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47권 : 6. 사냥의 기록 (319/520)

6. 사냥의 기록

"위드 님이... 그냥 갔네요."

"휴우. 정말 무심하기도 하시지. 어떻게 여자 마음을 그렇게 모를까."

수르카와 제피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들뿐만이 아니라 먼 산을 쳐다보면서 씁쓸해하는 메이런, 로뮤나, 이리엔, 벨로트.

동료들 모두가 위드의 무신경을 탓했다.

안타까웠던 로뮤나가 벨로트에게 물었다.

"화령님은 어때요?"

"모르겠어요. 언니도 아무 말이 없어요."

"그렇게 활달하던 분이..."

"마음의 상처가 클 것 같아요."

동료들은 처음부터 화령이 위드와 잘 되기를 바랐다.

'아깝다, 아까워...'

'연예인이 왜. 눈이 정말 잘못 됐다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수백만 명은 될 텐데. 왜 하필 위드 님을 짝사랑하지. 취향이란 참...'

화령의 결정을 같은 여자들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어쨌든 지지했다.

'둘이 사귀기라도 한다면 전혀 안어울릴 거야.'

'미녀와 야수는 아니지만. 수전노와 미인은 되겠군.'

'위드 님이 평범하진 않지. 구두쇠에 노가다 장인이긴 하니깐.'

제피도 유린에게 푹 빠져 있긴 했지만 화령의 매력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저런 여자도 없지. 딱 2분 정도면 싫어하던 사람도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 거야. 연예계에서 최정상의 가수로서 활동하는 비결이겠지.'

위드는 모험을 하면서 대기록들을 세우고 아르펜 왕국을 건국했다.

화령에게 남다른 남자 보는 눈이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위드는 결국 서윤과 인연이 맺어졌다.

그때부터 애매해진 화령의 입장, 얼마 전에 그녀는 하벤 제국의 초대를 받아 영주가 되어버렸다.

동료들은 위드와 완전히 갈라선 줄로 알고 조마조마했지만 그녀가 이번 거인들의 땅 모험에 오랜만에 합류했다.

예전처럼 즐겁게 지내고 있었는데 위드가 오더니 별다른 말도 없이 사냥을 한다면서 떠나버린 게 아닌가.

최소한 짝사랑을 했던 여자의 진심을 생각해서 서운하지 않게 인사라도 나누었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을 동료들은 가졌다.

아찔한 절벽에서 서 있던 화령이 한참 만에 동료들에게 돌아왔다.

"언니..."

벨로트가 애처로운 모습에 눈물을 글썽였는데, 화령은 밝고 화사하게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래?"

"그게..."

억지로 밝은 얼굴을 한다고 생각하니 벨로트는 눈물이 더 흘렀다.

"언니... 슬프면 그냥 울어도 돼요."

"왜 울어? 위드 님이 그냥 간 거?"

화령은 동료들이 그녀를 측은하게 쳐다보는 걸 보며 생긋 웃었다.

"괜찮아요. 자기 여자 친구한테만 잘하는 그런 남자라는 거 알고 있었으니깐! 당연한 모습이라고 할까나."

바다처럼 넓은 이해심까지 있는 화령.

'진심 아깝다.'

'휴. 인연이란 게 참...'

동료들이 더욱 애잔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에 그녀는 악보를 꺼내서 보여줬다.

"이 곡도 다 위드 님 덕분이에요."

"언니. 이건 뭐예요?"

"지금의 느낌을 듬뿍 담아서 생생하게 작곡에 몰두했거든.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 깊은 감동이 우러나온다고 할까? 역시 위드 님은 내 영혼의 동반자야."

동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짝사랑도 중증이었어.'

'저 정도면 거의 중독 수준 아닐까?'

* * *

[ 언데드 소환 스킬의 레벨이 6으로 상승했습니다.

언데드의 생명력과 재생력이 향상 됩니다.

스켈레톤의 뼈가 단단해지고 결속력이 강화되어서 쉽게 부러지지 않습니다.

조금의 지성을 갖춘 스켈레톤 병사들은 집단 전투에 능숙해질 것입니다. ]

[ 신앙심이 4 하락했습니다. ]

[ 기품과 용기가 1씩 감소합니다. ]

위드는 시체가 생길 때마다 언데드로 일으켰다.

언데드 소환 스킬이 늘어날 때마다 스탯이 조금씩 감소하는 페널티를 받고 있었다.

"마음이 아프군. 그래도 당분간은 어쩔 수 없지."

[ 높은 통솔력과 용기로 언데드 지휘의 특성을 획득했습니다.

엄정한 군율 : 언데드들이 전열을 이탈하는 일을 줄입니다.

전사 유형의 언데드들이 명령에 더 빠르게 반응합니다. ]

조각사로서 긴 시간을 보내고 나서 네크로맨서가 된 만큼 이미 알려진 언데드 지휘와 관련된 특성은 쉽게 획득했다.

"달.려.라. 뼈.다.귀.들.아."

위드가 지휘할 필요도 없이 반 호크가 스켈레톤들을 이끌었다.

고위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라보스의 집단 언데드화!

위드와 바하모르그의 뒤를 단단한 뼈마디를 가진 스켈레톤들이 따른다.

공격력이나 생명력은 여전히 제대로 된 도움은 안 될 정도였지만 보이는 위용만큼은 보통이 아니었다.

전투가 벌어지면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스켈레톤 궁수들과 메이지들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라보스들이 스켈레톤 부대를 공격하는 동안 위드와 바하모르그가 숫자를 착실히 줄일 수 있었으니까.

박살이 난 언데드들은 마나를 투입해싀 복원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마나가 고갈되고 나면 조각품을 만들었다.

"조각술 마스터가 되고 나니... 확실히 수월하네."

위드는 조각품에 스킬을 사용했다.

"시간 조각술!"

조각품에 시간의 흐름이 쌓여갔다.

수년을 지나서 수십년간 흘러가는 시간들.

쉽게 변형이 오는 나무였다면 빛이 바래면서 오래된 골동품의 느낌을 주었으리라.

강철보다 단단한 금속으로 만든 조각품이었기에 시간 조각술로도 쉽게 변하지 않았다.

[ 걸작! 꿀통을 훔친 곰을 완성하셨습니다! ]

[ 다디움.

거인들의 땅에서 발견되는 금속물질로 제작된 조각품!

조각사로서 완전한 경지에 도달한 거장 위드의 작품이다.

이 거장의 작품은 모든 귀족과 부자들이 탐을 내고 있다.

예술적 가치 : 998

특수 옵션 : 꿀통을 훔친 곰상을 바라본 이들은 생명력과 마나 회복 속도가 하루 동안 23% 빨라진다.

