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득템왕-15화 (15/350)

15화 타이탄 소환 (3)

“다른 타이탄들과 달리 로드급 타이탄은 오직 7기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각각 신의 무기라고 알려진 7신기들에 봉인되어 있지요. 잘 알려졌다시피 7신기는 일곱 신께서 손수 만드신 신물, 즉 로드급 타이탄은 천계에서 만들어진 타이탄이었습니다.”

근데 그게 비밀이랄 게 있나?

신검이 뽑히니까 타이탄 업데이트한답시고 전체 알림창까지 띄우면서 알려줬으면서?

“천년의 세월 동안 7신기 중 일부는 행방을 전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이와 같은 내용은 각 교단의 교황들에게만 암암리에 전승되고 있었지요. 이 ‘룬 페이토나’ 또한 신마 전쟁이 끝난 후, 루이튼님께서 인간계에서 거둬 갔다고 알려졌던 7신기 중 하나입니다.”

“…….”

“그렇기에 이 검이 다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마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루이튼 님의 계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신검의 주인 매그넘영삼이여! 그대는 이 신검의 주인이 되었기에, 향후 마계의 침공이 있을 때 앞장서서 물리쳐야만 한다는 소명을 짊어지게 됐습니다. 이 사실을 항상 명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띠링!

[퀘스트 ‘루이투스 봉인에 얽혀있는 비밀’을 클리어했습니다.]

교황은 결국 세계 구원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내게 부탁하며 긴 이야기를 끝맺었다.

한데 마계는 무슨 얼어 죽을 마계란 말인가?

아직도 게임 초중반이라 미개척 대륙도 못 가 본 판국에!

아무래도 게임 스토리 진행상, 신검이 너무 빨리 등장한 것 같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도대체 일루전 놈들은 게임을 어디까지 미리 만들어놓은 거야? 그나저나 이거 봉인은 어떻게 푸는 거지? 대화 나누면 자동으로 풀리는 게 아니었어?”

마치 콘솔 게임의 주인공 유저라도 된 양, 나 혼자만 미공개 시네마틱 영상을 시청하고 향후 스토리 전개 방향까지 들은 것.

그건 특별한 경험이자 내게 도움도 되는 일이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이곳에 온 이유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똑똑! 저기요 교황님? 당장 타이탄을 타게 해 주는 줄 알았는데, 아닌 거였어요? ‘봉인’은 도대체 어디서 푸는 건데요?”

설마 봉인 해제 퀘스트는 어디서 따로 받아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에 다시 말을 걸어보니, 의외로 바로 해답이 나왔다.

“신검 ‘룬 페이토나’를 통해 디바인 타이탄 ‘루이투스’를 소환하고자 한다면 봉인을 해제해야 하지요. 다행히도 그 일은 제가 직접 해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거기에는 저희 교단만의 막대한 신성력과 약간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지금 봉인을 해제하겠습니까?”

[퀘스트 ‘루이투스 봉인의 해제’를 획득했습니다.]

아니 잘나가다 갑자기 뭔 멍멍 소리를 하시지?

내 희생이 필요하다고?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서둘러 퀘스트 창을 열어봤다.

[루이투스 봉인의 해제: 일회성 퀘스트]

* 클리어 난이도: B

* 디바인 타이탄 ‘루이투스’의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희생의 대가로 자신의 경험치를 바쳐야만 합니다.

* 퀘스트 클리어 조건: 레벨 10 하락

* 퀘스트 클리어 보상: ‘룬 페이토나’에 봉인되어 있는 ‘루이투스’의 봉인 해제

“와, 이거 완전 골 때리는 퀘스트였네? 내가 고렙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었지, 랭커쯤 됐으면 완전 주옥 될 뻔했잖아?”

아무래도 랭커 급이나 최소 최상위권 유저는 돼야 7신기를 얻을 거로 생각해서 만들어 둔 퀘스트인 듯싶었다.

혹시라도 그런 유저들이 얻게 된다면 저절로 욕이 터져 나올 만큼, 커다란 페널티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데미지 제로 수준의 꿀 조건!

또한 따로 생각해봐 둔 바가 있었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경험치를 바쳤다.

[퀘스트 ‘루이투스 봉인의 해제’를 클리어했습니다.]

[‘룬 페이토나’에 봉인되어있던 ‘루이투스’의 봉인을 해제합니다.]

솨아아아!

[레벨이 하락했습니다.]

[레벨이 하락했습니다.]

……………………

열 번의 이펙트와 함께 레벨 하락 메시지창이 뜨더니, 곧이어 들고 있던 신검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방안을 온통 새하얗게 물들였다.

