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화 득템왕 (3)
정신없이 이뤄졌던 레이드.
황제가 죽자마자 추락을 시작한 천상궁 위에서, 제국이 변하는 모습을 내려다봤다.
마치 마법과도 같이 수도 오스타그 전역에 우리 프리덤 국의 국기가 내걸렸고.
온통 적색투성이던 황궁 안이 아군 표시인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명실상부한 이 거대한 땅의 주인.
새로워진 프리덤 제국의 초대황제가 된 것이다.
[지옥불: 드로야, 바쁘겠지만 지금 좀 형이랑 가볼 곳이 있다.]
[산드로: 네?]
[지옥불: 꼭 만나봐야 할 사람들에게 연락이 와서 말야.]
뒷수습을 위해 로그아웃해야 했지만 당장 이 안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일단 가장 먼저 태성을 비롯한 여러 길드에게 수배부터 내리던 도중, 지옥불 형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를 괜히 찾지는 않을 터, 단걸음에 번스타인 성에 찾아가니 생각지 못한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와주셨군요, 산드로 님. 감사합니다…….”
“나를 찾는다는 게 당신들이었나요? 뭐죠……?”
장비라고는 하나도 착용하지 않은 외형.
처음 캐릭터를 만들었을 당시의 맨몸 그대로, 십여 명의 유저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게 백기 투항한 모습의 그들은 내가 나타나자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산드로 님. 처음 뵀던 날 했던 저의 행동을…… 그동안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실 겁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일도양단.
“죄송해요, 드로 님. 게임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샌가 너무 심취해버려서 저도 모르게 선 넘는 짓을 많이도 저질렀네요. 한 번만 봐주신다면 앞으론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낼게요.”
다음은 홍당무.
“저희도 내내 모르고 있다가 얼마 전에야 알게 된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알려진다면 게임 업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파장이 엄청날 겁니다. 배혁진을 비롯한 뒷수습은 저희가 도맡겠습니다. 부디 황제 레이드 도중에 벌어진 일만 비밀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동키호테 등등의 태성 최고 간부진들.
아직 사건이 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빠르게 상황 판단을 마친 그들은 내게 찾아와 빌었다.
부디 아량을 베풀어 그들의 주군인 다리우스를 살려달라고.
‘그룹의 후계자가 될 몸인데…… 이런 대형 스캔들의 당사자란 게 밝혀진다면 향후 행보에 치명적이겠지.’
녀석을 배려해줄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지막 페이즈에 수많은 사람들이 레이드를 도우며 참여했지만, 정작 다리우스가 황제에게 빙의했었다는 사실은 극소수밖에 알지 못했다.
즉, 우리만 입을 다물면 얼마든지 묻을 수 있는 사건인 반면, 만약 이걸 오픈한다면 일이 너무도 커질 수 있었다.
자칫 잘못했다간 타이탄 연대기의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비화될 수도 있는 사건인 것이다.
그건 이들뿐 아니라 나 또한 절대 바라지 않는 일.
원한은 이미 어느 정도 갚아준 상태라, 아쉽지만 이쯤에서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물론 공짜는 없는 법.
나로서도 양보할 수 없는 조건 하나를 걸었다.
“……네? 군주님을 포함한 저희 전원이 캐릭터를 삭제하라고요?”
“그렇습니다. 어차피 다리우스는 게임을 접는다고 했으니 별일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당신들 또한 제게 지은 죄가 있으니 그 정도 성의는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당신들 때문에 캐릭을 10레벨부터 새로 키웠으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싫다면 마십시오. 제가 드릴 수 있는 시간은 단 3일 뿐. 그때까지도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 즉시 언론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속 편하게 삭제하고 새로 키우는 편이 나을 텐데요? 어차피 게임을 계속한다면…… 결국엔 당신들 전부, 반드시 제가 10레벨로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당한 만큼은 꼭 갚아주고야 만다.
내가 절대 어설프게 넘어가는 놈이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시켜준 후 그들과 헤어졌다.
