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반 호크의 위용
어둠과 공포가 휘몰아치고 지나간 전장.
평원에는 병사들과 기사들이 셀 수 없이 ㅁ낳이 쓰러져 이었다.
죽은 자들만 10만이 넘었으며 한두 군데씩 부상을 달고 있는 자들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 였다.
군대끼리 전투를 하더라도 수비를 철저히 하며 싸우기에 짧은 시간에 이런 피해를 입진 않지만 지금은 온 사방에서 아군들 끼리도 싸워 댄 결과였다.
날아오는 검을 보며 수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기에 무조건 먼저 적을 죽이기 위한 공격부터 한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는 사제들의 치료도 불가능 했다.
"우으응으, 드디어 끝난 건가?"
"아파, 온몸이 아프다."
"안 돼. 무서워. 집에 가고 싶어."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 병사들의 사기도 바닥을 기었다.
당장 바로 옆에 잇는 병사들을 동료로 받아들이지도 못했다.
어둠이 걷히고 나니 동료들끼리 극렬하게 싸우다가 멈추었던 것이다.
"너희가 감히 기사인 날 공격하다니....."
"살려 주십쇼, 기사님."
"모르고 한 일입니다요. 용서해 주십쇼."
"닥쳐라! 목을 베어서 엄히 다스릴 것이다."
"헉! 제발 목숨만은......!"
"이런 제길! 기사라고 별거 있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묻어 버립시다!"
"아휄, 고향 친구인 나를 왜 찌른 것인가!"
"실수였지만, 원래부터 널 싫어했어. 내 첫사랑인 포린과 결혼했던 네놈을 죽여 버릴 거다."
어둠이 걷히고 나서도 악화된 감정으로 곳곳에서 계속 전투가 이어졌다.
기사들이 지휘를 하고 있었지만 엉망진창이 된 군기를 빠르게 다잡기는 무리였다.
전투 노예들과 언데드 군단과의 고전도 다시 진행되었다.
적 진영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스켈레톤들은 일제히 공격을 받는 바람에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의 전력이 심하게 손상되고 지휘계통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까지 했다.
물러나서 휴식을 취한 사막 전사들이 다시 접근하면서 마구 화살들을 쏘았다.
모든 병과에 능숙한 사막 전사들의 화살은 공격 범위 안에 있는 병사들을 궤멸시켰다. 사막에서 몬스터들을 상대로 그러했듯이 적들을 휩쓸어 버리는 것이다.
그들의 임무믐 원래부터 적군과 어우러져서 전면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멀리 외곽을 빙빙 도는 것이었다.
기사단이 공격하면 바깥쪽으로 유인하여 전투를 평쳐서 잡아먹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활을 쏴서 적군을 타격하는, 다소 치사하고 야비하다 욕을 먹겠지만 효과는 절대적인 위드의 방식!
그리고 전투 노예들 중에서 주력인 기병들도 돌격 했다.
전투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어둠이 내렸던 그사이에 위드는 원래 자신이 있던 자리를 벗어나서 천둥의 지혜라는 마법병단 옆에 도착해 있었다.
어둠이 내리자마자 방향만 잡고 그대로 돌파해 온 결과다.
마법사들은 이미 호위를 뚫고 들어와 있는 위드를 보면서 경악했다.
"미리 말해 두지만 개인적으로 나쁜 감정은 없어."
"비겁한 놈!"
"이 바닥이 원래 다 그런 거야."
넘실거리는 화염 각인만으로도 가까이 있는 마법사들은 사망했다.
워낙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마법 보호막도 펼치지 못했던 것이다.
위드는 고위 마법사들을 골라서 먼저 검을 휘둘렀다. 레벨400대 정도의, 왕국에 명성이 자자한 대마법사들이 죽어 나갔다.
바람 마법의 마스터인 안드레는 국왕의 옆에 잇어서 죽음을 면하였다.
그렇지만 위드는 안드레의 목숨 따위는 언제라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법사는 굉장히 무서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일단 목표로 삼는다면 얼마든지 해치울 자신이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고 해도 레벨의 차이가 현격하다.
그가 쓰는 마법 공격은 웬만하면 피해 버릴 자신이 있었고, 또한 달려가서 목숨을 끊어 놓을 기회도 엿볼 수 있었다.
"종말의 날!"
