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위대한 마스터
위드는 조각품의 성격부터 확실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어렵더라도 단순하게 가야 해. 라투아스와 유스켈란타. 뭐 그렇고 그런 사이겠지.'
세상의 법칙이란 당연한 측면이 있었다. 암탉과 수탉을 그냥 마당에 풀어 놓더라도 무언가가 이루어진 이후 달걀을 낳게 된다.
하물며 지금까지도 그리워하고 있다면 라투아스와 유스켈란타는 연인 사이가 확실하다.
그립고도 보고 싶은 드래곤 유스켈란타. 이상한 주제로 특정 모습을 표현하기보다는 유스켈란타의 모습을 있었던 그대로, 드래곤의 매력이나 성격 등을 담아서 완전히 표현하면 될 것 같았다.
'억지스럽게 그리운 눈빛을 만들지도 말자. 이렇게 귀한 재료를 써서 과장되어서 연기하는 조각품은 어색할 수 있어.'
있는 그대로의 조각품!
쉬운 것 같지만 대단히 어려웠다.
똑같이 만들면서도 최상의 작품을 제작해 내야 한다.
게다가 한 사람을 표현할 때에는, 그 사람의 사진을 찍더라도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물며 라투아스처럼 특별한 관계에 있었던 드래곤에게, 자신의 옛 연인의 드래곤을 조각해 주면서 어디서든 다른 느낌이 나면 곤란하다.
그거야말로 의뢰자가 원하지 않은 엉뚱한 조각품이 되어 버릴 것이다.
조각품은 최대한 유스켈란타를 닮은게 아니라 그 자체여야 했다.
풍기는 느낌이나 눈빛, 태도 등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유스켈란타 그 자체처럼 느껴질 정도의 조각품을 만든다!
이것은 창의적이거나 새로운 시도는 아니지만 지극히 어려웠다.
조각품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작품!
'단 한 번도 직접 만나거나 본 적은 없다. 그 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
조각술 스킬이 약간 보조를 해 줄 수 있었다.
현재 고급 9레벨 96.6%의 엄청난 숙련도. 마스터를 코앞에 놔두고 있는 단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대충 성격이나 느낌을 때려 맞춰서 조각한다는 건 눈먼 조각품에 가까워.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나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하느냐는 점인데.'
위드는 딱 5분만 고민을 했다.
'결론을 내렸다. 어떤 대가가 따르더라도 할 수 있는 한 뭐든 해 본다.'
이유가 드래곤의 퀘스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귀한 재료들을 바탕으로 최고의 조각품을 만들 기회가 주어졌다. 언젠가 인생에 있어서 필생의 역작을 만들려면 그만큼의 노력은 필수적으로 해야 했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말처럼, 지금까지와 똑같은 노력과 마음으로 해서 성공하기란 어려웠다.
'정말 해 보자.'
초대형 조각품이었지만, 한 달이란 기간은 넉넉하다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가다를 할 수 있는 의지가 있었으니까!
'퀘스트에서 두 번의 기회가… 꼭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확실하게 써먹을 수 있겠군.'
위드는 흔치 않은 기회를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로열 로드에서 접속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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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먼저 알아본 것은 로열 로드의 홈페이지와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들을 확인해 봐야 해. 인간의 역사에서는 이미 고대의 드래곤으로 분류되어 기록에도 별로 남지 않은 유스켈란타의 동영상이야 없겠지만 실버 드래곤의 일반적인 특징들은 잘 봐 두어야지. 그래야 비슷한 외모에도 차이점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으니까."
드래곤에 대한 자료는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동영상만큼은 사방에 널려 있었다.
로열 로드의 유저들이 우연히 하늘을 날아가는 드래곤을 보면 반드시 동영상으로 저장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가 꽤 많았던 것이다.
엘프들은 그런 드래곤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으며 심지어 위험하지도 않다.
많은 드래곤에 대한 동영상을 보면서 참고를 했다.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드래곤, 산의 정상에 앉아서 포효하는 드래곤 등!
웅장하고 멋진 영상들이 많이 있었다. 관절과 골격계에서부터 신체 비율, 이목구비 등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비슷하게 생긴 고슴도치나 토끼라고 해도 자세히 보면 많이 다르다.
자주 보지 않고서는 잘 모르는 부분들을 확실히 이해해 놓을 필요가 있었다.
"빙룡은 대충 만들었는데. 그때도 이런 조사를 했다면 더 멋있게 만들 수 있었겠어. 그래도 왠지 어딘가 약간 불량 식품 같은 게 빙룡의 매력이긴 하지."
