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헤르메스 길드의 대습격
"제국의 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또다시 비상 상황임을 인식했다.
- 용기사 뮬의 사망.
- 반란군의 출몰.
- 내정의 거듭되는 실패.
- 북부 정복 지역의 불안정.
정보대를 통해서 대륙의 각지에서 올라오는 보고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바, 하벤 제국이 이대로라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
중앙 대륙에서는 위드가 용기사 뮬을 습격한 이후로 그를 따라 하는 유저들만 수백 명이나 등장했다.
과거처럼 헤르메스 길드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공포를 바탕으로 지배해 왔지만 현재는 빈틈이 드러나면 유저들이 역으로 습격을 했다.
대부분의 습격은 역으로 쉽게 퇴치를 해 버렸지만 훤한 대낮에도 자신들을 상대로 습격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북부 대륙에서는, 식민지의 전초기지로 생각했던 정복 지역의 발전이 예상 밖에 더디게 진행되었다.
풍부한 물자와 많은 돈으로 도시 시설과 건물은 세웠다. 그렇지만 하벤 제국의 노예들 외에 북부 유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벤 제국 식민지의 기술이 아무리 높고 편의 시설이 다양해도, 북부 유저들은 관심이 없었다.
아르펜 왕국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유저들끼리의 즐거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으니 건물이 깨끗하고 개발이 더 되었다고 해서 식민 지역으로 찾아올 일은 없는 것이다.
북부에는 미개척 지역이 많다고 해도 대도시 모라타에 가면 뭐든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하벤 제국이 분명히 발달하였지만, 북부에서 발전도가 가장 높은 모라타에서도 못하는 건 찾기 힘들 정도였다.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아르펜 왕국에다가 집을 사야지!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야반도주밖에는 없다."
"훗… 내게 지원금을 줘? 모조리 빼돌리다가 나중에 갖고 튀어야지!"
노예가 되어 북부로 끌려간 주민들이 도망쳐서 아르펜 왕국의 주민이 되는 경우가 역으로 흔하게 벌어졌다.
가끔 식민 지역에서 시작하는 초보자들의 뜻도 한결같았다.
"여기가 알바 자리가 많다며?"
"초반 기술들만 습득하고 바로 가야지. 정말 최악이다. 건물만 새것 같지 완전 지루하고 활력도 없는 도시네."
식민 지역을 통한 베르사 대륙 통치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북부의 정복 지역은 조롱거리가 되면서 막대한 돈과 물자만 잡아먹는 하마처럼 되어 가고 있었다.
게다가 정복 지역에 마을과 도시가 생겨나면서 훌륭한 표적이 되었다.
검치와 수련생들.
시작은 고작 200명에서 3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유저들이었다.
그들은 황소를 타고 하벤 제국의 북부 징젹에서 마을을 약탈하고, 제국군과의 전투를 즐겼다.
헤르메스 길드의 기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수비 병력을 데리고 힘껏 싸워 봤지만 싸움도 되지 않았다.
"근접 공격에서는 손발이 어지러워서 속수무책이고, 뭔가 큰 스킬을 발휘하려고 하면 황소를 타고 미리 벗어나거나 먼저 들어옵니다."
제집처럼 하벤 제국의 땅을 헤집고 다녔다.
북부 정벌군의 총사령관 알카트라는 병력을 배치해서 포위 섬멸 계획도 몇 번이나 세웠다.
그러나 그들의 전투 감각은 무서울 정도였다. 싸울 자리를 잘 파악하고, 군대를 정면으로 공격하여 단숨에 찢어 놓는다.
병력과 병력끼리의 전투에서 기사들이 전혀 버텨 주지 못했으니 상대하기란 어림도 없었다.
포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매번 군대에 삳당한 피해를 입히고 빠져나갔다.
그렇다고 해서 고급 인력인 마법사들을 모든 병력에 배치하기도 무리다.
마법사들은 잘도 피해 다니면서 싸우더니, 나중에는 조인족의 등에서 화살을 쏴서 원거리에서 저격했다.
조인족들이 그들의 눈이 되어 주고 있는 이상 하벤 제국의 병력이동은 훤히 들여다보였다.
