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설의 보물
노른 산맥의 초입.
페일은 위드의 퀘스트를 돕기 위해 타격대와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
“후…… 심장이 조마조마하긴 해도 지켜보는 맛이 있네.”
방송으로 보면 용아병, 몬스터들이 수도 없이 산맥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위드와 드워프들이 지금까지 잠입한 것도 대단하지만, 동물 복장을 한 채 그루터기 마을로 조금씩 이동하는 광경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나설 필요가 없네요.”
타격대에 속해 있던 란델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는 전격 계열의 마법사!
레벨 510으로 몬스터들을 상대로 짧은 순간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분야에서는 최고의 능력을 가졌다.
란델은 화끈한 전투를 기대하고 이곳에 왔지만 멀리서 기다리고만 있었다.
“저 많은 몬스터들의 무리를 헤집고 다닐 줄은 몰랐어요. 드래곤까지 나타날 수 있어서 엄청 위험한데요.”
“이런 게 위드 님이기는 하죠. 결과적으로 뭔가 엄청난 업적을 세우지만 필요 없는 싸움은 안 하기도 해요.”
“놀랍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 다양하군요.”
마바로스 길드의 솔론도 슬쩍 끼어들며 감탄하는 척했지만 내심 용아병들에 의해 위드가 죽지 않아서 서운했다.
‘여기까지 아르펜 제국의 황제로서 잘해 온 것은 인정하지. 그렇지만 더 이상 잘나갈 필요는 없잖아. 슬슬 한 번 정도 죽으면서 실패해도 좋지.’
중앙 대륙의 유저들 상당수가 겉으로는 박수를 치면서도 질투하고 있었다.
위드가 곤경에 처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갔다.
KMC미디어에서도 위드가 노른 산맥에서 돌아다니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 혜민 씨, 이곳이 지형적으로 최대 난관으로 불리는 곳이죠?
― 맞아요.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상대적으로 숨을 곳이 많지요. 위험 지역은 대부분 벗어났다고 봐도 됩니다. 레벨이 높을수록 전투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싸워서 이기거나, 아니면 죽거나요. 그렇지만 초보 시절에는 다양한 방법을 다 써 보잖아요.
― 이런 방식이 통하는 것이 놀라운 것 같습니다. 용아병들이 눈치를 못 채는데요.
― 아무리 밝아도 밤이고…… 수풀과 나무들이 있는 산이니까요. 동물들이 보이더라도 이상하게 느끼긴 어려울 거예요.
― 용아병들은 충성을 바치는 강한 전사이긴 하지만 지혜롭거나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니죠. 그 성격을 위드 님이 잘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뒤통수를 제대로 때린 느낌이에요.
* * *
새벽에는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위드와 드워프들은 능선을 따라 이동하다가 나무 사이의 샛길로 빠졌다.
“여기서부터 그루터기 마을까지는 금방이네. 안전한 길을 알고 있지.”
브록핸드의 안내를 따라서 동굴과 수풀 지대들을 지났다.
시야는 불과 3, 4미터 정도였지만 드워프들은 이곳의 길을 손바닥처럼 잘 알았다.
드워프 마을에 가까워질수록 여러 유형의 은신처와 동굴들을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었다.
브록핸드가 여기까지 오기 전에 목숨을 잃었다면 절대 알지 못했을 이동 경로였다.
“이 앞이 그루터기 마을이네.”
마침내 도착한 그루터기 마을에는 대형 망치와 도끼를 든 험상궂은 드워프들이 목책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네가 위드핸드인가.”
“이곳까지 온 것을 환영하네!”
위드는 드워프들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들을 보며 놀람을 감추기 어려웠다.
‘여기에는 진짜 최고의 드워프 전사들만 모였다.’
그동안 유저들이 착용하는 장비의 수준은 꾸준히 향상되었다.
레벨 400대, 500대의 장비들이 흔해진 마당이었고, 대략 그 이상의 장비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드래곤 레어를 털어서 얻은 장비들이 대표적!
드워프들이 착용하고 있는 장비는 어림잡아도 500대 이상이었고 현재 유저들의 수준을 고려하더라도 최고의 것들이었다.
‘드워프 전사들 천 명. 토르의 최고 드워프 전사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드워프들이 드래곤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 양성하고 감춰 온 정예들 중의 정예.
띠링!
개최되는 드워프 총회 완료
드워프 총회가 열리는 그루터기 마을에 도착했다.
