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43권 : 10) 흑기사의 운명 (297/520)

10) 흑기사의 운명

"외롭진 않군. 나를 위해서 싸워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말이야."

위드는 하벤 제국에서의 사냥에 더욱 열을 올렸다.

드래곤 라투아스의 레어에 가야 할 날이 20일도 남지 않았으니 더욱 바빴다.

"새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먼저 확실하게 강해져야 돼."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을 처리하면 경험치를 얻고 전투 공적을 세우기에 좋다.

하지만 그에만 매달리기에는 위험부담이 컸다.

위드가 어디든 등장하기만 하면 벌 떼처럼 모여드었으니 정작 던전 사냥에는 집중할 수가 없었다.

던전을 격파할 때마다 얻는 스텟 등을 쌓아 가면서 활약을 펼쳤다.

방송국에 전투 영상을 팔아먹는 것은 물론이었다.

"생각을 바꾸면 돈이 돼. 헤르메스 길드가 강하고 나쁜 놈들이니까 내가 더 돈을 버는 것 같군."

위드가 헤르메스 길드를 습격해도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험한 던전들을 격파해도 열렬히 환호했다.

위드의 전투 영상은 평범한 것들이라고 해도,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박진감이 있었다.

서윤과 조각 생명체들과의 협력 픓레이 역시 손발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른 이동과 격파!

방송 관계자들은 전쟁의 신 위드의 재림이라면서 침을 튀기며 이야기했고, 시청자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어디까지나 헤르메스 길드가 철저하게 악역을 맡아 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평판이다.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아르펜 왕국의 발전 속도는 지금보다 확실히 느려졌을 것이다.

초보자들이 굳이 발전도가 뒤떨어지는 북부 대륙에서 시작할 이유가 없었으며, 왕국을 위해서 위대한 건축물이나 왕성을 짓는 데 협력하지 않아도 된다.

상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북부 대륙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이유도 헤르메스 길드의 위협이 심각하기에 노력을 하는 것이겄다.

"틈새시장은 어디에나 있다니까. 나중에는 어찌 될지 몰라도 지금은 실속을 챙기기에 훌륭하군."

레벨이 441이 되었을 때, 위드는 조각 생명체를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사막의 대제왕 시절이었을 때 만든, 프레야 교단의 사제 알베론의 짝퉁 알베른과 알베런.

위드와 서윤, 조각 생명체들이 활약을 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전속 사제가 있는 편이 좋았던 것이다.

"프레야 교단은 알베론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으니까, 이번에 만들 조각 생명체는 다른 교단으로 해야 해."

프레야 교단은 땅을 정화하거나 곡식에 축복을 내릴 수 있다.

사람에게 축복을 하면 아름다움을 높일 수도 있었다.

전투적으로만 보면 바탈리나 아트록의 교단이 쓸모가 많다.

하지만 루의 교단 역시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다.

태양을 상징하기 때문에 주민들도 루의 교단을 많이 지지했다.

"재료로는 뭘 써야 할까."

위드가 그렇게 고민을 할 때 금인이가 다가왔다.

"골골골, 이걸 써라, 주인."

"은 덩어리?"

"열심히 모았다, 골골골!"

위드가 있거나 없거나 금인이가 사냥을 하면서 부지런히 은 덩어리들!

금인이는 누렁이나 와이번, 빙룡 할 것 없이 모두와 친했지만 자신의 짝을 찾고 싶었던 것이다.

'부부라… 나쁠 것 없겠지. 부부를 함께 부려 먹는 거야. 애라도 낳으면 대대로 부하로 써먹을 수 있겠지. 잠깐만, 이 녀석들이 낳으면 금이나 은이야. 한마디로 황금을 낳는 부부!'

위드는 머리통을 후려치는 듯한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이 생각을 진작 하지 못했다니. 얼마나 아둔하고 착해 빠지게 세상을 살아왔단 말인가.'

뼈저린 후회!

"걱정 마라. 내가 정말 착하면서 참하고 현명한 아가씨를 만들어 주겠다."

"미녀가 좋다, 골골골."

"……."

남자들이란 국가와 종족을 떠나서 공통된 여성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위드는 화로에 은 덩어리들을 전부 녹였다.

은의 경우에는 녹여서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정제 작업이 필요하다.

순도 99.999%의 은이야말로 거래 가치가 높은 상품인 것이다.

