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노들레의 최후
위드는 하늘을 박차고 헤울러를 향하여 뛰어갔다.
전장에서 가장 중요하며 엠비뉴의 신탁까지 내려왔을 정도로 위험한 인물이다 보니 수많은 마법 공격들이 달려가는 그에게 쏟아져 왔다.
신의 갑옷은 날개를 펼치듯이 넓게 불어나서 그런 공격들을 감싸서 흐트러트리거나 거꾸로 튕겨 냈다.
하늘을 거의 비행하는 속도로 이동을 하니, 뒤늦게 출발했어도 사막 전사들보다도 먼저 헤울러 가까이에 도착했다.
헤울러의 옆에는 참악의 사제를 비롯하여 노랑테의 의형제들까지 있었다.
"크후후, 저런 자를 막아야 한다니……. 여기가 우리가 죽을 자리인가?"
"형님, 먹은 것이 많으니 이제 와 빠져나갈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노랑테의 의형제.
이름이 가진 의미는 별게 아니라, 노랑테라는 작은 마을에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온갖 패악을 저지른 자들이었다.
그래도 전쟁의 시대에는 6명의 엄청난 검사들로 이름을 날렸다.
지닌 무력은 대단하여 인간 중에서 서열을 매긴다면 충분히 100명 내에 들 정도였지만 인신매매, 도둑질, 식인 등의 습성을 가진 포악한 자들이었다.
중앙 대륙에서 활개를 치다가 엠비뉴 교단에 포섭이 된 것이다.
물론 인간 중에서 100위 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중앙 대륙에 국한된 서열!
남부 사막지대에서는 위드로 인하여 어지간히 강해서는 상위 서열의 실력자로 들어가기가 힘들다.
사막의 붉은 칼 부대는 말 그대로 최고의 정예로서, 중앙 대륙의 기사단조차도 식후의 운동거리도 되지 못하고 간단히 도륙 날 정도였다.
현재의 위드에게는 노랑테의 의형제들이나 막 숲에서 튀어나온 고블린이나, 별다른 의미도 없다.
"종말의 날!"
위드는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스킬 중 하나를 바로 사용했다.
붉은 화염의 기운이 해일처럼 일어나면서 헤울러를 비롯한 사제들을 한꺼번에 덮쳤다.
노랑테의 의형제들은 닿는 것만으로도 허무하게 소멸!
"불의 공격인가. 어림도 없다. 엠비뉴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리라. 태초의 가호."
참악의 사제들은 집단으로 신성 마법을 외워서 저항을 했다.
강력한 불의 해일이 보호막에 의해서 잠시 머뭇거렸다.
산과 들, 숲, 성벽과 도시를 태울 수 있는 가공한 불길도 신성력 앞에서는 맥없이 저지당한 것이다.
하지만 종말의 날은 그 위세를 더욱 크게 떨쳐 올렸다.
신성력의 보호 장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는 하나 탐욕스러운 불길은 수십 미터 이상 더 크고 높아져서 잡아먹을 듯이 사방을 뒤덮었다.
신의 검이 공격 스킬의 위력을 훨씬 강화해 주었기 때문이다.
"겨, 견딜 수가……."
"이런 공격은……."
종말의날에 뒤덮이지 않았는데도 사제들의 몸이 불길에 휩싸였다.
보호막으로 직접적인 공격은 막았다고 해도 그 열기에 의해서 발화가 일어나 버리고 만 것이다.
종말의 날의 불길은 보호막이 더 옅어진 만큼 성큼 더 가까이 다가섰다.
기를 쓰며 버티던 사제들의 생명력은 속절없이 계속 낮아졌다.
땅과 바위까지도 녹아내리는 초고열!
보호 마법이 약화되면서 땅에서도 불길이 솟구치며 사제와 기사, 범위 내의 모든 적들의 목숨을 차례로 거두었다.
"너희는 저놈을 막아라. 내가 살아 있는 한 엠비뉴의 뜻은 계속 이 땅에 펼쳐질 것이다."
헤울러는 상황이 틀렸다고 생각했는지 뒤돌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부하들을 방패막이 삼아서 도망치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퀘스트에 중요한 분기점이 발생했습니다.
헤울러가 무사히 도망치게 되면, 그를 붙잡아서 소멸시킬 때까지 퀘스트가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위드를 향해서 호위 기사들이 뛰어들었다.
엠비뉴의 다른 기사들보다도 수준이 높은 레벨 500대, 600대의 강자들.
노들레였다면 상당히 고전하며 이들과 분투를 했을 테지만, 위드는 사막의 대제왕이었다.