헤르메스 길드의 초기 생각과는 다르게 북부 대륙의 개척지역은 돈과 자원을 집어삼키는 하마가 되고 있었다.
중앙 대륙의 경제 재건도 여의치 않다. 황궁에서 많은 지원금을 베풀었으며 영주들도 이제는 그 뜻에 공감하여 지역개발에 앞장을 섰다.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 건축물 복구, 생산 시설 정비와 재투자, 안전한 교역로 확보, 악화된 치안을 회복하고 주민들의 충성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돈으로만은 되지 않았다.
투자를 통해 경제력이 조금 올라가는 싶다가도 반란이 일어나면 말짱 도루묵!
1~2달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전쟁이 밑바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심한 악화 상태이기에 장기간에 걸쳐 꾸준하게 투자를 해야 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결론이 났다.
헤르메스 길드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측면이 있었다.
중앙 대륙의 각 왕국들은 이미 거듭되는 전쟁을 통해 경제력으로 위축되어 있었다.
난세가 어디 헤르메스 길드만의 책임이던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종 패권을 잡은 것일 뿐이다.
영광스러운 앞날이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 전쟁으로 파괴된 시설과 여차하면 칼을 드는 주민들을 거두게 되었다.
군대를 통해 세금만 거두자면 상관이 없었지만 장기간의 통치를 위해서는 모든 책임을 지고 재건을 해야 하는 일을 맡았다.
하벤 제국에 넘치는 자금으로도 중앙 대륙의 경제를 되살리려니 역부족이었다.
몇천만 골드의 거액이 가뭄으로 갈라진 논에 물을 한 바가지 뿌린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임시 증세를 합시다. 주민들을 상대로 경제력을 복원하기 위해 세금을 거둔다면 효과가 있을 겁니다. 제국 전체로 보면 몇억 골드도 얻을 수 있겠죠."
"정신 나갔습니까? 그랬다가는 겨우 진압한 반란군이 불붙듯이 일어날 겁니다!"
"다시 진압을 하면 됩니다. 반란군에게 빼앗긴 곳은 없지요."
"전투로 파괴되는 생산 시설이나 주민들의 감소는요?"
"몇몇 지역은 아예 포기를 하는 건 어떻습니까. 영영 못 써먹을 곳들은 공백 지역으로 남겨 둡시다. 주민들은 강제 이주시켜서 다른 곳에서 활용을 하면 되겠죠."
"유저들의 비판이 안 그래도 뜨거운 수준인데… 버림받은 땅이 등장한다면 유저들 사이에서는 제국의 통치를 더욱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게 될 겁니다."
하벤 제국의 수뇌부의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반란군과의 전투는 하면 이긴다. 그렇지만 추락하는 내정은 도대체 무슨 수로 붙들어야 하는가.
중앙 대륙 정복 이후에 일찍 개입하여 제국의 기틀을 세웠어야 옳았다고 뒤늦게 후회를 했다.
밤샘 회의를 열어서 하벤 제국의 실상에 대해 파악을 했다.
현재의 세금 수입은 47억 골드. 그러나 이후 몇 달간 세금 수입은 계속 하락하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30억 골드 정도가 되면 하벤 지역과 칼라모르 지역, 그 외의 안정화된 지역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세금을 통해 그 수준은 유지되리라 예상이 되었다.
여전히 막대한 자금이지만 현재 상태보다 나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라페이는 고심 끝에 말했다.
"우리의 군사력은 반란군과의 전투등으로 지속적으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대로라면 우리의 의사와는 달리 많은 땅이 주민들이 떠나고 불모지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지킬 가치도 없어지겠죠."
몇몇 지역을 아예 포기하자는 의견을 냈던 유저가 발언했다.
"그러면 지금보다 통치하기 편해지는 것이 아닙니까?"
"불모지가 생겨나고 교역이 지금보다 위축된다면 사람들이 모를 수가 없지요. 즉각적인 하벤 제국의 쇠퇴를 뜻할 것입니다. 중앙 대륙을 통일한 대제국이 바로 쇠퇴한다면 최악입니다. 당장은 버티겠지만 그 유지 기간이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무른 방법이 남아 있을까요."
