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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템왕-32화 (32/350)

32화 장비 파밍 (1)

[데스라 사막 서부, 알라마 오아시스에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100레벨이 넘어도 제퍼슨 납골당에서 사냥해야 했다.

하지만 신검 덕분에 폭업을 해버린 김에, 조금 일찍 다음 사냥터로 점찍어 둔 개미굴을 찾아왔다.

데스라 사막.

타연에 하나밖에 없지만 워낙 거대한 사막이기에, 이곳 중앙 대륙에는 이곳과 접하고 있는 도시와 마을이 많았다.

그런 만큼 사냥터 또한 무수히 많았는데, 지역에 따라 초보부터 고레벨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된 특징이 있었다.

“옛날에 개미굴에서 이 검으로 사냥하는 현질러들이 그렇게나 부러웠는데……. 다시 키우다 보니 그 한을 푸는 날도 오는구나!”

내가 가려는 ‘개미굴’은 비교적 중저레벨 유저들의 사냥터로 인기가 높았다.

수백 개가 넘는 굴 중 하나에 빠지면 계속 출몰하는 거대 개미들로 인해, 인던 못지않게 끊임없이 사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굴’이라는 특정 장소에 짱박혀서 사냥했기에, 무차별 PK에 노출될 확률이 적은 것도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10 살라만다의 불타는 의지(레어, 한 손 무기)>

150레벨까지는 개미굴에서 살려고 작정했기에, 진작에 사 둔 무기.

이미 해골들을 상대로 이베루탄 성기사단의 장검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기에, 이번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개미들에게 상성인 불 속성의 장검으로 바꿔 들고 왔다.

타연에는 ‘속성’ 시스템이 존재해서 상성 간에는 데미지의 25%를 추가로 입힐 수 있었다.

무기의 공격력이 높아질수록 속성 데미지도 높아졌기에, 사냥터와 무기를 고를 때는 이 속성 관계를 잘 파악하고 선택하는 것이 제법 중요했다.

“역시…… 여기는 아직까지도 인기 있는 지역이구나.”

주변 곳곳에는 개미굴에 들어가지 않고 필드 사냥 중인 중저렙의 유저들이 많이 보였다.

내가 말도 안 되게 짧은 시간만에 110레벨을 달성한 것이지, 대부분의 동 레벨 유저들은 온종일 사냥해도 1레벨업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직접 몸을 쓰며 사냥을 해야 하는 가상현실에서, 온종일 사냥만 한다는 건 어지간한 중노동만큼이나 고된 일이었으니 말이다.

또한 계정비와 비싼 캡슐 값도 부담되어 현질할 여유가 없는 일반 유저들의 장비는, 평균적으로 레벨대에 비해 나쁠 수밖에 없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나만 해도 얼마 전까지 230레벨 구간에 고작 6레어 무기를 쓰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 변변찮은 장비를 커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나 ‘파티 사냥’.

하지만 파티를 구하며 허비하는 시간과 나눠 먹는 경험치 등을 고려해 보면, 일반 유저들의 레벨업 속도는 확실히 더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유저들이 대다수라서, 나의 이런 비상식적인 레벨업 속도가 더욱 빛나는 거겠지!’

레벨업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손쉬운 게임이다?

그랬다면 애초에 랭커들보다 3년이나 뒤처진 상태로 리스타트 시도할 생각 따윈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데 나는 단 며칠 만에, 평범한 사람들의 반년 치 레벨업을 따라잡았다.

뿐만 아니라 랭커들을 빠르게 뒤쫓도록 도와줄 S급 업적도 손에 넣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일은, 그저 다음 황금 코스를 위해 이곳 개미굴에서 최대한 빨리 150레벨을 찍는 것이었다.

“여긴 이미 누가 들어간 것 같고. 어디 보자…… 여기도 패스!”

수십 개의 개미굴을 지나치며 사막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이 근방의 굴들은 굳이 들어가 보지 않아도 이미 여러 파티가 자리 잡고 있을 게 뻔해 보였다.

필드에서 사냥하는 유저들의 모습이 뜸해진 지도 한참이 지난 후.

드디어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을 법한 개미굴 중 한 곳을 골라 들어갔다.

[마법 스크롤(라이트)을 사용했습니다.]

사용하면 들고 다니거나 자리에 놓아두어야 하는 기름 등불 대신, 편리한 마법으로 컴컴한 개미굴 안을 밝혔다.

“확실히 비싸서 그렇지 스크롤이 편하긴 편하구나. 풀파티에 꼈을 때나 한 번씩 쓰던 걸, 이렇게 혼자 쓰는 날이 오다니!”

