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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전설-110화 (110/194)

< 칠흑의 어둠 세트 >

‘대충 어떻게든 된 건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리얼포스의 세계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던 것들은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그렇지.’

이 세계는, 살아있는 세계다. NPC들이고 굵직한 등장인물들이고 전부 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 즉, 사소한 이유 하나 하나에 리얼포스의 전체적 이야기는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다.

어쩌면, 태호가 회귀한 후 걸어온 행보가 역사에 등장하지 않았던 블랙드래곤을 등장하게 만든 것일 지도 모른다.

자.

그럼 이제, 새로 얻은 전리품을 확인해 볼까.

두근 두근

태호의 새 전리품, 칠흑의 어둠반지다.

[등급 : 에픽]

[종류 : 장신구(반지)]

[이름 : 칠흑의 어둠반지]

[누군가는 당신을 잊었고, 누군가는 잊은 척 하겠죠. 하지만 저는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위대했던 그 날의 당신을. -초보 학자, 카실론]

[사용제한 : 흑마법사.]

[옵션 : 어둠의 명령 스킬이 강화됩니다.]

[발동스킬 : ‘고갈의 낙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트 옵션이 존재합니다.*비활성화*]

[세트옵션 : ???]

어둠의 명령 강화, 그리고 발동스킬의 존재.

‘고갈의 낙인.’

태호는 이 아이템의 성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어둠의 명령 스킬 강화부터 살펴보았다.

[기본 흑마도사 스킬]

[등급 : 7급]

[쿨타임 : 30초][숙련도 : 494]

[스킬명 : 강화된 어둠의 명령]

[원하는 만큼의 생명력을 소모해 상대에게 대미지를 가한다.  이 때의 대미지는 소모된 생명력과 마력, 마법 공격력 그리고 지능의 계수의 2배이다.(강화됨)]

어둠의 명령 강화가 스킬의 대미지 2배를 선사해 주었다.

고갈의 낙인은?

[패시브 : 고갈의 낙인]

[설명 : 칠흑의 어둠반지의 패시브스킬.]

[상대방에게 10분의 시간 동안 신력으로 만들어진 낙인을 찍는다.]

[낙인이 찍힌 상대는 생명력과 마력을 회복할 수 없다.]

언뜻 보면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특히, 생명력 회복이 불가하다는 옵션은 레이드보스급 몬스터들의 ‘생명력 완전회복’ 패턴 등을 모조리 씹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태호가 앞으로 상대해야 할 강대한 적들은 판타로스의 대장군들, 그리고 판타로스 본체.

이런 옵션은 하나 하나 소중히 챙겨 두고 써먹어야 할 것이다.

그럼.

이제 세트 옵션을 확인해 볼 차례다.

태호는 현재 장비하고 있던 ‘왕실 수호자의 증표’ 반지를 장착해제하고, 칠흑의 어둠반지를 착용했다.

찰캉!

경쾌한 소리와 함께 눈 앞에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위업 달성!]

[위업 : 첫 에픽 세트 달성!]

[리얼포스에 존재하는 에픽 세트를 최초로 모았다.]

[보상 : ‘칭호’ - ‘에픽 가이’]

칭호도 얻었다.

[에픽 콜렉트]

[현재 보유한 에픽 아이템은 총 16종입니다.]

전신에 두루고 있는 에픽은 이제 16종이 되었다.

태호는 베일에 감싸져 있던 세트옵션을 확인해 보았다.

[세트옵션]

[: 모든 마법 성능2배 증가]

[어둠 마법을 사용할 때 마다 스택이 쌓입니다. 10스택을 달성하면, 다음 스킬은 5번 발동합니다. 그 순간 스택은 초기화됩니다.]

[이 세트를 장착하고 있는 유저는 어둠속성에 대한 내성이 매우 높아져, 어둠계열 공격을 받았을 때 50%의 대미지 감소 효과를 받습니다.]

“오...”

태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선, 마법성능2배 증가는 정말이지 소중한 옵션이었다. 새삼 느끼지만, 리얼포스 내에서 직접적으로 ‘2배 증가’ 라 붙어 있는 아이템은 거의 없는 편이다.

