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권 17화
헤르메스 길드의 학살자 칼쿠스! 그는 현실에서는 이종성이라는 이름의 전업 게이머였다.
가르나프 평원 전투에서 패배 하고 며칠 동안은 집 밖으로 나 오지도 않았지만, 방송으로 아르 펜 제국의 영주 모집을 보며 배
가 아파 왔다.
“위드. 그놈이 혼자서 다 해 먹 다니. 도대체 얼마를 챙기려는 거야?”
이종성은 게시판에 열심히 악 플을 달았다.
- 위드가 영주 자리 팔아서 부자 되겠네요. 열심히 싸운 사 람 따로 있고,한몫 챙기는 사람 따로 있는 거고. 정신 차립시다. 우린 다 이용당한 것뿐이에요.
악플을 달고 다른 유저들의 반
응을 기다리는 몇 초간은 가슴 이 설렜다.
- 맞다. 이러고도 위드가 헤 르메스 길드보다 낫다고 할 수 있나?
- 그놈이 그놈이야.
- 시작부터 이럴 줄은 몰랐는 데…… 우리가 너무 위드에 대 해 환상을 갖고 있었던 듯.
“아자!”
평소와는 달리 악플에 따른 호 응도 좋았다. 물론 절반 정도는
반박하는 댓글도 달렸다.
- 헤르메스 길드보다는 나음.
- 까놓고 말해서…… 나도 불 만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지켜 봐야 됨.
아르펜 제국 공식 법령을 만든다네요. 영주들이 마음대로 전횡을 하지 못할 테니 지금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듯.
-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기는 것이죠.
- 헤르메스 길드는 우리들을 똑같은 사람으로 안 봤음.
- 기분 나쁘다고 죽은 사람 있냐? 난 못생겼다고 죽었다.
이종성은 댓글들이 주르륵 달 리는 걸 지켜보며 잠시나마 행 복했다.
로열 로드에 접속하면 중앙 대 륙을 휘젓고 다니던 과거와는 다르게 하벤 지역에만 머물러 있어야 했다.
다른 헤르메스 길드원들과 씁쓸한 패배감에 빠져 있느니 악플이라도 다는 것이 훨씬 기분이 좋았다. 이종성은 게시판마다 옮겨 다
니면서 부지런히 글들을 적었다.
- 케이베른이 베르사 대륙 전 부 파괴할 듯.
- 악룡 케이베른을 이제 누가 막죠? 위드요? 자기 앞가림하기 도 바빠요. 아. 한몫 챙기느라 정말 바쁠 듯.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있 죠. 헤르메스 길드가 지배할 때 가 그나마 나았다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네요.
- 위드 죽는 모습 기다려진 다…".
- 역시 힘이 있어야죠. 인기 요? 힘 앞에서는 물거품과 같은 것임.
따르르!
한참 악플을 달고 있는데 핸드 폰이 울렸다.
‘설마? 나인 걸 걸렸나?’ 이종성은 조마조마하며 전화를 받았으나 다행히 CTS미디어의 작가였다.
- 이번 영주 선정과 관련해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요. 참석해
주실 의향이 있으세요?
평소에도 헤르메스 길드의 고 위급 유저들은 방송 출연이 잦 은 편이었다.
“아…… 그건 길드와 협의를 해 봐야 됩니다.”
- 급히 편성된 방송이라 시간 이 촉박해서요.
“바로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 가능하면 꼭 출연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칼쿠스 님처럼 유 명하신 분이 필요해요.
“긍정적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종성은 급히 헤르메스 길드 의 연락망을 통해서 수뇌부의 허락을 받아 냈다.
라페이나 수뇌부에서도 위드의 영주 선정 방식에 대해서는 비 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 다고 보았던 것이다.
이종성은 방송에 출연해서 신 나게 위드를 비판했다.
“아르펜 제국이 얼마나 갈 수 있느냐고요? 그들의 수명은 하벤 제 국보다도 짧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벌써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어요.”
* * *
아르펜 제국
베르사 대륙의 중앙과 북부에 걸 쳐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는 제국. 드넓은 국토 면적을 자랑하지 만 북부의 상당 지역은 개발되 지 않은 상태이며,중앙은 정 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르펜 제국의 국가 명성은 대륙에 알려진 상태.
중앙 대륙의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또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아르펜 제국이라…… 엄격하 고 무섭던 하벤 제국에 비하면 별것 아닐 것 같아. 치안이 좀 불안해? 큰 규모로 산적 떼라 도 만들면 농사를 짓는 것보다 낫겠는데?”
“병사들을 추방해 버리자! 여 긴 우리의 땅이다!”
“몬스터들이 많아졌다는데…… 매우 위험하군. 아르펜 제국이 제대로 우리를 지킬 수 있을까?”
