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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53권 : 18화 (372/520)

53권 18화 - 고통받는 위드

서윤은 대륙 전역에 걸쳐서 몬 스터를 막는 방어 시설을 건설 하고,쇠락한 도시들의 재개발을 착수했다.

모든 통치 행위에 대한 권한과 최종 책임자는 위드.

그녀는 어디까지나 위드의 대리

인으로서 투자를 하는 것이었다. 아르펜 제국의 주민들,북부와 중앙 대륙에 사는 이들이 떠들 기 시작했다.

“거룩한 위드 황제께서 우리를 위해 황금 주머니를 풀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그분 에게는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 는 재산이 있어서 우리들을 위 해서 쓴다는군!”

“역시…… 황제 폐하는 대륙에서 가장 명예로운 분이지. 사악한 힘 을 다룬다는 헛소문도 잠깐 있었 지만…… 그런 소리는 믿지 않아.”

“우리 아르펜 제국이 발전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군. 기 술을 중시하는 국가는 크게 성 장할 수밖에 없지.”

“건축을 한다고? 자네는 어서 빨리 움직여야 할걸세. 이 대륙 은 전부 공사판이거든!”

“자네는 행복한 줄 알게. 아르 펜 제국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야.”

“하수도 정비! 지금까지 그렇게 요청을 해도 안 되던 일이었는 데,지난번에는 큰 비가 내려서 흙탕물이 넘쳤지. 이번에 위드

황제 폐하께서 해 주었군. 이런 변경의 작은 마을의 부탁까지 들어주실 줄은 몰랐는데……

“저 숲속의 오두막에 사는 한스 의 아이를 알고 있는가? 눈이 아 파서 치료를 해야 했는데…… 자 비로운 황제 폐하께서 치료비를 보내 주셨어. 기가 막힌 일이지. 라이튼의 주민들은 모두 황제 폐 하께 복종할 것이네. 요새 건설에 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야.”

중앙 대륙의 주민들은 태도를 바꿔서 일제히 아르펜 제국을 찬양하고 있었다.

보통 약간의 돈을 내정에 베푼 다고 해서 주민들이 행복해하진 않는다.

불안과 초조함,두려움을 날려 버릴 정도의 압도적인 돈!

치안이 가장 떨어지는 뒷골목 의 불량배들도 말했다.

“아르펜 제국이 최고지.”

“암. 우린 위드 황제 폐하를 위 해 살아가야 할 것이네.”

“절대복종은 명예로운 일이야.”

“우리 아버지는 믿지 못하지만, 위드 황제 폐하는 믿을 수 있지.” 북부 대륙,중앙 대륙의 유저들

은 주민들이 떠드는 말에 깜짝 놀랐다.

“뭐야. 도대체 얼마나 돈을 투 자한 거야?”

“위드 님이 난이도 S급 의뢰를 성공시켰을 때보다도 더 난리가 난 것 같은데?”

“다른 지역의 친구들에게 소식 을 들으니 웬만한 도시나 마을 들에는 다 투자가 이루어진 것 같아. 실제로 우리 고향에도 바 뀐 것들이 있다고 하고.”

“위대한 건축물도 지어진다니 대박이네. 위대한 건축물,이거

모라타에 건설되고 나서 사람들 이 엄청 열광했는데.”

“여기만이 아니래. 내 친구들이 그러는데 대륙의 주요 도시마다 위대한 건축물이 지어지기 시작 한다는데.”

“주요 도시마다?”

“응. 아르펜 제국의 영역에 전 부 투자가 시작되었어.”

북부 대륙 유저들이 열광하고 있 었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투자는 많은 유저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가르나프 평원의 전투가 끝나 고 며칠 지나지도 않은 시점.

아르펜 제국의 영토가 중앙 대 륙으로 확대되고 케이베른까지 설치는 와중에,이런 대대적인 투자라니!

“솔직히 말해서…… 이제는 위 드 님도 한몫 챙기더라도 크게 뭐라고 할 수는 없을 단계인데.” “영주 모집도 아르펜 제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큰 그림이었 던 건가. 별생각도 없이 헤르메 스 길드가 미워서 싸웠는데. 이 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어.”

“괜히 북부에서 위드 님을 찬 양하는 게 아니구나. 돈으로 영

주 뽑는 거 보고도 두둔하는 풀 죽신교 보고 비웃었는데,멍청한 건 나였어.”

“이 정도면 영주들 뽑으며 받 은 돈 다 쓴 거 아닌가?”

“설마…… 좀 남겨 놨겠지.”

“맞는 것 같아. 안 바뀐 곳이 거의 없어. 거의 빚까지 내서 투 자했어야 할 정도인데?”

중앙 대륙의 유저들은 감동에 푹 빠져들었다.

하벤 제국이 아니라,아르펜 제 국의 소속이 되었으니 공식적인 세율도 열 배 가까이나 낮아지

게 되었다.

“모든 게 완벽해.”

“아르펜 제국이 중앙 대륙을 정복하니 진짜 살기 좋아진다.”

“그냥 하늘과 땅 차이잖아. 이 정도면.”

