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관해 아마 무엇을 포착한 모양이야. 그러니까 그쪽에서 자네한테 손
을 뻗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가능성은 있어." 하고 고혼다는 약간 이마를 지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아마 괜찮으리라고 생각해. 나도 좀 신경이 쓰여 사무소에 있는 사람에게
넌지시 물어보았거든. 그 조직은 비밀을 절대로 지킨다고 하던데, 그게 정
말 확실한 얘긴가고 말야. 그런데 아무래도 정치인이 관련되어 있는 모양
이야. 거물급 정치가가 몇 명 관련되어 있어. 그러니까 만일 경찰에 의해
그 조직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내부에까지는 손이 미치지 못하리라는 거야.
손을 댈 수 없는 거야. 그리고 우리 사무소에도 약간의 정치력은 있어. 몇
명의 거물 탈렌트를 포용하고 있으니까, 그만한 힘은 갖고 있지. 위태로운
방면과도 일단은 연결이 되어 있어. 그러니까 어쨌든 잘 막아낼 거야. 사무
실 쪽에서도 나는 돈줄이니까, 그 정도의 일은 당연히 할 걸세. 내가 스캔
들에 말려들어 상품으로서 통용되지 않게 되면, 곤란해지는 건 사무소거든.
사무소는 내게 상당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으니까. 물론 그시점에 자네가
내 이름을 댔으면, 그러한 일과는 관계없이 나는 틀림없이 끌려갔겠지만
말야. 아무튼 자네는 유일한 직접적인 관련자이니까. 그렇게 되면 정치력이
나올 틈도 없어.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될 걱정도 없어. 이제는 조직과 조직
의 힘과 관련된 문제가 되어 버렸어."
"더러운 세계야." 하고 나는 말했다.
"정말." 하고 고혼다는 말했다. "정말 더러워."
"더러워에 두 표."
"뭐라고?" 하고 그는 되물었다.
"더러워에 두 표, 동의 채택."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미소지었다. "그래, 더러워에 두 표. 아무
도 살해된 여자의 일 따위는 생각하고 있지 않아. 자신의 보신에만 급급해.
물론 나도 포함해서 말야."
나는 부엌으로 가서 얼음을 보충하고, 크래커와 치즈를 갖고 왔다.
"한 가지 부탁이 있네." 하고 나는 말했다. "그 조직에 전화를 걸어 한
가지 물어보아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는 손가락으로 귓불을 쥐었다.. "무엇을 알고 싶나?" 사건과 관련된
일이면 소용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까."
"사건과는 관계 없는 일이야. 호놀룰루의 콜걸에 관해 알고 싶은 게 있
어. 분명히 그 조직을 통해 외국의 콜걸을 부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누구에게서 들었어?"
"이름이 없는, 어떤 사람이야. 그 사나이가 이야기하고 있던 조직과 자네
가 이야기하고 있는 조직은 아마 똑같은 것이리라고 나는 상상하고 있는데
말야. 지위와 신용과 돈이 없으면 그 클럽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군. 나
따위는 어림도 없다는 거야."
고혼다는 미소지었다. "확실히 전화 한 통화로 외국에서 창녀를 데리고
놀 수 있는 조직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네. 시험해본 적은 없지만. 아
마 똑같은 조직일 거야. 그래 호놀룰루의 콜걸의 무엇을 알고 싶은가?"
"준이라는 이름의 동남 아시아계 아가씨가 있는지 알고 싶어."
고혼다는 약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이상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
다. 수첩을 꺼내어, 여자의 이름을 거기에 적었다.
"준. 성은?"
"무슨 소리야, 콜걸이야." 하고 나는 말했다. "그냥 준. 6월이라는 준."
"알았어. 내일 열락을 해보겠어." 하고 그는 말했다.
"고맙네." 하고 나는 말했다.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나를 위해 자네가 해준 일에 비하면, 이런 건 정
말 사소한 일이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끝을 붙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런데 하와이에는 혼자 갔었나?"
"하와이에 혼자 가는 사람이 있을라구. 물론 아가씨와 둘이서 갔지. 굉장
히 예쁜 아이야. 아직 열세 살이지만."
"열 세 살짜리 아이하고 잤어?"
"설마. 아직 가슴도 변변히 나오지 않은 아이야."
"그럼 대체 하와이까지 가서 둘이서 뭘하고 있었나?"
"테이블 매너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성욕의 구조를 해설하기도 하고, 보
이 조지에 대한 욕을 하기도 하고, (E.T)를 관람하기도 하고...여러가지야."
