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득템왕-214화 (214/350)

214화 랭킹 1위 (4)

“뭐라고요?”

“뭘 그리 놀라는 척을 하세요. 전혀 모르는 있었던 건…… 아닌 거로 알고 있는데요?”

평범한 광고 계약, 혹은 스폰 제안으로만 알고 온 자리.

하지만 처음 보는 인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듣게 되었다.

운영자 중에 누군가가 태성과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만 알고 있었던 게 아니라고?

‘생각해보면 우리만 알고 있는 게 더 이상한 건지도……. 아무리 녹화 기능은 없더라도 목격자라든지 정황 증가라든지…… 집중적으로 조사하다 보면 놈들이 놓친 구석이 있을 수 있으니까!’

가상현실 속 유저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해킹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부터 엄격한 통제 시스템하에 만들어진 타연.

덕분에 유저들은 동영상 녹화 등이나 스크린 샷에 제약이 있었지만, 그 대가로 타연 속에서만큼은 모든 걸 훌훌 벗어던지고 제2의 인생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반대로…… 놈들이 마음 놓고 활개 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나 마찬가지였다.

운영자가 게임 속에서 어떤 짓을 벌이더라도, 소수의 피해자나 증인은 나타날 수 있어도 증거는 남지 않기 때문.

카이저, 지옥불 형님 등과 함께 놈들의 흔적을 찾아내려 노력 중이었지만, 그간 별 성과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이미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라면…… 뭔가 제법 알고 계신 게 많다는 뜻이겠죠?”

“그럼요. 타연 안팎으로 정황 증거를 추적한 지도 어느새 일 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답이 될 수 있을까요?”

“일, 일 년이나요?”

“네.”

그 정도라면 어쩌면 카이저 형님보다 먼저 눈치챈 건지도 몰랐다.

도대체 이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실례지만 조사했다는 것들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그리고 로만전자에서 대체 왜……?”

“아직 계약도 하지 않으신 상태인데, 거기까지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옆에서 대화를 지켜보던 로만공식계정이 달아오르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맞는 말이었다.

내가 아직 손을 잡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 말해준 것만으로도 먼저 많은 걸 내준 셈이었다.

“괜찮습니다, 김 팀장님.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납득할 만큼은 알려드려야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시지 않겠어요? 산드로 님. 전 다리우스…… 아니, 박태후가 승승장구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요. 어쩌면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다시 말을 자르는 관우.

그는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현실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태성 그룹의 장손 박태후와의 인연에 관해 말해주었다.

“전 국민이 알다시피 태성과 우리 로만은, 수십 년을 경쟁해온 라이벌 관계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함께한 시간도 그만큼이나 길고 자세히 아는 사이기도 합니다.”

“박태후, 그 자식은 어릴 적부터 본인이 원하는 건 무조건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놈이었습니다. 그게 문제가 되어 함께 다니던 국제학교에서도 퇴학당했는데, 그 이후로도 트러블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전…… 놈이 대단한 척 으스대는 꼴만큼은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죠. 줄곧 타연 랭킹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을 만큼, 이곳에서 놈의 입지는 워낙 탄탄했으니 말입니다!”

“처음 수상한 징조를 눈치챘던 건…… 장현수 전 부사장이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 1년 전이었습니다. 태성 길드가 본격적으로, 타연의 최강 길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죠.”

“태성과 일루전사 운영자 간의 비공식적인 유착 관계는, 우리 로만과의 치열한 경쟁 관계를 일시에 무너뜨릴 만큼 파급력 있는 대형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의심 정황이 보고되자, 당연히 남몰래 자체적인 조사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죠. 그 책임자가 바로 저입니다.”

“처음엔…… 제대로 플레이를 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사 차 타연을 접하고는 지금처럼 이렇게나 빠져들게 되었죠. 하면 할수록 우리 로만의 미래는, 이곳 가상현실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고요……!”

관우.

