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권 19화
가르나프 평원의 전투를 마치 고 북부 유저들이 모라타로 돌 아오고 있었다.
“여긴 여러 종류의 동물들의 발자국들이 보이는데.”
“위험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방송을 보면
몬스터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했 으니까요.”
북부 유저들은 최소 백 명 이 상의 무리로 이동했다.
악룡 케이베른이 활동하면서 몬 스터들이 늘어났다는 소식을 들어 서 고레벨 유저들도 섞여 있었다.
“여러분들은 저만 믿으세요. 하 핫. 제가 흑사자 길드의 헤겔입 니다.”
헤겔이 땅에 남아 있는 흔적을 보더니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고작해야 늑대 발자국이네요. 이 부근에 출몰하는 늑대의 레
벨은 200 정도죠. 털이 새하얀 녀석들은 300대가 있지만 모두 물리칠 수 있습니다.”
“오. 정말요?”
“그럼요. 늑대 정도야 뭐…… 몇 마리가 덤벼도 다 쓸어버리 면 됩니다. 놈들이 나오면 사냥 해서 가죽을 나눠 드리죠.” 헤겔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 었다.
레벨 100에서 200대까지 지긋지 긋하게 늑대 사냥만을 해 왔다.
그 이유가 숲과 평원이 넓은 툴렌 지역의 특성 때문이기도
했는데,늑대의 특성과 상대법에 대해서 잘 알았다.
‘예전의 나도 아니고 대충 치면 죽어 버리겠지. 뭐.’
레벨이 한참은 더 높은 도둑 나이드도 함께 가고 있었으니 어려울 건 없다.
“근데 헤겔아. 여기 늑대 발자 국이 장난 아니게 많아. 그리고 이상하게 깊이가 두꺼운데.”
나이드가 발자국을 주의 깊게 조사하더니 말했다. 도둑인 그는 모험가들처럼 흔적을 잘 살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썰미가
남다른 편이었다.
“그래 봐야 늑대잖아.”
“하지만……
“됐어. 여기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긴,그렇기는 해.”
헤겔과 나이드는 뒤를 돌아보 았다.
그들의 무리가 좀 앞서서 온 것이었고,시야에는 몇 개나 되 는 유저들의 무리가 따라오고 있었다.
모라타와 가까워지면서 북부 유저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중앙 대륙 유저들도 많이 보 이네.”
“그들도 모라타가 궁금할 테니까.”
“크…… 위드 형님은 진짜 대 박이다.”
헤겔은 위드와의 인연을 자랑할 때마다 유저들,특히 여성들의 눈 이 반짝이는 걸 볼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들판에서 야영을 하면서도 그들의 주변에는 유저 들이 모여들었다.
“페일 님이나 다른 동료 분들 은 대부분 영주가 되었는데,헤 겔 님도 아르펜 제국의 영주 지
원 안 하세요?”
“큼. 영주 자리에는 크게 욕심 이 없습니다.”
사실이 아니었다.
헤겔도 간절하게 영주가 되고 싶 었지만 시켜 주는 사람이 없었다.
“위드 님은 자주 만나세요?”
“그럼요. 맨날 봤죠. 밥도 같이 먹 던 사이라는 건 제가 말했었나요?” 인기 폭발!
덩치가 산만 한 바바리안 워리 어가 웃으면서 다가왔다.
“으허허허. 이거 그럭저럭 쓸 만한 단검인데 하나 가지시겠습니까?”
“공허의 단검? 고급이잖아요.”
“위드 님의 동료시라는데 기념 으로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무리에는 그들보다 유명하거나, 레벨이 높은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들 헤겔을 존중해 주었다.
‘얼마 전까지의 내가 아니야.’ 헤겔도 가르나프 평원 전투에 서 마지막 순간까지 멋지게 싸 웠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장검을 뽑아 들고 3군단에 덤비 면서 내심 아무것도 못 하고 죽을 줄만 알았다. 근데 평소에 없던 운 이 그날에 다 몰려온 것만 같았다.
다른 유저들과 싸우고 있던 헤 르메스 길드원 하나를 해치우고, 제국 기사도 셋이나 베었다. 엄청난 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 고,전리품으로도 헤르메스 길드 에서 거의 독점적으로 보유하던 기사 갑옷을 얻어서 착용했다.