악룡 케이베른의 위협이 걱정 되긴 했지만,그럼에도 아르펜 제국의 대대적인 투자는 모든 근심을 잊게 만들었다.

< 아르펜 제국이 황금시대를 열며 도약하고 있습니다.

황제 위드의 투자가 제국의 생 산 확대를 이끌어 냈습니다. 건축이 음습한 하수구에서부터 높은 요새의 첨탑까지 모든 부 분에 걸쳐서 역사적인 새로운 기회를 얻었습니다.

새로운 건축 양식과 건축 공법들 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국 내 모든 주민들의 충성도 가 79 증가합니다.

국가 명성이 32 오릅니다.

물품 생산에 10%의 보너스가 붙습니다.

건축 기술의 발전이 향상됩니 다. 더 높고,큰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문화가 빠르게 확장됩니다.

다른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개 선됩니다.

때때로 다른 왕국에서 조공을 바칠 수 있습니다.

귀족과 기사들의 명성이 늘어 나고,기품이 영구적으로 2씩 증 가합니다.

통치 건물의 효과가 50% 추가 됩니다.

장인들이 만드는 물품의 생산

량이 늘어나고,추가로 지역 명 성에 기여합니다.

불안한 치안으로 인한 도둑 떼 의 출몰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우호적인 신들의 축복이 부여 됩니다.

프레야,루,바탈리,미네가 아 르펜 제국에 신의 축복을 내립 니다.〉

아르펜 제국의 역사적인 황금 시대!

언데드들을 이끌고 사냥터를

돌아다니는 위드에게 메시지창 이 계속 떴다.

< 아르펜 제국의 존경받는 황 제인 당신의 이름이 대륙에 널 리 퍼지고 있습니다.

명성이 132,500만큼 늘어납니다. 카리스마,기품,매력이 영구적 으로 18씩 증가합니다.

평판이 ‘소유한 모든 것을 베푸 는 자비로운 황제’가 되었습니다. 기사들의 충성도가 빠르게 오 릅니다. >

<말자인 마을의 주민들이 황 제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명성이 861 증가합니다.

명예가 2 늘어났습니다.〉

<자유 기사 타르타로스가 충 성을 다짐했습니다. 그는 가문에서 내려오는 검술을 기꺼이 알려 주길 원합니다. >

<푸겔 마을이 황제의 건강 을……. >

< 제노라 무역 도시에서 황제를 위한 연회를……. >

< 말탄 마을이 황제 축하 파티 를……. >

“이게 뭐야.”

사냥터에 있는데도 메시지창이 끊이지 않고 계속 울린다.

“무슨 오류 같은 건가?”

위드는 전투와 관련이 되는 스 탯은 아니더라도 명예,기품,카 리스마,매력 같은 수치가 수시 로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 보론 마을에서 황제를 위해 예술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예술이 1 증가합니다.〉

심지어는 예술 스탯까지!

위드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 분이었다.

“이런 게 황제구나.”

제국의 황제가 이렇게 꿀을 빠 는 직위였다.

가만히 있어도 명성이 올라가 고,악명은 낮아진다. 저절로 스 탯이 오르기도 한다.

“권력이 좋긴 좋아. 바드레이는 이 좋은 걸 지금까지 혼자서 누 렸던 건가.”

유저들이 성장함에 따라 많은 정 보들이 알려져 있었지만,정말 좋 은 건 일부러라도 알리지 않는다. 직접 황제나 왕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긍정적인 요소였다.

“바드레이는 스탯이 얼마나 을 랐을까.”

위드는 짙은 부러움도 느끼긴 했지만, 실상 바드레이는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중앙 대륙을 다스리면서도 평 판이 워낙 낮아서 명성이나 스 탯이 잘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사고를 치면 악명이 쌓였고,흑 기사 직업의 효과로 주민들과 기사들은 더 많은 불평불만을 터트렸다.

바드레이 개인만을 놓고 보면 손해를 본 측면도 있었다.

“근데…… 몇 골드나 투자한 거지?”

위드는 서윤에게 내정을 맡겨 놓 고 지금까지 일부러 묻지 않았다.

쪼잔한 티를 내지 않고 싶었다.

“물어봐야 할까. 아니면 그냥 참아야 할까. 흠…… 궁금하긴 한데.”

언데드들이 던전을 공략하는 와중에도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 나지 않았다.

“반 호크. 놀지 말고 달려라! 토리도. 박쥐로 변했을 때,날갯 짓 속도가 느려진 것 같은데. 세 빌과 게르니카. 너희들은 조금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어!” 잔소리를 아무리 쏟아 내도 궁 금증이 사라지질 않았다.

정말 알고 싶은 게 있을 때에 는 밤에도 제대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거액의 돈이라면!

위드는 주저하다가 서윤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내정 다 했어?”

- 서윤 : 네. 기본적으로는요.

“잘했어. 고생했네. 반응이 좋 은 거 같아.”

- 서윤 : 다행이에요.

“근데 얼마나 투자한 거야?” 위드는 내심 5, 6억 골드 정도 로 추측했다. 그마저도 과거 같 으면 말로 꺼낼 수도 없던 어마 어마한 금액이었다.