'나중에 팔아먹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앞으로의 일은 누구도 모르는 거 아니겠어.'

조각 생명체들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부하로서 함께 가는 것도 좋지만, 훗날 재버이라도 떡하니 나타나서 몇십 억을 주겠다고 하면 인간적인 갈등이 생기리라.

'돈이 많아 보이는데… 한 1억 정도만 더 불러도 될까? 아니면 고맙습니다 하면서 바로 팔아 버릴까!'

잠재적인 조각 생명체 매매범!

형틀을 만들어서 완전히 녹은 순도 높은 은을 부었다.

금인이의 경우도 있었고 대장장이 스킬을 통해 조각 생명체를 만든 경험이 많아서 문제는 없었다.

위드는 금인의 바람대로 미녀의 형틀을 만들었다.

'외모는 세련된 서구적인 느낌이 좋겠지. 얼굴을 동유럽의 미녀형으로. 음, 동양과 서양의 미를 한꺼번에 갖추고 있어야 해. 그리고 체형은 글래머다.'

남자들이 원하는 궁국의 이상형.

10대 남자들은 주로 여자의 얼굴을 보고 좋아하고, 20대가 되면 몸매도 본다.

그 이후의 남자들은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얼굴과 몸매를 계속 보았다.

'너무 화려하지 않고 착실한 인상도 가지고는 있어야 해. 그래야 잘 부려 먹지.'

착하고 예쁜 동유럽 미녀의 느낌!

위드는 서윤을 통해서 미녀를 조각하는 데 탁월한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눈동자는 사파이어가 좋겠군."

"골골골, 찬성이다."

눈에는 푸른 보석을 박았다.

마침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을 습격하고 얻은 큼지막한 보석이 있었다.

"엄청난 돈이 들었군. 본전을 뽑을 수 있어야 될 텐데."

 -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루의 교단 여자 사제."

 - 루의 교단 여자 사제가 맞습니까?

"맞아."

곧이곧대로 정직하기 짝이 없는 이름.

바로 생명을 부여할 것이기에 무엇이든 상관이 없는 이름이기도 했다.

『 걸작! 루의 교단 여자 사제상을 완성하셨습니다.

순수하고 고귀한 은으로 만든 조각상.

완전히 정제된 은의 가치는 성스러움을 자아낸다!

찬사가 나올 정도의 미의 결정체.

베르사 대륙의 시인들은 이야기할 것입니다.

"오로지 아름다움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허락된 완전무결한 것이리라."

불과 화로를 관장하는 헤스티아의 은총이 부여되었습니다.

예술적 가치 : 3,194.

특수 옵션 : 루의 교단 여자 사제상을 본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30% 증가한다.

      사제들의 축복과 치료 스킬이 밤이 오기 전까지 2단계씩 높아진다.

      루의 교단과 헤스티아 교단의 사제는 이 조각상을 통해 신앙 스텟을 영구적으로 5 획득 가능.

    신앙 스텟 50 상승.

      전 스텟 12 상승.

          상인들의 회계 스킬이 1단계 오름.

    모험가들의 미술품 감정 스킬이 1단계 오름.

    생명력의 최대치, 방어 스킬, 마법 저항력 증가.

다른 조각품과 중복 적용되지 않음.

지금까지 완성한 걸작의 숫자  : 143. 』

 -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 손재주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 명성이 630 올랐습니다.

 - 예술 스텟이 16 상승하셨습니다.

 - 매력이 11 상승하셨습니다.

"크음, 아깝군."

예술적 가치나 올려 주는 스텟들이 훌륭했다.

충분히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을 텐데 고작 걸작이었다.

물론 조각사에게 걸작도 흔치 않은 대단한 작품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위드처럼 조각술 마스터를 앞두고 있다 보면 욕심이 달라지기 마련.

"역시 콧날을 더 높였어야 했는데. 눈에도 앞트임을 해 주었어야 했어."

위드가 지금이라도 조금 손을 볼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띠링!

 - 태양신 루가 그대에게 말합니다.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이여, 나를 잊지 않고 있었으니 나 또한 그대의 헌신에 기꺼이 보답하리라.

 - 신앙 스텟이 21 증가합니다.

"으음, 이건 나쁘지 않군."

초보자들 중에는 사제나 성기사가 아닌 한 신앙 스텟은 쌓기도 어렵고 쓸모도 없는 줄 아는 유저들이 많았다.