여러 정보 게시판들을 섭렵하면서 드래곤에 대하여 파악!
이현이 현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로열 로드의 날짜는 흐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달이란 시간은 아껴 쓰지 않으면 매우 촉박하게 된다.
이현은 전화기를 들어서 어딘가로 걸었다.
ㅡ 네, KMC미디어입니다.
"저 이현이라고 합니다. 강 부장님과 만나 뵙고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요."
KMC미디어를 시작으로 해서 여러 방송국들과 약속을 잡았다.
드래곤의 조각 퀘스트!
모험이나 전투는 아니지만, 어쨌든 조각사로서는 대단한 무대이니만큼 방송을 하기 적합했다.
방송국마다 쉽게 접하기 힘듵 특별한 소스를 원하고 있고, 조각사는 특히 여러모로 관심의 대상이 된다.
조각술 최후의 비기까지 터득한 위드의 자잘한 모험까지도 전부 방송으로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상당하다.
KMC미디어 측에서는 언제든 방송을 할 만한 건수가 나타나면 먼저 연락을 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해 둔 바가 있었다.
CTS미디어를 비롯하여 LK게임 등에도 집으로 찾아와 달라고 줄줄이 연락을 했다.
외국의 신생 방송국 버추어폭스와 CRR에도 전화를 했다. 한국계 직원들은 곧바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하벤 제국과 아르펜 왕국의 전쟁은 명장면들의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큰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 전부터 이미 이현의 캐릭터가 무슨 사고만 치거나 하면 전 세계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에 뉴스와 검색 순위를 싹 쓸어버릴 정도였다.
로열 로드에서 위드의 인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넘어서 미국과 유럽에 훨씬 크게 퍼져 있었다.
해외의 팬들이 로열 로드 초보자용 복장을 입고 학료를 가고 자동차에 누렁이 스티커를 붙이는 일 따위는 너무나도 흔했다.
미국 10대들이 부모님이 출근한 사이 집을 모라타의 판잣집으로 개조한다며 난장판을 만든 일도 그다지 큰 사건이 아닐 정도였다.
심지어 러시아의 초등학샏들은 20미터짜리 초대형 눈사람을 빙룡이라고 만들기까지 하는 위엄도 선보였다.
와이번, 빙룡, 누렁이 등의 캐릭터 상품들도 활발하게 수출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초딩들의 코 묻은 돈을 지배한다면 노후 따위는 문제없지."
이현은 전화로 해외 방송국 담당자들에게 한국식 예의를 알려 주었다.
"다른 사람의 집에 갈 때는 빈손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민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에요. 그 사람의 성의는 손이 얼마나 묵직한가를 보면 알 수 있죠. 그렇다고 해서 상품권 같은 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선물은 쓸모가 많아야 하니까요. 백화점과 마트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면 특히 좋겠죠."
뇌물에 관대한 동방예의지국!
기대를 가득 품고 이현의 집에 모인 방송국 관계자들은, 드래곤의 조각 퀘스트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보다는 흥미가 좀 떨어진다고 실망하는 눈치였다.
사실 그들은 시원하게 헤르메스 길드를 습격하는 대규모 계획 같은 것을 훤씬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조각품 퀘스트도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버추어폭스의 김 부장이 물었다.
"근데 퀘스트가 실패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시는 겁니까?"
"드래곤에 의해 목숨을 장담하기 어렵겠죠."
"그렇다면 정말 좋은 조건입니다. 시청률에 유리하겠군요."
이현 캐릭터의 목숨이 걸렸다고 하니 방송국 관계자들은 더 좋아했다.
KMC미디어와 CTS미디어, 버추어폭스 등이 높은 가격에 덥석 전체 방송 계약을 맺었다.
다른 방송국들은 정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한편 방송 시간을 2시간 이하로 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강 부장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근데 어떻게 하실 겁니까?"
"조각품요?"
"예. 실패하면 그냥 죽어 버리는 건데. 조각술 숙련도도 엄청나게 떨어질 테고. 아르펜 왕국 주민들의 사기도 안 좋아지겠죠. 단지 재료만 좋다고 잘 만들 수 있는 겁니까?"
조각품의 결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추측할 수 없다.
기껏 전투에서 이기고 헤르메스 길드를 박살 내고 있었는데 퀘스트에서 혼자 사망하지 말란 보장이 전혀 없다.
실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방송 계약까지 맺었으니 그 무대도 더욱 커졌는데 실패한다면 이만저만 타격이 아니었다.
"뭐,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으니까요. 그리고 조각 재료가 아까워서라도 실패할 수 없습니다."
