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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린, 사랑했을까? (9/130)

9. 우린, 사랑했을까?2021.10.01.

처음 그레이스와의 통화가 불발된 후. 이든은 착잡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바이어 미팅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슈트 재킷에 팔을 끼워 넣는 찰나, 다급한 노크와 함께 준희와 예나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16548613476668.jpg“정이든, 그 바이어 미팅 내가 나갈게. 넌 회사에 있어야 해.”

16548613476673.jpg“네! 대표님. 꼭 회사에 계셔야 합니다.”

평소 외근을 선호하지 않는 예나가 간절하게 외근을 희망하는 이유는 미팅이 끝난 후 바로 퇴근하고 싶어서가 분명했다. 이든은 한쪽 입술을 길게 늘어트리며 준희와 예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16548613476678.jpg“왜, 미팅 마치고 바로 퇴근하려고?”

16548613476673.jpg“그레이스가 대표님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이든은 일순 미소가 가신 얼굴로 준희를 빤히 응시했다. 온 직원이 축제 분위기였지만, 이든은 무엇인가 석연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사업내용에 대해 이렇다 할 브리핑조차 하지 않은 시점에 미팅을 원한다니.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에서도 그녀와 미팅 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흔쾌히 미팅에 응하는 그레이스의 저의를 파악해야겠다 싶었다. 비즈니스에는 결코 대가 없는 친절과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었으니. 그레이스를 마주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의를 알아내고자 바삐 움직이던 머리는, 그레이스를 마주한 후 사고가 멈추고 말았다.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멍한 얼굴로 이슬을 응시할 무렵, 손에 닿은 그녀의 온기에 정신을 차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흔들림 없이 꿋꿋한 시선으로 저를 응시하는 그녀의 모습에 목울대가 꿈틀거렸다. 눈앞에 그녀를 마주하고도, 그녀의 온기를 느끼고서도. 이게 꿈은 아닐까, 한순간도 그녀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든은 여전히 이슬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곁에 있는 윤에게 말했다.

16548613476678.jpg“차 좀 부탁할게.”

16548613476694.jpg“어? 아,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이든은 복잡한 감정이 서린 얼굴로 한 걸음 옆으로 물러나 집무실을 안내했다.

16548613476678.jpg“들어가서 이야기 나누시죠.”

이슬은 언제나 단정했던 이든의 잔뜩 얼어붙은 모습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 항공권까지 취소하며 온 보람이 있다 싶었다. 이슬이 이든과 집무실로 들어간 후, 파티션에 턱을 괴고 있던 정현이 의아한 듯 말했다.

16548613476673.jpg“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요?”

자신이 회사에 큰 일조를 했다는 사실에 흥분이 가라앉지 않던 준희는 힐긋 정현을 바라보았다.

16548613476673.jpg“뭐가요?”

16548613476673.jpg“3년 동안 플라라에서 일해도 정말 극소수 관계자만 얼굴을 알 정도로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 이렇게 공개된 장소로 직접 온다고요?”

16548613476673.jpg“이젠 신비주의 컨셉이 답답했나?”

정현은 여전히 의문 어린 얼굴로 이슬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16548613476673.jpg“아뇨. 철저히 비밀에 부쳤던 신분을 드러낼 정도에 가치가 있는 일이 있는 게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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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여유로운 얼굴로 그를 따라 집무실로 들어서자 적막이 흘렀다. 이든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 막막한 듯 깍지 낀 손만 내려다보았다. 두 사람을 감싼 적막이 숨통을 조르듯 무겁게 느껴질 즈음, 노크 소리와 함께 윤이 들어왔다. 눈치를 살피며 찻잔을 내려놓던 윤이 살며시 소파에 앉자 이슬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윤을 빤히 응시했다.

16548613491.jpg“미안하지만, 정 대표랑 둘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자리 좀 비켜주실래요?”

16548613476694.jpg“네?”