하벤 제국의 엘리트 기사 갑옷 은 착용하고 있으면 대단한 영 웅이 된 기분이었다.
“늑대다! 모두 조심하세요!” 황야의 혼을 잃은 늑대들. 유저들을 향해 늑대들이 달려 오고 있었다.
- 아우우우우!
“초보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우리들이 나서서 막읍시다.” “좋습니다. 심심하던 차에 잘되 었어요.”
북부 유저들 중에서 레벨이
250을 넘어서 늑대를 사냥할 자 신 있는 이들이 달려 나왔다. 헤겔과 나이드도 무장을 하고 나섰다.
“늑대 사냥은 진짜 재밌지.”
“어…… 방심할 사이도 없고.”
“나이드. 적진으로 뛰어들자.”
“그럴까?”
상대적으로 수준이 뛰어난 중앙 대륙 유저들은 그저 작은 여흥 거 리로만 여기고 있던 참이었는데, 상황이 바뀐 건 그다음이었다. 들판 너머로 늑대들의 무리가 계속 몰려들고 있었다.
“저게 다 뭐야?”
“대형 몬스터도 있다.”
참파오.
크기가 4미터가 넘는 거인형의 몬스터로 채찍을 휘두르며 늑대 들을 몰아오고 있었다.
“저건 던전에만 있는 놈이잖아.”
“늑대 간수. 특성으로는 물리 방 어력이 뛰어나고, 화살을 쏠 줄 알며…… 늑대들을 강화시켜.”
“저렇게 많은 늑대들을?”
“젠장. 들판에서 도망칠 수도 없 잖아. 이거 잘못하면 몰살이다.” 유저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 가고 있었다. 뒤쪽의 무리에서도 실력자들이 서둘러 달려왔다.
“우리들이 막읍시다. 초보자들은 뒤로 빠져서 도망치게 하고요.”
“지원군이 계속 올 겁니다. 서 두르면 많은 유저들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레벨 300대가 넘는 이들만 남 고,나머지는 모두 도망을 치기 로 했다.
그들이 단단히 결의를 다지고 있을 때.
- 꾸와아아아아악!
하늘에서 괴성이 터지더니 구 름을 뚫고 무언가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다.
“몬스…… 아니,와이번이다.”
“저건 와삼이예요!”
눈이 밝은 궁수 유저가 소리쳤다.
동시에 모든 유저들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북부의 마스코 트인 와삼이가 쇄도하고 있었다. “사람도 타고 있어요.”
“사람이라면 설마……
“그분이 맞는 것 같아요.”
위드의 행적에 대해서는 실시 간으로 방송국에 의해 추적되고 있었다.
와삼이를 타고 북부의 몬스터를 때려잡고 있다고 뉴스에도 나왔는 데, 이곳에 나타날 줄이야.
“위드 님! 여기예요. 여기!”
“꺄아아앗. 팬입니다!”
“풀죽,풀죽!”
“아르펜 제국 만세!”
유저들은 몬스터에 대한 긴장 감 따위는 잊어버리고 두 손을 흔들며 열광했다.
“위드 형. 헤겔 여기 있어요!” “나이드도 있습니다.”
헤겔과 나이드가 아는 척을 해 보기도 했지만 워낙 많은 유저 들의 환호 속에 파묻혔다.
위드가 와삼이의 등에서 쏜 화 살이 빛살처럼 날아서 늑대들에 게 적중.
늑대들이 화염 또는 얼음덩어 리가 되어서 목숨을 잃었다.
“우와아앗!”
“저 먼 거리에서……
“역시 공격력이 엄청나.”
군중들이 놀라고 있을 틈도 없 었다.
퍼 퍼 퍼 펑!
늑대들의 시체가 파도 타듯이 터져 나가더니 주변에 연쇄 폭 발을 일으켰다.
- 원한은 사라지지 않고 이곳에 주어진 생명과 땅을 파괴한다.
시체 연쇄 폭발!
시체 폭발의 파괴력이 주변으 로 전이되며 일대를 터트렸다.