고혼다는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라ㅣ고 윗입술과 아랫입술
이 약간 비켜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별나군." 하고 그는 ㅁ날했
다. "자네가 하는 일은 언제나 정말 별나거든. 왜 그럴까?" "왜 그럴까?"하
고 나는 말했다. "나 역시 특별히 그러고 싶어서 그러고 있는 건 아냐. 사
태가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거야. 메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말야. 그
일도 누구의 탓도 아냐. 하지만 그렇게 되어 버리는 거야."
"음." 하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하와이에선 즐거웠나?"
"물론."
"잘 그을렸군."
"물론."
고혼다는 위스키를 마시고, 크래커를 먹었다.
"자네가 없는 동안에 또 이전의 아내와 몇 번 만났어." 하고 그는 말했
다. "잘 되어가고 있어. 이상한 얘기지만, 아내와 잔다는 건 좋은 거야."
"기분은 알 수 있어." 하고 나는 말했다.
"자네도 헤어진 아내와 만나보지 그래?"
"안 돼. 다른 누군가와 곧 결혼해. 그 말은 하지 않았었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 못 들었어. 하지만 그건 유감스러운데."
"아니, 그 편이 낫지. 유감스럽지 않아." 하고 나는 말했다. 그 편이 낫
다. "그런데 자네는 부인과 어떻게 할 작정인가?"
그는 또 고개를 저었다. "절망적이야. 절망적. 그 이외의 형용은 생각해
낼 수 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어. 우리 두 사람은 전
에 없이 잘 해나가고 있어. 몰래 만나서, 얼굴이 탄로나지 않을 모텔에 가
서 자거든. 우리는 둘이서 있으면 서로 마음이 놓이고 안심이 돼. 그녀와
자는 게 멋있어, 아까도 말한 것처럼 말야.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시원스
레 마음이 통해. 서로의 일을 서로 이해하고 있어. 결혼하고 있던 때보다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하고 있어. '사랑하고' 있는 거야, 정확히 말하면. 하지
만 이러한 일을 언제까지나 죽 계속해 갈 수는 없어. 모텔에서 몰래 만난
다는 건 정말 소모라구. 언젠가는 매스컴에 발각돼. 탄로가 나면 스캔들이
돼. 그렇게 되면 그자들은 우리의 뼈까지 빨아 먹으려 할 거야. 아니, 뼈마
저 남겨두지 않을지도 몰라. 우리는 위험한 다리를 건너고 있는 거야. 무척
피곤해. 그럴 게 아니라, 나는 밝은 데로 나가 그녀와 둘이서 제대로 떳떳
한 생활을 하고 싶은 거야. 그게 내 소망이야. 함께 유유히 식사를 하거나
산책을 하고 싶어. 어린애도 갖고 싶어. 하지만 이는 무리한 얘기야. 그녀
의 가족과 나는 절대로 화해할 수 없어. 그자들도 지독한 말을 했고, 나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어. 이미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어. 그녀가 가
족과 인연을 끊을 수 있으면 얘기는 제일 간단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할
수가 없거든. 지독한 가족이고, 그녀를 철저히 이용하고 있는 거야. 이는
그녀도 알고 있어. 하지만 끊을 수 없어. 아내와 그녀의 가족은, 가슴 아래
쪽이 붙어 있는 일란성 쌍둥이아처럼 착 달라붙어 있거든. 떨어질 수 없어.
출구가 없어."
고혼다는 유리잔을 흔들어, 속의 얼음 조각을 빙글빙글 돌렸다.
"어쩐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하고 그는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손에 넣
으려고 하면 웬만한 건 다 손에 들어오는데, 정말로 갖고 싶은 건 손에 들
어오지 않거든."
"그런 거겠지." 하고 나는 말했다. "하긴 내 경우는 손에 넣을 수 있는
게 한정되어 있었으니까, 대수로운 말은 할 수 없겠지만 말야."
"아니, 그건 틀려." 하고 고혼다는 말했다. "자네의 경우는 원래 별로 물
건을 탐내지 않는다는 것뿐이잖아. 이를테면 말야, 마세라티라든지 아자부
의 그 맨션 따위를 자네는 갖고 싶은가?"
"그다지 갖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현재로선 필요가 없으니까. 스바
루와 이 좁은 아파트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레 지내고 있어. 만족스럽다는
건 지나친 말인지 모르지만, 분수에 맞고 마음이 편하고 불만도 없어. 하지
만 앞으로 만일 그러한 필요성이 생겨난다면 그야 갖고 싶어지겠지."
"아니, 틀려. 필요라는 건 그런 게 아냐. 자연스레 생겨나는 게 아니거든.