잔뜩 긴장한 탓일까, 윤은 음이탈을 내며 대답을 하더니 이슬의 기에 눌려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온전히 두 사람만 남게 되자 이든은 묵직한 숨을 토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슬은 이든이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이라 여기며 승리의 미소를 머금었다. 이 게임의 승자는 자신이라 장담하며 찻잔을 들었을 무렵. 그는 계약서가 든 서류봉투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에 그치지 않고 친절히 봉투 안에서 계약서를 꺼내어 보기 편하도록 그녀 앞에 놓아주기까지 했다. 계약서를 발견한 이슬은 볼 안쪽 여린 속살을 사리물었다.

16548613491.jpg‘그래, 이렇게 쉽게 무너지면 정이든이 아니지.’

16548613476678.jpg“아시는 것처럼 ‘도로시’는 업사이클링 패션 회사입니다. 주로 유럽에 수출했었는데 이번엔 국내 시장 진입은 물론 더 나아가 업사이클링 패션 아이템으로 온라인 편집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가 막힘없이 술술 사업계획을 이야기하자, 이슬은 찻잔을 내려놓고 그를 빤히 응시했다. 행사장에서 오만하고 뻔뻔했던 그는 어디로 간 것인지, 계약서를 응시하며 말하는 그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일인 만큼 진중했다.

16548613476678.jpg“아직 국내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터라 디자이너님과 작업을 통해…….”

이슬은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의 말을 잘랐다.

16548613491.jpg“뭘 그렇게 어렵게 말해요. 그냥 내 이름 팔아서 성공하고 싶다고 말하면 될 텐데.”

이슬은 활짝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이든을 빤히 응시했다.

16548613491.jpg“내 말이 틀려요? 아, 내 말이 좀 불쾌했나?”

이든의 눈 사이에 잠시 주름이 일었다 사라졌다.

16548613476678.jpg“맞습니다. 그레이스의 명성을 통해 국내 인지도를 올리고 싶습니다.”

이슬은 무심하게 계약서를 살피며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계약서를 바라보는 시야 옆으로 그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멍한 얼굴로 자신을 응시하는 그의 모습에 묘한 쾌감이 일었다. 할 수만 있다면 처절하고 비참하게 그를 발밑에 두고 군림하고 싶었다. 그 멍청한 표정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 찻잔을 내려놓고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달그락-. 찻잔 내려놓는 소리에 흐릿했던 그의 눈빛이 제빛을 찾았다.

16548613476678.jpg“계약서 검토하시고 추가할 사항 있다면 편히 말씀하시죠.”

이슬의 입꼬리가 한쪽만 길게 늘어졌다.

16548613491.jpg“원하는 거라면 뭐든 다 들어 줄 기세네요.”

저자세인 그의 태도에서 이 관계에 우위에 선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16548613476678.jpg“그레이스와 함께 일하는 것만으로 우린 많은 것을 얻을 텐데. 당연한 것 아닙니까.”

짜릿했던 쾌감도 잠시. 한 치의 동요 없이 자신을 비즈니스 상대로만 대하는 그의 모습에 심기가 뒤틀렸다.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삭이며 입매를 비틀었다.

16548613491.jpg“그런데 많고 많은 디자이너 중에 왜 꼭 나여야 하죠? 이 계약 뒤에 모종의 거래라도 존재하나 봐요?”

이슬은 냉기를 품은 눈빛으로 이든을 응시했다. 그는 입을 들썩이며 선뜻 말을 잇지 못하더니 어렵게 입을 뗐다. 입을 들썩이며 주저하는 것은 그가 무엇인가 숨기는 것이 있을 때마다 하는 행동이었다.

16548613476678.jpg“투자단은 온라인 편집숍 사업 전에 국내 인지도를 높여야…….”

16548613491.jpg“아마추어도 아니고, 같은 선수끼리 이러지 맙시다. 투자자 중에 구태여 날 콕 찍은 사람이라도 있어요?”

