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득템왕-182화 (182/350)

182화 라인 탄생 (3)

“푸훗! 푸하하하!”

“뭐, 뭐냐, 산드로. 왜 웃는 거지?”

“우리가 만들어갈 태성 라인이라고요? 아니, 이걸 듣고 어떻게 안 웃을 수가 있어요? 크흐흐흐.”

“이 자식이!”

“제독 님. 아니, 제독 형님! 제가요, 신검 줍기 전에는 레벨도 참 별로고 템도 별로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래도 그렇게 쥐뿔도 없던 시절에도 자존심 하나만큼은 있었어요, 자존심. 그거 하나 때문에 태성과 싸우기로 마음먹었던 거고요. 근데 형님은 이게 뭡니까? 수많은 길드원들을 거느린 데다가 벌 만큼 버시는 분이 자존심도 없어요? 그렇게 욕하고 싸우던 다리우스 놈의 밑으로 기어 들어가게?”

“그나마 한때의 인연으로 마지막 기회를 주러 만나자 한 건데…… 결국 네가 선을 넘는구나.”

“선이라고요? 푸핫! 도대체 누가 먼저 선을 넘은 건데요? 솔직히 지금 전, 형님을 길마로 둔 길드원들이 불쌍하단 생각마저 들 정돕니다.”

“너도 길마란 녀석이 그따위로 밖에는 생각 못 하는 거냐? 세상에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걸 모르냐고! 언제까지 똥고집 부리면서 게임할 거냐? 그렇게 해서 너와 너희 길드원들한테 이득 될 게 뭐가 있는데!”

뭘 제시했을까?

아니면 정말 협박이라도 당한 걸까?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그 꿈 많고 빛나던 유저가 이렇게 되는 걸까?

“그래서…… 같은 라인이 되기로 결정되자마자, 놈이 처음으로 지시한 게 이거였어요? 절 꼬셔보라고요? 하긴 넘어 오기만 하면 더 없이 이득일 테니, 한 번 찔러볼 만은 했겠네요."

“지시? 그런 게 아니라고! 나야말로 정말 네가 걱정되고 불쌍해질까봐 이러는 거다. 네가 날 그 정도로밖에 안 봤다면, 정말 실망이구나.”

“실망하시든지 말든지 저야 상관없고요……. 가서 다리우스한테나 전해주세요. 태성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라인 만들 결단까지 한 건 기특하다고요. 하지만 라인도 모자라 전 서버의 유저들이 너희와 한편이 된다 하더라도, 내가 네 밑으로 들어갈 일은 없을 거라고요.”

“…….”

“아! 그리고 한 가지만 더요. 아직 최소 9번은 더 죽여줄 테니까, 괜히 부하 좀 늘어났다고 나대지 말란 말도 전해주세요! 뭐, 또 뒈질까 봐 꼭꼭 잘도 숨어다니긴 하더라고요. 쥐새끼같이.”

“정말 생각도 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건 그대로구나. 하긴…… 그래서 내가 예전에 올림푸스를 탈퇴하던 때도 붙잡지 않았고, 그동안 연락 한 번을 안 한 거였지. 네 그 잘난 운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한 번 두고 보겠다.”

“제가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고요? 천만에요! 전 그냥 저만의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한 것뿐입니다! 줏대 없는 형님과 다르게요!”

“내가 줏대가 없다고?”

“당시엔 길마였던 제우스 형님의 행동이 옳지 않다고 느꼈기에 탈퇴라는 반항을 한 거고요, 마찬가지로 다리우스 자식이 제게 한 행동들이 옳지 않다고 느꼈기에 복수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전 떳떳해요. 늘 제가 세운 기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왔으니까요. 근데 형님은 지금 스스로한테 떳떳하십니까? 말만 동맹이지, 태성 밑으로 들어가신 게 쪽팔리지 않으시냐고요!”

“그만 닥쳐라 이제! 이렇게나 얘기했는데도 못 알아 처먹으니 나도 더는 미련 없다. 다음에 만나게 되면 그땐 적으로 만나는 거니, 내게 아량을 기대하진 마라.”

“형님! 저야말로 오늘이 형님으로 대접해드리는 마지막 날이란 것만 알고 계세요. 알겠습니까, 제. 독. 님?”

“됐다. 어서 썩 꺼져라!”

