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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53권 : 25화 (379/520)

53권 25화

위드는 모라타로 돌아왔다. 북부를 상징하는 이 대도시에는 웬만한 건물들은 다 있었고,네크 로맨서 길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귀한 삶과 죽음의 주인이시 여……

위드가 길드로 들어서자 음침

한 로브를 입고 있던 네크로맨 서들이 일제히 엎드렸다.

불사의 군단으로 인한 그들과의 기나긴 인연,게다가 황제라는 명 성도 있었고 네크로맨서로도 고급 의 실력을 갖춘 덕분이었다.

“위,위드 님이닷!”

“전쟁의 신 위드!”

길드 1층에 있던 유저들이 깜 짝 놀라서 소리쳤다.

평범한 외모는 쉽게 알아보기 힘든 편이지만 요즘의 인기는 그것을 넘어섰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사냥 열심

히 하시고 세금 많이 내주세요.” 위드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 사하고는 계단을 올라갔다. 뒷골목의 허름한 주택가에 있 던 네크로맨서 길드는 흑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진 멋진 탑으로 이주를 했다.

1층은 의뢰와 주문서 등의 판 매,2층은 고서적과 마법 장비 판매,3층부터는 중급 이상의 언 데드 소환을 익힌 이들에게만 허용되는 장소다.

위험한 마법 주문들을 가르치기 도 하고,또한 깨닫거나 발굴한

것들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했다. 위드는 바라볼이 바바리안의 해골 앞에서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는 광경을 보며 걸어갔다.

“오랜만이군.”

“어서 오십시오. 죽음의 구도자 시여.”

바라볼이 네크로맨서 특유의 낮고 음침한 목소리로 고개를 숙였다.

“할 말이 있어서 왔다.”

“무엇입니까? 드디어 완전히 죽음을 부정하는 방법을 알아내 셨습니까?”

“아니다.”

“그렇다면 죽음의 구름을 띄워 서 가련한 생명체들을 정화하는 마법을 깨달으셨습니까?”

“……그것도 아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합니까? 비밀리에 수행해야 하는 은밀한 일? 폐하께서 원하신다면 우리 네크로맨서들이 강이나 우물에 독을 풀거나,강,들판이 넓은 큰 도시를 무덤으로 바꿀 수 있 을 것입니다. 폐하의 충실한 종 은 성가신 인간보다는 조용한 스켈레톤들이 지요.”

위드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아니,이놈들이?’

케이베른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 험을 제거할 생각이었는데,모라 타 내부에도 악성 종양이 자라고 있을 줄이야.

‘처음에는 네크로맨서들이 악당 취급을 받는 게 오해라더니…… 원래 그렇고 그런 놈들이구나.’

리치 샤이어가 바르칸을 타락 시키면서 시작된 불사의 군단과 의 전쟁. 네크로맨서들은 알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역시 믿을 놈이란 없군.’

위드는 인생의 교훈을 단단히 머릿속에 새기면서 네크로맨서 바라볼을 기억해 두었다.

“크흠. 내가 온 이유는 네크로 맨서를 그만두기 위함이다.”

“무엇이라고요? 삶과 죽음에 대 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세상 의 섭리를 뒤바꾸는 숭고한 연구 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십니까?”

“그만두고 싶다.”

“정말 믿기 어려운 형편없는 말이로군요.”

위드는 사표를 쓰기 위해 네크 로맨서 길드에 왔다. 웬만한 직

업은 곧바로 바꿔 버리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네크로맨서는 일반인들의 혐오 감이 심한 편.

특히 전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퇴직을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지만 네크로맨서들은 자신 들끼리의 결속력이 뛰어나기 때 문에 이탈자를 증오했다.

“부디 생각을 돌리시지요. 얼마 전에 오래된 늪에서 수정 해골 을 찾아냈습니다. 이 해골을 연 구하면 새로운 언데드를 개발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새로운 언데드?”

“아직 연구 중에 있습니다만 매우 강력한 언데드입니다. 우린 죽음에 대해 이해할수록 거대한 힘을 손에 넣게 될 것입니다. 살 아 있는 이들이 두려워하며 복 종해야 될 만큼요.”

"......"

