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먹히는 순애 금태양-251화 (251/319)

〈 251화 〉 돌겠네

* * *

펜리르가 잔뜩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늘어진다.

천천히 자지를 뽑는다.

"흐으으으♡"

그대로 쓰러진 펜리르가 손으로 자기 배를 쓰다듬는다. 짧게 한숨을 쉬고, 살짝 뭉친 허리를 푼다.

성공했다.

희열감에 눈가가 바르르 떨린다. 잠깐 가슴을 진정시키고, 힐끗 펜리르를 내려다본다. 아래로 질질 정액을 흘리며 몽롱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자기 위치를 알겠어?"

"네, 네헤...♡"

"왜, 아까 전까진 남편이 좋다매.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거야?"

"헤엑... 헤엑...♡ 알면서...♡"

흥분에 농밀한 눈동자가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성욕과 기쁨,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진 시선이 나와 마주친다.

"이제 그런 거, 전혀 상관없는 거...♡ 알고 있으면서♡ 굳이 입으로 말하게 시키는 거야...?♡ 진짜, 변태...♡"

펜리르가 자연스럽게, 시켜지 않아도 청소 펠라하면서 시선을 내게 떼지 않는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성스러움. 나를 받드는 느낌이 그 행동에 가득했다.

"웁, 츄릅...♡ 이제, 그런 녀석은 신경 안써...♡ 매일매일 쥐어짜내도 여자 하나 만족못시키는 한심한 남자보다... 쮸르릅...♡ 이 우람한 자지가 더 중요한걸...♡"

완벽하다.

길쭉한 혀를 굴리며 자지에 뭍은 정액을 핥는다. 기둥에 완전 밀착한 혓바닥이 귀두를 정성스럽게 쓸어올린다. 자연스럽게 자지를 먹은 펜리르가 쥬븝쥬븝 머리를 움직인다.

"츄르릅... 읍, 후웁, 츄르브븝...♡ 쮸읍, 츄르릅...♡"

섹스 후 정성스러운 청소 펠라. 뿌리까지 물던 입술이 다시 귀두까지 올라온다. 그러다 다시 뿌리까지 물고는 혀를 빼내 정액으로 엉망진창인 불알을 핥는다.

"츄르를르르르릅...♡"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열심히 남은 정액을 빨아 마신다. 침대에 걸터앉으니, 자연스럽게 젖가슴을 올려 자지를 귀두 근처까지 감싼다.

"츄릅, 츄릅, 츄르릅... 하아... 헥...♡ 어때, 마음에 들어...?♡ 네 말대로... 전용 육변기, 될 테니까...♡"

즈뷱즈뷱.

허리를 움직여 젖가슴으로 자지를 쥐어 짜낸다. 깨끗해진 자지 위로 쿠퍼액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젖가슴을 엇갈리게 비비며 살짝 나온 혀로 귀두를 핥는다.

쿠퍼액 하나조차 놓치지 싫다는 듯, 핥는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남편한테는 미안 하지도 않아?"

"츄릅, 읍...♡ 헤엑...♡ 그런 약한 남자 필요 없으니까...♡ 자지, 자지 주세요...♡"

펜리르가 젖가슴을 움직이며 귀두를 핥는다. 정성스러운 애무를 받고 있으면 시선을 느낀다.

"츄르르릅...♡"

살짝 열어진 문틈 사이로, 아빠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

아무말없이 엄지를 든다.

아빠도, 아무말없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끝까지 듣고 있었는지,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참고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빠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아..."

'아버지...'

아빠가 입으로 모양을 만든다.

'고맙다.'

순간 울컥하고 올라오는 감정에 가슴을 손으로 꽉 쥔다.

눈물이 흐르려는걸 가까스로 막는다. 기어코, 이겨 내고야 말았다. 비록 방식은 이상했지만, 나는 목표를 이뤘다. 그거면 됐다.

아버지.

드릴 수 있는 효도가 이것밖에 없어 죄송합니다.

손가락으로 눈물을 훔치며 남은 손으로 펜리르를 쓰다듬는다. 펜리르가 행복한 듯 꼬리를 흔든다.

