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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템왕-19화 (19/350)

19화 일인 공성전 (3)

별안간 바로 옆에 있던 남자 마법사가 간파를 사용해서 주변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몇 번이나 8성 은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왔음에도, 기겁하고 만 순간이었다.

‘아오! 깜짝이야.’

은신을 주로 쓰는 도둑들이라면, 누구나 저 외침에 본능과도 같이 움찔하는 일종의 직업병이 있었다.

모든 마법사 유저가 간파를 5성까지 찍는 것은 막대한 스킬 포인트를 낭비하는 일.

그렇기에 공성전에는 몇몇 유저들만 간파를 5성까지 찍어놓고, 쿨타임마다 은신 유저가 들어와 있는지 체크하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이 마법사 부대는 사정거리가 길고 화력은 출중해도, 그만큼 몸빵은 약해 암살 캐릭에 취약했으니 말이다.

“아, 자꾸 거기 반 박자씩 늦게 쏠래요? 집중 안 해요? 씨앙, 삼촌! 내가 그렇게 계속 아이디 못 찾고 타겟팅 어리바리 탈 거면, 전사로 새로 키우라고 몇 번이나 말했죠? 그 실력으로 마법사를 대체 왜 골랐어요? 쏘지도 못하고 맨날 아이디 찾기만 하다가 뒤질 텐데!”

“죄송합니다! 집중하겠습니다!”

“미, 미안! 집중할게!”

저 싸가지…….

다리우스 앞에서 얌전한 척은 혼자 다 떨더니만, 역시 급박한 공성전에서는 본성이 나오는구나?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연장자한테 저게 무슨 말버릇이야?

‘아무리 봐도 넌…… 오늘 인생의 쓴맛 한 번 제대로 먹어 봐야 정신 좀 차리겠다.’

퍼퍼벙, 퍼펑! 펑, 펑!

내성문이 뚫려서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던 공성 측 유저들이, 어느새 수성 측 유저들과 거리를 두고 진형을 잡기 시작하며 폭발음이 잦아들었다.

처음 내성문이 돌파됐을 때는 분위기를 타고 그대로 밀물 듯이 들어와 난전을 벌였다.

하지만 수성 측이 흔들리지 않고 굳게 버티는 모습을 보자, 정석적으로 진형을 갖춘 뒤 공격하기로 전략을 바꾼 모양이었다.

‘확실히 태성 길드가 급이 다르긴 다르구나. 적도 오합지졸이 아닌데, 태성이 워낙 체계적이고 단단해. 특히 랭커급 유저가 많다는 건, 생각보다 엄청 큰 차이점이었어.’

사람들이 랭커가 되기 위해 밤낮없이 기를 쓰며 레벨업을 하는 이유.

그건 바로 레벨 차이에 따른 ‘명중률’과 ‘회피율’ 개념 때문이었다.

타연에서는 본인보다 레벨이 낮은 유저와 몹에게, 적혀 있는 스펙 수치보다 더 높은 명중률과 회피율이 적용됐다.

반대로 레벨이 낮은 경우에는, 설령 고레벨보다 수치상의 스펙이 높더라도 헛방이 늘어나 이기기 힘든 구조였다.

이 레벨에 따른 보정 시스템은 비록 수치화되어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유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런 공성전에 랭커급의 탱커가 있다면, 저런 일당백의 활약도 얼마든지 뽐낼 수 있었다.

“다 덤벼! 이 조무래기 새끼들아!”

일도양단.

다리우스는 보이지 않았지만, 역시 녀석은 태성에게 중요한 이 성에 와있었다.

그것도 탱커 겸 근접 딜러 테크를 탄 녀석이라 그런지, 태성 측 선봉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쉭! 쉭!

녀석과 붙은 상대 길드의 기사는 빠지는 피를 따라잡지 못해 대부분 금세 뒤로 빠지기 일쑤였고, 몇몇은 물러서다 죽어 나자빠졌다.

레벨도 레벨이지만, 확실히 저번에 보여 줬던 레전더리 무기가 좋긴 좋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공격력뿐만 아니라 탱킹력도 훌륭해서, 다른 기사였다면 벌써 백번은 넘게 죽었을 공격들을 쏟아지는 힐과 쉴드로 꿋꿋이 버텨냈다.

장판파의 장비처럼 제자리를 오롯이 지켜내는 당찬 모습.

