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41권 : 4) 전면 공격 (279/520)

4장 전면 공격

"음머어어어, 오늘도 싸움이라니, 오래 살기 힘들다."

"골골골, 이게 다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다."

조각 생명체들!

와삼이를 제외한 와이번들과 빙룡, 이무기, 불사조, 금인이, 킹 히드라 등!

지골라스에서 생명을 부여했던 47마리까지 합쳐서 총 오십을 넘어서는 조각 생명체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조각술 마스터 게이하르 폰 아르펜 황제가 집접 만든 워리어 바하모르그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오는데... 불길하군."

떡 벌어진 어깨와 굵은 목을 가진 바하모르그는 레벨이 550을 넘어서 현시대에 있는 최강자 중의 하나였다. 오랜 시간 동안의 공백, 생명이 부여되고 나서 레벨을 일부 잃고 다시 사냥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때 킹 히드라의 배에서 큰 소리가 났다.

꼬르르르륵.

"배가 고프다."

"내 배만큼 고프진 않을 거다."

"멍청한 놈들. 우린 하나의 배를 가지고 있으니 전부 똑같이 굶주림을 느낀다. 근데 아무튼 식사는 내가 할거다."

사이가 안 좋은 킹 히드라의 머리들은 계속 싸웠다.

"너희 때문에 되는게 없다. 맨날 먹는 것에만 탐닉하지 말고 좀 배워라."

"내가 판단하는 덕분에 전부 사는줄 알아. 아무튼 말만 많아 가지고는."

킹 히드라가 번식을 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다른 이성 개체를 만나더라도 9개의 머리가 상대방 9개의 머리를 마음에 들어 해야 했다.(불가능 이네 그냥)

툭하면 같은 머리를 좋아해서 자기들끼리 다투거나, 이성 상대방의 머리와 말싸움도 벌어진다. 더구나 무슨 일만 벌어지면 9개의 머리들이 수다를 떨어서 다른 킹 히드라를 인격적으로 매장시켜 버렸으니 연애란 하늘의 별따기!

그 덕분에 킹 히드라는 혼자 지내야 할 운명이었다.

"쿠왁!"

"닭죽 부대여, 마음껏 강습하라!"

"크히히히히히히히, 벌써 2명이나 죽였다. 과연 나의 뒤치기 실력이란...컥! 안돼. 이럴수가... 오옷, 또 간신히 살아남았다. 역시 난 행운의 주인공... 꽤액!"

"건방진 초보 놈들. 숫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헤르메스 길드에서 남김없이 죽여주마!"

"덤벼라, 무식한 초보들아. 이게 바로 3차검술, 헤카르테 검법이다. 맞고 죽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거라!"

유저들은 하벤 제국군에게 맹렬하게 덤벼들었다.

마법과 화살이 쏟아져 내리는 지대를 전력으로 달려서 돌파하고도 살아 남는다면 하벤 제국군과 부딪힌다.

어쩌다 강자들이 보병 몇명을 제압 하고 제국군 사이로 뛰어들어도 주변에서 공격을 받아도 곧 사망한다.

하벤 제국군의 방어 진형이 너무나도 탄탄하기에 파고들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무모하더라도 공격을 해야만 했다. 뒤에서 유저들이 계속 밀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멍이 뚫릴것 같다. 마법사들은 동쪽 23번 구역으로 화력을 집중 시켜라!"

"조금만 더 밀어 붙입시다!"

"우린 해낼수 있다."

중앙 대륙의 넘치는 군사력과 절반 이상의 북부 유저들이 정면 충돌하게 되니 막무가내로 싸움이 벌어지는 게 당연했다.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하벤 제국군의 지휘관으로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들이 너무 정신없이 빨리 몰려오고 있으니 일일이 명령을 내리기는 불가능 했다.

마법의 화력이 너무 막강하다는 점이 오히려 지휘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었다.

섬광을 일으키는 어마어마한 폭발이 계속 일어났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가 힘들었다.

마법 파괴 지대를 벗어난 유저들이 갑자기 튀어나올 뿐만 아니라 계속 밀려오고 있었기에, 그저 부대를 지휘해 싸울 뿐이었다.

북부 유저들 개개인의 능력은 애초에 파악이 불가능 했다.

풀죽신교 에서는 몇 종류의 특색있는 부대들을 제외하면 레벨과 직업에 따라서 나누지는 않는 편이다. 당장 옆에있는 사람이 어디서 뭘 하던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한꺼번에 같이 뛰어간다.

동료를 믿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자기 자신이 살아남는다는 희망도 가지지 않았다.