태호가 에픽을 둘둘 말면서도, 2배 증가 라고 불리는 옵션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 희소성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스택은 아주 괜찮은데.’

이 스택이라는 것이 관건이었다. 지금의 태호는 일체감 100%를 온전히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일체감 100%가 가져오는 말도 안 되는 마법 난사 능력, 그리고 정확도는 다른 마법사 유저가 태호만큼의 아이템을 둘러도 절대 따라올수 없는 천외천의 영역이다.

10스택을 쌓은 뒤, 다음 공격은 5번 동시에 발동.

이 말은, 예를 들어 10스택 뒤 어둠의 명령을 사용했을 때 5발이 나가 5번 타격한다는 소리다.

‘순간 누킹이 말도 안 되게 세지겠어.’

그 외 어둠계열 내성은 크게 흥미가 없지만, 분명 요긴하게 써먹을 날이 올 것이다.

마지막, 칭호.

[칭호 : 에픽가이]

[최초로 에픽 세트를 모았다.]

[옵션 : 보유한 에픽 수 만큼의 대미지 상승(현재 16%)]

이 정도.

이번엔 칭호도 제법 쓸 만 한게 왔다.

여태까지 획득한 칭호는 여럿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할 만 한 게 없어 보지 않고 있었다. 태호는 칭호도 갈아 끼웠다.

“......”

문득, 눈 앞의 로크나이엘이 자신을 보는 것이 느껴져 그를 쳐다보았다.

“뭐 묻었습니까?”

“음? 아니아니.”

로크나이엘은 태호를 빤히 보며 말했다.

“대단한 걸 얻은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봐?”

“네?”

“표정 말이야. 네 표정은 지금, 어쩐지 씁쓸해 보이는걸. 괴짜 장로 아저씨가 이상한 걸 준 건가?”

“......”

태호는 눈을 꿈뻑였다. 그의 말이 맞았다. 정확히,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으니까.

앞으로 조우할 적은 이런 아이템들을 둘둘 둘러도 승부를 가름할 수 없는 강대한 적일 것이다.

향후 등장할 대장군들은 세 놈 남았다.

샴.

데페로.

헤파이돈.

놈들은 얼마나 강할까? 준비는 충분하게 하고 있는 걸까? 여러 생각이 공존했다.

허나.

“아뇨.”

기쁘다.

태호는 빙긋 웃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아주 기뻐요.”

강대한 적이 온다면, 이 쪽에서도 더 강해지면 그만이다. 누가 와도, 어떻게든 패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면 된다.

.

.

.

.

.

.

마르코가 전두지휘를 해 나갔다.

[제1팀 선두로 나서요. 2팀 중간으로 빠집니다. 3팀 힐러분들 1팀에 힐 해 주세요. 만피유지(생명력 최대치 유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전신에 두루고 있는 에픽은 이제 16종이 되었다.

태호는 베일에 감싸져 있던 세트옵션을 확인해 보았다.

[세트옵션]

[: 모든 마법 성능2배 증가]

[어둠 마법을 사용할 때 마다 스택이 쌓입니다. 10스택을 달성하면, 다음 스킬은 5번 발동합니다. 그 순간 스택은 초기화됩니다.]

[이 세트를 장착하고 있는 유저는 어둠속성에 대한 내성이 매우 높아져, 어둠계열 공격을 받았을 때 50%의 대미지 감소 효과를 받습니다.]

“오...”

태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선, 마법성능2배 증가는 정말이지 소중한 옵션이었다. 새삼 느끼지만, 리얼포스 내에서 직접적으로 ‘2배 증가’ 라 붙어 있는 아이템은 거의 없는 편이다.

태호가 에픽을 둘둘 말면서도, 2배 증가 라고 불리는 옵션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그 희소성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스택은 아주 괜찮은데.’

이 스택이라는 것이 관건이었다. 지금의 태호는 일체감 100%를 온전히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일체감 100%가 가져오는 말도 안 되는 마법 난사 능력, 그리고 정확도는 다른 마법사 유저가 태호만큼의 아이템을 둘러도 절대 따라올수 없는 천외천의 영역이다.

