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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속 서큐버스-43화 (4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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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단은 한 명이 선동하는 것 치고는 빠르게 정비한 뒤에 옷을 다시 입기 시작한다.

용병은 용병이다. 돈을 버는 프로들이니만큼 상당히 철저하다.

“네가 전방, 니가 후방.”

“니가 전방으로 가. 내가 후방을 담당한다.”

“알겠어, 이놈아.”

일곱 명은 전부 친한 걸까? 겉모습으로 보면 최대 40대 후반에서 최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들이 모두 반말을 쓴다.

리더로 보이는 사람도 딱히 없다. 그들은 평화적인 의사결정을 하지만, 다소 난폭한 어휘를 사용하며 대화한다.

그래도 피로는 피로인지, 다들 물에 젖은 채의 옷을 입는 불만이 차오르는지, DMP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하, 그래도 역시 쉬는 게 나았어. 그냥 돌아가면 안 될까?”

“온 김에 한탕 해.”

“조심해라! 스켈레톤이다.”

“와, 진짜 뼈쟁이 언데드가 존재는 하는구나.”

일곱 용병은 세 스켈레톤을 바라보고 마주선다.

스켈레톤들은 분명히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 도망치라고 했지만, 대치하면서 바라보는 눈빛은 그게 아니다.

뭐, 실제로 눈이 있다면 말이지만…… 용병들의 수준을 알기 위해 세워둔 스켈레톤 세기다.

“저 녀석들은 우리 말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아니, 내가 알기론 이해한다고 해.”

“단번에 달려들어서 하나씩 처치하자.”

“그게 낫겠지.”

일곱 용병은 하나같이 다리를 웅크리고 방패를 쳐들며 돌진한다.

스켈레톤 셋은 당황하지 않고 곤봉을 강하게 휘두르지만, 방패에 막히고 그 틈을 타고 들어와 용병들이 스켈레톤을 공격한다.

하나하나, 단번에 처치하겠다는 그 전략은 확실히 스켈레톤에게 먹혀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다 같이 한 팀으로 일한 지 오래된 탓인지 연계가 매우 매끄러웠다.

몬스터를 상대하는 모험가로 치면 D나 E급이지만,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며 숨 쉰 용병들의 연계는 그보다 더 강하다.

“핫, 조심해라!”

“그래, 고맙다.”

전투 중에 잡담까지 섞어가며 여유 있게 스켈레톤을 각개격파한다.

용병들을 얕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스켈레톤 하나가 죽자 둘이 도망친다.

하지만 용병 중에 돌팔매질을 잘 하는 녀석이 있었는지, 돌덩이가 날아와 스켈레톤 둘의 다리를 무너트린다.

“앗 하, 좋았어.”

“명사순데? 빨리 저 녀석들도 처치해.”

“몬스터는 죽인 후에 마력석을 얻어가는 게 좋다고 들었어. 우리 그냥 전장에 나가는 것보단 던전이나 털고 다닐까?”

“좋은 생각인데? 이렇게 쉬운 던전이라면 용병 질보다 더 좋은 거 아니야?”

용병들은 순식간에 스켈레톤 세 구를 처치했다.

이번엔 상처도 거의 안 났고, 방패로 부딪혀서 팔이 살짝 저린 이 둘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부상이라고 칠 수도 없는, 내 측의 완패다.

“자, 이제 다음 방으로 가자.”

“그래, 이 기세를 몰아가야지.”

용병들은 다 같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나아간다.

선두에 선 두 명이 방패를 쳐들고 나아가다가, 바닥에 있던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자 위쪽에서 쇠뇌가 날아오고, 함정에 대해 대비가 되어있지 않던 용병 하나의 눈에 맞았다.

“읏…… 젠장.”

“뭐야, 이 녀석 눈에 이게 뭐야!”:

“횃불, 횃불!”

“하…… 이거 장님이 되겠구먼.”

화살을 조심스레 뽑아내자 확실히 눈구멍에 맞았다.

그 정도로 위험한 쇠뇌 함정은 아니었지만, 용병들의 키가 상당히 크고 건장했던 편이라 그렇다.

원래는 위협용으로 주위를 흩트리기 위해 위쪽으로 날아가는 함정이었다.

더 위험한 함정을 곧 밟게 될 터니까.

“아아악!”

“누구냐, 대체 뭐야!”

“함정이다! 함정!”

전방에서 뒤를 돌아보며 걷던 용병 하나는 스위치를 밟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 바닥에는 송곳이 잔뜩 달려, 떨어지자마자 꿰뚫리는 함정이다.

“아……야, 더 나가다 우리 개 망하는 거 아니냐?”

“일단 죽기 전에 끌어올려! 독이라도 묻어있으면 어쩌려고!”

“야, 이거 눈에 맞은 쇠뇌 화살은 녹슬었어, 이건 백프로 실명이다.”

‘하아~ 세이나 마스터님은 이런 함정들을 만들고 계셨군요.’

‘뭐…… 이렇게 심한 일이 일어날 줄 몰랐지. 저 녀석들은 왜 이렇게 큰 거야? 그리고 저 바닥함정엔 슬라임이 있어 절망을 주는 구조였는데 말이지.’

‘그래도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가 심어진 것 같네요. 함정만으로 DMP를 얻는 건 초보적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공포심을 심어줄 방법이지요.’