생명력의 최대치 20% 증가.

공격력 30.

스킬 '곰의 질주.' '대단한 흉성.'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조각품과 중복 적용되지 않음.

지금까지 완성한 걸작의 숫자 : 146 ]

[ 명성이 150 올랐습니다. ]

[ 시간 조각술의 숙련도가 증가했습니다. ]

[ 새로운 물질을 제련했습니다. 대장장이 스킬의 숙련도가 증가했습니다. ]

"흠. 나쁘지 않아."

거인들의 땅에 나오는 새로운 물질을 제련하다 보니 대장장이 스킬이 제법 잘 오른다.

예전에는 무거운 대장장이용 화로를 가지고 다녀야 했다.

지금은 신성한 불을 피워서 고구마까지 함께 구웠으니 편의성도 확 늘어났다.

오랫동안 정성껏 신성한 불을 피워서 작품을 만든다면 신앙심이 부여되기도 할 테지만 그다지 큰 의미는 없었다.

네크로맨서에게 신앙심이란 그저 위험한 힘에 빠져들지 않게 하는 정도에 불과하니까.

조각사로서도 모험으로 쌓은 신앙심의 효과는 크게 못 보면서 살았다.

가끔씩 받는 여신의 축복 정도!

성기사사 사제가 되면 스킬 전반에 걸쳐 상당한 혜택을 입겠지만 그건 위드 쪽에서 거절이었다.

"신앙심을 위해서 사기도 못 치고, 나쁜 짓도 못하면서 살고 싶진 않아."

자유로운 악덕 국왕의 영혼!

"시간 조각술 스킬 창!"

[ 시간 조각술 중급 7 (74%)

* 초급 : 세월의 조각술.

조각품이 자연스럽게 긴 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때때로 조각품들은 시간이 덧씌워지면서 훌륭한 가치를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주 긴 세월이 지나더라도 자연적으로 입는 손상에 의하여 파괴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 중급 : 찰나의 조각술.

세상을 멈추게 합니다.

빛도, 바람도, 사람도.

시간 조각술 앞에 모든 사물이 멈추게 될 것입니다.

그 극도의 아름다움에서 혼자만 움직이려면 많은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됩니다.

찰나의 조각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특별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만물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면 찰나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찰나의 에너지는 많은 이들은 시간을 빼앗을수록 급속하게 소모될것입니다.

짧은 시간의 연속 사용등에는 막대한 체력과 마나가 소모됩니다.

* 고급 : 여행의 조각술.

시간의 흔적을 좇아서 특정한 시점으로 여행할 수 있습니다.

특수한 퀘스트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 퀘스트와 관계된 것이 아니라 조각사 임의로 과거를 바꾸는 것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것입니다.

찰나의 에너지 - 7,281 ]

위드의 현재 시간 조각술은 중급 7레벨!

하벤 제국의 북부 정벌군과 전쟁을 치를 당시에 시간 조각술이 중급에 올랐었다.

그 이후로도 사냥을 하며 꾸준히 조각품을 만들면서 시간 조각술을 연마했다.

퀘스트와 국왕으로서 통치 행위를 통해서 쌓인 찰나의 에너지 7,281도 대단한 자산이었다.

물론 대규모 전투에서 목숨이 걸린 위기에 남발하다보면 금방 고갈되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얼마 후면... 헤르메스 길드가 절대 쫓아오지 못하는 세상에서 날아오를 수 있겠군. 전진해. 싹 뒤져라. 한마리도 남김없이!"

반 호크가 이끄는 스켈레톤 부대가 빠르게 동굴을 수색했다.

라보스들이 등장할 때마다 위드와 바하모르그, 반 호크, 토리도, 켈베로스가 함께 공격했다.

"신성한 불, 헤라임 검술!"

화염의 검을 휘두르며 몬스터들을 제압!

새노운 스킬과 명검은 놀라울 정도의 전투력을 발휘했다.

"명검에 스킬까지 좋아지니 몸보신이 사기 치는 수준이구나."

아직 언데드의 효과를 못 봐서 네크로맨서라고 부르기도 힘든 모습이었지만 사냥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언데드들은 오로지 복종할 뿐이다.

경험치를 누렁이와 켈베로스, 바하모르그만 나눠먹었으니 성장 속도 역시 놀라웠다.

언데드들로 몬스터들을 추적하거나  함정을 걸어 다니라고 해서 잡다하게 소모되는 시간을 아예 없앨 수가  있었고, 전투에서도 약간이나마 부담은 줄어들었다.

조각사의 직업만 가지고 있을 때는 스탯 하나에도 연연해서 일부러 맞아가면서 싸웠다.

노가다 끝에 스탯이 늘어나면 기분까지 좋았다.

지금은 몬스터를 몽땅 쓸어버리고 있었다.

띠링!

[ 전투의 대업적!

라보스의 연속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던전을 장악했습니다.

지혜가 1 증가합니다. ]

무난한 사냥은 없다.

위드의 레벨 이나 스킬, 가지고 있는 전력에서 무리를 해서 더욱 빠르게 폭풍처럼 몰아붙이며 전투 업적을 달성했다.

"골렘 소환."

위드는 골렘도 불러들였지만 이것 만큼은 잘 늘지 않았다.

조각 파괴술의 유지 시간이 끝나면서 골렘 소환도 초급 1레벨로 다시 돌아갔다.

"크으응."

"적과 싸워라."

"크응."

"야. 똑바로 들은 거 맞지?"

진흙 골렘이 어기적거리고 걸어가서 라보스에게 한 대 맞았다.

[ 진흙 골렘이 파괴되었습니다. ]

"저런 쓸모없는 놈."

골렘은 원래대로 흙으로 변했다.

"버리긴 아까운 스킬인데. 꾸준히 소환을 해야겠군. 짐이라도 들고 있으라고 하면 되니까."

최소한의 휴식 시간!

단 이틀 만에 대형 던전인 라보스 홀의 마지막까지 도착했다.

두둥!

[ 라보스 여왕의 둥지에 도착했습니다.

끈끈한 어둠이 자욱하게 퍼져 있는 곳.

살아 있는 자들이 최후를 맞이하는 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

[ 명성이 20 증가하였습니다. ]

위드는 스켈레톤 240마리와 함께 여왕의 둥지로 돌진했다.

둥지의 벽과 천장에는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구조물에 의해 인간이나 엘프, 드워프들이 묶여서 매달려 있었다.

중앙에는 물이 끓는 커다란 가마솥이 있었는데 성인 남성이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라보스 여왕!

대형 악어를 닮은 라보스의 외모는 성별을 추측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어쨌든 여왕이 위드를 보며 외쳤다.