천둥의 지혜 마법병단은 그들의 장기인 선더스톰도 써 보지 못하고 전멸했다.
가까이 있는 다른 마법사들을 목표로 다시 공격ㅇ르 하려는 순간, 호위하는 기사들이 뒤늦게 달려왔다.
"아직 15년은 일러. 사막에서는 감히 내 부하가 되지도 못할 것들이로구나."
화염 검술로 호위 기사들ㅇ르 가볍게 사망시키고, 흑기사의 일격을 발동시켰다.
다른 하나의 검은 알아서 휘젓고 다니면서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제거했다.
인생을 짜게 살면서 터득한 검소함이 전투에도 배어 나왔다.
기사들과 마법사들의 생명력ㅇ르 정확히 파악하고, 굳이 넘치는 힘을 과시하려고 하지 않는다.
최대의 효율을 위해서 체력까지 아끼면서 간결하게 검을 휘둘렀다.
그저 가볍게 적들을 베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격 필살!
마법사들은 도망치기 위해서 아우성을 쳤지만 하나둘씩 따라잡혀서 회색빛으로 변했다.
적 기사들조차도 우러러보지 않을수 없을 정도로, 위드는 너무나도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었다. 마법사와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숙련된 궁수들 같은 고급 전력들이 무참히 죽어 나갔던 것이다.
"저자를 막지 않으면 안 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거 하라!" 베이너 왕국의 국왕이 겁에 질려서 명령을 내렸다. 위드가 공격을 하면서 계속 다가오는 바람에 귀족들과 국왕은 피난을 가느라 전투가 어찌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겨를도 없었다. 마폰 왕국이 전투 노예들과 언데드 군단, 사막 전사들까지 대부분을 감당하는 사이에, 베이너 왕국군은 전투에 본격적으로 가담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위드에게로 마구 집중되는 마법 공격들! 마법의 마스터인 안드레가 손을 휘저을 때마다 칼날 바람이 날아왔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군." 위드의 판단에 의하면, 맞더라도 생명에 큰 지장은 없을 것 같았다. 레벨과 장비가 깡패라는 말처럼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힘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적 진영의 한복판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위드를 맞히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애꿎은 베이너 왕국의 기사들만 칼날 바람의 희생양이 되었다. 하지만 안드레의 공격도 전초전에 불과했다. 그가 달리 완성시키고 있는 주문은 거대한 바람으로 목표를 하늘 높이 띄워 올린 후 4개의 회오리바람을 겹치게 하여 분쇄시켜 버리는 광역 바법! 위드뿐만이 아니라 1,000여 명이 같이 피해를 보게 될 테지만 안드레에게는 상관없었다. 마도의 길을 걷는 자로서, 기본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그리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베이너 왕국의 고위 귀족으로서, 희생자들을 침묵시킬 수 있는 권력도 가지고 있었다.
"저것은 약간 위험해 보이는군."
위드는 싸우면서도 주변을 경계하며 살핀 덕에 마법이 완성되기 전에 미리 발견할 수 있었다.
직접 보거나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역사서 주문서 등을 통해 마법 주문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었다.
아직 마법이 완성된 것도 아닌데 화살이 제 방향으로 날아가지 못할 정도로 미친 바람이 불고 있다.
대체로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마법의 위력은 강대하다는 것이 보편적인 공식.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방법이 있지. 불사조의 생명력!"
위드는 빵빵하기 짝이 없는 스킬을 시전했다.
전투의 전문직인 태양의 전사로 사막을 횡단하면서 얻어 낸 스킬! 3분간 햇빛 아래에서는 어떤 공격을 당하더라도 생명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약간의 페널티는 있어서, 그 시간 동안 생명력과 체력, 마나가 회복되지 않으며 달리는 것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이동속도도 느려진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때리면 다 맞아 주긴 하지만 절대 끄떡도 하지 않는 스킬.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용 가능하다는 사소한(?) 문제도 있긴 했다. 위드는 주변에 있는 적들과 싸우면서 안드레의 마법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렸다.
"생가보다 오래 걸리는군." 효과가 확실하겠어."
이윽고 마법이 완성되었다.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위드와 병사들의 몸을 하늘로 띄웠다. 바람이 얼마나 거대한지 나무와 흙, 병사들이 떨어뜨린 검과 방패, 갑옷, 땅에 박혀 있던 화살까지도 그래도 딸려 올라갔다.