라페이는 지금까지 길을 제시하여 왔다.
북부 개발 등이 실패로 드러나고 있었지만 헤르메스 길드의 수뇌부도 그당시에는 적극 찬성했던 계획이다.
난관을 극복해 주리라고 여전히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이 상황만큼은 그라고 해도 딱히 해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통치가 이런 것인가.'
하나씩 이룰 때와는 달리 무엇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하벤 제국에 반감을 가진 유저들과 주민들을 간과했다는 점은 실책이었다.
정복하여 쌓는 것과 넓은 땅을 단단히 지키면서 무언가를 이루어 낸다는 점은 다른 것이었으니.
'아니, 비단 우리 헤르메스 길드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 길드가 아니라 다른 길드에서 전쟁으로 대륙을 정복했다 해도 마찬가지의 결론에 이르게 되었겠지.'
가장 큰 실책은 로열 로드를 얕보았다는 것이리라.
라페이나 헤르메스 길드원들은 다른 몇 개의 게임에서 지배자에 올랐던 경험이 있었다.
세계적인 인기를 가졌던 온라인 게임들, 특히 최근 20년간 최고의 인기를 유지했던 마법의 대륙에서 경험을 쌓았다.
길드 내부의 단단한 결속력과 뚜렷한 목표 설정, 치밀한 준비를 결과로 바꿔 가면서 지배 세력으로 군림하였다.
그 이후부터는 군사력을 통한 강제적 지배였다.
누구도 항거할 수 없도록, 도전하는 세력들을 일찍부터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군림했다.
유저들의 자유를 빼앗고 착취하며 어떤 불평불만이 있든 무력으로 덤비지 못하게 했다.
마법의 대륙만 하더라도 그들이 있을 무렵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로열 로드가 무엇이던가.
게임에는 전혀 문외한이던 사람들이 매일 수십만 명씩 새로 가입하고 있다.
로열 로드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휴식을 즐기는 휴양지였으며,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관광지였다.
모험을 즐기는 공간이었으며, 또 다른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가상현실이다.
많은 게임들이 새로운 현실을 주장하며 등장하였지만 로열 로드만큼은 아니었다.
완벽한 새로운 가상현실.
수억 명 이상의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이 로열 로드에서 군사적인 독재를 통해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자체가 너무나 큰 오산이었다.
명문 길드끼리 대립할 당시에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하나의 국가보다도 더 많은 유저들이 생긴 지금은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로열 로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사회가 되었다.
유저들이 게을러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떠나려고 하면 그 근간이 허물어진다.
자유가 없는 독재국가의 경제력은 발전하기 어렵다는 현실의 이유가 그대로 로열 로드 속에도 적용이 되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고 바꿔야 할지……. 우리 하벤 제국이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군사력이 지속되고 있으니까. 세금 수입도 어느 정도가 유지된다면 여전히 천문학적인 액수다. 그렇지만 제국의 국력이 쇠퇴해 가기만 할 텐데 그것을 되돌릴 방법이란… 정말 어렵구나.'
라페이는 하벤 제국의 쇠퇴기까지도 염두에 두었다.
상업과 유저들의 활기가 살아나야만 했다.
이대로 모든 게 최악까지 이르게 되면 국력이 위축되는 것을 떠나서 제국의 운명과도 관계가 있었다.
중앙 대륙이 대대적인 쇠퇴를 거듭한다면 일정한 수준에 이르른 순간 참다못한 유저들이 집단으로 봉기하게 될 것이다.
중앙 대륙에서 패권을 다투었던 명문 길드들이 되살아나는 정도가 아니라, 끝없이 새로운 유저들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
하벤 제국의 군사력도 지루하게 이어지는 전투로 좀먹게 될 테고, 내정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그때가 되면 헤르메스 길드의 영주들도 딴마음을 먹고 자기들끼리 단합을 하게 되리라.
거대한 제국은 그렇게 분열하여 산산조각 나는 전개.
물론 그 기간이야 헤르메스 길드의 대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대륙 통일의 업적은 정말 어려운 것이군.'