"침입자! 신성한 나의 공간을 침입하지 마라.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너의 동족인 인간을 끓여먹을 것이다."

위드는 라보스 여왕의 말을 곧바로 흘려들었다.

바가지를 듬뿍 씌울 때 유저들의 말도 무시했는데, 고작해야 몬스터의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 따윈 전혀 없었다!

"넣고 끓여. 푹 삶아버려."

"뭐라고?"

"세상에 인간이 얼마나 많은데. 어차피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는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지. 굶고, 병들고. 그들을 내가 전부 살릴 수 있는가?"

"같은 인간이라면 살리려는 노력이라도 해야지. 네가 조금만 물러나면 이 인간은 살 수 있다."

"아냐. 내가 의사도 아니고 정치인이 될 것도 아닌데 모두를 구할 생각은 없어."

"어떻게 그런... 너에게서는 고귀함이 느껴진다. 넌 인간 왕국의 국왕이 아닌가?"

위드의 명성은 어느새 던전 안에까지 퍼져 있었다.

"됐어. 죽여도 돼. 나한테 세금 낸적 없는 애들이야."

[ 명성이 35 감소하셨습니다. ]

[ 악명이 2 증가했습니다. ]

도덕적인 의무가 주어지는 기사라면 명성의 하락은 그 폭은 더욱 컸으리라.

정말 곤란한 퀘스트도 억지로 수행해야 한다거나, 작은 보상에도 불구하고 착한 일을 해야 했으니깐,

때때로 기적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정의 스탯 같은 경우는 기사들의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드는 족쇄였다.

위드는 검사라면 몰라도 기사 같은 직업은 체질에 안 맞았다.

'손해를 입으면서 좋은 일을 할 수 는 없어. 내가 이득을 보면 몰라도.'

합리적인 삶의 추구!

위드는 언데드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진!"

언데드 소환이 6레벨이 되면서 스켈레톤 병사들도 꽤나 단단해졌다.

단지 초급 2레벨의 언데드 무기 부여 스킬 때문에 스켈레톤 워리어는 커다란 뼈 몽둥이를 들고 있어서 모양이 안 나올 뿐.

위드의 언데드 소환 스킬이 워낙 빨리 성장한 탓에 비정상적인 형태였다.

스켈레톤 궁수들은 소환될 때부터 자신의 뼈로 활을 만들어서 사용하기에 모습이 조금 양호했다.

유령마를 탄 반 호크가 대검을 휘두르며 언데드의 능력을 상승시켰다.

"일제 공격한다."

언데드들이 라보스 여왕을 향해 무섭게 밀려들었다.

"결국 내 식사 시간을 방해하는구나!"

라보스 여왕은 들고 있던 인간을 집어 던지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 순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육체!

순식간에 근육이 솟아나면서 대여섯배로 커졌지만 온갖 모험을 다해본 위드에게는 별다른 감흥도 없었다.

엠비뉴 교단을 몰락시킬때 230미터 크기의 거대한 흑곰으로도 변신했다.

고작해야 14미터 정도의 조금 큰 몬스터를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는것.

"견고한 격류!"

라보스 여왕이 스킬을 사용하자, 방어막처럼 진흙의 흐름이 생성되었다.

가까이 다가가던 스켈레톤들은 진흙의 흐름에 의해 튕겨지고 일부는 소멸했다.

"먹지도 못할 놈들. 모두 짓이겨주마."

라보스 여왕이 긴 흑색 봉을 소환하여 몸을 한 바퀴 돌리며 언데드를 후려쳤다.

"쿠엑!"

조금 강해졌다지만 십여기의 스켈레톤들은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뼈마디가 박살 나며 쓰러지고 말았다.

"그대로 돌격해라!"

반 호크의 지휘 아래에 두려움을 모르는 언데드들은 진흙의 흐름에 몸을 던졌다.

진흙 더미에 의해 뼈마디가 채워지고 사방으로 튕겨나가면서도 돌진.

라보스 여왕의 흑색 봉이 휘둘러질 때마다 대여섯 마리 이상의 스켈레톤이 부서졌다.

"활을 쏴라!"

스켈레톤 궁수와 마법사들이 뒤쪽 진열에서 화살을 쏘고 마법 불꽃을 던졌다.

그마저도 빠른 진흙 흐름에 의해 대부분이 차단되었고 일부만이 적중되었다.

라보스 여왕의 단단한 방어력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역시 이대로는 무리군. 몸이 커지면서 신체 능력도 상승을 했을까?'

위드는 날카롭게 관찰했다.

언데드들은 마나 공급이 있으면 부서진 뼈마디를 다시 복원해서 일어날 수 있다지만 현재로서 큰 효과는 없을 것 같았다.

'역시 언데드들이 아직까진 쓸모가 별로 없어.'

아르펜 왕국에도 사냥터야 많이 있었지만, 새로운 던전과 경험치 두배의 이득을 포기하긴 힘들다.

게다가 언데드 소환 스킬을 빨리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위험한 전투가 필요했다.

토끼나 여우같은 시체를 좀비와 스켈레톤으로 소환한다고 해도 스킬 숙련도는 미미하게 늘어날 뿐이었으니까.

위험한 사냥터에서 우수한 품질의 시체를 사용하니 숙련도가 팍팍 늘어났다.

'언데드 소환이 중급만 되면 그때부턴 달라지지. 조각사의 경우에는 묵묵히 성장했지만 네크로맨서는 달라. 사냥이 한방이야.'

스킬 레벨이 중심이 되는 마법사 계열의 직업!

그동안 퀘스트를 하며 고생을 한 보람이 있었다.

남들에게는 무리한 사냥이라도 위드에게는 충분히 가능했고, 불가능하다고 부를 정도는 되어야 약간 힘든 수준이다.

실낱같은 가능성마저도 견적을 뽑아버리는 위드의 본능적인 감각!

라보스 여왕이 언데드를 백여마리 이상 처치하면서 돌아다녔을때, 위드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시체 폭발!"

꽈과광!

라보스 여왕 주변의 시체들이 일제히 터져나갔다.

"크억!"

라보스 여왕의 방어 스킬의 허점을 뚫고 들어간 공격!

위드는 이어서 마법을 사용했다.

"움트고 있는 생명력. 그 전부를 보여다오. 뷰 라으프 포스!"

[ 라보스 여왕 갈라트로

라보스 종족의 기원은 알 수 없다.

오래전 영광스러운 시기에는 어린 거인들을 잡아먹기도 했지만 힘을 잃어버린 후에는 먹기 편한 인간 사샹에 나섰다.

거인들로부터 도망친 인간들을 따라서 정착한 라보스들은 교활하고, 기초적인 마법도 사용할 줄 알았다.

현재 대부분은 잊어버린 후지만.

