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득템왕-160화 (160/350)

160화 길마의 자격 (1)

입구를 정리하는 그 짧은 시간 만에, 드래곤을 반피로 만들어놔서 우습게 보였나?

감히 오더를 무시하면서 독단적으로 공격할 정도로?

제독은 자신이 부린 욕심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었다.

“으아아!”

“피, 피해!”

거대하고 선명한 녹색의 물결.

드래곤의 아가리에서 뿜어져 나온 포이즌 브레스는 전(全)방향 공격이었기에, 공중에 떠 있는 페가수스라 할지라도 피해갈 수 없었다.

“몬스터 라이딩!”

하지만 여기 모인 라이더들은 과연 올림푸스의 정예.

절반가량이 기지를 발휘해, 페가수스의 이동 속도를 높여 곡예 하듯 화려한 움직임으로 회피 기동을 시도했다.

특히 그중 몇몇은, 급한 마음에 우리가 숨은 아이언 골렘 뒤로 후다닥 날아와 몸을 숨기기도 했다.

펄럭펄럭!

마침 제독이 탄 페가수스가 내가 피한 철벽으로 날아와,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꼴이 이게 뭡니까? 무슨 1분도 버티지 못할 거면서, 욕심을 그렇게 부렸어요?”

“이런, 제기랄! 분명 지상만 공격하는 걸 확인했는데!”

“말이 돼요? 유저들이 지상에밖에 없었으니까 그런 거였죠!”

낭패한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는 제독.

그도 그럴 것이, 얼핏 봐도 절반이 넘는 페가수스가 이 한 번의 브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죽어 버렸다.

쿵! 쿵! 쿠쿵!

그래서 잠시 레어 안에서, 라이더들이 소환 말을 잃고 지상으로 추락하는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그럼 여기까지 와서 구경만 하라는 말이냐?”

“늦지 않았어요. 이제라도 제 오더에 따르십쇼. 곧 있으면 저 자식이 날아다니면서 공격할 텐데, 이런 식으로 방해만 하다간 실패할 수도 있어요!”

“뭐? 드래곤이 날아다닌다고?”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히는 무차별 광역 공격.

탱커를 제외한 전 직업군을 원샷원킬 낼 수 있는 강력한 평타.

유저 수에 따라 비례되어 소환되는 부하 몹들.

중간부터는 랜덤 어그로로 변동되면서 막판에는 비행까지 하는 미친 난이도!

하나만으로도 벅찬 요소들을 전부 합해 놓은 놈이 투 메르타스였고, 그렇기에 후반부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고 수차례나 강조해왔다.

‘일단 아직까지 NPC들이 무사한 건 다행이야. 날아다니는 페가수스들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고. 좋아, 이번에도 무조건 성공시킨다!’

착, 착, 착.

머릿속에서 투 메르타스 킬까지의 과정이 순식간에 그려졌다.

그래서 길었던 포이즌 브레스가 끝나는 순간, 제독에게 말했다.

“꺼내세요, 타이탄.”

“무, 무슨 소리냐?”

“제가 하나 줬던 게 있잖아요. 당연히 여기에 가져왔을 거 아니에요? 그걸로 몸빵 좀 하면서 시간 좀 끄세요.”

“…….”

머리 굴려봤자 돌 굴러가는 소리만 들리지 내겐 어림없었다.

지금보다 더 위험해질 마지막 순간을 위해 남겨뒀을 타이탄.

그 카드를 미리 써버리도록 강요했다.

“자꾸 오더에 따르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저희 측은 이 상황까지 만드느라 이미 대부분의 타이탄들을 소진했어요. 도우러 왔다는 말이 진심이었다면, 지금 당장 증명하시죠?”

“……알겠다. 자룡아, 이리 와라!”

“넵!”

제독은 자신이 타이탄의 정수를 들고 있었는지, 곁에 다가온 부길마 조자룡에게 넘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조자룡은 곧바로 우리가 넘겨줬던 티에스 나이츠를 소환한 뒤, 드래곤을 향하여 달려나갔다.

“전원! 엔트부터 정리하세요!”

그 모습을 본 나는, 피닉스와 우리 버닝스타 팀원들에게 우선 순위를 정해주었다.

강력한 공격력과 몸빵을 자랑하는 엔트.