아르펜 제국의 명성보다는 모 험가이며 예술가인 황제 위드 가 더욱 유명하다.
북부와 중앙 대륙의 교통망은 빈약하여 교역이나 여행이 불 편하다. 몬스터들의 무리를 몇 번이나 뚫어야 함.
아르펜 제국의 군대는 넓은 영토 를 다스리기에는 현저히 역부족!
북부의 주민들과 중앙 대륙의 주민들은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아르펜 제국은 멋진 곳이야. 왜냐면 우리 엄마가 멋지다고 했고,나도 그렇게 생각해.”
“많은 마을들이 생겨나고,금 방 사람들이 모이면서 도시가 되지. 아르펜에서는 뭐든 할 수 있어. 꿈을 이루고 싶다면 어서 시작하라고.”
“멋진 배를 타고 싶다면 항구 바르나로 가. 36개의 돛을 펼친 범선이 바다로 나아가고 있어.
해적들이 숨겨 놓은 보물과 수많은 전설들이 기다리고 있 고 말이야.”
북부의 주민들은 절대적인 충 성을 바치고 있지만,중앙의 주민들은 아르펜 제국에 마음 을 열지 않는다.
“아르펜 제국이 우리 것을 이 제부터 빼앗아 가겠지. 그 전에 우리가 먼저 빼앗는 건 어때.”
“정말 믿을 수 없어. 그들에 대 한 건 모조리 다 거짓말이야.”
“황금이 있다면 밭의 깊은 곳 에 묻어 놓도록 해. 그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야.”
“기술을 가지고 있나? 희망을 가 지고 있나? 그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게 아니야. 싸구려 맥 주나 마시며 대충 살도록 해.”
아르펜 제국은 방대한 영토를 정복하며 주민들의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프레야 교단과 루의 교단,미 네의 교단은 아르펜 제국을 친 밀하게 여기고 있다.
종교적으로 깊은 우호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사제들은 아 르펜 제국에 축복을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황제 위드는 ‘아름다움과 예술, 모험,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북부에서 그의 업적은 나이와 직업을 떠나 모든 이들의 존경 을 받고 있으며,영웅 중의 영 웅으로 불린다.
그들은 황제 위드에 대한 절 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큰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충성도가 떨어지는 일은 드물 것이다.
“세상에…… 드래곤이라고?”
“대륙이 멸망할 징조야. 암. 우린 다 죽은 목숨이지. 그러 니 술이나 마시자.”
블랙 드래곤 케이베른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제국 전역이 불안에 떨고 있다.
몬스터들이 도시에 가까이 다 가오고,블랙 드래곤의 날갯짓 이 보이기 시작하면 위협은 곧 현실이 될 것이다.
간신히 제국의 영토를 돌아다 닐 수준인 군사력으로는 몬스 터를 막기에 역부족일 것이다.
군사력 : 25,631 경제력 : 327,983
문화 : 57,273
기술력 : 112,601
종교 영향력 : 89
제국 정치 : 56
인근 지역에 대한 영향력 : 49%
제국 발전도 : 84
위생 : 52
치안 : 62%
북부 지역의 주민들은 눈부신 성장에 즐거워하고 있다.
그들은 황무지와 범람 지역이 개간되어 푸른 곡식의 바다로 변한 것을 기적처럼 여긴다.
풍부한 산물로 더 맛있는 음 식들을 찾고 있으며,미식가들 이 등장했다.
만성적인 광물의 부족은 북부 의 생산력을 제한시키는 요소 다. 광산의 채굴량이 늘어나는 생산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상인들이 밤낮으로 돌아다니 기에 북부의 도로 사정은 대충 양호하다.
“돈을 내면 원하는 걸 살 수 있 어. 그리고 돈은 일을 해서 벌지.”
“멋진 세상이야. 그렇지 않나?”
“배가 고파서 나무뿌리를 씹어 본 기억이 나느냐고? 글쎄…… 부드럽고 그윽한 풍미의 포도 주 맛이 떠올라. 대륙에서 최고 로 꼽는 모라타산이었지!”
“위드 폐하는 우리에게 모든 걸 주었지. 당신이 편안하다면 그건 모두 폐하의 덕분일 거야. 내 주변 사람들은 모두 동의해.”
중앙 대륙의 사람들은 더 이 상 아르펜 제국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혼란 을 느끼고 있다.
충성도와 제국의 영향력이 낮 아 중앙 대륙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중앙 대륙은 오래전부터 발전한 도시들이 많고,막강한 경제력이 쇠락하면서 근근이 이어지고 있다.
아르펜 제국의 병사들은 검을 휘 두를 줄 안다. 하지만 병력의 숫 자가 부족해서, 북부 지역을 제대 로 지키기에도 모자란 수준이다.