생명력 : 85% / 100%

마나 : 56% / 100% ]

'별로 피해를 못 줬네.'

위드도 짐작은 했지만 데미지가 제대로 안 들어갔다.

거인들보다도 라보스가 암흑 저항력은 더욱 강하다.

조각 파괴술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는 지혜가 작았고, 아직까진 시체 폭발의 스킬 레벨도 너무 낮았다.

'하지만 충분히 사냥이 가능한 수준이야.'

위드는 옆을 돌아봤다.

언제 봐도 든든한 바하모르그.

부서진 언데드들은 마나만 주입하면 다시 일으킬 수 있었고, 반 호크와 토리도 역시 전투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장비빨과 스킬빨을 내세운 위드의 직접 전투 능력 역시 만만치 않은 상태였다.

"엄습하는 공포, 피의 안개, 들끓는 큰 구더기!"

위드는 초급 2레벨의 저주 마법을 사용했다.

[ 엄습하는 공포 마법이 라보스 여왕의 힘을 3% 약화시켰습니다.

생명력과 체력을 매초마다 240씩 빼았습니다. ]

[ 피의 안개 마법이 시야를 현혹 시킵니다. ]

[ 들끓는 큰 구더기 마법이 라보스 여왕을 느리게 하고, 5초 이상 한 자리에 머무르면 중독시킵니다. ]

저주 마법의 작렬!

역시 스킬 레벨이 낮아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라보스 여왕을 중심으로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위드가 사자후를 터트렸다.

"전원 돌격!"

* * *

언데드들을 몽땅 투입!

부서진 시체는 마나를 주입하여 다시 복구시키거나 시체 폭발로 공격했다.

위드는 지친 라보스 여왕을 바하모르그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사냥했다.

-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라보스 홀을 장악하고 있던 여왕 갈라트로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 위대한 업적으로 인하여 명성이 530 올랐습니다.

- 카리스마가 3 상승하셨습니다.

- 힘이 1 상승하셨습니다.

- 지식이 1 상승하셨습니다.

라보스 홀에서는 여왕을 사냥한 것 까지 합쳐서 두개의 레벨이 올랐다.

"괜찮은 싸움이었군."

위드는 언데드를 전부 소모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레벨 600을 넘어가는 라보스 여왕은 잡기 쉬운 몬스터가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중요한 점은 바하모르그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매우 빠르게 던전 공략을 완료했다.

"사냥 속도가 확실히 올랐어. 사소한 부분에서도 언데드들을 마구 쓸수 있으니까 말이야."

부하를 부려먹는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전문가급.

얼마든지 적들에게 진격시켜도 되고 파괴당해도 상관없는 하급 언데드들을 용도에 맞게 써먹었다.

일반 라보스들이 간간히 다시 던전에 등장을 했다.

위드가 예전이었다면 경험치 두배의 효과를 노려서 라보스들을 사냥했으리라.

일주일 동안 던전에서 쭉 지냈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지금은 향상된 사냥 속도 덕분에 그럴 이유가 없게 됐다.

"새로운 곳으로 가자."

위드는 던전의 출구로 빠져나왔다.

다른 유저들이 마을 데릭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정보를 캐고 있는데, 줄줄이 구출한 여러 종족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은 눈에 띄었다.

"벌써?"

"하루 정도밖에는 안 됐는데 던전 공략 속도 완전 빠르네."

그럼에도 유저들은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위드라면 하늘은 별도 조각하는데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난이도 B급의 던전 탐험 퀘스트 완료를 보고하고, 다른 정보나 퀘스트를 찾았다.

"덩치가 엄청난 거인이 우릴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있네 놈은 조금 특별해. 아주 미식가지!"

미식가 거인 퇴치 의뢰!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주게! 사실 그건 원래 거인들의 것이었지만 어쨌든 다시 빼앗겨버렸지."

"다른 사람 알아보셔야 되겠군요."

거인 퇴치 퀘스트가 가장 흔한 것이었지만 위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언데드들로 거인을 해치우기에는 솔직히 무리.

'조각 생명체들을 총동원한다면 가능성은 있지. 근데 어렵게 한마리씩 잡아봐야 사냥 속도가 느려서 별이득은 없어.'

노들레와 힐데른 퀘스트를 할 때 양성한 사막 전사들이 있다면 거인들의 땅도 쓸어버렸을 것이다.

거인들을 몽땅 생포해서 혹사를 시켰을지도 모르는 일.

'지금으로서는 사냥에만 집중하자. 내 성장이 가장 우선이야. 레벨 높다고 으스대던 녀석들은 기본 예의가 없었지.'

위드는 가능한 자신의 레벨을 비밀로 감춰왔다.

헤르메스 길드는 물론이고 다른 유저들에게도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전투력이나 영향력이 어떻든 레벨이 낮은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

최근에 방송에 나와서 레벨 500을 넘겼다면서 대단한 대우를 받는 유저들을 볼 때마다 속이 쓰렸다.

'내가 더 높아져서 전부 무시해주겠어!'

* * *

솔라도 던전 격파!

미크틱 협곡의 홀프 떼 제압!

바케 마굴 대학살!

거인들의 땅에서 벌어지는 위드의 사냥은 그대로 방송국들에 의해 비싼 값에 팔렸다.

"네크로맨서로 전직해서 사냥을 해요?"

"예, 국장님. 신선한 뉴스이지 않습니까? 사냥 동영상을 다섯 개나 구입했습니다."

"위드에 대한 자료야 뭐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합니다만... 비슷비스싼 사냥 영상을 연속으로 보여주면 재미가 있을까요?"

방송국 임원들은 꽤나 회의적이었다.

"오늘도 사냥을 하고, 내일도 사냥을 합니다. 그냥 계속 던전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기만 하는데... 이걸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해놓고 계속 보겠어요?"

"위드잖습니까. 다른 방송국들이 선점하기 전에 구입해왔습니다."

"독점입니까?"

"독점은 아닙니다. 그러면 광고 판매 금액의 60%를 요구해서... 최대한 빨리 방송하는게 이익입니다."

"흠. 일단 추진해보죠. 편성할 수 있는 시간대를 알아봅시다."

CTS 미디어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었던 사이에, KMC 미디어에서는 영상을 사오자마자 생중계를 시작했다.

연출팀에서 급하게 10개가 넘는 조직이 달라붙었다.

각자 3분씩 잘라서 영상의 내용이나 카메라 각도, 음향을 체크한 후에 일단 붙여서 방송을 바로 올려버렸다.

위드의 열성팬인 강 부장의 과감한 시도였다.

"방송은 속도지!"

위드가 어디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KMC 미디어의 전 직원들은  시청률 상승이라는 보답과 함께 두둑한 상여금을 받았다.

