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전쟁의 신
-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의 원한이 잠들어 있는 땅에서… 감히!
모험가 체이스가 데려온 팔단 왕국의 유령 5만이 크레볼타가 이끄는 7군단을 공격했다.
“차분하게 대응해라. 사제들의 전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귀찮긴 해도 공격력이 강하진 않을 것이다. 저주에만 신경 써라.”
크레볼타는 대규모 던전 공략을 통해 지휘력이 정평이 나 있었다.
로열 로드에서 10위권 내에 드는 실력자일 뿐 아니라, 친화력이 있어서 그를 따르는 길드원들도 많았다.
팔단 왕국의 유령이 중심이 되고, 북부 유저들이 끝없이 모여들었으니 만만치 않은 전투가 벌어졌다.
유령 군단과 그를 따르는 북부의 유저들.
그리고…
“이거 저주 받은 물품입니다. 착용해주실래요, 머리 긴 유령님?”
“저주받은 마검도 있어요. 이름만큼 대단한 건 아니지만요.”
“전 불행의 목걸이 가지고 있는데. 도움이 될까요?”
유저들은 유령들에게 선뜻 저주받은 물품들을 내놨다.
살아 있는 이들이 착용하면 생명력을 빼앗기고 불행해지지만, 유령에게는 적합한 아이템들.
군단장 그로스가 이끄는 6군단은 꽃과 잡초들, 나무들의 공격을 받았다.
빠르게 움직이며 땅속을 기어 다니기까지 하는 전투 식물들.
아르펜의 진영에 함께 하기로 한 엘프들이 같이 공격했다.
“제자리에 멈춰 있지 마세요. 쏘고 움직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요. 조인족들이 우릴 태워준다고 했어요!”
탁월한 궁술을 가진 엘프들은 전쟁에서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다.
제국군의 입장에서 레벨 100이나 200의 유저라면 칼질 한 번이면 제거할 수 있지만 엘프들은 먼 곳에서 화살을 쏘며 빠르게 달리기 때문에 계속된 피해를 입혔다.
제국 궁병들은 대응했지만 곧 북부 유저들이 엘프들이 다치는 것을 막아주었다.
게다가 농부 미레타스는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땅을 일구고 사랑해왔다. 단 한 번 밖에 쓸 수 없던 스킬이지만, 오늘을 위해 존재했던 것 같구나.”
미레타스는 스스로를 희생하여 ‘땅의 분노.’스킬을 활성화시켰다.
그는 하나의 씨앗으로 변해 땅으로 가라앉았다.
목숨을 바치는 희생으로, 농부가 오직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스킬.
말 그대로 땅이 분노한다.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출렁거리더니 제국군 병사들과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을 집어삼켰다.
모래와 돌로 된 땅의 병사들이 일어나서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아, 악마인가?”
제국군 기사가 모래 병사에게 힘껏 창을 찔렀지만 그대로 관통할 뿐이었다.
옷도, 갑옷도 입지 않은 투박한 모래들이 병사들의 형체를 이루고 진군해왔다.
그들이 달려올 때마다 마치 안개처럼 모래가 모이고 흩어지면서 많은 병력으로 늘어났다.
“완전히 날려버려라!”
“파이어 버스터!”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강력한 스킬을 써서 모래 병사들을 공격했지만, 그것조차도 섣부른 공격이었다.
화아아아앗!
불이 붙은 모래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수없이 많은 벌레들로 변했다.
불의 벌레들이 제국군 병사들을 먹어치우는데, 그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미이라처럼 만들었다.
“어? 우리도 흑마법을 쓰는 거야?”
“적이라지만 저건 조금 심하다.”
잔인하기 짝이 없는 광경에 미레타스의 희생을 모르는 북부 유저들조차도 눈을 돌렸다.
그런데 영양분을 얻은 모래들에서 풀이 자라고, 꽃이 피었다.
어떤 것들은 멋진 나무로 성장하기도 했는데, 순식간에 성장하여 넓은 가지와 열매들이 맺히게 되었다.
농부 미레타스가 땅의 분노를 일으켰지만, 멸망과 죽음은 곧 새로운 탄생을 이끌어냈다.
뒤늦게 미레타스가 죽으면서 일으킨 스킬이라는 이야기도 금세 퍼졌다.
“우와아아아. 대박이다.”
“이게 다 스킬이라고? 끝내주는 위력이잖아!”
“농부가 최강이네. 이건…”
6군단의 입장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공격을 당하면서 병력의 절반가량을 잃었다.
엘프들은 숲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공격력과 은신처를 얻으면서 지속적으로 제국군을 괴롭혔다.
* * *
- 싸우고 싶은 사람, 모두 나를 따르라!
검삼치.
그는 불타는 유성에 얻어맞은 분노로 고함을 내질렀다.
불타는 유성 소환에서 살아남은 유저들이나, 평원 중앙에 밀집해 있던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분노에 찬 유저들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전투에 참여하기로 했다.
“아놔.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데.”
“모르지만 일단 가보자.”
“야, 분위기가 한가롭게 나쁜 짓이나 할 때가 아냐.”
“미치겠네. 정말.”
할마, 마르고, 레위스, 그랜.
뒤치기의 4인조도 어쩔 수 없이 제국군을 상대로 진군했다.
악당은 강해야 한다!
그런 신념을 갖고 있었지만 15군단의 세력에 말문이 탁 막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제국군은 마법으로 하늘에 빛을 환하게 밝혔다.
검과 방패를 들고 걸음걸이까지 질서정연하게 전진해오는 병사들의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계란에 바위치기 아냐?”
“바위로 계란을 친다고?”
“아니. 뭐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저기서 싸우면 우린 확실히 죽어.”
“눈치를 봐서 도망치자.”
뒤치기의 4인조는 도주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전투다아아아아아아! 모두 돌겨어어어어억!”
검삼치는 지휘 같은 건 전혀 하지 않았다.
선두에서 고함을 지르며 달려가서 싸우고, 또 싸운다.
그가 나서자 북부 유저들도 무작정 달려가면서 전투가 벌어졌다.
마법과 화살이 유저들을 한 차례 쓸어버리면 금세 빈자리를 뒷사람들이 메웠다.
“빨리 앞으로 가주세요.”
“저기 우린 그냥 구경을…”
“풀죽, 풀죽, 풀죽, 풀죽.”
