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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53권 : 24화 (378/520)

53권 24화

위드는 언데드들을 일으키며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진흙 골렘. 적을 향해 돌격해라.”

- 그룩. 그룩!

높이가 5미터나 되는 진흙 골

렘이 세차게 달려가서 말의 머 리를 닮은 우르고스와 싸웠다. 본래 골렘이란 네크로맨서의 동반자였다.

충직한 기사처럼 곁에서 소환 자를 지켜 주고,어떤 때는 언데 드들과 함께 싸우며 적진을 파 괴하기도 한다.

- 죽음의 지배자께서 내린 명 을 따라!

천 마리나 되는 우르고스는 넓 게 산개하더니 창을 던졌다.

진흙 골렘은 수십 개의 창을 얻어맞더니 그대로 다시 흙으로 변했다.

< 진흙 골렘이 파괴되었습니다.〉

위드는 그 광경을 보며 혀를 찼다.

“쯧. 골렘 제작은 웬만큼 늘지 않는군.”

골렘 제작도 초급 7레벨에 오 르기는 했지만 노가다를 통해서 도 잘 올리기 힘든 스킬이었다. 쟌이나 그로비듄 같은 네크로

맨서들은 불의 골렘이나 강철 골렘을 만든다.

불의 골렘은 강력한 광역 공격 이 가능했으며,강철 골렘은 몬 스터들이 때리다가 지칠 정도의 맷집을 가졌다.

그들은 네크로맨서가 된 초창 기부터 골렘과 함께 성장해 왔 던 것이다.

“어쩔 수 없지. 다들 가서 싸워!”

“그 말만을 기다렸다. 바하라아 아아!”

워리어 바하모르그가 도끼를 들 고 달려가고,기사 세빌,여전사

게르니카가 바짝 뒤를 쫓았다. 전투를 치르고 있는 상대는 기 동력이 뛰어나고 집단 전술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우르고스! 원거리에서 창을 던지고,레벨 도 500대 후반에 달하기 때문에 상대하기 극도로 까다로운 몬스 터들이 었다.

전에는 북부 대륙의 변방에 있 는 킬리자르 협곡 너머에 살았 는데,아르펜의 개척 마을을 침 략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기에 온 이상 가죽 한 조각 까지 전부 챙겨 주지!”

우르고스들이 크게 원을 그리면 서 달리며 창을 던지고 있었다.

바하모르그와 세빌,게르니카는 방패를 들고 선두에서 막아 내 기에 급급했고,반 호크가 이끄 는 300마리의 스켈레톤 군단은 그대로 박살이 났다.

위드는 와삼이를 타고 와서 시간 을 아끼기 위해 몬스터 사냥을 많 이 하지 않았다. 약간의 언데드만 데리고 우르고스들이 모여 있는 진영으로 찾아왔던 것이다.

쿠르르르르르!

그때 갑자기 땅이 흔들리더니 모

래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솟구쳤다. 데스웜!

위드가 만들어 낸 조각 생명체 중에서 전투력을 따지면 불사조, 킹 히드라와 함께 최강을 다투 는 녀석이 등장했다.

입을 크게 벌린 데스웜은 땅 위에 있던 다섯이나 되는 우르 고스를 한꺼번에 집어삼켰다.

- 냠냠냠. 꿀꺽. 캬아아아아아.

우르고스들의 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데스웜은 공포를 퍼뜨리는 특 성까지도 가지고 있었던 것.

“지형 파괴.”

위드의 명령에 따라 데스웜은 땅을 파고들더니 10미터 떨어진 곳에서 다시 튀어나왔다.

우르고스는 넓은 평야를 좋아 하는데 마음대로 뛰어다니지 못 하게 만든 것이다.

“침착하게 집중 공격을 하라!”

“대지의 진동에 신경 써라. 놈 이 튀어나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능이 뛰어난 우르고스는 데

스웜의 상대법에 맞춰서 흩어지 며 창을 던졌다.