하지만 원거리 공격 수단이 없는 터라, NPC 궁수병들의 일점사와 우리 딜러들의 차분한 대응에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우리 버닝스타의 메인 딜러들, 당당검과 무살 형님의 활약이 돋보였다.

각종 힐과 쉴드 서포트가 따라주다 보니, 도둑으로도 놈들을 대상으로 탱킹까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페이즈가 바뀌며 다소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순식간에 안정을 되찾았다.

확실히 NPC 궁수병들이 드래곤을 대상으로, 유저들 전부를 합친 것보다 높은 딜링을 대신해주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레이드를 진행하려면, 유저들만으로는 이렇게 원딜러들로만 구성된 팀을 짜는 게 불가능했다.

첫 레이드였지만, 여러모로 최적화된 공략법으로 드래곤을 잡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 순간이었다.

“곧 25%, 피어 구간입니다! 폴보 소환!”

그러면서도 정확한 타이밍에 리마인드하는 걸 잊지 않았다.

마지막 페이즈 도입을 알리는, 녀석의 드래곤 피어를!

“캬오오오!”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유저들이 덜컥 경직에 빠졌고, 이번만큼은 녀석도 아무런 준비 과정 없이 브레스를 불시에 내뱉었다.

하지만 폴보를 포함해 일렬로 세워진 2기의 아이언 골렘이, 경직에 빠진 공격대와 NPC들을 완벽하게 보호해 주었다.

“됐다! 이번엔 NPC들이 죽지 않았어!”

첫 레이드 당시, 이 구간에서 NPC들이 전멸해버려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때의 사투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번만큼은 실수하지 않았다.

(나: 지금부터 날아다닐 겁니다. 이제부터가 페가수스가 활약할 타이밍이에요!)

(제독: 지금 우리보고, 붙어서 근접 딜을 하라는 거냐?)

(나: 그럼 탱커 활질로 어느 세월에 죽여요? 그냥 죽든 말든 붙으세요!)

투 메르타스의 등 위로 올라타기 위해, 힘차게 벽을 타오르며 제독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는 한편,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이번 레이드의 마지막 오더를 외쳤다.

“이제 극딜 타이밍입니다! 최대한 살아남으면서 딜하세요!”

지금부터는 피어와 브레스, 소환물이 계속 쏟아지는 난전 상황이 이어진다.

물론 죽으면 아쉽게도 업적을 얻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

그저 극딜로 최대한 빠르게 잡아내는 것이, 더 큰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휘이익! 탓!

녀석의 비행 궤도에 맞춰 천장에서 점프한 뒤, 정확하게 등 위로 착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용잡이, ‘드래곤 슬레이어’의 두 검이 레이드 막판에 이르러서야 녀석에게 닿기 시작했다.

[재빠른 몸놀림!]

이미 올라오기 전에 축빙 형님으로부터 풀 버프를 받은 상태!

그렇기에 재림 버프 하나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데미지가 들어갔다.

드래곤에게 적용되는 용살검의 모든 옵션 효과는 무려 공격력 +300%.

거기에 드래곤 학살자의 업적 효과, 모든 데미지 +25%까지!

이미 지난 레이드 당시보다 뻥튀기된 공격력에 이것들이 더해지자, 랜덤 어그로 상태인 녀석조차 뜨끔 했는지 곧바로 꼬리 공격을 휘둘러왔다.

[‘필중’ 효과로 상대방의 방어력을 무시하는 데미지를 입힙니다.]

[‘필중’ 효과로 상대방의 방어력을 무시하는 데미지를 입힙니다.]

운 좋게 드라코닉 건틀릿에 붙어있는 옵션 효과까지 연달아 터지자.

막대한 수치를 자랑하는 녀석의 네임 바가, 그야말로 팍팍 깎여나가는 게 표시 날만큼 어마어마한 데미지가 들어갔다.

[축복받은얼굴: 와! 드로 저 자식, 아주 미쳐 날뛰는구나!]

[당근당근단검: 과연 최강의 도둑.... 산드로님께는 직업의 한계란 게 의미 없는 수준이네요...]

[산드로: 다들 대화할 여유가 있나 봐? 어서 딜이나 해!]

“이런 식으로 잡았던 거구나!”

착!

공중에서 제독의 목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곧바로 내 곁으로 페가수스에서 뛰어내리며 착지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따라 몇몇이 타고 있던 페가수스를 역소환시키며 합류했다.