이제 드워프들은 당신과 함께 종족의 운명을 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 명성이 20,000 올랐습니다. >
< 모험 성과로 모든 스탯이 2씩 상승하셨습니다. >
[ 인내가 5 상승하셨습니다. ]
[ 투지가 4 상승하셨습니다. ]
그루터기 마을에 모인 드워프 전사들은 청년에서부터 노인까지 나이는 다양했지만 종족의 특성상 힘과 체력은 넘쳐 났다.
그들은 스무 잔씩의 맥주를 연달아 마시고 케이베른을 성토했다.
“희생의 화로가 돌아왔다면 우리 드워프들이 기다려 온 때가 온 것이지.”
“드워프들은 크든 작든 원한을 잊지 않아.”
“그 어떤 위험이 있더라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지.”
“우리가 나서서 어린 드워프들에게 자긍심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도록 하세.”
드워프들은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싸우기로 결정했다.
종족 중에서 가장 뛰어난 천 명의 드워프 전사들이 모두 드래곤과의 전투에 나서기로 했다.
곧바로 발생한 연계 퀘스트!
띠링!
드워프의 시험.
드워프들은 그들이 자랑하는 강철 도끼를 휘두르기로 결심했다.
바위보다 단단한 육체와 체력!
흉악한 몬스터들을 박살 내는 드워프 전사들이 뜻을 모았다.
“드워프는 시작하면 끝을 본다.”
“높은 봉우리의 자유를 위하여!”
드워프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 우리를 이끌어야 한다.”
“가장 잘 싸우는 드워프가 필요하다. 기꺼이 케이베른에게 돌격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드워프의 시험을 통과하라.
그들을 이끌 자격을 얻을 수 있으리라.
실패 시에는 드워프 전사들을 이끌지 못하고, 그들 중의 한 명으로 케이베른과의 전투에 참여하게 됨.
난이도 : 종족 퀘스트
퀘스트 제한 : 드워프.
그루터기 마을에 있는 드워프 한정.
보상 : 전설의 무기.
< 이 퀘스트는 취소될 수 없습니다.
강제로 이어집니다. >
회의를 이끌던 드워프가 다섯 자루의 도끼를 가지고 나왔다.
“희생의 화로를 구해 왔으니 자네는 첫 번째로 도끼를 선택할 자격이 있어. 이것들 중에 가장 좋고 마음에 드는 도끼를 고르게.”
코가 가장 붉고 팔뚝이 우락부락한 드워프 전사도 말했다.
“드워프라면 마땅히 도끼에 대해, 철에 대해서 잘 알 것이야. 눈으로 보고, 손으로 쥐어 보도록 하게. 어떤 도끼를 고르느냐에 따라서 우린 자네의 지휘에 따라서 싸울 것이네.”
위드는 도끼를 쭉 훑어보았다.
크기도 조금씩 다르고, 두께와 재질에도 차이가 나는 투박한 형태의 도끼들.
드워프제의 특징답게 날카롭게 서 있는 날에는 빛이 날 정도였고, 무엇이든 쪼갤 듯한 박력이 느껴졌다.
‘도끼 자루들은 화려하지도 않고 평범하군.’
철저히 실용과 튼튼함을 자랑하는 드워프제의 특징이기도 했지만,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꽤 오래된 도끼의 느낌을 주었다.
위드는 묵직한 도끼를 손으로 잡아 보았다.
“감정.”
< 철의 본질을 다룰 줄 아는 대장장이가 도끼의 정보를 감춰 놓았습니다.
대장장이 스킬의 숙련도가 낮아서 확인에 실패하셨습니다. >
감정 스킬은 사용 불가능.
‘당연히 함정이 있었군.’
퀘스트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너무 쉬운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드워프 전사가 거친 목소리로 설명했다.
“하나는 우리들이 간직해 오던 전설의 무기이고, 다른 세 가지는 전쟁의 시대에 영웅들이 쥐었던 무기. 마지막 하나는 평범한 도끼네.”
“전설의 무기요?”
“명장으로 인정받은 드워프들이 대를 이어서 만들었네. 여기에 있는 도끼 하나는, 모든 드워프들이 염원하여 케이베른의 머리를 쪼개기 위해 수백 년에 걸쳐서 만들어 낸 최고의 작품. 목숨보다도 귀한 것이지.”
눈으로 보고, 만져 보며 찾아야 한다.
위드는 외관만으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전설의 도끼라니 운에 맡겨야 하는 뽑기는 가장 자신이 없는데.’
어릴 때부터 뽑기를 믿지 않았다.
인형 뽑기도 당연히 돈이 아까워서 안 했지만, 인생이 살기 어렵던 시절에는 작은 희망이라도 얻으려고 로또 복권을 샀던 적이 있긴 했다.