위드도 처음에는 신앙 스텟이 전혀 쓸모가 없는 쓰레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곧 파고의 왕관을 찾기 위하여 진혈의 뱀파이어들과 싸울 때 성기사들과 사제들이 존중을 해 주어서 그들을 지휘하기가 아주 쉬워졌다.

신앙 스텟이 600을 넘고 나서부터는 방어력과 회복력이 증가했다.

사제로부터 축복과 치료 마법을 받았을 때에 효과가 높아졌으며, 흑마법을 막거나 리치로 변신했을 때 쌓이는 죽은자의 힘도 견뎌 낼 수 있었다.

딱히 구체적인 전투 능력은 아니더라도 두루두루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후후후, 금인아, 어떠냐."

"……."

"금인아?"

위드가 옆을 돌아보니 금인이가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아마도 마음에 드는 모양.

"금인아, 좋지?"

"예쁘…다."

"후후후, 그렇다면 실력을 좀 발휘해 볼까. 조각품에 생명 부여!"

 - 조각품에 생명을 부여하셨습니다.

   조각품의 능력은 현재 설정된 예술 스텟 3,377에 따라 522로 변환됩니다.

   신앙심을 바탕으로 특수한 기적을 발휘할 수 있기에 페널티로 인하여 25%의 레벨이 감소합니다.

   레벨은 417로 조정됩니다.

   생명체에 네 가지의 속성이 부여됩니다.

   조각품의 모양과 수준에 따라 부여되는 속성의 수준과 능력치가 다릅니다.

   금속의 속성(100%), 신앙의 속성(100%), 비전의 속섣(100%), 부활의 속성(100%).

   금속의 표면은 많은 마법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순수한 은의 재질은 물리저인 방어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마법 저항력에 대해서는 탁월합니다.

   고귀한 신앙심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신성 마법을 발휘할 때에 때때로 특별한 기적을 선사합니다.

   비전의 속성은 숨겨지거나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부활의 속성은 스스로의 몸에 절대적인 신성 마법이 부여되어 1회에 한하여 목숨을 잃더라도 되살아나게 됩니다.

   마나가 262 사용되었습니다.

   스킬의 효율이 증가해서 생명을 부여할 때 소모되는 레벨과 스텟의 양이 20% 감소합니다.

   예술 스텟이 6, 영구적으로 줄어듭니다. 줄어든 스텟은 조각품이나 다른 예술과

   관련된 활동을 통해 보충할 수 있습니다.

   레벨이 2 하락합니다. 레벨 하락에 따라서 보유하고 있는 스텟이 10 줄어듭니다.

   줄어든 스텟은 레벨을 올리게 되면 다시 부여할 수 있습니다.

   생명이 부여된 조각품을 소중히 다루어 주십시오.

   목숨을 잃으면 다시 생명을 부여해야 합니다.

   완전히 파괴되었을 경우에는 되살릴 수 없습니다.

순은으로 만들어진 조각품이 태양처럼 환하게 빛이 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빛이 사그라지면서 드러난 것은 자연스럽고 은은한 광채를 가진 미녀의 모습.

위드가 조각한 그대로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조각 생명체가 꾀꼬리처럼 고운 목소리로 말했다.

"주인님, 저의 이름을 정해 주세요."

위드는 대부분의 조각품을 남성형을 기본으로 했다.

하이 엘프 엘틴이나 여자 검사 빈덱스, 여전사 게르니카는 지골라스에서 다른 조각사들의 작품에 생명을 부여해서 만든 것이다.

직접 빚어냈으니 아무래도 곱게 기른 예쁜 딸을 보는 느낌이었다.

"넌 은으로 만들었으니까, 은덩이……."

위드는 이름을 정해 주려다가 멈칫했다.

약간이나마 딸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으니 대충 지어 줄 수는 없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여자 같은 느낌도 들면서 나름 예쁜 이름을 떠올렸다.

"은, 은, 은… 은숙이로 하자."

"알겠습니다. 앞으로 저를 은숙이라고 불러 주세요."

위드는 배낭에서 루의 교단 사제복과 모자를 꺼내서 주었다.

꼭 맞기라도 한 듯이 은숙이와는 완벽하게 어울렸다.

금인이가 쑥쓰러운 듯이 뒷머리를 긁으며 다가갔다.

"내 이름은 금인이다, 골골골."

"그런데요?"

