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통화중
* * *
아카데미가 끝나고. 하늘이 노을에 물들었다.
평일의 마지막 날, 금요일이 끝나가니.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덧 없게 느껴진다.
8월 18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략 10일 정도. 나는 그 정신 나간 커플이랑... 강제로 섹스했다.
최악의 8월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예전의 2019년으로 돌아가고 싶다. 차라리 괴롭힘받는 게 좋지. 강제로 보지에 좆을 박는 경험은 또 하고 싶지 않다. 나중에 여친이 한국으로 온다면, 차라리... 도망치고 싶다. 지금의 나는 더럽혀 졌으니까. 정말이지... 2020년은 최악이다.
이제, 곧 있으면 9월이다.
이딴 관계를 끝내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그 커플들이 나를 놓을 것 같지는 않다.
온몸에 파스를 붙였다.
찢어진 근육들이 천천히, 원래 자리를 찾아간다. 아프지만, 그래도 괜찮다. 나만 아픈 게 아니니까.
한예린 만큼은 아니다.
나는 버티고 버텨 승리를 찾았다면, 한예린은 속절없이 패배했으니까.
용암이 구름 위를 가득 채웠다. '볼케이노'라고 하던데... 사실상 화산이나 다름없었다.
한예린도 온몸이 망가졌다.
아마 회복하는데 못해도 하루, 빠르면 반나절 동안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이건... 의외의 희소식 이었다.
야외섹스가. 하루 밀렸다.
"...하아."
온몸이 뻐근하다.
핸드폰을 꺼낸다. 오랜만에 휴가를 나온느낌이다. 적어도 오늘은. 돌아가면서, 집에 도착하고서, 침대에 누우면서까지 여친과 대화할 수 있다.
내 핸드폰이 다시 한번. 존재의 의미를 되찾았다.
입에 싱글벙글하고, 미소가 걷히지 않는다.
"뭘 보길래 그렇게 신났어?"
옆에 사람이 끼어든다. 이 목소리는
"뭐, 뭐야? 나한테는 안 보여주는 거야?"
오늘 나와 싸운. 이아린이었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는, 한쪽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핸드폰을 재빨리 끈다. 여친이랑 같이하는 문자는... 조금 보여주기 곤란하다. 내가 생각해도 부끄러울 정도로 사랑이 진하기에. 그, 조금... 힘들다. 보여주기가.
"에휴. 아니다 됐어. 야, 오늘 잘 싸웠다."
이아린이 내게 손을 건넨다. 뭐지?
"아니, 뭔. 아무것도 안 해? 악수하기 싫냐?"
악수였다.
당황에 재빨리 이아린의 손을 붙잡는다. 살짝이지만 시원한 게, 냉장고에 넣었다가 뺀 느낌이다. 섹스때문에 강제로 쥐는 손이 아닌, 단순한 악수다.
"하아... 역시 강하구나... 나보다."
손을 놓는다. 이아린이 조금이지만... 침울해 보인다.
"아니, 그건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겁나 벅찼다.
집채만 한 빙룡과, 사방을 에워싼는 예티들. 아무리 때려도 부서지지 않는 얼음갑주. 어디 하나 공략하기 쉬워 보이는 요소는 없다. 나도 간신히 머리를 굴려서, 간신히 따낸 승리니까. 저렇게까지 침울해할 필요는 없다.
"응?"
"솔직히 말하면... 존나 강했다. 너."
"으응?"
이아린의 얼굴이, 조금이지만 붉어진다.
부끄러운 건가. 고개가 살짝이지만 내려간다. 이아린이 눈을 살짝 치켜들고 나를 바라본다. 손이 조금씩 꼼찌락거린다.
"지, 진짜...?"
"응."
역대급으로 강했다.
다시는 싸우고 싶지 않다. 만약 그때 가속마법에 실패했다면, 필시 내가 패했을 것이다.
"그래...? 히히. 언니만큼은 아니어도... 조금 강하구나. 나."
"언니?"
여기서 왜 언니가 나오지?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그, 칭찬해 줘서 고, 고맙다?"