기다리는 일주일 내내 1등에 당첨이 되면 어쩌나 하면서 괜히 조바심을 내며 돈을 쓸 계획까지 짰다.
먼저 집을 사고, 예금도 하고, 할머니와 여동생의 옷도 사 주고.
‘절대 당첨이 안 되었지.’
로또 방송을 보면서 멍청하게 돈을 날렸다는 생각에 자책하며 복권을 꾸깃꾸깃 구겼다.
그 이후에도 진짜 살기 힘들면 몇 번 로또를 사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당첨된 적은 없었다.
‘뽑기란 헛된 희망을 사는 거야. 난이도 S급의 의뢰가 차라리 쉽겠다.’
외관만으로 다섯 자루의 도끼 중에 하나를 골라낸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긴 것과 비례하진 않아. 초보적인 물건들이야 더 잘 만든 것들과 구분이 쉽지만, 이 도끼들은 명품들이다.’
퀘스트에서 말한 평범한 도끼는 간단히 만져 보고 구분할 수 있었다.
도끼 자루부터 보통의 목재를 썼고, 대량으로 만든 티도 났다. 하지만 훌륭하게 잘 만든 4개 중에서 전설의 무기를 하나 골라내야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것도 드워프 퀘스트지. 내가 도끼를 쭉 무기로 썼다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아니야. 도움이 되겠지만 잠깐 만져 보고 완벽하게 알아보긴 힘들었을 거야.’
위드는 다섯 개의 도끼들을 공중에 휘둘러 봤다.
무게중심이나, 힘의 전달 같은 것들은 드워프들의 제작품이니만큼 모두 깔끔했다.
검이 화려하고 빠르다면, 도끼는 몸 전체에서 올라온 힘이 하나의 점에 모여서 적을 격파해 버린다는 강렬함이 있다.
초보 시절부터 막강한 파괴력 때문에 도끼를 쓰다 보면 다른 무기들이 눈에 잘 안 들어오기도 했다.
‘네 개 중의 하나. 25%의 확률이다. 저 평범한 도끼는 정말 평범한 거야. 속임수가 숨어 있을 정도는 아냐.’
위드는 어떤 도끼를 뽑아야 할지 쉽게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진짜 운에 맡겨야 할까? 기적 같은 운에? 아니야. 해결책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손과 눈으로만 구분할 수는…….’
불현듯 떠오르는 방법이 있었다.
드워프들은 최고의 전사이기 전에 장인이기도 하다.
무기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그들 종족에게 있어 그렇게도 중요한 일이었다.
TO BE CONTINUED
“흠.”
위드는 다시 도끼를 하나씩 휘둘러 봤다.
처음에는 어떤 도끼가 좋은지 몰랐지만 이젠 알 것 같았다.
위드는 가볍게 웃으며 선택했다.
“제일 오른 쪽의 도끼로 하겠습니다.”
“……정말인가? 후회하지 않겠나?”
“네. 이 무기가 케이베른의 머리통을 깨뜨릴 전설의 도끼가 확실하니까요.”
눈으로는 파악이 되지 않았다.
만져 봐도 모른다. 어쩌면 대장장이 마스터라면 구분이 되었을지도.
‘드워프 종족 퀘스트를 성공시키려면 대장장이 마스터. 그리고 전사로서도 레벨이 700, 800 정도는 되어야 했을까?’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결국에는 방법이 없으니 하나의 도끼를 선택해야 한다.
욕심이나 헛된 희망을 품고 고른다면 뽑기와 다르지 않으리라.
그렇지만 무엇이 영웅들의 도끼이고, 전설의 도끼인지는 드워프들이 알고 있었다.
‘출제자가 답을 가지고 있었어.’
위드가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드워프들의 눈빛과 태도가 확연히 달랐다.
평범하게 보인 도끼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다른 도끼들에는 시선을 떼지 못했고, 가장 오른쪽에 있는 도끼를 휘두를 때는 흥분과 긴장, 경외감이 어우러져 있었다.
심지어 땅에 내려놓을 때에도 흠집이라도 날 것처럼 조마조마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속임수는 처음부터 없어. 드워프들은 원래 표정을 숨길 줄 모르는 종족이야.’
도끼를 대하는 태도가 정답을 확실하게 알려 주었다.
여기서는 결정을 망설일 이유도, 실패의 가능성도 없다.
띠링!
< 드워프의 시험 완료.
수백 년에 걸친 드워프들의 염원이 담긴 전설의 도끼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땅에 엎드린 채로 살아온 드워프들에게 다시금 영광을!
드워프 전사들을 지휘하라.