일찍부터 피하려고 하거나 검으로 바람을 자르면서 최대한 저항했다면 어찌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마법의 위력은 역시 막강했다. 보스급 몬스터를 가장 빠르고 철저히 잡는 방법도, 생명력을 단숨에 깎아 놓는 능력이 있는 마법사들을 활용하는 것. 위드는 바람의 힘에 떠밀려 지상에서 100미터 정도의 공중에 떠 있으면서도 차분했다. "슬슬 시작하겠군." 할리우드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내놓은 블록버스터급 신작 영화 정도는 기대감. "안 돼, 벗어나야 돼."
"살려 줘, 살려 주세요!"
베이너 왕국의 병사들은 아우성을 치고 있었으며, 기사들은 명예도 모르는 비겁한 안드레라면서 길길이 날뒤었다. 기사와 마법사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ㅇ르 보여 주는 전형적인 광경이었다. 위드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마법사들도 함게 달려 올라가서, 살아 남기 위해 보호 마법을 펼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상과 하늘에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더니 네 방향에서 다가왔다. 공중에 떠 있던 화살과 검, 도끼, 아우성을 쳐 대던 인간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정신없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위드는 폭풍의 핵처럼 완벽하게 중앙에 있어서 아직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그의 바로 몇 미터 앞에서만 해도 병사들이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아아아아아악!"
중무장한 기사 1명이 말을 탄 채로 오른쪽에서 다가오더니 바로 왼쪽으로 지나갔다. 그리고 바윗덩어리에 부딪쳐서 사망. 비명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는데,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제멋대로 였다. 당사자들은 당연히 죽음의 공포를 강하게 느꼈다. 마법에 휩쓸린 이들은 전투력 자체를 상실.
지상에서도 외곽 지역에서는 겁에 질려서 밤잠도 설치게 되리라.
위드는 살림 경험이 길고 긴 만큼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 했다. 손빨래를 벗어난 지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중고 할인 매장에서 가서 12년 된 세탁기를 사 왔는데, 그 저도로도 살림이 훨씬 편해졌다고 느꼈다.
옷, 수건, 속옷까지 넣고 세제만 풀어 주면 탈수까지 깨끗하게 끝나서, 빨래 걸이에 널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하지만 방송국 관계자들이 집안 살림들을 몽땅 바꿔 주면서 고용량 세탁기를 갖게 되었다.
무슨 특수한 모터를 써서 가격도 더 비싸고, 이불 빨래에도 넉넉한 통돌이 세탁기!
강력한 물살과 통돌이의 빠른 회전은 무한한 감동을 주었다. 집안에 빨래를 할 것이 더 없는지 찾아보고, 화창하게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세탁기를 돌리는 날이면 행복한 기분까지 들었다.
"확실히 세탁기는 용량도 중요하지만 힘이 세야 돼."
광역 바람 폭풍이 주는 강흥이 세탁기보다는 못했다. 이어서 회오리바람이 위드에게로 다가와서 세차게 할퀴었지만 생명력 저하는 일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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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 인해서 망토의 내구도가 7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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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들의 내구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이 정도쯤이야 조나스 성의 대장장이들을 들볶아서 고치면 될 일이다.
"시원하군. 여름에 이렇게 바람이 잘 불어 줘야 할 텐데."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실 정도의 느긋한 여유. 불사조의 생명력 유지시간은 아직 1분 20초 정도나 남았다. 설혹 마법이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되더라도 그때쯤이면 이미 충분히 약해져 있을 테니 어떻게든 바람의 핵심을 깨고 빠져나가면 될 일. 사막 전사들은 그가 대단한 마법이 걸려 있는 걸 보면서도 사기가 감소하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전일이가 말했다. "저 정도에 죽을 분이 아니다. 훨씬 더 독한 곳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으셨다."
전이도 동의했다. "독에 걸려도, 함정에 빠져도, 몬스터의 무시무시한 공격을 맞아도 죽진 않았다."