헤르메스 길드만 풀죽 신교를 무서워하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막상 뒤에서 달려오는 풀죽신교를 보니 뒤치기의 4인조도 무서웠다.
“어어. 이대로 멈춰 있지 못하겠는데?”
“일단 가보기는 하자고.”
“싸우려고?”
“안 갈 수도 없잖아.”
뒤에서 밀려오는 유저들에 의해 뒤치기의 4인조는 제국군에게 달려갔다.
“이거나 먹어라. 단검 던지기!”
“내 무기는 쇠사슬이다!”
뒤치기의 4인조가 공격하면 주변 유저들도 호응해서 제국군 병사들을 잡았다.
“와. 이 분들 강하시네.”
“잘하시네요.”
병사들로 이루어진 몇 겹의 방어벽을 뚫으며 그들도 유저들에게 칭찬을 받으니 신이 났다.
“완전 잘 싸우고 있네. 방송에 나오겠지?”
“우리 이러다가 영웅 되는 거 아냐?”
“아르펜의 영웅? 그것도 좋은 일인데.”
뒤치기 4인조의 기분이 들뜨긴 했지만, 그들이 있던 곳에 수십 줄기의 벼락이 떨어졌다.
헤르메스 길드의 마법사가 마구잡이로 날린 마법이 작렬한 것이다.
벼락이 떨어진 곳에는 그들이 최후의 유품으로 남긴 잡템들만 떨어져 있었다.
* * *
“페일님. 우리들도 함께 싸우게 해주세요!”
“수르카님. 평소에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위드의 동료들은 워낙에 유명했기에 다수의 유저들이 함께 싸우기를 바랐다.
페일은 난처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부대 지휘에는 자신이 없는데요.”
“그냥 싸우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린 구심점이 필요합니다.”
레벨이 300이나 400을 넘는 유저들이 모여서 대장을 맡아주길 청했다.
페일이라는 이름도 널리 알려졌지만, 위드의 전투 노예라는 수식어가 더 유명한 인물!
“아. 이래서 위드님이 나한테는 굳이 부대장 자리를 맡으라는 말도 안 했던 건가?”
“예?”
“혼잣말입니다. 알겠습니다. 같이 싸우죠!”
페일이 그를 따르는 대규모 병력과 같이 전투를 하러 갔다.
수르카나 로뮤나, 제피도 상당히 많은 병력들을 맡아야 했다.
이리엔은 사제단을 따라서 전투가 힘든 지역을 순회하기로 했고, 화령과 벨로트는 따로 할 일을 찾았다.
“평원 밖으로 나가자.”
“왜요?”
“우리가 조금이라도 아는 유저들이 많이 있잖아.”
하벤 제국에 의해 중앙 대륙의 영주로 임명되었던 화령이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도 그리 신경 쓰진 않았고 북부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하기는 했다.
화령은 매일 파티를 열면서 영주 생활을 했고, 그러면서 인사를 나눈 유저들이 많았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중앙 대륙 유저들에게 도와달라고 하자.”
“목숨을 걸어야하는데 쉽게 승낙하겠어요?”
“명분이 없어서 굳이 안 싸우고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걸. 게다가 남자들이잖아.”
“예?”
“남자한테는 거절 당해본 적이 없는데?”
화령은 개인적으로 부탁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부탁한 일이 거절당하는 경험은 더더욱 없었다.
* * *
“진형이 무너진 병력은 군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서 체계적으로 싸워야 됩니다.”
“가르나프 평원의 서쪽은 구경꾼들도 많이 섞여서 아르펜 왕국 측이 취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무너지는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습니다.”
“12군단을 보십시오. 헤르메스 길드에서 전투 마차를 이용한 대규모 전격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제히 달려갑니다!”
KMC미디어와 CTS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방송국들은 전 직원들이 철야를 각오하고 있었다.
여러 편성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긴 했지만, 막상 베르사 대륙의 운명이 걸린 결전이 벌어지니 그 전투는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6군단이 밀리고 있습니다. 엘프 군대가 대활약을 하는 광경을 보십시오!”
“드라카 군단장이 이끄는 13군단. 산적들을 맞이하여 혁혁한 전공을 세우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북부 유저들이 사방에서 접근하는 공중 화면을 보면 앞으로는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불타는 유성 소환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헤르메스 길드의 마법병단. 마법사 캐들러가 등장했습니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 중의 한 곳은 12군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베론이 죽고 나서 유저들은 표현 그대로 몸을 던지며 싸우고 있습니다.”
방송 진행자들은 모니터를 보며 정신없이 상황에 몰입했다.
드넓은 가르나프 평원의 전역이 고작 3, 4시간 만에 전면전이 펼쳐지는 전쟁터로 변했다.
그것도 죽고, 죽이는 속도가 너무나도 빠른 전장이었다.
“하벤 제국군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화염 마법이 북부 유저들의 진군을 막아냈습니다.”
“하늘을 보십시오. 너풀거리며 떨어지는 건 눈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불리한 전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인족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습니다.”
“14군단입니다. 하벤 제국군이 승리할 것 같다는 전망은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부 유저들. 저런 실력자들이 어디서 이렇게 많이 나왔을까요? 강합니다. 매우 강한 전사들입니다!”
현장 중계를 위해 파견을 나간 유저들의 말이 수시로 바뀌었다.
카메라와 연출팀에서도 수집된 영상을 분석하고 편집하는 데 한계 이상의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불타는 유성 소환으로 초반의 승기는 하벤 제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봤지만, 북부 유저들이 예상보다도 훨씬 잘 싸웁니다.”
“20개의 군단. 제국군의 공격에 의해 지금까지 죽은 유저들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천문학적인 숫자가 사라졌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국군의 전투와 진행 경로를 보면 여러 군단들이 굉장히 복잡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데… 인해전술로 맞서고 있습니다.”
“중앙 대륙 출신으로 보이는 유저들도 많이 보이는데요. 그들도 전염이 된 것일까요? 밀려오는 유저들 사이에 많이 섞여 있습니다.”
방송국마다 가르나프 평원의 전투 중계 화면을 빠르게 바꾸었다.
모든 전투가 중요했기에 한 곳에 오랫동안 화면을 집중시킬 수가 없다.