혼자 스크롤을 쓰는 것 따위는 이제 돈지랄 축에도 못 끼는 수준인지라, 예전의 궁상이 왠지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스르르륵.

이 개미굴은 확실히 자리 잡은 유저가 없는 굴이었는지, 금세 내 인기척과 라이트에 어그로가 끌린 개미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거대 전투 개미>

HP는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150레벨 전후의 몬스터답게 공격력만큼은 무시 못 할 수준.

아직 칼도 제대로 박히지 않을 레벨 차이였지만, 소드 마스터리를 3성까지 찍었기에 사막 리자드맨보다는 상대하기 훨씬 수월할 것 같았다.

[마나 쉴드가 432의 물리 피해를 흡수합니다.]

휘릭릭! 퍽!

어느새 다가온 대형견만 한 크기의 전투 개미를 향해 살라만다의 불타는 의지를 휘둘렀다.

검의 궤적을 따라 휘날리는 붉은 불길!

그러나 화려한 불꽃으로 매서워 보이는 공격과는 달리, 평타 공격 2대 중 1대는 빗나갔다.

“역시 레벨이 깡패야. 왜 이렇게 칼이 안 박히냐!”

어차피 쉽게 잡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온 곳.

그래도 높은 장비 수준을 믿고 말뚝 박고 검을 휘두른 결과, 의외로 금방 잡아버릴 수 있었다.

“확실히 내 기억 속에 있는 전투 개미의 몸빵이 아냐.”

확실히 상성 관계에 있는 +10 레어 무기는, 돈값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거기에 추가된 명중률 수치 또한, 레벨 차이가 제법 나는 몹을 상대하다 보니 확연히 체감됐다.

띠링!

MP 회복 타임 없이 마력 회복 물약을 먹으며 발을 떼자마자, 곧바로 2마리의 전투 개미가 어그로 끌려서 다가왔다.

확실히 한번 자리 잡으면 온종일 파티 사냥을 할 수 있는, 개미굴다운 리젠율(regen率)이었다.

[연속 베기!]

그렇게 난 5시간이 넘도록 잠시도 쉬지 않고 사냥하다가, 결국 물약이 다 떨어진 후에야 마을로 복귀했다.

* * *

이틀 만의 샤워 후, 머리도 식힐 겸 TV를 트는 순간 현중이에게 타이밍 좋게 전화가 왔다.

-너 접속 끊었길래 나도 쉴 겸 로그아웃했다. 어때, 그새 렙업은 많이 했냐?

-말도 마라. 개미굴에서 토 나오도록 개미만 잡았다. 저녁 먹고 한 타임 더 뛰면 120렙 찍고 잘 것 같은데?

-뭐? 벌써? 캬! 확실히 템빨이랑 경험치 버프가 좋긴 좋구나. 서포터도 없는데 그 정도의 렙업 속도라니!

-너가 새로 키워도 이 정돈 할 거면서 뭘 놀라는 척하냐? 저렙 구간에서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이 정도 속도는 뽑아낼 수 있잖아. 그나저나 검은 어떻디? 유니크급만 쓰다가 레전더리급, 그것도 4강화짜리를 쓰니깐 착용감이 다르지?

검 하나 바꿔 찼다고 신검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겠지만, 레전더리 템은 특별한 옵션이 붙기에 캐릭의 전투력이 급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자왕의 장검 또한, 언뜻 봐도 현중이와 상성이 꽤 괜찮아 보여 건네준 것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쩔어’. 자버프하고 오라, 회복 스킬 효과가 28%나 늘어나니깐 이게 내 캐릭이 맞는가 싶더라. 거기다 무기에 붙어 있는 고유 효과 ‘홀리 웨폰’, 이게 또 대박이드라!

-왜? 얼마나 좋은데?

-너도 옵션 봐서 알겠지만 몹 때리다가 홀리 웨폰이 터지면 10초간 빛 속성 마법 데미지가 추가되잖아? 근데 이게 실제로 써 보니깐 10초 안에 또 터지면 3중첩까지 되더라고! PvP 할 때도 좋겠지만, 몸빵 좋은 몹 잡는 데도 완벽하게 특화된 옵션이더라!

-크크, 어찌 됐든 맘에 든다니 다행이네. 그래, 이제 그걸로 렙업도 후딱 하고 보스 몹도 레이드해서 좋은 템도 먹고 좀 해라. 어? 잠깐만, TV에서 내 뉴스 나오는 것 같다. 너도 타이토닉TV 켜 놨지? 잠깐 같이 좀 보자.

틀어 놓기만 하고 건성으로 보고 있던 타이토닉TV에서, 갑자기 나와 관련된 뉴스가 나와 잠시 방송에 집중했다.