"다른 하나의 검, 흑기사의 일격!"
검술 마스터 스킬을 사용한 후 그들 사이를 지나쳤다.
소환된 검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기사들을 베고 공격을 막고 하더니, 광역 공격 스킬인 흑기사의 일격을 작렬시켰다.
"크으윽!"
위드가 지나가고 난 이후에 엠비뉴의 기사들이 쓰러지고 튕겨 나갔다.
풍비박산을 내 버리는 전투력.
그들의 목숨이 거두어졌거나 말거나 위드에게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그의 목표는 오로지 헤울러였다.
헤울러는 로브를 휘날리면서 뛰고 있었지만, 사제인 이상 그 속도는 빠르지 못할 테니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신도들은 들어라! 나를 쫓아오는 저놈을 막는 자에게는 엠비뉴의 푸짐한 보상이 있으리라!"
"명령을 따릅니다!"
호위 기사들이 벌 떼처럼 위드에게 몰려들었다.
신성력을 상실한 사제들까지도 위드를 막기 위해서 몸을 던졌다.
"여긴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대제왕님께서는 어서 놈을 잡으십시오!"
전일과 전이가 달려와서 시미터를 휘두르며 길을 뚫었다.
위드와 헤스티거는 달리는 속도를 유지한 채 그대로 전진했다.
헤울러는 대형 전투 괴물들 사이로 들어갔다.
쿠오워어어!
괴물들 너머에, 지하 통로의 입구가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여긴 제가 맡겠습니다."
"알았다."
헤스티거가 괴물들을 상대하는 사이에 위드는 또다시 돌파!
그러나 억지로라도 덤벼드는 괴물들로 인하여 몇 초 정도의 시간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전사인 위드에 비할 바야 아니지만, 헤울러도 신성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속도는 거의 육상 선수만큼이나 빠르다.
"엠비뉴 교단의 원수들! 이 세상을 파괴하기 위한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서 너희 모두를 끝을 모르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넣어 주리라."
이대로 헤울러가 지하 통로로 들어가 버리면 또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 모를 일.
잠적이라도 하게 된다면 퀘스트의 달성을 위해 몇 개월의 시간을 더 보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안 돼!"
위드는 전력을 다해서 뛰었다.
적들을 돌파하며 빠르게 가까워지고는 있었지만 통로로 들어가는 것까지는 막지 못할 것만 같았다.
위드와의 거리는 약 40미터 이상이 남아 있는데 헤울러가 통로 입구까지 도달하는 데 남은 거리는 불과 2~3미터!
설상가상으로 통로 입구에서 엠비뉴의 기사들이 잔뜩 경계를 서고 있었다.
"놈을 막아라!"
"옛!"
위드는 기사들까지 뚫고 지하 통로로 들어가야 할 판!
스르릉.
엠비뉴의 기사가 칼을 뽑더니, 갑작스러운 상황의 반전이 이루어졌다.
그가 헤울러와 동료인 다른 기사들을 베어 버린 것이다.
"크어억! 어떻게 나를……."
"이때를 기다렸다! 대제님, 오실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엠비뉴의 기사가 투구를 올리자 한쪽 눈꼬리만 축 처진 조각 생명체 전삼의 얼굴이 드러났다.
전삼은 엠비뉴 교다넹 잠입하여 경계 근무만 전문적으로 서다가 전투가 벌어지고 난 후에는 퇴로에 배치되어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사막의 칼이다. 뜨거운 모래바람의 검!"
전삼이 칼을 풍차처럼 돌리면서 헤울러를 베었다.
뜨거운 모래바람의 검은 숙련도가 빨리 늘어나지는 않지만 계속 한 가지의 검술만 쓴다면 나중에는 확실하게 성과를 볼 수 있다.
사막 전사들은 기본적으로 이 검술을 마스터의 경지까지 익혔다.
헤울러에게 스무 번 이상의 칼질을 하였을 때, 이미 전삼 또한 엠비뉴의 기사들에게 완전히 포위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기사들의 공격을 몇 대 맞기도 전에 위드도 도착했다.
"넘실거리는 화염 각인!"
위드를 중심으로 하여 거센 불길이 일어나서 기사들의 몸에 달라붙었다.
특정한 적을 만나면 방어 역할도 하지만 그보다는 약한 적들을 효과적으로 대량 살상할 수 있는 기술!
엠비뉴의 기사들이 제법 강하다고 해도, 그것은 보통을 기준으로 할 때였다.
