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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바보가 되었습니다-354화 (355/850)

354화. 청첩장

“나 결혼한다.”

“...?”

도무지 믿기 힘든 한 마디였다.

하도 뜸을 들여서 뭔가 있겠거니 싶긴 했는데 갑자기 결혼을 한다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수찬쌤이.

‘물론.’

수찬쌤이 결혼하는 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지.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데다가 의지할 수 있는 듬직한 면도 있고 여러모로 좋은 남편감 아닌가.

올해로 마흔이긴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과 다르니까.’

더 늦은 나이에도 뜨거운 사랑을 하는 시대였다.

명분보다는 서로를 향한 감정이 중요해졌다는 뜻.

어린 나이에 집안이 정해주는 상대를 만나 결혼하는 건 구시대의 산물이 된 지 오래였다.

‘아, 잠깐.’

생각해 보니 아예 사라진 건 아니긴 하네.

세연씨같은 경우가 있으니까.

아무튼간에 특수한 경우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것보다도 내가 선생님의 결혼 소식을 믿기 힘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너무 강해.’

수찬쌤은 총각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학창시절 때부터 머릿속에 선명하게 박힌 이미지였다.

결혼은커녕 연애를 하는 모습마저도 섣불리 상상하기 어려운 느낌.

‘그런데 결혼이라니.’

아마 나뿐만 아니라 동창 녀석들도 엄청나게 놀랄 게 분명했다.

‘수찬쌤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오지 않을까.

뒤늦게 입 밖에 나가는 한 마디.

“선생님.”

“뭐.”

“진짜죠? 장난하시는 거 아니죠?”

황당하다는 듯 선생님이 버럭 언성을 높여 대답했다.

“내가 이런 걸로 장난을 왜 쳐, 이 녀석아!”

하기야 그랬다.

갑자기 선생님이 유투버로 전향해서 나를 대상으로 몰카라도 찍고 있지 않은 이상.

이게 거짓말일 가능성은 조금도 없었다.

‘정말이구나.’

비로소 실감이 갔다.

선생님이 진짜 결혼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게.

그렇다면 해야 할 말은 정해져 있었다.

“축하드려요.”

“그, 그래. 고맙다.”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탓인지 또 굉장히 어색하게 말을 받는다.

나는 핸드폰을 고쳐잡았다.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결혼은 확실히 정해지신 거예요?”

“그럼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고 이렇게 연락하겠냐?”

“아, 죄송해요. 질문을 잘못했어요. 결혼식 날짜가 잡힌 건가 궁금해서요.”

선생님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래.”

“오.. 날짜가 언제인데요?”

“청첩장 갈 거야. 도착하면 그걸로 확인해.”

청첩장을 돌린 뒤에 도착하기 전에 연락을 돌리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그게 예의라 듣긴 했다.

나는 괜히 장난스레 중얼거리듯 얘기했다.

“어차피 볼 건데 그냥 말해주시지..”

“뭐?”

“아니에요.”

“궁시렁 궁시렁 말이 많아!”

늘 듣는 고함이지만 오늘은 상당한 어색함과 민망함이 느껴진다.

그럴 만도 했다.

이런 소식을 전하는 건 처음일 테니.

“흐흐.”

나는 그저 이 상황이 재미있었다.

선생님이 결혼을 하게 됐다는 것도, 이렇게 민망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씩 웃으며 또 하나의 질문을 건넸다.

“쌤. 궁금한 게 있는데..”

“또 뭐.”

“저한테 몇 번째로 연락하신 거예요?”

전에 집들이를 할 때 선생님이 나한테 했던 물음을 그대로 역으로 던졌다.

그때 나를 상당히 당황하게 한 질문이었으니까.

뒤이어 들려오는 대답.

“처음.”

“.. 네?”

“처음이라고. 주원이 네가.”

이런 대답을 생각한 게 아니었는데.

후순위일 거라 예상하고 당황하게 만들려 한 질문인데 이러면 오히려 내가 곤란해지잖아.

당황한 나는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에이, 쌤..”

“왜.”

“몇 번째는 몰라도 첫 번째는 너무 티 나잖아요.. 솔직히 말씀하세요.”

“너 자꾸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 진짜예요?”

“뭐가.”