이현의 성격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강 부장이 말했다.
"부디 조각 재료를 빼돌리다가 드래곤에게 들켜서 죽지만은 마십시오."
"……."
"진심으로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철저하고 꼼꼼하게 계획을 짜 놓고 있습니다."
"위험할 텐데요."
"당여닣 목숨 걸고 해야지요."
농담으로 알고 듣고 있던 방송국 관계자들은 입을 쩍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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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드워프들의 도움을 받아서 간단하고 커다란 형틀을 만든 후에 녹인 은을 부었다.
부글부글 끓던 은이 식어서 덩어리가 되고 난 이후부터는 조각칼로 깎아서 실버 드래곤의 형태를 만들었다.
불과 6시간 만에 다리를 완성했고,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면서 두꺼운 몸통 부분을 채워 넣었다.
드워프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지 않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엄청난 속도.
드워프들이 여기저기 줄에 매달려서 드래곤의 형태에 따라 은을 다듬으면, 정교한 세공은 위드의 몫이었다.
한 시간에 10미터, 20미터씩 작업이 휙훅 이루어졌다.
위드는 드워프들에게 명령했다.
"정확도는 신경 쓰지 마세요. 무조건 빨리빨리입니다."
"허어,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가? 그대가 인간 세상에 다시없는 위대한 조각사라는 건 알고 있네. 그러나 이 드래곤의 조각품을 설렁설렁 한다는 것은 목숨이 위험할 것이네."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이 하실 일은 제가 조각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니까요."
"드래곤의 상체로 갈수록 높이 때문에 우리 드워프들이 작업하기가 힘드네."
"그렇다면 드래곤이 엎드려 있는 걸로 하세요. 꼿꼿하게 서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진심인가? 감히 드래곤의 형태를 그런 식으로 하다니……."
"물론입니다. 다만 잠든 것처럼 고개는 비스듬히 처리해 주세요."
"알겠네. 협조하도록 하지."
드워프들은 반신반의를 넘어서 점차 위드를 불신하게 되었다.
위드의 명성이 너무 높아 함부로 얕보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실제 작업하는 모습을 보니 그냥 대충 빨리 만드는 것에 불과했다.
"지금 저 조각품, 아니 덩어리는 우리 드워프들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도 저 인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군. 어떻게든 우리가 기초를 세우면 뒷마무리는 확실히 하겠지. 그러지 않는다면 기필코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깐 말이야."
"이미 포기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건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인간이 다 저렇지, 뭘."
순수한 은으로 실버 드래곤의 형태를 만들고 있었다.
드래곤의 엄청난 위압감이 드러나는 조각품도 아니었고, 엎드려 고개를 숙인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예술성으로 보나 감성적으로 보나 특별함은 없다.
수많은 비늘들도 완벽하게 손질되지 않고 대충 뭉개 놓은 것처럼 어설프게 처리되어 있었다.
유스켈란타의 얼굴 형태는 거의 비슷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정교하지 못한 눈, 코, 입에서부터 전반적으로 허술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대단한 변화나 시도 없이 이대로 조각품을 완성해 낸다면 어마어마하게 값비싼 돈만 처바른 아까운 흉물이 될 수도 있었다.
최종적으로는 고작 닷새 만에 조각품이 완성되었다.
헬리움과 진주 등은 아예 숨겨 놓고 쓰지도 않은 채!
-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크흠, 유스켈란타로 하자."
- 유스켈란타가 맞습니까?
"맞아."
『 유스켈란타상을 완성하셨습니다.
과거에 존재했던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를 표현한 작품.
엄청난 양의 은이 사용되었다.
100년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대륙 최고의 예술가 위드의 작품.
믿을 수 없이 허술한 조각품이다.
예술적 가치 : 590.
특수 옵션 : 유스켈란타상을 본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7% 증가한다.
이 일대의 몬스터들의 전투 능력이 14%까지 감소한다. 』
최소한의 예술적 가치는 있었으니 평작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 나왔다.
그때 라투아스가 레어의 입구로 걸어왔다.
거대한 드래곤이 움직일 때마다 산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 고작 이것이 너의 완성품이더냐! 이것을 만들기 위해 나에게 그렇게 많은 요구를 했더냐! 인간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더니, 조금도 쓸모 없구나!
라투아스가 포효했다.
구경하던 드워프들은 놀라서 주저앉았다.
드래곤 피어!
위드도 땅과 하늘이 동시에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몸까지 떨여왔다.
- 정신력과 투지로 강력한 공포에 저항합니다.