여기서 불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가 행복한.

불륜섹스.

"츄르릅...♡ 후우... 당신?"

"어, 어?"

젖치기를 하며 자지를 빨던 펜리르가, 갑자기 냉랭한 목소리로 아빠를 부른다. 아빠의 어깨가 흠칫거린다.

"...거기서 뭐하는 거야?"

펜리르가, 힐끗 나를 신경 쓰며. 조금씩 느리게 젖치기를 한다. 즈뷱즈뷱 살과 살이 겹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그게..."

"하아... 뭔데 내가 주인님께 하는 봉사를 당신이 보고... 음, 흐응...♡"

젖치기를 하며 아빠를 노려보고 있던 펜리르가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포동포동한 젖가슴이 자지를 쥐어짜내면서, 아빠 앞에 과시하듯이 펜리르가 나한테 달라붙는다.

"혹시, 하고 싶은 것이냐?"

평범했던 말투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벌써 나와 아빠를 구분짓고 있었다.

요염하게 미소 지으며, 즈뷱즈뷱 젖치기를 한다. 조금씩 흘러나오는 쿠퍼액이 젖가슴골 사이로 들어간다.

아빠의 눈이 커진다. 기쁜듯 올라가려는 미소를 싹 지우고, 절망 반 절규 반의 표정으로 나와 펜리르를 번갈아본다.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보였다.

"어... 여, 여보... 아니지?"

"왜, 이제 당신 발기부전 이잖아. 이젠 혼자서 딸도 못치는데 들어와서 뭘 하려고?"

이번에는 펜리르가 비아냥거린다. 후우... 성공적이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 아빠를 힐끗 바라본다.

아빠가 아주 짧게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렇구나. 확인하러 오신거구나.

'그럼... 알려드려야지.'

"앞으로 네 아내랑 불륜 섹스할 거니까 알아두라고. 이 방에서 자주 했지? 앞으론 비워놔. 떡칠거니까."

아빠가 행복해 자지러지려고 한다.

"야."

멈추지 않고 젖치기중인 펜리르를 내려다본다. 펜리르가 하트눈을 띄운 채 움직임을 멈춘다. 그저 눈을 마주쳤을 뿐인데, 행복에 겨운 표정을 짓는다.

"그거, 버려."

"...♡"

펜리르가 아무말없이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뺀다. 그러곤, 아빠가 있는 자리에 무심히 던진다.

"여보."

이제 필요 없으니까, 가져.

"...그래."

아빠의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내 입꼬리도 씰룩거린다. 후우... 정말 최고다!

아빠가 바닥에 떨어진 결혼(강제)반지를 보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아무말없이 반지를 손으로 움켜쥐고 푸욱 고개를 숙인다.

"흐으... 으, 흐으..."

"주인님... 이제 저런 사람은 무시하고... 하자♡"

펜리르가 젖치기를 멈추고 내 쪽으로 달라붙는다. 천천히 다가오는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슬쩍 시선을 내려 아빠를 쳐다본다.

아빠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흐윽... 흑..."

기쁨의 눈물을.

"헤엑... 헥...♡ 빨리, 빨리...♡"

펜리르가 자지를 붙잡고 천천히 대딸한다.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보지 둔덕을 귀두에 겨냥시킨다. 흘러내리는 애액이 귀두에 떨어진다. 즈뷱즈뷱 애액으로 엉망진창인 자지가 손에 스치며 야한 소리를 낸다.

"하아... 하아...♡ 으흐으으으♡"

귀두부터 먹어들어간 자지가 꾸득꾸득 자궁구를 압박한다. 질 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에 펜리르가 부들부들 허리를 떨며 절정한다.

"흐윽... 윽..."

울고 있던 아빠와 눈이 마주친다.

아빠가 뚝, 기쁨의 눈물을 멈추고 엄지손가락을 든다.

"후우..."

그럼 마저 '효도' 해야지.

다시 시선을 펜리르에게로 옮긴다. 간헐적으로 눈을 까뒤집으며, 절정의 파도에 저항하고 있었다. 양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쥐며 펜리르에게 명령한다.