라페이는 원인을 알고 있는 만큼 방법도 제시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아르펜 왕국 때문이다. 적어도 아르펜 왕국이 없었다면 하벤 제국은 지금 쇠퇴하진 않았으리라. 공포를 바탕으로 군림하고 누구도 대들지 못하는 시기에 내정에 힘을 쏟았다면… 그랬다면 하벤 제국은 앞으로 5년, 10년을 갈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하기에 충분했다.'
아르펜 왕국이 있어서 중앙 대륙 유저들의 반발이 더욱 심하다.
위드는 지금까지 계속 헤르메스 길드에 물을 먹여 왔다.
심지어 최근 입수한 첩보에 의하면, 과거의 명문 길드들을 부추긴 것도 바로 위드였다.
'아르펜 왕국의 세율을 터무니없이 낮춘 걸 보면 지금껏 무시해 왔다. 그건 국가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별 이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물론 군사력에 투자를 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고는 하나… 그 낮은 세율을 바탕으로 우리 하벤 제국을 노리고 있었구나!'
계속 돌이켜 볼수록 이 모든 나쁜 상황들은 전부 위드 때문인 것 같았다.
중앙 대륙을 장악할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중간에 북부 대륙에 갑자기 왕국이 세워지고 골칫덩이가 나타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하벤 제국이 내부에서 약해지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드러난 적수가 없도록 강력하다. 제국 내부의 혼란을 다잡는 한편으로 아르펜 왕국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면 된다. 그것으로 시간을 벌어서 하벤 제국을 키워야 한다.'
라페이는 과거와는 달리 조금은 다급한 마음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온건하고, 적들을 약화시키는 장기간의 계획을 좋아하는 그였지만 지금부터는 정말로 다급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헤르메스 길드를 지휘하는 대표로서 모든 소속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라페이는 원래부터 길드의 수장이었다. 지금도 바드레이가 사냥 등으로 회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
"하벤 제국에 더 이상의 낭비는 없습니다. 북부의 식민지에 대한 통상적인 지원을 2할로 줄입니다. 현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만을 합니다. 그리고 모든 파티나 사치 행위를 중단하며, 세율은 현재의 절반으로 낮춥니다."
"절반은 불가능합니다!"
"군사력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투자도 못 할 것이고요."
바로 반발부터 튀어나왔다.
라페이는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낮추지 안흥면 그나마 남은 기회도 없어질 겁니다. 세율이 절반으로 낮아지더라도 세금 수입이 그만큼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즉각적으로 교역이 확대되고 생산량이 늘어서 상당한 금액이 보완되리라 생각합니다. 반란군의 활동 역시 잦아들게 되겠지요."
하벤 제국에는 숨어 있는 여력이 상당하다.
라페이는 상인들의 활동만 촉진되더라도 지금껏 떨어진 많은 세금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반란군까지 덤으로 많이 사라져 준다면 하벤 제국의 군사력을 통해 중앙 대륙의 혼란은 다시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눈에는 눈. 우리 역시 위드와 같은 방식으로 아르펜 왕국을 해결합니다."
"예? 무슨 뜻입니까?"
"위드나 북부의 유저들이 기습 공격으로 나온다면 우리 역시 대군을 모아서 아르펜 왕국을 짓밟는 종전의 계획을 지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3만 명 정도의 살인귀로 구성된 병력을 북부에 침투시키겠습니다. 그들은 북부의 땅을 돌면서 유격전을 펼칠 것입니다. 마을을 불태우고 개간한 땅을 못 쓰게 만들어야겠죠."
3만 명의 정예 병력을 100개 이상의 부대로 나눠서 아르펜 왕국을 휘젓게 만든다.
그들이 언젠가 토벌이야 될 테지만 아르펜 왕국 역시 감당하기 힘든 피해를 입은 후가 되리라.
'과연… 똑같은 방법으로 되갚아 주면 되는군.'
좌중의 유저들은 감탄했다.
라페이의 계획은 끝난 게 아니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 중에서도 지원자를 2만 명까지 받겠습니다. 그들은 북부로 파견되어 사냥터나 던전에서 무차별 학살을 하면서 아르펜 왕국에 보복을 가합니다. 물론 위드처럼 최대한 숨어서 학살을 하는 것입니다."