"확률상으로 지금까지 다 성공했으니 100%야. 우리 머리로 이게 된다 안된다 하고 따질 필요 없이 시도 해보는 쪽이 낫잖아?"

"그야 그렇죠."

"위드를 다른 방송국에 먼저 뺏길수는 없지."

임원들도 내용에 대해서는 검토도 안 하고 긴급 편성을 허락했다.

방송국 직원들의 사기도 대단히 높았으니 채널을 통해서 자막으로 방송 예고가 나왔다.

[ 정규 방송을 취소하고 1시간 후 부터 전쟁의 신, 아르펜의 국왕 위드의 네크로맨서 사냥 영상이 중계 됩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의 많은 양해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시청자들의 반응이 바로 터졌다.

- 꺄! 위드 님의 사냥이다.

- 네크로, 네크로맨서!

- 저 로브에서 냄새 엄청날 듯!

- 불사의 군단과 관련해서 후덜덜한 위력을 보여주었던 위드 님이 네크로맨서가 되었군요.

- 리치였을 때의 포스도 대단하죠. 오크 카리취나 다양한 모습들이 유명하지만 순수한 강함만 높고 보면 리치가 최고였습니다.

- 강함? 그건 단연 불의 전사죠. 언데드들이 많다고 해서 극강의 위력을 보여주는 건 아닙니다. 집단으로 보면 강하기야 하겠지만요.

반가움과 감탄으로 시작된 게시판이 금방 직업에 따른 논쟁으로 불이 옮겨갔다.

위드가 지금까지 어떤 종족이나 직업이었을 때에 가장 강했느냐에 대한 관심이, 직업의 우열을 평가하고 있었다.

로열 로드에서 툭하면 나오는 것이 직업에 대한 이야기.

- 이것저것 따질 거 없이 네크로맨서의 붐이 일어날 듯!

- 한때 조각사도 하던 사람이 많았는데, 네크로맨서는 엄청나겠네요.

- 조각사 거품이 꺼졌듯이 네크로맨서도 마찬가지이리라 봅니다.

- 현재 최강 직업이 네크로맨서임. 1인군단으로 다 해먹어요.

- 고레벨 네크로맨서들만 그렇죠. 저렙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모르세요? 사냥도 힘들어요. 파티 사냥에도 안 끼워주고요.

- 인생 후반 보고 사는 거죠. 다른 직업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봅니다. 이것저것 다 겪어본 위드 님이 선택한 게 확실한 증거 아닐까요?

- 그래 봐야 암살자나 다른 전투 계열 직업에는 취약함. 가까이 접근해서 한 방이면 네크로맨서는 끝.

- 언데드들은 집 나가서 놀아요? 뼈 감옥에 갇힌 뒤에 저주에 시체 폭발로 박살 날 듯.

- 신성력을 기반으로 한 장비만 다 갖추고 있으면 네크로맨서 걱정 안 해도 되죠.

- 레벨 높아질수록 장비 하나하나 모으기 정말 어렵습니다. 흡마법 저항 장비들 갖추면 정작 일반 사냥하기 힘들어요. 부자들이라면 모르지만요.

- 최강의 흑기사. 바드레이가 베르사 대륙 최강임. 인정?

- 그 바드레이도 일대일로는 위드 한테 털림. 인정?

- 싸워봐야 암. 개인적으로는 바드레이에게 한표.

- 여기 헤르메스 길드 첩자가 둘이나 있다!

게시판의 글들이 폭주했고, 시청률도 따라서 덩달아 올라갔다.

그리고 결론!

- 무엇을 하든 상관없습니다. 용서합니다. 여신님의 별을 조각했기 때문입니다. 오 풀죽여신이여.

- 풀죽, 풀죽, 풀죽!

- 죽순죽 부대여. 여기 모여라.

- 풀죽의 감칠맛을 원하는 이들이여. 대게죽으로 오라!

- 풀죽...!

풀죽부대의 정복!

- 드디어 논쟁 끝났네요. 풀죽!

- 그리고 풀죽밖에 없었다. 풀죽.

- 직업이 뭐가 중요합니까. 풀죽!

KMC 미디어에서는 일단 위드의 사냥 영상을 방송으로 긴급 편성했다.

위드의 인기를 감안하여 시청률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사냥 영상에 큰 기대는 없었다.

지금이 로열 로드의 초창기도 아니고, 대륙에 변화를 일으키는 엄청난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아닌 사냥 영상이라고 한다.

몬스터를 때려잡는 단순 반복의 연속.

이름이 알려지고 구성이 좋은 파티나 던전 공격대, 탐섬을 위한 원정대도 아닌 1명의 사냥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시청률이 평균 이상으로 나올 테니 진행자들은 최고들로 뽑았다.

인터넷 개인 방송 출신으로 로열 로드를 중계하며 인기를 얻은 한상호와 이단아.

방송국의 대표 진행자인 신혜민과 오주완은 이미 맡은 프로그램이 많았다.

젊은 한상호와 이단아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도 높았으니 프로그램을 맡겼다.

"우 PD님, 구성이 단순하네요. 던전 사냥. 그리고 바로 끝이에요?"

"예. 그냥 영상을 중심으로 방송하면 될 겁니다."

"어렵진 않겠네. 위드 님 영상은 개인 방송하면서 거의 매일 틀었으니 맡겨만 주세요."

이단아는 20대 초반의 여자면서도 로열 로드에서 원거리 지원을 해주는 마법사나 사제가 아니라 기사의 직업을 갖고 있었다.

"상호 씨, 네크로맨서에 대해 잘 아세요?"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밖에는 모릅니다. 예전에 위드의 영상을 중계하면서 알아본 정도요. 헤르메스 길드의 그로비듄도 있긴 한데 네크로맨서가 그렇게 큰 비중은 아니었어요."

"저도 그 정도밖에는 모르는데."

"단아 씨는 레벨이 높잖아요?"

"그게 레벨이 400을 넘으면 대부분 네크로맨서를 좋아하진 않고 같이 다니는 경우가 드물어요."

"흠. 그럼 빨리 네크로맨서 공부를 해봐야겠네요."

로열 로드와 관련된 사이트에서 네크로맨서에 대해 짧게나마 공부하면서 방송 준비를 했다.

그리고 시작된 [ 위드의 사냥기 ] 는 상상을 초월한 파급을 일으켰다.

* * *

위드가 바케 마굴에 들어서는 장면에서부터 영상은 시작됐다.

한상호가 먼저 멘트를 시작했다.

"바케 마굴. 거인 성채에서 북쪽 영토에 있는 곳입니다. 산악 지대로 위치는 알려졌지만 지형이 험하고 몬스터들이 위험해서 사냥에 나선 유저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방송으로 시청자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는 게 최초인가요?"