내가 같은 기사 클래스였다면 반했을지도 모를 완벽한 탱딜러의 모습이, 바로 광장 한복판에 서 있었다.

‘물론 대단하고 훌륭해. 하지만 그래 봤자 니가 장비빨, 렙빨, 힐빨이지…… 컨빨이라는 게 있겠냐? 현질과 다리우스 덕에 그만큼 컸으면 겸손할 줄도 알았어야지, 왜 그렇게 개차반으로 게임을 했어? 오늘부로 넌…… 나를 적으로 만들게 된 것을 평생 후회하게 될 거다!’

어느새 접전이 줄어들고, 광장 안은 수천 명의 인원이 가상의 선이라도 그어놓은 듯 거리를 둔 채 마주하게 되었다.

몇몇 화살과 마법이 날아다녔지만, 마치 휴식 시간을 갖자고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정적에 빠졌다.

어느새 남은 공성 시간은 20분여 남짓.

공성 측 유저가 곧 이어질 대접전(大接戰)에서 죽게 된다면, 아무리 부활 후유증이 없더라도 지금 같은 진형을 다시 갖추는 건 불가능했다.

즉, 곧이어 벌어질 교전은 이번 번스타인 쟁탈전의 향방을 가를 싸움이었다.

태성 측도 그것을 알기에, 조용한 긴장 속에서 공성 측의 진형이 차곡차곡 두터워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몇 분이나 소강상태가 이어졌을까?

드디어 공성 측의 모든 인원이 도착하여 준비를 끝마쳤는지, 선두의 탱커군과 후방의 딜러들이 발맞추어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순간보다, 내가 더 난입하기에 좋아 보이는 타이밍은 없었다.

‘이제 곧 시작하겠구나…… 이번 공성전의 승패를 가를 한타가……. 그리고, 내 인생이 뒤바뀔 첫 데뷔 무대가!’

떨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주저하는 마음이 들진 않았다.

여기서 한 발 내딛게 된다면, 두 번 다시는 평온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쫌! 쪼옴! 아, 찌발! 결국 내 입에서 욕 나오게 만드네! 후방이 아니라 전방의 탱커한테 일점사 좀 똑바로 하라고요! 탱커가 무너지면 뒤에 종이 몸들은 알아서 뒤지는 거 몰라서 그래요!”

길드 간부진들 앞에서는 곱게도 말하던 홍당무는, 여기선 여왕이라도 되는지 다시금 쌍욕을 개시했다.

‘근데 너…… 욕은 아까부터 계속하고 있지 않았냐?’

태성의 간부란 놈들이 하나같이 이 모양이라서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덕분에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이 자식들을 무자비하게 패줄 수 있을 테니!

“거, 듣다 보니 욕이 너무 심하구만? 요따위 성격이니깐 그렇게나 척살권이 모자랐던 거구나?”

“누, 누구야? 방금 지껄인 개자식이 누구냐고!”

“누구긴 누구야? 네 개차반 성격을 고쳐주러 온 사람이지. 루이투스 소환!”

지이잉!

넓은 옥상에 새겨지는 커다란 마법진.

그와 동시에 이번 공성전에서 볼 수 없었던, 무척이나 밝고 선명한 빛무리가 마법진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난, 어느새 소환된 루이투스의 몸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저, 저게 뭐야!”

“타, 타이탄?”

가뜩이나 높은 옥상에서 6미터급 체고의 시야를 갖게 되니, 내성 안의 풍경이 순간 훤히 내려다보였다.

바글대며 싸우고 있던 수천 명의 유저와 옥상의 마법사들.

그들 모두가 전부 고개를 젖혀 나를 올려다봤다.

수천 명에게 동시에 주목받는 이 느낌.

신검을 주울 때와 같이 또다시 아드레날린이 폭주하는 것이 선명히 느껴졌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미친 듯이 흥분돼서 짜릿하기 그지없었다.

‘그래! 난 앞으로 이런 삶을 살겠다고 선택했고, 살게 된 거야! 오늘로써 따분해 미칠 것만 같았던 지난 삶은, 완전히 끝이다!’

셀러브리티나 유명인으로서의 삶을 꿈꿨던 건 아니다.

그저 아무런 꿈도 없이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삶에서, 한번 벗어나 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난 나 자신의 의지로 그런 삶 속으로 당당히 한 걸음을 내디뎠다.

힘들게 내린 결정이기에, 앞으로의 내 행보에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었다.

