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 (52/130)

53.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2022.03.04.

쨍그랑-. 차가운 금속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범인이 처절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지하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16548625640987.jpg“이거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이든은 범인이 제압되는 순간에도 쉽사리 경계를 늦추지 않고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의 반면, 이슬은 짙은 공포가 스며든 얼굴로 축축이 젖은 옆구리에 손을 가져갔다. 두려움에 차마 고개는 돌리지 못하고 순식간에 피로 얼룩진 손바닥을 보며 호흡을 거칠게 토해냈다. 그녀의 거친 호흡에 시선을 돌린 이든은 놀란 그녀를 다독이기 위해 애써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16548625640992.jpg“이제, 괜찮아. 다 끝났어.”

그의 다정한 음성에도 불구하고 이슬은 차오르는 눈물을 꾹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16548625640997.jpg“너한테 상처로 남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서 미안해.”

언젠가 그에게 가장 아픈 상처로 남고 싶었던 마음이 씨가 되어버려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날 그를 향해 쏟아부었던 수많은 저주를 다시금 쓸어 담고 싶었다. 상념에 젖은 듯 그녀의 눈동자가 서서히 빛을 잃자, 이든은 그녀의 목덜미를 그러쥐었던 오른손으로 이슬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정돈하며 말했다.

16548625640992.jpg“나한테 네가 왜 상처야.”

16548625640997.jpg“이렇게 죽고 싶지 않았는데.”

여전히 굳어 있던 그의 얼굴에 서서히 옅은 미소가 스며들었다. 그는 한쪽 입술만 길게 늘어트리며 픽- 웃음을 터트렸다.

16548625640992.jpg“네가 죽긴 왜 죽어.”

16548625640997.jpg“나, 안 죽어?”

그럴 리가 없는데, 이렇게 피를 많이 흘렸는데 멀쩡할 리가……. 그렇다. 이렇게 피를 많이 흘렸는데 왜 하나도 아프지 않지? 너무 긴장해서 통증을 느낄 수 없었던 건가? 내가 다친 게 아니라면 대체 이 피는 무엇이던가. 끝없는 의문에 휩싸이는 탓에 시선을 비스듬히 아래로 떨구던 찰나. 바닥에 떨어진 흉기와 함께 이든의 왼손을 타고 흘러내린 피가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아아-. 이슬은 충격에 차마 입 밖으로 소리 내지 못하고 탄식했다.

16548625640997.jpg“저…… 정이든 너.”

그녀가 초점 없는 눈동자로 한 곳을 응시하자, 이든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제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범인이 들고 있던 흉기를 왼손으로 꼭 잡고 막은 터라 손바닥에 깊은 자상이 생겼건만, 그는 이제야 자각한 듯 두 눈을 느릿하게 끔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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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응급실 앞 대기 의자에 앉아 처치를 받는 이든을 기다리던 이슬의 눈동자는 텅 비어 있었다.

16548625640992.jpg‘무사해 줘서 고마워.’

지하 주차장에서 피로 얼룩진 그의 손을 잡고 울먹이던 자신을 다독이던 그의 음성이 또렷하게 귓가에 맴돌았다. 제게 날아드는 칼을 맨손으로 막아내다 다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고맙다는 말이라니. 피로 얼룩진 그의 상처가 떠올라 미간을 우그러뜨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규칙적인 보폭으로 들려오던 남자 구두 굽 소리가 이슬의 앞에서 멈춰 섰다.

16548625640987.jpg“옆에 잠시 앉아도 될까요?”

이슬은 묵직한 남자의 음성에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제게 말을 붙인 이는 다름 아닌 사건 담당 형사였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이슬의 옆에 앉아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건넸다.

16548625640987.jpg“사건 현장에 떨어져 있었어요.”

액정이 깨진 휴대폰을 받아 들던 이슬의 시선이 옅게 흔들렸다. 휴대폰 배경 화면 속에 환하게 웃고 있는 그와 자신의 모습에 심장이 덜컹- 하며 내려앉았다.