저주에 휩싸이지 않은 상태인 위드의 눈에 비친 엠비뉴의 기사들은 그냥 적당히 때려잡고 잡템을 얻을 수 있는 상대일 뿐.
기사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몸이 불덩어리가 되었다.
위드를 중심으로 하여 공격을 하려다가 활활 불에 타 버리는 기사들의 모습도 압도적인 장관이었다.
그리고 헤울러!
"오늘이, 아니 1분 후가 너의 최후다!"
위드는 이 순간만큼은 양보할 수가 없었다.
드래곤을 상대할 때보다도 최선을 다해야 할 순간.
"달빛 조각 검술!"
헤울러가 어떤 방어 스킬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르기에, 공격 수치는 낮아도 저항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달빛 조각 검술을 사용했다.
위드의 손에서 검이 오랫동안 가지고 놀던 장난감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휘둘렸다.
그림과도 같은 수십 차례의 연속 베기 공격.
-달빛 조각 검술이 신성 보호 마법, 참회의 여죄를 뚫고 적의 몸에 적중했습니다.
원한이 깃든 비명들이 모여서 피해를 감소시키려고 하지만 힘에 의해 강제로 무력화됩니다.
생명력을 15,492 감소시킵니다.
"크웨에엑! 영혼을 갉아 내는 아픔이다!"
"역시 직접 전투 능력은 별것 아니로군!"
-연속 공격이 5회 성공했습니다.
헤울러가 착용하고 있는 로브를 파괴하여 내구도를 26%로 만들었습니다.
-치명적인 일격!
통렬한 일격!
헤울러의 생명력을 9% 감소시킵니다.
엄청난 공격을 집중시켜야 했던 드래곤과는 달리 헤울러는 때리면 때리는 대로 다 맞았다.
-엠비뉴 교단의 고위 마법, 생명 흡수가 발동되고 있습니다.
헤울러가 반경 300미터의 생명체로부터 생명력을 흡수합니다.
신성력으로 이를 저항합니다.
헤울러가 다른 생명체들로부터 강제로 생명력을 흡수하여 42,482의 피해를 회복합니다.
"좀비가 따로 없군!"
위드가 검으로 베어도 헤울러의 생명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다시 채워졌다.
엠비뉴의 기사들로부터 생명력이 강제로 추출되어서 헤울러에게 붉은 선이 이어져서 전해지는 것이다.
그냥 집단 전투를 치렀다면 다른 사제들의 도움도 받을 테니 절대 죽이기 힘든 보스 중의 하나이리라.
"내가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줄 아느냐. 억눌리고 뒤틀려서 나뉘리라. 제물의 단절!"
-토르 신의 갑옷이 저주 마법을 중화시킵니다.
육체가 뒤틀리는 것을 막고, 누르는 힘에도 저항합니다.
약간의 영향을 받아서 생명력이 4,929 감소합니다.
헤울러가 지팡이를 들어서 저항을 해도 위드에게는 심각할 정도로 큰 타격은 없었다.
"금방 회복된다니 재밌군. 나도 한두 대 때려서는 지금까지 고생한 분이 안 풀릴 것 같던 참이었어.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라도 죽을 때까지 패 주마!"
위드가 잡은 신검이 헤울러를 현란하게 가르고 베었다.
공격을 당할 때마다 충격에 의해 물러서는 헤울러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면서 연속 공격을 했다.
크고 작은 공격들을 번갈아 이어 나가면서 중간중간 틈날때마다 스킬도 다양하게 작렬시켰다.
아예 작정하고 패개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찬란한 광채를 뿌리는 검이 휘둘리는 장면은 멋지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였다.
"모든 기사들이여, 대사제님을 구출하여야 한다."
"어림없다! 우리가 막을 것이다. 대제님, 어서 처리하십시오!"
전일, 전이, 헤스티거, 부하들까지 와서 헤울러를 구하려는 엠비뉴의 기사들의 시도를 저지했다.
"솟구치는 용암 줄기!"
위드는 자신의 몸을 중심으로 일정 반경에서 용암이 솟구치게 하여 기사들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았다.
헤울러를 지하 통로의 입구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으으윽, 나의 원대한 꿈이 이렇게 끝날 수는……."
"내 밥그릇을 건드린 것이 너의 실수다."
-군신 토르의 검이 헤울러의 몸에 신성 타격을 입혔습니다.
일시적으로 상대방의 신성력을 267만큼 감소시킵니다.
신성 마법의 위력을 6% 낮춥니다.
상대가 악신을 신봉하고 있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29만큼의 신앙심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생명력을 73,399 감소시킵니다.