『…… 누구나 한 번쯤은 도전해 봤을 퀘스트, ‘제국 기사단 입단 시험’의 기록이 오늘 크게 경신됐다는 소식입니다.』

『일명 타임 어택 퀘스트 말씀이군요. 한데 타임 어택의 기록은 늘상 자주 경신되는 일이라 큰 이슈 거리는 아니지 않나요? 뭐 획기적인 루트나 테크트리가 공개된 모양인가 보죠?』

『아직 못 들으셨나 보군요? 놀랍게도 이번에 1위를 달성한 분의 기록이 기존의 1위보다 무려 30초 이상 앞당겨서 경신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입니다! 덕분에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온종일 이 일로 떠들썩했습니다.』

『와우, 정말 놀라운 일이군요!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제가 비록 타임어택은 자세히 모르지만, 얼핏 들어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기록인데요!』

『네. 1위를 달성하신 분과의 인터뷰는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지만, 일루전에 문의한 결과 정상적인 플레이로 달성한 정당한 기록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혹시 당사자 본인께서 이 방송을 보고 계신다면, 다시 한번 인터뷰 요청을 드리니 시청자분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응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나운서들은 아이디가 모자이크 처리된 명예의 전당 스크린샷을 띄워놓고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뭐냐? 벌써 저녁 뉴스에 나올 정도면, 역시 너무 나댄 거 아냐? 인터뷰 요청도 왔었다고?

-어쩔 수 없지 뭐. 추가 경험치 업적은 절대 포기할 수 없잖아? 그리고 사냥 중에 방송사하고 커뮤니티 사이트 기자한테 계속 귓말오긴 했어. 개미들 때려잡느라 전부 거절했는데, 굳이 이렇게 뉴스 태울지는 몰랐네.

인터뷰니 방송 출연이니 등등으로 시간과 심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뷰 요청들은 죄다 거절 답장을 하고 차단해 버린 채 사냥에만 몰두했다.

-어차피 아이디는 명예의 전당에 적혀있으니 당연히 퍼질 거고, 조만간 유명세로 고생 좀 하겠구나.

-진작부터 각오했던 일이니깐 괜찮아. 그리고 어차피 곧 있으면 신검 들고 인던 들어갈 거라서 크게 위험할 일도 없어.

-그나저나 골드는 현금화 좀 했냐? 아무리 겜이 중요하다지만 그 정도 벌었으면, 당장 써볼 만도 하잖아?

지금 내 인벤토리에는 현금 3억 치가 넘는 골드가 들어있었다.

현금화하고 싶은 유혹이 물씬 드는 금액이었지만, 한번 현금화시키면 골드가 계속 돈으로만 보일 것 같아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생각을 안 한 것도 아니지만, 당분간 게임에서 번 돈은 게임에만 투자하려고. 아무래도 스노우볼이 굴러가기 시작할 때 계속 굴리는 게 낫지 않겠어?

-그래도 아주 안 쓰는 건 좀 그렇지 않냐? 골드 환전한 바이트 코인이면 역추적 당할 일도 없는데……. 흠, 그러고 보니 너 캡슐 DX 버전 쓰고 있었지?

-어. DX-SMART 버전.

-뭐? 너 스마트였어? 와! 이 자식 아주 골동품으로 겜하고 있었네! DX인거야 많이 봐서 알고 있었는데 제일 싼 걸 쓰고 있었냐? 크크, 이 자식 생각해 보니 진짜 엄청 대단한 자식이었네!

캡슐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급변한 세상만큼이나 성능도 급격히 발전해왔다.

DX, FX를 거쳐 이제는 TX 버전까지 출시된 캡슐은 옵션에 따라 3단계 버전이 있었는데, 나는 가장 초창기인 DX에서도 가장 싼 버전을 사용 중이었다.

버전과 옵션이 좋을수록 감도와 싱크로율이 좋아진다.

그래서 미묘하지만 확실히 컨트롤 차이가 나기는 난다고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캡슐의 주 용도가 게임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 봤을 때, 그 조금의 차이를 위해 수천만 원씩 턱 하니 지불할 수 있는 유저는 소수에 불과했다.

-알아 나도. 돈 벌었으면 캡슐부터 바꿔야 한다는 걸. 돈 때문에 안 바꾸고 있는 건 아냐.

-그럼 왜 안 바꾸는데? 당장 FX로라도 바꿔. 그건 천만 원이면 되잖아!