“진짜 저한테 첫 번째로 연락하신 거예요?”

“그렇다니까.”

“왜요?”

진심으로 궁금했다.

아무리 내가 애제자라고 해도 첫 번째로 연락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는 아니지 않나.

반복되는 내 물음에 선생님은 다시 헛기침을 시작했다.

“크흠.. 짜식이. 뭐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

“그럴 수밖에 없죠. 제가 세컨드도 써드도 아니고 퍼스트라는데.”

“되지도 않는 영어는 쓰지 말고.”

“네.”

미술선생님한테 받는 영어 디스.

잠깐의 침묵 이후에 홍수찬선생님은 입을 열었다.

“뭐, 큰 의미는 없고.. 네가 꽤 도움이 됐거든.”

“.. 제가요?”

“그래.”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대체 내가 뭐에 도움이 됐다는 건지.

이어지는 짤막한 말.

“어쩌다 보니 주원이 네 얘기를 많이 했으니까.”

“제 얘기를요?”

“그래. 의도치 않게, 공교롭게도.”

대상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결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만큼 결혼 상대임이 분명하다.

뒤이어 연두의 이름까지 나왔다.

‘이렇게 된 이상.’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여나 실례가 될까 봐 깊게는 파고들지 않으려 했는데.

나와 연두의 이름이 나온 마당에 묻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혹시 여쭤봐도 돼요?”

“뭘.”

“예비 신부님이 어떤 분인지.”

나름 최대한 조심스레 질문했다.

의외로 수찬쌤은 피하지 않고 바로 나지막하게 입을 뗐다.

“좋은 사람이지. 예쁘고, 따뜻하고……”

이번에는 헛기침도 없었다.

머릿속에 대상을 그리며 이야기하는 거 같았다.

쭉 들으며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푹 빠지셨구나, 우리 수찬쌤.’

이런 선생님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진심이 느껴져서인지 오글거린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저 제자로서 뿌듯한 마음이라 해야 하나.

사실 이런 대답을 들으려 한 질문은 아닌데.

오히려 질문한 의도보다 더 값진 대답을 들은 거 같았다.

한참 이어지는 신부님 칭찬.

그때였다.

“그리고 주원이 너도 아는 사람이야.”

깜짝 놀랄 만한 얘기로 말을 끝맺는 선생님.

나는 바로 물었다.

“누구신데요?”

“최정윤 선생님.”

“그게 누구…… 어? 어어?”

머리에 팟 하고 떠올랐다.

순간적으로 말문이 턱 막힐 정도로 큰 반전이었다.

***

“최정윤 선생님이요??”

“그래.”

최정윤.

처음 학교에 갔을 때 만난 수찬쌤의 동료 미술선생님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내 그림이 전시된 갤러리에서 봤고.

‘전혀 생각 못했어.’

함께 온 걸 보고도 전혀 기류를 눈치채지 못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확실히 어색했다.

처음에 최정윤선생님을 소개할 때나 함께 걸어다닐 때의 홍수찬선생님의 반응이.

‘왜지?’

왜 눈치 못 챈 거지. 그런 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눈치가 빠르다고 자부하는데.

머릿속에 박혀 있던 선생님의 이미지 때문인가.

어쨌거나 지금의 내가 느끼기에는 식스센스급 반전이었다.

“와..”

“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

“아니, 선생님.”

“뭐.”

“선생님이 너무 아깝잖아요!”

내 외침에 홍수찬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허허, 짜식. 넌 내 제자니까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지. 근데 정윤쌤 엄청 좋은 사람……”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엉?”

“최정윤 선생님이 너무 아깝다구요!”

“...”

진심과 장난이 반 정도씩 섞인 말.

버럭 화를 낼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의외였다.

“대상이 정윤쌤이니까 봐주는 거야, 너.”

“하하..”

진짜 사랑꾼 다 되셨네.

이제 나랑 연두 얘기를 많이 나눴다는 것도 이해가 갔다.

“그 녀석들한테는 네가 전해. 윤우랑 준수, 그리고 성현이.”

“제가요?”

“응.”

뭐, 그 정도야.

선생님을 위해서는 충분히 발 벗고 나설 수 있었다.

반응도 꿀잼일 거 같고.