- 꾸왯!

데스웜은 우르고스를 잡아먹다 가 백 개나 넘는 창에 맞았다. 단단하면서도 미끈거리는 피부 로 일곱 개를 남겨 놓고는 전부 튕겨 냈다.

“공중 지원.”

위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번에는 숲 너머에서 바라그들 이 날아와서 지상을 향해 화염을 뿜었다.

- 기다리기 지루했다.

- 전부 태워 주겠다.

우르고스의 전투력은 빠른 움 직임과 집단 전술 중거리 공격 에 있었다.

골렘과 약간의 언데드.

바하모르그를 비롯한 조각 생 명체들은 미끼가 되어 그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했다. 그다음에는 지상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바라그의 집중

공격이 이어졌다.

“너희가 살아서 움직이던 땅으 로 돌아오라. 이곳은 어두운 곳. 검고 부패한 땅. 영영 사라지지 않을 암흑의 율법을,모든 이들 에게 새길 수 있도록 하라. 언데 드 라이즈!”

위드는 화염 속에서 언데드까 지 소환했다.

바라그의 공격에 사망한 우르고 스의 육체는 데스 나이트가 기본 으로 둠 나이트까지 일어난다.

< 어둠의 정수가 스며든 우르고

스의 몸을 언데드로 만들었습니다.

언데드 소환 스킬의 숙련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영구적으로 지식과 지혜가 3씩 높아집니다.〉

화염으로 불타는 언데드까지 일어나면서 전투가 펼쳐졌다.

“묵은 뼈의 골짜기.”

위드는 독을 퍼뜨리는 뼈 무더 기들을 틈틈이 소환하여 퇴로까 지 차단했다.

우르고스는 동족들을 놔두고

도망치지 않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한 것이다. 이제부터 언데드 소환에 비해 서는 수준이 낮지만 저주 계열 과 공격 마법을 실컷 연마하려 고 할 때였다.

- 서윤 : 모드레드가 위험해요. 지하 던전에서 튀어나온 몬스터 들이 도시를 장악했어요.

니플하임 제국의 수도였던 모 드레드.

드넓은 폐허로 변한 지역에 몬

스터들이 들끓는다는 귓속말이 었다.

“그래.”

위드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었다.

“모드레드로 갈까?”

모드레드에서 사냥을 한다면 언데드들을 소환 해제할 필요가 없으니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 었다.

언데드들이란 적당히 강한 몬스 터들을 때려잡을 때 훌륭한 법. 꾸준히 대량의 몬스터들이 공 급되고,주변에 다른 유저가 없

는 지역은 네크로맨서에게는 성 장의 촉진제나 마찬가지였다.

- 서윤 : 다시 되찾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모드레드는 넓 은 폐허 지역이고 몬스터들이 땅에서 계속 나와요. 그곳에 신 경을 쓰는 동안 다른 장소들이 위험해요.

“그렇겠지.”

- 서윤 : 모드레드에서 나오 는 몬스터들은 인근 마을과 도

시의 성벽을 의존해서 막을 거 예요. 아르펜 제국군을 편성해 놓았어요.

“대처가 빨랐네. 잘 막을 수 있 을까?”

- 서윤 : 어느 정도는요. 북부 대륙으로 조금씩 흩어지는 몬스터 들은 감수해야 할 것 같아요.

베르사 대륙 전역에 몬스터의 출몰이 활발해졌으니 위험이란 대가를 어디서든 치러야 했다.

이미 게시판에는 몬스터들에게 당했다는 유저들로 아우성이 가 득했다.

- 서윤 : 그보다도…… 네크로 맨서를 끝까지 마스터할 거예요?

“왜?”

- 서윤 : 좀 특별한 전사 직 업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요. 어 쩌면 세계를 구하는 용사와 관 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세계를 구하는 용사?”