“게다가 칠흑과 공포,개방된 죽음의 시대가 열리면 궁극의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네크로 맨서들이 지배하는 완전무결한 세계! 그 길을 거부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바라볼은 그동안의 인연과 친 밀도 때문에 거듭 위드가 생각 을 돌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네크로맨서는 언제든 확실하게 손을 봐줘야 되겠군.’

위드는 오히려 생각이 반대로 굳어지고 있었다.

일찌감치 감시 대상에 올려놓 고 조금만 수상쩍으면 전부 쓸 어버려야 하리라.

“응. 거부해. 네크로맨서는 아 주 별로야.”

띠링!

- 네크로맨서를 그만두고,조각 사 마스터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생명력과 마나의 최대치가 원 래대로 감소합니다.

명성의 영향력이 확대됩니다. 신앙심의 효과가 줄어들지 않 습니다.

악명이 25,000 감소했습니다.

네크로맨서를 중간에 포기함으 로써 언데드 소환 스킬을 비롯

하여 직업 스킬들의 숙련도가 2 레벨씩 줄어듭니다.

언데드에 대한 지배력이 감소 합니다.

죽은 자의 힘이 651 약해졌습 니다.

네크로맨서 길드와의 관계가 무시, 불화로 변했습니다.

조각사 마스터!

생명력이 줄어들긴 했지만,원 래 네크로맨서는 10%의 추가

효과밖에 없어서 큰 영향은 미 치지 않았다.

마나의 경우에는 50%로 증가 했는데 이젠 마음대로 스킬을 쓰지 못하게 되어 아쉬운 상태. 네크로맨서를 그만둔 영향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띠링!

-프레야 여신의 축복이 부여 됩니다.

모든 상태 이상에서 벗어나며 최 상의 몸 상태가 만들어졌습니다.

예술가여.

잠시의 방황을 하였지만 선한 의지로 되돌아왔군요.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의 축복 이 올바른 길을 걷는 그대와 함께할 것입니다.

신앙심이 20 증가했습니다.

카리스마와 매력이 10 증가했 습니 다.

한 달 동안 넘치는 생명력을 부여 받습니다.

생명력의 회복 속도가 60% 빨라집니다.

동료와 가까이 있는 아군의 회복 속도도 20% 빨라집니다. 손에 닿는 식재료들의 품질이 최상이 됩니다.

위드가 꽤 만족하고 있을 때였다. 띠링!

- 헤스티아 여신의 축복이 부 여됩니다.

그대는 어긋난 것들을 정화하

는 불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헤스티아가 음습한 어둠으로부 터 벗어난 것을 축하하며 축복 을 내렸습니다.

어둠 계열 몬스터들의 특수 공 격을 성스러운 힘으로 50% 차 단합니 다.

화염 계열의 공격력이 영구적 으로 3% 증가합니다.

- 아트록의 축복이 부여됩니다.

- 바랄리의 축복이 부여됩니다.

- 티론의 축복이 부여됩니다.

- 루의 축복이 부여됩니다.

네크로맨서…….

어지간히 신들이 싫어하는 직 업이 었다.

바라볼은 창백한 얼굴로 손을 들어 문을 가리켰다.

“이곳은 네크로맨서들에게 허용 된 소중한 공간입니다. 즉시 떠 나 주십시오.”

그동안 쌓은 친밀도가 확실히 날아갔음을 깨닫게 해 주는 냉 정한 태도였다.

* * *

위드가 그다음으로 향한 장소 는 전사 길드.

모라타의 다섯 개의 광장마다 전 사 길드가 자리 잡고 있었고 의뢰 를 받거나 스킬을 배우려는 유저 들로 항상 북적이는 장소였다.

“방문해 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존경하는 황제 폐하!”

“우리 강철 방패 길드는 폐하 께 영원한 충성을 다짐합니다.” 길드에 들어서자마자 주민들로 구성된 경비병들과 전사들이 고 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위드의 명성으로 인한 인기가 이 정도!

“뭐,뭐얏.”

“위드 님이다. 위드 님이 이곳 에 오셨다!”

전사 길드에 있던 수백명의 유저들도 난리 법석을 피웠다. 모라타 유저들에게 위드란,어 쩌다 조각품을 깎는 모습을 보

일 때도 있었고,광장에서 장사 를 하는 모습들도 보였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베르사 대륙 을 지배하게 된 권력자!