"던전에 들어간 것도 처음일 것 같습니다. 바케 마굴까지 가지 않고도 마을 데릭과 가까운 곳에 사냥한 던전이 많으니까요."

진행자들은 멘트를 하면서도 위드의 영상에 집중했다.

방송까지 준비 시간이 너무 짧아서 네크로맨서에 대한 사항을 공부하기도 빠듯했다.

저주와 언데드 소환, 골렘, 몇 가지 공격과 방어 마법들.

네크로맨서는 단순한 편이었지만 진행자가 잘못된 지식을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또한 대본 자체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즉석에서 이야기도 만들어내야 한다.

축구를 중계하는 것처럼 현장에 적응을 해야 했으니 순발력과 재치가 필요했지만 인터넷 방송 출신 진행자가 둘이라 그 부분에서는 강점이 있었다.

'도대체 어떤 사냥을 하려고...'

'네크로맨서는 재미없을 텐데. 언데드들을 싸우게 하고 뒤에서 구경만 하잖아.'

진행자들도 우려를 담아서 시작된 방송!

"바케 마굴은 확실하진 않지만 데릭 마을의 북부 유저들이 모은 정보로 보니 레벨 500대 후반의 몬스터들이 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준이 굉장히 높네요."

"자료를 보니 핏체라는 몬스터들이 주로 출현한다고 되어 있네요."

"제가 알고 있는 몬스터예요. 순간적으로 얇은 날개를 펼쳐서 높고 멀리 도약할 수 있고, 잠시 비행도 가능한 몬스터. 맹독을 가졌고  엄청난 체력과 공격력이... 게다가 무리를 지어서 집단 사냥을 하는 특성도 있어요. 특히 지능이 있어서 동료들을 이용할 줄 알고요."

"단아 씨, 정말 제대로 알고 있네요?"

"네. 불과 한달 전에 저희 파티가 산속에서 그 녀석을 만나서 전멸했거든요."

이단아는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고작 세마리의 핏체를 만나서 자신을 포함해 레벨 400대 중반의 파티원 10명이 한명도 생존에 성공하지 못하고 다 죽었다.

어느 정도 싸우다가 패배했다면 힘이 부족했다고 납득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느닷없이 숲 속에서 핏체가 튀어나오더니 일방적으로 공격을 가해 한명씩 사냥당했다.

"끅끅끅."

이단아의 앞에서 핏체 한마리는 날개를 비비고 상체를 흔들며 웃기까지 했다.

유저들을 마구 비웃으면서 사냥하는 흉포한 몬스터!

'으드득. 꼭 복수해주고 싶었는데. 근데 우리 파티도 전멸을 당했는데 위드가 혼자서 사냥을 한다고? 게다가 여긴 몬스터들이 엄청나게 나오는 마굴이잖아.'

필드에서는 어쩌다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마굴에는 몬스터들이 바글바글했다.

한적한 시골 동네와 개미굴 정도의 차이라고 할까.

위드는 아예 핏체가 주로 서식하는 마굴로 기어들어간 것이다.

이단아의 목소리가 커졌다.

"핏체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몬스터예요! 절대 위험하거든요. 아무도 마굴에 들어가지 않았던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죠."

"그렇지만 위드 님이니..."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 리가 없어요! 여긴 죽기 딱 좋은 마굴이에요."

"그, 그럴까요."

한상호가 이마에 땀이 맺혔다.

이단아가 과하게 감정 이입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위드라면 사냥이 가능할지도. 근데 진짜 마굴 공략에 성공했을까? 성공했으니 영상을 주었겠지?'

솔직히 사냥의 결과도 모르고 급하게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기는 했다.

방송을 시작하면서는 당연히 사냥에 성공했으리라고 염두에 두고 있었으니 따로 조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핏체가 대거 출현하는 마굴이라고 하니 이단아의 반응이 아니더라도 사냥 성공에 대한 의구심이 부쩍 치솟았다.

'실패했다고 해도 위드가 죽은 건 아니겠지. 그냥 적당히 핏체 몇 마리를 사냥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긴 것일까?'

방송 자료에 있는 영상의 길이가 한상호의 눈에 슬쩍 띄었다.

'4시간 48분? 짧네. 그렇다면 공략을 한 건 아니고 그냥 몇 마리 잡고 나왔나 보군.'

아무렇지도 않게 영상의 길이가 있는 부분을 형광펜으로 슥 표시했다.

"핏체는 굉장히 위험한 몬스터로, 사냥을 권하고 싶지 않아요. 레벨 500대 몬스터 중에서 최고 난이도에 속하죠. 실력이 뛰어난 랭커들이라면 사냥을 할 수는 있겠지만 잠깐의 방심만 있더라도 파티원 전원이 몰살을 당하는..."

이단아도 열심히 말을 하다가 한상호가 가리킨 영상의 길이를 보고는 맥이 풀렸다.

'제대로 사냥한 거 아니야?'

이단아가 허탈해서 말문이 막혀할때에 한상호가 주도권을 받아 진행했다.

"네 위드가 드디어 사냥을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영상의 위드는 진흙 골렘을 일으키고, 반 호크와 토리도를 소환했다.

진행자들에게도 익숙한 몬스터들.

로열 로드를 하는 누구나 잘 알고있는 위드의 두 소환물이었다.

"진흙 골렘. 아직 골렘 소환 스킬이 낮은 것 같습니다."

"골렘이 쓸모가 있으려면 낮은 레벨의 사냥터에나 가능해요. 하지만 높은 사냥터라고 해도 네크로맨서가 성장하는 만큼 따라서 강해지죠."

진행자들은 가능한 많은 말을 하지 않은 채 영상에 집중했다.

방송 초기, 위드의 사소한 행동까지도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사냥을 하려고...'

진행자들 역시 궁금한 건 마찬가지였다.

바르칸의 풀세트를 착용한 위드는 마굴에 조각 생명체로는 누렁이와 바하모르그만 데리고 간 상태였다.

"다녀와."

"음머어!"

누렁이가 느릿하게 마굴의 안쪽으로 사라지더니 금방 다시 되돌아왔다.

뒤에는 누렁이의 탐스런 육질을 노리는 핏체 두 마리를 달고서!

조각 생명체, 아르펜 왕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누렁이를 사냥을 위한 미끼 용도로 활용하는 중이었다.

"끅꺄!"

핏체들은 침을 질질 흘리며 날아오다가 위드와 바하모르그, 토리도, 반 호크를 봤다.

날개를 활짝 펼치면서 제자리에 멈춘 후에 날카로운 팔목을 교차하며 전투 준비를 하는 핏체들.