“알겠어요.”

전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무척 잘 어울렸다.

홍수찬선생님과 최정윤선생님.

비록 수찬쌤 외모가 노안이긴 해도 그건 옛이야기였다.

‘그 외모가 쭉 유지돼서.’

지금은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 해도 빈말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나는 말했다.

“진짜 축하드려요.”

“고맙다.”

“아, 참. 그건 비밀이죠?”

“뭐?”

“쌤이 수업시간 때 자주 해 주셨던 첫사랑 얘기요.”

장난스레 던진 얘기.

살기가 가득한 한 마디가 들려왔다.

“.. 죽는다.”

죽기는 싫으니 영원히 혼자 간직해야 할 거 같았다.

이렇게 통화가 종료됐다.

***

선생님의 부탁(?)에 따라 전한 결혼 소식.

단톡방은 난리가 났다.

유성현 : 수찬쌤이???

첫 채팅부터 웃음이 터졌다.

어떻게 이렇게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예상 그대로의 반응을 보일 수 있지.

줄줄이 반응이 이어졌다.

박준수 : 와.. 수찬쌤이 장가라니.

최윤우 : 진짜 올해 들어서 가장 놀랍네 ㅋㅋ 구라 아니지?

박준수 : 신부는 누군데?

유성현 : 말하면 우리가 알겠냐? 암튼 ㄹㅇ 충격이네.

더 충격인 사실을 말할 차례였다.

이주원 : 너희도 아는 분이야. 내 그림 보러 갤러리 갔을 때 수찬쌤이랑 같이 왔던 동료 미술쌤.

반응은 더 격했다.

최윤우 : ㅁㅊ.. 그분이라고?

박준수 : 엄청 단아하시던데. 그럼 그때 이미 좋은 관계셨던 건가.

유성현 : 아니 ㅋㅋ 수찬쌤 뭔데.

박준수 : 근데 생각해 보면 수찬쌤이 결혼 못할 이유가 없긴 해. 그분이 더 아까우신 건 사실이지만 ㅋㅋㅋ

최윤우 : ㅇㅈ 성현이 어쩌냐 ㅋㅋ 동지 한 명 떠나가네.

박준수 : ㅋㅋㅋ 성현이는 결혼 못할 거 같긴 해.

역시나 주제가 주제인지라 자연히 표적이 정해진다.

분노가 느껴지는 성현이의 채팅.

유성현 : ㅁㅊ놈들아. 내가 어때서. 공무원에다가 얼굴 잘생겼지, 패션 센스 좋지, 성격 좋지, 센스 있지. 일등 신랑감인데 억까하지 마라 진짜.

억까는 최근 배운 신조어였다.

깔 게 없는데도 억지로 까는 행위를 이르는 말.

그런 성현이를 향해 준수가 묵직하게 명치를 꽂았다.

박준수 : 어떻게 공무원인 거 말고 맞는 말이 하나도 없냐 ㅋㅋ

최윤우 : (슬픈 연두)

슬픈 연두 이모티콘을 이렇게 사용하다니.

그런데 너무 찰떡같은 타이밍이라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조용히 단톡방을 나갔다.

더 있다가는 애잔함에 눈물이 앞을 가릴 거 같아서.

다음은 우영이였다.

전화를 걸었는데 녀석의 입에서는 생각지 못한 한 마디가 나왔다.

“몰랐어요, 형?”

“.. 넌 전부터 알고 있었어?”

“학교에서도 그렇고 갤러리 갔을 때도 그렇게 티를 냈는데 모를 수가 없죠.”

“그, 그렇구나.”

나와 달리 눈치가 무척 빠른 우영이였다.

***

연두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귀갓길.

오늘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래서 연두가 알려줘써요!”

“응? 뭐를?”

“썸!”

갑작스레 나온 단어에 놀란 내가 물었다.

“썸을?”

“네. 썸은 타는 거고.. 서로 조아해야 한다고...”

“누구한테 알려줬는데?”

“친구드리요! 미누하고, 예나하고, 동후니오빠하고……”

큰일이네.

집에 가서 바로 정정해 줬어야 했나.

잘못 알려준 탓에 단비어린이집 전체에 오개념이 심어지게 생겼다.

‘그나저나.’