그들로서는 싫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선택지만을 남겨둔 채.
* * *
제국의 주인이 바뀐 지도 벌써 3일이 흘렀다.
그날의 전투가 전 커뮤니티를 들쑤신 것도 잠시.
바로 다음 날 이루어진 공성전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우리와 단 1개 차이인 12개의 성을 보유 중이던 태성 라인.
그들이 이번 공성전에서 무려 8개나 되는 성을 빼앗긴 것이다.
갑작스러운 태성 수뇌부들의 불참.
그보다 더 심각했던 건 라인 내 내분이었다.
-태성 라인에 속한 모든 분들에게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황제로 머무는 한, 무제한 수배를 받게 될 테니 되도록 탈퇴를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바로 황제 등극 직후 이루어진 내 조치 때문.
극적인 반전을 노리며 지시를 고분고분 따르던 태성 라인의 유저들은 내 공지글을 기점으로 돌아섰고.
올림푸스의 독립 선언을 필두로 크고 작은 길드들이 잇달아 탈퇴했다.
그 결과, 한때 타연 속 4강 길드를 전부 합쳐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막강한 위엄을 떨쳤던 길드.
‘태성’은 완연히 가라앉는 배가 되어, 이제 해체를 코앞에 둔 상태가 돼버렸다.
“‘하늘에서 성이 추락한 그 날 이후, 타연에서 가장 크고 빛나던 별(星)도 함께 떨어졌다’라……. 꽤나 시적인 기사를 읽고 계시네요.”
“……오셨군요.”
그리고 카페에 앉아 폰으로 이런저런 뉴스를 읽고 있는 사이, 어느새 기다리던 사람이 도착했다.
일루전의 주요 개발자이자 결국 사사건건 나를 방해한 것으로 밝혀진 사람.
테오시스, 성애리였다.
“안녕하세요, 강지환 님. 현실이니만큼 드로 님이란 아이디 대신 성함으로 불러드리는 게 낫죠?”
“……편할 대로 하세요. 테오시…… 아니, 이사님…….”
“이사는요, 무슨. 이젠 일루전 소속도 아닌데요. 아무튼 축하드려요. 읽고 계시던 대로 태성 길드는 공식 발표만 없다뿐이지 해체된 거나 마찬가지. 그토록 바라시던 복수를 마침내 이루셨네요.”
현실 세상에서 처음으로 만난 그녀는 타연에서 볼 때와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지적이면서 커리어우먼 같은 분위기.
무엇보다 훨씬 더 차분해 보였다.
하지만 항상 전지전능해 보였던 게임 속 모습과 달리, 지금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30대 중반의 직장인 같았다.
“연락드리긴 했어도 이렇게 흔쾌히 만나주실 줄은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하신 거 맞아요? 저한테 악감정이 많으실 텐데요?”
“네?”
“훗, 그동안 궁금하신 게 많으셨을 텐데 당연히 응해드려야죠. 혹시 박태후 씨와도 만나보셨나요?”
“네. 안 그래도 조금 전 저희 집 앞에 직접 찾아왔습니다. 제가 제시한 조건을 결국 받아들이겠다며.”
“제안이요?”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제가 언론에 입도 뻥끗하지 않았던 게 궁금하셨죠? 녀석에게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하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다신 타연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도 보여달라고요.”
3일 동안 타연과 현실에서 잠적했던 박태후는, 성애리와 만나기 직전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일도양단을 통해 전해 받은 조건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한테 악당이면 끝까지 악당으로 남으라고 말했었지? 미안하지만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
-또 무슨 소리지?
-타연에서만 너한테 정확히 3번이나 죽었지. 평생 같은 상대에게 이렇게나 많이 패배한 건 네가 처음이다, 강지환.
-그래서? 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설마 그딴 소리나 하려고 여기까지 찾아온 건 아닐 텐데?