-바꾸려고 했지. 근데 조금 있으면 TX-PRO 버전이 출시되잖아. 기왕 바꿀 거 한 번에 끝판왕으로 가려고. 그건 1억씩이나 하니까 당장 골드를 많이 써버리기도 좀 그렇잖아? 뭐, 좋은 걸 안 써 봐서 그런지 지금도 크게 부족한지는 잘 모르겠다.

-와! 내가 DX쓰다가 FX로 바꾸고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다니다 푼 느낌이었는데! 진짜 넌 난 놈은 난 놈이다 자식아. 그 캡슐로 게임하다 신검까지 먹었으니 말야!

-크크, 형님이 원래 가성비와 효율이 쩔긴 하지.

-인마, 그나저나 돈은 그렇다 쳐도 부모님은 한번 찾아봬야 하지 않겠냐? 나름 성공도 했는데 이럴 때 봬야지!

취업 핑계로 타지에 머문 지도 3년.

그 긴 시간 동안 백수 생활만 하다 보니, 결국 반쯤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은 지도 오래됐다.

그러다 심하게 다툰 후,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얼굴을 뵌 지도 어느덧 반년이 넘은 상태였다.

-지금 부모님 찾아뵙고 그러다 보면 타연에 제대로 집중 못 할 것 같다. 일단 부모님과 통화는 했어. 작은 게임 회사에 취업해서 출근 중이라고.

-취업?

-어. 계획한 대로라면 반년 안에는 어느 정도 현금화시킬 여유가 생길 것 같아서, 일단은 취업했다고 말씀드렸지. 겉으론 화만 내셔도 내 걱정이 많은 분들이신지라…….

그래도 속마음은 안 그러신지 가끔 전화는 주셨는데, 안 그래도 며칠 전 연락이 왔길래 취업했다고 둘러댔다.

얼마 전 소개로 입사하게 됐는데, 당분간은 일 배우느라 바쁘니 여유가 생기면 찾아뵙겠다고.

-크크크. 몇 달 후에 찾아봬서 통장 보여드리면 놀라 넘어지시는 거 아닐지 모르겠다. 사람 팔자 모른다더니만, 우리 백수 지환이가 이렇게 대박이 터져서 돌아올 줄 상상이나 하셨겠냐고!

-그러니깐 너도 부지런히 렙업해라. 이 형님 뒤따라오면서 뭐 흘린 거라도 주워 먹으려면!

-오냐 오냐, 잘 주워 먹으마. 아무튼 할 얘기가 있어서 전화했다. 그거 때문에 골드 팔았는지도 물어봤던 거고. 안 팔길 잘했어.

-아, 그래? 뭔데?

-너 아틀란티스 길드의 하데스99라고 알고 있지? 법사 랭킹 순위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던.

매일 새벽 0시.

공식 홈페이지 랭킹 게시판에는 클래스별로 10위까지가 업데이트된다.

순위 변경이 많진 않았기에 대부분 기억하고 있는데, 분명 몇 번 본 적 있는 낯익은 아이디였다.

-어. 들어는 본 것 같은데?

-길드 누나가 아는 사람이라 나도 어쩌다 알고 지내던 사람이거든? 사실 그 사람이 성악을 전공했는데 평소에 타연 때문에 고민 많이 했었거든. 그러다 결국 유학을 결심했는지 접는다고 장비 러쉬했다가…… 얼마 전에 떴단다.

-응? 뭐가 떴는데?

-+10 칠흑 마도사 세트. 그걸 띄웠단다. 미쳤지?

-뭐?

칠흑 마탑의 마도사 방어구 세트!

3피스로 이루어진 이 유니크급 세트는 MP 소모가 극심한 마법사 유저들에게는 꿀이자 꿈같은 옵션으로 유명했다.

바로 ‘마나 재사용(mana recycling)’ 옵션.

자신이 마법이나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소모한 마나의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방어구 세트에 붙기에는 다소 특이한 효과였다.

얼핏 최상위급 스태프에 종종 붙는 ‘마나 세이브(mana save)’ 옵션.

즉, 마나 사용량을 줄여주는 효과와 비슷해 보였기에 등장 초기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초로 풀 세트를 갖춘 법사가 자신의 스태프에 붙어 있던 마나 세이브 옵션과 중복 적용된다는 사실을 밝힌 이후, 단숨에 모든 법사 계열 유저들의 선망의 템으로 등극해버렸다.

역시 현중이 자식.

이 녀석이 도움이 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나 빨리 한 건 해줄 줄은 몰랐다.

워낙 인기 있는 아이템이라 거래소에는 절대 올라오지도 않는 매물을 물어온 것이다.

그것도 무려 +10 강화로!

-야, 당장 로그인해! 그거 무조건 내가 사야 하니깐 네가 소개 좀 해주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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