하벤 제국에서 위드와 똑같은 일을 벌인다면 그 위력이 다르다.
위드가 소용돌이를 일으켰다면 하벤 제국은 초대폭풍을 만들 수 있다.
'놀라운 계획이다.'
'성공 가능성은 확실하다.'
헤르메스 길드 수뇌부 유저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제국의 내정을 재건하기란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쪽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아르펜 왕국이 완전히 패망하고 난다면 하벤 제국의 수명도 더욱 길어질 게 아닌가.
일석이조 이상의 전략이었다.
명분상으로도 위드나 아르펜 왕국이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복 공격을 내세울 수 있다.
정도가 훨씬 과하기는 하지만, 그쯤이야 힘의 논리에 의해서 오히려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도 되리라.
'정식 전쟁만 고집하지 않겠다. 그냥 모조리 쓸어버리겠다.'
★★★★★★★★★★★★★★★★★★★★★★★★★★
하벤 제국의 공격대가 북부 대륙으로 출동했다.
다음 날에는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도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보통의 행군과는 다르게 도시 사이의 텔레포트 게이트나 마법사들을 이용했기에 신속했다.
북부 식민 지역으로는 몇 시간 후에 선발대 2,000여 명이 도착할 수 있었다.
"제1대는 모드레드에서 벤트까지 활약을 한다. 그 영역 내에서는 마음껏 날뛰도록."
"옛!"
속속 본진도 도착했다.
"제2대는 항구도시 바르나까지 가면서 살육을 해라."
"누구든 죽여도 됩니까? 상인이나 비전투 계열의 직업 같은 경우도요?"
"제한은 없다. 레벨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말고 전부 죽여라."
북부 대륙에서 은밀하게 활동하면서 무차별 살상을 임삼을 자들.
약 5만 명에 달하는 사냥개들을 아르펜 왕국에 풀어놓은 것이다.
"크아악!"
"적이다! 적이 나타났다!"
그중에서 3명의 공격대는 아르펜 왕국의 지방 마을을 습격했다.
막 사람들이 모이고 발전하는 마을에서 얼마 안 되는 자경단을 해치우고 주민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크헤헤헤, 여기에는 약탈할 것도 없다. 전부 불태우자!"
"옛, 대장! 불장난을 시원하게 해봅시다."
중앙 대륙의 전쟁에서 NPC로 구성된 기사들과 병사들은 미치는 경우가 있었다.
각 교단에 맡겨서 신성 치료를 받으면 원상태로 회복이 되었지만, 하벤 제국에서는 언젠가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렇게 하지 않았다.
- 이 살인귀들은 언젠가 제국의 숨겨진 힘이 될 것이다.
비밀리에 지하 공간에서 계속 훈련을 시킨 3만의 살인귀들은 아르펜 왕국의 마을들을 파괴했다.
평화로운 강과 호수, 산속의 작은 마을들이 그 대상이 되었다.
아르펜 왕국의 주민을 상대로 무차별 학살을 벌였고, 우연히 마주치는 상인이나 모험가 유저들도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20명, 30명, 50명, 100명 단위로 나뉜 살인귀들의 부대는 계획된 이동로에 따라 전투와 파괴 공작을 한다.
가끔 고레벨 유저들로 구성된 사냥 파티에 의해 전멸을 하기도 했지만, 단 하루 만에 수십 개의 마을들이 파괴되었다.
아르펜 왕국의 수많은 주민들이 학살되고 시설들이 파괴당했다.
2만 명의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은 그다음 날부터 활동을 했다.
미리 점찍어 놓은 던전이나 사냥터로 가서 활동하는 유저들을 지켜보았다.
"여긴 순 초보들뿐이군. 이빨에 기별도 안 가겠는데……. 그래도 내 임무는 학살이니까 머릿수만 채우면 되겠지."
"우습지도 않구나. 무슨 달걀 껍질까지 주우면서 사냥을 하는 애들이 다 있냐."
아르펜 왕국에는 초보자의 비율이 90%를 넘었기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은 북부로 침투한 이후에 위드처럼 긴장감 넘치는 전투와 도주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전혀 아니었다.
"모두 죽여라!"
3인 1조 정도로 활약을 하면서 던전 입구를 막고 내부의 유저들을 학살했다.