마법 파괴 지대는 어떤 통솔도 힘들정도로 전쟁에서는 절대적인 무기였다. 그것을 메우기 위한 인해전술에는 달리는 속도 외에 다른 조건이 끼어들 여지 자체가 없었다.

그렇지만 하벤 제국군보다 북부 유저들이 전쟁에 적응하는 속도는 더 빨랐다.

역설적 이게도 전쟁에 익숙한 하벤 제국군은 이미 더 높은 병력 운용 수준을 갖춰서 더 이상 해낼게 없었다. 지휘관의 명령을 따라서 안정적으로 싸웠다.

반면에 북부 유저들은 전쟁 경험이 미숙하였지만 각자 조금씩 이라도 자신이 할 일을 찾았다.

"이 앞으로 뛰시게 되면 치료는 불가능 하니까요. 그리고 보호 마법을 걸어 드린다고 해도 제 실력으로는 금방 파괴되어 버릴 거라서... 대신 늑대의 열두 걸음이라는 축복 마법으로 단기간 이동속도를 늘려 드릴게요."

"그거면 충분해요. 빨리 죽고 나서 친구와 맥주에 통닭이라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봐야겠군요 고맙습니다."

"기사단! 기사단은 이쪽으로 말을 타고 모여 주세요. 우리 순서가 되면 적에게 닿는 가장 짫은 길을 전력으로 달려서 돌진합니다. 총원 2,000명 까지 모집 합니다!"

"궁수 여러분, 이쪽으로 모입시다. 적들의 마법 공격 패턴을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알아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신뢰도는 약 82% 정도 됩니다. 확률상 공격 범위로 들어가서 최대 일곱번까지 화살을 쏠수 있을 겁니다."

"오오, 역시 우리 북부 유저들 사이에도 똑똑한 분이 계시군요. 혹시 뉴스에 나오는 천재 수학자 같은 분이세요?"

"아닌데요 삼수생인데요."

"...."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스스로 뭉치고 싸울 방법을 찾았다.

전쟁의 승기를 가져오는 큰 역활을 하지는 못해도, 하벤 제국군 병사들을 조금이라도 더 해치우기 위한 노력이었다.

"으으으으, 정말 춥다."

"갑자기 너무 추워지는것 같아."

어느 순간부터 세차게 내리는 비로 인하여 유저들은 한기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의 중심에 있는 하벤 제국군이나 그들과 집접 싸우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이만저만 매서운 추위가 아니었다.

"비가 온다고 해서 이 정도까지 추워져? 북부가 옛날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베르사 대륙에서는 처음 느끼는 추위인데 말이야."

"하벤 제국놈들이 마법으로 냉기라도 불러오는것 아니야? 날씨가 갑자기 이렇게 변할수가 있나."

따다다다다다닥!

냉기 저항력이 낮은 유저들은 견디지 못하고 이빨을 마구 부딪혔다.

-심한 추위를 느끼고 있습니다.

신체 능력이 12% 저하됩니다.

포만감이 줄어드는 속도가 42% 빨라 집니다.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옷을 입거나 불을 피우시긴 권합니다.

심한 추위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느낀다면 동사할수도 있습니다.

"이건 말로만 듣던 냉기 마법?"

입고 있던 갑옷의 어깨 부위와 투구에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기 때문에 체온은 더욱 빨리 빼앗긴다.

유저들의 인해전술, 돌격이 훨씬 어려워졌다.

"더러운 헤르메스 길드놈들! 이런 광역 마법을 완성 시키다니!"

마구잡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초보 북부 유저들 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꾸에에엑!

기세 좋게 나섰던 조인족들도 거센 빗줄기에 깃털이 흠뻑 젖어서 다시 라비아스로 돌아가야 했다. 탈피까지 거친 고레벨 조인족들이 드물기 때문에 차갑고 굵은 빗줄기와 돌풍은 비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그렇지만 하벤 제국군 측도 곤란한 사정은 그와 비슷했다.

대규모 군대란 비가 쏟아지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빨리 떨어지게 되어서 전체적인 전투력이 약간씩 줄어들기 마련이다. 화살과 마법 공격 거리도 감소하게 된다. 하물며 이런 추위라면 병사들이 싸우는데 상당한 지장을 겪게 된다.

북부 유저들이야 알아서 돌격하고 죽으면 그만이지만, 하벤 제국군은 최소 몇 시간은 꾸준히 전투를 진행 해야 한다.

병사들가 기사들은 각자 소지한 보급품인 망토를 둘렀다. 그것으로도 어느 정도 몸을 따뜻하게 지킬수 있었다.