사막에서의 질기기 짝이 없던 생존력을 믿고 있기 대문이었다. 위드는 마법이 끝나기만을 느긋하게 기다렸다. 다시금 전장에서 활약을 하기 위한 대기 시간. 지상에서는 베이너 왕국군이 수십 겹의 포위망을 구성하기 위항 노력하고 있었다. 기사단이 10개 이상 집결하고, 기병들이 그 주위를 에워쌌다. 마법사들은 각자 장기인 마법을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위드가 아무리 인간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해도 베이너 왕 국군의 전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까닭이라면, 만약을 위한 도망 계획을 엄청나게 가지고 있다는 점, 여차하면 조각 변신술을 써서 베이너 왕국군으로 분장해 도망치려고 조각품까지 미리 다 만들어 놓은 후였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바람 폭풍 마법이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부가적인 효과.
위드의 넘실거리는 화염 각인의 불길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마나의 불길, 생명이 꺼지지 ㅇ낳는 한 사라지지 않아야 하는 불길이다. 거센 바람이 밀려오는데도 수그러들지 않고 저항을 한다면서 위드의 마나를 쏙쏙 빨아들이더니, 제멋대로 불길이 불어나 바람과 뒤섞였다. 바람 폭풍에 휘말린 불길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 버린 것이다. 공중에서 화염 줄기와 불덩이가 꽃보다 아름다운 형상을 그리면서 날아가 왕국군을 강타 했다. 지상의 병력을 집어삼키면서 걷잡을수 없이 번져 나가는 화염, 예상치 못한 대파괴의 현장이었다.
"역시 불조심을 해야 돼.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있는데... 외출할 때는 가스 밸브도 항상 잠가 놔야지."
안드레의 마법은 결과적으로 밀집한 베이너 왕국군에 궤멸에 가까운 피래흘 입히는 것으로 끝났다. 병사들의 사기 추락은 물론이고, 마나를 다 소진한 안드레도 괴로워하면서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물러서는 것이 보였다.
위드가 땅으로 내려서고 있을 때, 언데드 군대가 있는 쪽에서 큰 함성이 나왔다.
인간들의 절규에 가까운 비명 소리에 이어서, 주로 언데드들이 겔겔거리는 소리였지만.
"크히히히히힛."
"캬핫캬하하하핫!"
위드가 상황을 파악해 보니 반 호크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반호크는 둠 나이트들과 함께 영혼 이탈의 돌격으로 마폰 왕국군을 좌우로 분단시켰다.
이어 앞으로 나온 마폰 왕국의 공장이며 검술의 마스터, 로하드람을 상대하게 되었다.
"인간 기사로군, 나는 심연에서 돌아온 반 호크다."
"언데드 주제에 제정신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군. 그러나 이 신성한 땅은 언데드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주마."
어비스 나이트 반 호크와 로하드람의 일대일 대결이 펼쳐졌다.
유령마와 백마를 탄 둘은 기사답게 마상에서 겨루었다. 양쪽 다 검을 들고 같은 방향으로 말을 몰면서 검투를 벌였다.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면서, 마상 결투만의 멋진 장면들이 속출했다. 검을 휘드르고 막아 내고, 말 위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펼쳐 내는 불꽃 튀는 대결이 이어졌다.
레벨이나 힘은 반 호크가 높지만 기술 면에서는 로하드람이 약간 뛰어나다.
쉽게 승부가 나지 않자 로하드람은 마음이 급해졌다. 맢노 왕국의 최고의 기사로서 적을 빨리 헤치우지 못하고 있다는 조바심에, 무리한 공격을 날려 왔다. 이에 반 호크는 능숙하게 공격들을 받아넘기고 반격을 가하여 로하드람에게 큰 부상을 입히고 말에서 떨어뜨렸다. 기사대전에서 낙마한 것은 분명한 패배를 의미했다. 마폰 왕국의 기사단이 구하러 와서 죽이지는 못했지만, 군대 전체의 사기가 극도로 낮아졌다.
"로하드람 님이 패배하다니... 역시 무리였어"
"히에엑, 어비스 나이트가 우리를 해골로 만들어 버릴거다."
NPC병사들의 전투력은 사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사기가 높으면 전력으 200%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기가 가장 낮으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전멸하기도 한다.
사실 꼭 NPC라는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들 역시 사기에 다라서 이길 수 있는 전쟁에 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어비스 나이트 반 호크 만세!"
"언데드 군대의 총지휘관 반 호크!"
전투 노예들 중에서 엠비뉴의 광신도들도 광란의 함성을 터트렸다.
