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딸 바보가 되었습니다-445화 (446/850)

445화. 졸업

일곱살이 된 연두.

그렇다고 해서 이제 막 일곱살이 된 것도 아니다.

지금은 8월 중순이니까.

절로 입 밖으로 한마디가 새어나왔다.

“신기하네.”

“.. 뭐가여, 아빠?”

“그냥. 시간이 생각보다 꽤 흘렀구나 싶어서. 벌써 연두가 학교에 갈 때가 됐다고 생각하니까.”

사실 이렇게 말하긴 해도 3월에 입학하는 걸 생각하면 아직 많이 남긴 했다.

그저 신기할 뿐이다.

처음 연두를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넘게 흘렀다고 생각하니.

“학교...”

내 다리를 벤 채로 연두가 중얼거렸다.

손을 들어 머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며 입을 열었다.

“연두야.”

“네에.”

“기분이 어때? 이제 몇 달만 지나면 학교에 갈 텐데.”

싱숭생숭한 눈빛으로 손을 꼼지락거리더니 연두는 대답했다.

“가고 싶었는데...”

“그런데?”

“헤어지기 실어요. 친구들이랑.. 선생님이랑...”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다섯살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친구들과 선생님과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런 와중 문득 떠오른 생각.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연두의 귓가에 말했다.

“그때 기억나, 연두야?”

“언제요..?”

“처음 어린이집 갈 때. 연두 엄청 가기 싫어했는데.”

“그, 그건……”

“응?”

살짝 붉어진 얼굴로 연두는 중얼거리듯 말한다.

“아빠랑.. 헤어지기 실어서...”

“응? 뭐라고?”

“같이 출근.. 우으...”

말을 끝맺지는 못했지만 충분한 대답이 됐다.

역시 연두는 기억력이 좋구나.

기분이 좋아진 나는 말했다.

“걱정하지 마, 연두야.”

“.. 네?”

“어린이집 친구들이랑은 대부분 같은 학교에 갈 거야.”

거주지가 대부분 이 근방이니 초등학교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겹칠 터였다.

이미 세연씨와 이은경과는 약속해 둔 상황이고.

같은 초등학교에 보내기로.

그나마 안심한 표정으로 연두가 묻는다.

“그럼.. 선생님은요?”

“.. 선생님?”

말문이 막혔다.

아이들은 몰라도 선생님은 방법이 없지 않은가.

초등학교에 데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생각 끝에 나는 답했다.

“놀러 가면 되지.”

“으응?”

“자주 놀러가면 되잖아. 시은이랑 레나랑 같이.”

“.. 아!”

말이 나온 김에 나는 덧붙였다.

“보러 갈 후배들도 있고.”

“후배?”

“응. 이제 연두는 단비어린이집에서 제일 선배니까. 어린이집 후배들도 보러 가야지.”

벌써 선후배 관계를 논하는 게 우습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일곱살의 나이.

애기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어린이집에서는 최고 아닌가.

연두는 배시시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보러 가야 해여, 후배들.”

묘하게 재미있네.

다른 사람도 아닌 연두 입에서 후배라는 단어가 나오니까.

심지어 그 후배들 이름을 읊기까지 한다.

“세아, 유선이, 지하니……”

아끼는 후배가 잔뜩 생긴 모양이다.

하기야 선배가 연두인데 따르지 않는 녀석이 있을 리 없지.

이렇듯 일곱살이 된 연두.

“아빠 봐 볼래, 연두야?”

스윽.

내 말에 연두가 몸을 틀어 고개를 돌린다.

얼굴이 정면으로 들어온다.

소위 말하는 미운 일곱살. 그 말에 연두는 해당되지 않았다.

‘더 예뻐졌다면 모를까.’

전과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그래도 한 번 찾아보기로 할까.

우선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젖살이 아주 조금 빠졌다.

폭.

이렇게 손으로 찌르면 풍선처럼 들어가는 건 여전하지만.

“아, 아빠..”

“하하, 미안.”

어쨌든 볼록하던 젖살이 살짝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안 그래도 또렷하던 이목구비가 더 자기주장이 강해진 느낌이라 해야 할까.

외모에 관한 주접은 주책이니 여기까지만 하고.