하지만 체온은 계속 낮아져 갔다. 새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를 지나서 몸의 열기를 빼앗고 금방 지치게 했다.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 당장 체온을 올릴 수 있는 마법을 써 주십시오."

"그럴 유여는 없습니다. 비가 온다고 해도 마법 공격을 계속해야 합니다. 놈들이 더 많이 몰려올 거란 말입니다!"

"제대로 보십시오. 지금 놈들을 막고 있는건 우리입니다. 병사들이 죽으면 안 됩니다."

"자기 부대를 아끼는 마음은 알겠지만 우리 마법 공격이 잠깐이라도 중단되면 더 많은 적들이 옵니다. 그리고 이많은 병사들에게 어떻게 전부 추위로부터 내성을 길러주는 마법을 걸란 말씀이십니까!"

지휘관 유저와 마법병단 소속 유저가 말다툼을 벌였다.

하벤 제국의 군단장들은 각자가 판단에 따라서 마법병단의 공격 마법을 적에게 향하게 쓸지 아군을 지키는 용도로 쓸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기온은 믿기 힘들 정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새하얀 눈이 2분 정도 수북하게 내리더니 이윽고 얼음 조각으로 변해서 땅에 내려꽂히기 시작했다. 극도의 냉기를 머금은 바람도 병사들을 거세게 밀어붙혔다.

쿠당탕탕!

병력 배치를 위해 이동하던 병사들이 단체로 땅에 쓰러졌다. 그러더니 멈추지 않고 연속으로 부딫쳐 가면서 10미터를 쭉 미끄러져 가는 것이었다.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은 당황도 되고 어이도 없었다.

"고작 이정도의 바람에 병사들이 쓰러지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바닥이 너무 미끄럽습니다. 완전히 빙판입니다! 이렇게 넓은 지역에 걸쳐서 기온이 변하다니... 이상합니다.

다소 느긋하던 군단장들도 얼굴빛이 완전히 돌변했다. 병사들이 넘어지고 쓰러지더니 일어나지를 못한다.

"빠르게 걷지마라! 모든 군대는 가능한 제자리를 지킨다!"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라면 어디든 대접을 받을수 있을 정도로 레벨이 높은 축에 든다.그만큼 사냥 경험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은 처음이었다.

비가 눈으로, 그리고 얼음과 빙판으로.

저주받은 금역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지역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니, 이런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이유가 또 하나 있지.'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은 통신 채널을 통해서 자신들이 예상한 그 사실을 알렸다.

레벨 430 제한이 걸려있는 지휘관 전용 통신이었다.

레미드미커드 : 재앙입니다! 여러 전조로 봐서 이건 위드가 조각술로 재앙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홀슨 : 확실히 그것 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마법이나 신탁, 다른 어떤것에도 가능성이 없는 이상... 그리고 이렇게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건 재앙입니다.

맹커드 : 이번에는 추위를 일으키는 재앙인것 같습니다. 모든 전투에 앞서서 대비를 하여야 합니다.

네트 : 현재는 전투 중입니다. 그리고 다소 춥더라도 우리에게까지 피해를 주지는 못합니다.

할레거 : 얕보고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견딜수 있지만 병사들은 목슴이 걸린 문제입니다. 살아 남더라도 전투 능력을 많이 잃어버립니다.

길레드 : 냉기 계열 마법사입니다. 놈이 이러한 광역 공격을 하는건 목슴을 빼앗기보다는 전투 능력 상실에 의미가 있다고 볼수 있을 것입니다.

맹커드 : 저도 동의합니다. 위드의 얕은 수작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냉기 공격 만으로도 일정 부분 몸을 굳게 만들고 체력을 빼앗습니다. 냉기가 집중되어서 한 지역을 완전히 얼려 버리면 그 여파는 주변으로도 퍼집니다. 그럼에도 냉기 마법은 제약이 많아서 최대 위력이 강하진 못할 것입니다.

제2군단장 발바로.

그는 제1군단장 드라카와 함께 전군에 명령을 내릴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드라카가 전방에서 전투를 지휘하고 있기에 그가 제국군의 지휘관들에게 통신 채널을 이용하여 명령을 내렸다.

발바로 : 군단장으로서 전군에 명령을 내립니다. 재앙의 위력에 대해서는 정보 부족으로 파악이 되지 않았으며 신뢰도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만... 우선적으로 헤르메스 길드의 모든 유저들은 재앙을 피하기 위해 냉기에 대한 보호 마법을 펼칩니다. 마법병단에서는 미리 지정된 부대들을 지키십시오.