그리고 전설의 도끼를 내려찍어 케이베른을 무찔러야 할 것이다. >
< 명성이 40,000 올랐습니다. >
전설의 도끼를 만져 봤습니다.
대장장이 스킬의 레벨이 고급 4로 상승했습니다. 더 많은 물질을 제련하여 무기와 방어구에 특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 모험 성과로 모든 스탯이 4씩 상승하셨습니다. >
[ 지식이 5 상승하셨습니다. ]
[ 지혜가 4 상승하셨습니다. ]
< 1,000명의 드워프 전사들을 지휘할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
간단히 끝낸 것치고는 엄청난 보상!
대장장이 스킬이 늘어난 것도 귀중한 혜택이었다.
“희생의 화로를 구해 온 드워프다운 선택이야.”
“나는 당연히 전설의 도끼를 찾아낼 줄 알고 있었지. 도끼의 맛을 안다면 말이지.”
“드워프라면 아마 전설의 도끼가 느껴졌을 것이야. 너무나도 쉬운 문제였어, 암.”
위드는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드워프들에겐 관심도 두지 않았다. 시선은 오로지 전설의 도끼에만 박혀 있을 뿐이었다.
회의를 이끌던 드워프가 전설의 도끼를 두 손으로 받들어 건네주었다.
“자네의 도끼네.”
“저, 정말 저를 주시는 겁니까?”
“그렇네. 모든 드워프들을 지휘해야 할 자네는 이 도끼를 다룰 자격이 있어.”
꿀꺽. 꿀꺽. 꿀꺽.
침을 연신 삼키는 위드였다.
‘이게 웬 도끼냐.’
그루터기 마을까지 온 건 드워프 전사들의 협력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역사적으로 드워프들은 드래곤의 노예처럼 살아왔다.
드래곤을 무찌르는 것은 종족 전체가 가진 숙명.
종족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니 어마어마하게 퍼 주고 있었다.
어째서 드래곤들이 다른 종족들은 내버려 두고 드워프들을 갈취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 전설적인 무기, 용을 죽이는 도끼를 받았습니다. >
전설의 무기.
과거에 게이하르 황제의 장비도 전설급들이 있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차이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정!”
< 드워프의 시험을 통과하여 도끼의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
용을 죽이는 도끼 : 내구력 350/350. 공격력 331~572.
수백 년 동안 최고의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대를 이어서 만든 도끼.
믿을 수 없는 전설의 무기!
각 세대를 대표하는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자신의 최고의 장기들을 부여하였다.
드래곤을 상대하기 위해 드워프가 쥐었을 시에는 무궁무진한 힘을 전해 준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에 양손으로만 다룰 수 있다.
거룩한 희생!
드워프들은 이 도끼를 만들기 위하여 많은 희생을 치렀다.
도끼를 들고 전투를 치를 때마다 랜덤으로 스탯이 총 10 감소한다.
―
제한 : 드워프 전용.
―레벨 990.
옵션 : 생명력과 마나의 최대치가 300%가 됨.
모든 스탯 +150.
도끼술의 피해가 80% 늘어나고, 치명적인 공격의 확률을 높임.
피해량의 5%의 생명력 회복.
도끼 스킬의 공격 반경이 200% 증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혀서 20초 동안 지속적인 추가 피해를 줌.
상대의 방어력 관통!
연속 공격 적중 시에는 상대방의 방어력을 15씩 감소시킴.
방어구 파괴.
몬스터의 투지를 70% 감소.
도끼 스킬의 위력이 두 배가 되고, 마나 소모 절반 감소.
도끼를 땅에 꽂으면 드워프의 암벽 방패가 소환됨.
힘 강화, 체력 강화 스킬이 마스터가 됨.
전투 스킬을 습득하는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짐.
인근에 있는 드워프 전사들의 공격력이 50% 강화됨.
드래곤과의 전투 시에만 적용되는 특수 옵션.
공격력 2배 강화.
마법 저항력 49% 상승.
피해를 입을 시에는 생명력이 150% 빠르게 회복됨.
저주, 신체 이상에 면역.
관통, 파괴, 분쇄 공격.
대지에 발을 딛고 있으면 그 어떤 힘에도 뒤로 밀려나지 않음.
“미쳤다, 미쳤어.”
위드의 입에서는 최상의 칭찬이 절로 터져 나왔다.
도끼는 두 손으로 다뤄야 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만큼 공격력은 검보다 훨씬 강했다.
절대적인 공격용 무기!
그렇다고 해도 로아의 명검보다 기본 공격력이 세 배에 가깝고, 공격 스킬의 위력 상승에 드래곤과 싸울 때는 엄청난 힘까지 전달해 준다.