그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거야. 이를테면 말야, 나는 집이 어디에 있든
상관 없어. 이다바시든 가메도든 나카노쿠 시립 가세이든 간에 정말로 어
디든 좋아. 지붕이 딸려 있고, 만족스레 지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 하
지만 사무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거든. 당신은 스타니까 미나토쿠
에서 살라는 거야. 그리고 아자부의 맨션을 제멋대로 마련한 거야. 쓸모 없
는 짓이야. 미나토쿠에 대체 무엇이 있나? 양복점 주인이 경영하는 비싸고
맛이 없는 레스토랑과 보기 흉한 도쿄 타워, 아침까지 자지 않고 어슬렁거
리며 돌아다니고 있는 얼간이 같은 여자 따위 정도지. 마세라티만 해도 그
래. 난 스바루가 좋아. 충분해. 잘 달리거든. 도쿄의 도로에서 마세라티가
무슨 소용이 있나? 어이가 없어. 하지만 그것도 사무소 녀석이 구해 왔다
구. 스타는 스바루나 블룹너드나 코로나를 타고 있으면 안 되는 거야. 그래
서 마세라티야. 새 차는 아니지만 말야. 그래도 꽤 비쌌어. 내가 사용하기
전에는 어느 유행가 가수가 타고 있었어."
그는 얼음이 녹은 컵에 위스키를 따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잠시 이
마를 찌푸리고 있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건 그러한 세계야. 미나토쿠와 유럽 자동차와 롤렉
스를 손에 넣으면 일류러 여겨지지. 쓸모 없는 짓이야. 아무런 의미도 없
어. 요컨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필요라는 것은 그처럼 인위적으로 만
들어진다는 점이야. 자연히 생겨나는 게 아냐. '날조되는 거야.' 아무도 필
요로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서의 환상을 부여받는 거야. 간단해.
정보를 자꾸 만들어 가면 돼. 주거지라면 미나토쿠입니다. 승용차라면
BMW입니다. 시계는 롤렉스입니다. 라는 식으로 말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정보를 부여하는 거야. 그러면 모두들 전적으로 믿어 버려요. 주거지라면
미나토쿠, 승용차는 BMW, 시계는 롤렉스라고 말야. 어떤 종류의 인간은,
그러한 것을 손에 넣음으로써 차별화가 달성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모든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거지.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 모든 사람들
과 똑같아지고 있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거야. 상상력이 부족해. 그
따위는 인위적인 정보에 지나지 않아. 단순한 환상이야. 난 그러한 일들이
정말 지긋지긋해. 좀더 착실하게 살아가고 싶어. 하지만 안 돼. 나는 사무
소에 얽매어져 있어. 옷을 바꿔 입히는 인형이나 마찬가지야. 빚을 지고 있
으니까, 불평 한 마디 할 수 없어. 내가 이러고 싶다고 말해도, 내 말 따위
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구. 미나토쿠의 산뜻한 맨션에서 살며, 마세라티
를 타고, 뻬ㄸ끄 필립스 시계를 차고, 고급 콜걸과 자고- 어떤 종류의 인간
은 이를 부러워 하겠지. 하지만 이는 내가 구하고 있는게 아냐. 내가 구하
고 있는 건, 그러한 생활을 하고 있는 한은 손에 넣을 수 없는 거야."
"이를테면 사랑." 하고 나는 말했다.
"그래, 이를테면 사랑. 그리고 평온. 건전한 가정. 단순한 인생." 하고 고
혼다는 말했다. 그리고 얼굴 앞으로 두 손을 가져다 손바닥을 합쳤다. "이
봐, 알겠어? 난 손에 넣으려고 마음 먹으면 그러한 건 손에 넣을 수 있었
어. 자만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야."
"알고 있어. 자네는 전혀 자만하고 있는 게 아냐. 옳은 말이야." 하고 나
는 말했다.
"난 하려고만 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어. 나는 온갖 가능성을 다 갖고
있었네. 내게는 기회도 있었고, 능력도 있었어.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인형이
되었지. 밤중에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간단히 데
리고 잘 수 있어. 거짓말이 아냐. 정말로 할 수 있어. 하지만 정말 원하는
여자와는 합쳐질 수 없어."
고혼다는 상당히 술에 취해 있는 듯했다.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여느 때보다 약간 말을 많이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술에 잔뜩 취하고
싶어하는 기분을 알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시계는 열두 시가 넘고 있었으
므로, 나는 아직 시간은 괜찮은가고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래, 내일은 점심 때까지 일이 없어, 그러니까 서둘지 않아도 돼. 자네
한테 폐가 되지 않을까?"