로열 로드에서 최정상의 랭커나 유명인들이 한순간에 죽어나가고, 대단한 전력의 기사단이 새로 모습을 드러낸다.
방송에 보여줄 장면들이 너무 많다보니 고민할 겨를조차 없었다.
과거라면 일주일, 이주일은 우려먹었을 격렬한 전투들이 도처에서 벌어졌다.
강력한 마법이 발동되더라도 따로 소개하거나, 기사단의 돌파 같은 장면 같은 것도 부각시켜서 보여줄 여력이 없을 정도였다.
“위드! 위드가 4군단과 마주쳤다.”
“학살자 칼쿠스와의 전투? 그건 무조건 최우선 순위에 올리도록.”
복잡한 상황에서도 시청률의 보증수표인 위드에 대한 관심도는 높았다.
아르펜 진영의 핵심인 위드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전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방송국들은 한편으론 뛰어난 실력자들로 구성된 분석팀을 가동하고 있었다.
선거철에도 어느 한쪽의 유불리를 따지고, 투표 현황을 생중계한다.
위드와 바드레이.
아르펜 왕국과 하벤 제국.
실시간으로 전투를 분석하여 최종 승자는 어디가 될지를 예상하는데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지금 몇 명이 싸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두워서 다행이죠. 밝은 상태에서 가르나프 평원을 보면 전부 죽고 죽이고 있을 겁니다.”
“드넓은 베르사 대륙에 있는 유저들 중의 9할 이상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규모면에선 오늘의 전투를 능가하진 못할 겁니다.”
분석원들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수만 명은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나간다.
스튜디오에 있던 KMC미디어의 강 부장이 부하 직원에게 물었다.
“CTS미디어의 전망은 어때?”
“그쪽에서는 하벤 제국에서 초반에 많은 이득을 거두었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승패 예상은 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방송국들은 아침이나 낮이 되어야 베르사 대륙의 운명을 건 전투가 진행될 줄 알았다.
불타는 유성이 소환되었을 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방송에 내보낼 정도로 근거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CTS에서는 하벤 제국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답니다.”
“무슨 이유로?”
강 부장이나 가까이 있던 방송국 직원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KMC미디어는 위드의 인기에 힘입어서 크게 성장했다.
하벤 제국이 승리를 하는 건 그들로서는 바라지 않는 결과였다.
“위드가 잘 싸우고 있잖아? 11군단도 쳤고, 20군단도 불타는 유성 소환에 무너졌어. 그들은 거의 잔당들만 남아서 버티는 정도지.”
하벤 제국군의 11군단과 20군단이 거의 힘을 잃었다.
다른 몇 개의 군단도 유저들과 팽팽하게 싸우고 있거나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았다.
가르나프 평원 전역을 전장으로 만들어낸 제국군의 손실은 무시 못 할 정도였다.
“그냥 무너져 내릴 줄 알았던 유저들이 무섭게 몰아치고 있지 않나? 유저들의 소모도 극심하겠지만 말이야.”
“알킨 병에 대해서 살피고 나온 결론입니다.”
“그게 왜?”
알킨 병!
시선을 빼앗는 화려한 전투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사이에 관심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알킨 병은 중독자를 무섭게 늘려갔다.
“감염되어 죽은 사람도 많습니다. 죽은 시체에서도 병이 퍼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직도 못 고치는 거야?”
“예. 속수무책입니다. 그리고 전염력이 매우 강해요.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죽어나가게 될 걸요.”
“흐음.”
KMC미디어의 일부 직원들은 알킨 병에 대한 영상들만 따로 모아두기도 했다.
병을 앓고 누워 있다가 죽어가는 유저들.
레벨이 높을수록 쉽게 알킨 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버티기도 했다.
그렇지만 걸렸다하면 결과적으로 목숨을 잃거나 전투 불능 상태까지 빠지게 되는 건 모두 마찬가지였다.
“몇 명이나 걸렸어?”
“여러 곳에 감염자 집단이 흩어져 있습니다. 정확한 집계는 아니지만 4백 만은 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더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죠.”
“그 정도라면 엄청나구나.”
강 부장은 알킨 병이 적잖게 신경이 쓰였다.
앞에서는 열심히 싸우고 있지만, 그 뒤에서는 수많은 유저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될수록 아르펜 왕국의 진영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져버리고 말 것이다.
‘설마 20개의 군단이 한꺼번에 나서서 싸우는 것도 알킨 병을 감추기 위한 것일까?’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간 의심이었지만 어쩌면 사실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방송 화면에는 위드가 이끄는 병력이 4군단과 부딪치는 장면들이 나왔다.
힘과 힘의 대결!
아르펜 왕국 진영에 유저들이 많다지만, 위드가 있는 부근은 확실히 실력자들도 즐비했다.
시청률에 울고 웃는 방송 관계자들이 기뻐할 전투가 벌어지게 되리라.
“알킨 병에 대해서도 인력을 투입해.”
“예?”
“최대한 빠르게 알킨 병에 대해서도 자세히 방송을 하자고.”
하벤 제국의 공중군을 이끄는 뮬은 귓속말을 받았다.
- 칼쿠스 : 당장 이곳으로 와서 위드를 죽이는데 동참해!
5천 마리의 그리폰 군단.
사람이 타진 않지만 전투에 도움이 되는 드레이크를 비롯하여 하피, 멧차이, 고르골 같은 비행 몬스터들도 뮬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
하벤 제국에서도 넓은 영토를 가진 그가 길드의 방침에 따라 모든 자금을 군사력에 쏟아 부은 결과였다.
“위드라면 반드시 내가 죽이려고 했는데.”
- 칼쿠스 : 네 복수심도 잘 알고 있다. 해결할 기회도 줄 수 있겠지.
“좋아. 가도록 하지.”
뮬은 기꺼이 수락하면서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했다.
공중 병력의 장점이라면 지형지물이나 지상의 병력에 상관할 필요가 없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상이 정말 화려합니다. 형님들.”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
2군단에 속해 있는 유저 랑블과 도르케도 말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가르나프 평원은 도시의 야경을 보는 것처럼 빛으로 가득했다.
유저들이 들고 다니는 횃불도 있겠지만, 마법이 작렬하고 화염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심지어 먼 곳에서 불타는 유성 소환이 떨어지는 순간에는, 밤하늘이 대낮처럼 환해지기도 했었다.