그리고 위드의 눈가에 희미하게 일어나느 경련. 자기는 베이너 왕국군의 진영 한복판에서 생고생을 하면서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 정작 영광의 과실은 모두 반 호크가 쓸어 담아 가는 게 아닌가.
"이놈의 세상은, 뼈다귀까지 믿을 수가 없다니."
위드는 시기심을 찾지 못하고 깊이 탄식했다. 그렇지만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알맹이를 쏙쏙 빼먹으면 돼. 마법사들의 마나도 다 떨어졌고 적들의 사기도 엉망이니까. 진정한 대활약을 할 수 있는 기회지."
적들이 허수아비는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진정 전쟁의 신이 강림한 것처럼 쓸어버리라. 위드는 땅바닥에 손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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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여신 미네의 도움으로 체력을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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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빠른 회복력이야말로 비장의 물기와도 같았다.
일반 병사들과 기사들은 감히 덤비지도 못하기에 적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죽을 염려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각오를 다지며 몸을 일으키는 순간!
"이길 수 없는 전쟁이다. 모두 퇴각하라."
"폐하의 명령이 내려졌다. 들모레 요새로 후퇴한다."
상당한 피해를 입은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이 갑작스러운 후퇴를 개시했다.
사망자와 부상병을 합하면 조히 15만이 넘어갈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그에 비해서 사막 전사들은 거의 건재하였고, 언데드들은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전투 노예들이야 반 넘게 죽었지만 토벌군에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안 돼! 절대 이렇게 퇴각할 때 그냥 놓아줄 수는 없지."
대군이 후퇴를 하는 시기가 공적을 올리기 가장 쉬운 기회였다. 전장에서 급속히 탈출하려는 마음에,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군은 전투 물자들도 그래도 버려두고 빠져나가고 있었다. 기병들은 자기들이 살기 위해서 앞장서서 도주하고, 보병들은 등을 드러내고 방패를 내던지면서 후퇴했다. 방어나 반격이 전혀 되지 않기에 이럴 대 추격하면서 큰 공을 세울 수 있다.
"돌격하라, 언데드 부대여!"
"크휘히히히힛!"
어비스 나이트 반 호크가 언데드 군단을 이끌고 추격에 나섰다.
전투 중에 둠 나이트, 데스 나이트가 많이 생성되어서인지 언데드 기사들이 아주 많았다.
추격하면서 적들에게 피해를 입히기에는 최고의 조합!
"사막의 영혼들이여, 대륙의 나약한 놈들에게 매서운 맛을 보여주자!"
"우와아아아!"
전일이가 사막 기병들과 함께 퇴각하는 적들을 몰아쳤다.
보병들에게 화살을 쏘고 작은 도끼를 던지며, 말 그대로 도륙을 했다.
"고생은 내가 다 했는데... 이건 아니야!"
위드도 허둥지둥 뒤쫓아 갔지만 언데드 기사단과 사막 전사들이 워낙에 빨랐다.
그렇다고 해서 놈들을 잡지 말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위드는 주인을 잃어버리고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말에 올라탔다.
"당장 달려라!"
말을 타고 따라가면서 적지 않은 기사들을 해치웠다.
베이너 왕국군의 진영으로 파고들어 가서, 숫자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기사들과 귀족들을 처단했다.
적들은 돌아서서 덤빌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마구 뒤엉켜서 도망치느라 바빠, 일방적인 도륙이 이루어 졌다.
그러나 들려오는 함성 소리!
"전사 전칠이 베이너 왕국의 왕위 계승자를 사로 잡았다!"
"이럴 수는 없어."
"용맹한 사막의 전사 전이가 마법병단의 단장을 베었다!"
"안 돼. 내 거야!"
위드의 주변에는 일반 병사들과 기사들만 아주 넘쳐 나고 있었다.
전투에서 쉽게 대승을 거두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석연찮고 찝찝한 기분. 그런데 마폰 왕국군과 베이너 왕국군이 퇴각하는 길목에 수만에 달하는 군대가 나타났다.
"적들의 지원군인가, 아니면 도주하는 척하면서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매복? 그렇다면 전쟁은 지금부터지!"
위드는 아직 몸이 덜 풀려서, 이제야 실컷 싸울 수 있게 되었나 보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앞에서 나타난 군대는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군을 공격했다.
"우와아아, 헤스티거 님이 돌아왔다!"
"오푸스 성을 파괴하고, 추격대를 물리치고 돌아오신 영웅 헤스티거 님이 놈들의 도주로를 차단했다!"