이아린이 어색하게 웃는다. 이아린이 우물쭈물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 우리... 친구지?"
친구...?
그렇지?
만난 지 일주일도 안지났지만, 이 정도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다.
아카데미는 워낙 신분만 높지 머리에 똥이 들어찬 새끼들이 많아서, 솔직히 말해 친절하고 마음만 잘 통하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다.
오늘 대화도 재미 있게 했고, 지고 난 뒤에 뒷끝도 없고. 심지어 성격은 털털하기까지 하니, 친구로서 최고다. 왜... 나랑 친구가 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아가 말한 것처럼. 마음만 잘 통하면, '그냥'이여도 상관이 없지 않나?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 그치!? 우리 친구지!"
이아린이 갑자기 활짝 웃는다. 그러곤 갑자기 내 양손을 붙잡는다. 그리고 손을 흔든다.
"아... 아! 맞다! 그러고보니너펜리르잡는다고했지!?"
손을 더 빠르게 흔들기 시작한다. 무, 뭔 뭐야?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쩐지 붉어진 얼굴로 이아린이 나를 바라본다.
"아, 아티팩트... 필효하지 않아!?"
이아린이 혀를 씹는다.
아티팩트?
있으면 좋다.
좋은 아티팩트라면, 전력이 못해도 배는 뛸 것이다. 마나를 활성화시켜, 효율을 극대화시키니까. 못하던 것들도 할 수 있다.
근데, 왜, 갑자기? 아티팩트 얘기를 꺼내는 거지?
설마.
"나 주려고?"
이아린이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얼굴이 붉어진 채로.
"내가... 며칠 전에 뭐라도 사준다고 했지?"
"어? 응."
음... 확실히 그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다음 주에 줄게!"
"뭐?"
"월요일에 보자!"
이아린이 내 손을 놓고 재빨리 복도를 빠져나간다. 내 손을 보니, 땀으로 축축하다.
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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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다.
말해 버렸다.
리무진에 타자마자 핸드폰을 꺼내서, 가문의 아티팩트 총괄담장자에게 전화한다.
[아린 아가씨 어쩐 일로]
"아티팩트! 아티팩트 당장 만들어!"
[아, 아린 아가씨? 어떤 아티팩]
"씨, 내가 파일 보내줄게! 이번 주안에 다 만들어야 한다! 어!! 꼭이야!!"
[네, 네? 아린 아가씨]
뚝.
전화를 끊는다. 대충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기능들을 담당자에게 공유한다. 언질 해 두었으니 이번 주 안에 완성할 것이다. 인력은 충분하다.
솔직히 말해서,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
일단 주고 생각하자. 뺏는다면 그때 따지면 될 일이다.
그럼... 다음주에 보자!
*
*
*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하야 통화하는 건... 오랜만이지?"
나는 지금, 여친과 통화를 하고 있다.
[아빠가 하도 뭐라 하니까....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너무좋다. 후흐흐.]
내 입이 천장에 걸려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행복하다. 오직 행복밖에 없다.
내가 그 미친커플들 이랑 강제로 섹스를해도, 나는 버틸 수 있다. 적어도 그녀가 화면 넘어에 있기에.
서하의 목소리가 귀를 타고 반고리관으로 들어와 내 마음을 가득 채운다.
[너가 아카데미는 잘 다닌다고 말해서... 엄청 큰 걱정은 안 하지만, 그으...]
[혹시... 다른 여자 만나는 건 아니지? 흠흠!]
서하가 장난스럽게, 내게 바람의 유무를 묻는다.
행복에 절어 있던 표정이 급격히 굳는다.
다, 다다, 당황하지 말자! 조금도 실수해서는 안 된다. 마음속으로 심호흡을 한다. 내가 한예린이랑 강제바람섹스하고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아주 약간도, 죽어도 들켜서는 안 된다.
내 머리를 스치는 기억.
'태호야, 여기까지야. 연락하지 마'
한번.
내 생애 단 한 번.