‘저런 광역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다니 헤르메스 길드도 미쳤다.’
뮬은 헤르메스 길드에서도 권력의 핵심에 속해 있었지만 모든 결정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헤르메스 길드는 자세히 들어갈수록 라페이와 바드레이에 의해 다스려진다.
나머지 유저들은 무력 기반을 형성하는 대가로 달콤한 꿀을 빨며 살아갈 뿐이었다.
‘대륙의 운명이 결정되는 전투.’
뮬은 2군단에 속한 동료들에게 말했다.
“가보자고. 우리들이 어떻게 싸우는지를 보여주자.”
“어.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잘 됐어.”
“전속력으로 날아가자.”
“제가 선두에 서겠습니다. 형님들!”
2군단의 구성은 다른 제국군에 비해서도 독특하다.
뮬의 동료들이며 비행에 관심이 많은 유저들!
처음에 그리폰을 길들인다며 뮬이 무모한 도전을 했을 때부터 함께 하던 유저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그런 만큼 하늘의 기병대라고 불릴 정도로 호흡이 잘 맞고 전투력도 뛰어났다.
* * *
“취이이이이익!”
오크 카리취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위드!
그는 우연히 무기 하나를 주웠다.
일부러 얻으려고 한 건 아니었고, 근처에 있던 전사 유저가 죽으면서 떨어뜨린 것이었다.
< 무지하게 단단한 대형 도끼 : 내구력 190/200 공격력 45~104
자유도시의 어딘가에 정신 나간 대장장이가 존재했다.
그는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 자루의 도끼를 만들었다.
달구고, 두드리고, 달구고, 두드리고.
무거운 이 도끼는 정말 단단하다.
제한 : 힘 280.
옵션 : 양손을 사용하면 최대 공격력이 2.5배 증가함.
힘의 차이가 심한 상대에게 치명적인 공격이 성공하면 피해량 200%.
약자들을 밀쳐냄.
“오호라. 이거 꽤 손맛이 있는 무기인데?”
위드는 꽤 오랫동안이나 콜드림의 데몬 소드를 썼었다.
몬스터를 위축시키는 효과에 힘이나 민첩의 스탯 부여, 마법 저항이나 여러 옵션들이 달려 있었다.
기본 공격력도 103에서 211이나 되었으니, 데몬 소드에 비해서 이 도끼는 절대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양손을 써야한다는 제약, 대형 무기이고 도끼라서 검처럼 빠르게 찌르거나 베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도끼는 위드의 마음에 들었다.
“취이익!”
오크 카리취로서 로아의 명검은 너무 가볍다.
선더 스피어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는데, 도끼는 솥뚜껑 같은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었다.
“으랴아아아아!”
위드가 시험 삼아 제국군 방패진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으아아악!”
섬광처럼 휩쓸고 지나간 도끼질에 병사들이 들고 있던 방패가 산산 조각이 났다.
위드의 넘치는 힘은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스무 명 정도의 병사들을 멀리 날려버렸다.
“이거 괜찮은데?”
방패병들의 진형이 그대로 밀려나면서 엉망진창으로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붕붕붕!
위드는 도끼를 신나게 휘두르면서 달려들었다.
조각 파괴술로 늘려놓은 힘을 대형 도끼로 아낌없이 분출한다.
방패병을 상대로 부수고, 파괴하며 전진하는 오크 카리취!
“위드님이 길을 열고 있습니다. 진격하세요!”
“만세. 방어벽이 뚫렸다.”
“돌진이다아!”
위드가 열어놓은 틈으로 유저들이 쇄도했다.
저수지의 둑이 무너지듯이 작은 구멍이 벌어지면 일제히 유저들이 퍼져나간다.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싸우면서 4군단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나는 헤르메스 길드의 그순이라고 한다. 결투를 신청한다.”
“위드다. 췻!”
위드는 때때로 덤벼드는 헤르메스 길드원들과의 결투를 즐겼다.
일대일의 승부!
아직 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위드를 얕보는 이들이 많았다.
‘조각사 주제에…’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겠지.’
‘실력이 진짜라고 해도 꺾는다. 위드만 잡아 죽이면 내가 영웅이야.’
위드는 전투에 최적화되어 있는 오크 카리취의 형태로 참교육에 들어갔다.
“으랴합!”
도끼로 인정사정없이 두들겨 패고, 로아의 명검으로 베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빠바바바박!
세상에서 수없이 많은 욕을 먹는 헤르메스 길드원들은 떳떳하게 싸우고 목숨을 잃어갔다.
로열 로드의 상위 1만등.
그 정도는 되면 조금 눈여겨 볼만한 이들이 꽤 많이 있다.
울타르처럼 기형적인 전투 방식이 아니라, 기본기에 충실하고 스킬의 숙련도도 달한 자들.
“내려치기!”
위드는 도끼질을 해서 상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현격한 체격의 차이.
조각 파괴술로 명작을 부수면서 모든 예술 스탯을 힘으로 몰아넣은 교활한 오크였던 것이다.
위드가 승리를 거둘 때마다 주위에서 함성이 터져 나오고, 끊임없이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결투를 신청했다.
‘세상 아직 덜 살았군. 스스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순수한 이들이 많단 말야. 그럴 땐 눈탱이 몇 번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위드는 개인으로서도 싸우기는 했지만, 4군단과의 전투도 지휘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검치나 다른 동료들과는 다르게 그는 전장을 인식하는 범위가 넓었다.
‘동쪽으로 지원 병력을 보내야 하는데. 여기선 명령을 한다고 해도 듣기 어렵겠지.’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유저들과 같이 싸우고 있다.
부대장들을 찾아서 동쪽을 치라고 해도 뒤엉켜 있는 군중들 사이에서 이동하는 것도 무리.
‘직접 움직여야 한다.’
위드는 필요에 따라 돌진하고, 때로는 이동했다.
- 동쪽이다. 취이이익!
“동쪽이래.”
“동쪽으로 가자!”
“위드님도 동쪽으로 갈 거야.”
위드가 사자후를 터트리는 대로 병력 전체가 한꺼번에 이동했다.
4군단은 강력한 전력을 갖춘 만큼 많은 유저들이 죽어갔다.
어떤 이들은 위드를 호위하기 위해 제국군 기사단의 돌격에 맞서는 한편, 마법 공격에 의해서도 떼죽음을 당했다.