10스택을 쌓은 뒤, 다음 공격은 5번 동시에 발동.

이 말은, 예를 들어 10스택 뒤 어둠의 명령을 사용했을 때 5발이 나가 5번 타격한다는 소리다.

‘순간 누킹이 말도 안 되게 세지겠어.’

그 외 어둠계열 내성은 크게 흥미가 없지만, 분명 요긴하게 써먹을 날이 올 것이다.

마지막, 칭호.

[칭호 : 에픽가이]

[최초로 에픽 세트를 모았다.]

[옵션 : 보유한 에픽 수 만큼의 대미지 상승(현재 16%)]

이 정도.

이번엔 칭호도 제법 쓸 만 한게 왔다.

여태까지 획득한 칭호는 여럿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할 만 한 게 없어 보지 않고 있었다. 태호는 칭호도 갈아 끼웠다.

“......”

문득, 눈 앞의 로크나이엘이 자신을 보는 것이 느껴져 그를 쳐다보았다.

“뭐 묻었습니까?”

“음? 아니아니.”

로크나이엘은 태호를 빤히 보며 말했다.

“대단한 걸 얻은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봐?”

“네?”

“표정 말이야. 네 표정은 지금, 어쩐지 씁쓸해 보이는걸. 괴짜 장로 아저씨가 이상한 걸 준 건가?”

“......”

태호는 눈을 꿈뻑였다. 그의 말이 맞았다. 정확히,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으니까.

앞으로 조우할 적은 이런 아이템들을 둘둘 둘러도 승부를 가름할 수 없는 강대한 적일 것이다.

향후 등장할 대장군들은 세 놈 남았다.

샴.

데페로.

헤파이돈.

놈들은 얼마나 강할까? 준비는 충분하게 하고 있는 걸까? 여러 생각이 공존했다.

허나.

“아뇨.”

기쁘다.

태호는 빙긋 웃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아주 기뻐요.”

강대한 적이 온다면, 이 쪽에서도 더 강해지면 그만이다. 누가 와도, 어떻게든 패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면 된다.

.

.

.

.

.

.

마르코가 전두지휘를 해 나갔다.

[제1팀 선두로 나서요. 2팀 중간으로 빠집니다. 3팀 힐러분들 1팀에 힐 해 주세요. 만피유지(생명력 최대치 유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콰과광! 쾅! 쾅!

사방에서 유저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도합 60명의 유저가 3개 팀으로 나누어져 공략해 나가는 현 던전은 ‘유니크 급 던전, 살라딘의 황폐한 사원’ 이다.

무라사메, 노블레스, 탄트라 3개 대형길드의 연합으로 이루어지는 이 던전공략은, PPV 티켓 판매량 100만을 넘어섰다.

‘ppv 100만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마르코는 어쩐지 실실 웃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티켓 한 장이 25불이니, 100만뷰라면 250억원에 달하는 거금이 이 레이드 PPV에 걸려 있다.

이미 공략은 완성되었으니, 연습한 대로 움직이고 안전하게 끝낸 뒤 돈을 나누면 된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잡몹구간이 빠르게 클리어됐다.

[제1 중간보스 나올 겁니다. 자, 각팀 산개! 보스 등장하자마자 광역패턴 탱커들이 무마하고 시작합니다.]

마르코가 소리쳤다. 살라딘의 황폐한 사원의 제1 중간보스가 등장할 시간이었다.

쿵-

쿵-

이 사원은 그야말로 거대한 궁전 내부였다.

주된 컨셉은 ‘고대 살라딘 왕조의 부활’ 이다. 살라딘 왕조는 동북부의 척박한 땅을 지배하던 고대 왕조로서, 강력한 힘을 자랑했지만 대격변의 와중에 완전히 멸망해 버린 설정이었다.

총 5명의 중간보스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은 그중 첫 번째 중간보스인 ‘스콥’ 이 등장할 시간이었다.

스콥의 패턴은 이미 머릿속에 달달 외워 두었고, 사전연습도 수십 번은 했다. 아무 문제 없...