"난 괜찮아. 여전히 할 일이 없으니까." 하고 나는 말했다.
"함께 어울려 미안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자네밖에는 이야기할 상대가 없
어. 정말이야.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어. 내가 마세라티보다는 스바루
를 타고 싶다고 말하면, 모두들 내가 머리가 돈 모양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정신 병원에 끌려가지. 유행이라구, 정신 병원에 가
는 게. 지겨워. 예능인 전문 정신과 의사란 토해낸 걸 청소하는 일의 전문
가 같은 거야."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기 와서 또
죽 푸념만 늘어놓고 있는 것 같은데."
"지겹다고 스무 번쯤 말했어." 하고 나는 말했다.
"그랬나?"
"흡족하지 않으면 더 말해도 좋아."
"이제 충분해. 고맙네. 푸념만 늘어놓아 미안하네. 하지만 내 주위를 에
워싸고 있는 건 모두, 모두, 모두가 얼간이 같은 자들이야. 완전히 구역질
이나, 순수하고 절망적인 구역질이 목구멍까지 치밀고 있어."
"토하면 돼."
"쓸모 없는 놈들이 주위에 우글거리고 있어." 하고 고혼다는 토해내듯이
말했다. "도시의 욕망을 빨아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흡혈귀 같은 자들이야.
물론 모두 다 지독한 건 아냐. 착실한 사람도 약간은 있어. 하지만 지독한
놈들이 너무 많거든. 말만 번드르를하게 하고, 요령이 어중이떠중이들이 세
계의 욕망의 웃물을 마시며 통통하게 살이 찌고 있는 건 그러한 세계야.
자네는 알지 못하겠지만, 정말로 지독한 놈들 투성이야. 이따금 그러한 놈
들과 술을 마셔야 할 때도 있어. 그런 때는 죽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어야
한다구. 속이 울컥 치밀어도 목을 졸라 죽이진 말자, 이런 놈들을 죽이는
건 에너지의 소모니까 라고 말야."
"금속 배트로 쳐죽이면 어때? 목을 졸라 죽이는 데는 시간이 걸려."
"정론이야." 하고 고혼다는 말했다. "하지만 되도록 이면 목을 졸라 죽이
고 싶어. 순간적으로 죽이긴 아까워."
"정론이야." 하고 나는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서로 정론을 말
하고 있어."
"정말로." 하고 말하기 시작하다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한숨을 쉬
고, 또 얼굴 앞으로 두 손을 가져가 손바닥을 합쳤다. "꽤 후련해졌어."
"잘 됐어." 하고 나는 말했다.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의 귀 같군. 구멍을
파고 외치는 거야. 입밖에 내면 후련해져."
"맞아." 하고 그는 말했다.
"밤참이라도 먹지 않겠어?"
"고맙네."
나는 물을 끓이고, 김과 매실장아찌와 고추냉이를 사옹하여 간단히 밤참
을 만들었다. 그리고 둘이서 잠자코 그것을 먹었다.
" 내가 보기에, 자네는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 하고 고혼
다는 말했다.
나는 벽에 기대어 잠시 빗소리를 듣고 있엇다. "어느 부분에선 그래. 나
름대로 즐기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결코 행복한 건 아냐. 자네게 어떤
종류의 것이 결여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어떤 종류의 것이 결
여되어 있어. 그래서 정상적인 생활을 보낼 수 없어. 그저 댄스의 스텝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계속 춤을 출 수는 있거든. 개중에는 감탄해 주는 사람
도 있지.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나는 완전한 제로야. 서른넷인데 결혼도 하
지 않고 있고, 변변한 직업도 갖고 있지 않아. 하루살이야. 공단 주택도 임
대받지 못해. 지금은 데리고 잘 상대도 없구. 앞으로 30년 후에는 어떻게
되어 있으리라고 행각해?"
"어떻게 되겠지."
"하긴." 하고 나는 말했다. "될지도 몰라. 안 될지도 몰라. 아무도 알 수
없다구. 모두 똑같애."
"하지만 나는 현재 '부분적으로나마' 즐기고 있지 않아."
"그럴지도 모르지만, 자네는 썩 잘하고 있네."
고혼다는 고개를 저었다. "잘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한없이 푸념을 늘
어놓고, 또 자네를 귀찮게 만들고 있겠나?"
"그러한 때도 있지." 하고 나는 말했다. "우리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등비수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냐."
한 시 반에 고혼다는 이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묵고 가도 돼. 손님이 사용할 이불쯤은 있고, 날이 밝으면 맛있
는 아침 식사도 만들어 주겠네." 하고 나는 말했다.