"안 움직여?"

"움직...♡ 움직일게요오...♡ 하아... 하아...♡ 읏... 당신, 거기서 뭐 하는거야?"

펜리르가 살짝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아빠를 쳐다본다. 아빠가 필사적으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막는다.

"그게, 그냥..."

"하아... 보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이제부터 주인님이랑 섹스할 거니까 바지벗고 딸치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아, 발기부전이라 못 하지? 하아... 하아...♡"

"어..."

"그럼, 마저 하자 주인님...♡ 저 남자는 이제 그만, 신경 쓰고...♡ 나랑, 키스해줘...♡"

"키스는 안 된다고 하지 않았어?"

"흐으읏...♡ 키스해주세요...♡ 키스, 키스...♡ 이렇게, 부탁할게요...♡"

펜리르가 몸을 밀착시키며 입술을 겹친다.

입안으로 들어오는 기다란 혀가 혀부터 입천장, 이 사이사이를 간지럽히며 정성스럽게 애무한다. 숨이 넘어갈정도로 좋은 쾌락에, 살짝 표정이 풀린다.

"츄르릅, 읍, 츄르르릅...♡"

그대로 펜리르가 허리를 흔든다. 내 등 뒤로 다리를 X자로 엮은 뒤 뜨거운 밀착키스를 갈긴다. 온몸이 그대로 끈적하게 달라붙는 완전밀착대면좌위.

즈뷱즈뷱.

이미 남편같은 건 잊었는지 온전히 섹스에 집중하며 허리를 흔든다.

커다란 젖가슴이 꾸욱 눌리며 가슴 위로 뭉개진다. 허리가 조금씩 올라올 때마다 젖가슴이 쓸린다. 펜리르와 눈이 마주친다. 눈에는 하트가 가득했다.

"하웁, 츄르르릅...♡ 츄븝, 쮸읍, 츄르릅...♡"

절대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일부러 과시하듯, 힐끗힐끗 아빠를 바라보며 좀 더 내 쪽으로 밀착해 허리를 흔든다.

"후웁, 읍...♡ 기분 좋아...♡ 으극♡ 벌써 갈 거 같아...♡ 사랑, 사랑해...♡ 사랑해에...♡ 조아, 사랑해, 사랑해, 좋아해... 사랑해...♡ 츄읍, 쮸읍, 츄르릅...♡"

간헐적으로 눈을 까뒤집으며 즈뷱즈뷱 허리를 흔든다. 내 목 뒤로 감겨진 팔이 나를 조금 더 잡아당긴다. 체온이 서로 뒤섞인다. 살짝 고인 기쁨의 눈물이 귀두가 자궁구를 누를 때마다 차오른다.

서서히 몸이 뒤로 기운다. 완전히 침대로 쓰러져 힐끗 아빠를 쳐다본다.

"나연아... 여보..."

아빠가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빼고.

주머니에 고이 간직해 뒀던­ 내가 기억하는 '진짜' 결혼반지를 꺼낸다.

화려한 금반지 아닌, 낡고 때가 탄 은반지였다. 어느덧 끝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츄르릅, 읍, 후웁, 츄르르릅...♡ 푸하­ 헤엑... 헤엑...♡ 흐그윽?!♡"

"네 입으로 말해. 누구 자지가 더 기분 좋냐?"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세요.

"주인님...♡ 주인님 자지가 더 기분 좋습니다아♡"

우리 함께 돌아가서, 엄마를 만나요.

"주인님 자지가... 헤엑...♡ 남편보다 몇 배는 더 기분 좋습니다앗♡"

집에는 나연이가 기다리고 있고, 또, 빵집도 나름 번창해서. 이제는 제가 없으면 손이 부족할 정도예요.

"헤엑... 헤엑...♡ 사랑, 사랑해요 주인님...♡ 사랑해요...♡"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남편보다, 더...♡"

정말 걱정했어요.

이제는 전부 괜찮아요.

언제나, 이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사랑해요오...♡"

사랑해요.

아빠.