헤르메스 길드의 명령 체계는, 상급자의 말은 불만이 있더라도 무조건 따라야 한다.(기본아님?)

"불꽃의 옹호!"

"바람의 가림막!"

마법사들은 자신의 몸은 물론이고 전술적으로 지정된 부대들에 대해 보호 마법들을 지원했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던 도중이었기 때문에 마나의 양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보호마법을 펼쳐 주는 것은 추위를 피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재앙이라고 해도 이렇게 넓은 평지인데 무슨 일이 있겠어.'

'약간의 피해는 반드시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렇더라도 재수없게 나를 덮치진 않겠지. 인생은 나만 아니면 되는 거잖아. 경쟁자들을 제거해 주면 더욱 좋겠군.'

하늘에서 떨어지는 크고 작은 얼음조각들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생명력이 낮은 마법사들은 서로를 향하여 겹겹히 보호 마법을 펼치며 방비를 했다.

그에 비해서 북부 유저들은 맨몸이나 마찬가지 였다.

마법 파괴 지대를 간신히 벗어나서 적들과 싸우려고 하는데 한기가 뼛속까지 파고든다. 낮은 실력이나마 발휘해서 정상적으로 싸우기도 불가능 하였지만 가만히 있으면 얼어죽을 정도의 추위였다.

다행인건, 하벤 제국군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기 보다는 완전한 밀집대형 수비로 돌아섰다.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가 얼음 조각들로 변하여 갑옷과 방패를 마구 두들기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 춥다!"

"다들 피해라. 뾰족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진다! 이건 분명히 국왕 위드님이 일으킨 재앙이야!"

"진짜 위드가 한거 맞아? 이건 너무 심하네. 우리까지 이렇게 한꺼번에 공격해 버리는건 인간적으로 너무한것 아냐?"

전장에 나서서 싸우거나 돌격을 하기위해 차례를 기다리던 북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격한 불만소리도 나왔다.

그들은 아르펜 왕국을 지키기 위하여 헌신하고 있다. 그런데 위드가 전체를 공격 영역으로 삼아 버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선의로 나섰던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배반감을 느낄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북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깊이 세뇌된 풀죽신교 원리주의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위드에 대한 커다란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이해하려고 애썻다.

"다들 회개합시다. 위드님을 원망하는 기분은 마음속에 마귀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광신돜ㅋㅋㅋㅋㅋ)

"풀죽의 은총을 믿으면 이 재난도 우리를 비켜날 것입니다! 마셔라, 풀죽!"

위드가 다단계나 부동산 사기를 친다면 당장 걸려들게 될 이들! 북부에 퍼져있는 호감과 영향력 때문에라도 심각한 비난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중에서 돌격하고 난 이후에 공적을 세우고 끝까지 살기를 바란 사람이 있습니까? 없을 겁니다. 우리는 이미 결과적으로 목슴을 버린 사람들 입니다. 그리고 살아남을 가능성도 이미 없었고요. 목슴을 아까워하지 말고, 지금이 기회이니 싸웁시다. 이 재앙은 하벤 제국에 더 불리합니다."

"최소한 이 정도의 전장은 되어야지. 나 박카쓰가 목슴을 바치려면 말이야. 1명이라도 더 죽인다!"

"우린 쓰레기입니다. 적어도 저 헤르메스 길드 놈들이 우릴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원망으로 시간을 낭비하면 정말 쓰레기가 될 것입니다."

"이왕 죽을 목슴이라면, 처음의 결의대로 1명이라도 더 데리고 갑시다. 이 재난이 우리에게는 행복입니다!"

어차피 목슴을 바치기로 했고, 그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는 마찬가지가 된다. 그렇다면 하벤 제국군에 불리한 사건은 오히려 반겨야 마땅한 일이 아닌가.

"근데 진짜 위드가 재앙을 일으킨 건가? 확실한 거야?"

"그렇다면... 헤스티거의 등장도 그렇고, 확실히 위드 님이 여기 어딘가에 있는 거겠네."

"어쨌든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좋을것도 없잖아."

"얼어 죽느니 싸우다가 죽어야지!"

이런 심리가 퍼지면서 잠시 우물쭈물하던 북부 유저들이 더욱 득달처럼 달려들었다.

"우유죽이여, 진격하라!"

"흑임자죽 부대여, 우리의 용맹이 독버섯죽에 뒤지지 않는 다는걸 보여주자!"

"밥도둑 꽃게죽 부대여, 지금은 우리가 제철이다!"

"꽃게, 꽃게!"

"꽃게죽이여, 뜨겁게 달아오르자!"

"우오오오오오, 꽃게탕보다 맛있는 꽃게죽!"