서하와 크게 싸웠던 적이 있다.
내게는 이성친구가 있다. 아니, 있었다. 아주 옛날에, 서하와 사귀고 나서 한 달이 채 넘지 않았을 적, 내가 서하에게 연락하지 않고, 남자들과 여자들끼리 어디 여행을 간적이 있다. 그때의 나는 어려서, 사하에게 연락을 '안'하고 서하와 다른 '여자'와 어딘가를 놀러간다는 것에... 그닥 큰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태호야. 잠깐 나 좀보자.'
평소와 다른, 냉랭한 목소리.
머리가, 아프다.
지금생각해도 그때의 나는 철이 없었다. 여친을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 무관심의 결과는 냉혹했다.
'태호야, 지금 너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지금 생각해도, 살이 떨린다.
그때, 삼일간 여친과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나를 향한 무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무시를 참기란, 정말로, 죽어도 참기가 힘들었다.
내가 미안 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다음부터는 연락하고 간다고. 웬만해서는 여자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어울린다고 해도 네게 알려주겠다고 사과를 반복해서, 겨우겨우 화해를 했다.
나는, 딱히 변명할 수 없었다.
여친은 내게 모든 걸 보고했으니까. 어디를 가면, 어디를 간다고 말하고. 누구와 있다면, 누구와 있다고 말하고. 내가 걱정하면, 그 사람과 만나지 않았으며. 내가 싫어하면, 그 사람과는 연락을 끊었다.
진득한 사랑.
내 여친은, 진심으로, 무거운 사랑을 하고있었다. 가벼운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그때의 나는 바보였다. 내가 원한다면, 최대한 들어 주려고 하고. 내가 싫어한다면,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내가 받는 만큼. 나도 서하에게 '사랑'을 주었다.
그렇다고, 사람이 꽉 막혀 있지도 않았다.
서하는 '존중'을 알고 있었다. 그 상황이 불가피하다면, 서하는 이해했다. 목적과 이유가 뚜렸 하다면, 서하는 그것이 자기 맘에 들지 않더라도. 나를 응원해줬다. 내가 가는 길이, 펜리르를 죽인다는 어처구니없는 길이여도. 서하는 끝까지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존중과 배려.
서하는 이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 약간의 우직함까지. 내가 만나 본 사람 중 최고이자, 최고의 여친이다. 아니... 최고의 여친인지는 모르겠다.
서하는, 내 첫 여친이자. 마지막 여친이니까.
두 번째는 있을 리 없다. 아니, 내가 그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내게는 오직 서하뿐이니까. 비교할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런 서하라도 끝까지 용납하지 못 하는 것이 있다.
바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
다른 여자와 정을 나누는 것.
이것만큼은, 절대로, 물러섬이 없다.
'연락하지 마.'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들켜선 안 된다.
[...태호야?]
"아무 일도 없어. 잠시 버스 노선표 보느라 정신이 없네."
마음을 가다듬는다.
나는 지금 절에 있다. 절바닥에 앉아, 고요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잊는다. 나는, 바람피지 않았다. 지금 만큼은. 나는 평소대로다. 할 수 있다.
"서하야. 내가 너 말고 다른 여자를 만날리가 없잖아"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말한다.
내게는 오직, 너뿐이다.
유서하.
[알고 있어. 바보야. 히히.]
서하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안도감에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정신력을 쥐어짜 참는다.
[나도 알아. 너가 나 엄청 사랑한다는 거.]
[그냥 장난으로 물어본 거야. 그런데... 이렇게 진심으로 말해 주니까...]
조금, 기쁘네.
히히 하고. 서하가 멋쩍게 웃는다.
그 웃음에 나는 더없이 행복하지만...
역시 조금은, 마음이 아프다.
나는 이미. 더렵혀졌는데.
[아... 아빠왔다. 미안 해...]
"으응? 아니야아니야!"
멋쩍게 웃는다. 이제 여기까진가 보다.
[나 내일은 시간 있으니까, 그때 연락할게.]
"...그래."
[태호야.]
"응?"