그 소식이 근처 마을이나 도시로 알려지더라도, 여긴 중앙 대륙과는 달랐다.
중앙 대륙에서 위드가 등장하면 인근의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나 현상금 사냥꾼들이 개떼처럼 몰려든다.
비록 번번히 위드의 함정에 빠지거나 한발 늦어서 효과는 못 봤지만.
최소 그 지역에서라도 명성을 떨쳤던 숱한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위드에 의해서 떼죽음을 당했다.
아르펜 왕국에서는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습격을 하면 일 검이라도 받아 내는 경우가 드물었다.
도시에서도 사냥터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난리가 났지만 추격대가 쉽게 결성되지는 못하였다.
모라타가 아닌 이상에야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레벨 400대 이상의 유저들이 한가롭게 쉬고 있는 경우가 드문 것이다.
조금 큰 도시에서는 북부 유저들이 토벌을 위해 나섰지만 역으로 함정에 빠졌다.
이를 미리 예상하고 헤르메스 길드 유저 수십 명이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쉽게 소탕을 해 버렸다.
역시 베르사 대륙의 시간으로 하루가 지나니, 북부 대륙에서 꽤나 레벨이 높은 유저들이 수천 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갓 성문 밖으로 나간 초보자들까지 포함하면 10만 명이 훨씬 넘는 유저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랬군."
"위드라고 해 봐야 고작 1명이잖아. 이렇게 쉬운 길을 놔두고 너무 멀리 돌아왔다."
"이게 베르사 대륙이지. 이런 게 로열 로드의 재미이지 않겠냐."
살인자로 이름이 붉게 드러난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은 은신처에서 웃었다.
아르펜 왕국이라는 적지에 있었지만 즐기고 있었다. 3만 명의 살인귀들이 한창 설쳐 대는 동안 북부 유저들은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헤르메스 길드의 2만 명이나 되는 유저들이 잠입하여 실컷 살육을 벌일 수 있는 것이다.
"불쌍하게도 이놈들은 우리가 몇 명인지도 모를 거잖아."
"암. 거기다 우리가 며칠 쉬는 사이에 주변에서 또 학살을 벌여서 난리가 나겠지."
"그쪽에 관심이 쏠리게 되면 우리가 나서는 것이고 말이야."
"크크크크, 너무 쉽잖아."
"인생 쉽게 사는 거지 뭐. 헤르메스 길드로 줄을 서길 잘했어."
살인귀 부대들이 모조리 퇴치되면 하벤 제국에서는 병력을 준비하여 재차 보내기로 약속을 했다.
혼자서 활동했던 위드와는 달리 자신들에게는 제국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침투한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날뛰면 아르펜 왕국은 공포에 빠져야 하리라.
북부의 초보 유저들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악몽에 빠뜨리는 계획.
아르펜 왕국을 패망시킬 수 있는 잔인한 전략이 싱행에 옮겨졌다.
★★★★★★★★★★★★★★★★★★★★★★★★★★
중앙 대륙의 사람들은 하벤 제국의 고난을 비웃고 있었다.
"꼴좋다. 거들먹거리더니 이런 날이 금방 오네."
"천적은 있는 거지. 싸우기만 하면 이기는 제국이라도 약점이 많으니까."
"우리도 칼을 차고 습격을 하면 이득을 볼 수 있을까? 헤르메스 길드의 한 놈만 잡아도……."
"아서라. 그랬다가 우리한테 척살령 떨어져서 다시는 도시 밖으로 못 나가. 끝까지 보복한다는 이야기 못 들었어?"
위드와 반란군에 의해 골치를 앓으며 드높은 명성이 추락하는 헤르메스 길드를 안줏감으로 삼았다.
중앙 대륙에서 헤르메스 길드를 좋아하는 자들은 그들과 관계된 사람들뿐이다.
"도시의 활력이 죽었어."
"반란군 때문인가. 뭐, 사람들도 예전처럼 많지 않은 것 같고……."
"광징이나 시장에도 빈자리가 많더라."
"북부로 옮겨 간 사람들이 꽤 되는 거지."
사람들은 침체된 경기에 대해 불평을 하기도 했다.