행운이 따라다니는 얄미운 헤스티거!
이번에야말로 죽어서 다시는 안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병력도 거의 잃지 않고 돌아오고 만 것이다. 노들레의 성장 퀘스트를 하면서 위드 혼자만 강해진 것은 아니었다. 부하 NPC들도 함게 성장을 해서, 기회가 생기니 대단한 전투 공훈을 세웠다.
닭 쫓던 개 꼴로, 위드는 NPC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게 되어 버리고 말았다.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의 대참패와 전면 퇴각!
그들은 몇 겹의 방어 마법이 걸려 있는 들모레 요새까지 철수했다.
요새의 주변에 흐르는 강에는 은이 아주 많이 섞여 있었다.
신성한 은의 속성으로 인해 언데드들이 침범하지 못하는 땅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서 요새까지 도달한 병력은 젋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전투가 정점에 이르기도 전에 베이너 왕국의 국왕이 빠르게 후퇴 명령을 내린 까닭은 위드에게 겁을 먹은 탓이 컸다.
전군이 총공력을 해도 죽지 않고 쌩쌩하게 날아다니며 막대한 피해를 입힌 위드의 무력에 압도당하고 만 것이다.
"이기고 나서도 배가 아프군."
위드는 군대를 이끌고 그들을 추격하면서 상당한 포로들을 붙잡고 근처에 있는 도시들을 약탈했다.
민간인들도 강제로 잡아들여서 병사들로 다시 확보했다.
지금 잡은 병사들이 전쟁에서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언데드들을 위해서라도 부대의 규모를 더 크게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군의 방침은 확고했다.
수도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들모레 요새를 철저히 지킨다.
남부의 야만인들과 언데드들을 몰아내겠다며 요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의 도시들이 절반은 수비를 포기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다음의 전투를 준비해야 되겠군."
전쟁의 시대의 왕국들과의 전투는 입가심 정도!
진짜 승부는 막강하기 짝이 없는 엠비뉴의 군단과 벌여야 했다. 전쟁의 시대에서도 벌어지지 않았던 가장 큰 전쟁! 역사에도 존재하지 않는 전쟁을 엠비뉴 교단과 치러야 했다. 위드는 전일에게 명령을 내렸다. "포로로 잡아들인 패잔병들에게 무기와 갑옷을 지급할 준비를 해."
이번의 전투로 잡아들인 포로들만 하더라도 10만 명은 되었다. 도망치다가 뒤처진 병사들이 마구 항복해 왔던 것이다.
"그래도 될까요?"
일반 주민들관느 달리 훈련된 병사들이다. 그들이 반란이라도 일으키진 않을지, 어찌 안단 말인가.
"괜찮다. 엠비뉴 교단이 진군해 오면 그들도 살기 위해서라도 함게 싸울 수밖에 없을 테니까."
엠비뉴의 대단한 군대는 상상을 추월하는 수준이었다. 항복한 병사들이 최선을 다하더라도 살아남긴 어려울 것이다.
한국 대학교.
이혜연은 오빠 때문이라도 아주 유명세를 떨쳤다.
전신 위드의 여동생! 그녀를 먼발치에서라도 본 사람들은 자기 눈부터 의심했다.
"믿기지 않아. 오크 카라취의 여동생이 진짜 쟤야?"
"그건 네가 오크 마니아라서 그렇고, 또 위드가 좀 이상한 상태였잖아."
"아무튼 오빠랑 여동생의 외모가 어떻게 저렇게 다를 수가 있냐."
이혜연은 대학에 막 입학했을 무렵부터 학과 내에서는 귀엽고 예쁜얼굴로 이름을 날렸다.
수수하게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고무줄로 머리를 질끈 동여맨 모습에 반해서 그녀를 짝사랑 하는 선배들이 차 많았다.
"안녕, 혜연아. 시간 있니?"
"죄송해요. 선배. 도서관에서 과제 해야 되거든요."
"문데? 내가 도와줄 수 있으면......"
"저 혼자 할 수 있어요, 그래야 실력이 늘잖아요. 다음에 봬요."
그녀는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학교 강의도 착실하게 들어서, 대부분의 수업에서 A이상을 받고 각종 장학금을 휩쓸었다.