16548625640997.jpg‘내가 널 지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그 시간을 넌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그 시간에 묶여 있었구나.’

왜 이별을 고하는 네가 이별을 받아들이는 나보다 아팠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왜, 난 이 이별의 책임을 네게 돌리기만 급급했을까. 내가 받은 상처만 상처라 여기며 네 상처를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내가 감히 널 사랑했다 할 수 있을까? 누군가 심장을 짓밟기라도 하는 듯 숨이 턱 막혀왔다.

16548625640987.jpg“형사인 저도 날아드는 칼을 보면 본능적으로 피하길 마련인데 그 칼을 손으로 막아내시다니 남편분 참 대단하시네요.”

이슬은 형사의 말에 울음이 터져 나올까, 있는 힘껏 주먹을 말아 쥐었다.

16548625640987.jpg“남편분이 매일 같이 연락하셔서 수사 상황 물어보셨는데, 범인도 잡았으니 이제 마음 놓으셔도 될 것 같아요.”

겁에 질린 그녀를 두고 형사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그 이야기들이 이슬의 귓가에 들릴 리 없었다. 형사가 떠난 후 온전히 홀로 남은 이슬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혼란스러운 감정과 홀로 싸워야만 했다.

16548625640992.jpg“단이슬.”

머릿속 수많은 상념이 그녀를 옥죄던 그 순간, 모든 상념을 연기처럼 흩어버린 나지막한 음성 하나. 이든의 음성에 이슬은 얼굴을 감싸 쥐었던 손을 풀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든을 눈에 담았다.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시선은 자연스레 붕대를 칭칭 감은 왼손으로 내려왔다. 그녀의 시선을 가만히 따라가던 이든은 붕대 감은 손을 뒤로 숨기며 웃었다.

16548625640992.jpg“괜찮아, 의사 선생님도 별 것 아니라고 그랬어.”

무려 스무 바늘 가까이 꿰맨 상처였으니 결코,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일이 아니었다. 이슬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든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16548625640997.jpg‘어쩌면 널 잃을 수도 있었는데 별 것 아니라고?’

다시는 널 볼 수 없을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그게 별 것 아닐 수 있어! 당장이라도 목구멍 끝에 차오른 이 말을 뱉어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슨 자격으로 저 대신 칼을 막아낸 그에게 화를 낼 수 있던가.

16548625640997.jpg“가자, 데려다줄게.”

한껏 내려앉은 음성으로 그를 스쳐 지나며 말하자, 이든은 이슬의 뒤를 쫓으며 말했다.

16548625640992.jpg“병원 오면서 너 운전하는 걸 봤는데, 너한테 또 차를 맡기라고? 내가 목숨이 두 개이지 않고서야 그럴 순 없지.”

16548625640997.jpg“…….”

어느새 주차장으로 들어선 이슬은 그의 차 앞에서 우뚝 걸음을 멈춰 섰다. 이든은 이슬이 손에 꼭 쥐고 있는 자신의 차 키를 가져갈 생각으로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움켜쥐며 말했다.

16548625640992.jpg“그러니까, 운전은 내가 할게. 나 오래오래 살고 싶거든.”

이슬은 사납게 미간을 일그러트리며 스마트 키를 빼앗기지 않으려 그의 손을 뿌리쳤다.

16548625640997.jpg“내 손에 죽기 싫으면 조용히 차에 타.”

그녀의 음성이 지하 주차장에 음산하게 울려 퍼지자 이든은 입술을 가로로 길게 늘어트리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싸늘한 이슬의 눈빛과 한껏 가라앉은 음성만으로 지금은 입을 꾹 닫고 있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숨 막히는 침묵 끝에 집에 도착한 이든은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16548625640992.jpg“조금만 기다려, 옷 갈아입고 나와서 바로 데려다줄게.”

그의 집에 온 김에 자신의 캐리어를 챙겨갈 생각이었던 이슬은 신발을 벗다 말고 입술을 사리물었다. 그가 슈트 재킷을 벗고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며 드레스룸으로 들어서던 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Drrrrr. 예나의 전화임을 확인한 이든은 걸음을 멈추며 전화를 받았다.