애초에 대기업과 비교해 인지도와 자본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스타트업에서 아무리 이슈를 노린다고 해도 자신을 섭외하는 것은 큰 제약이 있었다. 그 말인즉슨 투자자 중 누군가 자신을 콕 집어서 이든을 푸시 했다는 말이었다. 말하기 곤란한 듯 손바닥을 쓸며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그의 모습에. 이슬은 입가에 걸려 있던 여유로운 미소가 서서히 증발했다. 길게 뻗은 그의 손에 유유히 반짝이는 반지가 또 한 번 그녀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그는 이슬이 공허한 시선으로 자신의 반지를 응시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한층 낮아진 음성으로 말했다.

16548613476678.jpg“투자자 중 한 분이 그레이스를 원하셨습니다.”

이슬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기 위해 미간을 일그러트리며 시선을 돌렸다.

16548613491.jpg“그렇다면 이 계약서가 당신한테 어떤 의미인지 알고는 있겠네요?”

16548613476678.jpg“성과만 확실하다면 상관없습니다.”

이슬은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이든을 바라보았다. 단호한 그의 말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상관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자신이 알고 있던 이든과 괴리감이 느껴졌다.

16548613491.jpg“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내가 당신 숨통을 쥐는 거야.”

이슬은 일부러 그의 속을 긁었다. 파동이 일지 않는 고요한 호수 같던 그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지길 바랐다.

16548613491.jpg“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당신을 살릴 수도, 벼랑 끝으로 몰수도 있다고.”

반듯한 그의 눈썹이 느릿하게 꿈틀거렸다. 그래, 내가 무참히 무너져 내렸던 것처럼. 너도 비참하게 무너져 내려봐. 날 버리고 떠난 걸 두고두고 후회하면서 괴로워해. 자신이 겨우 버티고 살아내던 것처럼, 그 또한 자신이 깊은 상처로 자리 잡아 아주 잠시라도 고통에 몸부림치길 바랐다. 하지만 들려온 말은 그녀가 품은 일말의 기대 마저 산산이 깨버리고 말았다.

16548613476678.jpg“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그레이스를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를 긁고자 했던 날카로운 말이 오히려 그녀의 가슴에 꽂히고 말았다.

16548613476678.jpg“한 치 의심 없이 벼랑 끝으로 따라간 내 잘못입니다.”

한없이 차가운 눈빛과 음성. 성공이라면 영혼이라도 바칠 듯한 차가운 심장. 지금, 그의 모습은 이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차라리, 그가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된 게 다행이라 여겨졌다. 자신을 무참히 떠난 옛사랑에게 관용 따위는 베풀지 않을 생각이었으니. 차라리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너에 대한 좋은 기억만 안고 살아갈 수 있었을까? 첫사랑의 아련함은 물론 소중한 기억마저 한순간에 추악하게 물들이고 말았다. 기껏 이런 놈을 그리워한 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다. 무릎 위 가볍게 말아 쥔 그녀의 주먹이 잘게 떨렸다. 그를 헝클어놓고 헤집고 싶었다. 그래! 나만, 이렇게 엉망으로 살 수는 없지. 널 망가트려 놓고 부셔 놓을 거야. 오랜 시간 사랑을 하면, 상대를 자기 자신만큼이나 잘 알게 되길 마련이다. 그 말은 무엇이 상대에게 큰 상처로 자리 잡을지 훤히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슬은 계약서를 손에 쥔 채 입매를 비틀어 냉소를 흘렸다.

16548613491.jpg“이 계약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내가 정 대표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거네요?”

