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하늘과 땅이 뒤집히더라도. 2022.05.09.
이슬은 소파에 앉아 몸을 동그랗게 말고 무릎에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모습을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이든은 더는 안 되겠는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중앙지검에서 집으로 오는 내내 말이 없던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도 상념에 젖어 있었다. 등받이에 팔을 기댄 채 이슬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이든은 손끝으로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분위기를 환기하려 했다. 결과는 아주 효과적이었다. 그의 자그마한 손길에 흐릿했던 그녀의 눈동자가 다시금 제빛을 찾았다. 그녀의 시선이 오롯이 제게 향하자, 이든의 입매에 미소가 스며들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서운하게.”
말없이 멋쩍은 미소를 짓는 이슬을 두고 이든의 두 눈동자가 검게 짙어졌다.
‘이슬아, 우리…… 폭풍이 몰아닥칠지라도, 파도가 우릴 집어삼킬지라도 도망치지 말자.’
제아무리 거센 폭풍이라도 언젠가 잦아들길 마련이고, 파도도 언젠가 잠잠해질 테니까. 이슬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이든에게 지지 않으려 빤히 응시하더니 이내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뭐야, 나한테 딴짓한다고 뭐라고 하더니…….”
그의 손은 이슬의 머리칼 사이를 헤치고 들어와 목덜미를 그러쥐었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그의 행동에 이슬은 커다란 두 눈동자가 옅게 흔들렸다. 이윽고 그의 입술이 제 입술에 맞닿자, 그의 뜨거운 숨결이 입안으로 넘어왔다. 이슬은 중앙지검에서 돌아온 내내 마음은 그를 떠나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머리로는 끊임없이 자신의 선택을 의심했다. 수많은 시련 앞에서 점점 시들어가는 그를 두고 볼 자신이 있을까. 그가 원망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머릿속을 차지했던 수많은 불안은 고작 그의 입맞춤 하나로 흔적 없이 휘발되었다. 이든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더욱 강렬하게 입술을 지분거리고 빨아당겼다. 정신 차릴 틈 없이 휘몰아치던 그는 입안을 헤집어 놓으며 이슬을 극한으로 몰아붙였다. 뜨거운 숨이 목 끝에 차올라 한계에 직면한 이슬이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내자, 그는 부드럽게 물러났다. 열기를 품은 눈동자로 이슬을 그윽하게 응시하던 그는 한쪽 입매를 끌어올렸다.
“어때, 이제 아무 생각 안 나지?”
거친 숨을 몰아쉬던 이슬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든은 립스틱이 번진 이슬의 입가를 엄지손가락으로 훔쳐내며 매끈한 입술을 길게 늘어트렸다.
“이슬아, 나랑 하나만 약속해줄래?”
이슬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부탁이라면 그 어떠한 것이라도 기꺼이 들어 줄 생각이었다.
“하늘과 땅이 뒤집힌대도 절대로 잊지 마.”
“…….”
“네가 내 곁에 있는 게 날 위한 거란 걸.”
잠시 주저하던 이슬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다시금 입술을 포개었다. 작게 벌어진 입술을 비집고 들어와 순식간에 입안을 휘젓던 그는 이슬의 허리를 잡아끌어 그녀를 제 무릎에 앉혔다. 절대로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으스러질 만큼 힘껏 그녀를 안았다. * * * 모든 것을 집어삼킬 기세로 퍼붓던 폭우는 뜨거운 태양 앞에서 그 기세를 저버리게 되듯, 해가 뜨고 날이 밝자 두 사람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실밥을 제거하고 말끔해진 이든의 손을 보며, 이슬은 후련하다는 듯 입매를 말아 올렸다.
“이야- 정이든 실밥 풀었으니까, 나 이제 해방이네.”
이든은 헛웃음을 터트리며 힐긋 이슬을 흘겨보았다.
“누가 보면 지극 정성 간호한 줄 알겠네.”