[사랑해.]
화면 너머로, 쪽하고. 소리가 들린다.
"서하야. 나도..."
사랑해.
그 말을 끝으로.
뚝.
전화가 끊긴다.
그리고 멈춘버스에서.
문이 열린다.
"하아..."
짧지만 행복했다.
내일도... 통화할 수 있겠지?
*
*
*
평일의 끝. 주말이 찾아왔지만.
나는, 조금도 쉴 수 없었다.
"빨리오세요. 강아지."
나는 지금... 한예린과 같이.
"드세요. 빨리."
백화점에서, 쇼핑하고있다.
야외섹스한다더니, 갑자기 짐꾼이 되어 한예린이 사는 물건들을... 전부 들고 나르고 있다. 씨발 진짜 중노동이 다름이 없다. 옆에 있는 김석현이 물건을 몇 개 들어 주려고 해도, 한예린이 이를 거부한다. 아니 왜 이러는 거야.
한예린이 멈춰 선다. 나는 들고 있던 짐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멈춰 선곳은, 속옷 매장.
"이 속옷. 괜찮네요."
한예린이 속옷을 고르고 있다.
"어때요? 강아지. 나쁘지 않죠?"
한예린이 속옷을 내게 보여 준다. 이건...
그냥... 검은 천 쪼가리 아닌가?
조금 위험한 란제리다. 이런 옷을 한예린이 입었다가는, 가슴은 다 가리지도 못하고. 옆으로 튀어나올 것이다.
"이거 봐요 강아지. 아래가 뚫려 있어요."
신기하네요.
한예린의 말에 팬티를 본다.
뭐냐... 이게?
아래가 없다. 정확히는, 보지를 가리는 부분이 잘려 있다. 이런 걸 입었다가는 음부가 전부 노출될 것이다.
"한 번 입어 봐야겠네요. 강아지."
"예?"
"따라오세요."
네?
한예린이 나를 잡고 탈의실로 끌고 온다.
한예린이 남친과 눈을 마주친다. 돌아보니, 남친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뭐, 뭔짓을 하려고...?
탈의실의 커튼이 열리고, 한예린이 나에게 몸을 밀착한다.
"가만히 있어. 강아지♡"
풍만한 가슴이 나를 압박한다. 그 느낌에 절로 반응하는 자지가, 위로 솟구친다. 한예린이 마스크와 썬글라스를 벗으면서 나를 쳐다본다.
"반응이 좋네. 강아지. 이제 벗을 거니까... 도와줘?♡"
한예린이 옷을 벗기 시작한다. 씨, 씨발 잠시만. 여기서 한다고?
"자, 잠시만!? 저."
"빨리 벗겨줘. 안 그러면... 알지?♡"
한예린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씨이발 진짜 미쳐 버리겠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예린이 외투를 벗는 것을 도와 준다.
"후우... 다음은 블라우스야♡"
한예린이 내 손을 잡고 블라우스의 단추쪽으로 옮긴다. 단추를 손으로 하나하나, 풀기시작한다. 단추를 중간까지 풀다가, 내 손등이 한예린의 젖꼭지와 부딪힌다.
"하읏♡"
한예린의 표정이, 살짝이지만 풀린다.
착잡한 마음에, 입술을 깨문다. 재빨리 한에린의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옷을 벗긴다.
"이제...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 차례야. 강아지♡"
우물쭈물거리는 내 손을 한예린이 붙잡고, 묵직한 가슴 위에 올려놓는다.
"하아하아하아...♡"
한예린의 표정이 반쯤 풀려 있다. 씨발, 모르겠다. 빨리 풀기나 하자. 근데, 잠깐만. 이거 후크가... 앞에 없는데.
"강아지... 안 그래도 조금, 가까이 다가와야 할 것 같은데...?♡"
한예린이 나를 보고 웃는다. 아무래도 후크가, 등에 있나 보다. 점점 그림자가 지는 마음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하아... 나는 앞으로 다가가 한예린의 등에 손을
"츄릅, 훕♡"
한예린이 갑자기 내 목을 끌어안고, 키스한다. 당황에 한예린을 밀쳐 내려고 하지만 그럴 수록 더 강하게 끌어안는다. 혀와 혀가 이리저리 섞이며, 야한 소리를 낸다. 씨발.