투지로 인해 생성된 위엄 스킬 드래곤 피어에 맞서는 자가 발동되었습니다.
드래곤 피어에 의한 육체의 경직 현상이 63% 감소합니다.
집중력이 발휘되어서 13초 후부터 정상적으로 전투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커다란 경험을 얻었습니다.
통찰력이 2만큼 증가합니다.
위드가 지금까지 진행했던 모험 때문에 드래곤의 피어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맞설 수가 있었다.
지금은 드래곤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여야 하는 입장이지만, 왕년에는 혼돈의 드래곤 아우솔레토의 뒤통수를 강타했덤 몸!
띠링!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 퀘스트에서 조각품이 의뢰자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기회가 사라집니다.
드래곤 라투아스와의 적대도가 59%가 되었습니다.
위드는 이러한 태도를 미리 짐작하고 있었던 만큼 놀라지 않았다.
"아닙니다. 드래곤의 기초적인 형태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 만들어 본 시제품입니다. 제대로 된 작품은 이것을 참고하여 다음번에 나올 것입니다."
- 너의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위드는 자신의 조각품에 대해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절대 실패할 리가 없어.'
숱한 조각품들을 구상하고 만들어 왔다.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는 이력이 났다.
하물며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을 했는데 고작 이 정도의 작품이란 건 있을 수 없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이고 새로운 시도들이 항상 높은 평가를 받거나 성공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의뢰인에게 아부는 필요하다.
"오직 저이기 때문에 라투아스 님에게 바칠 최고의 조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위드는 속으로 믿는 바가 있었다.
'인생이란 적절한 꼼수를 써야 편안해지지. 정직하고 올바르게만 살려고 한다면 얼마나 괴롭단 말인가.'
예술로 순진하게 세기의 대작을 만든다고 덤벼들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조각술의 비기.
직접 탄생시킨 스킬 조각 부활술을 활용할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유스켈란타를 조각한 이후에 부활시켜서 제대로 대박을 터트리고 싶었지만, 갓 초급 4레벨이 된 이 스킬에는 중대한 몇 가지 한계가 있었다.
레벨과 예술 스텟, 신앙심 등에서 막대한 희생을 치러야 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유사 인종만을 부활시킬 수가 있다.
'조각술은 좋은 것 같으면서도 꼭 애매하게 쓸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단 말이야.'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까지 부활시켜 버린다면 정말로 금상첨화였으리라.
유스켈란타가 되살아나고 움직이는 모습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조각을 하면 완벽하겠지만, 쓸 수는 없는 방법이었다.
그렇지만 진정한 꼼수의 유요함이란 끝이 없는 법!
"조각 소환술!"
위드는 스킬을 사용해서 모라타의 예술 회관에 있는 자신의 조각품을 소환해 왔다.
평소에 나무토막으로 만들어 놓은, 조각술 마스터 다론을 표현한 조각품!
다론은 조각 변신술을 가르쳐 준 스승이기도 했으며, 한 여자를 한없이 사랑하며 그녀의 조각품을 깎았던 인물이었다.
평작의 작품에 불과했지만 부려 먹기에는 중요하지 않았다.
"조각 부활술!"
- 조각 부활술 스킬을 사용하셨습니다.
조각술 마스터 다론, 예술의 부름을 받아 이 땅에 다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예술 스텟 45가 영구적으로 사라집니다.
신앙 스텟 10이 영구적으로 줄어듭니다.
레벨이 3 하락합니다.
생명력과 마나가 18,000씩 소모 됩니다.
조각 부활술에 의하여 되살아나는 인물은 생전의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해진 짧은 시간이나마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고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것에 대해 고마워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조각 부활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크흐흑!"
조각 부활술이 성공을 하더라도 레벨이 떨어지는 아픔은 차마 형용하기 어려웠다.
나무토막으로 만들어져 있던 다론.
그의 피부에 혈색이 돌기 시작하더니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내가 되살아나다니……."
다론은 자신의 손과 발을 보면서 신기해했다.
위드에게 이런 반응은 익숙해져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스승님."
"자네는 누구지? 으으음… 아! 위드가 아닌가."
위드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얼굴은 친한 사이에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작업을 하십시다."
"작업이라니 무슨?"
위드는 그에게 라투아스가 내놓은 조각 재료들과 실패한 조각품을 보여 주었다.
"우리가 함께 이 재료들을 가지고 실버 드래곤을 조각하는 것입니다."
위드가 계획했던 꿍꿍이는 역대 최고의 조각품을 만들기 위한 협력 작업!
간단한 사정 설명과 설득 후에, 다론은 당연히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라투아스와 유스켈란타.