그들은 잠시 눈빛을 교환하더니 영악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끅끅끅!"

위드와 바하모르그, 그리고 나머지 둘까지도 충분히 사냥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섰다.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마법을 사용할 만큼 똑똑한 몬스터는 아니지만 사냥과 관련해서는 대단히 영악했다.

"바하모르그. 너부터 가라."

"알겠다. 후우와아아!"

바하모르그가 전장의 울부짖음을 터트려서 아군의 생명력과 사기를 높였다.

로아의 명검!

위드가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은 바르칸의 풀세트였지만 검만큼은 아니었다.

신성한 불과 용암의 강.

어마어마한 스킬들을 펑펑 터트리면서 핏체를 공격했다.

위드의 잘 쌓인 스탯을 기반으로 한 기본 공격력은 처음부터 검사의 것이 아니었기에 네크로맨서가 되었다고 떨어질 것도 없다.

바르칸의 장비 때문에 물리 방어력이 좀 낮긴 했지만 바하모르그가 대부분의 몬스터들의 관심을 강제로 돌린 덕에 안심하고 공격에 집중했다.

"헤라임 검술!"

신성한 불을 적용한 헤라임 검술로 화려하게 핏체를 베었다.

"칠흑 돌진!"

허점을 틈탄 유령마를 탄 반 호크의 돌격!

토리도는 환상을 일으키고, 박쥐로 변해서 피의 저주를 뿌러댔다.

"잘 싸우네요. 과연 위드입니다. 어떤 군더더기도 보이지 않고, 핏체의 움직임이나 형태, 공격 패턴을 감안한 근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부하들의 활약도 놀랍네요."

"네. 정말 잘 싸우는 것 같아요."

"레벨과 스킬이 전투의 전부가 아니죠. 몬스터의 공격 반경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기만 해도 실제 전투력에서는 차이가 나는 만큼 뛰어난 모습입니다."

"저도 동감해요. 핏체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네요."

핏체 두마리에게 공간을 내주지않는다.

고작 몇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만을 놔두고 바하모르그와 위드가 달라붙어서 엄청난 스킬들을 터트렸다.

뒤나 옆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면 이미 그곳에는 용암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반 호크도 돌진을 해오고, 토리도가 돌풍을 일으킨다.

기회를 노린 누렁이도 가끔 한번씩 머리로 들이받아 버리는 모습이었다.

핏체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속도를 제압한 전투!

"당황이란 게 없고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전장과 퀘스트를 경험한 위드이기 때문이겠죠."

"근데 네크로맨서라고 하는데 전투는..."

"완전히 검사처럼 싸우네요. 마법사 로브를 입고 검을 휘두르다니요. 상식을 초월하는 모습입니다. 앗. 네크로맨서 스킬을 쓰긴 했습니다."

"독기 흡수. 핏체의 독을 그대로 흡수해서 마나로 받아들였습니다."

위드나 바하모르그나 저항력이 높은 편이고, 장비가 좋아서 맹독에는 영향을 덜 받았다.

"아르펜의 영광을 위해!"

바하모르그는 무섭게 돌진하고 양손에 잡고 있던 철퇴와 도끼를 휘둘렀다.

전형적인 철혈의 워리어로 방어력은 무시무시했다.

핏체 대여섯 마리의 집중 공격도 꽤나 오래 버틸 수 있을 정도라 수비는 충분했다.

공격력은 조금 부족하다지만 가까이 달라붙어서 연달아 때리는 무기는 핏체에게 꾸준히 피해를 주었다.

위드의 장비와 스킬, 막강한 화력까지 더해지게 되니 핏체 두마리는 의외로 금방 목숨을 잃었다.

한상호가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역시 조각 생명체인가요? 부하들의 도움이 있긴 했습니다만 상당히 짧은 시간에 안정적으로 사냥을 했네요."

"그, 그게... 그래도 저렇게 쉽게 죽을 몬스터들이 아닌데. 그때 우리를 사냥했던 핏체들은요."

이단아는 잠시 공황에 빠졌다.

위드와 그 부하들이 달라붙어서 두들겨 패고 쉽게 잡아버린 핏체들!

한상호가 위드나 토리도, 반 호크의 상태를 살피고는 말했다.

"별로 다친 곳도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공격을 막거나 애초부터 기회를 안 주었네요."

"아. 저럴 리가 없는데..."

이단아는 상식이 파괴되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마주쳤던 핏체 세마리는 각자가 보스급 이상으로 실력자 유저 열명은 모여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때보다 한마리가 적다지만 이렇게 쉽게 때려잡아?'

그 이후 위드는 언데드 소환으로 핏체의 시체를 데스 나이트로 만들었다.

언데드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데스 나이트!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본격적으로 지성과 생명력도 크게 강화되는 등급이었다.

"영겁의 지배력을 가진 불사의 지휘관을 뵙습니다."

화면에서는 데스 나이트들이 정중하게 무릎을 꿇었다.

위드의 언데드 소환 스필이 어느새 초급 8레벨에 올랐다.

장비와 스탯, 몬스터의 수준까지 네크로맨서 스킬을 올리기에는 최적이다.

사냥터에서 먹고 자면서 시간 조각술과 꾸준히 언데드 소환만 한 결과였다.

"반 호크. 네가 이끌어라."

"알겠다, 주인. 이 정도면 조금은 쓸 만하다."

화면에 나오는 위드는 언데드들의 인사를 받으며 사냥을 계속해나갔다.

데스 나이트를 소환했다고 해서 큰 감흥도 일어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네크로맨서를 한 이상 본 드래곤 정도는 수십마리 부려먹고, 둠 나이트 군단 정도는 일으켜야 한다는 엄청난 야망!

두마리의 핏체를 잡을 때의 시간이 2분 정도.

데스 나이트들이 힙류하고 나니 다음에는 세마리의 핏체를 사냥하는데도 비슷한 시간이 흘렀다.

데스 나이트들은 스켈레톤과는 달리 암흑 투기를 이용한 근접전 스킬들을 썼고, 쉽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반 호크의 지휘 아래 핏체들을 맹렬하게 공략했다.

"무조건 돌격해라. 너희들의 주인은 나다. 죽음조차도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얻지 못할 것이다!"

악덕 네크로맨서!

"언데드에게는 인권이 없다. 해골이 빠질 때까지 달려라!"

위드는 반 호크와 데스 나이트들을 오로지 공격만을 시켰다.

핏체는 500대 중후반의 레벨.

안전한 사냥터를 전전했던 평범한 유저들에게는 까다로운 몬스터겠지만 수많은 전장을 겪은 위드에게는 아니다.