위드는 무예인을 포함하여 여 러 직업들을 알고 있었다.

세계를 구하는 용사는 사막의 대제왕 시절에 가졌던 직업. '태양의 전사에서 승급을 했었 지. 근데 태양의 전사만 되는 건 아니었어. 기사,전사 계열의 최 종 직업의 단 1명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위드가 엠비뉴 교단을 박살 내 며 사막의 대제왕 시절을 마치 고 나서는 헤스티거가 세계를 구하는 용사를 이어 받았었다.

그야말로 전투 계열의 정점!

“그 직업이 가능하다고?”

- 서윤 : 확실하진 않아요. 다만 전사 계열의 상위 직업을 얻을 순 있을 거예요. 세계를 구 하는 용사는 그 이후에 얻어야 하고요.

“그럴 수도 있겠군. 쉽게 얻을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니까.” 세계를 구하는 용사가 되었을 당시에는 엠비뉴 교단과 아우솔 레토라는 위협이 있었다.

인간의 무력의 한계를 뛰어넘 고,세상을 구하기 위한 임무를 받아야만 수행할 수 있는 직업. “케이베른이라면…… 흠. 평소 라면 몰라도 세상이 어수선하니 가능성이 높긴 하겠어.”

위드는 그렇지 않아도 요즘에 는 네크로맨서를 마스터할 필요 까진 없다고 생각했다. 근본적으로 네크로맨서는 죽음 의 경계를 뛰어넘는 힘을 다루 는 직업.

저주와 흑마법의 일부까지 마음 껏 다루어야 강해지는 직업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스탯들 이 줄어들게 될 테고,조각사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쌓기만 하는 직 업과는 달리 페널티가 크다.

‘사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정 도로만. 그리고 언데드 소환은 꾸준히 쓰면 언젠가는 마스터할 수도 있겠지. 굳이 네크로맨서로 정점을 찍을 필요는 없어.’

네크로맨서는 고급의 단계에 이르면 스킬 레벨을 올리기 위 해 특별한 제물을 구해야 하거 나,퀘스트도 수행해야 했다.

어떤 퀘스트는 수행하는 방식

에 따라 강력한 악의 힘을 손에 넣기도 했고,직업 자체가 걸어 가는 길이 조각사처럼 평범한 노가다가 아니었다.

과거에는 그럼에도 도전해 볼 가치가 있긴 했지만,헤르메스 길드를 물리치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 서윤 : 네크로맨서를 마스터 하지 않고 전직을 하면 언데드 소환 스킬 숙련도가 좀 줄어들 텐데요.

“상관없어. 노가다로 극복하면 되니까.”

위드는 그 정도 페널티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업을 마스터하지 않고 전직 하면 상황에 따라 숙련도가 감 소했다.

레인저에서 비슷한 궁수로 전 직을 할 때는 궁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마법사 계열에서 전 사 계열로 바뀌게 되면 스킬 숙 련도나 스탯에서 약간씩 손해를 봐야 했다.

- 서윤 : 우선은 전사로 전직 을 하고,사막으로 가야 해요.

“흠. 역시 사막인가?”

- 서윤 : 중앙 대륙에 다른 방법도 있을지 모르지만, 가장 찾기 쉬운 시작점은 사막에 있 었어요.

위드는 직업을 바꾸기로 했다. 조각사로 시작하긴 했지만,네 크로맨서를 거쳐서 대륙의 황제

가 되었고 세계를 구하는 용사 까지 하는 것이다.

* * *

바트는 가르나프 전투가 끝나 고 중앙 대륙까지 교역을 확대 해 놓고 있었다.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개척을 하지 않으면 안 되지. 하 루 늦게 시작하면 그만큼 손해 를 볼 게야.”

북부에서 식료품과 광물을 바 탕으로 물자들을 대대적으로 사

와서 중앙 대륙의 도시들과 거 래를 텄다.