그들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위해 조각품을 만든다는 이유는 다론에게 충분히 공감대를 살 수 있었다.
조각사로서 일찍이 만져 보기 힘든 최상의 재료들을 가지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기에 의욕이 대단했다.
위드는 유스켈란타의 그림과 대충 만들어 놓은 자신의 조각품도 보여 주었다.
"제가 기초 작업은 해 두었습니다. 나머지는 함께 만드시죠."
다론은 대충 훑어보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이 많이 늘었군. 기본 형상대로 정확히 만들어져 있으니 다듬으면서 번거로울 일은 없겠어."
"시작하시죠. 제가 꼬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그럼 난 날개부터 작업을 하지."
위드와 다론은 유스켈란타의 조각품에 달라붙어서 정교한 조각을 시작했다.
드래곤의 조각품은 부피가 상당하고 비늘 하나하나까지 섬세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
혼자라면 전체적인 구상이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작업을 하든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협력 작업이라면 세밀한 부분의 표현에 따라 전체적인 느낌이 어색할 수도 있었다.
위드는 다론의 실력을 믿었다.
'여자만 평생 조각을 한 인간이야.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완벽하지.'
과거에 다론으로부터 조각술을 배우기도 하면서 그의 솜씨를 여러 번 확인했다.
뭐든 손만 대면 완벽했으며, 심지어는 사과나 배도 잘 깎았다.
다양한 형태의 조각품을 표현하는 면에서는 게이하르 폰 아르펜 황제가 훨씬 뛰어날 것으로 판단되었다.
수많은 생명체들을 창조해 낸 그의 실력이라면 드래곤이라도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아르펜 황제의 독창적인 느낌은 자칫 라투아스에게 생소함을 줄 수 있었다.
풍부한 감성에, 섬세하고 정확한 조각술을 가진 다론이야말로 위드와 함께 작업을 하기 최적의 파트너.
'느낌을 확실히 아니까!'
게다가 다론의 협력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꼼수를 위해 다론이 필요한 이유였다.
"조각 변신술!"
조각 변신술은 다론이 창조해 낸 기술.
그를 틈틈이 실버 드래곤의 형태로 변신시켰다.
위드는 실버 드래곤의 모습을 보면서 어색한 느낌이나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냈다.
"다리의 비율을 조금 더 길게 해야 되겠군요. 빙룡을 생각해서 좀 짧게 했는데……."
실버 드래곤의 모습을 힘겹게 유지하며 다론이 말했다.
"역시 내 생각도 그렇다."
완벽한 비율이나 생김새를 파악하기 위해서 쓰이는 조각 변신술!
항상 전투를 위해 썼던 조각 변신술이 처음으로 예술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위드는 필요에 따라 라투아스에게 더 많은 은을 요청했다.
"죄송합니다만 은을 1만 킬로 정도만 더 주실 수 있겠습니까? 조각을 하다 보면 처음 견적보다 좀 더 나오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물론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완성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 창고에서… 2만 킬로를 가져오도록 하겠다. 필요하다면 더 이야기 하라. 내 영토에 있는 드워프 마을에서 구해 오겠다.
첫 번째 조각품을 보고 분노했던 라투아스는 대단히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위드와 다론이 환상적인 속도와 솜씨로 유스켈란타의 조각품을 다시 완성해 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꼼꼼하게 작업을 하는지, 트집을 잡을 구석이 없다.
투박하고 어색하던 부분들이 바뀌어 갔다. 아름다움과 기품 그리고 예술성이 드래곤의 비늘 하나에도 묻어나올 정도였다.
백금도 녹여서 비늘 사이와 날개, 발톱 등에 두껍게 씌워 주었다.
작은 부분과 부분이 모여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다고 해도 될 정도로, 경이롭고 빛나는 실버 드래곤의 거대한 자태가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꼼수란 한 가지만 써서는 인생 편하게 살기 힘들지.'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에도 집주인이 있으면 반응에 따라서 설계를 변경할 수 있다.
실버 드래곤의 유스켈란타의 조각품을 만드는 과정을 의뢰인이 지켜보도록 하니 확실한 반응이 뒤따랐다.
-유스…켈란타. 너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구나.
라투아스가 조각품을 보면서 멍하니 있으면 제대로 가고 있다는 뜻.
'얼굴은 더 손볼 곳이 없겠군. 다른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겠어.'
때때로 조각 변신술까지 펼처서 실제로 움직이는 만큼 의뢰인의 혼을 쏙 빼 놓았다.
'이걸 보고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하지.'