“다만 거룩한 희생이 거슬리는데…….”
전투를 치를 때마다 10개의 스탯 감소!
단순한 계산으로 5번만 싸운다고 해도 무려 50개의 스탯이 랜덤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쓸데없이 많은 기품, 매력, 정신력, 투지 같은 스탯들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힘이나 민첩, 체력이 감소할지도 모른다.
“자주 쓸 수 있는 무기는 아니군. 그래도 로아의 명검과는 공격력에서 다섯 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겠는데. 보스급 몬스터 사냥 전용인가. 역시 드워프가 답이었어.”
용사 퀘스트라고 진행해 봐야 쩨쩨하게 영웅 한두 명씩을 얻을 뿐이다.
그들이 힘을 합쳐 봐야 드래곤과 싸울 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
드워프의 종족 퀘스트는 숙련된 전사들을 듬뿍 안겨 줄 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최고로 준비해 주는 것이다.
‘이 도끼라면 드래곤에게도 끔찍한 피해를 줄 수 있겠는데.’
위드는 이 무기로 케이베른의 생명력 10% 정도를 날릴 자신이 있었다.
당연히 희생의 화로를 써야 하지만, 드워프 전사들이 시간을 끌어 주는 동안 실컷 때릴 수 있으리라.
‘물론 그래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드래곤의 전투 방식이 문제였다.
이쪽이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하늘에서 마법 폭격이라도 한다면 드워프들에게는 공격 방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케이베른은 드워프들을 업신여길 뿐만 아니라, 빈집까지 털려서 크게 분노하고 있을 거야. 변수가 없는 한 지상에서 싸운다. 그렇게 되도록 유도도 해야겠지. 다른 드워프들이 확실히 시선만 끌어 준다면 시간을 벌긴 하겠지만 그래도 힘들다.’
위드는 케이베른과의 전투 장면을 상상해 봤다.
드워프들을 매우 잘 이끌더라도 사실 드래곤과 싸우는 건 무리가 있어 보였다.
드래곤이 무식하게 앞발만 휘두르진 않을 테니까.
‘승산이 너무나도 미약해. 마법 저항력을 극단적으로 높이면 드워프들이 쉽게 죽진 않겠지만…….’
드워프들은 환호를 지르며 결전을 선언했다.
“싸우자!”
“위드핸드가 아니라면 케이베른에게 한 방 먹여 줄 기회도 없었겠지.”
“그가 우리를 이끄는 것이 맞다. 나이는 어리지만 용기와 힘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드래곤은 드래곤. 우리들이 싸운다고 해도 이길 수 없어.”
“종족의 보물. 날벼락의 왕관을 꺼내면 되지 않겠나.”
“드워프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솜핸드 님이 만든 전설의 장비 말인가?”
솔깃.
위드는 장비 이야기를 듣자마자 다시 가슴이 설렜다.
용을 죽이는 도끼를 가져왔던 드워프가 또다시 말했다.
“위드핸드, 자네라면 날벼락의 왕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네. 우리 드워프들이 케이베른을 죽이기 위해 만든 또 다른 보물이네!”
띠링!
날벼락의 왕관.
드워프들은 용맹한 전사이며 영웅인 당신을 따를 것이다.
천 명의 드워프 전사들을 이끌고 종족의 보물, 날벼락의 왕관을 얻어라!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만한 가치는 있으리라.
난이도 : 종족 퀘스트
퀘스트 제한 : 드워프.
보상 : 날벼락의 왕관.
< 종족의 운명을 건 퀘스트가 발동되었습니다!
용맹한 드워프들을 이끌고 케이베른을 퇴치해야 합니다.
그 사악한 드래곤은 도전자들을 비웃으며 처절히 파괴할 것입니다.
드워프들은 하지만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그들 사이의 충돌은 피할 수 없습니다.
높은 봉우리에서 살아가는 드워프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드워프들이 숨겨 놓은 전설적인 장비들이 케이베른과의 전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의.
드워프들은 종족의 보물이 묻혀 있는 비밀스러운 장소에 다른 종족들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드워프 외에 다른 종족이 퀘스트에 참여한다면 전사들이 거부할 것입니다.
퀘스트가 실패하면 드워프들과 케이베른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드래곤에 의해 토르 지역이 파괴될 것입니다. >
토르의 파괴.
이번 케이베른 공략에 드워프들의 운명이 걸려 있었다.
‘무슨 종족 퀘스트가 이런 식이냐.’
자칫하다가는 종족 전멸 퀘스트로 변할 여지가 있었다.
‘근데 날벼락의 왕관이라…….’
드워프들이 가진 전설적인 장비!