썸 하니까 문득 떠올랐다.

표현이 우습긴 하지만 썸을 극한까지 타면 이루어지는 관계.

이름하여 ‘결혼’이라는 단어가.

썸의 뜻을 정정해주기 앞서 먼저 얘기해주고 싶었다.

‘말해야 하니까.’

연두에게도 수찬쌤의 경사를 얘기해줘야 하니 말이다.

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연두야.”

“네, 아빠.”

“결혼이라는 게 뭔지 알아?”

“아라요!”

“그래? 한 번 얘기해 볼래?”

“연두 결혼한 적 이써요! 미누랑 결혼해서……”

역시 이 얘기가 나올 줄 알았다.

끝까지 듣고 난 뒤에 말했다.

“맞아. 근데 연두랑 민우가 결혼한 건 가족놀이를 하면서 한 거잖아. 그치?”

“네..”

“진짜 결혼은 조금, 아니 많이 달라.”

“왜 달라요..?”

“결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벤트거든.”

“아름다은 이벤트?”

“응.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는, 살면서 한 번밖에 오지 않는 날. 그게 결혼이라는 거야.”

요즘은 그런 날이 두 번, 많게는 세 번이 오기도 하지만.

아직 연두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개념이니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알게 될 테니.

“아빠..”

“응?”

“그럼 연두는 아빠랑 결혼한 거에요..?”

생각 못한 물음에 놀란 나는 되물었다

“.. 응?”

“연두랑 아빠는 마니 사랑하고.. 평생 옆에 있기로 해쓰니까...”

실소를 뱉으며 나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또 설명이 부족했구나.

이번에야말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근데 연두야. 결혼이라는 건……”

나는 더 자세히 결혼의 뜻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러자 연두는 토라진 듯 땅바닥을 보며 걷더니 자그맣게 말했다.

“그럼요, 아빠..”

“응, 연두야.”

“연두도 크면 결혼해야 해요..?”

“하하, 글쎄..”

머나먼 얘기인 데다가 아빠로서 조금은 씁쓸해지는 주제였다.

어떻게 대답해줘야 좋을까.

조금 고민한 끝에 나는 입을 열었다.

“만약에 말이야.”

“네.”

“연두가 커서 아빠보다 더 사랑하게 되는,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허나 설명을 끝맺을 수 없었다.

세상 단호하면서도 떨림이 가득한 외침이 들려왔으니까.

“.. 시러요!”

“응?”

“연두는 업써요! 아빠보다 더 사랑하게 대는 사람! 평생을 함께하고 시픈 사람!”

발걸음을 멈춘 채로 나를 보며 소리치는 연두.

어느새 눈가에는 물기가 맺혀 있었다.

큰일이네. 울릴 생각으로 꺼낸 말은 아니었는데.

“알겠어, 연두야. 아빠가 미안해.”

안은 채로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연두가 중얼거렸다.

“연두는 결혼 시러요.. 이제 안 할 꺼야...”

“뭐를?”

“가족놀이...”

많이 서러웠던 모양이네.

너무 설명에 치중하다 보니 연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꼭 끌어안으며 나는 말했다.

“그래, 연두야. 아빠랑 평생 행복하게 살자.”

“.. 정말요?”

“응. 그러니까 결혼은 미워하지 말아주라. 결혼은 진짜 예쁜 거거든.”

이대로 연두가 결혼을 미워하게 돼서 수찬쌤 결혼식도 가지 않으려 하면 곤란했다.

꼭 결혼식이 어떤 건지 알려주고 싶단 말이다.

다행히 연두는 대답했다.

“네.. 결혼 미어하지 안을께요..”

“하하, 고마워.”

“근데 연두는 결혼 안 할 꺼에요!”

단호함 가득한 연두의 말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느새 도착한 집 앞.

며칠 동안 귀가할 때마다 우편함을 확인하고 있었다.

‘올 게 있으니까.’

오늘은 어떠려나.

그걸 보여주며 소식을 전하려고 일부러 지금까지 연두한테 얘기 안 한 건데.

연두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나는 우편함을 열었다.

스륵.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

평소와 달리 내부는 텅 비어있지 않았다.

새하얀 배경의 카드.

“.. 왔다!”

기다리던 청첩장이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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