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패배
* * *
한예린과 대화를 나눴다. 결론은, 빠르게 나왔다.
김태호정도면, 바람섹스해도 괜찮다고.
한예린은, 기대 때문인지, 아니면 긴장이 돼서 그러는 건지 수업 시간 내내 옆자리인 김태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의도적으로 피하며 발만 동동 구른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3일차.
내 인내심은 한계까지 몰렸다.
이 이상은 기다려 줄 수 없다. 그냥, 빨리 여친이랑 김태호랑 섹스하게 만들고, 나는 직관하며 김태호의 볼품없는 자지를 보고 비웃으면 끝나는 일이다.
김태호의 자지가 내꺼보다 크면 어쩌지? 같은 걱정은 하지도 않는다. 귀찮아서 확인도 안 했다. 그래 봤자, 김태호. 그래 봤자, 강아지니까. 애초에, 확인한다는 게 노골적으로 내 물건과 비교를 하려는 것 같아. 내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남기니까.
오늘, 방과 후에. 김태호를 부를 것이다.
책상에 샤프를 신경질적으로 탁탁 쳐댈쯤이면, 하늘은 노을에 먹혀 진한 오렌지색을 띠고 있었다.
김태호를 불렀다.
우리의 부름에, 김태호가 눈앞에서 서서. 바보같이 멀뚱멀뚱, 가만히 있다.
보는 게 꼭,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강아지 같다.
이제는, 말 하면 된다. 여친이 입을 열기를, 그 단어를 뱉기를 기다린다. 나도, 이 짓거리가 부끄러운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답답한 침묵이 10분이상 지속이 되니, 나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태호 씨."
운을 띄운다.
이 대화 이후로, 김태호와 한예린은. 내 눈앞에서 섹스할 것이다. 그리고 바람섹스에 실망한 한예린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거다. 앞으로의 섹스를 위한, 잠깐의 일보 후퇴다.
"어, 으, 그, 무슨 일이시죠?"
당황한 듯 어버버 거리며 대답하는 모습에, 웃음이 목젖까지 올라온다. 병신 같다. 언제나 병신 같고 또, 오늘도 병신 같으니까. 섹스도 병신 같겠지. 조금은 기대된다. 김태호의 새끼손가락만한 자지가 여친의 보지 안을 깔짝깔짝 거린다니, 실망한 한예린의 표정이 기대된다.
"오늘은... 그, 아니... 부탁할 게 있어서 부른 겁니다.
웃을뻔했다. 안절부절못하는 게 꼭 똥 마려운 개새끼 같다.
"빠르게 결론만 말할게요."
때가 다가오니, 나도 모르게 몸이 떨린다. 이제, 섹스하는거겠지? 남친을 두고 말이다. 참아야 한다. 그다음은 내 차례니까. 고개를 돌려 여친을 바라본다. 서로 눈빛이 교환된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이지 않아도 되는데... 아니, 아니다. 어차피 거쳐가야만 하는 길, 마음을 강하게 먹는다. 상대가 김태호니까, 괜찮아. 결연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돌려 김태호를 바라본다.
"저는... 당신이 내 여친을 따먹어 줬으면 합니다."
말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역시,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예?"
김태호가 바보같이 반문한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겠지. 나도 모르겠다.
"그 말 그대로예요."
뒤에 있던 한예린이, 진지한 표정으로 김태호를 바라본다.
"저는, 김태호가, 제 남친이 보는앞에서.
저를 따먹어 줬으면 해요."
아아, 때가 왔다. 그 말을 들으니, 내 자지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천천히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벌써, 기분 좋은 흥분이 허리 말단에서부터 퍼져나간다.
"그, 그, 따먹는다는 거는..."
섹스다.
"섹스."
김태호의 표정이 당황과 충격으로 우스꽝스럽게 망가진다.
"성교, 교접, 교미, 자지와 보지."
여친의 입에서 천박한 말들이 쏟아져나온다.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그녀는 김태호와 하는 섹스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조금 화가 났지만, 괜찮다. 결국, 다시 내게로 돌아올 테니까.
"저는, 당신이 제 남친이 보는 앞에서, 제보지를. 자지로 따먹어 줬으면 해요."
이제는, 김태호가 동의만 하면. 둘이 섹스하게된다. 내가 보는 앞에서. 찌릿하고, 쾌감이 자지를 위로 올려친다. 더없이 싫지만, 이토록 기대되는 기분은 뭘까.
"싫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외 였다. 싫다고 했다. 가슴에 차오르는 안도감에, 다리가 풀릴뻔했다. 동시에, 발기됐던 자지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다. 역시, 하지 않는 게 나을까? 이 안도감에, 중독될 것 같다.