숭고한 예술 작업조차도 온갖 꼼수를 부려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은 당연히 필요했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공부로 성공하라고? 틀렸어. 그래봐야 평생 남 밑에서 월급쟁이를 벗어나지 못해. 훌륭한 교육이란 일찍부터 지능지수를 높여서 잔머리를 굴리면서 살라는 뜻이야. 인생에는 최소한 세 번의 한탕 기회가 찾아온다는 거지.'
다론은 실버 드래곤의 조각품 전체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보통 조각삭들은 전체적인 형상 정도를 표현한다. 조각품이 클수록 다 손을 보기가 힘드니 그게 일반적인 행동이었다.
그렇지만 한 여자의 조각상을 평생에 거쳐서 만들었던 다론은 위드 이상의 노가다의 화신이었다.
조각품에는 조금의 흠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과도한 집착!
발톱의 길이와 다리의 힘줄, 배의 주름까지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심지어는 그림으로는 알기 힘든 속눈거풀의 숫자와 혓바닥의 두께까지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다론이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헬리움은 내가 다룰 수가 없겠군."
"제가 하겠습니다. 대장장이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훌륭해졌군. 대장장이 스킬은 조각사에게 필요하지. 자네가 대륙의 조각술을 이끌고 있겠어."
"그냥 먼저 떨어진 돈을 줍는 정도죠."
위드는 고급 대장장이 스킬을 가지고 있는 만큼 드워프들의 화로를 이용하여 헬리움을 녹일 수 있었다.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의심을 받으면 곤란해.'
이미 두 번이나 해 봤던 작업이지만, 위드의 이마는 식은땀으로 가득했다.
샤샤샤샥.
무언가 은밀한 작업도 마쳤다.
"흠흠, 헬리움의 양이 처음보다 모자라는걸."
"착각이시겠죠."
"뭔가 이물질이 섞인 것 같기도 하고……."
"순도를 최대한 높인 은을 섞었습니다. 넉넉하게 쓸 수 있도록요."
"은을 섞었다고 해도 원래의 헬리움 양에 배해서……."
"다 조각술을 위한 게 아니겠습니까?"
녹인 헬리움은 실버 드래곤의 얼굴과 목, 등에 얇게 씌워 주었다.
은의 광채로는 실버 드래곤의 미묘한 색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있다.
조각품에 색칠을 하는 방식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조각사답게 재질 자체를 바꾸는 방법을 사용했다.
실버 드래곤의 빛나는 고귀한 자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정교하지 못한 은 덩어리에서, 예술가 둘에 의해 진정한 드래곤의 모습을 갖춰 갔다.
위드는 다론에게 가끔 의견을 물어봤다.
"웅장한 드래곤보다는 역시 이쪽이 낫겠죠?"
"좋은 판단을 했군. 마음속의 부담감이 컸을 텐데도 훌륭한 발상과 결단력이야."
"뭐, 예술은 감성이니까요."
유스켈란타는 두 다리로 서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웅장한 모습이 아니었다.
드워프들이 너무 높아서 곤란하다고 해서 엎드린 상태로 1차 조각품을 마쳤다.
위드와 다론 역시 사다리를 이용한다고 해도 너무 높으면 작업의 효율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1차 조각품에서 조금의 수정을 가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곱게 잠들어 있는 드래곤.
한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하지만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한다.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대한 드래곤이 아니라, 라투아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아련하고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남겼다.
드래곤에 대해 겁만 집어먹는 드워프들은 절대 이런 모습으로는 조각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위드는 슬슬 다론을 보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완성이 얼마 남지 않았군. 나머지 마무리 작업은 나 혼자 해도 충분해.'
단물이 다 빠지면 가차 없이 버리는 동료애!
"세상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십니까?"
"음, 나흘 정도로군. 조각품의 마무리까지는 아마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다론이 이 세상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예상 밖에 대단히 길었다.
위드의 조각 부활술 스킬은 하루 정도를 생존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조각술 마스터 다론의 경우네는 높은 예술 스텟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의 결심에 따라 생존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설거지나 좀 시키려고 불렀더니 영락없이 주인 행세를 하려고 하는 거 아냐.'
조각 부활술의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었다.
"굳이 무리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있을 시간이 길지도 않은데 남은 기간 동안에는 휴양이나 관광이라도 편히 다녀오시죠. 맛집이라도 추천을 해 드리겠습니다. 넉넉하게 쓰실 수 있도록 도, 돈도 드리죠."