대도시들은 예전과는 다르게 조용해졌다.
소문난 관광도시 같은 곳들은 여전하다지만 사냥을 위해 파티 동료를 구하기도 전보다는 어려워졌다.
북적이던 던전도 한가했다. 많은 입장 요금을 내고서라도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날밤을 꼬박 새우던 유저들, 지금은 하벤 제국의 통치에 질려서 휴식을 즐겼다.
도시 인근의 언덕에도 큰 나무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낮잠을 자곤했다.
편안한 모습이었지만 과거의 바빴던 생활을 기억하는 유저들에게는 힘 빠지는 일이다.
유일하게 장사가 잘되는 곳이라면 식당과 술집뿐이다.
술집에서는 저마다 최근의 헤르메스 길드의 북부 습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북부도 이번에는 끝장이겠지?"
"몰라. 확실한 게 있다면, 위드라고해도 이런 공격에는 대책이 없을 수밖에 없지."
"몸이 수백 개 있는 것도 아니니까."
"과연 그렇군."
중앙 대륙의 유저들은 비슷한 생각들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더라도 도저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벤 제국군의 살인귀들, 헤르메스 길드의 고레벨 유저들.
여간해서는 포위망도 쉽게 뚫어 버릴 수 있는 자들이다.
초보 유저들이 주축이 되어 있는 아르펜 왕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
도시 근처에서 불과 100여 명만 활약을 하더라도 그 지역은 누구도 활약하지 못할 죽음의 지대가 되어 버릴 것이다.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려고 해도 죽을 확률이 절반을 넘는다면 움직이지 못한다.
아르펜 왕국의 주요 길목들이 차단되고 고립되어서 경제력은 반 토막나게 되리라.
만약 어설프기 짝이 없는 군대가 동원된다면 불과 며칠 만에 전멸할 수도 있으리라.
"뭘 해 볼 수도 없을 거야. 헤르메스 길드와 싸우려고 해도 그렇게 하기가 힘들잖아?"
"사람이 많을수록 이런 혼란 속에는 의견을 통일시키기도 어려워. 자기들끼리 싸우지나 않으면 다행일걸."
"의견을 일치시킨들 뭘 하겠나. 대지의 궁전 전투처럼 분명한 적이 있고 지켜야 할 장소가 있다면 모르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헤르메스 길드 놈들은 나타나지 않을걸. 다른 빈 마을을 침략해도 되고, 따로 행동하는 유저들을 없애도 되니까."
"싸움의 조건이 너무 유리한 거지. 괜히 놈들이 중앙 대륙을 통일한게 아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놈들이니까."
술자리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자신들이 북부 유저라고 해도 막막하기 짝이 없을 것 같았다.
북부의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잡초처럼 자라 온 아르펜 왕국이었지만 허무하게 망하고 말 것만 같았다.
중앙 대륙의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나서서 구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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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타 어딘가의 넓은 지하 공간이었다.
수천 명의 사람이 모여 있음에도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지하 공간의 정중앙에는 흙으로 뒤덮인 넓은 공터가 있고, 맑은 냇물이 흘렀다.
그 주변으로 솟아나 있는 파릇파릇한 풀입들!
새하얀 옷을 입고 있는 여성 유저가 외쳤다.
"드디어 기다렸던 날이 왔습니다!"
그러자 사방에 서 있는 사람들이 일제히 호응했다.
"풀. 풀. 풀. 풀!"
"죽. 죽. 죽. 죽!"
정확히 박자까지 맞춰서 외치는 발음들.
풀죽신교는 이미 북부 대륙 전역을 평정하였으며, 중앙 대륙에도 그 씨앗을 뿌려 놓았다.
이들은 풀죽신교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원리주의자들.
오로지 풀죽만을 먹으며,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죽이 없으면 그냥 굶어 죽었다.
남자들은 숭안주로도 풀죽만 마셨으며, 아침에는 풀죽 해장국을 끓였다.
여자들은 더욱 지독한 면이 있어서, 풀잎을 약간의 쌀과 같이 먹었다.