볼품없던 소규모 길드를 본인 능력으로 타연 4강 길드까지 키웠다는 사실이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유저와 한때나마 함께 플레이했고 인정받고 있다는 게 기꺼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름 건국에 도움도 주면서, 될 수만 있다면 지옥불 형님과 같은 사이로 발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바람이었나 보다.

현실이었다면 이럴 수 있었을까?

원수처럼 싸우던 상대와 한순간 만에 다 잊고 같은 편이 돼버리는 게?

아무리 가상현실이라도, 고작 ‘게임’이라고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

예전의 나도 걸핏하면 고작 게임이니까, 라면서 플레이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난, 절대 제독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됐다.

각자의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타연의 비중은 제각각이겠지만.

나에게만큼은 이제 99%나 마찬가지…….

절대 죽어선 안 되는 산드로란 캐릭터를 플레이하다 보니, 이젠 산드로가 오히려 현실에서의 나보다 진짜 ‘나’인 것 같이 느껴졌다.

그런 내게 태성 밑으로 들어오라는 제안은 모욕과도 같았다.

한데 제독은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 테니, 그토록 아무렇지도 않게 ‘라인’에 합류하고 들어오란 말까지 했던 거겠지?

만감이 교차했던 하루는…… 그렇게 씁쓸하게 끝이 났다.

* * *

-그 소식 들었음? 태성이 라인 만들었다는 거?

└그건 또 뭔 헛소리야. 타연에 무슨 라인이 있다고

└└그러게. 잘나가던 시절에도 안 하던 걸 왜 이제와서 굳이?

└└└윗님들 소식 느리네. 이거 ㄹㅇ임. 새벽에 소식 쫙 돌았음

-올림푸스가 태성과 동맹 맺는단다ㅋㅋㅋ 타연은 혼돈의 카오스로ㄱㄱ!

└진짜임? 와, 국가 2개가 동맹 맺으면 타연 거의 다 먹는 판 아니냐?

└└그뿐만이 아냐. 아틀란티스를 비롯한 각종 길드들도 태성 라인에 들어간단 소리도 있더라

└└└뭐? 와... 한국 섭 망섭 다 됐네ㄷㄷㄷ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이미 인터넷상에는 태성을 주축으로 라인이 결성된단 소식이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사실이 제대로 공표도 되기 전부터 유저들의 반감이 엄청나게 줄을 이었다.

라인(line).

게임 속에서 여럿이 함께 패거리를 이뤄 기득권을 독차지하는 행위.

쉽게 말하면 선을 긋고 ‘안에 들어오면 아군, 밖에 있는 사람은 무조건 적’이라고 대놓고 편 르기 하는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기존 태성 길드와 그 산하 길드들이 라인 비스무리한 모습을 띠기는 했지만, 그건 사실 시스템상 제한되는 길드 정원이란 제약 때문이었지 라인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태성’이라는 단일 정체성으로 구성된 세력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달랐다.

기존에 치고받고 싸우던 정체성이 다른 세력들이, 갑자기 ‘선’을 긋고는 그 안에서 함께 뭉쳐버린 것이다.

오직 ‘이득’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서!

심지어는 티에스국과 신화국, 단 3개밖에 없는 국가 중에서 둘이 한 편이 돼버렸다.

이러면 당연히 치열했던 공성전 구도가 깨질 수밖에 없다.

같은 라인끼리는 견제를 염려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3년간 원톱으로 잘 나가던 태성이 불과 반년 전에야 처음 5성을 먹은 것도, 기존의 성을 지키면서 새롭게 점령에 성공해야만 했기에 늦어진 것이었다.

-뭐야? 그러면 피닉스는? 조만간 태성이 서버 다 먹는 거야?

└정확히 말하면 태성 라인이 다 나눠 갖는 거겠지. 뭐, 피닉스는 이제 성 뺏길 일만 남은 건 어쩔 수 없는 듯.

└└와. 진짜 지금 망섭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구나. 큰일 난 거네?

└└└딴 게임에서도 이렇게 나오다 망한 게 한둘이 아님. 타연은 그나마 자정작용이 있나 싶었는데... 하긴 3년이면 길게 온 건가?

-그깟 공성전 전체 유저의 10%는 참여하냐? 라인 하나 생긴다고 뭘 벌써부터 망섭 타령이냐?

└바보냐? 성만 통일된다고 끝이 아냐. 타연에 공식적인 카르텔이 형성된다는 게 큰 거지. 처음엔 몰라도 결국엔 너도 라인 눈치 보면서 겜하게 된다는 걸 모르니깐 이딴 소리 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유저들이 뒤엎으면 그만 아냐? 라인이라 봤자 전체 유저에 비하면 소수일 텐데, 그걸 당하고만 있을 이유라도?