“뭐죠? 여긴 위험한데……?”

“너는 안 위험하고? 우리도 여기서 함께 공격해도 괜찮겠지?”

말을 마친 제독은, 곧바로 낯이 익은 도끼를 꺼내 드래곤의 등을 내려찍기 시작했다.

전에 내가 그에게 판매했던, 줌바카의 전투 도끼였다.

생각해보니 내 손에서 올림푸스로 넘어간 템이 은근히 제법 있었다.

‘전원 대도 부츠를 착용했다라……. 하긴 뉴요커가 나한테 판매하려고 들고 오기도 했으니까, 길드에 몇 개 정도는 가지고 있겠지. 과연 정예란 건가?’

현재 투 메르타스는 레어 안 상공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브레스와 여러 평타 공격 패턴을 혼합해 공격 중이었다.

당연하지만 이런 놈의 등 위에 선 채 공격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균형 감각이 아니라면 불가능했다.

오직 대도 부츠가 있기에 추락하지 않고 공격이 가능한 공략법.

한데 올림푸스는 이런 내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따라서 시도할 만큼 대도 부츠를 착용한 유저를 제법 보유하고 있었다.

“과연…… 여기는 브레스의 사각지대나 마찬가지군. 다들 드래곤의 머리 위를 따라다니면서 공격해라!”

남아있는 페가수스 부대는 처음의 1/3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만이라도 상당한 숫자라서, 다 함께 드래곤의 비행 궤도 위에서 화살을 날리자 나름 데미지가 들어오는 듯싶었다.

‘명중률이나 데미지를 봤을 때…… 확실히 다들 랭커급 수준의 고레벨이야.’

드래곤 레이드에 괜히 NPC 병사가 필수였던 게 아니었다.

드래곤의 높은 방어력과 레벨 보정 효과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에 택한 꼼수이자 궁여지책이었던 것.

하지만 들어오는 데미지로 봤을 때, 아무리 봐도 페가수스 부대는 올림푸스의 최정예들로만 구성된 것 같아 보였다.

쾅! 쾅! 콰쾅!

지상에서는 마지막까지 아껴뒀던 축빙 형님의 강화된 가이라 나이츠가 소환돼, 팀원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머리 위에서 끝도 없이 떨어지는 엔트 열매.

덕분에 이제는 소환 몹 정리가 불가능해져, NPC 병사들도 모두 전멸해 버린 후였다.

“이런 난장판에 어울리는 게 하나 남아있지!”

그래도 워낙 많은 인원들이 막판까지 살아남았기에, 드래곤의 HP는 금세 10%까지 줄어들었다.

마지막이 다가온 게 느껴졌기에, 나 또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난도질!]

25초간 공격 속도를 100% 증가시키는 고유 스킬.

급가속화된 내 공격에 투 메르타스의 체력이 푹푹 깎여나갔다.

번쩍!

그 모습을 본 제독이 다급했는지, 마침내 숨겨뒀던 또 하나의 타이탄을 소환했다.

<신화 나이츠>

온통 황금색으로 뒤덮인 강철 기사.

제독은 타이탄과 한 몸이 되자마자 무언가 스킬을 쓰고는, 나를 따라 극딜을 먹이기 시작했다.

‘역시 타이탄 제작에 성공했구나!’

공성전이 끝나 건국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타이탄을 제작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었다.

어찌 됐건 그가 타이탄을 꺼낸 이유는 명백했다.

레이드 내내 모자랐던 기여도를 채워 루팅권을 높이고, 죽는 순간 드랍될 아이템과 최대한 가까이에 머무르기 위함!

모든 필드 몬스터의 드랍 아이템은 10초간 일정 데미지를 입힌 유저들만 획득할 수 있다.

그 10초의 시간 동안, 각기 다른 파티의 유저들은 데미지를 많이 입힌 순서대로 루팅에 성공할 확률이 다르게 주어졌다.

한 대 치고 가장 좋은 아이템을 먹어가는 일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공격에 기여한 팀이 아이템을 많이 먹지 못한 대신, 가장 좋은 템 하나만 운 좋게 주워가는 건 얼마든지 가능했다.

제독.

평소 매너를 갖춰왔던 그가 오늘같이 선을 넘는 행동을 여러 번 보이는 건, 보나 마나 드래곤이 드랍할 아이템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막판이 돼서야 타이탄을 꺼낸 이유 또한, 그것 말고는 설명되지 않았다.