"으흐으으으♡"

꿀럭꿀럭 정액이 자궁을 가득 채운다.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대로 펜리르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꾸욱 자궁구에 귀두를 압박시킨다. 힐끗 옆을 보니, 아빠는 이미 나간지 오래였다.

"후우... 이제 그만해."

"네, 네헤♡"

내 명령에 펜리르가 조금씩 허리를 들어 올려 자지를 빼낸다.

"으흐으♡"

가볍게 절정 하며 고개를 푹 숙인다. 허리를 떨며 허벅지 사이로 정액이 흐른다. 그대로 자지를 입에 물어 청소한다.

"흐읍, 츄르릅, 읍, 츄르릅...♡"

방금 사정해서 민감한 자지가 마구 혀에 얽힌다.

정성스럽게 펠라하는 펜리르를 내려다보며 잠깐 휴식한다.

*

*

*

"아흐, 흐으♡"

펜리르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방에서 나온다.

"주, 주인님...! 괜찮... 어?"

"태호야아...?"

"태호야?"

"설마..."

"선배?"

"어... 태호야?"

방에서 나오자마자 한예린을 비롯한 모두가 내 안색을 살핀다. 언제 왔는지 모를 소천선배가 새끼늑대를 쓰다듬다 말고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 서, 설마... 아니지 태호야...?"

"맞느니라♡"

대답은 펜리르가 대신해준다. 아래로 찔금 정액을 흘리며 내게 달라붙는다. 어느 순간 갑자기 불길한 기운이 나를 덮친다.

"하, 거기 한예린이랑 비슷하게, 아니. 보다 농밀하게... 그의 것이 돼 버렸다♡"

"뭐어어...?!"

설아가 이를 악물며 잔뜩 짜증 나는 표정을 짓는다. 방금 전까지 스바로지치와 놀고 있었는지 식탁 위에는 여러 보드게임들이 나열되 있었다.

"그런 개 같은 소리 하지 마아...! 네가 뭔데, 고작, 한번 했다고... 너, 너어..."

"비약이 크구나. 그가 나를 직접 '육노예'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따르지 않겠다면 그게 더 문제가 아니겠는가♡ 응? 안 그러느냐? 주인님...♡"

펜리르가 과시하듯 내 곁에 달라붙는다.

"좀 떨어져라."

"싫구나."

되려 밀착하며 젖가슴을 내게 비빈다. 그 모습을 본 최시윤이 열불뻗친 표정을 지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꺼낸다.

"씨발련아, 당장 내 선배한테서 떨어져. 천 년 넘게 살아왔으면 좀 낄낄빠빠 해야지 지금 자리만 해도 남아나질 않는데 또 그 지랄이야? 당장 내 선배 곁에서 떨어져!"

"싫느니라♡ 애초에... 나를 주인으로 둔 자인데, 절대 떨어질리가 없지 않냐...♡"

"이제 제 심정을 알겠나요? 예? 씨이... 당신도 펜리르랑 다를 거 없어요! 지도 중간에 끼어들어서 지랄 방해 해 놓고는 뚫린 입이라고..."

한예린이 이때다 싶어 그동안 욱여놓던 울분을 토해낸다. 최시윤의 어깨를 잡고 조목조목 따지려던 그때. 설아가 끼어든다.

"다 비켜어...!! 이젠 못 참아! 진짜, 처음부터 태호는 내꺼였는데... 이익...!! 요즘 태호가 너무 부족해서 미칠 지경인데 자꾸 경쟁자는 늘어나고!! 이이익...!! 역시, 태호는..."

아기가 되는게 나아.

"...!"

위험하다. 아니, 좆됐다고 생각하던 그때.

"다들 그만!!"

가만히 모든 걸 듣고 있던 소천선배가 식탁을 내려친다.

"지금, 싸울 때가 아니잖아... 태호 아빠가 납치당해서 구하러 온 건데, 이런 걸로 따질 때야?"

"후우... 이번에는 언니말이 맞아. 솔직히 나도 미치기 직전이거든? 집에 돌아오자마자 태호 생각하면서 딸쳐도 모자른데."

뭐라고?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거냐?"