"아냐, 그렇게 말해주는 건 고맙지만, 술도 깨었고, 집으로 돌아가겠네."
하고 나는 말했다.
"아냐, 그렇게 말해주는 건 고맙지만, 술도 깨었고, 집으로 돌아가겠네."
하고 고혼다는 머리를 몇 번이고 흔들면서 말했다. 확실히 술은 깬 듯했다.
"그런데 자네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네. 이상한 부탁이지만."
"좋아. 말해 봐."
"미안하지만, 괜찮다면 자네의 스바루를 얼마 동안 빌려 주지 않겠나?
대신 마세라티를 두고 갈 테니까. 실은 아내와 몰래 만나는데 마세라티를
타고 가면 남의 눈에 띄거든. 어디를 가나, 그 차가 있으면 내가 타고 간
걸 금방 알아 버려요."
"스바루는 얼마든지 빌려 주겠어." 하고 나는 말했다. "마음대로 사용해
요.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지 않으니까 차를 그다지 사용하지 않아. 그러
니까 자네에게 빌려 주는 건 전혀 상관없어.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 패셔
너블한 수퍼 카를 대신 두고 가면 아주 곤란해. 나느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밤 사이에 누가 장난을 할지도 몰라. 게다
가 운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 차에 상처라도 입히면, 난 도저히 그런 걸
변상할 수 없어. 책임을 질 수 없어."
"상관 없어. 그러한 건 모두 사무소에서 돌봐줄 거야. 확실하게 보험이
기능을 해. 자네가 상처를 입혀도 정확히 보험금이 나온다구. 걱정하지 않
아도 돼. 마음이 내키면 바다에 집어넣어도 좋아. 정말 좋다구, 그러면 다
음에는 패럴리를 사는 거야. 패럴리를 팔고 싶어하고 있는 애로 소설가가
있거든."
"해럴리." 하고 나는 말했다.
"무슨 말울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어." 하고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체념하라구. 자네는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우리의 세계에서는
취미가 좋으면 살아 남을 수 없어. 거기서는 '취미가 좋은 사람'이란 '성격
이 비뚤어진 가난뱅이'하는 말과 같은 뜻이야. 동정받을 뿐이지. 아무도 칭
찬해 주지 않아."
결국 고혼다는 스바루를 타고 돌아갔다. 나는 그의 마세라티를 주차장에
넣었다. 민감하고 진취적인 차였다. 반응이 예민하고 힘찬 느낌이 절로 왔
다. 액셀레이터를 조금 밟으니가 달까지 날아가 버릴 듯이 바른 속도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강경하게 나가지 않아도 돼. 마음 편하게 하자구." 하고 나는 대
시 보드를 툭툭 두드리면서, 밝은 목소리로 마세라티에게 타일렀다.
하자만 마세라티는 내 말 따위는 변변히 듣고 있자도 않는 것 같았다.
자동차도 상대의 얼굴을 보는 거야, 아이고 맙소사, 하고 나는 생각했다.
마세라티도...
이튿날 아침에 나는 주차장으로 마세라티의 모습을 보러 가 보았다. 밤
사이에 누가 못된 장난을 하거나 훔쳐가지 않았을까 하고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는 무사했다.
언제나 스바루가 있는 장소를 마세라티가 차지하고 있어,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차 속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보았지만, 역시 아무래도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옆에 본 적도 없는 여자가
누워 있더라는 경우와 마찬가지였다. 멋있는 여자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는다. 어쩐지 긴장된다. 나는 어떤 경우나 사물에 익
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성격이다.
결국 나는 그날 한 번도 차를 타지 않았다. 낮 동안에 거리를 산책하고,
영화를 보고, 몇 권의 책을 샀다. 저녁 때에 고혼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
다. 그는 어제는 고마웠다고 말했다. 고맙다는 ㅁ날을 들을 만한 일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 호놀룰루에 관한 얘긴데." 하고그는 말했다. "조직에 문의해 보았네.
화ㅏ실히 여기서 호놀룰루의 여자를 예약할 수는 있어. 편리한 세상이야.
마치 녹색의 창구 같아. 스모킹입니까, 논스모킹입니까?하고 묻고 말야."
"맞아."
"그래서 준이라는 아가씨에 관해서도 물어보았어. 잘 아는 사람이 이전
에 당신네들로부터 준이라는 아이를 소개받은 적이 있는데, 꽤 좋더라면서
시험해 보라고 말하던떼, 그 아가씨를 예약할 수 있겠는가고 말야. 준이라
는 이름의 동남 아시아계의 아가씨. 조사하는 데 약간 시간이 걸렸어. 사실
은 일일이 그러한 일을 해주지 않지마느 나한테는 해주지. 자만하는 건 아
니지만 단골이니까. 무리한 부탁을 받아주. 확실하게 조사해 주었어. 준이
라는 아가씨는 분명히 있었어. 필리피노야. 하지만 그녀는 3개월 전에 없어
져 버렸어. 이미 일하고 있지 않아."