“곰죽 부대 집결 완료! 지원을 왔습니다!”
“위드님과 같이 싸울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딸기죽과 바나나죽이 도착했습니다.”
“저, 저희들은… 생수죽입니다. 맑은 물을 죽과 함께 마셔보아요!”
하지만 끝도 없이 도착하는 유저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친다.
북부, 그리고 중앙 대륙 출신의 유저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나 전투에 참여하고 있었다.
불타는 유성 소환에 겁을 먹긴 했지만, 전쟁의 열기가 그들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 광경은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나 지휘부도 똑똑히 봤다.
“놈의 인기가 대단하군.”
칼쿠스는 짜증으로 눈가가 파르르 덜렸다.
전쟁의 신 위드!
바드레이와 함께 로열 로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 모두가 맞다고 해도, 혼자 아니라면 아닌 것이었다.
“우리들 역시 지원군이 곧 도착한다. 이 자리에서 모두 끝장을 내주마!”
칼쿠스는 4군단에 배치된 강철 기사단을 전부 출동시켰다.
무한대의 체력과 경악스러운 방어력을 가진 강철 기사단 10만!
강철로 된 골렘들이 진군하면서 유저들을 밀어붙였다.
“다 죽여라. 전면전이다.”
4군단의 병력들에게도 총동원령이 떨어져서 북부 유저들을 거세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도 아끼지 않고 스킬을 쓰며 학살극에 동참했다.
“위드님. 팬이에요!”
“저도 한 칼 돕겠습… 으아악!”
위드는 주변에 뒤따르는 유저들로 붐볐지만 그래도 전장의 흐름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4군단이 모든 병력을 다 전투에 투입하고 있었다. 마법사나 궁수 부대도 뒤를 생각하지 않고 화력을 쏟아 부었다.
- 마판 : 위드님. 큰일입니다. 그쪽으로 제국군들이 전부 모이고 있어요.
- 페일 : 제국군과 교전 중입니다. 그런데 기동력이 뛰어난 기사들이 일제히 위드님이 있는 곳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저희도 지금 지원군을 보내고 있지만 그들보단 늦게 도착할 것 같습니다.
- 양념게장 : 흠흠. 저 게장입니다. 8군단과 싸우던 중인데 이들 중의 주력이 모습을 감췄습니다. 아무래도 위드님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료들과 풀죽신교의 고위급 유저들이 제국군의 결집에 대해서 다급하게 보고하고 있었다.
하벤 제국이 동원한 20군단 중에서 핵심 병력 전체가 이곳으로 모이고 있다.
중앙 대륙을 통일했던, 그 강대하기 짝이 없는 전력이 한 자리로 모이고 있다.
이것은 헤르메스 길드 수뇌부의 결단이었다.
- 라페이 : 전 군단장들은 4군단을 지원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라페이가 작전 지시를 내렸다.
11군단의 울타르가 뜻밖에 결투에서 허무하게 패배했지만 조금의 시간은 벌었다.
위드는 20군단을 동원한 공격과 불타는 유성 소환도 눈치 빠르게 빠져나와버렸다.
두 번의 기회를 놓친 헤르메스 길드였지만, 가르나프 평원을 휘젓고 다니던 제국군들이 노리던 것이 이 순간이었다.
“가르나프 평원의 유저들이 1억에 달한다고 하지만… 전투에서 그 사람들이 전부 싸울 수 있는 건 아니다.”
전술적으로 위드가 싸우고 있는 인근 지역들을 제국군이 모조리 장악해버리는 것이다.
아르펜 왕국의 편에 선 북부 유저들이나 다른 이들이 오지 못하게 고립시켜놓고, 위드와 그의 편에 선 이들을 싹 쓸어버리면 된다.
이동가능한 모든 주력은 4군단이 싸우고 있는 지역으로 움직였다.
나머지 병력들은 아르펜 왕국의 편에 선 유저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유격전에 나섰다.
“전투의 시작과 끝은 우리가 결정할 것이다. 여기가 위드의 무덤이다.”
* * *
위드는 헤르메스 길드의 꼼수를 알아차리고는 사자후를 터트렸다.
- 우리가 이기고 있다. 모두 공격하라!
유저들은 미친 듯이 달렸다.
“이긴대.”
“당연히 우리가 이기지.”
“우아아아아. 싸우자!”
실제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사기를 올려서 상대방에게 맞불을 놓았다.
4군단의 전력은 웅크려 있지 않고 넓게 펼쳐져서 전투를 시작하고 있었고, 공성무기들이 마구 불을 뿜었다.
그에 비해 이쪽에서는 수백만 명의 유저들이 넓게 펼쳐져서 있는 힘껏 달려가고 있다.
죽고, 죽이는 소모전!
“다 부서져라!”
위드는 대형 도끼를 한손으로 휘두르며 활약했다.
“마법이다!”
“마법이에요.”
그러다가 유저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동쪽에서부터 수백여 개의 얼음의 창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4군단에서 기회를 보다가 위드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지자 일제히 마법을 발동시킨 것이다.
위드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프로즌 스피어. 위력은 강하지만 맞지만 않으면 된다. 공중에서 폭발하는 화염 마법이 더 골치 아팠을 거야.’
새하얗게 빛나는 얼음 창들은 밀집도와 파괴력이 대단하다.
아마도 위드의 맷집이나 생명력을 고려해서 강한 마법을 쓴 것이리라.
‘레벨 450이상의 마법사들이 스무 명 이상 동원되었을 것 같다.’
명예의 전당이나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마법들을 바탕으로 견적까지 뽑혔다.
충돌 5초전!
‘피할 수는 있어.’
차원문의 장갑을 이용하면 귀신처럼 피할 수 있었다.
혹은 놀라운 힘으로 땅을 박차고 도약하여 수십 미터를 이동하면 된다.
위드가 막 도망치려고 할 때였다.
“위드님. 어서 피하세요!”
앳된 얼굴의 유저 한 명이 소리를 질렀다.
수많은 북부 유저들 중의 한 명이지만, 북부 개척의 초창기 모라타에서 여우 조각상을 팔아먹은 적이 있었다.
‘저 위드님… 조각상을 사고 싶은데요.’
‘여우 조각상 하나 남았습니다.’