위드는 퀘스트를 준 드워프에게 물었다.
“날벼락의 왕관이 뭡니까?”
“가장 강한 힘인 벼락을 다루는 왕관이네.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전설의 물건이지. 그리고 그걸 착용하고 있으면 굉장한 카리스마로 부대를 이끌 수 있다고 해. 우리 전사들을 이끌려면 꼭 필요한 왕관이다.”
“오…… 엄청난 보물이군요. 그래서 어디에 있죠?”
“그건 이제부터 자네가 찾아야지.”
“…….”
“젊은 드워프 전사들이 자네를 도울 것이네. 어딜 가든 말이야.”
― 마판 : 날벼락의 왕관은 전혀 모르던 겁니다! 역사서나 퀘스트의 기록에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위드는 용을 죽이는 도끼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어마어마한 가치의 장비일 거라고 짐작했다.
드워프 종족의 전설의 보물!
드래곤을 죽이기 위해 수백 년 동안이나 준비해 왔으니 안 좋다면 그게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
‘이런 템운이 막 쏟아지다니!’
― 체이스 : 드워프들이 감춰 놓은 전설급의 장비라. 우리들이 퀘스트를 끝내기 전에 위드 님이 먼저 다 해치워 버릴지도 모르겠는데요.
― 스펜슨 : 왕관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휘력 능력 상승도 큰 모양인데요. 드래곤을 상대로 하는 각종 보호 마법도 있을 것 같고. 위드 님이 그걸 착용하고 부대를 이끌면 효과가 대단할 것입니다. 왕관이니 어쩌면 황제로서의 통치 능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겠고요.
TO BE CONTINUED
시청자 게시판에도 난리가 나고 있었다.
방송국마다 위드의 모험을 생중계하고 있었지만, 특별히 비밀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기에 3분의 지연 중계를 했다.
용을 죽이는 도끼가 나왔을 때부터 열광하던 시청자들.
날벼락의 왕관까지 구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폭동을 일으키기 직전.
― 으아아아아아악!
― 템신이 가호를 내렸다. 이것은 템신의 강림이다.
― 드워프족의 보물 싹쓸이! 초대박!
― 근데 위드는 드워프가 아니잖아. 어디까지나 인간인데?
― 드워프 종족 퀘스트. 개꿀. 위드가 싹쓸이 예정.
방송 등으로 지켜보는 유저들이 더 흥분했다.
‘드워프들의 전설 장비. 이런 걸 아르펜 제국 황제의 왕관으로 착용하면 좋긴 하겠는데.’
위드도 노골적으로 욕심이 나는 상황이었다.
자고로 장비발이야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것.
“예, 반드시 찾겠습니다.”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
위드는 그루터기 마을의 드워프들부터 정보들을 모으기로 했다.
“날벼락의 왕관은 어디에 있죠?”
“모르네.”
“왕관은 어떻게 구해야 합니까?”
“글쎄…… 잘 찾아내야지. 희생의 화로도 구해 온 위드핸드. 자네라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날벼락의 왕관은…….”
“나도 여기서 처음 들었네만.”
“…….”
마을에 모여 있는 드워프들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위드는 처음에 날벼락의 왕관에 대해 말했던 드워프를 기억하고 있었다.
유난히 키가 작지만 하체가 탄탄한 드워프!
곰프핸드.
전사이면서도 훌륭한 장인으로 토르에서는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 드워프 주민이었다.
“날벼락의 왕관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알려 주고 싶지만…… 위험할 것이네.”
위드는 입술에 침을 바르고 대답했다.
“알고 계셨군요. 저는 우리 드워프들을 위해서 기꺼이 한 몸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걸 받게.”
띠링!
< 드워프들의 비밀 지도를 얻었습니다. >
사슴 가죽으로 만든 오래된 양피지.
세월의 흔적으로 구석구석 지워졌지만, 산이 그려져 있고 중앙에는 X자가 새겨져 있었다.
“우리 드워프 선조들이 드래곤과의 전투를 준비하며 만들어 놓은 곳이네.”
꿀꺽.
“설마 그렇다면 여긴 보물 창고……?”
“자세히는 나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드래곤과 전투를 위한 장비들을 만들어서 그곳에 쌓아 두었으니까.”
“날벼락의 왕관을 비롯하여 장비들을 잔뜩…….”
“하지만 몬스터들에 의해 빼앗기고 말았어. 자랑스러운 드워프 전사들이 그대를 도울 테니 반드시 되찾도록 하게.”
위드는 양피지를 자세히 살펴봤다.
‘도시나 마을은 그려져 있지 않군. 뭐 그거야 당연한 노릇이지만…….’