“내가 상처 덧날까 봐 걱정돼서 밤마다 잠을 못 잤다고!”
“얼씨구- 그런 사람 치곤 매번 너무 잘 자던데?”
맞잡은 손을 앞뒤로 흔들며 걷던 이슬은 부정하지 못하겠다는 듯 피식 미소를 머금었다.
“그런데 좀 서운하네, 나랑 떨어져 지내는 게 그렇게 좋아할 일인가?”
서운한 듯 착 가라앉은 그의 음성에 이슬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저기요, 정이든 대표님. 저희 지금 데이트하는 거 아니고 ‘류’ 미팅하러 가는 거니까 사담은 자제하시죠?”
“미팅하러 가는 거니까, 그레이스도 지킬 건 지키지 그래요!”
이슬은 내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눈빛으로 이든을 응시했다.
“미팅하는 자리에서 필요 이상으로 그렇게 예쁘게 웃지 마시죠.”
뚱한 표정으로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농담이 아닌 진심인 것 같았다.
“글쎄요, 예쁘고 안 예쁜 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뭐 노력은 해볼게요.”
이슬은 한껏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도하가 기다리고 있는 카페 안으로 먼저 들어섰다. 이든은 홀린 듯 멍한 얼굴로 두 눈만 끔벅이다가 이윽고 손등으로 입을 가린 채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이지 당해낼 재간이 없는 여자였다. 늘 짜릿하고 새로운 여자. 그래서 더욱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 이슬을 따라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자리 잡고 앉아 있던 도하는 이슬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도하의 애틋한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든은 괜스레 투덜거렸다.
“본인 카페 두고 왜 이곳으로 부른 거야.”
이 카페로 말하자면, 며칠 전부터 이든이 이슬과 함께 가고 싶어 했던 카페였다. 커플들의 핫플레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데이트 장소에 도하와 함께 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도하는 이슬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가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열심히 피력하는 이든을 두고 픽- 미소를 지었다.
“이래서 미운 정이 무섭다는 건가? 매번 정 대표가 꼴 보기 싫었는데 어쩐 일인지 오늘만큼은 반갑네.”
그가 반갑다고 굳이 꼬집어 이야기하는 이유는 어제 검찰 조사 건을 두고 하는 말인 듯했다.
“다행이네요, 오붓한 미팅을 제가 방해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화백님이 이리 반겨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반기긴 누가 반겼다고, 지금이라도 눈치 있게 가지 그래요.”
이슬은 한 치의 양보 없는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에 지친 듯 두 손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자, 본격적으로 회의 들어가기 전에 우리 음료부터 주문할까요?”
. . . 주문을 마친 이든은 진동벨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려다 말고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자신을 쏙 빼놓고 뭐 그리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건지, 이슬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어 있는 것도 모자라 도하는 팔을 뻗어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거리낄 것 없이 그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슬을 눈을 가느다랗게 뜬 채 응시하자, 도하는 보란 듯이 이슬의 손 사이에 깍지를 꼈다. 이 자리가 철저히 비즈니스를 위한 자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좀처럼 끓어오르는 질투가 가라앉질 않았다.
“다음부터는 비대면 미팅을 주선해야 하나.”
당장이라도 두 사람을 떼어내고 싶었지만, 비즈니스 중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 감정을 꾹 누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태연하게 웃으며 이슬의 곁에 앉아 그녀가 앉은 의자에 팔을 걸쳤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해? 나도 알려주면 안 돼?”
여전히 나만 보고 싶은 그 예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는 말했다.
“콘셉트 이야기하고 있는데, 도하 씨 생각이랑 내 생각이 정확히 일치하는 거 있지?”
의견이 일치하는 게 그토록 예쁘게 웃을 일이던가. 이든은 끓어오르는 질투를 삭이려 입술을 꾹 다문 채 억지웃음을 지었다. 도하는 한껏 여유를 부리는 이든을 골려주고 싶은 듯 테이블에 딱 달라붙어 앉아 이든을 자극했다.