‘7골드 밖에 없는데… 이걸로는 위드님의 작품을 구입하는데 무리겠죠? 너무 죄송해요.’
꿀꺽.
‘모든 사람들이 돈에 연연하지 않고 예술품을 감상해주기를 바라는 게 제 마음입니다.’
‘와앗. 그럼 저한테 팔아주시는 거예요?’
‘예. 7골드에 팔겠습니다.’
위드는 바가지를 듬뿍 씌워서 여우 조각상을 팔았었다.
그때의 초보 유저는 허름하고 낡은 장갑과 망토를 쓰고 있었고, 갑옷까지도 변변치 않은 물품을 착용했었다.
지금도 사냥이나 모험에 전념을 하진 않은 것인지 그리 레벨이 높아보이지는 않았다.
불현듯 그때 가져간 7골드가 미안해졌다.
남이 하면 사기, 내가 하면 장사!
위드의 파란만장한 바가지 역사에도 드물게 양심의 가책이 쥐꼬리만큼 느껴졌다.
프로즌 스피어의 충돌 3초전.
얼음 창들이 수십 미터를 꿰뚫듯이 날아오고 있었다.
‘내가 피하면 이 사람은 죽겠지.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죽음의 위기에서 주마등처럼 과거의 기억이 스쳐지나간다고 한다. 양심이 조금 찔리니 스쳐지나가는 기억들이 무척 많았다.
위드는 도망치려던 마음과는 달리 로아의 명검을 단단히 쥐었다.
“취에에에엑!”
허벅지 근육이 두꺼운 밧줄처럼 꿈틀거릴 때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수십 미터를 도약하여 공중에서 얼음의 창들을 맞이했다.
“분검술.”
오크 카리취가 무려 50마리나 늘어났다.
하늘이 흉악한 오크들로 가득 차버리고 만 것이다.
“달빛 조각 검술!”
위드는 얼음의 창들을 빛을 내뿜는 검으로 쳐내기 시작했다.
분신들까지 함께 휘두르는 검에 하늘에서 얼음이 산산이 부서졌다.
‘빠르고, 너무 많다.’
마나의 소모를 아끼지 않고 빛의 검을 뿜어내며 얼음 창들을 박살냈다.
아득할 정도로 다가오는 얼음의 창을 그저 반사 신경으로, 혹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검을 휘두른다.
거짓말처럼 부서지는 얼음의 창들이 파편이 되어 땅으로 떨어졌다.
어떤 얼음의 창들은 그대로 위드나 분신들의 몸에 적중됐다.
분신들은 그대로 사라졌지만 직접 맞은 것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어야 했다.
< 프로즌 스피어에 강타!
높은 맷집과 마법 저항력으로 피해를 87% 감소시킵니다.
이동 속도가 3.5% 저하됩니다.
몸의 움직임이 1.4% 둔화됩니다. >
< 프로즌 스피어가 옆구리에 부딪쳤습니다.
단단한 피부가 꿰뚫림을 막습니다.
피해 부위가 얼어붙으면서 체력이 5% 감소했습니다.
생명력이 5초 동안 13,812만큼 감소합니다. >
< 프로즌 스피어에 연속으로 적중당하고 있습니다.
얼음 마법의 저항력이 일시적으로 8% 감소합니다.
몸이 얼어붙으면서 전체적인 신체 능력이 하락합니다.
상태 이상의 발생 가능!
생명력이 4,991 줄어들었습니다.
심한 피로를 느낍니다. >
< 프로즌 스피어 연쇄 타격!
무자비한 얼음 마법이 단단한 결빙을 일으킵니다.
두꺼운 얼음이 달라붙어서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동 능력을 상실합니다.
매초마다 생명력이 감소합니다.
3분 내로 결빙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
하늘에서 부서진 얼음의 창들이 눈처럼 반짝이며 지상으로 내렸다.
위드는 막강한 마법을 터무니없게도 맷집과 검으로만 막아내고 있었다.
“꺄아아아아. 이거 너무 멋지다.”
위드는 누군가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음. 오크 카리취의 인형을 더 팔아먹을 수 있겠군.’
“위드님이 우릴 지켜주려고 목숨을 걸었어.”
‘솔직히 목숨까지 걸진 않았는데. 다 할 만하니까 한 거지.’
“항상 저랬어. 사람들은 때로는 불평하고, 의심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위드님은 언제나 저런 분이었다고.”
‘좋은 건 알리고, 나쁜 건 몽땅 숨긴 덕분이군. 아직까진 인생 감쪽같이 잘 살아왔어. 그래도 이렇게까지 효과가 크다니… 그래서 정치인들이 할 만한 직업이겠지.’
“우리 아버지보다도 나는 위드님을 더 믿어!”
‘저런 아들 낳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콩깍지가 제대로 쓰여 있던 유저들에게 두꺼운 안대까지 제공하게 되었다.
“저 미친 짓을 해낸다고?”
“그냥 피하면 되는 것을… 정신이 나간 것 아냐?”
헤르메스 길드원들도 깜짝 놀랐다.
위드를 목표로 하기는 했지만 먼 거리였기 때문에 피하리라고 예상했다.
얼음의 창을 공중에서 분쇄해버린 것은 그 자체로 전투 능력을 보여주는 대단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그들이 보기에 위드는 얼음의 창에 최소 열 개 이상이 적중되었다.
“그래도 저건 제법… 무모했는데?”
“생명력이 크게 떨어졌겠군.”
“마법의 위력을 감안하면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야.”
위드는 고위 마법사들이 쏜 프로즌 스피어에 수차례 얻어맞고 땅으로 추락했다.
얼음 덩어리가 되어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기회다.”
“죽여 버리자고.”
헤르메스 길드원들 중에서도 최상의 실력을 자부하던 이들이 마구 뛰쳐나왔다.
먹잇감을 본 뱀처럼 반응하며 돌격이나 도약, 비행 마법을 펼쳐서 유저들을 넘어왔다.
목표는 당연히 위드!
그들은 움직이면서도 시선을 위드에게서 떼지 않았다.
“몸이 완전히 얼음에 뒤덮였다.”
“조금 의심했는데 제대로 맞았어.”
“이번에는 진짜 기회다!”
베르사 대륙의 운명을 좌우하는 전투였다.
그 막중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잠깐사이에도 모든 것이 결정지어질 수 있었다.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헤르메스 길드원들은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빠르게 위드와의 거리를 좁혔다.