마법병단이 스스로와 주변의 병사들을 보호하는 사이에 마법 파괴 지대도 사라졌으니 무시무시하게 질주하는 들소떼처럼 달려갈수 있었다.

북부 유저들은 이 전투를 나서면서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하벤 제국의 침략을 막는다.

스스로의 목슴을 바치기로 하였으니 잃을것도 없다.

이는 지난 북부 전쟁에서의 교훈이기도 하였다.

아르펜 왕국은 발전한다. 그 속도는 살아가는 사람들이 매일 느끼고 있을 정도로 빠르다.

매번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거리의 풍경이 바뀌어 있고, 상점에 갈때마다 새로운 제품들이 날개 돋친듯이 팔린다.

직업적으로 상인이 아니더라도 생산력과 경제력이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 온몸으로 확인될 정도다.

던전 사냥, 장거리 여행을 따르더라도 도시들과 마을들이 하루가 다르게 개척되고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다.

아르펜 왕국에 헌신하고 전쟁에 참여하면 국가 공적치가 쌓이고 명성이 남는다. 왕국을 위하여 투쟁을 하더라도 그 후에 아무 대가없이 버려지지 않았다.

'국왕 위드라면 아르펜 왕국을 지금보다도 훨씬 살아가기 좋은 이상적인 장소로 만들수 있으리라.'

이 모든 일들이 지나가고, 다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서라도 다 함께 싸운다.

북부 유저들은 이미 침략을 막아 내기로 결의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에 흔들림이 생기지 않았다.

방패를 머리위로 들고 얼음 조각들을 막으며 달려가지만, 땅은 미끄럽기 짝이 없어서 넘어져 수십 미터씩을 구른다.

돌격하는 북부 유저들 중 절반이 넘게 미끄러져서 뒤엉키고 쓰러져서, 제대로 도달하는 이들이 드물었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광경들을 대기하면서 뒤에서 보고 있던 유저들의 가슴에 울컥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차올랐다.

'아르펜 왕국이여...'

앞서서 달리는 사람들이 뒤에 따라오는 이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추어죽이여, 우린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들깨죽의 용사들이여, 지금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가루가 되도록 산산이 부서져 보자꾸나!"

"당근죽 부대, 생겨난지 1달째지만 다른 풀죽신교 선배님들에게 우리 부대를 확실히 알릴수 있는 기회입니다!"

"당근!"

집단 세뇌가 열출하는 광기의 현장!

그러나 그런 뜨거움도 오래 유지되지는 않았다.

전장으로 달려가던 유저들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 땅이 완전히 얼어붙어서 신발이 붙어버린 것이다.

"얼레 여기서는 전혀 움직일수가 없어!"

"으으윽! 발도 떼어지지 않고, 얼음 조각들이 너무..."

유저들이 제자리에 서서 할수 있는것은 주위를 둘러보는 것뿐이었다.

다른 동료들 역시 모두 당황하고 있었고, 특별히 힘이 강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다리를 떼어내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샤먼들과 사제들은 스스로에게 보호 마법을 걸어 움직일수 있도록 했다.

"저좀 도와주세요."

"이쪽요!"

인근에 있는 유저들을 결빙 상태에서 해체하는 동안에도 많은 이들이 날카로운 얼음 조각에 맞아서 목슴을 잃었다.

과거 견딜수 없는 한기가 가득하던 북부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온. 위드가 일으킨 재앙이 저항력이 빈약한 초보자들을 뒤엎어 버렸다.

쩌저저저적!

심지어는 온몸이 얼음으로 변해서 굳어버리기도 하였다.

방어구가 좋고 마법의 보호도 받는 하벤 제국군 측에서는 급격하게 낮아진 온도로 인한 피해가 적었지만, 유저들에게는 결정적이었다.

"크흐흐, 저 바보들"

"진짜 미련해도 어떻게 저렇게 철저할 수가 있냐. 이렇게 어리석을줄은...."

"그러게. 이 전투, 더 이상 해보나 마나 이겼다."

위드가 불러온 것이 틀림없는 대재앙. 그것이 오히려 북부 유저들을 대거 사망시켰으니 최악의 결과였다.

헤스티거와 그의 뒤를 따르는 유저들은 강자들로 구성되어서 여전히 어느정도 날뛰고 있었다.

헤스티거의 칼이 휘둘릴 때마다 수십명, 100여 명씩 목슴을 잃었으니 막는것이 불가능.

초고열의 불의 힘을 다루기 때문에 역으로 이런 추위에서도 정상적으로 전투를 펼칠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야 재앙이 끝나면 어떻게든 해치우면 그만이다.