놀랍게도 그의 정체는, 태성의 박태후와 같이 로만 그룹의 후계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서제욱이었다.

박태후와 동갑으로 알려진 그는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고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외국에서 타연 한국 서버를 하고 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도 잘 알겠고요. 한데 이상하군요? 그런 내용들과 저를 스폰하는 것에 어떤 연관이 있다고 매달리시는지 모르겠어요. 기업 간의 복잡한 경쟁과 은원이 있는 것 같긴 한데…… 굳이 제가 필요한 건 아니지 않나요?”

“아닙니다. 저희와 이 일을 함께할 유저로는 당신만한 적격이 없습니다. 그러니 계약이란 허울을 통해 당신과 손을 잡고 싶은 거죠.”

“네? 그게 무슨……?”

“산드로 님. 당신이 태성과 싸우는 모든 유저들 중에서 가장 강한 유저이기 때문입니다. 보란 듯이 타연 속 통합 랭킹 1위를 달성할 만큼이나!”

다리우스와 운영자의 마수(魔手)는 오직 타연 정상 수준의 유저에게만 뻗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로만 측은 함께 할 유저를 찾아 나섰지만,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중립이나 길드가 없어 보이는 랭커.

예를 들어 카이저 형님같은 분이라 할지라도, 실제로는 태성과 모종의 연관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지켜봐 온 결과.

나만큼은 정말로 태성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확신하게 된 모양이었다.

하긴…… 최근엔 다리우스를 직접 죽이기까지 한 사람인데 오죽했을까?

“이제는 그저 그런 기업 스폰 제의가 아니란 것쯤은 충분히 아시겠죠? 공식적인 계약 금액은 20억이지만…… 차후에 태성과 일루전 간의 스캔들을 함께 밝혀내게 된다면, 그 5배를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네? 5배요?”

“만약 이게 밝혀지기만 한다면, 저희 로만에게 많은 이득이 돌아오게 될 일일 테니까요.”

“…….”

“그리고 한 가지 더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어떤 배경도 없이 태성과 맞서 싸우느라 많이 힘들고 불안하셨죠? 만약 계약하시게 된다면, 저희 로만 측에서 산드로 님의 신변만큼은 정말이지 철저하게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사실 그동안,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는 줄곧 없어지지 않는 불안한 걱정거리 2개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나는 트라우마와도 같은 태성의 보복.

운 좋게 타연 속에서 태성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더라도, 현실에서의 태성 그룹은 건재했다.

아무리 유명세를 얻었더라도…… 녀석이 획 돌아버려서 눈 딱 감고 무슨 짓이라도 벌이게 된다면, 일개 개인인 나로서는 어떻게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놈과 결탁한 ‘운영자’란 존재.

분명 타연 안에서 어떤 제약이 있을 것 같단 추측은 사실일 확률이 높았으나, 그래도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 권한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

힘겹고 어렵사리 달성한 지금의 위치가, 언제 어디서일지 모를 운영자의 갑작스러운 개입으로 송두리째 빼앗겨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

이 2가지 불안 요소는 내가 타연에 더욱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이유이면서도, 마음껏 전력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말하자면…… 함께 같은 팀이 되자는 뜻이군요. 광고 계약 건은 로만이 다리우스에게 전하는 경고 메시지이자, 우리가 한 팀이 되었다는 증표나 마찬가지인 셈이고요.”

“맞습니다. 그러니 함께하시겠습니까? 아니, 저희와 함께 놈들의 비리를 함께 밝혀내시겠습니까?”

“……하나만 더요. 그것만 말씀해 주신다면 정말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하하! 끝까지 어려운 분이시군요. 그래도 이젠 무턱대고 거절부터 하지 않으시니 다행입니다. 뭐가 더 궁금하시죠?”

“정말 함께할만한 분들인지…… 저도 가늠 좀 해봐야지 않겠어요? 좀 전에 제게 공유해주겠다는 정보. 일 년 넘게 자체적으로 조사해서 알아낸, 그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나름 아는 부분들이 있는데, 교차확인 좀 해보게요.”