"네?"
여친이 당황하며 반문한다.
"저는 이미 임자가 있는 몸입니다. 다른 여자를 안을 수 있을 리 없습니다."
맞다. 백번천 번 맞는 말이다. 나도 김태호의 말에 동의를 하고 싶다. 고개를 돌려 여친을 바라본다. 다행이라는 감정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 나와 달리, 그녀는 조금, 화가 난 것 같다.
아, 여친은 멈출 생각이 없구나.
그 사실에 조금이지만, 가슴이 아프다.
"여자 친구가 있었나요?"
"네."
"..."
"그래서, 저랑은 섹스하기 싫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대답한다. 김태호의 눈빛에 강한 의지가 깃들어, 진심을 말하고 있다. 내 자지가, 더더욱 쭈그러든다. 내 눈초리가, 아주 살짝이지만 아쉬운 듯 내려온다. 살짝이지만, 흠칫 몸을떨며 표정관리한다. 내가, 내가 왜 아쉬워하는 거지? 이상하다. 아쉬워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그런데 왜?
"그, 제 남자 친구도 괜찮다고 했는데. 정말 섹스하기 싫나요?"
"물론입니다."
결연한 의지로 김태호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내 여친과 대치한다. 여친의 표정을 살핀다. 그녀는, 화가 났다. 진심으로, 김태호와 할 생각인가 보다. 내 자지가, 다시 한번 위로 올라온다. 아주, 아주, 살짝이지만. 기대되는 이 마음을, 나는 숨길 수 없었다.
"하아..."
여친이 머리에 손을 집고, 신경질적으로 한숨을 내쉰다.
"당신, 제가 어느위치에 있는 사람인지 아시나요?"
이 뒤는 전부 예상대로였다.
김태호는, 굴복했고.
개장수에 잡힌 동네 개새끼처럼, 우리에게 붙잡혀.
침실에 도착했다.
*
*
*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흥분한 여친이 우리들의 옷을 강제로 벗긴 건 좋다. 다른 남자와 섹스한다는 사실에, 그렇게 흥분했다는 게 조금은 화가 났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와..."
김태호의 좆이,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는 것에 있다. 멀찍이, 의자에 묶여 그 커다란 양물을 바라본다. 절로 나와 비교되는, 압도적인 크기. 그걸 본 나는...
흥분했다.
아직 전부 발기하지도 않은 그 자지는, 못해도 내 두 배는 되는 것 같다. 내 자지는, 11cm. 저것은 못해도, 22cm는 되는 것 같다. 그야말로, 압도적. 그 크기에 대항하듯, 내 자지가 신경질적으로 발기한다. 아플 정도로 발기된 자지에서, 벌써 쿠퍼액이 흐르기 시작한다.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여친이, 저 자지에 박힌다면. 돌이킬 수 없, 다고.
당장에라도, 그만하자고 말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입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내 자지가 껄떡대며, 쾌락을 원한다. 내 자지가, 이 상황을 원한다. 내 자지가,
김태호와 여친이 섹스하기를, 원한다.
"읏, 강아지 주제에... 의, 뜻밖에 크네요."
여친도 당황한 눈치다. 싫다고, 거절하겠지? 의미 없는 기대를 건다. 이제, 그만하자고 말해야 하는데
"오오..."
내 입은, 실없는 감탄만을. 말한다. 파리해진 입술과 달리, 상기된 얼굴. 다리 사이로 몰린 피가, 입을 가로막는다. 머리에, 피가 부족하다.
"하아하아... 석현아. 잘 봐? 내가 자지빠는 모습♡"
아니, 안 돼. 그러면, 안, 되는데...
"으, 으응."
그래도 된다고. 말해 버렸다. 충격에 고개가 까딱까딱거린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 그저 미뤄오고 또 미뤄오던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니, 나는 바보처럼. 숨 쉬는 것조차 힘이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남자의 본능이 말한다. 저 자지는,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길 수 없는.
남성성의 극한이라고.
그 사실이 치욕적이면서도, 동시에 흥분되는 자신에, 더 없는 자괴감이 나를 덮친다. 이제, 그녀는, 김태호의 자지를, 나보다 훨씬 큰 자지를. 내 앞에서, 빨겠지?
"츄릅, 읍, 츕, 후웁."
한예린의 입이 자지에 닿는 순간부터, 들어왔다 나오는 순간까지. 그 모든 순간이 내 심장을 고통으로 찌른다. 하지만 내 좆은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쾌락에, 기쁨에, 몸서리친다. 그녀는, 좆은 끝까지 삼키지도 못했다. 너무나 커서, 뿌리까지 닿지도 못 해 기껏해야 3분의 2정도가 최대다.