[영광의 검!]

루이투스와의 일체화가 완료된 것을 느끼자마자, 나는 곧바로 홍당무가 있는 곳을 향해 검을 휘두르며 광역기를 날렸다.

평타를 치는 도중에 스킬을 사용해서 모션을 줄여주는 평타 캔슬 공격!

일명 ‘평캔’ 공격을 타이탄으로 응용해보았다.

“으아악!”

가뜩이나 종이 몸인 마법사들인지라, 영광의 검 범위에 들어온 20여 명의 마법사는 그대로 우수수 쓰러지며 산화해 버렸다.

워낙 안전한 공간에서 폭격 중이었던 터라, 안쪽에는 흔한 쉴드조차 걸어두지 않았던 탓이었다.

반면 노리고 쳤던지라 평타 공격이 한 대 더 들어간 홍당무는, 아직 살아남아 있었다.

성격은 개차반이지만 실력은 랭커답게 진짜였는지, 그새 마나 쉴드를 써서 혼자만 광역 공격을 버텨냈던 것이다.

“이딴 게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어! 다 같이 공격! 빨리 이 새끼 좀 점사 하라고! 빠, 빨…….”

잠시 사이에 정신 차린 주변 마법사들의 공격이 날아왔지만, 나는 무시한 채 홍당무를 향해 다시금 검을 내리찍었다.

“브, 블링크!”

그러자 이번에는 블링크로 피해버린 홍당무!

하지만 블링크로 이동 가능한 거리는 길어 봐야 20미터였고, 홍당무는 불행하게도 주성으로 이어지는 입구 쪽으로 시전했다.

만약 나였다면, 낙하 데미지를 입더라도 과감하게 옥상 밖으로 썼을 텐데 말이다.

[심판의 전진!]

콰과광!

루이투스는 곧장 차징과도 같이 홍당무와의 거리를 좁히며 몸통 어택을 했고, 홍당무는 입구를 막고 있던 기사 캐릭들과 함께 넉백 당해 널브러지고 말았다.

“마, 막아! 나 대신 막으라곳!! 쉴드!”

“그만! 다물고! 뒤지세요! 이! 싹 바가지야!”

쾅! 쾅! 쾅! 쾅! 쾅!

쓰러진 그녀에게 한 음절씩 내뱉으며 검을 내리찍다 보니, 결국 5방을 채 못 버티고 죽어 버렸다.

랭커고 뭐고 간에, 현재 넉백 상태에서 타이탄의 말뚝딜을 버틸 수 있는 유저가 몇 명 있을 리 없었다.

하물며 홍당무는 마법사지 않은가!

[광휘의 방패!]

다소 늦게 쓴 감이 있지만 쉴드를 쓰고, 사라진 시체가 있던 곳을 향해 긴 팔을 뻗어 크게 한번 훑었다.

같이 죽은 기사와 마법사들 때문에, 벌써 드랍된 아이템 몇 개가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힘이 나는 양송이 스프(2)를 획득했습니다.]

[+2 정령왕 실로키네의 바람 반지(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뭐, 뭐야? 대박이다!!’

홍당무를 쳐죽인 것만도 속이 시원한데, 잡템들 속에서 유독 홍당무의 드랍 아이템 획득 로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레전더리!

그것도 무기만큼이나 비싼 액세서리류였다.

퍼버버버벙!

첫 공격만으로 벌써 목표를 초과 달성한 성적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아직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순간이었다.

[광휘의 방패가 856의 마법 피해를 흡수합니다.]

[광휘의 방패가 1,087의 마법 피해를 흡수합니다.]

……………………

[0주몽0으로부터 432의 물리 피해를 입었습니다.]

[존버저격수로부터 380의 물리 피해를 입었습니다.]

……………………

광휘의 방패 덕에 옥상 마법사 부대의 집중포화는 여전히 피해가 없었지만, 건너편 지붕 위 궁수단이 쏘아대는 화살은 무시할 수 없었다.

역시 이 타이탄으로 깽판을 제대로 부리려면, 먼저 원거리 공격 부대부터 정리해야만 했다.

나는 발밑에서 깔짝대며 공격하는 기사 몇 놈은 발로 걷어차고, 남아 있는 법사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휙! 휙! 영광의 검! 휙! 휙!

파리채로 파리 잡듯이, 검을 한 번씩 휘두를 때마다 버텨내는 마법사가 없었다.