"없어져 버렸어?" 하고 나는 되물었다. "그만뒀다는 말인가?"
"무슨 소리야. 아무리 단골이라도 거기까지는 조사해 주지 않아. 콜걸들
은 노상 드나들고 있어. 일일이 추적 조사를 하고 있을 수도 없잖겠어. 그
녀는 그만뒀다, 이미 여기에는 있지 않다, 그뿐이야, 유감스럽게도."
3개월 전?"
그래, 3개월 전."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결론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고맙다고 말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또 거리를 산책하였다.
준은 3개월 전에 없어져 버렸다. 하지만 확실히 2주일 전에, 나는 그녀를
데리고 잤다. 그리고 전화 번호까지 적어두고 갔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 전
화 번호를. 히상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제 콜골이 3명이 되었다. 키키와
메이와 준. 모두 사라졌다. 하나는 살해되고, 두 명은 행방을 알 수 없다.
모두들 마치 벽에 흡수되는 것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그리고 모두들
각기 나와 관련되어 있다. 그녀들과 나 사이예는 고혼다와 마키무라 히라
쿠가 존재하고 있다.
나는 다방으로 들어가, 수첩에 볼펜으로 내 주위의 인간 관계를 그림으
로 그려 보았다. 꽤 복잡한 관계였다. 제1차 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의 열강
관계도 같다.
나는 절반쯤은 감탄하고 절반쯤은 지긋지긋해하면서 잠시 그 그림을 바
라보고 있었는데, 아무리 바라보아도 아무런 아이디어도 떠올라 오지 않았
다. 3명의 사라진 창부와, 한 명의 배우와, 3명의 예술가와, 한명의 예쁜 소
녀와, 호텔의 프런트를 담당하고 있는 신경증적인 아가씨. 아무리 호의적으
로 보아도 건전한 교유 관계라고는 할 수 없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같았다. "알았다. 집사가 범인이다."하고 나는 말해 보았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재미없는 농담이다."
솔직히 말해 이 이상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아무리 실을 끌어당
겨 보아도 오히려 더 뒤얽힐 뿐이다. 통 분명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키키
와 메이와 고혼다의 연결선뿐이었다. 그런떼 지금은 마키무라 히라쿠와 준
의 연결선까지 추가되어 있다. 그리고 키키와 준은 어딘가에서 이어져 있
다. 준이 남겨둔 전화 번호와 키키가 남겨둔 전화 번호는 동일한 것ㅇ. 관
계가 한 바퀴 빙그르르 원을 그리고 있다.
"이건 어려운데, 왓슨 군." 하고 나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재떨이를
향해 말했다. 물론 재떨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재떨이는 머리가
좋으니까, 히러한 일에는 일체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 재떨이나 커피 컵,
슈거 포트, 전표 따위도 모두 머리가 좋다.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못
들은 체하고 있다. 어리석은 건 나 한 사람뿐이다. 언제나 이상한 일에 관
련되어 있다. 그리고 언제나 몹시 지쳐 있다. 기분 좋은 봄날의 초저녁에
데이트 할 상대도 없다.
나는 아파트로 돌아와 유미요시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 하지만 유미요
시는 없었다. 오늘은 일찍 근무하는 차례하서 퇴근했다는 것이었다. 저녁에
수영 학교에 가는 날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처럼 수영 학교에
질투를 느꼈다. 고혼다처럼 호감을 주는 잘생긴 교사가 유미요시의 손을
잡고 헤엄치는 법을 부드럽게 가르쳐 주고 있는 광경에 질투를 느꼈다. 나
는 유미요시 한 사람 때문에, 삿포로로부터 카이로 이르는 온 세계의 수영
학교들을 증오하였다. 빌어먹을, 하고 나는 생각했다.
"모든게 지겨워. 거지 같애. 순수하게 구역질이 나." 나는 고혼다를 흉내
내며 이렇게ㅐ 목소리를 내어 말해 보았다. 전혀 기대하고 있지는 않았었
지만, 실제로 목소리를 내어 말해 보니 이상하게도 기분이 약간 좋아졌다.