"아니네. 이미 죽은 내가 머리를 식힐 일도 없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지도 않아. 자네가 주는 보리빵만 먹어도 배가 충분히 부르구먼. 생애의 마지막 순간들까지 이 조각품을 만들며 보내는 것도 뜻깊고 좋을 것 같아. 나에게 자네가 주는 큰 선물이네."
위드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크으윽… 여기서 일만 하시겠다니요."
"그렇게 슬퍼하지 말게. 나를 그리워하고 불러 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로 충분히 행복하군. 자, 이제 이 조각품을 끝까지 함께 완성해 보세!"
다론은 정말로 마지막 나흘의 시간 내내 조각품을 만들며 행복해했다.
'이걸 확 으슥한 곳에서 죽여?'
위드는 기회를 틈타 보았지만 드래곤이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밤에 처리를 해?'
밤에도 기회가 안 생겼다.
다론은 이미 죽어서 건강과 상관없는 몸이라면서 잠도 안 자면서 밤샘 작업을 계속했다.
위드 역시 자칫하면 죽 쒀서 죽은 사람 줄 판이라 작업을 같이 했다.
대륙 최고의 조각사 2명의 전력을 다한 노가다와 감섣이 합쳐진 작품.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의 조각상이 마침내 끝이 났다.
은조각품의 특징으로 차갑고 추운 느낌이 들기 때무넹 옆에는 커다란 황금 난로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황금은 당연히 드래곤 라투아스로부터 얻었다.
실버 드래곤이 추운 느낌을 주는 점도 사실이었지만 실상 황금 역시 몰래 빼돌리기 위해 추가로 제작했다.
- 만드신 조각품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위드는 잠시 고민하다가 돈 안 드는 일이니만큼 선심을 크게 쓰기로 했다.
"다론 님의 마지막 작품인데 이름을 남겨 주시죠."
"조각품의 이름은 자네가 짓도록 하게. 옆에서 조금 도왔다고 해서 후배 조각사의 작품을 빼앗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혹시나 했는데 쥐똥만 한 양심은… 아니, 배려가 있으시군요. 역시 조각품은 잠든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 잠든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가 맞습니까?
"맞다."
띠링!
『 대작! 잠든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 상을 완성하셨습니다.
조각술의 한계를 초월한 조각사 위드, 무한한 애정을 조각품에 담는 조각사 다론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실버 드래곤의 완벽한 자태는 세상의 진귀한 재료들로 표현되었다.
사용된 재료와 아름다움에서 이보다 더 귀한 보물은 일찍이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존재하기 쉽지 않으리라.
베르사 대륙의 예술의 정점!
조각술의 신화로 기록될 만한 작품이다.
예술적 가치 : 조각사 위드와 다론의 공동 작품.
49.212.
특수 옵션 : 잠든 실버 드래곤 유스켈란타 상을 본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64% 증가한다.
모든 저항력 55% 상승.
사냥 시 금은의 획득 확률 450% 증가.
스킬과 마법의 발동 속도를 15% 빠르게 함.
이동속도 22% 상승.
모든 스텟이 31 증가함.
영구적으로 용기와 위엄, 카리스마, 지혜가 12씩 증가.
하루에 한 번씩 조각상을 보면 모든 상태 이상이 해소되며, 체력과 생명력, 마나가 최대치로 회복됨.
조각상이 위치한 도시와 지역이 이후 2년간 몬스터로부터 침략당하지 않음.
* 공동 작업에 의해 다론 53%, 위드 47%의 공적이 분산됨.
이 조각품을 완성한 사람에게 특별한 호칭이 부여됨.
다른 조각품과 중복 적용되지 않음.
지금까지 완성한 대작의 숫자 : 18 』
-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 대업적 달성!
고급 손재주 스킬의 숙련도 100%를 달성했습니다.
손재주의 마스터!
손으로 하는 일에 궁극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 업적을 달성하고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은 인간과 드워프 종족을 떠나서 유일합니다.
손을 이용하는 모든 스킬들의 습득 속도를 12% 증가시킵니다.
주먹이나 무기와 관련된 모든 스킬들이 고급 1단계까지 매우 빠른 시간에 숙련될 것입니다.
무기를 보다 정확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타격점을 한곳에 모아서 16%의 피해를 더하며, 방어 시에도 이를 무시하고 약간의 피해를 입힙니다.
상대방이 사용한 기술들을 따라함으로써 일정한 경험이 쌓이면 습득할 수 있습니다. 고급 기술일수록 많은 횟수를 정확하게 따라해야 합니다.
대장일, 재봉의 생산품에 특별한 혜택이 세 가지 부여됩니다.