"앞으로 나와 잘 지내보자. 넌 내 아내니까 어디든 같이 다니자, 골골골."

은숙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내요?"

"평생 같이 사는 거다, 골골골."

"저는 신을 모시는 사제예요. 결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답니다."

그 말에 금인이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위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럴 수가! 나의 황금 양계장 계획이……."

★★★★★★★★★★★★★★★★★★★★★★★★★★

드래곤 라투아스의 레어 방문일까지 남은 날짜 19일.

헤르메스 길드도 계속 당하고만 있을 만큼 바보들은 아니었다.

"위드가 이번에는 이쪽 지역에 출몰할 수 있다."

"포르모스 성 부근에는 유명한 던전듣이 많으니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동 거리. 이동 거리가 중요해! 와이번을 타고 다음에 나타날 만한 지역들을 확인해 보자."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은 중앙 대륙의 안정화 작업에 대거 투입되었다.

영주이거나 기사, 제국의 녹을 먹고 있는 이들이라면 치안 확보에 대한 퀘스트가 발생하였다.

반란군 처벌, 토벌군 창설, 치안을 몇 이상으로 높이라는 퀘스트들이 생겨나서 그쪽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헤르메스 길드에서 큰 영향력이 없거나 작위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 유저들은 위드를 사냥할 목적으로 자발적으로 움직였다.

그들만 하더라도 1,000명은 족히 넘었으며, 위드의 목에는 묵직한 현상금이 걸렸다.

 ㅡ 누구든 위드를 없애면 7천만 골드를 지급한다. 또한 대도시의 영주 자리를 줄 것이다.

"위드라면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위드의 목을 들고 헤르메스 길드에 가입을 하면 좋은 대우를 받겠군."

베르사 대륙에서 실력이 뛰어난 자들이라면 누구든 목숨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헤르메스 길드를 싫어하는 유저들의 은근한 지원을 받을 수가 있었지만, 이제는 던전에서 만나더라도 방심할 수 없었다.

위드는 잡을 수 있는 물고기가 늘었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사람들이 날 좋아해 줄 거라 생각하진 않았어. 사실 모두가 날 싫어하는 것이 훨씬 어울리지. 이유 따윈 필요 없어. 이놈의 인생은 쭉 그래 왔으니까."

만나는 이들은 대부분 적으로 생각하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

전쟁의 신으로서 쌓는 불패의 전적은 이 정도는 되어야 가치가 있을 테니까.

위드가 마법의 대륙에서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되었던 것은 뽑기로 우연히 얻어걸린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덤비면 모두 죽인다. 그것은 덤비게끔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

위기가 커질수록 활동 반경은 오히려 넓어졌다.

위드는 조각 변신술을 써서 유명한 퀘스트를 받은 후에 던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불과 10분 후.

 - 이올리니 던전의 숨겨진 보석을 회수하였습니다.

   퀘스트 '빼앗긴 보석' 을 완료했습니다.

   행운이 4 증가하였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이미 공략이 끝난 퀘스트였지만 몬스터들을 아예 무시하고 들어가서 최단시간 완수의 기록을 세웠다.

위드는 던전 입구로 돌아가서 소년에게 보석을 보여 주었다.

"보석을 찾아 주셨군요. 저는 또 잃어버릴지도 모르니 앞으로도 그냥 가져 주세요. 제게는 그런 보석이 아주 많이 있으니까요."

"벌써 퀘스트 완료?"

입구에 있던 유저들이 이상하다는 눈길을 보냈다.

"누구야? 난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유저는 아는 사람이 없는데."

"이 근방에서 활동하던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유저들이 궁금해하는데 위드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로브를 뒤집어썼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본 후에 빠르게 걸어갔다.

"흠,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럼……."

유저들은 위드의 복장을 샅샅히 훑었다.

로열 로드를 하면서 늘어나는 게 있다면 눈썰미다.

특히 사냥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다른 사람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은 자연스럽게 잘 알아보게 된다.

"평범한 복장인데, 레벨과는 어울리지 않아. 오히려 더 의심스러워."

"설마 저 부츠는……."

창공의 부츠!

태양과 구름이 그려져 있는 부츠.

헤르메스 길드의 적색곤약이라는 유저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으로 유명했다.

장거리를 어행할수록 이동속도를 늘려 주고 마법 저항력을 높여 주었다.

게다가 명예와 기품 스텟을 70개 이상 높여주는 유니크 아이템.