실눈을 뜨고 살펴보니, 교황은 내 신검을 향해 두 손을 뻗으며 계속해서 이런저런 제스처를 쉴 새 없이 취하고 있었다.

괜히 경험치만 먹고 바로 봉인을 풀어주기는 뻘쭘했는지, 봉인 해제 모션이라도 넣어 둔 모양이었다.

‘풋! 저 꼴은 또 뭔데? 크크.’

하나 화려한 신검이 아닌 수수하기 이를 데 없는 노멀급 장검에 용을 쓰는 모습은, 그저 실소를 자아낼 뿐이었다.

여하튼 갑자기 진행된 봉인 해제의 쌩쇼는, 싱거울 정도로 금방 끝이 났다.

[루이투스의 봉인 해제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대는 앞으로 막대한 사명을 짊…….”

“됐고요! 다신 볼 일 없으니깐 나는 갑니다! 봉인을 당장 안 풀고 레벨 높을 때 왔으면 어쩔 뻔했어!”

끝까지 말이 많은 게 왠지 밉상처럼 느껴져 곧바로 교황의 방을 뛰쳐나왔다.

게임할 때 나오는 구구절절한 스토리들 따위는 모조리 스킵해주는 것이 한국인의 국룰!

이만하면 충분히 많이도 들어준 편이었다.

나는 교단을 나오자마자 신검에 적혀져 있는 루이투스의 스펙부터 살펴봤다.

* 타이탄 ‘루이투스(!)’ 소환 가능: 즉시

봉인 상태라고 적혀 있던 곳이 봉인이 해제되어 ‘즉시’라고 변해 있었다.

가만히 루이투스의 이름 위에 손을 올리자 세부 설명이 떠올랐다.

[루이투스(로드급, 전사형)]

* HP: 980000/980000 * MP: 340000/340000

* 공격력: 5550 * 물리 방어력: 6510 * 마법 방어력: 4250

* 빛의 신 루이튼의 천사장 ‘레투아렐’을 본떠서 만들어진 근접 전사형 타이탄으로, 7기밖에 존재하지 않는 로드급 타이탄 중 하나입니다.

* 소환 시간이 다하거나 HP를 전부 소진하면 소환이 해제됩니다.(소환 시간: 레벨×1초)

* 소환 해제 당시의 HP에 따라 재소환 시간이 변동됩니다. (소모된 HP 1%당 소환 대기 시간: 1시간, 최소 대기 시간: 24시간)

* 좁은 지형이나 인스턴트 던전 류의 공간에서는 소환이 불가합니다.

* 소환 재료: 빛나는 마력석 4개

* 고유 전용 스킬 ‘영광의 검(!)’, ‘광휘의 방패(!)’, ‘심판의 전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체력과 마력 회복 수치, 회피율, 치명타율 등의 스펙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는데, 중요한 수치들을 대충만 살펴봐도 기가 막혔다.

“피, 피통이 98만? 이젠…… 정말 게임사 욕하기도 지겹다. 신검이 아니라 요 타이탄이야말로 진정한 사기였네. 도대체 밸런스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만들긴 만든 거야? 무슨 콘솔 게임도 아닌 온라인 게임에다 이런걸?”

느낌표로 설명이 붙어있는 타이탄 전용 스킬들 또한 가관이었다.

-영광의 검(고유 스킬):  MP 5000을 소모하여 10M 범위의 전방에 공격력의 350%에 이르는 광역 피해를 입힙니다. (사용 대기 시간: 15초)

-광휘의 방패(고유 스킬): MP 8000을 소모하여 8만의 마법 데미지를 흡수할 수 있는 쉴드를 생성합니다. (사용 대기 시간: 30초)

-심판의 전진(고유 스킬): MP 12000을 소모하여 정면 50m 앞까지 빠르게 이동합니다. 전진하는 궤적에 있는 대상에게는 공격력의 150%에 이르는 피해와 넉백 효과를 입힙니다. (사용 대기 시간: 60초)

이제는 마냥 좋기만 한 게 아니라 불안해졌다.

이 정도 수준의 템과 타이탄을 갖게 된 이상, 당장 지금이라도 하향 패치 공지가 떠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는 곧바로 현중이가 게임을 하고 있는지, 친구 목록을 열어 확인해 봤다.

[축복받은얼굴(접속 중)]

평상시 아침까지 게임하고 점심 늦게 일어나는 폐인인 녀석인지라, 당연하단 듯이 접속해 있었다.