위드의 공격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피해!
헤울러는 생명 흡수로 꾸준히 신체를 회복시키고, 방어 마법으로 버티면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하늘이 붉게 타올랐다.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데도 세상이 움직이고 있어."
"이 어마어마한 마나의 흐름은……. 끝났어! 우린 모두 죽는 거야!"
"아아아, 페니! 너를 만나지도 못하고 고문만 당하다가 이렇게 죽는구나."
모두가 그 자리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땅이 강처럼 흐르면서 가까워지거나 멀어진다.
건물이 갑자기 코앞으로 다가왔다가 지나가기도 했다.
위드는 영겁의 대침식이 이 지역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대침식이 벌어지고 있더라도 가까이 붙어 있는 헤울러를 놓칠 리는 없었다.
"그만 끝낼 시간이야."
"이렇게는…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
지속적인 생명 흡수에도 불구하고 헤울러의 생명력은 계속 감소했다.
주위의 엠비뉴의 기사들이 위드의 부하들에 의해서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부상을 입은 기사들은 헤울러에게 생명을 바치고 나서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 헤울러의 주변에 살아 있는 생명들이 드물게 되자 위드의 막강한 공격력에 버티지 못하고 급속도로 무너져 갔다.
길고 길었던 퀘스트가 드디어 마지막을 앞두고 있었다.
이 화면을 지켜보고 있을 수천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을 위한 겉멋을 부릴 만도 했지만, 위드의 검은 가차 없었다.
"살려 다오. 그러면 지금까지 모은 모든 재물과 아무도 손에 넣지 못한 어마어마한 힘을 넘겨주겠다."
-엠비뉴 교단의 대사제 헤울러가 목숨을 구걸하고 있습니다.
그의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산더미 같은 재물과 영원히 영혼에 귀속되는 엠비뉴의 네 가지 권능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헤울러의 제의를 수락하시겠습니까?
대신 현재 진행 중인 퀘스트는 실패하게 됩니다.
"싫다. 들을 가치도 없어!"
-제의를 거부하셨습니다.
명성이 14,292 올랐습니다.
신앙심이 17만큼 증가합니다.
커다란 유혹에도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즉석에서 현찰을 꺼내 눈앞에서 흔들었다면 든든한 동료를 얻을 수도 있었겠지만, 말로만 구슬리려고 하는 헤울러의 크나큰 실책.
막대한 헤울러의 생명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두들겨 맞고, 피하려고 하다가 더 맞고.
위드는 그동안 고생했던 모든 한을 담아서 헤울러를 때리고 베었다.
"크어어억! 수백 년을 살아온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지다니. 이 세상의 모든 불균형과 일그러짐을 없애려고 했는데……."
"대사제님!"
엠비뉴의 기사들이 계속 덤벼들었지만 위드의 부하들에 의해서 막혀 버리거나 솟구치는 용암 줄기에 의해 사라졌다.
그리고 마침내 헤울러의 몸에서 새까만 에너지 덩어리가 마구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신성 마법의 보호 능력이나 생명력이 한계에 달했다. 견디지 못하고 몸이 붕괴되는 것이다.
급속도로 노화가 이루어지면서, 한창때의 중년에 불구하던 헤울러의 팽팽한 얼굴에 검버섯과 깊은 주름이 생겨났다.
새까만 에너지들이 한참 튀어나오고 나서, 마지막은 헤울러의 몸에서 엠비뉴의 화신을 닮은 영혼이 빠져나갔다.
- 이걸로 끝난 것은 아니다. 기회가 있다면… 언제고 다시 돌아와서 이루지 못한 꿈을 달성하리라. 크햐햐햐햐햐햐!
-엠비뉴 교단을 이끌어 온 대사제 헤울러가 용사에 의하여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그의 영혼은 지옥으로 가서 자신이 저지른 일만큼의 고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명성이 32,291 올랐습니다.
-위험한 전투에서 살아남음으로써 생명력의 최대치가 1,200 증가하였습니다.
-모험의 성공으로 전 스탯이 5씩 늘어납니다.
-신이 부여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신앙 스탯이 11% 증가합니다.
-헤울러의 마력이 사라진 지팡이를 획득하셨습니다.
-원통한 바지를 습득하였습니다.
『 엠비뉴 교단의 대사제 헤울러를 처단하라 완료
일그러진 마음과 지독한 탐욕에 사로잡혀 있던 헤울러는 목숨을 잃었다.