10분의 1 확률로 절대 파괴되지 않거나 찢어지지 않는 물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35분의 1 확률로 뛰어난 공격력을 가지거나 혹은 놀라운 방어력을 가진 물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요리에 특별한 혜택이 부여됩니다.
전매특허 손맛!
각 요리들마다 최소한의 조미료로도 정갈한 맛을 낼 수 있게 됩니다.
낚시의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물고기와의 미묘한 신경전에서 손재주를 통해 탁월한 힘 조절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조선 스킬로 만든 선박에 높은 내구성을 부여합니다.
바다에서 항해를 하며 직접 돛을 조종한다면 순풍의 영향력을 높입니다.
광산에서 곡괭이질을 통해 더 많은 면적을 적은 힘으로 파낼 수 있습니다.
붕대를 매우 빨리 감게 됩니다.
조각품에 특별한 혜택이 한 가지 부여됩니다.
모든 조각품에 꼼꼼함이 더해졌습니다.
조각품의 가치가 15% 증가하며, 관련 스킬들에도 영향을 줍니다. 』
- 명성이 23,490 올랐습니다.
- 예술 스텟이 98 상승하셨습니다.
- 인내가 7 상승하셨습니다.
- 매력이 10 상승하셨습니다.
- 대작 조각품을 만든 대가로 전 스텟이 3씩 추가로 상승합니다.
『 호칭! 희귀 금속의 장인을 획득하셨습니다.
신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헬리움을 가공한 대장장이에게만 붙는 특별한 호칭!
대장장이가 완수하는 제작 퀘스트의 경험치와 명성 획득을 2배로 증가시켜 줍니다.
희귀 금속을 다룰 때의 숙련도 증가를 빠르게 합니다. 』
"으아아악."
조각상의 엄청난 옵션!
위드는 조각푸믈 만들자마자 안타까움의 비명부터 질렀다.
"이 조각품이 내 것이었어야 하는데!"
라투아스의 조각품이니 옵션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림의 떡조차도 안 됐다.
조각품을 보기 위해 드래곤의 레어까지 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잘 만들어 놓고 배가 아픈 현상!
"이래서 남의 걸 만들어 주면 안 돼. 고생은 내가 했는데 다 헛짓이라니까."
그리고 위드는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손재주 스킬과 관련되어서 뭔가 말이 많았어."
한번에 읽기도 벅찬 엄청난 양의 메시지 창!
위드는 메시지 창을 읽어 보다가 경악했다.
"잠깐… 설마 내가 손재주를 마스터한 거야?"
고급 손재주 스킬은 조금 전까지 고급 9레벨 98.4%의 숙련도를 가지고 있었다.
조각술이 손재주를 빨리 성장시키는 혜택이 있지만, 검술이나 대장일, 재봉 스킬 등 손으로 하는 모든 스킬들과 연관이 있다.
손재주는 한두 가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쌓이는 흔한 스킬이 아니었다.
노가다의 상징과도 같은 스킬!
다크 게이머 연합, 로열 로드의 각종 정보 게시판에서도 앞으로 3년 안에 마스터가 나타나기는 불가능하리라고 분석했던 스킬이 바로 손재주였다.
손재주의 마스터!
모든 스킬들을 통틀어서 가장 큰 보상이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전망하던 스킬이었다.
메시지 창을 읽어 보니 그야말로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정도로 탁월한 효과를 가졌다.
"그런데 내가 마스터를 하다니… 그것도 조각술보다도 먼저 말이야."
기쁘면서도 기가 막힌 일이었다.
대장일, 재봉, 조선, 항해, 채광, 낚시, 요리 등 여러 가지 스킬들을 다양하게 익힌 덕분이었다.
조각품을 깎을 때에도 유별나게 크거나 무거운 노가다 작품이 많았던게 이유가 되었으리라.
조각술의 숙련도 역시 고급 9레벨 98.9%였다.
지독하게 늘어나지 않던 숙련도지만 이젠 정말 대작 1~2개면 마스터의 경지에 충분히 도달하리라.
시간 조각술이 중급에 올라서 영원히 시간이 흐르지 않는 박물관을 세울 수도 있었으니 마스터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조각술까지도 마스터한다면 직업 최초의 마스터 역시 내가 되겠군."
노가다로 세운,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었다.
"역시 내 인생의 비결은 노가다였어."
위드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했던 노가다들을 돌이켜 보려고 했다.
인형 눈 붙이기, 단추 꿰기, 우유 배달, 신문 배달, 흙 퍼 나르기, 벽돌 쌓기… 등등등. 종류가 너무 많아서 한참을 떠올리다가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