강이나 바다도 표시에 없었다.
검게 칠해진 산들이 보이고 어떤 곳들은 꽤 진했다.
‘아마도 크기와 높이를 색깔로 표시한 건가? 지형의 형태가 아마도 아골디아 같은데.’
10대 금역.
중앙 대륙의 산악 지역에 위치하여 바위와 모래로만 이루어진 지역.
베르사 대륙이 넓다고 해도 이렇게 험한 산악 지역들은 흔한 게 아니었다.
‘아골디아면 수색 범위를 줄일 수 있어서 좋지. 금역이라고 해도 로열 로드의 초창기가 아닌 이상 절대적인 위험 지역은 아니다. 퀘스트는 어려울 테니 어차피 각오해야 돼. 지도가 있으니 위치를 찾는 것도 쉬울 거고.’
위드는 지도를 보며 계산해 봤다.
드워프 종족의 운명 그리고 드래곤과의 전투에 쓸 장비들이 잔뜩 걸린 퀘스트인 만큼 쉬울 거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금역에서도 고급 몬스터들이 머무르고 있다고 봐야겠지? 몬스터에 뺏겼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놈들이 드워프들의 장비로 무장했을 수도 있고.’
고블린만 하더라도 인간의 물품을 잘 사용했다.
고위 몬스터일수록 좋은 장비들은 어떻게든 알아보고 자신의 것으로 활용했다.
‘전사들을 이끌고 몬스터들을 격파하면 되는 것이군. 내용 자체로는 복잡하지 않은 편이야.’
종족 퀘스트라는 점 때문에 인간 유저들의 도움을 받진 못한다.
오베론이나 드워프들이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전력상으로는 드워프 전사들이 몇 명 늘어나는 정도였으니 큰 의미는 없었다.
‘나 혼자 해 먹어야지, 암. 그게 낫겠어.’
* * *
리버스는 모라타의 성문을 나서며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 검의 각성!
검술에 대한 뛰어난 재능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검술이 강하고 빨라집니다.
초급에 한해서 숙련도가 54% 빠르게 증가합니다. >
“허허허. 이제야 뭔가 되는 거 같군.”
경매 사이트를 통해서 좋은 검을 손에 넣었다.
생명력과 방어력을 보조해 주며 민첩까지 상승시켜 주는 가죽 갑옷도 착용.
신발에서 머리띠까지 레벨에 맞는 최상품들만을 골라서 입었다.
“역시 이런 느낌이야.”
리버스는 장비발의 짜릿함을 느끼며 근처의 토끼들에게 달려갔다.
다다다닥!
전보다 30% 이상 빨라진 속도.
무섭게 달려가서 단숨에 베었다.
< 토끼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
< 경험치를 습득하셨습니다. >
“후후후, 한 방이라니.”
리버스는 과거에는 그렇게 까다롭던 토끼를 여유롭게 잡았다.
훨씬 더 빨라졌고 공격력도 강해져서 사냥 시간이 다섯 배는 단축되었다.
“그래, 이 맛이지. 이렇게 시원하게 사냥해야해.”
모라타의 성문 앞에서 사냥에 열중, 허수아비를 칠 때는 그렇게 가지 않던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몸을 움직이는 게 너무나도 재미가 있었다.
사냥을 하며 성장하는 쾌감이 어떤 음식을 먹을 때보다도 짜릿하다!
“저기…… 혹시 같이 파티 사냥을 하실래요?”
“파티요?”
심지어는 리버스에게 먼저 파티 사냥을 제안하는 무리도 있었다.
같은 초보인 그들이 볼 때에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활약하는 리버스가 대단한 검사로 보였다.
“저흰 동쪽 숲으로 갈 예정이거든요. 여우나 늑대를 사냥할 겁니다. 검사 같으신데 같이 끼실래요?”
파티 사냥을 떠나자는 무리들의 등장.
리버스는 가볍게 턱을 어루만지면서 유저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초보용 장비들을 많이 봐서인지 대충이지만 알아볼 수 있었다.
간단한 기본 장비들.
레벨은 15를 조금 넘는 수준.
“좋습니다, 가지요.”
리버스는 그들과 함께 동쪽 숲으로 이동했다.
예전에는 상당히 버거웠던 늑대들도 검으로 베는 족족 큰 피해를 냈다.
어쩌다 미숙한 움직임을 보여 물리거나 할큄을 당한다 해도 갑옷으로 대부분의 피해를 막아 냈다.
“진짜 강하시네요.”
“그냥 기본만 하는 겁니다.”