16548625640992.jpg“응. 왜.”

16548625698746.jpg- 오후에 출근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샘플 발주 넣어야 할 것 같아서.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디자인으로 샘플 제작 발주 넣어도 되지?

16548625640992.jpg“응. 그렇게 진행해. 그리고 지금 출발할 거…….”

이든은 은연중 시선을 돌리다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자신을 응시하는 이슬의 모습에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고 말았다. 전화를 끊는다는 말도 없이 뚝 끊어버리고 이슬에게 다가가 굳은 얼굴로 그녀 앞에 섰다. 이슬은 가까스로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16548625640997.jpg“지금 그 몸으로 출근을 하겠다는 거야? 너 미쳤어?”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에 숨까지 참으며 긴장하던 이든은 픽- 웃음을 지었다.

16548625640992.jpg“이야, 지금 내 걱정해주는 거야? 나, 괜찮아.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16548625640997.jpg“어떻게 괜찮아! 나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이든은 입가에 드리웠던 미소를 서서히 거두며 말했다.

16548625640992.jpg“난 오늘 같은 일이 또 일어난다고 해도 머뭇거리지 않고 똑같은 선택을 할 거야.”

16548625640997.jpg“네 말대로 목숨은 하나뿐인데 왜 그렇게 무모해.”

셀 수 없이 많은 날에 걸쳐 꾹꾹 삼켜낸 감정은 그 무게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터져버리고 말았다. 이슬의 감정의 둑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것을 알 리 없는 이든은 그녀의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겨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16548625640992.jpg“나한텐 네가 전부니까, 막연히 ‘이 세상 어딘가에 네가 사는구나!’ 하며 위안 삼는 것과 이 세상에 네가 없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니까. 네가 이 세상에 없으면 난 살아갈 이유가 없어.”

16548625640997.jpg“그러니까 왜, 왜!”

어느새 두 눈 가득 눈물이 맺힌 이슬은 주먹으로 이든의 가슴을 내리쳤다.

16548625640997.jpg“왜 그랬어! 왜 그랬냐고 너가 왜…….”

나라고 네가 없는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16548625640997.jpg‘나도 네가 없으면 안 되는데.’

상처받고 또 상처받아도 내 심장은 여전히 널 향해 뛰는데. 결국, 그녀의 두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리자 이든은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 멍한 얼굴로 이슬을 응시했다. 그녀가 때려도 아픈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이든은 목울대만 거칠게 오르내릴 뿐 표정 변화가 없었다. 자신의 눈물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를 보며 이슬은 미간을 우그러뜨렸다. 자칫 그를 잃을 수 있었다는 불안은 그녀가 옳다고 믿었던 모든 것을 흔들어 놓았다. 어리석게도 지금껏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을 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16548625640997.jpg‘네게 상처받는 게 두려워 널 밀어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거였지.’

이슬은 목구멍을 타고 치솟는 감정을 삼켜내려 마른침을 삼키며 이든을 눈에 담았다. 불안하게 좌우로 흔들리는 이든의 눈을 들여다본 이슬은 왼손으로 그의 뺨을 따뜻하게 감싸 쥐었다. 그녀의 따스한 온기가 뺨에 스며들자 불안하게 흔들리던 그의 눈동자가 검게 짙어졌다.

16548625640997.jpg‘그래, 그깟 상처가 뭐 그리 대수라고. 네가 없으면, 네가 세상에 없다면 모든 게 부질없는 건데.’

이슬은 더는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너와 내가 함께 걷는 이 길 끝에 행복만 가득하면 좋을 테지만. 모든 사랑의 끝에 행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리라. 비록 내가 가려는 이 길의 끝에 날 기다리는 것이 상처뿐이라 할지라도. 다시 네 손을 잡은 것을 먼 훗날 후회하는 날이 올지라도. 난 기어이 오늘 네 손을 잡아야겠노라 마음먹었다. 이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이든은 자신의 뺨을 감싸 쥔 그녀의 손을 천천히 제 입술로 가져갔다. 그녀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춘 그는 이윽고 탁한 음성으로 말했다.