그렇지만 일단 학교 식당에 도착하면 주변ㅇ르 잘 살폈다.
"선배님!"
"혜연이구나, 밥 먹으러 왔니?"
"넵!"
"같이 밥 먹을래?"
"넵, 선배님!"
학교 식당에서는 갑자기 없던 애교가 무럭무럭 생기는 그녀!
"선배님, 작년에 교양으로 UN 외교학 배우셨죠? 거기 교재가 기억이 안 나는데... 어디서 사야 돼요?"
"너도 이번 학기에 그거 들어? 내가 보던 책 있는데 줄게."
"와, 고맙습니다!"
학비에 식비, 교재비까지 공짜로 챙기는 그녀였다. 휴대폰에는 일정표를 만들어서 항상 기록도 하고 다녔다.
"김진식 선배한테는 사흘 전에 얻어먹었으니까 넘어가고, 호윤 선배한테 얻어먹은 지 2주 가까이 되었네. 놓칠 수 없지."
밥 잘 사 주는 선배들은 특별 관리까지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MT나 술 모임에는 전부 빠졌다.
"죄송해요. 공부해야 돼서요."
"그래도 같이 과제할 사람들끼리 모이는 자리인데... 한잔만 해."
"오빠가 남자들이랑 술 먹지 말라고 그랬어요. 남자란 동물은 믿을 수가 없는 존재들이라서 절대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요."
술자리는 철저하게 피하는 그녀였다.
대학생이 되면 술자리를 조심해야 한다고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듣지 않았떤가.
그렇지만 그녀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그렇게 맨날 빠지면 되겠니? 이번만큼은 교수님도 오시니까 참석해라."
학회장의 강요 아닌 강요.
"휴, 이번에는 거절하기 힘들겠네."
이혜연은 학과 모임으로 호프집에서 따라가게 되었다.
그녀가 온다는 이야기가 퍼져서, 평소에 참석하지 않던 선후배들도 많이 왔다.
"자, 위하여!"
교수를 시작으로 가볍게 맥주로 달렸다.
사실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시고 사고를 치는 것도 구세대의 유물. 요즘에는 적당히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찍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술을 마시다가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고백을 하며 커플이 되는 경우는 여전히 많다.
이혜연은 바로 맥주에 소주를 말았다. 잔에 넣고 빙글빙글돌리는 모습이, 전문가 수준이었다.
"그거 나 주게? 선배 술 약한데."
"아니요. 제가 마실 건데요."
그리고 시원하게 원 샷.
"캬아, 좋다."
"혜, 혜연아, 너 술 못 마시는 거 아니었니?"
"술요? 없어서 못 먹죠. 마시려면 비싸고 돈 아깝잖아요."
연속 세 잔의 폭탄주가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안주도 먹으면서 마셔."
"술맛 떨어져서 안 돼요."
엄격하게 술을 마시는 이혜연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학과 교수도 관심을 가졌다.
"혜연이도 예전에 술 좀 마셔 봤니?"
"그럼요, 어릴 때는 조금 놀았거든요."
"하하, 껌 좀 씹고 다녔어?"
"아니요, 친구들이랑 면도날 씹을 대 많이 마시고 다녔죠."
"........"
이혜연은 오랜만에 술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져서 말수가 많아졌다.
"어릴 때는 원래 철이 없고 그렇잖아요. 밤새도록 마시고 패싸움하고, 지나가는 애들 삥도 뜯고 욕도 하고."
"위험하게 놀았구나. 무슨 사고 같은 건 안 일어났고?"
"별다른 건 없어요. 친구 중에서 1명이 오토바이 타다가 식물인간 된 정도? 아, 참! 걔 얼마 전에 깨어났다고 연락도 왔는데 공부하느라 바빠서 못 갔어요. 전화라도 해 봐야 되는데."
"......."
"그렇게 놀다가 오빠한테 걸렸어요."
"오빠가 화 많이 냈겠구나?"
"네. 처음으로 다리가 부러져 봤어요. 그때 3달간 꼼짝없이 방바닥에만 누워 있으면서 생각했죠. 다음에 걸리면 진자 사지가 다 부러지겠구나. 오빠한테 안 걸릴 자신은 없고... 그래서 그 후로 어쩔 수 없이 정신 차리게 됐어요."
탈선하는 청소년이던 이혜연을 바로잡은 건 오빠의 과감한 폭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