“역시 뮤즈끼리는 영혼이 연결되어있다니까.”
도하의 도발은 그렇지 않아도 끓어오르는 질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말았다. 이든의 입매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도하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었다. 도하는 목적을 달성해 기분이 좋은 듯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여전히 이든을 자극했다. 드르륵- 드르륵-.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진동벨이 울려 이슬이 진동벨을 집으려 들자, 그녀의 손등 위로 자연스럽게 이든이 손을 겹쳤다. 눈에는 눈, 도발에는 도발로 갚아주리라. 이든은 느슨해진 눈매로 이슬을 바라보며 말했다.
“됐어, 내가 언제 이런 거 시킨 적 있어?”
이든이 진동벨을 들고 음료를 가지러 가자, 도하는 턱을 괸 채 이슬의 손바닥에 붙어 있는 반창고를 보며 물었다.
“손은 괜찮아?”
이슬은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멋쩍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어제는 정말 고마웠어.”
“고맙긴, 내가 더 고맙지 당신한테 뭐라도 해줄 수 있어서.”
잠시 침묵이 내려앉자, 도하는 손끝으로 반창고를 툭 건드렸다.
“병원 안 간 것 보니까, 정 대표는 어제 일 모르는 눈치인가 보네.”
이슬이 입술을 길게 늘어트리며 고개를 젓자, 도하는 묵직한 숨을 토했다.
“비밀로 하고 싶은 모양이네, 입 꾹 다물고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고마워.”
“고마우면 제발 좀 다치지 마.”
Drrrrr-. 전화벨 소리에 힐긋 화면을 확인한 이슬은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
“나 전화 받고 올 테니까, 둘이 싸우지 말고 있어.”
“내가 언제 싸웠다고 그래, 저 자식이 계속 깐죽거리는 거지.”
이슬이 카페를 나서자 음료를 들고 돌아온 이든의 눈동자가 빠르게 카페 안을 살폈다. 그 모습을 고깝게 바라보던 도하는 심드렁한 얼굴로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왜, 내가 어디에 숨기기라도 했을까 봐? 걱정하지 마, 전화 받으러 갔으니까.”
그가 턱으로 카페 밖 유리창을 가리키자 이든은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통화를 하는 이슬을 발견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슬을 향하던 시선이 자연스레 삐딱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도하를 향했다.
“류도하 씨는 내가 그렇게 싫습니까? 내가 어디서 미움받는 얼굴은 아닌데.”
도하는 어이가 없어 콧방귀를 끼며 상체를 기울여 이든과 거리를 좁혔다.
“그럼 내 정혼자를 당신한테 빼앗겼는데, 내가 당신을 좋아하겠어?”
“아직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애초에 당신은 이슬이를 가진 적도 없을 텐데.”
팩트로 때리는 이든이 얄미운 듯 도하는 이든에게 시선을 거둔 채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이든은 제게 시선을 두지 않는 도하를 보며 물었다.
“기회가 되면 꼭 묻고 싶었는데, 왜 날 도와주는 겁니까?”
“…….”
“날 그렇게 싫어하면서.”
탁- 소리 나게 유리잔을 내려놓은 도하는 입매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팔짱을 꼈다.
“내가 정 대표를 돕는 것 같아? 아닌데.”
“작품 거래도 잘 안 하시는 분이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여전히 의문이라서요.”
도하의 시선이 천천히 창밖에 있는 이슬에게 향했다.
“단이슬이 원하고 좋아하니까.”
도하의 쓸쓸하고 처량한 눈동자에서 진심을 읽은 이든은 같은 남자로서 그가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류도하 씨는 참 좋은 사람이네요.”
‘좋은 사람’이라는 그 한마디에 도하는 편히 웃지 못했다. 이슬에게 다가가려 할 때마다 그의 두 발을 단단히 묶어 놓는 말이었으니, 그리 반갑지 않은 말이었다. 도하는 비릿한 미소를 머금은 채 이든을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 그쪽이 이슬이를 가졌다고 약 올리는 건가?”