16548625640992.jpg“도망갈 거면 지금 도망가.”

16548625640997.jpg“…….”

16548625640992.jpg“오늘은 중간에 멈출 자신 없으니까.”

Drrrrr.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탓인지 예나에게 다시금 전화가 걸려왔지만 이든의 온 신경은 이슬에게 쏠려 있었다. 이슬은 벨 소리가 신경 쓰이는 듯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16548625640997.jpg“급한 전화 같은데 전화부터 받아.”

16548625640992.jpg“나한테 너 말고 중요한 건 없어.”

16548625640997.jpg“그래도 전화부터 받아, 내가 신경 쓰여서 그래.”

이든은 여전히 이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전화를 받았다.

16548625698746.jpg- 야, 정이든 그렇게 전화를 끊으면 어떡해. 그래서 너 몇 시에 온다는 거야?

16548625640992.jpg“못 가, 더 중요한 일이 생겼거든.”

16548625698746.jpg- 뭐? 그게 뭔…….

예나가 미처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린 이든은 휴대폰 전원마저 끄고 휴대폰을 소파 위로 툭- 던졌다.

16548625640992.jpg“자, 이제 네 대답을 들을 차례인 것 같은데.”

베일 듯 날렵한 턱선이 보기 좋게 기울자, 이슬은 긴장한 듯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선 것이 거절의 의사라고 생각한 이든은 고개를 비스듬히 떨군 채 씁쓸하게 웃었다.

16548625640992.jpg“빨리 가, 마음 변해서 잡기 전에.”

그가 돌아서서 현관 쪽으로 향하자, 이슬은 단숨에 그의 앞을 막아섰다. 홀린 듯 이슬을 빤히 바라보던 이든은 그녀가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감싸자 눈동자가 좌우로 요동치듯 흔들렸다.

16548625640997.jpg“도망가라고 했지? 그런데 난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

16548625640992.jpg“…….”

16548625640997.jpg“그러니까, 정이든 네가 책임져.”

이든이 의중을 헤아리지 못한 듯 눈매를 좁히자, 이슬은 까치발을 들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을 느릿하게 끔벅이던 그는 이윽고 이슬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붉은 입술을 탐닉했다. 뜨거운 숨결이 서로에게 스며들며 점점 격렬해지는 입맞춤에 이슬은 숨이 막힌 듯 이든의 어깨를 밀며 몸을 뒤로 뺐다. 그녀가 자신의 팔을 잡고 숨을 고르는 동안 잠잠히 이슬을 바라보던 이든은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침실로 들어섰다. 침대 위에 조심히 그녀를 내려놓고 그 위로 군림한 그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했다.

16548625640992.jpg“난 분명히 경고했어, 이젠 못 멈춰.”

그의 얼굴이 기울면서 다시금 뜨거운 숨결이 얼굴에 닿자 이슬은 긴장한 듯 이든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이 실렸다. 분명 익숙했던 손길에 이리도 심장이 떨릴 수도 있는 것일까. 언젠가 수없이 느꼈던 그의 손길이건만 마치 모든 것이 처음인 듯 생경하게만 느껴졌다. 그의 입술이 닿는 곳마다 붉은 꽃이 피어오르며 온몸에 전류가 흐르듯 몇 번씩이나 찌릿한 감각에 움찔거리며 서서히 열기에 젖어 들었다. 그가 서서히 몸을 포개자 아릿한 통증에 눅눅하게 젖은 음성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이든은 손등으로 이슬의 뺨을 쓰다듬으며 애잔하게 응시했다. 이든은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이슬을 눈에 담았다. 혹여라도 눈을 깜박이면 이 모든 것이 꿈처럼 사라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꿈이라면 평생 깨고 싶지 않았다. 그녀를 품에 안았다는 것보다, 그녀와 자신이 같은 마음이라는 것에 행복해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너라면 기어이 내 심장이라도 내어 줄 만큼 사랑한다.

16548625640992.jpg‘다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손 놓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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