펜리르가 낮게 목소리를 깐다. 동시에 젖가슴으로 내 팔을 압박시킨다.

"당장 주인님 곁에서 떨어지세요."

분위기를 굳힌 한예린이 차가운 눈으로 펜리르를 노려본다. 둘 사이에서 스파크가 튄다.

"그리고 주인님의 아버님을 보내주세요."

"그건 말 안 해도 하려고 했다. 이젠... 내게는 주인님 밖에 없으니까...♡ 그런 발기부전 아저씨한텐 더 이상 쏟을 사랑도 없으니♡"

예쓰!

아빠가 이제는 숨기지도 않고 좋아라 기뻐한다. 순간 아빠에게 시선이 몰린다.

"크흠... 아무튼. 주인님과 떨어지라니. 절대 안 된다♡"

잠깐만.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을 거다...♡ 평생붙어서 섹스하고, 아기만들고, 사랑을 나눌거다...♡"

머리에서 스파크가 인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조금 더 큰,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유부남을 좋아한답시고 10년넘게 가두고 착정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가 달라졌다고 그 방법을 바꿀까? 아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영락없이 이번에는 내가 감금당할 위기다.

"그게, 무슨 소리..."

"아, 나도 그러는 게 좋다고 생각해...♡"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던 스바로지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죽으로 된 소파위 보지모양으로 애액 자국이 남는다. 이미 흥분했는지 숨결이 거칠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을 눈치챈다.

"나도, 이제... 레즈 그만뒀거든♡ 헤엑...♡"

그러면서, 스바로지치가 내 옆에 달라붙는다. 오른쪽에는 펜리르, 왼쪽에는 스바로지치가 젖가슴을 밀착시키며 귓가에 속삭인다.

"평생... 평생 섹스하며 살자. 아이는 내가 전부 책임지겠다...♡ 필요하다면 방금 전보다 상스러운 플레이도 가능하다...♡ 결혼식을 올리자구나...♡"

"우리 같이... 펜리르랑 떡치차...♡ 나, 지금도 준비 됐으니까... 앞으로 평생 네 전용 육변기로 살아도 괜찮으니까...♡ 하루 종일 3P하고 심심하면 섹스하고... 평생 봉사해 줄게... 여기서 살자♡

잡아먹힌다.

"시, 싫어...!"

혼신을 다해 둘을 떼어내려고 해도, 마치 개미지옥처럼 안으로 말려들어갈뿐. 조금의 버둥거림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만하라고오...!!"

파학­!

설아가 빛 마법을 눈앞에 점멸시켜 플래시를 터뜨린다. 나를 제외한둘이 순간 눈을 부여잡으며 내 곁에서 떨어진다.

"뭐, 뭐 하는 짓이냐!"

"싸우자는 거야...?"

둘이 흥분을 싹 지우고 양손에 마법식을 만든다. 폭탄에 불이 붙기 직전. 가만히 상황을 주시하던 한예린이 입을 연다.

"싸우다니요."

설아와 펜리르, 스바로지치가 마법식을 전개하기 직전. 한예린이 그중간에 서서 제지한다.

"포기하지 않을 거 알고 있어요. 저희들도 그 마음 이해해요. 다들 한 번씩 태호에게 빠졌던 사람들이니까. 목숨을 걸어서라도 쟁취하고 싶겠죠, 그래도. 그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한예린이 슬쩍 설아를 쳐다본다. 설아가 아무말없이 마법식을 푼다.

"잠깐, 대화하죠. 판단은 그때 해도 좋아요."

"..."

"..."

펜리르와 스바로지치가 마법식을 해제한다.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다. 정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데려갈 거다."

"듣고 판단하시라니까요."

어느덧 분위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둘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벌컥, 방금 전까지 섹스하던 침실방을 연다.

"들어와."

펜리르를 포함한 모든 여자가 침실로 들어간다. 어느덧 거실에는 나와 아빠밖에 남지 않았다.

"후우..."

털썩. 쓰러지듯 아빠 옆에 앉는다. 방금 전에 나가서 그런지 소파는 따듯했다.