“아뇨.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도하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며 눈살을 찌푸렸다.
“다가가지 못해서 먼발치에 있는 게 아니라 단이슬이 행복해 보여서 다가가지 않는 거야.”
“알고 있습니다.”
“그쪽이 이슬이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두고 볼 거야. 아무래도 당신 곁에 있기엔 너무 아까운 여자란 말이지.”
이든의 시선이 살포시 이슬에게 내려앉았다.
“감히 내가 눈에 담아도 되는 사람인가 싶은 사람을 어떻게 울리겠습니까.”
이슬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그를 빤히 바라보던 도하는 커피를 들이켜며 먼 곳을 응시했다. . . . 회의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던 이든은 날카롭고 날이 선 시선으로 이슬을 응시했다. 따가운 시선에 이슬은 결국 걸음을 멈추더니 인상을 구겼다.
“할 말 있으면 하면 되지 왜 아까부터 도끼눈으로 보는 거야.”
“내가, 쿨하게 넘어가고 싶었는데 이건 짚고 가야 할 문제인 것 같아.”
낮게 내려앉은 그의 음성이 스산하게 느껴졌지만, 그 와중에도 그는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래, 예쁜 건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거고.”
이든을 빤히 바라보던 이슬은 잘못 들었나 싶어 두 눈을 끔벅거렸다.
“나 말고 다른 남자 앞에서 예쁘게 웃는 것도 꾹 참았는데! 하이파이브는 좀 아니지 않나?”
“뭐?”
“아니, 왜 남자 손을 덥석 잡아, 그러다가 손잡고 멀리멀리 도망이라도 치면 어쩌려고?”
어릴 때, 낯선 사람이 먹을 것으로 유인하면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당부하듯 이든은 남자 손을 덜컥 잡지 말라며 단단히 이르고 있었다. 이슬은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마를 긁적였다.
“넌, 네가 얼마나 예쁜지 너 자신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아……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화난 이유가 도하 씨가 영혼이 연결됐다고 한 그 포인트가 아니란 말이지?”
여전히 화가 난 듯 두 눈썹이 높게 치솟은 채 이슬을 응시하던 그는 햇빛에 서 있는 이슬이 신경 쓰이는 듯 그늘로 이끌었다.
“거기 햇빛이니까 이쪽으로 들어와.”
그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지 두 뺨이 단단히 굳은 채 말을 이었다.
“하이파이브를 왜 해? 그리고 하이파이브하면서 깍지는 왜 끼는 건데?”
아직도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그는 고개를 힘차게 가로 저었다.
“영혼이 연결됐네, 뮤즈네, 이런 말은 뭐 예술 하는 사람이니까 백번 양보해서 참겠는데, 하이파이브랑 손깍지는 절대 아니지. 어! 차 온다, 안쪽으로 들어와.”
하이파이브와 손깍지에 이토록 예민하게 구는 그의 모습이 귀여워서, 투덜거리면서도 햇빛에 서 있지 말라, 차가 오니까 위험하다며 안쪽으로 이끄는 그의 모습에 가슴이 몽글거려서, 이슬의 입매가 기분 좋게 호선을 그렸다. 여전히 투덜거리는 이든을 빤히 바라보던 이슬은 까치발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알았어, 조심할게.”
잔뜩 쌓인 서운한 감정은 그녀의 입맞춤 한 번에 공기 빠진 풍선처럼 순식간에 감정의 부피가 작아져 버렸다.
“네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서운하다고 더 하면 나 쓰레기인 거지?”
이든은 피식 웃으며 비스듬히 고개를 떨구었다.
“내가 널 어떻게 이기겠냐. 가자.”
어제 폭풍우를 만났더라도, 오늘 따스한 햇볕에 행복해하는 것이 인생이듯. 두 사람의 딛고 있는 땅은 더욱 단단히 굳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