"푸하 후읏, 후... 강아지, 단단해졌네?♡"
이제, 브래지어 벗겨줘♡
한예린이 나를 녹은 눈으로 쳐다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 담담히, 받아들여라. 아무래도 한에린은...
이 탈의실에서, 섹스할 생각인가 보다.
빨리, 빨리 끝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조용히 끝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이런 백화점같은 장소에서 '마법'을 쓰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가 되어 있다.
가령, 마물이 튀어나온다던지, 괴한이 칼을 들고 사람을 협박한다든지 같은 특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원천적으로 마법과 초능력의 사용은 불법이다. 이것이 허용되는 범위라고는... 국가가 정한 해가 없는 아티팩트나, 아카데미 안 정도뿐.
지금 내 머리 위 천장에는... 탐지기가 설치되어 있다.
마법과 초능력을 탐지하는. 고가의 탐지기가. 바로 위에 있다.
마나를 조금이라도 밖에 흘려보낸다면, 밖에서 종업원이 아닌 경찰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안 풀거야?"
한예린이 나를 노려본다.
조금도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나는 나오려는 한숨을 참고, 한예린의 등에 있는 후크를 푼다. 그 순간. 퉁 하고. 한예린의 브래지어가 앞으로 튕겨 나간다. 풍만한 가슴이 내 눈에 전부 들어온다. 선분홍색 젖꼭지가 빨딱서,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나도.
자지가 발기해, 바지를 뚫으려 하고 있다.
"이런... 괴로워 보이네♡"
한예린이 나 한테 몸을 밀착하며 자지의 귀두 부분을 손으로 잡는다.
"강아지. 내 옷 벗겨 줬으니까... 이제 나도 벗겨줄게?♡"
한예린이 내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린다음. 펜티를 벗긴다.
한예린이 좀 더 내게 몸을 밀착하며 나를 벽에 등을 기대겠금 만든다. 그리고 한예린은 내 자지를 붙잡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한다. 천박한 물소리가, 작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인정하기 싫지만... 진짜, 미친 듯이 기분이 좋다.
"후흐... 이러면 더 괴롭지? 걱정하지 마 강아지... 싸면 전부 편해지니까♡"
한예린이 손을 움직이는 속도를 높인다. 찰박찰박 쯔걱쯔걱하고, 쿠퍼액과 손바닥이 만나 끈쩍끈쩍하게 달라붙는다. 내 허리가, 자꾸만 움찔거린다. 정신이 조금씩... 흐려진다.
"빨리 싸자? 강아지. 빨리 싸버려서 시원해지자♡ 조금씩 커지는 게 느껴져... 빨리, 싸버리자♡"
한예린이 좀 더 내 쪽으로 몸을 밀착하며, 내 귓가에 얼굴을 들이민다.
"아기주머니에서 만든 아기씨앗...♡ 얼른 내 손안에 퓻퓻 하고 싸줘?♡ 새하얀 좆물로 내 손을 더렵혀줘♡ 빨리... 빨리잇...♡ 참지마? 강아지. 참으면 안 돼? 전부, 전부 싸버려..."
내 손에. 전부.
한예린이 계속해서 내게 야한 말을 속삭인다. 안 된다. 이대로는, 참지 못한다. 아기주머니에서 아기씨앗이... 점차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 이제 슬슬..."
한예린이 손을 위로 올려 기둥이 아닌 귀두를 잡는다. 그리고 빠르게 귀두를 계속해서 자극하기 시작한다. 쯔북쯔북, 찌극찌극과 같은 물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이제... 참을 수 없다.
꿀렁꿀렁하고, 내 자지의 끝트머리에서. 새하얀 아기씨가 나온다. 동시에, 한예린이 내 귀두의 끝을 손바닥을 감싸, 앞으로 분출하는 것을 막는다. 눅진눅진한 하얀 액체가... 바닥 아래로 떨어져 투툭, 툭, 주륵같은 야한 소리를 낸다.