그 직후 일어나는 스켈레톤들! 보랏빛 오로라에 휩싸여 있었 는데 데스 오라의 효과였다.
죽은 자의 힘이 쌓이면서 기초 적인 단계의 데스 오라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배자께서 명령하셨다. 전부 죽여라.”
“뼈마디가 해체되도록 싸워라. 이 느려 터진 놈들아!”
스켈레톤들이 검과 방패를 들 고 질주하며 늑대들을 해치우는 광경은 위압감이 넘쳤다. 늑대들과 비슷한 속도로 달릴 뿐만 아니라,반 호크의 지휘 아 래에 체계적인 방진도 구성했다. 평야에 나타난 수만 마리의 늑 대들을 말 그대로 학살하고 있 는 위드!
“대박이다.”
“네크로맨서의 전투력이 이 정 도라고?”
“위드 님이 로열 로드 최강이잖아. 그러니 이렇게 잘 싸우는 거지.”
“무시무시하기까지 하네.”
유저들이 모여들어서 싸울 생 각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구경 하고 있었다.
언데드들끼리 알아서 잘 싸우 고 있었으며,잠시 후에는 바라 그 부대까지 나타나서 지상을 통구이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율적인 전투 능력! 유저들은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위드 님. 정말 최고예요!”
“전쟁의 신 위드!”
“대륙을 위해 투자해 주신 것 도 고맙습니다.”
“엄청난 돈을 뿌려 주셨는데, 잠시나마 오해했던 것도 미안해 요! 위드 님은 정말 훌륭한 분 이세요!”
“가진 돈을 다 털어서 투자해 주는 위드 님은 멋진 분!”
빠직!
위드는 분노에 차서 주문을 외 웠다.
“너희들 모두가 제물이 될 것 이다. 내 육체를 바쳐서 깊은 어 둠을 이 땅에 부르니…… 존재 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지거라.” 대소멸.
생명력과 마나를 불태워서 단 한순간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는 마법을 사용했다.
언데드로도 충분히 늑대들을 소탕할 수 있었지만,그냥 화풀 이로 공격을 쏟아붓는 것이다.
< 생명력이 10 남았습니다.〉
< 마나가 10 남았습니다. >
< 무리한 마법 운용이 육체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높은 맷집과 인내력을 보유하 고 있습니다.
영구적으로 생명력과 마나의 최대치가 20 증가합니다.
마나 회복 속도가 2일 동안 32% 감소합니다.〉
12만의 생명력과,8만의 마나 를 몽땅 소모하며 시전한 스킬 은 수천 마리의 늑대들을 죽음 으로 몰아넣었다.
< 생명력이 3 흡수되었습니다.〉
< 마나가 2 흡수되었습니다.〉
< 생명력이 5 흡수되었습니다.〉
< 마나가 1 흡수되었습니다.〉
.....
데스 오라의 효능.
전투를 펼치고 있는 스켈레톤 들에 의해 생명력과 마나가 지 속적으로 공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드의 전 투 방식은 이런 게 아니었다. 사냥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비효율적으로 생명 력과 마나를 소모하진 않는다. 그저 화풀이!
대지에 모여든 늑대들을 대상으 로 성질을 내는 것에 불과했다.
“끝내준다. 진짜 최강이야.”
“와…… 네크로맨서의 정점.”
“위드 님이 손만 대면 뭐든 새 로운 걸 보여 주는구나.”
“저렇게 강하고 여유가 있으니, 아르펜 제국에도 엄청난 돈을 투자할 수 있는 거야.”
“부자는 다르지.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써도 통 크게 하는 거잖아.”
“한 푼 두 푼 모아서 한 방에 털어 넣는 거지.”
빠직!
위드의 작게 남아 있던 이성이 양념 반 후라이드 반도 못 알아
볼 정도가 되었다.
“너희들 모두가 제물이 될 것 이다. 내 육체를 바쳐서 깊은 어 둠을 이 땅에 부르니…… 존재 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지거라.” 이번에는 유저들을 향한 대소 멸 주문!
< 마법 주문을 발동시키기 위 한 생명력과 마나가 현저히 부 족합니다.〉
다행히 마나 부족으로 대참사 가 벌어지진 않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