아리에타 언니가 설명했지만, 역시 게임에서 보던 것과는 실제로 보니 더 무섭긴 하다.

몬스터의 관념인지, 선입견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것이 섞여들어 무섭다는 감정이 조금 왜곡되어 약간의 즐거움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그리고 아리에타 언니가 말한 건 게임 내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함정의 팁이다.

용병들을 살펴보자, 용병들은 다들 초췌한 가운데 겁을 먹고 다들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벌써 포기한 것처럼 다시 왔던 곳을 살펴본다.

하지만 눈에 쇠뇌 화살을 맞은 이가 외치며 다시 사기를 끌어올린다.

“한쪽 눈 없어도 돼. 평생 애꾸가 되긴 했지만, 이걸로 겁먹는 녀석은 우리 용병단이 아니지? 함정에 빠진 저 녀석 끌어올리고 어서 가자.”

용감하다. 상당히 용기 있는 행동에 DMP 회복량이 갑자기 더뎌진다.

용병단은 그 부상입은 이의 행동에 용기를 얻고 다시 긍정적인 마음 상태로 돌아간 것 같다.

이들은 부상만 입힌 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꽤 장기전이 될 것 같다.

‘마스터, 조금만 마음을 꺾어주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아냐, 이번엔 내 몬스터들이 활약하는 걸 볼래.’

‘흠…… 이번에는 미궁이죠? 막다른 길이 있었던 지역. 어떤 걸 했는지 벌써 기대되네요, 귀여운 마스터.’

아리에타 언니가 자꾸만 귀엽다는 표현을 쓰는 게 나쁘다.

부끄러운 가운데, 용병단이 나아가자 다시 그들의 모습을 뒤쫓았다.

그들은 조금 더 조심스레 나아가며 함정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용병들은 모두 인간과 싸우는 데 익숙한 이들이기 때문에 함정을 제대로 제거하지는 않는다. 뭐 밟고 몸으로 제거한다는 느낌이다.

“아…… 엉덩이에 맞았어. 아픈데?”

“으하하, 엉덩이에 벌집이라도 만드나?”

“이게 농담할 거리냐? 소독약이나 뿌려.”

그래도 농담하며 돌파할 만한 함정들은 아니었는데, 조금 슬프다.

용병들이 더더욱 안쪽으로 들어오며, 복도에 순찰을 도는 스켈레톤 상급 병사 하나와 마주친다.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두뇌가 있기에, 함정을 이용할 것이다. 그렇기에 함정을 밟으며 부상당한 다섯 용병과 쌩쌩한 두 용병을 바라보고 검을 들이댄다.

“뭐야, 저거, 조금 큰데?”

“그래봣자 해골바가지, 아까 죽인 녀석들하고 다르잖나.”

“간다.”

멀쩡한 용병 하나가 달려들자,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스위치를 직접 밟는다.

동시에 뒷달음질치며, 용병은 그 함정에 뚝 떨어진다.

한 칸짜리 함정, 2m 아래로 떨어진 용병은 다리를 접질린다.

“으아앗!”

그리고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함정 하나를 더 건드려 쇠뇌 화살을 그 녀석의 머리 위에 박는다.

그 떨어진 용병은 그대로 쓰러졌고, 큰 부상을 당해서 아마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저거 뭐야!”

“보통 해골바가지가 아닌데?”

“끌어올려! 아니, 그 전에 저거 잡아!”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검으로 부상병 둘을 농락하고는 각각 다리와 팔을 잘라내 큰 부상을 입힌다.

큰 부상을 입은 용병들은 어떻게든 스켈레톤 상급 병사를 붙잡고, 멀쩡한 용병이 달려들어 잘라낸다.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반항하며 검을 휘두른다. 유일한 멀쩡한 용병이 검을 받아내지만, 스켈레톤 상급 병사가 자신의 몸을 내밀며 검을 흘려내고, 그 상대의 심장에 검을 찌른다.

빠르게 용병이 받아냈지만, 살짝 흘리는 정도밖에 되지 않아 팔에 큰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몸을 바치고 공격했던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용병에게 상처를 입히고, 뒤에서 나타난 큰 부상을 입은 용병 둘에게 죽어버렸다.

혼자서 세 명의 큰 부상 용병과 네 명의 부상입은 용병을 만들어냈다.

스켈레톤 상급 병사는 DMP로 얻을 수 없지만, 용병들의 사기를 크게 꺾어 그 가치를 다했다.

“마력석 회수하고…… 우리 이제 도망갈까?”

“저 녀석들은 어떻게 해?”

“젠장, 니들 여기까지 와서 보물상자 하나 못 봐? 던전에는 보물상자가 있다고 한다고!”

하긴, 그들의 앞에 있는 갈랫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보물상자가 있는 막다른 길이 있다.

인간 기준으로는 금화나 은화 등이 있는 보물상자. DMP 1500개로 불러내는, 피자 150판 가치의 보물 상자이니 용병단의 5일 치 급여 정도는 될 것 같다.

“미쳤냐, 목숨이 먼저다. 일단 돌아가서 회복하고 다시 공략해!”

“그래, 큰 부상을 입은 녀석을 엎고 간다. 넌 손이 남으니 후방을 살펴봐.”

“그래.”

용병들은 세 명이 걷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역할을 빠르게 분담하여 후퇴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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