용사가 세운 업적은 역사의 흐름을 새롭게 바꿔 놓을 정도이지만, 척박한 땅에서
벌어진 사건은 외부에까지 알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모른다, 후세에 어떤 모험가가 오늘 벌어진 사실들을 밝혀내게 된다면, 묻혀 있던 진실이 깨어나고
용사는 정당한 존경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보상 : 모험가의 발견이 있으면 명성과 권위, 지배의 증표와 관련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시간 조각술과 관련된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는 노들레와 힐데른의 마지막 이야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엠비뉴 교단은 대사제를 잃어버림으로써 힘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역사의 작은 파편으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위드는 한동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진행해 오며 자신조차도 성공을 믿지 못했던 퀘스트의 완수.
나무를 깎아 푼돈을 벌며 시작했던 조각사로서 드디어 직업 최후의 비기까지 달성해 낸 감동이 한순간에 밀려왔다.
앞으로 베르사 대륙의 역사는 다시 또 위드에 의해서 뒤바뀌게 될 것이다.
"적들의 수장이 죽었다!"
"우리는 승리했다. 만세!"
포로들이 외치는 함성 소리도 들렸다.
엠비뉴 교단의 어마어마한 병력, 기사들과 사제들은 망연자실한 채로 주저앉았으며, 특수한 마력에 의해서 움직이던 괴물들은 일제히 힘을 상실하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외곽에서는 끝을 모를 몬스터들이 대신전의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을 먹어 치우려고 아귀처럼 달려왔다.
이 모든 복잡한 상황들을 떠나서 위드는 땅을 내려다보밨다.
바퀴벌레, 개미와 같은 녀석들이 새까맣게 기어 다녔다.
땅이 마치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치솟아 오르고 푹 꺼지고 있다.
밀물과 썰물이 흘러가는 순간처럼 땅이 움직이면서 사람과 건물이 맞부딪치고 으깨졌다.
"떠나야 할 시간이군."
헤울러와의 전투는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느새 땅 전체가 들썩이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이렇게 계속 움직인다면 여긴 완전히 끝장이 나겠지."
대륙을 사악한 엠비뉴 교단으로부터 구한 용사.
위드는 그 여운을 만끽하기보다는 당장 튈 생각부터 했다.
물론 함께 고생을 해 준 부하들이 기특하고 아깝기는 했다.
조각 생명체들이 없었다면 사막에서의 폭풍 같은 성장도, 중앙 대륙을 정복하는 일도 전부 불가능했으리라.
그간 쌓인 정 때문에라도 한마디 정도는 해 주려고 했다.
'각자 살길은 알아서 찾아보자꾸나!'
위드가 막 마지막 외침을 터트리고 도망치려는 순간이었다.
"모두 이쪽으로 모이시오. 적의 수장이 죽으면서 이곳을 감싸던 어둠의 마력도 약해지고 있소. 여기는 위험하니 탈출 합시다."
성자 아헬른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덕에 용사가 마지막 체면을 구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헬른이 두 팔을 벌리자 새하얀 신성력의 빛이 넓게 퍼지면서 출렁거렸다.
아마도 메마른 울부짖은 폐허까지 왔던 것처럼 순간 이동을 하려는 듯한 느낌이었다.
엘프와 드워프가 모여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살아남은 포로들이 전부 아헬른에게 다가갔다.
위드도 이러한 일에는 절대 뒤처지지 않아서, 1등으로 이미 도착해 있었다.
위드를 향하여 포로들이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대제님, 수고하셨습니다."
"기적 같은 승리입니다. 야바크의 전사로서 함께 싸운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베인, 그대의 복수를 드디어 하였다오."
자하브와 헤스티거까지 도착하는 것으로 함께 왔던 동료와 부하 모두가 살아남아 모였다.
적들로 가득한 대신전에서는 놀라운 일이었지만, 위드의 표정은 그다지 썩 반갑지 않았다.
헤스티거의 옆에 하이 엘프가 3명이나 착 달라붙어 있는 걸 봤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잠깐 사이에 그의 매력에 이끌린 엘프들이 더 늘어난 모양!
"이제 떠나겠소!"
"고향으로 돌아갑시다."
"흑흑,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니……."
아헬르느이 손에서 터져 나온 빛이 위드와 부하들, 살아남은 수백 명을 한꺼번에 감쌌다.
잠시 후 그들은 그 자리에서 모두 사라졌고, 엠비뉴 교단의 잔여 병력은 자신들을 공격하던 몬스터들과의 전투를 지속했다.
쿠르르르릉!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일이 벌어졌던 대신전의 건물들은 무너지고 쓰러져 갔다.