‘외적인 차이를 꼽자면.’

이미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발음이 많이 명확해졌다.

미숙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함께 한글공부를 하고 책을 읽은 성과라고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이다.

다만, 그와 별개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존재했다.

“연두야.”

“네, 아빠.”

“그거 한 번 해 주면 안 돼?”

연두가 아리송한 눈으로 묻는다.

“어떤 거요..?”

“그거 있잖아. 연두는…… 했어요! 이렇게 말하는 거.”

순식간에 연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그렇다.

내가 말하는 건 3인칭 화법.

한때 독일에서 온 레나까지 사용했던 연두 특유의 화법이었다.

‘오래된 게 아니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두는 그 말투를 사용했다.

그런데 왜 안 쓰게 됐냐고?

이유는 간단했다.

‘.. 민우녀석.’

다름아닌 민우녀석 때문이었다.

그 녀석이 어디선가 뭘 듣고 와서는 연두한테 얘기했다는 거다.

3인칭 화법은 공주병에 걸린 애가 쓰는 거라고.

‘..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연두한테 해당되는 경우는 아니었다.

왜냐고? 우리 연두는 공주병이 아니라 진짜 공주란 말이다.

어쨌든 그런 스토리였다.

민우의 말에 충격을 받은 연두가 의식적으로 3인칭 화법을 안 쓰게 됐다는 세상 슬픈 이야기.

“아, 안 돼요..!”

봐라. 안 된다고 하잖아.

이어지는 연두의 말.

“그럼.. 공주병이에요……”

“.. 누가?”

“연두가.. 아!”

“푸흣.”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그럼 그렇지.

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두.

연두한테는 미안하지만 아직은 놓아줄 수 없는 3인칭 화법이었다.

***

피크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반기는 누렁이.

일상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나날이었다.

“누렁아! 잘 있었어..?”

“냐아..”

그럴 수밖에 없지.

소중한 사람, 아니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상인데.

물론 달라진 게 없는 건 아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변한 상황이 존재했다.

특히 변화는 주위에서 일어났다.

그렇다고 해서 안 좋은 의미의 변화를 얘기하는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였다.

‘우선 고딩녀석들.’

범재, 동건이, 주연이, 예림이, 그리고 우영이.

처음에 봤을 때는 1학년이던 녀석들이 어느새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

그에 따라 무척 바빠졌지.

각자 이유는 제각각이긴 하지만.

‘정확히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녀석들과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니까.

범재는 아빠의 일을 돕기로 마음먹고 관련 학과를 지망하는 거 같다.

‘가장 공부에 매진하는 건.’

말할 것도 없이 동건이였다.

원래도 공부하느라 늘 바빴던 녀석인데 3학년이 돼서 더더욱 바빠진 상태이니 말이다.

조금 걱정이 될 정도다.

메신저 말투만 보면 녀석답게 항상 쾌활하지만 실은 힘들 거라는 걸 아니까.

세 달.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세 달이었다.

압박감이 크겠지.

주연이도 주연이대로 고민이 많은 거 같았다.

대학 진학 여부부터 시작해서, 따로 고민해야 할 문제도 있는 듯했다.

‘.. 기회라고 했지.’

주연이는 그걸 ‘기회’라고 말했다.

아직은 불확실해서 가닥이 잡히고 나면 얘기해주겠다고 하긴 했지만.

우영이는 말할 것도 없이 미대 지망이었다.

아마 이변이 없다면 홍원대나 한국대에 진학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뿌듯하네.’

한때 내가 원했던 길인 만큼 괜히 뿌듯한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예림이.

김이 샐 지도 모르지만.. 잘 모르겠다.

가까운 사이긴 하지만 그런 문제에 대해 예림이와 깊게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거든.

‘얘기해 봐야겠어.’

기회가 되면 예림이와도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다.

그 밖에도 여러 변화가 존재했다.

대부분 좋은 방향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었다.

참, 이쯤 되면 꺼내지 않을 수 없지.

-연두튜브

연두튜브에도 변화가 존재했다.

달칵.

채널아트는 그대로다.

달라진 건 좌측 상단에 나와있는 숫자였다.