이단아는 몬스터를 보고 위드와 자신을 동일하게 생각했지만 애초부터 군만두와 탕수육을 훨씬 뛰어넘는 격차가 있었다.

"딱 때려잡기 좋은 녀석들이군. 손맛도 있어!"

예전에 로드릭 미궁을 탐험할때 500대의 몬스터들을 이미 사냥했다.

핏체 두마리 정도는 바르칸의 풀세트가 아닌 여신의 기사 갑옷을 입었다면 위드 혼자서도 사냥이 가능할 정도에 불과했다.

"암흑 투기!"

"죽음의 검!"

데스 나이트들은 몬스터들에게 맞아 파괴와 복원을 거듭하며 만만치 않은 피해를 주었고, 그 덕에 사냥이 빨라졌다.

"일어나라. 눈 감지 못한, 잠들지 않은 원혼들이여. 여기 살아 있는, 그리고 너희를 죽인 자들에게 복수하라! 데드 라이즈."

위드는 데스 나이트 덕분에 미끼가 필요 없었으니 누렁이를 타고 사냥에 나섰다.

신중하게 병력과 진형을 고려하며 싸우는 네크로맨서와는 달랐다.

위드와 바하모르그가 선두에서 싸우고 갈수록 증가하는 언데드들은 후방이나 측면에서 지원한다.

어쩌다 데스 나이트들이 부서지더라도 금방 복구가 이루어진다.

전투의 위험을 위드와 바하모르그가 감당하고 있었으니 언데드들의 공격력도 십분 발휘가 됐다.

5마리, 10마리, 25마리, 45마리.

처음이 힘들었을 뿐, 그 이후부터는 사냥에 걸리는 시간이 오히려 짧아지는 느낌이 있었다.

영상을 보며 진행을 해야 하는 한상호와 이단아의 말문이 막혔다.

"허어... 여기서 저렇게?"

"아악. 말도 안 돼. 이건 꿈일 거야."

진행자가 아닌 위드의 사냥 영상을 보는 두 사람의 관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위, 위드으!!!!

- 저게 위드입니다. 모험과 전쟁에서도 특별하지만 사냥에서는 비교가 불가능한 존재죠.

- 왜 진작 네크로맨서를 안 했죠? 이렇게 강하고 삐른 사냥은 처음 봐요.

- 이제 고대 역사에 남아 있는 마법의 대륙 유저 출신입니다. 끝났네요. 헤르메스 길드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도 꽤 오래 버텨주긴 했어요.

- 위드가 첫 직업으로 조각사가 아니라 네크로맨서였다면요? 우린 전부 스켈레톤과 살고 있겠죠. 아니면 스켈레톤이 되어 있거나.

- 무서워서 풀죽이라고 안 외칠수가 있나.

- 풀죽신교의 전쟁신 위드!

연출자인 PD와 작가들은 실시간으로 게시판을 확인해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진행자들이 얼이 빠진 모습을 탓하는 댓글은 거의 없고, 사냥 속도에 대한 놀람이나 찬양만이 가득했다.

위드는 데스 나이트를 50기까지 늘린 후에는 스켈레톤 메이지와 스켈레톤 궁수들을 소환하여 원거리 공격을 하도록 했다.

독기를 내던지는 스킬들이 스켈레톤 메이지의 주특기였지만 즉시 발동되는 화염 마법들은 원거리 데미지가 착실하게 누적되었다.

"이 멍청한 놈들. 빨리빨리 움직여라. 뼈마디에 기름칠 좀 해!"

스켈레톤은 한 마리도 옆길로 새지않고 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하고 전투를 치렀다.

위드는 최강의 장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진행했던 퀘스트에서 호칭을 얻었다.

불멸의 전사, 영광의 언데드 지휘관.

스스로의 강함에 의해 언데드들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지배했다.

넓은 전장의 완벽한 장악!

잔소리와 독재를 바탕으로 한 지휘능력!

사냥과 이동을 반복하며 언데드들은 뼈마디가 두꺼워지고 조잡하나마 장비도 향상됐다.

위드가 시체들을 활용하여 초급 4레벨의 언데드 무기 부여와 방어구 생성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겔겔겔겔!"

"죽음의 길로 이끌어라!"

언데드들은 미친 듯이 질주했다.

나약한 언데드들을 조합으로  전력을 극대화시켰고, 무자비한 공격성을 발휘하도록 했다.

광란의 전투!

- 저 네크로맨서입니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저게 가능한가요?

- 어이가 없네. 언데드들이 미쳤어요. 몬스터를 때려잡다가 부서지고, 또 때려잡고.

- 마굴에 청소기 틀었나요?

- 핏체가 나타났다. 죽었다. 언데드가 늘어났다.

- 무섭다. 이런 게 진짜 로열 로드 랭커구나... 나도 레벨 300은 넘는데. 나 같은 일반인과 차원이 다르네.

- 윗분. 절대 그렇지 않아요. 다른 네크로맨서들에 비해서 세배 이상은 빠른 듯.

- 로열 로드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서 그로비듄이 사냥하는 거 보세요. 느려요. 맨날 챙길 것도 많아요. 언데드들이 머릿수가 많다고 해도 싸울 때마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 네크로맨서들이 싸울 때 보면 맨날 도망치는 키 작은 스켈레톤 꼭 있죠!

위드가 이끄는 언데드들은 군단이라고 부를 정도로 세력이 커졌다.

물량전을 바탕으로 한 대진격!

바케 마굴이 빠른 속도로 정복되었다.

대형 마굴은 아니더라도 걸린 시간이 고작해야 4시간 48분.

언데드들이 늘어난 이후부터는 반복되는 사냥을 짧게 압축하느라 전체 방송 시간이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이어서 솔라도 던전!

언데드들이 우르르 몰려가더니 사냥이 대규모로 일어났다.

반 호크가 이끄는 데스 나이트로 구성된 기사단이 선두에서 돌진했고, 스켈레톤 언데드 군단이 뒤를 받쳤다.

위드와 바하모르그는 난전을 일으키면서 중심에서 싸웠다.

네크로맨서로 전직은 했지만 후방에서 마나 회복을 기다리지 않고 로아의 명검으로 몬스터들을 후려갈긴다.

질풍노도!

엄청난 속도감과 몰입감.

멋진 풍경이 나오더라도 그걸 차분히 감상하거나 설명할 겨를도 없다.

"진군. 달려라. 뼈다귀들아!"

데스 나이트와 스컬레톤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자기 몸이 부서지면서 까지 몬스터들을 제압한다.

보는 이들은 영상을 따라가면서도 전투를 구경하기에 바빴고, 때때로 말문마저 막혔다.

"허어..."

"꿈이에요. 이건 꿈 같아요."

진행자들은 자신이 뭘 떠들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였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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