위드가 떠나고 난 이후로도 엠비뉴의 교도들과 몬스터들은 뒤엉켜 가며 전쟁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곧 땅이 소용돌이치면서 깊고도 깊은 지하로 빨려들어 가기 시작했다.
그 흡입력 앞에 땅 위에 있는 모든 생명과 건물이 사라지고 난 이후, 그곳에는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구멍이 남게 되었다.
★★★★★★★★★★★★★★★★★★★★★★★★★★
아헬른을 통해서 순간 이동을 한 위드는 또 어디선가 전투를 치를 준비를 하기 위해서 검을 꽉 쥐었다.
신검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
철썩.
까악. 까아악.
위드가 등장한 장소는 평화로운 갈매기 소리와 파도 소리가 들리는 바닷가였다.
'여긴…….'
위드에게는 몸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땅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령처럼 공중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신검도 어느새 사라졌고, 착용하고 있던 신의 갑옷도 마찬가지.
하지만 햇볕은 따스하고, 보석 알갱이들이 깔려 있는 백사장은 한 점의 긴장감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한가했다.
위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무로 지은 작은 집을 발견하고 천천히 다가갔다.
중년 커플이 생선 요리를 먹고 있었다.
"고소하니 맛있군. 과연 힐데른, 당신 요리 솜씨는 훌륭해."
"고마워요."
퀘스트의 주인공이었던 노들레와 힐데른이었다.
'도대체 뭐지, 영화처럼 그냥 지켜보면 되는 건가?'
전쟁의 시대에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고난을 경험하며 성장하여 엠비뉴 교단까지 퇴치했다.
그 후로 노들레와 힐데른은 고향을 잊지 못하고 바닷가 근처에 정착한 것으로 보였다.
'음, 저 생선구이는 놀랍군. 처음에는 검게 탄 고구마인 줄 알았는데…….'
생선구이는 씹을 때마다 과자처럼 바삭거리면서 부서져 내렸다.
음식 투정을 하고도 남을 상황이었지만, 노들레는 실로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둘은 해변가로 가서 한가로이 낚싯대를 드리웠다.
그사이 집 주변을 돌아보니 돌멩이를 쌓아서 거친 바닷바람을 막아 만든 작은 밭이 있었다.
'바다의 방향이나 해안선을 볼 때는 대륙 동부 쪽인 것도 같은데. 북동 해안에 가깝겠어.'
퀘스트에 시달리다 보니 본능적으로 이루어지는 지형 파악은 필수!
몬스터들이 근처에 있는지도 살펴보았지만, 워낙에 날짐승도 별로 돌아다니지 않는 평화로운 해변가였다.
10분 정도를 돌아다니다 보니 갑자기 해가 저물었다.
'이상하군.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정오 정도인 것 같았는데.'
노들레와 힐데른의 집에도 불이 커졌다 잠시 후에 꺼졌다.
아우우우우!
먼 곳 어디에선가 늑대들이 우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
'이게 뭐 하자는 것인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잠깐 기다리니 저 멀리 바다에서 태양이 떠올랐다.
장엄한 일출!
바다에서 솟구치는 해는 어느새 자욱하게 낀 안개를 사라지게 했다.
일출을 보는 것도 위드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일이었다.
옛날에는 산동네에서 우유와 신문 배달을 하면서 빌딩 숲을 뚫고 떠오르는 해를 봤고, 베르사 대륙에서는 밤샘 사냥을 하고 나서 잡템을 가득 주워서 도시로 돌아오면서 일출을 보곤 했다.
가득 찬 배낭의 묵직함을 흐뭇하게 만끽하며 적당한 손님에게 바가지를 듬뿍 씌워서 팔아먹을 생각을 할 때의 그 뿌듯함이란, 밤새 쌓인 피로까지도 말끔히 씻어 줄 정도였다.
그리고 화창한 해변가의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다.
나무집에서는 노들레와 힐데른이 나와서 해산물을 채집하기도 하고 토끼 같은 동물을 잡아서 음식도 만들었다.
보석처럼 빛나는 햇살과 끊이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
다시 저녁이 되어서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이 가득 수를 놓고, 그다음 날의 태양이 떠오른다.
너무나도 평온한 일상이 흐르고 반복된다.
'이건 도대체 뭐 하자는 것인지.'
위드는 열흘 정도를 멍하니 지켜보았다.
시간상으로 따지고 보면 불과 30분 정도일까,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처음에만 해도 주변에 어떤 위험한 존재가 있는지를 살피고 혹은 보물이라도 숨겨져 있는 관찰했다.