"온도가 더 낮아질지 모르니 확실하게 여유를 가지고 대비를 하지요."

"대륙을 정복하는 데 앞서서 괜찮은 추억이 될듯 합니다."

"하벤 제국이 이번에도 승리했다!"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그렇게 느긋하게 떠들고 있을 때였다.

크르르르르릉!

얼어붙은 땅에서 격렬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갈수록 심각해졌다. 발바닥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떨림은 몸 전체를 울리면서 퍼져나갔다.

"이게뭐야, 땅에서 무슨 몬스터라도 튀어나오나?"

"아니야 이 진동은 지진과도 흡사한데..."

유저들의 의문은 순식간에 풀렸다.

동쪽, 멀리 호수가 있는 방향에서 산처럼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고 있었다. 대재앙의 자연 조각술에 의해 대지를 적신 빗물로 더욱 크게 세력을 불린 호수의 물이 휩쓸고 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해일이 다가오는 속도 역시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해일이다!"

"육지에서 무슨 해일 같은 소리를 하고... 진짜 해일이다!"

얼음 조각들이 내리는 하늘로 인해서 시야는 좁았다.

누군가는 해일이라는 말을 하고, 그 이야기는 옆으로 순식간에 퍼졌다. 그리하여 아직 눈으로 보지 못한 사람들도 해일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침착하자. 해일이라고 해도... 조금 크고 빠른 파도에 불과할 뿐이다. 공격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아. 우리를 죽일수는... 으아아아아아!"

"마구 밀려온다. 피해!"

높이만 100미터가 넘는 초강력 해일이 하벤 제국군을 집어삼켰다.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해일에 떠밀려서 거침없이 휩쓸려 나가면서 마구 뒤엉켰다.

무지막지하게 일어난 해일은 유저, 기사, 마법사 나눌것 없이 한꺼번에 전부 휩쓸어 버렸다. 병사들을 몰고 전진하는 해일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수가 없었다.

빠르게 다가오는 해일, 그 안에 섞인 유저들과 병사들은 막아 내거나 감당할수 없는 재앙 그 자체의 위력!

"몸을 숙이고 방패를 붙여라!"

중장갑 보병들이 자신들의 무게로 버티려고 해도 무용지물. 마법사들의 쉴드조차도 그대로 밀고 지나갔다.

-드라카 : 해일이 확실합니까?

-길레드 : 정말 해일입니다. 저에게도 오고있는... 으아아악!

-레미드미커드 : 이런 재앙이라니요. 역시 전쟁의 신 위드의 숨겨놓은 계략이란...

-발바로 : 침착합시다. 해일이라고 해 봐야 큰 파도에 불과할 테니 밀쳐낼 뿐이지 공격력은 별거 아닙니다. 위드가 하루에 두번의 재앙을 일키켰던 적이 없는 것으로 볼때 이게 전부입니다.(줄이면 내알바 아니니 버텨라는거)

-레미드미커드 : 집접 당하지 않으니 그런 한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쟁의 신 위드의 능력은...

-맹커드 : 이미 알고있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지요. 위드가 숨겨놓은 수작이 벌써 다 나왔으면 이제 차분하게 격퇴하면 됩니다.

쿠콰콰콰아아아앙!

목슴을 잃은 병사들이 부지기수로 회색빛으로 변해서 사라지며 검과 창, 방패, 갑옷, 등을 떨어뜨렸다.

떨어진 물건들이 부딫치면서 강철의 해일로 변화시켰다.

눈에 보이는 광경은 신비로울 정도로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다.

바닥이 빙판으로 변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병사들을 해일이 그대로 휩쓸고 지나간다.

"도망쳐라. 우워어어어!"

해일의 반대편으로 달려가던 병사들이 줄줄이 넘어지면서 진형이 엉켜 버렸다.

거세고 높게 몰려오는 해일은 초자연적인 위력으로 근원적인 공포심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실제 위력이 겉보기 만큼은 강하지 않다.

해일에 휩쓸리더라도 모든 병사들이 몰살을 당하는건 아니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고레벨 유저라면 더욱 죽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으아아아아아... 얼레?"

끔찍한 비명을 지르다가도 생력력이 삼분은 이 이상이나 남은걸 확인하고는 본인이 놀랐다.

해일이 떠밀리는 충격, 잔해와 부딪치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수백미터 정도를 떠내려가다가 살아서 빠져나왔다.

"보기보단 약해."

"과연 나는 살아남았군."

해일은 그들을 수백미터에 걸쳐 밀고 다녔다.