└└└ㅋㅋㅋ암것도 모르네. 라인 상대로 누가 총대 맬 건데? 네가?ㅋㅋ 한 10번만 죽어봐도 그런 소리가 나올까?

└└└└10번은 무슨? 2번만 맞아 죽어도 바로 곡소리 나올 거다ㅋㅋㅋㅋ

이미 많은 게임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고, 단 한 번도 결말이 좋게 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들 시작도 하기 전에 결말을 예측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새롭게 이득을 보게 된다는 건, 그만큼 누군가에게 손해가 생길 확률이 높았다.

라인이 생김으로써 그 안의 유저들이 기득권이 되고 이득을 보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손해는 라인에 들지 못한 일반 유저들의 몫이 될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당연히 많은 유저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는 일.

따라서 타연에 존재하는 대형 길드들은 이와 같은 편한 길을 알면서도 애써 못 본 척하고 있었다.

4강 길드가 둘씩 동맹을 맺고 있던 것도, 태성이 다른 4강 길드와 협상은커녕 치열하게 싸워왔던 것도.

모두 이 같은 일을 예상했기에 그런 것이었고, 또한 타연에서는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기에 유저들이 열광하고 팬도 많았던 것이다.

한데 태성이 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현실 속 태성 그룹의 명예와 이미지를 생각해, 최소한의 매너 플레이만은 유지하던 그 태성이!

그래서 일반 유저들의 호들갑과는 다르게,

내게는 이게 막다른 길에 다다른 끝에 나온 발버둥처럼 느껴졌다.

신검이라는 엔드급 콘텐츠를 손에 넣어서 이런 상황을 만든 나처럼.

천계와 마계라는 신규 콘텐츠를 선점해서 반전을 꾀하고 싶어 하는!

* * *

“마이 로드, 산드로 님이시여. 여기엔 어쩐 일로 찾아오셨나이까!”

주성 안 홀에 서 있는 5명의 NPC들.

성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이들을 통해, 성주는 성과 관련된 많은 것들을 지시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접속하자마자 말을 건넨 경비대장 ‘덴리스’.

성의 안전과 방어를 책임지는 이 NPC는, 병사들의 배치와 무장 상태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지시했던 ‘무장’ 상태 확인 좀 가능할까? 지난 번에 ‘골드’는 충분히 넘겨줬던 것 같은데…….”

“마이 로드 산드로 님이시여! 이미 지시했던 사항은 전부 완수한 상태입니다!”

[정예 기사단원(활)]

[일반 병사(활)]

내성문과 성벽, 주성에 집중 배치되어 있는 100여 명의 NPC 궁수병들의 목록이 약식 지도와 함께 펼쳐졌다.

그중 하나를 터치해 레벨 및 보유 스킬, 착용 장비 등을 살펴보았다.

* 특수 무장: 냉기 화살(!)

‘생겼다! 없었던 특수 무장이!’

적중 시마다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를 30% 감소 효과.

다른 빙결 효과보다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이 정도만 해도 무척 훌륭했다.

특히나 우리 성의 병사들은 타 성들 병사에 비해 레벨이 가장 높았기에, 적중 시 발동이라는 페널티는 페널티 같지도 않게 느껴졌다.

“좋아! 이 정도라면 승산 있겠어!”

“승산은 무슨? 병사들이야 피 관리도 힘들고 한번 죽으면 끝인데, 그게 뭐 얼마나 도움 되겠어?”

특수 무장 에덕 좋아지던 기분이, 갑자기 들려온 핀잔에 급다운됐다.

함께 접속한 현중이었다.

“형이 어제도 말했지? 그 부정적인 마인드 좀 고치라고? 아침부터 또냐?”

“아니, 언제는 나한테 확인 받는 게 좋다면서? 내가 오케이해야 안심이랬던가?”

“그랬지. 근데 요즘 고장 났는지 좀 시원찮더라고? 앞으론 좀 걸러들으려고.”

“야! 내가 밤새 생각해봤는데, 네가 어제 말했던 거 가능하겠냐? 공틈에 있는 유저들도 끌어들인다는 게, 아무리 봐도 어려울 것 같더라고? 내 생각엔 우리 길드로 받아준다고 해도 안 올 거 같은데?”