믿기지가 않네.

어제도 그저께도 봤지만 볼 때마다 믿기지가 않는다.

연두부의 수가 무려 1300만에 달한다는 게.

[연두의 공룡 퍼즐 맞추기!(feat. 주라기월드)]

요즘 재미들린 퍼즐 맞추기.

틈만 나면 연두와 둘이서 퍼즐을 맞추곤 했다.

그 장면을 편집해서 올린 영상이었다.

‘빼먹었네.’

생각해 보니 하나 빼먹은 게 있다.

그동안의 변화.

연두를 향한 연두부의 주접은 한층 더 강력해졌다는 것.

-하아.. 어떻게 된 게 연두성분은 점점 더 달콤해지냐. 너무 달아!!

┖ㅇㅈ 그래서 저 이 다 썩음.

┖그건 님이 이빨 안 닦아서 그런 거고요.

┖ㅋㅋㅋㅋㅋㅋ 일침 오지네.

┖연두가 그 퍼즐도 좀 맞춰줬으면 좋겠다.

┖어떤 퍼즐요?

┖그건 바로... ‘나’라는 퍼즐.

┖.....

-그냥 퍼즐 맞추는 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게 가능한 거냐?

┖찾았다! 하는 순간 끝남.

┖새로운 공룡 몇 개 창조된 거냐 ㅋㅋ 파키팔케로우사우르스, 트리케토스……

┖공룡 발음이 어렵긴 하지 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초록님 퍼즐 개잘맞추네. 어떻게 저렇게 잘하냐.. ㄷㄷ

┖초록특 : 노래 빼고 다 잘함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튀어나온 내 칭찬에 멋쩍은 미소가 번진다.

하나같이 웃음짓게 만드는 댓글.

스륵.

피식 웃으며 댓글창을 내렸다.

그런 와중 눈에 들어오는 단어.

-설레발일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기대된다.

┖뭐가여?

┖책가방 메고 학교하는 연두.

┖초록님 ㅎㅎ 첫 등교 영상은 당연히 찍어주시겠죠?

┖입학식 영상 존버합니다(엄근진)

┖같이 입학한 애기들 눈 다 땡그래질 듯 ㅋㅋㅋㅋㅋㅋㅋ

┖살다 살다 내가 초딩을 부러워하게 될 줄이야... ㅠㅠ

역시 비슷하구나.

나와 마찬가지로 연두부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거 같았다.

연두가 초등학생이 되는 날을.

***

소녀와 환상의 숲.

우영이와 함께 작화를 한 지도 벌써 꽤나 긴 시간이 흘렀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동화책은 물론이고.’

추후에 제작한 굿즈 역시 아찔할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니까.

심지어 소환숲은 번역 작업을 통해 해외로도 출간되어 꽤나 큰 성과를 기록했다.

그렇게 종결된 동화책 작화.

그렇다면 궁금할지 모른다. 그 후에 내가 뭘 했는지.

‘뭐, 꾸준히 그렸지.’

그림을 손에서 놓지는 않았다.

전에 말했듯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속도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앞으로, 그리고 위로 향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전과 달리 하나를 오래 잡고 있지는 않았다.

외주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긴 하지만 꽤나 좋은 성과를 거뒀다.

개인적으로 얻은 것도 컸고.

어떤 분야든 겁내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최근에 작업을 끝맺었으니.’

다시 천천히 알아볼 생각이었다.

아직 도전할 분야도, 잡을 수 있는 기회도 넘치도록 많으니 말이다.

사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툭. 툭.

거울을 보며 다시 한 번 옷 매무새를 정비했다.

이후 집을 나섰다.

향하는 곳은 다름아닌 단비어린이집이었다.

평소와 달리 연두를 데리려주거나 데리러 가려는 목적은 아니었다.

‘낮이니까.’

지금은 해가 중천에 뜬 낮.

이 시간에 내가 연두를 데리러 갈 일은 없었다.

그럼 뭐냐고?

오늘도 나름대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날이었다.

“후우..”

어린이집 앞에 도착한 나는 한차례 심호흡을 한 후에 벨을 눌렀다.

뒤이어 열리는 문.