나와는, 다르다.
진득히 올라오는 패배감에, 다시 한번 내 자지가 반응한다. 마치 청개구리같다. 감정과는 정반대로, 흥분하는 자지.
"츄읍, 츕, 날름, 하읍."
고통스럽다. 동시에, 흥분된다.
"아, 아아..."
내 입이 바보 같은 소리를 낸다. 흥분을 감추지 못 하는 목소리. 그것이 부끄러워, 숨기려고 하지만. 몸이 내 의지를 무시한다. 그저, 지금, 이 상황을 즐기라고 말한다. 허리가 들썩들썩거린다. 고통과 쾌락으로.
"츕...♡ 하아... 봐봐? 석현아."
한예린이 나를 부른다. 아아, 설마. 아니지? 예린아. 아니지? 그러지 말아줘.
"아까보다 커졌어..."
제발.
"못해도 너보다 두 배는 되는 거 같은데?♡"
비교하지, 말아줘.
미쳐 버릴 것 같으니까.
얼굴이 터질 것같이 달아오른다. 그 얼굴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용광로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커다란... 분노, 후회, 패배감, 상실감. 그리고 그보다 압도적으로 큰.
미칠 듯한, 쾌락.
"흣, 아아..."
가슴 한곳을 굴삭기로 후벼 판것 같다. 비어진 가슴과 달리, 내 자지는, 쾌락으로 채워진다. 그야말로, 등가교환. 잃은 만큼, 돌아오는 쾌락.
여친이, 한예린이, 나를, 바라본다.
"이게 만약."
아.
"내 보지에 들어온다면..."
아아...
"어떨까?♡"
아, 아아...!
알 수 있다. 들어간다면. 그녀가 김태호의 자지에 박힌다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예상할 수 있다. 아니.
확신, 할 수 있다.
그녀는, 나 따위의 허접자지는 잊고. 쉴세 없이 김태호와 섹스하며, 나와 김태호의 자지를, 비교하면서. 두 번 다시는, 내게로 돌아오지 않겠지.
멈춰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멈춰야 한다.
빼앗기고... 싶지 않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니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니, 제발.
"네 작은 실좆으로는 만족하지 못 할지도 몰라♡"
그런 말, 하지 말아줘.
내가.
멈추지 못하니까.
"그래도 괜찮지? 하웁♡"
한예린이, 다시 김태호의 거근을 문다.
"후읍, 츕, 웁 하브읍, 츄릅, 츕 쥬읍, 하읍"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 고속으로 김태호의 자지를, 입술과 혀로 자극한다. 아, 나도 저 자극을 안다. 여친이, 내게 해주던. 고속펠라. 내게만 해주던 것을, 다른 남자에게, 그것도 적극적으로 해준다. 아아, 곧 있으면 싸겠지. 진한 정액을, 그 입을 받겠지. 내 정액이 아닌, 다른 남자의 정액을...
내 자지가, 부들부들 떨린다. 분노로 떨리는 것이 아닌, 쾌락을 참지 못해 떨린다.
"크으읏."
김태호가, 짧은 단말마를 뱉으며. 사정한다. 울컥울컥하고, 진한 정액이, 내 여친의 목울대를 친다. 꿀렁꿀렁하고 넘어가는 정액을 전부 입으로 담지 못해, 약간이지만 여친의 입 밖으로 삐져나와 바닥을 적신다.
정액의 양 마저, 압도적이다.
진한 패배감에, 몸을 부들, 떤다.
"우읍...! 큽 하읍, 꿀꺽 하으... 읏♡ 너무 진해."
여친이, 조금은 괴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 괴로움은, 기분 나쁜 괴로움이 아니다. 쾌락에 떠는, 기분 좋은 괴로움이다. 여친이 힐끔, 나를 바라본다.
"내 남자 친구는 이렇게 많이 안 나오는데♡"
그 말에, 내 자지가 반응한다. 심장이 고통스럽다. 하지만 점차, 고통이 희미해져 간다. 그리고 그 자리를. 흥분과 쾌락이 채운다.
"아아..."
기분, 좋다.
좋아해서는... 안 되는데.
기분이, 좋다.
"후읏, 하아... 봐봐? 석현아. 전부 삼켜 버렸어♡"
흥분되는 기분에,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예상하게 된다.
오늘, 이곳에 온 목적.
"이제는 섹스할 차례야. 잘 봐줄 거지?♡"
섹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 잊고 싶은 사실이.
나를 깊고 깊은 쾌락의 수렁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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