높고 빠른 물의 장벽, 비와 호수에서 수분을 끌어왔지만 그럼에도 물의 양이 부족해서 반경이 그다지 넓지 못했다.

잠깐 동안의 충격을 버텨내고, 휩쓸렸던 이들 중에서 기사들을 포함하여 의외로 많은 이들이 살아남았다.

높은 레벨과 축복, 방어구의 도움이 있었지만 바다에서 일어난 해일이 아니기에 위력이 감소된것이 결정적이었다.

대재앙으로 일어난 해일은 하벤 제국군 약 2할에 해당하는 병력을 뒤덮었다. 그리고 단 한번 휩쓸고 지나간 이후로 허무할 정도로 곧바로 소멸했다.

"이 정도라면... 쉽게 견뎌냈군."

"죽은 사람은 별로 없지 않았어? 뭐 그래도 너무 밀집한 탓에 몇명 정도는 죽어 나갔겠지만."

"중앙 대륙에서는 전투 한두 번만해도 패잔병들을 그 정도 거두어들일수가 있었지. 만만한 점령지에서 강제징병을 해도 병사들의 머리 숫자는 금세 회복이 되니까."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이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대재앙의 여파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해일이 지나고 난 이후로도 계속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물이 급격하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빙하가 생성되면서 하벤 제국군의 젓어있는 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해일로 인해 떠밀린 병사들은 생명은 부지하였지만 잔해들과 함께 뒤죽박죽으로 쌓여 있었다. 1,000여 명이 말과 함께 서로 뒤엉켜 있기도 했고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NPC들로 구성된 기사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군단장, 빨리 진형을 수습해야 합니다. 해일로 인하여 군대의 편성이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드라카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상당히 짜증이 나는군. 해가 지기전에 대지의 궁전을 파괴할수 있을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땅이 이렇게 된 이상 북부 놈들도 싸움을 걸어오진 못할 것이네."

군단장들은 최소 3만에서 최대 8만 정도의 병력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위드의 대재앙이 대단하기는 하였고, 전혀 예측하지 못하던 순간에 발생하였다. 병력이 넓게 퍼져 있는 상태였다면 이만큼의 피해는 절대 일어났을 리가 없다.

밀집 대형을 유지하는 동안 발생한 재앙은 영역 전체에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엉청난 병력이 피해를 입거나 죽었다.

'헤스티거의 등장, 그리고 북부 유저들이 날뛴것과 연계해서 재앙을 터뜨린 것은... 위드라면 충분히 그것까지도 계산했을 것이다.'

군단장들의 가슴 한구석에 감탄이 어렸다.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는 누구나 머릿속으로 예상하거나 계획을 세울수 있다. 그렇지만 그 계획을 정말로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통솔도 안 되는 북부 유저들을 어느정도 큰 틀에서 보면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그에 맞춰서 전투를 벌이는 하벤 제국군을 재앙으로 쓸어버리다니.

'전쟁의 신 위드, 전투를 치르는 능력 하나만큼은 대단하군. 그렇지만 말도 안되게... 자기 편까지도 그렇게 같이 쓸어버릴수가 있나?'

'한 개인이 이런 능력을 보유할수 있다니... 조각술이 예술과 관련이 깊은만큼 오히려 반전의 능력을 가졌나? 소규모 전투에서는 약하더라도 간접 지원에는 탁월한... 뭐 그래봐야 실제 피해는 적겠지만.'

마법사들과 사제들이 병사들을 치유하고 있으니 10만여 명에 달하는 부상병들의 피해는 조만간 극복할수 있을 것이다.

"땅이 미끄러워 졌으니 적들도 덤비지는 못하겠지.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셈인가."

"병력을 수습하라. 마법 파괴 지대를 재건하고... 뭐 병사들의 전투력 회복이야 금방이니까. 우리 헤르메스 길드의 기사들이 지휘력을 발휘하면 손쉽지. 놈들은 오히려 공격하기가 더 힘들어 졌을 것이다."

"그 전에 헤스티거 저년석을 표적으로 삼는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군."

헤스티거는 재앙 정도는 가뿐하게 여기면서 날뛰고 있었다. 그를 따르는 유저들도 재앙과 전투로 인해 절반 정도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하다.

정예병력인 하벤 제국군이 그들 앞에서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죽어 나갔다. 제국군의 장기라고 할수있는 원거리 공격도 내부에서 휘졌고 다니는 데에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렇더라도 100만이 넘는 대군이 있는데 헤스티거가 두려울 것인가.

"무모하군 독안에 든 쥐야."

"어비스 나이트 못지않은 먹잇감이 이렇게 들어올줄은 몰랐는데."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의 눈동자가 욕심으로 번들거였다.