노들레와 힐데른이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어쩌면, 만의 하나, 보물을 감춰 두기 위함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딱 위드 수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보낼 뿐이었다.
어딘가 숨겨 놓았을지도 모를 보물에도 관심이 없고, 세상에 나가서 권력을 탐내지도 않는다.
위드보다는 못하지만 노들레 정도의 검술 실력이라면 어느 왕국에 가더라도 한자리는 무난하게 차지할 수 있었다.
야심을 조금 키운다면 국왕이 되는 것도 별로 어렵진 않으리라.
"우리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군."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그들이 함께하게 되기까지 온갖 역경이 있었던 만큼 더 소중한 시간들을 보냈다.
무엇을 더 얻으려고 하지 않고 현재의 자리에 머무른 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연인을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루, 이틀, 1달, 2달.
시간의 흐름은 더욱 빨라졌다.
매일의 일상은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었다.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 마지막 단계에서는 그저 노들레와 힐데른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서 어떤 장면을 놓치면 안 되는 거 아닐까? 이놈들이 시간 조각술을 감춰 놓고 나서, 나중에 다시 찾으러 와야 하는 걸까. 그래서 발굴에 성공하면 익힐 수 있는 것일지도.'
위드는 의심으로 가득 차서 그들의 행돌들을 계속 외우고 분석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고 세월이 지나면서 노들레와 힐데른도 나이를 먹었다.
그들이 보로타 섬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때는 청춘 남녀였지만 대륙을 횡단하고 사막에서 살아가는 동안 이미 조금은 나이가 들었다.
젊어서는 미남의 표본이라고 할 만큼 잘생겼던 노들레의 얼굴에는 상처 자국도 많았다.
젊음은 한때이지만 그들은 더없이 소중한 추억을 일구며 살아갔다.
시간으 더 빨리 흘러서, 그들은 노인으로 변했다.
매일 지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1달이느 6개월, 눈으로 보고 있는 도중에도 계절이 두세 번씩 순식간에 바뀌었다.
장작을 한 짐씩 짊어지고 다니던 노들레는 점점 노쇠해지고 미모를 뽐내던 힐데른은 허리도 굽어졌다.
위드는 그들의 변화를 보면서 비로소 한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노들레와 힐데른의 행복.
'보기는 좋아 보이는군. 그래도 설마 이거, 흔해 빠진 옛날 동화책처럼 엠비뉴 교단을 물리친 노들레와 힐데른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는 아니겠지?'
해변가에는 폭풍이 오기도 하고 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경치는 일품이었지만, 정작 살기에는 불편하다.
노들레와 힐데른은 노인이 되어서도 서로에게 의지를 하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갔다.
그 모습이 위드에게는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저게 사랑이란 말이지.'
일찍 돌아가신 부모의 품은, 이제는 아득하니 기억이 잘나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보면서 살지 못했기에 모르는 부분이 많다.
사랑이란 기쁨보다는 막대한 책임감에 의해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서윤과 정식으로 연인이 되기로 한 것도 아니지만, 서로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고 이제는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그동안 많은 일을 함께 겪어 왔기 때문이다.
'나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 수 있을까? 세상에는 정말 누구나 다 하는 것들도 정작 내 일이 되면 복잡한 게 많아.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사랑하면서 사는 것. 참 힘들지.'
그렇게 시간이 계속 흐르고, 주어진 시간이 다 되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이미 세월의 흐름에 의해 죽음을 앞둔 노인이 되어 있었다.
먼저 눈을 감은 쪽은 힐데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직접 예쁜 옷을 짜서 입고 눈을 감았다.
"미안해요. 먼저 갈게요."
후회도 없는 담담한 죽음!
노들레는 집 뒤에 무덤을 만들고 그녀를 묻어 주었다.
그리고 다시 흘러가는 시간.
노들레는 혼자서 밥을 먹고 청소도 하고 낚시도 하면서 살아갔다.
그녀를 떠나보내고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평소처럼 삶을 살아갔다.
더없이 쓸쓸한 광경이기도 하짐나 노들레는 가끔 중얼거렸다.
"정말 재미있는 삶이었어."
힐데른을 선택하여 그가 잃어버린 것은 많았다.
보로타 섬에서의 명가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나 재력을 버리고 떠돌이가 되었고, 목숨을 위협하는 수많은 위기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들레는 자신이 선택한 삶, 스스로가 원하는 행복을 위해서 살았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원하는 모든 걸 이룬 남자!