뒤늦게 모라타에서 시작한 이 들도 대부분은 위드를 좋아했다. “아르펜 제국 만세!”

“위드 님. 사랑해요!”

위드는 계단을 향해 걸어가면 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제대로 알아듣기도 힘들 정도 로 유저들의 많은 고함 소리들 이 들렸지만,몇몇 말들이 가슴 에 박혔다.

“이번에 다 투자해 주신 거 고

맙습니다. 덕분에 공짜로 집 고

쳤어요!”

"...."

“우릴 위해서 돈 다 쓰시

고…… 진짜 위드 님 최곱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쭉 이렇게만 통치해 주세요!”

"......."

위드는 유저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 이렇게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이래서 욕을 먹고 살아야 오래

산다는 거구나. 칭찬을 들으면 화 병으로 일찍 죽는다는 의미였어.’ 역시 옛말은 겪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는 법이었다.

* * *

30분 후,로열 로드의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 제목 : 블랙 드래곤은 죽은 목숨임. ㄷㄷㄷ

조각사라는 직업을 우린 대부 분 알고 있습니다.

처참하게 낮은 생명력과 느린 전 투 계열 스킬 숙련도 증가……. 웬만한 전투 스킬은 익힐 자격 도 없고,어딜 가더라도 무시당 하는 직업인 것입니다.

“조각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위드처럼 되진 못할 것 이다.”

“조각사를 해라. 그다음에는 아 무 직업이든 전직해라. 최고의 만족도를 누릴 수 있으리라.”

“위드는 가장 성공한 조각사이 며,동시에 잡캐다.”

지금 돌아보면 조각사는 폭군 이며 전쟁의 신 위드가 그나마 날뛰지 못하게 만든 일종의 안 전장치였습니다.

그 위드가…… 방금 모라타에 서 전사로 전직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시겠다 고요?

조각사 마스터했으니 전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요?

전사 위드…….

아직 느낌 안 옵니까?

댓글들이 곧바로 어마어마하게 달렸다.

진심이냐. 위드 님이 전사 가 되었다고?

- 길게 썼지만 줄여서 네 글 자면 되네. 전사 위드.

- 전사 위드. 와. 개무섭다.

- 미쳤다. 끝났다.

- 드래곤 토막 날 듯.

- 6개월쯤 전에 가까운 곳에 서 따라다니면서 위드 님 싸우 는 거 본 적 있습니다. 그 광경 이 다시 떠오르네요.

- 오. 윗분. 레벨 높으신 듯. 예전 글에 레벨 450짜리 갑옷 인증도 하셨음.

위드 님 전투 설명 좀요! 근데 영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거잖아요.

- 아닙니다. 방송이나 영상에 나온 건 진짜 일부분이고,가까 이에서 보면 차원이 다름.

자세히 설명은 불가능하지만 말 해 봄.

그냥 날아다니는 수준이 아니 고 번쩍번쩍하고 끝장내면 서…… 뭔가 쉬지 않고 움직임. 전투가 빠르게 진행되는 게 아니 라,해일이 밀려오는데 거기에 같 이 쓸려 가면서 사냥을 하는 정도.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바 쁘게 무조건 움직여야 되는데, 그냥 말도 안 되게 빠름.

어느 순간 내가 예전에 했던 건 사냥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좌절.

- 위드 님이랑 파티 사냥하면 그렇게 힘들다는데…… 사실인 듯.

- 랭커들도 피 토하고 도망친 다는 전설이 있음.

- 예전이 그나마 약한 조각사 였거나 뒷짐 지고 따라다니는 네크로맨서 였죠.

- 전사는…… 그래도 적응 기 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됨. 전사 의 전투 방식은 조각사랑은 확 실히 차이가 남.

一 무슨 말씀임? 위드 님이 잠 깐 전사했던 적도 있잖아요.

- 아니,그게 언제요?

- 사막의 대제왕 시절. 팔로 스 제국 건국하며 대륙 씹어 먹 던 시절요.

- 덜덜덜.......

- 끝. 났. 다.

- 헤르메스 길드 도망쳤답니다.

- 로열 로드 생태계 파괴됨.

- 바드레이 머리 박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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