풀죽신교 원리주의자들의 활동은 단지 풀죽을 먹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북부의 대형 공사 현장에 빠짐없이 참여해야 하며, 헌금도 납부해야 했다.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돕고, 헤매고 있는 초보자들에게는 방법을 알려 준다.
도시와 던전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도우며, 주민들을 보살펴 준다.
그 유저의 레벨을 떠나서 북부에서는 최고의 명예로운 호칭이 풀죽신교 원리주의자!
이들의 활동이 있기 때문에 풀죽신교는 변함없이 정의로울 수 있었다.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던 레몬이라는 이름의 여성 유저가 말했다.
"베르사 대륙에 풀죽이 없었을 때를 아십니까. 그 시기에는 혼란과 파괴, 고통으로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은 남을 짓밟아야 자신이 산다는 착각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풀죽을 마시면서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떫지만 맑고 순수한 죽이 또 있으랴! 사람들과 이 세상을 위해서 살아야겠구나!"
"오오, 풀죽!"
"저는 그때부터 진실로 풀죽신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들고 있는 짐이 무겁지 않습니다. 자비로운 기적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비염으로 막혀 있던 코까지도 뻥 뚫렸습니다!"
"오오, 자비로우신 풀죽이여."
"아르펜 왕국은 풀죽신교의 고향이며 천국입니다. 대륙이 어지러우니 우리 풀죽신교는 또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풀죽신교를 좋아하며, 북부의 모든 노가다를 섭렵한 성녀 레몬이 외쳤다.
"이 한 몸 다 바쳐서 따르겠나이다!"
"풀죽의 자유와 명예를 위하여 검을 들겠나이다."
이 엉뚱한 행사는 아르펜 왕국의 10만이 넘는 선술집에서 중계가 되었다.
방송국들에서도 실황중계를 했는데, 황당하게도 시청률이 무려 30%를 넘어섰다.
게시판도 마비 사태가 일어났다.
[ 제목 : 풀죽신교에서 여러분을 부르고 있습니다.
모두 일어나라. ]
- 벌떡!
- 독버섯죽에 영광을!
- 크하하하, 오늘을 기다렸다. 닭죽 27기 올림.
- 직장인입니다. 휴가 신청 완료.
- 인삼죽. 크크크크.
- 게살죽이 선배님들을 뵙습니다.
- 위에 닭죽 27기님, 저 닭죽 3기 입니다. 지금 어디 계신지… 출정 전에 닭죽에 모라타산 브랜디나 한잔 할까요?
- 닭죽 선배님, 영광입니다. 푹 삶은 닭죽에 브랜디라니 완벽한데요. 저 마침 모라타이니 제가 모시겠습니다.
- 닭죽 5기입니다, 충성! 저도 가도 될까요?
- 죽순죽 부대원들은 다른 분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으니 이 글에 댓글 남기지 마세요.
[ 제목 : 죽순죽입니다. 드디어 모이는 건가요? 그리고 궁금증이…….
안녕하십니까. 로열 로드 1개월 차인 죽순죽입니다.
모라타에서 시작하고 나서 벌써 이런 영광이… 선배님들로부터 성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만 했는데요.
근데 제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우리 죽순죽 회원이 도대체 몇 명입니까? ]
- 천만은 넘겠죠.
- 천만이 뭡니까. 2천만은 쓰세요.
- 여러분, 요즘 모라타 안 와 보셨어요? 3천만은 될걸요.
- 헐 윗분들 대도시에서만 하시는 모양이네. 지방으로 내려와 보세요. 여기도 사람이 가득 찼어요.
- 조인족입니다. 일주일 내로 부화 예정인 알들만 백만 개 이상이라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 확실한 건… 웬만한 국가보다 많을걸요.
- 저기 오크나 드워프도 죽순죽에 포함을 하나요? 이쪽만 해도 몇백만은 될 텐데요.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람들이 풀죽신교의 노래를 계속 올렸다.
동영상으로 100명의 유치원생들이 일제히 풀죽신교의 곡들을 부르는 모습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한국만이 아니라 해외 각국의 동영상들을 풀죽신교에서 접수했다.
그리고 최근 뜸해진 중앙 대륙과는 다르게, 베르사 대륙 북쪽 유저들의 접속률은 무섭게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