노들레는 힐데른의 무덤가 옆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것으로서 모든 것이 다 끝난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노들레의 몸과 힐데른의 무덤에서 새끼손가락처럼 작은 빛이 하나씩 튀어나오더니 연인처럼 서로 뒤엉키면서 하늘로 솟구치는 것이었다.
빛은 깊고도 넓은 밤하늘로 올라가서 서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딱 붙었다.
노들레와 힐데른의 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2개의 별들의 의미가 밝혀졌다.
시간과 행운, 사랑을 상징하는 별이다.
그들은 죽어서도 떨어지지 않고 영원한 시간을 함께 누리게 된 것이다.
한 편의 이야기, 한 남자의 삶을 지켜본 것에 대한 위드의 짤막한 감상평.
'나름 뭐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군. 착복한 재물로 떵떵거리면서 살거나 땅 투기에 성공하는 것 같은 희열은 없지만 말이야.'
띠링!
『 조각사들이 찾아서 헤매던 찬란한 아름다움의 표현법!
영원한 사랑을 통해서 시간의 비밀을 배웠습니다.
시간 조각술을 터득했습니다.
추억 속에서 그 시간은 영원하며, 행복한 시간은 느리거나 빠르게 흘러갑니다.
불가사의한 조각술의 힘은 한때의 기억으로도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며, 세상이 고요하고 모든 만물이 멈춰 있는 기적을 이루어 낼 수도 있게 합니다.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
-세기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조각술의 장대한 길을 개척하였습니다.
조각사로서 세울 수 있는 최고의 업적입니다.
모든 조각사들이 발휘하는 조각술의 효과가 4% 높아집니다.
"아아."
감동적인 장면에서 이어서 퀘스트까지 완료하니 제아무리 위드라도 눈물이 찔끔 흘러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남자의 눈물은 아주 귀한 법.
특히나 이 장면이 나중에라도 방송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절대 우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으하하아암."
갑작스러운 하품으로 깔끔하게 눈물 처리.
"시간 조각술 스킬 창!"
『 시간 조각술 초급 1(0%).
초급 : 세월의 조각술.
조각품이 자연스럽게 긴 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때때로는 조각품들은
시간이 덧씌워지면서 훌륭한 가치를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주 긴 세월이 지나더라도 자연적으로 입는 손상에 의하여 파괴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중급 : 찰나의 조각술.
세상을 멈추게 합니다.
빛도, 바람도, 사람도.
시간 조각술 앞에 모든 사물이 멈추게 될 것입니다.
그 극도의 아름다움에서 혼자만 움직이려면 많은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됩니다.
찰나의 조각술을 펼치기 위햐서는 특별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만물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면 찰나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찰나의 에너지는 많은 이들의 시간을 빼앗을수록 급속하게 소모될 것입니다.
짧은 시간의 연속 사용 등에는 막대한 체력과 마나가 소모됩니ㅏㄷ.
고급 : 여행의 조각술.
시간의 흔적을 좇아서 특정한 시점으로 여행할 수 있습니다.
특수한 퀘스트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 퀘스트와 관계된 것이 아니라 조각사 임의로 과거를 바꾸는 것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찰나의 에너지 - 0 』
-시간 조각술을 통해 부가적인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시간의 박물관 : 시간 조각술이 중급의 단계에 이르면 단 한 번에 한하여 영구히 하나의 지역에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 있습니다.
이 장소에서는 꽃이 시들지 않으며, 빗물은 공중에 그대로 멈춰 있을 것입니다.
조각사만이 관여할 수 있는 절대의 공간으로, 전투나 파괴가 불가능합니다.
자시만의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다른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조각술 최후의 비기!
시간 조각술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특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위드에게는 찰나의 조각술이 가장 먼저 보였다.
"세상을 멈추게 만들고 혼자서 움직일 수 있단 말이지, 후후후후."
입가에 번지는 흐뭇한 미소.
시간 조각술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미지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대단할지 생각하기보단, 당장 해 먹을 수 있는 일부터 떠올랐다.
"시간이 정말로 멈춘다면… 남들이 가만히 있는 동안 맘껏 돈을 훔칠 수 있겠어. 그리고 전투 중에도 정말 유용할 테고."
전부 억지로 멈춰 놓고 싸운다면 그야말로 무적의 기술!
위엄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시간을 멈춰 놓고 빠져나오거나 혹은 치명적인 공격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한 어마어마한 스킬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이 장면은 방송국들을 통해서도 중계를 하지 않기로 약속을 해 두었다.
바드레이나 헤르메스 길드에 정보가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돌아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