고혼다는 종교가가 되었으면 좋았을 것ㄹ 하고 나는 생각했다. 아침과 저
녁때에 그가 "모든 게 지겨워. 거지 같애. 순수하게 구역질이 나." 하고 외
치며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인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와는 달이, 유미요시를 몹시 만나고 싶었다. 나는 그녀의 약간
신경증적인 말트나 민첩한 몸의 움직임이 그리웠다. 손가락 끝으로 안경테
를 잡는 행위나, 미끄러지듯이 슬쩍 방안으로 들어돌 때의 진지한 표정, 블
레이저 코트를 벗고 내 옆에 앉을 때의 모습 등이 좋았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을 머리에 떠올리자, 나는 약간 따스한 기분이 될 수 있었다. 나는 그
녀 속에 있는 솔직한 면에 아주 강하게 끌리고 있었다. 우리는 둘이서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그녀는 호텔의 프런트에서 일하는 데 기쁨을 발견하고 있었고, 일주일에
며칠은 저녁에 수영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나는 생업에 종사하고, 스바루
와 오래 된 레코드를 좋아하며, 정확한 식사를 하는 일들 속에서 아주 작
은 기쁨 같은 것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러한 두 사람. 잘 되어갈지도 모르
고, 안 되어갈지도 모른다.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여, 통 예측을 할 수가 없
다.
그녀가 나와 결합되면, 역시 언젠가는 상처를 입게 될까?? 헤어진 아내
가 예언한 것처럼, 나는 관련을 맺게 죄는 모든 여성에게 결국은 상처를
입혀 가게 될 것인가? 나는 자신의 일밖에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니까, 타
인을 좋아할 자격이 업는 것일까?
하지만 유미요시를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 나는 이제ㅣ부터 곧 비행기
를 타고 삿포로로 날아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녀를 껴안고, 데이터는 부
족할지 모르지만 나는 아무튼 너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안
된다. 그 전에 분명히 매듭을 지어 두어야 한다. 엉거주춤 하게 일을 방치
해 둘 수는 없다. 그런 짓을 하면, 그 엉거주춤한 모양을 다음 단계까지 질
질 끌고 가게 된다. 아무리 나아가도 모든 사물이 엉거주춤한 모양의 어두
컴컴한 그림자에 물들게 된다. 그리고 이는 내가 이상으로 삼는 세계의 모
습이 아니다.
문제는 키키다. 그렇다. 키키가 모든 일의 중심에 있다. 그녀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내개ㅔ 지시를 내리려 하고 있다. 삿포로의 영화관으로부터 호놀룰
루의 다운타운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그림자처럼 내 앞을 휙 사로질러 간
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하고 있다. 이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메시지가 너무 암시적이어서,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키
키는 대체 내게ㅐ 무엇을 구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지만 어떠헥 하면 좋은지를 나는 알고 있어따.
아무튼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어떤 일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다. 수
가 마혔을 때에는, 당황하여 움직일 필요는 없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난다. 무슨 일이 다가온다. 가만히 응시하면서, 어스름 속에
서 무엇인가가 움직이기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나는
경험을 통해 이를 배웠다. 이는 언젠가는 반드시 움직인다. '만일 이것이
필요한 것이면 이는 반드시 움직인다.'
좋아, 천천히 기다리자.
나는 며칠 만에 한 번씩 고혼다와 만나 술을 마시고 식사를 하곤 했다.
나중에는 그와 만나는 일이 내 습관 의 일부가 되었다. 만날 때마다 그는
스바루를 계속 빌려 쓰고 있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문제 없어, 신경 쓰지
말게, 하고 나는 말했다.
"아직 마세라티는 바다에 집어넣지 않았나?" 하고 그는 물었다.
"유감스럽게도 바다에 갈 틈이 없어서." 하고 나는 말했다.
나와 고혼다는 바의 카운터 앞에 나란히 앉아 보드카 토닉을 마시고 있
었다. 그는 나보다 마시는 속도가 약간 빨랐다.
"하지만 정말로 집어넣으면 기분 좋을 거야." 하고 그는 잔 가장자리예
입술을 가벼이 댄 채로 말했다.
"확실히 가슴이 후련할 거야." 하고 나는 말했다. "하지만 마세라티가 없
어져도 곧 페럴리가 나오지."
"하는 김에 그것도 집어넣자구." 하고 고혼다는 말했다.
"페럴리 다음엔 무엇일까?"
"무엇일까. 하지만 그렇게 잔뜩 처넣으면, 틀림없이 보험 회사에서 시비
를 걸어올 거야."