방송에도 서너 번 나왔을 것인데, 최근에 그 유저가 위드에게 목숨을 잏으며 강탈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유저들끼리 눈길이 마주쳤다.

'위드다.'

'위드가 아니더라도… 저 부츠는 갖고 싶다.'

던전 입구에는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름이 붉은색으로 표시된 살인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중앙 대륙에서 살인자라는 낙인은 큰 흠이 아니다.

능력이나 인맥만 충분하다면 어디서든 당당해질 수 있다.

같이 파티 사냥을 자주 했던 유저들이 눈빛을 교환하더니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죽입시다."

"뒷감당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기 전에 처리를 하지요."

"놈이 진짜 위드라면요?"

"그렇게 강해 보이진 않는데… 우리가 먼저 기습을 하면 되겠지만 승부를 알 수 없게 될 테니 일은 확실한 게 좋겠지요. 만일도 대비를 해 봅시다. 제 제인들에게 알리고, 헤르메스 길드에도 보고를 하겠습니다."

위드로 의심받기만 해도 그의 목에 걸려 있는 현상금을 감안하면 일단 먼저 척살할 가치가 있다.

"방향을 보먼 시슬레 성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바로 갑시다. 조심스럽게 따라가다가 확실하면 덮칩시다."

그들은 위드가 지나간 길을 급하게 따라갔다.

순식간에 동료들과 현상금 사냥꾼들이 합류하여 100명 이상의 규모를 이루었다.

"헤르메스 길드는요?"

"오고 있답니다."

추격자들은 기세등등해졌다.

동료들이 많이 모이고 나니 상대가 위드이더라도 무슨 상관이겠냐 싶었다.

만약 위드라면 오히려 더 횡재였다.

"쫓아갑시다!"

그때 추격자들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 세례!

정확하게 살인자들만 노려서 먼저 화살이 날아왔다.

일반 유저들은 먼저 공격을 해 오면 정당방위가 성립된다.

악명을 낮출 수 있다면 일반 유저 몇 명 정도는 제거하더라도 당장은 살인자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커억, 진짜 위드다!"

위드는 추격자들을 여유롭게 사냥했다.

장거리에서는 화살만큼 확실한 공격 수단도 드물었다.

상대방 중에 마법사가 몇 명이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말을 타고 달려오는 도중에 화살을 쏠 순 없을 것이다.

"위드를 잡아라!"

추격자들이 피해를 무릅쓰고 달려오니 그들을 약 올리기라도 하듯이 위드는 대기하고 있던 누렁이에 탔다.

"다중 화살, 속사!"

달리는 방향과 속도는 전적으로 누렁이에게 맡겼다.

누렁이를 거꾸로 타고 빠르게 도주하면서 화살을 쐈다.

콰과광! 쾅쾅!

조각 파괴술로 힘에 몰아넣은 예술 스텟이 노해 내는 경이로운 파괴력.

화살에 적중당한 유저들이 수십 미터씩 날아가고, 땅은 마치 공성 병기라도 떨어진 듯이 움푹 파였다.

기사, 전사, 워리어 같은 직업들은 던전 내에서는 월등한 전투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렇게 넓은 평원에서 상대방의 이동속도를 잡지 못한다면 스스로 찾아온 제물에 불과하다.

차려진 제사상.

배달된 치킨과도 같은 신세.

직업의 상성을 적극 이용하여 숫자적인 우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위드!

 -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악명이 543 증가합니다.

 - 대량 학살로 살인마가 되었습니다.

   악명이 2,394 늘었습니다.

 - 끔찍한 살인마!

   당신은 이 근방에서 보기 드문 살인마입니다.

   악명이 4,998까지 한꺼번에 높아집니다.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만 상대할 때는 살인자 상태에 빠지지 않았지만, 현상금 사냥꾼들까지 처리하자니 어절 수 없었다.

위드는 추격자들을 화살로 제압했다.

절반 정도는 달아났지만 그들을 해치우기보다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과연 쏠쏠하군."

전리품을 수거하는 일.

막대한 전리품은 그대로 누렁이의 등짐이 되었다.

"룰루루. 아직 일당 하려면 멀었으니 가자, 누렁아."

위드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물론 그의 행적은 생존자들에 의해서 그대로 전해지게 되리라.

베르사 대륙에서 수많은 유저들이 거미줄 같은 인맥을 통해서 이 자리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듣고 있을 것이다.