무리일 수도 있는 나의 요구에도, 관우는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기색으로 바로 대답해 주었다.

“은근히 철저하신 분이라 오히려 더 안심이 되는군요. 그러면 뭐가 좋을까…… 아! 혹시 이건 알고 계신가요? 일루전 내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도 알고 있는 이가 몇 사람 안 되는 내용입니다만.”

“……뭔데 그러세요?”

그는 곁에 있는 로만전자와 로만공식계정조차 듣지 못하도록, 바로 앞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귓속말을 통해 다음 말을 전해주었다.

(관우: 어느 순간 공석에서 사라진 운영자 젠티스. 장현수 전 부사장은 지금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있습니다.)

* * *

처음 랭킹 1위를 달성하자마자, 정신없는 아침을 보냈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까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당당이의 아버지…… 젠티스가 식물인간 상태였다니……!’

그저 위대한 위업을 세운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은퇴한 줄로만 알고 있었다.

사측 및 언론을 통해 그렇게 알려지기도 했고, 공식 석상은 아니더라도 그의 활동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진작에 돌아가셨고, 하필 혈혈단신에 결혼도 하지 않았던 터라…… 그가 그렇게 된 사실은 지금까지 비밀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거짓이었고 로만 측의 정보가 사실이라면…….

어쩌면 난 정말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 발을 담그게 된 건지도 몰랐다.

이제는 다시 빠져나가기도 힘들 만큼, 멀고도 깊숙한 늪 한가운데에!

-표면상의 계약일지는 몰라도, 일단 길드 마크를 바꾸는 건 길드원들의 의사도 들어봐야 합니다. 그러니 의견을 취합한 후, 정식으로 스폰 계약을 맺을지 말지는 차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물론 그러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늘 있었던 대화 내용은, 부디 혼자만 알고 계시길 부탁드립니다.

-네, 당연히요.

세상에 안 그런 일이 있겠냐마는…….

어떤 하나의 치열한 세계 속 정상 자리에 오르다 보니, 모르는 사이 많은 이해관계 한복판에 서 있게 되었다.

아무도 모를 중레벨에 알바 수준의 돈이나 벌던 때는 누구와도 얽힐 일이 없었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게임 속에서, 최고 레벨을 달성하게 되니 존재감과 영향력의 수준이 차원이 달라진 것이다.

돈, 명예, 방송, 연관 산업 등등…….

타연과 관련된 것들은 하나같이 위로 갈수록, 일개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거대한 규모였다.

그저 눈앞의 몬스터를 때려잡고 템을 획득해 강해지는 것만 생각하던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염두에 둬야 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아진 것이다.

중레벨일 때는 알지도 못했고 알 필요도 없던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이제는 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을뿐더러, 어느새 내가 밝혀내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당사자 입장이 되어버렸다.

‘이거 좀 쫄리는데…….’

겁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

지금이라도 할 만큼 했고 1등도 해봤으니까…… 다 접고 도망치고 싶은 유혹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도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는…… 나만큼이나 함께 고생한 많은 조력자와 길드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결코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와! 이게 훼라리군요? 이걸 타보는 날이 올 줄이야!”

“제안을 수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때문에 라이딩 스킬까지 찍으시느라 괜히 포인트도 쓰시고…….”

“에이, 무슨 말씀을요? 요즘은 페가수스가 많이 풀려서, 다들 라이딩은 필수로 찍는 분위기던데요!”

잠시 약속장소인 뤼젠 항구의 방파제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어느새 기다리던 유저가 도착했다.

첫인상 그대로 여전히 쾌활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인챈터, 한계돌파였다.

‘오! 헤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장비를 많이 교체했네?’

그때도 느꼈지만, 역시나 캐릭을 새로 키우는 고수가 틀림없었다.

그래서 빠르게 타임 어택을 졸업하자마자, 나만큼이나 초고속으로 레벨업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레벨이 얼마라고 하셨죠?”