“또 또! 안 될 거란 생각을 버리고 될 거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안 되면 어떡해서든 이뤄지게!”

처음엔 그저 장사꾼과 생산 유저들.

그들을 꼬드겨 수성에 참여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애초 생각했던 그 인원보다 10배는 많은 유저들이 참여해야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그러니까 네 말은, 유저들이 길드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는 거야?”

“그럼! 각각 소규모 길드에 들거나 길드 없이 다니는 유저들도 있는데, 수성 한 번만 하게 가입해달라고 부탁해? 그런 걸 해줄 사람도 얼마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위험한 거 모르냐? 길드원이라서 문이라도 그냥 열어주면 어쩌려고?”

“말이 안 되잖아, 말이. 몸빵 되는 배신자면 큰일이라 탱커랑 근딜러들도 못 받는다며? 그럼 쳐들어오는 적들 블로킹도 제대로 못할 텐데, 길드원도 아니면 한번 죽으면 끝이잖아? 부활해도 주성 안이 아니라 마을일 텐데!”

“어? 현중아, 드디어 니가 이 전략의 포인트를 정확히 짚었구나? 맞아, 바로 그거야! 부활이 안 된다는 점!”

“뭐?”

“대다수 유저들이 공성전에 참여 안하는 이유가 뭐야? 공성 길드에 들면 허구한 날 전투하고, 수도 없이 죽어도 끝까지 지켜야 하는 치열함 때문 아니야?”

“어? 어…… 그렇지…….”

“그렇게 자주 죽다보니 장비 떨굴 확률도 높아지고, 그러다 접게 되고. 다들 그걸 잘 아니까, 타연 전체 유저의 소수만 공성에 참여하게 된 거잖아.”

내가 처음 아베르성을 먹기로 결심했을 때, 다른 장사꾼 유저들의 참가 설득을 위해 준비한 논리가 바로 이거였다.

우리가 수성전에 성공하게 되면 원딜러들은 죽을 일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혹시나 죽게 되더라도, 딱 한 번만 죽으면 된다는 것!

원래 길드에서 탈퇴해야 할 부담도, 혹은 길드에 소속되어 원치 않은 플레이를 해야 할 구속도 없는 공성전.

그저 단순한 이벤트와 같이 달마다 1시간의 전투를 즐기기만 하면, 저렴한 아베르 성만의 특권을 계속 누릴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 최고의 사냥터 이용도 추가된 상황이지만.

“알다시피 공성전 드랍률 감소 업데이트도 진작 이뤄졌으니까, 이 정도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지. 죽으면 그냥 할거 다 한 거야. 반면 성을 지키는 데 성공하면 자기 손으로 성을 지켰다는 성취감도 함께 주어지겠지. 사람들도 우리 버닝스타가 아베르 성으로 이득 보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알 테니까, 애써서 남 좋은 일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걸?”

“어라…… 이거 듣다 보니 그…….”

“그럴싸하다고? 니 입에서 언제 그 소리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다, 짜식아!”

“어쭈? 이게 또 형님을 검토용으로 써먹은 거냐? 그럼 진작에 다 설명해주든가!”

“사실 생각은 했지만 이게 먹힐지 확신이 없었거든. 아무리 설명해봤자 유저들이 내 말에 따라줄지가 의문이라서.”

“근데? 하루 사이에 달라지기라도 했어?”

“달라졌지. 밤새 태성이 라인 만들었단 소식이 쫙 퍼졌잖아. 뭐, 워낙 대형 사건이라 공성날까지 숨겨질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잘된 거지. 일반 유저들 사이에선 벌써 반감이 장난 아니더라고.”

“어? 그런 일이 있었어?”

“인마! 좀 일찍 일어나서 타연 돌아가는 것도 체크하고 그래라. 형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겠냐? 니가 길마님을 챙겨줘야지?”

“미친! 내가 네 렙업 속도 따라가느라 얼마나 개고생 중인데! 사람들이 다 너처럼 겜하는 줄 아냐?”

발끈하는 현중이였지만, 표정은 아까와 달리 밝아 보였다.

녀석도 이젠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태성이 라인을 만들었다고? 상관 없어. 그럼 우리도 거기에 맞설 ‘라인’을 만들지 뭐. 예전의 나처럼 쥐뿔도 없는 유저들까지 모아서!”

접속 직전에 마지막으로 읽었던,

누가 총대 멜 거냐던 어떤 유저의 물음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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