위드는 마법의 대륙 시절을 떠올리면서 빙긋 웃었다.

그때는 거의 모든 유저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

만인을 향한 사투!

체력을 회복할 곳이 없어서 도시보다는 던전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으며, 그러다가 몬스터들과도 거래를 했다.

몇 가지 장비들을 착용한 채로 몬스터 마을에 가서 집을 얻고 물품을 사고팔거나 했다.

적들이 사방에서 조요 오는 이런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등줄기가 오싹해질수록 생겨나는 긴장감과 집중력.

그래도 마법의 대륙 시절에 비한다면 아직까지 무게감이 덜하다.

막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에 입학 신청을 하러 간 어린아이 수준이었다.

"이제부터 조금 더 재미있어지겠군."

★★★★★★★★★★★★★★★★★★★★★★★★★★

바드레이는 헤르메스 길드의 정보대로부터 올라오는 정세 보고를 드었다.

[네스트의 발자귀 부족 독립 선언]

[그라디안의 내전 지역 확대. 주민들 반란군 지지 선언]

[수베인 총독부 약탈과 방화]

[아이데른의 반란군 규모 40만 돌파]

하벤 제국의 중앙 영토에는 도시마다 저항군과 반란군이 들끓었다.

이에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치안 안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었고, 반란군과의 전투는 대부분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그렇기에 반란의 불길도 점점 억지로 가라앉아 가고 있었다.

띠링!

그때 바드레이에게 새로운 메시지 창이 떴다.

『 황제의 불안감

흑기사인 당신은 나약한 귀족들과 무지한 왕들을 물리치고 대제국을

건국하여 지엄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그대는 탐욕의 결과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어 다시없을 권력과

보물, 군대의 주인이 되었다.

욕망은 달성되었지만 그대는 누구도 믿지 못한다.

"저놈 역시 나의 자리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부하들은 그대처럼 언제든 배신할 수 있는 존재.

잠깐 쓰다가 버려야 할 대상에 불과하다.

기사 나에트.

칼라모르 왕국 출신으로 일찍이 그대에게 충성의 맹약을 한 자를 주의하라.

그는 분명히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를 처단한다면 아마도… 지금의 이 불안감은 해소될 수 있겠지?

난이도 : 황제 한정 퀘스트.

퀘스트 제한 : 흑기사 출신의 황제.

              열흘 이내 기사 나에트의 사망.

보상 : 인내, 지력, 카리스마 스텟이 영구적으로 4씩 증가.

*주의.

퀘스트를 거부하게 되면 전투 능력이 열흘 동안 2% 감소하게 됩니다.

기사 나에트를 어떤 방법으로돈 처형하게 되면 전투 능력이 열흘 동안 1% 늘어나게 됩니다. 』

"황제 한정 퀘스트?"

바드레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가 사냥터로 삼고 있는 던전 깊은 곳.

몬스터들이 주기적으로 나타나지만 익숙한 사냥터였다.

스스로의 전투 기술을 발달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친위대조차도 데리고 오지 않았다.

'이 퀘스트를 받아들여야 할까?'

바드레이는 영구적인 스텟 증가가 마음에 들었다.

기사 나에트.

어디선가 들어 보기는 했다.

'황실 기사였던가. 크게 비중이 있는 자는 아니었는데.

하벤 제국에는 NPC 기사들이 많이 있었다.

바드레이 직속의 기사들만 해도 수천 명에 달하고, 일반 영주들까지 확대하면 숫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헤르메스 길드에서 임명한 영주들은 주기적으로 일정한 수의 기사들과 병사들을 황궁에 바쳐야 한다.

그들 중에서 1명의 목숨을 없앤다고 해도 제국의 국력에는 조금의 흔적도 남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매일 기사들이 죽어 나가고 강해진다. 황실 기사라고 해 봐야 별 필요가 없지. 영구적으로 스텟을 늘리려면 사냥터에서도 업적을 제법 달성해야 하는데.'

바드레이는 스텟에 목이 말랐다.

헤르메스 길드를 대표하고, 베르사 대륙의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사냥터를 전전한다.

스텟을 조금이라도 높이면 앞으로도 레벨을 올리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바드레이가 작게 속삭였다.

"나에트는 죽은 목숨이다."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황궁 기사 나에트의 목숨을 거두는 일은 정말 쉬웠다.