교사 유미경이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반긴다.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초록.. 아니, 오늘은……”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는 대답했다.

“하하, 편하신 대로 불러주세요.”

그녀를 따라 나는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건 그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학부모 참관수업 때.

터벅. 터벅.

허나 느낌이 달랐다.

그때는 학부모 자격으로 온 거였지만 지금은 아니었으니까.

하나둘 눈에 들어오는 아이들.

그런 와중 귀에 들어온다. 연두의 목소리가.

“아, 아빠..?”

이 시간에 내가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표정이다.

하기야 얘기를 안 해 줬으니까.

옆에서 시은이도 놀란 표정을 머금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안녕, 얘들아.”

“.. 아저씨.”

“어허. 아저씨가 뭐니, 시은아.”

“...?”

혼란스러운 표정.

연두와 시은이를 포함해 아이들의 시선이 쏠린 틈을 타서 나는 얘기했다.

꽤나 위엄있는 목소리로.

“반가워. 나는 오늘 너희들에게 미술을 가르쳐줄 일일 미술선생님. 초록이라고 해!”

그렇다.

지금 이 자리에서만큼은 나는 연두의 아빠가 아니었다.

단비어린이집 아이들의 일일 미술강사.

이름하여 ‘초록’이었다.

***

“아저씨!”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얼굴을 보지 않아도 어떤 아이인지 알 수 있었다.

민우였다.

“아저씨가 왜 선생님이에요!”

쉽지 않구나.

처음부터 자질에 의심을 받다니.

애써 웃으며 나는 답했다.

“응? 왜냐니.”

“아저씨 연두 아빠잖아요!”

“그, 그렇긴 하지. 근데 오늘은……”

당황한 나를 대신해서 유미경이 조력자로 나섰다.

“오늘은 선생님으로 오신 거란다. 선생님이 초청드렸어.”

“.. 선생님이요?”

“그래. 민우도 알고 있잖니. 초록님 그림 실력은.”

“아.”

그 말에는 반박을 못한다.

확실히 소환숲 작화가라는 데서 오는 무게감이 있긴 한 모양.

다시금 위엄을 찾은 목소리로 나는 칠판 앞에 섰다.

“헤헤..”

어느새 상황파악을 마친 연두가 숨죽인 채로 배시시 웃고 있다.

좋은가 보다.

내가 선생님으로 어린이집에 온 게.

그런 연두의 모습을 보니 더 힘이 나는 기분이다.

“그럼 다들 선생님 볼까요?”

처음으로 교단에 선 어색함을 간신히 감추며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뒤따라오는 감격스러운 함성.

“네, 네! 선생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왜 지혜씨가 교사를 꿈꾼 건지 알 거 같은 기분이라 해야 하나.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즐기도록 하자.

나는 분필을 들고 말했다.

“오늘 선생님이 단비어린이집 친구들에게 똑같은 숙제를 하나씩 줄 거에요.”

“어떤 숙제요?”

“글쎄요. 어떤 숙제일 거 같아요? 민우가 한 번 얘기해 볼까요?”

호명받은 민우가 신이 나서 벌떡 일어난다.

“꿈 그리기!”

학부모 참관수업 때를 떠올려서 한 대답같은데.

민우답지 않게 예리했지만 틀렸다.

나는 웃으며 분필을 들었다.

“오늘 친구들이 그릴 그림은.. 이거에요.”

타닥. 탁.

이윽고 칠판 위에 새겨지는 두 글자.

분필을 내려놓고 옆으로 물러나니 앞에서 들려왔다.

한 아이의 목소리가.

“졸업...”

그 말대로였다.

내가 선정한 오늘의 미술수업 주제는 다름아닌 졸업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럴 만도 하지.

좀 더 명확하게 말해주기로 할까.

“곧 단비어린이집 일곱살 친구들은 초등학교에 가게 되잖아요?”

“네에.”

“그럼 어린이집을 졸업하게 되겠죠.”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을 향해 덧붙였다.

“뭐든지 괜찮으니까 숨기지 말고 자유롭게 그려보세요. 졸업하게 된 기분을,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을.”

조금 이를지는 모르지만 도와주고 싶었다.

단비어린이집 아이들이 후회없이 졸업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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