“죽어라!”
“여기서 끝낸다.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거든 마카로에게 죽었다고 알려라!”
“내 이름도 받아 적어라. 튀긴이다.”
헤르메스 길드원들은 막 땅 투기를 시작한 사람들처럼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놈이 잡는다.’
‘주변에 있는 잔챙이들은 무시. 그건 시간 낭비다.’
‘아군을 더 경계해야 돼. 이 영광을 나눠주긴 아깝다.’
헤르메스 길드원들의 확신이 깨지는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위드가 주먹을 휘두르니 겉을 싸고 있던 얼음 덩어리들이 와장창 소리를 내며 깨져나갔다.
높은 마법 저항력과 체력으로 결빙을 극복해낸 것이다.
‘그래봐야 딸피. 조금만 치면 죽는다.’
‘저항해봐라. 우린 백 명이 넘어.’
‘아무리 위드라도 동시에 우리를 상대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절호의 기회에 하이에나들이 뭉쳤다.
베르사 대륙 최정상에 있는 헤르메스 길드원들을 다 모아보니 모두가 무시하지 못할 실력자들이었다.
위드가 몸을 둘러싸고 있는 얼음을 깨내긴 했지만 몸은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다.
체력 저하!
신체 능력 저하!
전투력 감소에 크게 쇠약해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 순간 오크 카리취의 형태를 하고 있는 위드에게 수천, 수만 개의 빛들이 모여들었다.
밝고 아름다운 빛!
각 교단의 성기사와 사제의 직업을 가진 유저들이 정화와 신성 마법들을 아끼지 않고 위드에게 써준 것이다.
< 생명력이 382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931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2,474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894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126 회복되었습니다. >
…
회복량의 차이는 있었지만 단숨에 모든 생명력이 가득 차고 말았다.
위드는 평소 상태를 회복한 것은 물론이고, 모든 종류들의 축복을 뒤집어썼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프로즌 스피어를 맞는 광경을 본 사제들 중의 몇 명은 자기희생 주문을 외웠다.
목숨을 바친 주문으로 위드의 방어력을 높여주는 축복을 부여해주었다.
오크 카리취!
그 강대한 육체에 걸맞은 힘과 생명력이 깃든다.
탄력 있는 근육이 꿈틀거리고, 몸은 불을 끌어안은 듯이 뜨거워졌다.
“후아아아아아아아!”
위드는 도끼를 들어서 사정없이 후려쳤다.
뻐어어억!
끔찍한 소리를 내며 먼저 도착한 헤르메스 길드원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으아아아… 어라, 괜찮네?”
도끼질에 당한 헤르메스 길드원은 비명을 지르다가 의외로 피해가 없음에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착용한 방어구에 의해 무지하게 단단한 대형 도끼의 공격이 흡수되었다.
생명력이 7% 정도 줄어들긴 했지만 맞을 만 했던 것이다.
“공격력은 약해!”
“위드. 네 전설도 여기서…”
그 다음은 5명이 동시에 둘러쌌다.
위드의 몸은 거짓말처럼 차원문의 장갑을 이용하여 사라졌다.
그러더니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서 헤르메스 길드원들을 로아의 명검으로 베었다.
베고, 베고, 후려치고, 벤다.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어깨와 팔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군더더기 없는 공격을 가한다.
검의 움직임이 멈추면 안 된다.
아름다운 선을 그리면서 검에 실린 힘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순간적으로 헤르메스 길드원 3명은 큰 피해를 입으며 물러났다.
“완전히 멀쩡하잖아.”
“그 이상이야.”
“도끼는 약한데, 저 검은 진짜다!”
그들은 일생일대의 기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호랑이 굴에 발을 들이밀었다는 걸 깨달았다.
위드는 조금의 상처도 없이 회복되었고, 가까이에서 상대해보니 확실히 강했다.
“크흐흐. 그래도 대물을 잡을 기회란 말이지.”
“시간 끌지 말고 한방에 해치우자고.”
헤르메스 길드원 백여 명!
그들은 눈빛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위드만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공유하며 동시에 덤벼들었다.
“전뇌의 추!”
“하늘, 땅, 바람 강타!”
“무쇠 쇄도!”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가장 자신 있는 스킬들을 발동시키면서 달렸다.
‘멧돼지들과 같군.’
위드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했다.
찰나의 조각술을 비롯해서 몇 가지 써먹을 스킬들이 떠올랐다. 게다가 장비들의 목록들도 마치 파워포인트를 연 것처럼 스쳐지나갔다.
대지의 갑옷!
최대 생명력을 350% 늘려주고, 갑옷의 효과를 발동시키면 10분 동안 물리 피해를 87.4%나 줄여주는 성물!
대지 교단의 사제들도 치유 마법을 써준 덕분에, 신성력이 보충되어서 언제든 발동이 가능했다.
심지어 이 갑옷은 오크의 몸으로도 입을 수 있었다.
모든 이들을 보살펴주는 공평한 대지의 여신의 갑옷이었기 때문이다.
차라랑!
단숨에 인벤토리에서 갑옷을 꺼내서 바꿔 입었다.
흉기나 다름없는 오크 카리취의 몸으로 흰색과 녹색이 어우러진 멋진 갑옷을 착용했다.
“물러서지 않는 투사 발동!”
< 투신의 축복!
물러서지 않는 투사.
전장에서 오로지 전진만 하는 당신에게는 드래곤의 피부와 같은 단단함이 적용됩니다. >
유효기간이 조금 남아 있는 투신의 축복.
도망치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는 축복이었다.
위드는 만약에 바드레이를 상대하게 되면 써먹으려고 했지만 그냥 지금 써버리기로 했다.
전쟁에 수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아껴두었다가 누렁이 주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
‘아. 그래도 괜히 썼나. 아깝기는 한데…’
그 직후에는 정면으로 빠르게 달렸다. 당연하게도 대여섯 명의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이 있었고 공격을 받아야 했다.
이때 위드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저질렀다.
광역 스킬들이 작렬하며, 눈을 뜨기도 힘든 흙먼지와 섬광들이 번뜩인다. 피하지도 않고, 막지도 않고 몸으로 다 맞아버린 것이다.
“헤라임 검술.”