리버스는 파티 사냥을 하며 강자로서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현질의 결과로 장비발을 제대로 세우고 있었고, 점점 로열 로드에도 빠져들게 되었으니까.
‘재밌네. 정말 미치도록…….’
30분 정도가 지나자 휴식 시간이 찾아왔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배낭에서 과일들을 꺼내서 나눠 먹었다.
모라타에서는 농산물이 싸고 맛있어서 초보들이 흔히 가지고 다녔다.
“모라타가 망한다는데 정말일까?”
“모르겠어. 와펜 성이 부서지면 미스트리스가 목표가 된다는데. 그다음은 모라타잖아.”
“모라타가 파괴되면 큰일인데.”
유저들이 과일을 까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풀죽신교의 학자들이 전망한 날짜까지는 18일이 남았다.
그 때문에 모라타의 유저들로서는 북적거릴 수밖에 없었는데 설마 하며 믿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그날 정말로 케이베른이 나타날 텐데.’
리버스는 과일을 먹으며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인공지능을 통해 알아본 날짜와 풀죽신교의 학자들이 예상한 날은 동일했다.
모라타가 공격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도시 영역의 5.2% 정도를 날려 버려야 한다.
그다음 주에도 2% 정도를. 그다음에는 8% 정도를.
위대한 건축물이나 상업 시설들을 파괴하면 더 적은 면적을 부숴도 되지만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드래곤이 나타나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는데. 괜히 모라타에서 시작한다고 그랬나.’
오래되진 않았지만 고향을 잃어버린다는 생각에 후회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위드 님이 모라타를 지켜 주지 않으실까?”
“음. 희생의 화로도 구했고…… 케이베른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것 아니야?”
리버스는 유저들의 말을 들으며 헛된 희망이라고 여겼다.
‘희생의 화로. 그걸 써도 무리일 것 같은데.’
위드가 빈집 털이를 성공시키면서 유저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특히 북부 유저들은 모라타를 지켜 달라는 여론이 상당했다.
‘하지만 드워프들 따위로 무슨…….’
리버스는 초보이긴 했지만 보는 눈만큼은 위드나 바드레이의 수준이었다.
‘잘 싸우면 케이베른에게도 약간의 피해를 줄 수 있겠지. 그래도 죽이기에는 힘이 모자라. 드워프 종족의 운명까지 걸고 한바탕 하기에는…….’
* * *
다크 게이머 연합.
그들은 케이베른의 사태가 벌어지며 고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어디에나 몬스터들이 있어서 사냥하기 좋아졌고, 위험 역시 커졌다.
― 푸홀 워터파크까지 가려고 합니다. 기사님 찾아요.
― 무기 구해요. 제가 착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만.
― 이틀 정도 키워 주실 분?
― 퀘스트에 필요한 던전 같이 공략해 주세요. 모라타 출발 기준으로 시급으로 드립니다.
다크 게이머들은 전리품을 팔고, 심부름도 하면서 돈벌이를 했다.
그들끼리도 케이베른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다.
― 지금은 먹고살기 좋은데, 케이베른 때문에 영 신경이 쓰이긴 하네요.
― 고객들이 사냥을 두려워합니다. 여행객도 많이 줄었고요.
― 푸홀 워터파크에 줄 서시는 거 보셨습니까? 사냥을 해야 할 사람들이 다 놀기만 하는 것 같아요.
― 의뢰가 줄어들긴 했어요. 장비 시세도 조금 하락한 것 같고요.
― 중앙 대륙 유저들이 신나게 북부로 밀려드는 영향도 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하지만 그들도 쓸 돈을 필요로 하니 골드 시세는 그대로 유지될 겁니다.
― 장비가 비싸게 팔려야죠. 심부름이나 골드로는 대박 못 쳐요.
― 선배님들. 마가리타 마을이 몬스터에 침공당하고 있습니다. 와서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매일 다크 게이머 연합에서는 부서지는 마을이나 몬스터들의 동향에 대한 정보들이 올라왔다.
일시적으로 높은 수입을 거두던 다크 게이머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다.
― 마을과 도시들이 점점 파괴됩니다. 얼마 전에 지나갔던 마을이 몬스터들에 의해 정복된 모습을 보면…… 우리 일자리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 멀쩡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리니 일자리는 쭉 유지되는 거 아닐까요?
― 그렇게 몰리다가 파괴되고…… 훗날 대륙에 쓸 만한 도시들이 크게 줄어 있으면 그때부터는 정말 감당이 안 되겠지요.
다크 게이머들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었다.
케이베른 사태가 어서 진정되길 바라지만 드래곤이 쉽게 잡히진 않으리라.
누구보다도 많은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다크 게이머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