-게임을 접으면서 든 생각인데, 이 정도면 완벽하게 졌다고 느꼈다. 그렇게 패배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좀 후련해지더군. 이곳에 오기 직전, 제안대로 다리우스 캐릭터를 삭제했다. 미련 없이 접게 해줘서 한편으론 고맙다.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 산드로. 그리고 강지환.
그렇게 영영 타이탄 연대기를 떠나 현실 세계로 복귀한 박태후.
비록 악연으로 점철됐던 놈이었지만…….
그 악연의 고리였던 ‘다리우스’가 삭제됐다는 말을 듣고 나니, 그간의 미움이 조금은 희석되는 느낌이었다.
“……그랬군요. 일을 조용히 덮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지옥불 형님의 부탁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정 때문에 이런 짓을 벌였는지 충분히 듣고 나도 늦지 않다고요. 그러니 속 시원히 말씀해 주시죠?”
“……지환 씨는 혹시 꿈을 꾸면 전부 기억하시는 편인가요?”
“네? 갑자기 꿈은 왜……?”
“한참 재밌게 꾸던 꿈이 깨고 난 후 기억나지 않아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지는 않으세요?”
“사람이라면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물론 저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와 같은 꿈이 있었답니다. 그 꿈에서 깨고 난 후로 저의 삶은, 비록 깨어날 수 없는 ‘악몽’이 돼버렸지만요. 그래서 저는…… 다시금 꿈을 꾸고자 시도했고, 그 결과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담담한 얼굴로 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녀.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내내, 그 표정 너머로 숨길 수 없는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렇게 장혁수 선배는 한창 박사 과정에 있던 저를 찾아 직접 미국까지 건너왔어요. 처음에는 단호히 거절도 했지만, 거듭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원대한 꿈을 몇 번이나 말하는 모습에 결국 저는 마음을 열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로만 측에서 알려줬던 정보가 사실이었군요…….”
“역시 알고 계셨군요. 맞습니다. 그와 저 사이에는 예쁜 딸이 한 명 있었답니다. 비록 그가 저지른 과오와 가정사 때문에 세상에 밝힐 순 없었지만, 언젠가는 함께하기로 굳게 약속했었죠. 지환 씨 길드에 있는…… 시혁 군도요.”
“…….”
“하지만 알다시피 그는 불의의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졌고 세 살배기던 제 어린 딸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뇌사 상태에 빠진 그를 보며 제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모를 거예요……. 이대로 삶의 의지마저 놓으려던 찰나, 생각해보니 제 딸을 만날 방법이 남아있더군요.”
“설마?”
“맞아요.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해도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는 없죠. 설사 후에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내가 사랑했던 ‘딸’은 결코 아닐 테죠. 하지만 태어난 후로 겪었던 모든 기억과 경험이 재현되고 입력된다면…… 비록 가상이지만 제 딸은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애가 자라서 커가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역시 그녀의 목적은 돈이나 사욕 따위가 아니었다.
“현실에서는 절대 불가능할 그 일이…… ‘가상현실’에서는…… 가능할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건 어차피 가짜 아닌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지환 씨? 누구보다 타이탄 연대기 속 세상에 진심이었던 당신이라면, 제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태성의 뒤를 봐준 이유는 뭡니까?”
“그이가 만든 AI 세라자드를 카피한 후 리셋한 정보를 입력할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건 짐작했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해야 했고요. 마침 태성 그룹 산하의 가상현실 연구팀에서 그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성과가 있었기에 도움이 필요했답니다.”
“그래서 박태후에게 먼저 접근하셨던 거군요.”
“그래요. 처음에는 산드로 님과 상관이 없었던 일이지만, 점차 박태후 씨의 요구가 심해져서 저도 무척 괴로웠답니다. 결국 빙의 아이템까지 건네고 말았지만…… 뒤늦게나마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그동안 정말 죄송했어요. 전부 제 무책임한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었습니다.”
만약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타연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 염려됐던 젠티스.