그러다 쿨이 돌아온 영광의 검을 쓰기라도 하면, 한 번에 십수 명씩 우수수 쓰러져 나갔다.

[상급 마력 회복 물약(22)을 획득했습니다.]

[+9 셀다린 공방의 마력 팔찌(레어)를 획득했습니다.]

[+7 붉은 마탑의 화염 스태프(레어)를 획득했습니다.]

……………………

드랍한 아이템의 획득 메시지가 쉴 새 없이 떠올랐다.

‘미쳤다 미쳤어……. 아무리 태성에 머더러가 많은 편이라고는 해도, 공성전에서는 드랍률이 낮아진다고 하지 않았나? 이런 줄 알았으면 나도 진작부터 공성전 먹자나 뛸걸!’

괜히 공성전에 구경꾼과 먹자들이 수백 명씩 몰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성전 때는 그런 그들을 죽여도 아무 페널티가 없기에, 먹자에 성공하는 유저는 극히 드물었지만.

어쨌든 탱커나 힐러단이었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죽진 않았겠지만, 이곳은 마법사만 모여 있는 곳답게 너무나 허약했다.

아무리 원래 내가 계획한 첫 목표가, 체력이 가장 적은 마법사였다고는 해도 말이다.

도망치느라 뛰어내린 유저 몇 명을 끝으로.

어느새 옥상은 깡그리 정리되어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광휘의 방패 덕에 타이탄의 HP는 10% 정도밖에 깎여 있지 않았고, 시야 위쪽을 보니 시간은 고작 40초밖에 흐르지 않아 아직 여유로웠다.

‘이 정도면 눈에도 잘 띄는 장소니, 딱 적당한가?’

PK에 대한 ‘명분’.

이번 공성전 참여를 계획하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무분별한 PK를 벌이는 머더러는 모든 유저들에게 지탄을 받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길드전 중인 유저를 보고, PK를 한다며 비난하진 않는다.

그래서 난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대중들에게 내 명분만큼은 밝히고 전투를 시작할 작정이었다.

난 루이투스를 이동해 옥상 난간에 선 뒤, 내성 광장을 내려다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유저 여러분, 그리고 방송사 관계 여러분! 짐작하셨다시피 저는 엊그제 신검을 주운 매그넘03이라고 합니다! 많은 것들이 궁금하시겠지만 시간이 없으니, 짧게나마 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겠습니다!”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내 외침에, 한창 전투 중이었던 유저들이 전투를 멈췄고 계속 날아다니던 화살도 끊겼다.

마치 마법과도 같이, 이곳에 있는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고 날 주목했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걸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전 그동안 쭉 평범하게 게임을 해왔던 솔플 유저로서, 여러 추측과 달리 어떤 길드와도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 유저입니다.”

앞으로 누가 됐든지 간에 나를 발견하게 된다면, 전부 무작정 공격해올 것이 뻔했다.

날 죽이면 신검이라는 어마어마한 행운을 거머쥘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 게임의 모든 유저와 적대 관계로 지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만 전 다리우스를 포함한 태성 간부진들의 횡포에,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던 깊은 원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매그넘03은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계속해서 지존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다 보면, 결국 언젠가 내 정보와 신상이 노출되는 것 또한 필연적이었다.

그러니 난 지금부터 그때를 대비해야만 했다.

무턱대고 신검만 믿고 막무가내로 깽판 짓을 하거나, 막장 짓을 하며 플레이할 순 없었다.

다시 말해, 나는 어느 정도 ‘선’을 정하고 그걸 지키며 플레이할 필요성이 있었다.

내 적은 대중들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철저히 한정적이어야 했고, 난 그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는 것만큼은 절대로 피해야 했다.

내가 이번 공성전에 참여하기로 한 이유에는, 이런 내 생각을 온 세상에 공식적으로 알릴 목적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앞으로 제가 플레이하는 동안 제 적은, 오직 태성과 태성의 동맹 길드뿐일 것입니다! 약속드립니다! 먼저 저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저 또한 어느 유저라도 함부로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전 그저 태성이 먼저 고꾸라지든 제가 고꾸라지든, 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오직 태성과만 싸울 것입니다! 바로 태성이 타연에 등장시킨, 이 ‘신검’으로 말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대관식 당일의 다리우스처럼 검을 높게 치켜세웠다.

그리고 곧바로 육중한 타이탄의 몸으로 광장을 향해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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