 고통을 내색하지 못했다. 의심하고 불안해하지만 상처 받기 쉬운 여리고 순수한 면을 숨겨 왔다.
조각품을 보면서 펑펑 울고 아픔을 달랠수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위드가 족가품을 깎을 때마다 항상 기대가 되어서, 조금도 싫어하지 않고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자신의 조각품이 아름답게 깎여 나갈수로그 서윤은 더욱 예뻐질 수 있었다.
위드도 자신처럼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기를 무서워한다.
하지만 조각품은 솔직하다.
알베론이 끼어서 불부로 여행을 할 때 동굴 안에 숨겨서 만든 따뜻한 연인들의 조각품!
위드와 서윤이 서로를 안아 주며 온기를 나누는 조각품이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깊은 곳에 담겨 있던 마음을 조금씩 표현해 왔던 것이다.
두 사람의 각자의 인생을 겪어 왔고, 각자의 아픔을 겪으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처음으로 상대를 마음에 담아 두고 내색도 하지 않은 채로 많은 사건과 시간을 보냈다.
이젠 눈을 감고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