"아들아... 너는, 너는 돌아갈 수 있는 거지...?"

아빠가 걱정스러운 눈치로 나를 챙겨본다. 아빠의 약지에는 어느새 진짜 결혼반지가 있었다.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이건 바톤터치같은 게 아니니까."

돌아가지 못한다면 비극이겠지. 아빠의 야윈 손을 꼭 잡는다. 10년 전에 아빠가 잡아 준 손처럼, 온기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 맞아. 나연이는 잘 지내고 있고?"

"공부에 좀 소질없는 거 빼면 잘 지내. 아직도 아빠 그리워하는데. 그거 알아? 옛날에 아빠가 줬던 물건들, 그거 다 나연이 서랍 속에 있는데."

"내가 줬던 거?"

"응. 옛날에 사진찍은 거나. 나연이가 가지고 싶다고 조른 거 많잖아. 그거 다 아직 있어."

"...후우. 엄마, 엄마는 건강하고?"

"너무 건강해서 탈이야.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마. 일이 너무 잘돼서 지금 좀 쉴까 생각하는 정도인데 뭐."

"다행이다..."

아빠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엄마는 모든 걸 잘해냈다. 뿌리째 뽑힌 가장의 몫을 도맡아 집안을 일으키고, 나를 아카데미에 보내고, 동생을 건강하게 키워낸 건 전적으로 엄마 덕분이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빠, 집으로 돌아오면 아빠는 그냥..."

갔다왔다고 하면 돼.

"..."

그거면 됐다.

"아, 그리고 아빠."

"응?"

"이거, 잔나리 기사한테 따먹혔다는 말... 절대 하지 마. 엄마 뒷목잡고 쓰러지는 걸로 안 끝나."

"...알았다. 죽을 때까지 말 안 할게."

"고마워 아빠."

"그래..."

엄마는 아빠를 무척이나 사랑하신다. 낡고 늙은 폰을 아직도 버리지 않는 이유가 아빠때문인데. 집안 여러 가구들을 아직도 버리지 않는 이유가 누구 때문인데. 그런 소식을 들었다간...

'좆됀다.'

집안이 풍비박산난다. 평생 가져가야 할 비밀이었다.

그 외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저쪽도 대화가 끝났는지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알았다. 어쩔 수 없구나. 뭐,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 그게 더 확실하니..."

펜리르와 소천선배가 뭐라 중얼거린다. 작게 말해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펜리르와 눈이 마주친다. 바로 황홀한 표정을 짓곤, 조건반사적으로 애액을 흘린다.

"아, 주인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그럼, 어쩔 수 없지...♡ 가도 좋아."

가도 된다고?

"...진짜?"

펜리르와 스바로지치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쩐지, 조금 불길한 느낌이 든다. 한예린에게 명령한다.

"방금 전까지 무슨 얘기 했는지 말해. 거짓말하지 말고."

"글쎄요... 저는, 흐으♡ 잘 모르겠네요...♡"

한예린이 다리를 배배 꼬며 명령을 듣지 않는다. 아래로 질질 애액을 흘리면서, 숨소리만 거칠어질뿐 입은 열리지 않았다.

"태호야아... 음문은 '말하는 용'으로는 통하지 않아아... 일반적인 마물은 말을 못 하니까아... 행동을 제약하거나, 강제하는 용이니까아..."

"그래서... 무슨 말을 나눴는데?"

"태호는 몰라도 좋아아..."

설아가 티나게 기지개를 켠다.

"후으... 그럼, 이제 집으로 돌아가죠 주인님...♡ 아, 그리고 주인님의 아버님. 지금 당장은 집으로 못 돌아가니까 미리 알아주세요."

"못 돌아간다고?"

"잠깐 거쳐야 할 절차가 있으니까요."

"아, 전남편... 아이는 내가 전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비록 끊긴 인연이라고 해도 내 아이들은 그 어떤 잘못도 없으니까. 다만,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는 해다오. 나머지 시간 동안은 내가 사랑을 다해 키울 테니... 그저 가끔만 들러 주거라."

펜리르의 눈에는 책임감이 가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미안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돈 관련해서는 전부 지원해 주마."