기사들은 긍지와 명예를 가슴 에 안고 있다. 그들은 황제 위 드를 위해 검을 뽑는 것을 주 저하지 않으며,정의로운 일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제국 전체 인구 : 285,214,832. 매달 세금 수입 : 1,164,053,274. 제국 운영비 지출 내역 : 군사 력 3%, 기술 개발 2%,경제 발 전 2%,문화 투자 비용 1%, 의 뢰 및 몬스터 토벌 4%, 도로 개 설 3%, 종교 2%, 유보금 83%.
군사력 : 기사 26,951명,수련 기사 84,279명,병사 734,667명.
아르펜 제국의 군대는 훈련병 들이 대부분이다.
자유 기사들이 속속 제국에 충성을 바친다.
그들은 황제 위드의 명성과 악룡 케이베른의 활동을 막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서윤은 눈을 반짝이며 내정창
"...."
을 보고 있었다.
북부만을 지배할 때에 비해서 수입이나 인구는 늘었어도 엉망 으로 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중앙 대륙을 병사 몇 명씩 보 내어 접수하는 방식을 취함으로 써 도시마다 치안이나 충성도가 바닥 수준이었다.
“이젠 급한 불을 끌 수 있어.” 그녀는 영주에 지원한 이들에 의 해 93억 2000만 골드라는 막대한 금액이 모인 것이 고마웠다.
‘정말 많은 돈이구나. 이 돈을 투자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아르
펜은 더 발전할 거야.’
영주 모집 글을 쓸 때, 그 문구
들은 위드와 함께 의논해서 작 성한 것이었다.
- 중앙 대륙이라는 드넓은 땅 을 모두의 힘으로 얻어 냈어요. 낙후된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 로 만들고 싶은데…… 너무나도 역부족이네요.
투자를 하고 싶은데 돈이 모자 랍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의 도 움을 필요로 합니다.
- 책임비는 아르펜 제국의 발전
을 위해서 아껴서 쓰도록 할게요.
서윤은 약속대로 모인 금액을 개발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최근에 아르펜 제국의 내정은 그녀의 역할이었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모인 소중 한 돈이네. 한 푼도 낭비할 수 없어.’
중앙 대륙과 북부 대륙의 절반 정도는 영주들이 정해졌다. 아쉽게도 인구가 적은 요새나 군사 도시,험한 지형에 있는 마 을들은 영주 지원자가 없었다.
블랙 드래곤 케이베른 때문에 에바루크 성이나 토르와 가까운 지역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영주 선발을 하지 않았다.
대도시,왕국의 수도 같은 경우 는 영주 지원자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그렇지 않은 땅들이 많이 있었다.
사실 케이베른만 없었다면 아 르펜 제국의 영주가 되기 위한 책임비는 훨씬 더 많이 거둬들 일 수 있었으리라.
‘아껴서 효율적으로 투자해야 해.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돈을 소모하면 다음에는 더 어 려워질 거야.’
서윤은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 며 내정을 시작했다.
드넓고,미개척지가 많은 북부 대륙의 발전을 위한 투자,그동안 쇠락한 중앙 대륙에 대한 투자.
케이베른이 일으킨 몬스터들을 막기 위한 방어 시설,주민들의 요구 사항까지 최적의 효율을 계산했다.
모든 요청들을 들어줄 수 없기 에 하루에 걸쳐 재정을 필요한 곳에 나누었다.
< 아르펜 제국이 89건의 대형 개 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베르사 대륙의 역사상 사상 최 대의 금액이 발전을 위해 대륙 의 각 지역에 뿌려졌습니다.
위대한 건축물 의뢰 26개가 시 작되 었습니다.
바탈리의 검투장,영웅의 계단, 대학자의 서재,풍요의 제단,위 기를 알리는 종,비밀의 지하 창 고,대신전 등이 지어집니다.
도시 257개의 재건이 착수됩니다. 도로,하수도,성벽,다리의 중 단된 작업들이 즉시 재개됩니다. 오래된 빈집을 허물고,인적이 끊긴 뒷골목을 정비하여 치안을 높입니다.
주민들의 거주 만족도를 상승 시킵니다.
상업 거리를 조성하여 교역과 생산을 촉진합니다.
3개의 요새가 건설됩니다.
바덴,니암, 마바크에 지어지는
요새들은 몬스터의 침략을 막는 견 고한 보루가 되어 줄 것입니다. >
꼼꼼하게 필요한 부분마다 예 산을 책정하면서도 과감하게 지 출했다.
93억 2천만 골드.
영주들을 모집하여 받은 천문 학적인 금액이 모조리 아르펜 제국의 영토에 투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