나는 귓속말 기능을 아예 꺼버린 상태였기에, 파티 초대를 건 뒤 루이투스의 정보를 링크 걸어 보내봤다.

[매그넘03: <루이투스(!)> 방금 타이탄 봉인 해제해서 공개된 스펙인데 한번 클릭해서 봐 봐. 어떤 거 같냐? 나 망한 거 같지 않냐?]

[축복받은얼굴: 왜? 어느 정도길래 망해?]

[축복받은얼굴: 헐! 이거 완전 미친 스펙이네? 일루전 이놈들 단체로 돈 거 아니냐? 이런 걸 지금 시점에서 도대체 왜 풀어버린 거야?]

[매그넘03: 야. 엄밀히 말하자면 일루전이 푼 건 아니지. 다리우스 자식이 비상식적인 운빨로 너무 일찍 뽑아버린 거야.]

[축복받은얼굴: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런 건 미리 만들어놨어도 안 되는 수준이잖아! 아니다, 어쩌면 일루전도 엄청 당황했을지 모르겠다. 몇 년은 지나야 등장할까 말까 한 템이었는데, 이걸 첫 도전 만에 뽑아버렸으니!]

[매그넘03: 맞아. 오히려 다리우스 대신 내가 쓰게 됐으니, 일루전 입장에서는 좋아하고 있을지도 몰라. 다리우스 수중에 지금 신검이 들어갔다면 뭔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니까. 맞다! 그러면 혹시 운영자 측에서 날 모니터링하고 있는 거 아닌가? 곁에서 몰래 따라다니고 있어도 내가 알아차릴 방법이 없잖아?]

[축복받은얼굴: 아서라.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허가받은 방송 외에는 녹화도 안 되는 이 가상현실 판에서 널 몰래 관찰하고 있다고? 그거 걸리면 범죄야. 안 그래도 얼마 전 겜 속에서 스토커 짓 하던 놈이 집행유예 판결까지 받았잖아? 근데 일루전이 그런 짓을 하겠어?]

조금의 커스터마이징도 없이 실제 외모로 타연을 즐기는 유저들이 워낙 많았기에, 타연은 오픈 당시부터 개인 녹화 기능 없이 출시했다.

당시 파격적인 일 중 하나로 평가받았는데, 이제는 어느덧 익숙해진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가상현실로 비롯된 새로운 법들도 많이 생겨나, 최근 게임 속 스토커 행위가 유죄판결 받은 것이 한동안 큰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매그넘03: 흠... 확실히 모니터링은 좀 그렇긴 하지? 뭐, 만약 하고 있다고 해도 나로선 알아채거나 막을 방법이 없으니 염려해 봤자 긴 하겠구나. 어쨌든 니 말은 이 타이탄이 얼떨결에 몇 년은 빨리 공개된 거지, 버그는 아니다 이거지?]

[축복받은얼굴: 버그는 무슨 버그야, 지들이 만들어 놓은 건데. 이제 첫 타이탄이 풀렸으니 앞으로 다른 것들도 줄줄이 나오기 시작할 거야. 물론 로드급이라는 게 금방 또 나올 것 같지는 않다만]

[매그넘03: 그럼 됐네! 어쨌든 이로써 확인할 건 다 했다. 그나저나 스펙을 보니 든 생각인데 타이탄을 렙업용으로 쓰면 어떨까? 잘하면 폭렙업도 가능하겠는데?]

[축복받은얼굴: 애초에 소환 시간을 보면 렙업용으로 만든 건 아닌 것 같다만, 그렇게 써도 되긴 하겠다. 타이탄 전용 스킬을 보니 완전 몹 몰이에 딱이구만ㄷㄷ]

[매그넘03: 야! 그럼 말 나온 김에 한번 타 볼라니깐 구경이나 함 와 봐라. 어디가 좋으려나... 아, 거기가 좋겠다, 테그벡! 빛나는 마력석 있으면 3개만 챙겨서 거기로 와 봐. 지금 이동할 테니깐!]

[축복받은얼굴: ㅇㅋ 창고에 몇 개 있을 텐데 찾고 바로 갈게. 이동술사 근처에서 기다려라!]

센츄라 화산지대의 초입부에 있는 테그백 마을.

이곳은 현재 300레벨이 넘어가는 고레벨 구간의 유저들도 조심스럽게 사냥을 하는 지역이었다.

그렇기에 상주 유저들이 많진 않았는데, 마을 입구 부근부터 고레벨 몬스터들이 출몰하기에 타이탄을 시험 운행해 보기에 딱 알맞았다.