보스급 몬스터 사냥을 한다며 황궁 기사 100명을 불러들이고 명령을 내렸다.

"나에트, 놈을 막고 시간을 끌어라."

"옛!"

무리한 명령.

바드레이와 다른 기사들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몬스터의 정면에 있던 나에트는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죽었다.

사냥 중에 기사 몇 명이 죽는 것은 흔한 일이고, 또한 바드레이가 목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희생도 용납된다.

하벤 제국의 황제이며 헤르메스 길드를 대표하는 자, 그의 스킬 숙련도나 레벨이 감소하는 건 큰일이었기 때문이다.

길드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기에 어떤 의심도 품지 않았다.

 -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인내, 지력, 카리스마 스텟이 영구적으로 4씩 증가합니다.

   전투 능력이 열흘 동안 높아집니다.

'괜찮군.'

바드레이는 미소를 지었다.

제국에 흔적도 남지 않을 정도의 약간의 손실로 이익을 얻었다.

그리고 딱 하루 후였다.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띠링!

『 방심하지 말자

제국 내에 반란군이 출몰하고 있다.

황실 내에서 그 불온한 씨가 싹을 틔우고 있을 테지.

기사 나에트의 죽음으로 반란 세력은 조금 움츠러들었겠지만 곧 반격을 해 올 것이다.

늦기 전에 경계해야 한다.

본보기로 삼기 위해 황궁 기사 10명 정도는 목을 쳐야 하겠지.

내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전에…….

난이도 : 황제 한정 퀘스트.

퀘스트 제한 : 흑기사 출신의 황제.

보상 : 모든 스텟이 2씩 증가. 』

'역시. 이런 식의 연계 퀘스트로 이어지는군.'

바드레이는 갈등했다.

전 스텟 증가는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이러다 보면 어디까지 가게 될지 몰랐다.

'흑기사의 특성인 모양인데. 여기서 그만두어 버릴까? 황제 한정 퀘스트라면 아무도 모를 텐데.'

퀘스트는 받아들였다.

특정인의 목숨을 빼앗아야 하는 게 아닌 이상, 정상적으로 사냥을 하다가도 10명 정도는 죽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흘 만에 저절로 퀘스트 완수!

그다음으로는 '반란군의 음모 획책' 이라는 퀘스트가 발생했다.

귀족 2명을 포함한 100여 명의 기사들의 목숨을 빼앗으라는 퀘스트.

모든 스텟들을 무려 5개나 높여 주었으며, 레벨 1개를 보상으로 준다고 한다.

'엄청나군. 내 수준에서 레벨 1개를 올리기란 쉽지 않은데.'

바드레이는 부하들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다.

헤르메스 길드의 총수, 대제국을 다스리는 입장에서 부하들이란 끝없이 생성되는 자원과도 같았다.

그들을 잘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는 것 역시 성장법의 일부이다.

'대가가 크니 이번 퀘스트까지는 받아들이자. 문제는 이런 식의 연계 퀘스트에 대한 정보는 누구와도 상의하기가 어렵다는 점인데.'

퀘스트가 어딘가 갈수록 불안한 점이 있었다.

라페이에게 상의하고 정보대를 활용한다면 퀘스트의 가치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그러자면 잠재적인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흑기사의 직업의 단점, 하벤제국의 반란, 치안 악화가 황제인 바드레이의 탓이라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제국의 치안 확립과 발전에 좋은 다른 직업을 황제로 임명하자는 말이 생길 것이다.

'헤르메스 길드를 분열시킬 필요는 없지. 별것도 아닌 일에 잠재적인 경쟁자들에게 명분을 주어서는 안 된다.'

바드레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다.

'퀘스트는 받아들이기로 한다.'

하벤 제국에 미미한 피해가 있더라도 자신의 레벨이 높아진다면 감수할 가치가 있었다.

가만히 내버려 두더라도 반란군으로 인하여 크고 작은 피해를 입고 있으니,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만 않는다면 스스로의 강함을 위해서 지불할 수 있는 희생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 또 다른 퀘스트가 발생했다.

『 반란 세력의 확인

애쉬톤 성의 치안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

주민들도 황제인 나를 칭송하는 소리가 자자하다.

하지만 무능한 경비대가 모르는 사이에 성에는 반란 세력이 잠입해 있겠지?

그들이 배신을 하기 전에 먼저 쳐야 하리라.