어딜가도 꿀리지 않으면 승리만을 거둬온 고레벨 유저들이다. 헤스티거만 죽일수 있다면 전투 승리로 인해 얻는 경험과 보상들은 일찍이 없었던 높은 수준이 될것이다.

전사와 기사 유저들이 헤스티거에게 눈독을 들이고, 도둑들은 조용히 기습하기 위하여 몸을 숨겼다.

포르칼 : 저 골칫덩이부터 없애 버립시다.

인스트리움 : 같은 마음입니다.

반롬멜 : 휼륭한 경쟁이 되겠군요. 세계를 구하는 용사라고 했나요? 용사를 벤 사람이라니. 후후후

3,4,5군단장 또한 헤스티거가 자신을 부대에 난입하면 없앨 마음을 굳혔다.

기회가 왔고 명예를 확실하게 얻을수 있으며 보상은 매우 확실하다.

전투를 승리로 결정짓기 위해서도 헤스티거의 목슴을 거두어야 하니 다른 이들이 욕심을 내기전에 먼저 행동에 옮기려고 했다.

그때 북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상인들이 큰 목소리로 물건을 팔고 있었다. 그들이 타고온 마차에는 북부 상계의 쌍두마차인 마판 상회와 가몽 상회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자, 싸게 팝니다. 진짜 처음으로 상인으로서 양심을 걸고 진실을 이야기 하는데, 한푼도 안남기고 원가에 팔아요! 쇠 징이 박힌 부츠가 단돈 2실버! 단단한 얼음을 밟고 미끄러지지 않으며 전투를 치를수가 있습니다!"

"아무때나 탈 수 없는 개 썰매. 빙판에 최적화된 4인승 개 썰매를 믿을수 없는 가격 5골드에 팝니다. 전투에 큰 공적을 세우고 싶다면 중형 견으로 이루어진 개썰매를 78골드 98실버에 구입하세요!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전투에도 도움이 되어줄 것입니다. 딱 오늘만 쓸모있는 썰매를 판매합니다. 그리고 절대 환불이나 반품은 불가능 합니다!"

"저 쇠징부츠 주세요!"

"여기 부츠 300개 단체 주문요!"

"개 썰매 같이 타실분!"

상인들이 내놓은 물건은 날개 돋친듯이 팔려 나갔다.

물건들을 내놓는 즉시 사람들이 사 가는 광경에, 마차 부대를 이끌고 나타난 마판의 얼굴은 싱글벙글 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한밑천 제대로 잡겠군."

원가에 판다는 말은 당연히 거짓말. 개당 2실버에 팔면서도 최소 1실버 60쿠퍼 씩은 남겨먹었다.

정말 싼 가격이었지만, 오늘 이후로 쓸일이 없을테니 품질을 최하등급으로 만들었다. 내구도가 형편 없고 가죽도 페기 직전의 물품이나 재활용품을 사용했다.

질 낮은 제품들을 대량 생산하여 박리다매!

정보제공 비용으로 위드에게 50쿠퍼씩을 상납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장사역시 대박을 칠수 있었다.

"상인의 양심은 정말 비싸지. 로열로드를 시작한 이튿날 팔아먹었는데 아직까지도 계속 팔고 있으니까 말이야."

이건으로 북부 유저들은 미끄러운 땅에서도 전투를 치를수 있게 되었다.

왈왈왈!

그리고 개썰매단의 진단 진격!

수천 개의 썰매들이 일직선이 제멋대로의 곡선을 그리며 하벤 제국군을 향하여 돌진했다.

하벤 제국군이 자랑하던 마법 파괴 지대가 사라졌으며 철벽의 견고한 방어를 가진 중장갑 보병부대가 역시 제멋대로 흩어져 있었다. 이때가 아니라면 언제 공적을 세울수 있겠는가.

"풀죽!,풀죽!,풀죽!"

북부 유저들은 다시 빠르게 진용을 갖춰서 대대적으로 달려들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지긋지긋할 수가 없었다.

"재출격이다. 짹!짹!쨱!"

하늘에서는 라비아스의 황금새가 날아올랐다. 조인족의 영웅 울극도 창을 들고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울극은 날개를 접은 채로 무서운 속도로 빙글빙글 돌면서 지상으로 추락 했다. 그리고 땅에 가까워지자 날개를 활짝 펼쳤다.

"조인족들이여, 침략자들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라!"

새들을 무리가 일제히 날개를 펼치면서 울극의 뒤를 따랐다. 하늘을 뒤덮은 조인족들의 군무 공격이 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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