타이탄이 눈에 띄어 유저들이 몰린다 하더라도, 소환이 해제될 때쯤에 마을 안으로 도망치면 안전할 테니 말이다.

창고에 딱 1개 있던 빛나는 마력석을 찾고 테그벡 마을로 이동하자, 잠시 후 현중이가 도착했다.

은신 상태였지만 현중이는 같은 파티라 곧바로 날 발견할 수 있었고, 으슥한 곳에 위치한 빈집까지 이동하자 조용히 따라 들어왔다.

“인마, 넌 그 꼬라지가 뭐냐? 저번에는 가죽 롱코트더니 이번엔 정장이야? 도대체 이 겜에서 그런 건 어디서 구하는 건데? 재주도 좋다!”

“우리 지환이 아직 쪼렙이라 모르는구나? 재단사들이 고렙 되면 직접 디자인도 할 수 있잖아! 이거 유명한 유저가 만든 거라 엄청 힘들게 구한 거야. 다 맞추려면 5천 골드도 넘게 들어가!”

투 버튼의 하얀 재킷과 정장 바지.

오랜만에 타연에서 만난 녀석은 갑옷 대신 현대식 수트를 입고 있었다.

“힉! 갑옷에 바르면 고스란히 날아가는 건데, 그걸 그 돈 주고 샀다고? 암만 그래도 그 괴상한 패션 센스는 어떻게 못 하냐? 모자가 그게 뭐냐고, 촌스럽게!”

“야야, 모자가 뭐야 모냥 빠지게. 넌 페도라란 말도 모르냐? 그냥 내 핏이 부러우면 부럽다고 솔직히 말해라 짜식아.”

축복받은얼굴, 현중이.

실제로도 꽤 잘생긴 편인 현중이는 사실 그렇게 외모에 신경 쓰는 녀석은 아니었다.

한데 현실과 달리 이곳 가상현실에 접속하기만 하면, 돌변해서 캐릭터 치장에 무척이나 신경을 많이 썼다.

아이디를 저따위로 지은 것도 가뜩이나 참 맘에 안 들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그 결과, 명실상부한 타연 최상위권 유저답게 장비 또한 상당히 멋지고 강해 보여야 정상이었지만 전혀 그렇게는 보이지 않았다.

“성기사가 그렇게 다니면, 허접해 보이는 건 둘째 치고 안 쪽팔리냐고?”

“얀마. 너나 몰라보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봐! 아무나 따라 하지 못하는 초고수의 아우라가 지금 엄청나게 풍기고 있다고!”

즉 다시 말해, 녀석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캐릭터 외형에 신경 쓰며 게임하는 중증의 ‘룩덕’ 유저였다.

“잔말 말고 가져온 마력석이나 밑에 떨궈 봐라. 소환하는 데 4개나 필요한데 난 하나밖에 없더라.”

“그게 좀 고렙 사냥터에서도 어쩌다 드랍되는 거라 니 수준에는 먹을 일이 별로 없긴 할 거다. 아무튼 드디어 여기 가상현실에서도 타이탄을 구경해 보는구나. 그것도 내가 최초라니…… 이거 좀 떨리는데?”

“크크, 떨리긴 네가 왜 떨리냐? 아무튼 누가 혹시 같이 있는 걸 볼 수도 있으니까 넌 시계탑 꼭대기나 건물 옥상 같은 데서 구경하고 있어. 북쪽 입구에서 소환해서 근처 몹들만 몇 마리 잡아볼 거니깐, 그쪽으로 자리 잡아서.”

“야, 내가 초보야? 알아서 할 테니까 얼른 나가 보기나 해!”

설레는 마음으로 마을 북쪽 입구에 도착하니, 마을 방벽과 멀지 않은 곳에 용암 골렘들과 불꽃 도마뱀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였다.

주변에 유저라고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기에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루이투스 소환!”

이동용 소환말을 소환하듯 발동어를 외쳐보자, 제대로 된 방법이었는지 신검이 곧바로 반응했다.

지이잉!

흔한 강철 장검 모양의 신검이었지만 검신이 새하얗게 발광하더니, 묘한 기계음 비슷한 소리와 함께 내 주위에 커다란 마법진이 생겨났다.

동시에 마법진에서 원기둥처럼 굵고 빛이 하늘을 향해 거꾸로 쏟아져 나온다 싶더니만, 어느새 난 소환된 루이투스에 탑승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6미터에 달하는 체고(體高) 때문에 급격히 높아져 버린 시야.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니, 이미 내 손발과 몸통은 전부 하얀 금속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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