“한낱 인간들에게 내가! 하지만 그분께서는, 너희를 절대 용서치 않으리라……!”

정신없이 쑤셔 넣던 녀석의 몸이 마침내 녹색 바람에 휩싸였다.

그리곤 마지막 외침과 함께 허공의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져 버렸다.

“자, 잡았다!!”

분명 단일 유저로 가장 많은 데미지를 입힌 건 나일 텐데도, 드래곤 학살자 업적이 귀족 학살자 업적처럼 진화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S급 업적이라 요구치가 높은 모양.

허나 그런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눈앞에 퍼스트 킬 때 만큼이나, 수북이 쌓인 드랍 템들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얼른 먹어!”

“지옥불 님!”

“가고 있으니 먼저 루팅 하십시오, 산드로 님!”

한쪽에 임시로 진형을 형성한 채, 딜링과 공격대 보호를 진두지휘하고 있던 지옥불.

그래서 막판 빠르게 줄어든 드래곤의 체력을 체크하지 못하고, 다소 한발 늦은 타이밍으로 드랍 템을 향해 달려왔다.

반면 제독은 타이탄에 탄 채 계속해서 주워지지 않는 드랍템 루팅을 시도했다.

심지어는 거대한 몸체로, 대놓고 내 앞을 가로막으면서까지!

‘이 자식이 진짜!’

정말이지 염치를 모르는 어이없는 행동!

하지만 그래 봤자였다.

내가 속한 버닝스타 파티는 초반부터 아베르 성 궁수병들을 활용해 꾸준히 누적 데미지를 입혀왔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와 피닉스가 각각 드래곤의 체력을 45%와 50%쯤 잡았고, 올림푸스는 고작 5%나 기여했을까?

높은 루팅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따위의 방해 짓은, 잠깐의 헛된 희망만 안겨줄 수 있을 뿐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빛나는 무기 강화석(15)을 획득했습니다.]

[은신의 망토(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빛나는 무기 강화석(18)을 획득했습니다.]

[투 메르타스의 심장(디바인)을 획득했습니다.]

[용의 비늘(13)을 획득했습니다.]

……………………

역시나 루팅 시도 2번 중 1번은 획득에 성공했다.

그래서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고 획득 불가가 뜨면 곧바로 옆에 손이 잡히는 대로…… 정신없이 드랍 템을 쓸어 담았다.

어느새 지옥불도 도착해서 이런저런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익숙한 모양의 아이템, ‘미완성 스킬북’의 모습도 스쳐 지나갔다.

‘아, 씨앙!’

반가운 마음에 곧장 손을 뻗는 순간, 안타깝게도 휙 사라져 버렸다.

지옥불은 곁에 없었으니, 보나 마나 제독이 탄 타이탄이 주워간 것이었다.

‘그래도 완성템은 하나도 못 먹은 것 같고, 심장도 내가 먹었으니…… 불행 중 다행인 건가?’

온갖 꼼수와 비매너를 행한 것 치고는, 먹은 게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

도대체 왜 우리와 척을 지면서까지 이렇게 행동했는지 의문일 정도로, 형편없는 성과였다.

“다 먹었군요.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태성과 굳이 더 싸울 필요는 없으니, 일단 다들 귀환한 다음 대화를 나눠 볼까요?”

“……그러죠. 그럼 저 먼저!”

침울한 표정으로 가장 먼저 귀환 주문서를 사용한 제독.

문뜩 입구를 막고 있는 피닉스군이 생각나 돕고자 뒤돌아서자, 지옥불이 만류해왔다.

“처음부터 그들 역할은 입구에서 죽는 것이라고 미리 말해 두었습니다. 어차피 전부 죽자고 싸울 필요까지는 없으니까, 저희들은 먼저 귀환하지요.”

“이런……. 알겠습니다, 지옥불 님. 버닝스타 여러분! 저희는 지금 전부 귀환하겠습니다!”

비록 최정예는 드래곤 레이드에 참여한 인원이라 해도, 입구를 막고 있는 이들 역시 피닉스의 정예라고 할 수 있었다.

한데 그들의 희생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라니…….

제독의 치졸한 행동들과 너무 대비됐기 때문인지, 마치 그에게서 후광이 비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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