“막 202레벨 찍었어요.”

“와! 엄청 빠른 편이시네요?”

“지인이 좀 도와준 편이라서요, 헤헤! 갑자기 산드로 님이 부르셔서 떼놓고 왔지만요!”

“하하! 감사합니다. 일단 그럼, 정말 사냥이 괜찮을지 확인부터 해보러 가볼까요?”

“넵, 알겠습니다. 고고고!”

나는 훼라리를 소환해 뒤에 태우고는, 잠시 사냥해본 벨루타 바다 한복판에 있는 금지로 향했다.

그리고 그에게 짧은 설명과 함께 파티를 맺은 후, 곧바로 황금빛이 솟아나는 바다를 향해 뛰어내렸다.

띠딩! 띠딩!

곧바로 몰려오는 심해 머맨 전사들.

이제는 바닷속에서도 제법 익숙하게 자세를 가다듬고는, 자버프를 사용한 뒤 놈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회전 베기!]

[마나 쉴드가 3,970의 반사 피해를 흡수합니다.]

[마나 쉴드가 3,970의 반사 피해를 흡수합니다.]

……………………

회전 베기에 이은 멀티 히트 공격으로 10여 마리를 공격하자, 역시나 추가로 들어오는 대규모 반사 피해로 인해 MP가 후두둑 깎여 나갔다.

하지만 일부러 약점인 배 부근을 공격하지 않고 대놓고 광역 공격을 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곧바로 훼라리에 타고 있던 한계돌파로부터 버프가 내려왔던 것이다.

[인챈트 엘리멘탈!]

[마나 웨폰!]

용살검과 신검.

두 자루에 덧씌워지는 붉고 푸른 기운.

화염 속성과 18초 동안 데미의 12.5%만큼 마나를 뺏어오는 5성 버프를 받게 되자, 검을 몇 번 휘두르지도 않았는데 MP가 바로 풀로 차버렸다.

“와, 대박! 진짜 금방 잡네요! 개쩐다!”

그렇게 10여 마리를 순식간에 몰아서 잡자, 다음 심해 머맨들이 몰려오기도 전에 텀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인챈터인 한계돌파.

특수 버퍼인 그와 함께 이곳에 오자, 혼자 왔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사냥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돌파님, 어떠세요? 경험치는 괜찮아요?”

“레벨 차가 워낙 나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혼자 사냥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어요! 와, 정말 저와 함께 이렇게 계속 사냥하시는 거예요? 이러면 제가 너무 버스 타는 거 아니에요?”

“상부상조하고 좋죠, 뭐. 이렇게 쉬는 텀 없이 사냥할 수 있다면, 저도 혼자 할 때보다 경험치를 훨씬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걸요!”

비록 버프에 쿨타임이 존재하지만, 지속 시간을 고려하면 혼자 휴식 시간을 가지며 사냥하던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었다.

또한 극심한 레벨 차이 때문에, 경험치의 대부분을 내가 가져와 손해보다는 몰이 사냥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더 많았다.

여긴 사냥하는 다른 유저들이 한 명도 없어, 잡을 몹들이야 넘쳐났으니 말이다.

‘좋았어. 앞으로 어떻게 되든지 간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대로 계속 간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정답일 수 있다.

강해지고 유명해지는 만큼 신경 쓸 게 많아지고 위험해진다 해도 별수 있을까?

도망치는 게 불가능하다면, 징징댈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는 걸 택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랭킹 1위.

타연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게 됐지만, 아직 난 여러모로 부족한 게 많았다.

또한 순위는 더 높아질 수 없을지 몰라도 레벨은 아니었다.

하루빨리 400레벨을 달성하고 지금 이상으로 강해지는 것.

그래서 앞으로도 타연 안에서만큼은 누구도 날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

일단은 그것만 생각하기로 마음을 다잡으며, 다가오는 몹들을 향해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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