‘내가 통이 좀 커지긴 했지.’ 아르펜 왕국 시절에 북부에는 들 어오는 수입을 전부 재투자했다. 위대한 건축물을 비롯해서 많 은 걸 짓긴 했지만,주거 공간은 판자촌으로 때우고 성벽이나 요 새도 짓지 않았다.

도시 건설에 있어서 원가는 십

분의 일 이하로 줄였고,꼭 필요 한 부분에만 확장했다.

‘돈은 쓰면 나가는 거야. 안 써 야 남는 거지.’

지금까지 열심히 투자를 해 왔으 니 슬슬 수금을 생각하고 있었다.

- 서윤 : 전부요.

“저,전부?”

- 서윤 : 네. 다 썼어요.

위드는 뒤통수를 후려치는 전율로 몸을 떨었다.

‘내 호주머니에 있던 그 막대한 돈이 세상에 다 뿌려진 거야?’ 좋은 일을 했을 때의 뿌듯한 보람보다는 상실감과 허탈감이 훨씬 컸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자신이 착각했으 리라고 생각했다.

“아…… 푸홀 워터파크 별장 수익금을 다 썼다는 말이구나. 자세히 말하지 않아서 잘못 알 아들었잖아.”

- 서윤 : 그건 지난번에 다쓰고,이번에 거둔 영주 책임비 도 다 썼어요.

“지,진짜?”

- 서윤 : 발전에 투자하기 위해 서 책임비를 모금한 것이잖아요.

 "......"

물론 그런 말을 하긴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돈을 뜯어내기 위한 명분으로 한 말 인데. 원래 이런 거짓말 정도는 장사하면 다 하는 정도잖아.’

블랙 드래곤 케이베른이 나타 났을 때에도 이처럼 경악하고 두렵진 않았었다.

불사의 군단을 막아야 했을 때 도,지골라스에서 화산이 뻥뻥 터질 때에도 놀라지 않았다. 하 지만 지금만큼은 충격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

“그 많은 돈을 다……

- 서윤 : 다행히 꼭 필요하고 중요한 투자는 마친 것 같아요. 사람들도 좋아하고요.

위드는 심한 몸살감기를 앓는 것처럼 기운이 빠졌다. 팔다리가 떨리고 손가락은 제대로 움직이 지도 않았다.

“그래. 그렇겠지…… 당연히 사 람들이 좋아했을 거야. 그냥 기 뻐서 날뛰었겠지.”

30시간의 밤샘 사냥을 하더라도 이토록 정신이 멍해지진 않으리라.

- 서윤 : 요새도 건설했어요. 몬스터들이 대군을 이루어서 몰 려오면 큰 피해가 생기기 전에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 당연히 요새도 지었 겠지. 그 많은 돈을 썼는데. 암.”

- 서윤 : 중앙 대륙의 도시들 의 숙원 사업들도 해결했어요. 다 할 수는 없었지만,비용 대비 효과가 큰 것들을 했어요. 한 달 만 지나도 3배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겠지. 아마……

위드는 지독한 상실감에 휩싸 였다.

바드레이와의 대결을 졌더라도 이렇게 허탈하진 않았으리라. 난이도 S급 퀘스트를 연속으로 실패해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 돈,돈,돈.

모든 욕망의 근원인 돈이 제대 로 구경도 해 보지 못하고 떠나 버렸다.

상업적으로 발달한 도시들은 막대한 생산력을 자랑한다.

북부 지역은 전체적으로 보면 농작물이나 목축업 위주의 생산 을 갖추었지만,뛰어난 장인들은 대부분 중앙 대륙에 많았다.

지금 투자한 돈으로 아르펜 제 국이 눈부신 발전을 거두면,그 수익은 결국 위드에게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좋은 투자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당장은 아 깝다는 감정이 모든 것을 지배 하는 상태였다.

“그래. 알았어. 바빠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 서윤 : 네. 내정을 조금만 더 돌볼게요.

“다 썼다면서 남은 돈이 있어?”

- 서윤 : 모라타에서 방금 누가 기부금 8만 4천 골드를 냈어요.

꿀꺽.

큰돈은 떠났지만 그래도 작은 돈이라도 들어왔다.

90억 골드에 비하면 푼돈이지 만,마음 한구석에 미약한 온기 라도 일으켜 주는 돈!

- 서윤 : 이 돈도 지역 발전 을 위해서 투자를 할게요.

“그 피 같은 돈까지……

- 서윤 : 왠지 싫어하는 거 같은데,제가 잘못했어요?

“아니야. 너무 고마워…… 진심 이야. 정말 정말 고마워. 사냥이 바빠서 나중에 연락할게.”

- 서윤 : 언제든 연락 주세요.

위드는 서윤과의 귓속말을 마 치고 나서 부하들을 집합시켰다.

"........"

"........"

"........"

기나긴 침묵.

누렁이는 그동안의 삶의 경험 으로 깨달았다.

그의 성질 더러운 주인이 잔소 리를 시작할 시간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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