위드는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이 검술에 대해 여전히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
몬스터가 아니라 유저들을 상대로 한 실전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중간에 한 번만 막으면 되잖아? 마나 엄청 쓰더라도 수비 스킬로 때려 막으면 끝이야.’
‘회피 스킬로 피해도 되지.’
‘바보도 아니고 어떻게 한 번을 못 피하겠냐.’
연속 공격이 성공해야만 강해지는 기형적인 스킬.
위드가 투쟁의 길에서 쓰긴 했어도 실전에는 사용하기 힘든 스킬이다.
하물며 자신들을 상대로는.
퍼퍼퍼퍽!
위드는 섬광 속에서 가까이 있는 적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공격을 뚫고 들어와서 무방비 상태의 유저에게 휘두르는 검!
무자비한 타격이 헤르메스 길드원들에게 쏟아졌다.
-1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민첩이 20% 늘어납니다.
-2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힘이 40% 늘어납니다.
-3차 연속 공격이 성공하였습니다.
민첩이 추가로 40% 늘어납니다.
“잡아!”
“이쪽이다.”
위드를 향해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불나방처럼 덤벼오고 있었다.
서로들 간에 욕심을 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10미터나 20미터까지 통째로 불타거나 파괴하는 광역 스킬 같은 건 쓰지 못했다.
따닥. 퍽. 빡. 꽈광!
쾅쾅! 콰콰콰쾅!
위드는 맞으면서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10회가 넘자, 고막을 두들길 정도로 강력한 일격들을 날리기 시작하더니 그 다음부터는 제어가 안 되는 폭풍과 같았다.
힘과 속도.
판단력과 과감함까지 겸비가 되니 덤벼드는 헤르메스 길드원들을 마구잡이로 날려버렸다.
1초에 4, 5명씩!
멀리서 보기에는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기세 좋게 덤볐다가, 한순간에 쓸려나가고 있었다.
오크 카리취의 흉기 같은 근육이 탄력적으로 꿈틀거렸고, 그것은 폭발적인 힘으로 바뀌었다.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도 두꺼운 허벅지가 바위처럼 묵직하게 무게 중심을 지탱하고, 검이 날카롭게 바람을 가른다.
30여회의 공격이 작렬한 이후부터는 위드를 막을 수 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좋은 장비들을 갖춰 입은 헤르메스 길드원들이라도 제대로 얻어맞으면 목숨을 잃었다.
“으아아아아. 미쳤다!”
“뭐야. 뭐가 저렇게 쎄!”
절대적인 방어력은 헤라임 검술과 결합되면 최강의 공격력으로 바뀌기도 했다.
위드는 사자후를 터트렸다.
- 우으아아아아아아아아!
두꺼운 목에서 울리는 포효성!
짧은 사이에 30여 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위드의 몸도 수많은 공격을 직접 받으면서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지만 대지의 갑옷은 크게 파손되지 않았다.
원래 부서지지 않는 옵션을 가지고 있었고, 땅의 기운을 흡수해서 자체적으로 내구력이 복원된다.
위드는 다시 전진하기 시작했다.
오크 카리취!
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초보들처럼 가볍게 박살났다.
“이렇게 강할 수가…”
“미치게 강하잖아.”
“살려고 하지 마! 우린 여길 벗어나지 못해. 기회를 만들면 누군가는 잡는다.”
“그래. 놈도 많이 다쳤을 거라고!”
순간의 유혹에 눈이 멀어서 달려온 헤르메스 길드원들이었지만 남아 있는 선택권은 없었다.
이미 주변에는 북부 유저들로 가득해서 되돌아가기는 어려웠다.
자신들이 보기에 위드도 상당히 다쳐있긴 했다.
벌써 수십 번은 죽었어야 할 피해를 입고도 어마어마한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정말로 위드의 별명 중의 하나인 전쟁의 신처럼, 나름 강하다고 자부했던 자신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자존심이 있지. 질 수 없다고!”
“그래. 위드! 여기가 네 무덤이다.”
“끝장을 보자. 혼돈격!”
헤르메스 길드 유저들도 아예 방어를 포기하고 동료들의 안전도 살피지 않았다.
그저 모든 마나를 동원하여 최강의 스킬을 발휘하며 덤벼들었다.
최선의 판단!
위드가 피한다면 폭풍과도 같은 헤라임 검술도 중단되는 것이다.
< 칼날 베기!
무자딘의 칼에 옆구리를 베였습니다.
두꺼운 가죽 피부로 인해 피해가 감소합니다.
생명력이 4,281 감소했습니다. >
< 예리한 꿰뚫음
날카로운 검이 등을 꿰뚫었습니다.
막지 못하는 출혈 발생!
생명력이 7,381 감소했습니다.
상처 부위를 지혈할 때까지 매초마다 318의 생명력이 줄어듭니다. >
< 최후의 반격
기사 더존이 자신이 죽는 순간에 반격했습니다.
이 최후의 반격에는 모든 힘이 실려 있습니다.
중대한 타격을 받아서 생명력이 40,846 감소합니다.
최대 체력이 7% 줄어들었습니다. >
< 피부 파열
화염 마법이 작렬하여 몸에 불이 붙었습니다.
불에 대한 저항력으로 극복했지만, 피부의 일부가 터져나갔습니다.
생명력이 7,466 줄어들었습니다.
맷집이 13% 약화됩니다. >
위드는 대지의 갑옷과 투신의 축복으로 감소된 피해를 입었다.
< 생명력이 747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912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481 회복되었습니다. >
< 방어력 강화!
암석 피부의 축복이 부여되었습니다.
피부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
< 생명력이 9,928 회복되었습니다. >
< 생명력이 54 회복되었습니다. >
< 검의 영광!
루의 빛이 로아의 명검에서 발산됩니다.
무기 공격력이 14% 증가합니다. >
…
다시 한 번, 북부 유저들 중의 사제 집단의 일제 치료!
위드의 몸이 온갖 신성력으로 뒤덮이더니 말끔하게 치료가 되었다.
최대 생명력의 몇 배나 회복이 되었을 정도였다.
“이건 사기야.”
“개사기다.”
“도저히… 싸울 수 없다.”
헤르메스 길드원들은 몸이 얼어붙었다.
전쟁의 신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만드는 오크 카리취!
그가 무섭게 달려오면서 헤라임 검술로 한 명씩 쳐내고 있다.
초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