그는 자신의 접속 코드와 마스터 아이템을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테오시스에게 남겨뒀었다.
한데 그녀는 그 사실을 모든 이에게 비밀로 한 채 타연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었다.
예전과 달리 즉각 패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원인이자.
업데이트 방향이 뭔가 나에게만 불리하게 적용됐던 이유였다.
“그래서…… 그 꿈은 계속 진행하실 생각이신가요?”
“이렇게 된 마당에 그럴 수 있나요? 그이가 만든 세상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후회도 많았답니다. 박태후 씨와 손을 잡은 이상 멈출 수 없었을 뿐……. 그걸 저지하고 제게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단 걸 알려준 사람이 지환 씨였죠.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이미 배혁진 이사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했고, 허락만 해준다면 미국으로 되돌아가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한 그녀.
그런 그녀에게 죗값을 치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어찌 됐건 그녀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타연을 만든 창시자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언젠가 마음의 상처가 정리되면 다시 봬요. 그때는 웃는 얼굴로 좋은 얘기만 하자구요.”
“네. 꼭 그럴게요, 지환 씨.”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속마음을 털어놓은 그녀의 표정이 한결 홀가분해져 있었고.
그렇게 엉켜있던 실타래의 마지막을 깨끗이 풀어낸 나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 * *
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많은 상념이 머리를 스쳤다.
‘나는 그저 아무 목적도 없이 심심풀이로 게임을 했을 뿐인데…….’
사람들의 생김새가 전부 제각각인 것처럼.
타이탄 연대기라는 게임은 하나였지만, 접속한 한 명 한 명의 유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타연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생산 유저와 전투 유저.
몰입형 유저나 관광형 유저.
목표가 뚜렷한 유저, 혹은 즐겜 위주의 유저 등등.
어쩌다 보니 타연 속 랭킹 1위가 되고 결국엔 황제의 자리까지 이르게 됐지만.
타이탄 연대기란 게임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유저가 주인공인 게임이었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서로 격렬하게 맞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어떨 땐 초거대 길드의 수장과 한낱 개미 같이 하찮은 솔플 유저가.
어떨 땐 신과 같은 전지전능한 운영자와 일개 유저들이.
수없이 많은 인연과 꿈들이 뒤엉키며 매일같이 서비스되는 곳.
역시 타이탄 연대기는 대세 게임이니 차세대 먹거리 게임이니 하는 표현으로 담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리얼’ 월드나 다름없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라라 랄라라.
[타이탄 연대기에 접속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즐거운 모험이 되길 바랍니다.]
그 마음 그대로 귀가해 서둘러 접속한 타연 속 세상.
익숙한 접속 과정이 끝나자 마지막에 로그아웃했던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하얀 대리석과 갖은 장식들로 이루어진 호화로운 황궁.
왕좌에 앉은 채로 아직도 낯선 제국 황실의 풍경을 보던 것도 잠시.
습관처럼 내 눈은 글들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채팅창으로 향했다.
[카이저: 이제 접속하는 거냐? 오늘은 엄청 늦었는데?]
[라스트챤스: 오! 형님 오셨네요!]
[연우: 오빠, 왜 이제 오세요~]
[축복받은무빙: 다녀왔구나. 일은 잘 해결됐니?]
[축복받은얼굴: 왔냐? 어서 천계로 와라. 다들 너 언제 접속하는지만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전부터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길드원들.
매일같이 만나는 사이지만, 오늘도 역시나 열렬히 반겨주는 그들에게 화답하기 위해서.
[산드로: 네, 네, 갑니다 가요! 오늘도 함께 즐겨보자고요!]
혹자들은 말한다.
타연에서 가장 템복이 많은 건…….
온갖 디바인 템들을 한몸에 갖춘, ‘득템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나 산드로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그들과 조금 달랐다.
내가 타연에서 경험한 득템 중의 최고는, 신검이나 마신검과 같은 한낱 아이템이 아니라…….
우리 버닝스타 길드원들과의 ‘인연’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