[어?]

문득.

마르코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쿵-

쿵-

궁전 저 편에서 나타난 것은 스콥이긴 했다. 헌데, 그 스콥의 상태가 이상했다.

[캑, 캑... 캐액...]

스콥은 전신 5미터 이상의 장신에, 여섯 개의 샴쉬르를 든 중간보스였다. 팔은 여섯 개요, 두 개의 다리를 가지고 사방을 무자비하게 도륙하는 단순하면서도 우악스러운 녀석이다.

헌데.

지금의 스콥은 놈이 자랑하던 여섯 개 샴쉬르가 온데간데 없다. 아니, 여섯 개 팔이 아예 다 사라졌다.

[도, 도, 도망쳐...]

스콥이 유저들을 향해 그렇게 말 하더니, 풀썩! 하고 쓰러졌다. 그의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끔찍한 상처가 남아 있었다. 마치, 야수에게 물어 뜯긴 것 같기도 하고 날카로운 꼬챙이에 꿰뚫린 것 같기도 했다.

파티채팅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대장, 이거 뭔 일이래요?]

[패턴 중에 하난가? 이전엔 이런 거 없었는데?]

마르코가 눈을 가늘게 떴다.

‘스콥이 누군가에게 당했어? 대체 누가?’

일이 심상치 않게 됐다. 허나, 어찌 보면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중간보스 하나가 알아서 죽었으니까.

미심쩍은 부분을 알기 위해선, 전진 뿐. 마르코는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전진합니다. 다음 구역까지 빠르게 돌파합시다!]

다음 지역에서는 더 난해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소돔도 죽었어?’

제2중간보스여야 할, 소돔이 죽어 있었다. 아주 처참하게 난자당한 채, 신체의 일부가 뜯겨나가 있었다.

그 다음 지역에서는 제3중간보스가, 제4중간보스가, 심지어 제5중간보스도 모조리 죽어 있었다.

마르코는 중간보스들의 시체를 보며 신음을 흘렸다.

‘이거 마치...’

그는 문득,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도 똘복이를 떠올렸다.

그의 반려견인 똘복이는 닥스훈트로서, 장난감인 인형을 물어 뜯어 놓기를 아주 즐겼던 것이다.

‘똘복이가 인형 물어 뜯어 놓은 것 같잖아...?’ 파티가 최종지역에 도달했을 때.

‘오, 맙소사.’

마르코는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에는, 이 유니크급 던전의 최종보스 ‘패왕(覇王) 살라딘’ 이 죽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호화스러운 왕자에 앉은 채, 심장이 정확히 도려내어져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죽었다.

[유니크 급 던전, 살라딘의 황폐한 사원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동시에 눈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위업달성!]

[최초의 유니크급 던전 클리어...]

“......”

“......”

허나, 그것을 반기는 유저는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돈을 받고 공략영상을 판매하는 PPV. 이런 허무한 결말을 바라는 유저나, 시청자는 아무도 없다.

[환장하겠군.]

정말이지 기묘한 일이다. 분명히 위업달성 메시지가 떠올랐다는 건, 이 곳을 클리어한 유저는 분명히 이 파티가 최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헌데.

이 놈들은 죽어 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 * *

[대형 길드 연합의 대표, ‘마르코’ 공식 사죄.]

[사전에 던전의 상태를 온전히 살피지 못 한 잘못 사죄...]

[PPV 티켓의 환불이 50%를 돌파해... 사상 최악의 재난?!]

[살라딘의 황폐한 사원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미지의 존재’ 는 대체 누구?]

[언노운이 공략한 것인가? 에 대한 갑론을박 이어져...]

다음날 뉴스에는 이런 기사들이 도배가 됐다.

언노운 클리어 설이 잠깐 떠돌았으나, 언노운은 엄연한 유저였기에 금세 시들해졌다.

태호는 그 뉴스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동안 ‘어둠의 추적자’ 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상황을 정리한 스크린샷과, PPV 녹화영상을 결제해서 확인하던 태호는 문득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상처는...’

태호는 일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급히 살라딘의 사원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칠흑의 어둠 세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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