누군가 알게 된다면 큰일 날 일이었겠지만, 그녀가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몬다고 해도 탓할 마음 없다는 것은 이든의 진심이었다. 그레이스가 이슬이라는 것을 인지한 순간, 사업은 완전히 잊을 만큼 판단력과 이성을 상실하고 머릿속에 그녀로 가득 찼다. 그녀의 말대로 자신이 정말,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고 해도 제 잘못이 확실했다. 어떤 이유든 그녀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이슬이 계약서에 시선을 고정하자, 이든은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삼키며 이슬을 바라보았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너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뻤다. 하루도 빠짐없이 넌 파도가 되어 날 덮쳐오곤 했다. 네게 그리 지독한 상처를 안겨주고도 난 살겠다고 그 파도 속에서 쉴 틈 없이 허우적거렸다. 너로 인해 흩어지고 잘게 부서져 내 세상은 하루도 온전한 적 없었다. 내 모든 날은 너로 밀려와 너로 쓸려간 시간이었다. 그 많은 시간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살아내는 것이 소중한 것을 지켜내지 못한 내가 받아야 할 벌이라 생각했다. 나약하고 비겁한 난, 평생 널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게 큰 벌이라 여겼는데. 눈앞에 널 두고도 품에 안지도, 네 손을 잡지도 못하는 현실이 내가 감당해야 할 벌이었다. 이슬은 한동안 계약서를 바라보다가 서류를 봉투에 넣었다.

16548613491.jpg“아무리 생각해도 이 계약에 내가 얻을 것이 없는 것 같은데요.”

메마른 그녀의 눈빛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날아와 박혔다. 감정 하나 깃들지 않은 그 메마른 눈동자 하나에 와장창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이를 악물고 버텼다. 버텨야만 한다. 버텨내야만 했다. 비스듬히 시선을 내려 태연한 척 굴었다. 난, 네 앞에서 무너질 자격조차 없는 놈이니까.

16548613476678.jpg“플라라와 재계약하지 않는 이유가 이념 대립 때문이라 들었습니다. 플라라는 업사이클링 패션을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디자이너님은 매해 플라라와 대립하면서까지 컬렉션에 업사이클링 패션을 고집하죠.”

이슬은 한번 들어나 보자는 듯 이든을 빤히 응시했다.

16548613476678.jpg“지금 그레이스를 원하는 그 어떤 브랜드와 계약한다고 해도 그들은 업사이클링 패션엔 관심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 도로시와 함께라면 다를 겁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자신에 대해 꿰뚫고 있는 그는 누구보다 이 계약에 진심이었다.

16548613476678.jpg“저희 도로시가 그레이스의 갈증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그의 탁월한 언변은 여전했다. 반박조차 하지 못하게 완벽히 허를 찔렀다. 이슬은 서류봉투 위에 손을 올리더니 이윽고 손끝을 톡톡 튕겼다. 이든의 시선이 서류봉투로 향했다. 그녀가 손가락 끝을 튕긴다는 것은 깊은 생각에 잠길 때마다 보이는 버릇이었다. 규칙적으로 손끝을 튕기던 그녀는 생각이 정리된 듯 이든을 빤히 바라보았다.

16548613491.jpg“날 믿어서 좋을 게 없을 텐데요.”

16548613476678.jpg“…….”

16548613491.jpg“누누이 말했듯 난 정이든 네가 망했으면 좋겠거든.”

16548613476678.jpg“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그레이스와 작업한 걸 후회하진 않을 겁니다.”

네가 싫다. 네가 죽을 만큼 미워. 어쩜 그렇게 넌, 날 보고 한 번도 무너져 내리질 않아. 그 오랜 시간 너와 함께 했어도, 난 여전히 널 모르겠다. 내가 사랑한 정이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정이든. 대체 네 원래 모습은 뭘까? 내가 사랑한 넌 대체 누구였을까. 아니, 우리가 한 게 사랑이긴 했을까? 넌, 날 사랑하긴 했을까? 매번 네게 비참한 모습만 보였으니, 단이슬이 아닌 성공한 그레이스로 네 앞에 나타나려 결심했을 때만 해도. 드디어 비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확신했었다. 하지만, 다시 네 앞에 서게 된 난. 순수하게 널 사랑했던 그 시간마저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이슬은 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서둘러 표정을 갈무리했다.

16548613491.jpg“어떤 방법으로 망하게 하는 게 효율적일지 생각 해보고 연락하죠.”

이슬은 그와 눈을 마주칠 자신이 없어 시선을 외면한 터라, 이든이 아련한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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