그 과정에서 친분이 생긴 헬튼 상단주,델몽 상단주도 함께했다.

“굳이 칼라모르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요? 툴렌에도 수요는 충 분한데요.”

“가야지.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상인은 어디든 가야 해.”

“여기도 가격이 적당한데…… “꼭 사고 싶어 하는 곳에 먼저 팔아야 해. 상인은 돈이 아니라 신용을 얻어야 성공하는 거야.” 바트는 철광석이 잔뜩 실린 마

차들을 가지고 칼라모르 지역까 지 갔다.

드래곤에 의해 에바루크 성이 파괴되고,몬스터들이 난장판을 피우고 있었지만 간신히 도착한 제니아 성.

칼라모르의 네 번째 도시였지 만 교통이 좋다는 이점으로 유 저들이 몰리면서 수도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철광석 팝니다! 철제 무기 판 매합니다. 활을 만들 수 있는 뿔 과 나무도 잔뜩 가져왔습니다.” 바트를 따라온 헬튼,델몽은 교

역소에 절반을 처분하고,나머지 는 광장에서 노점을 시작했다. 그 리고는 20분 만에 전 품목 매진 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광장 구석에서 장사를 시작했 을 뿐인데 유저들이 끝없이 서 서 물건들을 싹 사 간 것이다. 특히 활을 만드는 재료는 10분 도 안 되어서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어떤가. 시원하게 잘 팔았지?” “예. 보람이 있네요.”

바트는 도시에 공적치를 쌓고 명성을 크게 날릴 수 있었다.

에바루크 성이 무너지고,몬스 터들이 활동을 하면서 활의 수 요가 급증했다.

공성전이 벌어지면 전사나 상 인이나 할 것 없이 들어야 하는 무기가 활이었다.

“대박! 더 싼 가격에 물건을 구 입할 수 있게 됐네요. 근데요. 우린 다시 돌아가는 길에 뭘 사 가죠?”

“약초들을 사 가도록 하세. 이 부근에는 여러 종류들의 약초가 많이 나니까.”

“그걸 어떻게 아세요?”

“시장 조사야 장사의 기본이 아닌가.”

바트는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털어서 약초를 구입했다.

헬튼과 델몽도 동참을 했고, 그 들은 유저들과 함께 다시 툴렌 으로 넘어가는 여행길에 올랐다. 툴렌이나 브리튼 지역만 가서 팔더라도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었다.

‘전쟁이 벌어지면 상인은 위축 되지 말고 더 열심히 팔아야지. 뭐든 생산하고 팔고. 물품들을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호성 그룹을 경영할 당시에도 그랬다.

남들이 이르다고 할 때 앞장서 서 투자했고,기술 개발을 선도 했다.

‘결국은 다 무너지고 말았지 만…… 그래도 내 경영 방침이 잘못된 건 아니었어.

바트는 그룹의 소유권을 잃어 버리면서 의욕을 잃고 절망에 빠졌던 적도 있었다.

먹고살 정도의 돈이야 넘칠 정도 로 남았지만 실패한 경영자로서 낙인찍히는 것은 가슴 아팠다.

누군가는 쉽게 말하리라.

‘망해도 떵떵거리면서 돈 걱정 없이 살잖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기업의 경영자로서 살아가다가 한순간에 할 일이 없어졌다. 모두가 그를 패배자로 여기는 목소리를 듣는 건 사람 들의 생각보다 훨씬 처참했다. 수십만의 실직자들. 그리고 그 들의 가정.

한없이 미안하고,스스로에 대 한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하지 만 호성 그룹의 계열사들은 새

로운 주인을 찾고는 보란 듯이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투자해 놓은 기술과 설비들이 조금 늦게 진가를 발 휘했다.

‘다행이지. 그때 한 번의 자금 난만 넘겼더라도…… 후. 미련을 갖지 말자. 어떤 일이든 조금의 차이에 잘되거나,망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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