5초가량이 지나자. 사정이 끝난다. 아래는 이미 하얀색으로 얼룩져, 밤꽃 냄새가 가득하다.
"후읏, 후으, 하아... 야한냄새... 내 손이 하예졌어... 흐읏♡ 맞다 강아지..."
한예린이 나를 부른다. 한예린이 손짓으로 내 옆을 가리킨다.
"저 란제리... 입혀줄래? 내가 손이 이래서... 잡으면 더러워지잖아♡"
한예린이 싱긋하고 웃는다.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란제리를 들고 한예린한테 다가간다. 한예린이 뒤를 돈다. 내가 뒤에서 한예린을 안는 방식으로 브래지어를 가슴에 씌우고
"앗♡ 흣♡"
내 발기 자지가 한예린의 엉덩이에 닿는다. 아직 정액이 남아 있어, 한예린의 청바지에 조금이지만 정액이 묻는다.
...무시하고 한예린의 등에서 후크를 잠근다.
한예린이 뒤를 돌아본다.
"이건 그냥... 천 쪼가리네♡"
한예린이 얼굴을 붉히면서 웃는다. 한예린이 나와 눈이 마주친다.
"강아지. 앉아♡"
젖치기 해 줄게♡
나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다 벗지 못해 발에 걸려 있는 바지가 불편하다.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바지와 팬티를 끝까지 내리고 벗는다. 내가 자리에 앉자 한예린이 내 사타구니쪽으로 다가와 자지를 핥는다.
"츄릅, 훕, 우읍, 낼릅, 츄웁, 후웁♡"
쾌감에 허리가 덜덜 떨린다. 손으로 입을 막아 신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는다. 장난 아니게 기분이 좋다.
"푸하"
한예린이 입으로 물던 자지를 뺀다. 끝까지 발기한 자지가 내 맥박에 따라 움찔움찔하고 떨린다. 굵은 핏줄이, 위협적으로 튀어나와 있다.
"이제... 할게?♡"
한예린이 침과 쿠퍼액으로 범벅인 내 자지를, 젖가슴으로 감싼다. 느껴지는 따듯함에 다리가 움찔힌다. 다른 건 다 몰라도, 이 가슴만큼은 진심으로 참기 힘들다.
"움직일게♡ 강아지"
한예린이 허리와 젖가슴을 움직여가며 천박한 물소리를 낸다. 가슴이 귀두 끝에 걸리다가 사타구니에 닿고, 이리저리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끝도 없이 기둥을 자극한다.
진짜, 미치듯이 기분 좋다.
안 된다... 이대로 가면 또... 또 쌀 거 같
"앗?"
"응?"
우웅우웅하고.
어딘가에서, 진동이 울린다.
규칙적으로 진동이... 잠시만.
"...전화?"
전화인가?
한예린이 젖치기를 멈춘다.
"이상하네... 핸드폰 주고 들어왔는데... 남친에게"
한예린이 나와 시선을 마주친다.
"강아지 확인해 봐."
그 말에 나는 일어서려고 몸을
"일어서지는 말고♡"
움직이지 못했다.
씨발.
나는 한에린에게 자지를 가슴으로 감싸진 채로, 내 바지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대체 누가 전화 한 거지 나는 확인을
잠깐만.
자, 잠깐만.
"왜 그래... 강아지?"
발신자.
유서하.
내 안색이 급속도로 창백해진다.
"아... 설마♡"
한예린이 기분 나쁘게 웃는다.
잠깐만.
"강아지... 여친이야?♡"
자, 잠깐만.
잠시만.
"강아지, 명령이야."
한예린이 나를 똑바로 쳐다본다. 살짝이지만, 즐거워 보이는 얼굴.
...아니지?
한예린 빵긋 웃는다.
"전화, 받아."
내 표정이.
이루말할 수 없이.
창백해진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