"으, 음..."

아빠가 아무말없이 고개를 돌린다.

펜리르의 눈에는 애정이 식어 있었지만, 자신이 사랑해서 낳은 아이들에게는 그 사랑이 충만했다.

"근데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고?"

"네, 당연하죠. 이대로 그냥 돌아간다면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는 꼴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몸 상태도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살이빠진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착정때문에 그렇다고 하기에는 그렇잖아요?"

하긴.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다 방법이 있어요. 일단은 주인님 먼저 집으로 돌아가 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한예린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다.

듬직하기는 했지만, 사람이 사람인지라 걱정을 지울 수 없다.

할 일이 없는 설아와 최시윤을 따라 집 밖으로 나온다. 이미 도시는 저녁에 잠겨 있었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스쳤다.

*

*

*

아빠가 우는 아이들을 달래주고, 한예린을 따라 집 밖으로 나간다. 아빠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심신이 지쳐서 그런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말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성공했다는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감기는 눈을 막지 못했다.

이변은 금방 일어났다.

"태, 태호야...!! 태호야!! 나연아!"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었다. 엄마 눈물을 삼키며 나를 깨웠다.

"아빠... 아빠가 아빠가 살아 있데...!! 가, 가자, 태호야 지금 당장 가야 해. 지금 당장!!"

"어, 어디...?!"

비몽사몽 한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동생도 당황했는지 대충 옷을 껴입은 채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목포에 있데...!! 목포 경찰서에 있다고 하는데...! 빠, 빨리 가자. 거짓말이 아니야! 목소리, 목소리가 들렸어... 당신..."

목포?

맥락없는 장소였다. 여기는 서울인데... 웬, 아빠를 왜 목포에...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목포경찰서를 향해 달려갔다. 워낙에 멀어서 그런지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반. 겨우겨우 도착한 목포 경찰서에는 어제 본 아빠가 야윈채 그대로 자리에 있었다.

"다, 당신..."

"아빠..."

엄마와 동생이 아빠를 발견하자 마자, 바로 달려들어 껴안아 준다. 그대로 눈물을 흘리며 오랜 기간 쌓아왔던 감정을 그대로 토해낸다.

"아빠... 아빠아..."

"으흐윽... 흑, 흐윽... 대체, 대체 뭘 하다... 이제..."

"...신안에 있었어."

뭐라고요?

내 눈이 번뜩 떠진다.

"...신안?"

"으, 응... 처음 그 녀석이 나 물었을 때, 죽지 않고 바다에 빠졌었거든... 정신 차리고 보니 신안이더라고..."

"응, 응... 흐윽..."

"근데, 거기서 섬노예로 잡혀서..."

"무, 뭐...? 그럼, 지금 이렇게 마른 이유도..."

"...맞아."

돌겠네.

이걸 이렇게 해결한다고?

두 눈을 끔벅거리며 아빠를 쳐다본다. 어디 한예린 아니랄까봐 해결방식이 과격하다. 아니, 이렇게 말하면 믿어?

"아니 내는 진짜 억울하다니까!!!"

"흐윽!"

엄마와 동생이 화들짝 놀란다. 옆에는 웬 중년의 남성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억울하다는 투를 잔뜩 내고 있었다.

"아니 머선 이유로 거 저있는 아저씨를 노예로 부린다카고 지랄 염병을 싸고 있네!!! 내 와 첨보는 사람을 그끼 염전노예로 부리냐고오!!!"

얼굴이 벌겋게 달라오른 아저씨가 손가락질을 하며 진심으로 억울한 듯 막 따지고 있던 가운데.

"...뭐라고?"

엄마와 동생의 눈매가 매서워진다.

힐끗, 아빠를 보니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저 사람은 잘못한 게 없었다. 저 비명과 같은 아우성은 진심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요 갑자기 잡혀 온 일반시민이 혼신을 다해 항변하고 있지만.

이제 와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너...!!"

제일 먼저.

동생이 아저씨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는다. 오랜만에 머리가 지끈해지는 감각을 받으며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돌겠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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