아마 현재보다 치안을 7% 이상 낮춘다면…… 그들은 드러나게 되겠지.

난이도 : 황제 한정 퀘스트.

퀘스트 제한 : 흑기사 출신의 황제.

보상 : 모든 스텟이 5씩 증가.

       15일간 경험치 획득과 스킬 숙련도가 35% 추가로 증가함. 』

'조금 달라졌군. 그러나 보상이 마음에 드는 건 여전하다.'

바드레이는 퀘스트를 받아들인 후에 애쉬톤 성의 치안을 낮출 방법을 생각해 봤다.

기사들의 목숨을 거두는 일이 아니다 보니 방법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했다.

'그곳의 영주에게 직접 알을 할까? 내 명령이면 들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하면 보고를 할 수도 있는데.'

라페이나 다른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이 모르는 사이에 처리를 해야 하리라.

'포기해야 할까.'

바드레이는 사냥을 하면서도 애쉬톤 성의 생각이 자꾸 났다.

하벤 제국을 좀먹는 일이라는 판단은 스스로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빠르게 강해질 수 있다면!

베르사 대륙에서 독보적인 강함만 가지고 있다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란 없다.

남들이 알지도 못하는 애쉬톤 성 따위야 무슨 상관이겠는가.

'사람들은 결국 강자에게 열광한다.'

바드레이는 황궁 기사들을 데리고 애쉬톤 성 근처의 유명 던전 던전으로 사냥을 갔다.

던전 사냥을 핑계로 하여 애쉬톤 성의 군사력을 대거 지원 받았다.

애쉬톤 성의 영주는 통치보다는 헤르메스 길드 내의 인맥을 우선하였기에 치안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바드레이의 사냥에 동참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감격했다.

바드레이가 짐짓 말했다.

"영주님, 반란군이 일어날 텐데요."

"허허, 그까짓 놈들, 토벌해 버리면 되지요. 바드레이 님께서 걱정하실 일이 전혀 아닙니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요."

"일일이 주민 충성도 따위를 신경 쓰다가는 영주로서 아무 것도 못합니다."

영주는 조금도 걱정거리가 없었다.

설혹 반란군 때문에 영주성을 빼앗기더라도 바드레이만 있다면 몇십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

『 반란 세력의 확인 완료

애쉬톤 성의 반란 세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었다.

비록 요리사와 하녀, 집사처럼 미약한 존재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을 남겨 둔다면, 독버섯처럼 자라서 언젠가 내 자리를 위협하고 말겠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황제의 위엄을 세우기 위해서는 뼈저린 공포를 심어줘야 하리라.

퀘스트 보상으로 모든 스텟들이 5씩 증가합니다.

15일간 스킬 숙련도와 경험치가 빠르게 증가합니다. 』

그다음으로 등장한 퀘스트는 애쉬톤 성의 반란 세력 토벌, 바드레이는 던전 사냥을 마치고 말했다.

"기사를 몇 명 보내서 영토 내의 반란군 퇴치를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어떻게 그런 심려를 끼치게 해 드리겠습니까."

"이것도 인연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고맙게 받아들여야겠습니다."

반란군이 변변한 수준도 아니었기에 황궁 기사들은 그날 밤에 말끔하게 처리를 했다.

아직 누가 신경을 쓸 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황궁 기사들은 NPC로 이루어져 있지만, 제국과 황제를 향한 충성심이 남달랐다.

어떤 명령이라도 기꺼이 수행하는 기사들에게 그 정도의 일은 간단하고 단순한 것이었다.

애쉬톤 성의 영주도 NPC 몇 명이 반란군으로 몰려서 목숨을 잃은 것을 알았지만 항의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황궁 기사들이 반란군을 처리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바드레이 님한테 NPC 몇 명같이 사사로운 일로 따질 수야……."

영주의 입장에서는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큰 손해가 생기면 더 이득이었다.

바드레이는 수백 배로도 갚아 줄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반란 세력의 퇴치 완료

황제인 나의 통치에 반하는 자들을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그들을 뿌리째로 뽑아내야 하리라.

퀘스트 보상으로 명예가 16 증가하였습니다.

투지가 7만큼 높아졌습니다.

완벽한 수행으로 인하여 육체와 마음에 평온이 찾아옵니다.

일주일간 전투 능력이 7% 높아집니다. 』

바드레이는 흑기사 퀘스트들을 완수하며 끊임없이 강해지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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