"보험 회사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더 대범해지자구. 어차피 이건 모
두 공상이야. 둘이서 술을 마시며 공상하고 있을 뿐이야. 자네가 곧 잘 나
오는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와는 달라. 공상에는 예산이라는 게 없
거든. 중산 계급적인 지금은 잊어버리는 게 좋아. 자질구레한 건 신경쓰지
말고, 계속 멋지게 하자구. 람보르기니든 포르셰든 자가든 무엇이든 상관
없어. 모조리 처넣으면 돼. 사양할 필요 없다구. 바다는 깊고 넓으니까. 수
천 대라도 받아들여 줘. 상상력을 구사하는 거야."
그는 웃었다. "자네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가슴이 후련해져."
"나도 후련해지네. 남의 자동차고 남의 상상력이니까." 하고 나는 말했
다. " 그런데 요즘 부인하고는 잘 되어가고 있나?"
그는 보드카 토닉을 마시고,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밖에는 비가 내리
고 있고, 가게는 비 있었다. 우리 두 사람 이외예는 손님이 없었다. 바텐더
는 할 일이 없어 술병을 닦고 있었다.
"잘 되어가고 있어." 하고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입술을 일그러뜨
리며 미소지었다.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네. 우리의 사랑은 이혼에 의해
확인되고 심화되었어. 어때, 로맨틱하지 않아??"
"로맨틱해. 실신할 것 같아."
그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정말이야." 하고 그는 정색을 하고 말했다.
"알고 있어." 하고 나는 말했다.
나와 고혼다는 만나면 대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는 우스
꽝스러운 말을 늘어놓으면서 꽤 진진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이는 끊임없는
농담을 필요로 할 만큼 진지한 이야기였다.
대부분이 신통찮은 농담이었지만, 이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어
쨌든 농담이면 되었던 것이다. 이는 농담을 위한 농담에 지나지 않았다. 어
쨌든 농담이면 되었던 것이다. 이는 농담을 위한 농담에 지나지 않았다. 우
리는 농담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필요로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우리가 얼
마만큼 진지한가는, 우리 자신밖에는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모두 서른네 살
인데, 이는 열세 살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아주 어려운 연령이었다. 둘 다
나이를 먹는 일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
고 우리는 이에 대비하여 무엇인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기에 접어
들고 있었다. 닥쳐올 겨울 동안에 몸을 따스하게 해줄 만한 것을 확보해
두는 것이다. 그는 이를 간결한 말로 표현하였다.
"사랑." 하고 그는 말했다. "내게 필요한 건 그거야."
"감동적이군." 하고 나는 말했다. 하지만 내게도 그것은 필요했던 것이
다.
고혼다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는 입을 다물고 사랑에 대해 생각
하고 있었다. 나도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잠깐 유미요시에 관
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가 그 눈이 내리는 날 밤에, 브라디 마리를 다섯
잔인가 여섯 잔을 마신 것을 문득 생각해 내었다. 그녀는 브라디 마리를
좋아한다.
"싫증이 나리만큼 많은 여자를 데리고 잤어. 이제 필요 없에. 몇 명하고
자든 마찬가지야. 하는 게 똑같은 걸." 하고 고혼다는 잠시 후에 말했다.
"사랑을 원해. 이봐, 굉장한 걸 자네한테 털어놓고 이야기하겠네. '내가 자
고 싶은 건 아내뿐이야'
나는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냈다. "굉장하군. 마치 신의 말 같아. 찬란히
빛나고 있어. 기자 회견을 해야겠어. 그리고 '재가 자고 싶은 상대는 아내
뿐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거야. 모두들 감동할 거야. 총리 대신의 표차을 받
을지도 몰라."
"아니, 노벨 평화상을 탈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내가 자고 싶은 상
대는 아내뿐입니다' 하고 세계를 향해 선언하는 거야. 보통사람은 좀처럼
해낼 수 없는 일이지."
"그러나 노벨상을 받으면 프록코트가 필요해지겠는데."
"뭐든 사면 돼. 모두 경비로 처리돼요."
"훌륭해. 바로 신의 말이야."
"스웨덴 왕 앞에서 수상 인사를 하는 거야." 하고 고혼다는 말했다."여러
분, 내가 지금 자고 싶은 상대는 아내뿐입니다. 하고 말야. 감동의 소용돌
이에 휩싸이지. 눈을 머금은 구름이 갈라지며,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고."
"얼음이 녹고, 바이킹이 항복하며, 인어의 노래가 들려오고."
"감동적이야."
우리는 또 입을 다물고, 잠시 제각기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사랑
에 대해 생각해야 할 일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유미요시를 집에 초대할 때
에는 보드카와 토마토 주스와 리 앤 페린 소스와 레몬을 준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면 자네는 상 따위는 아무것도 받을 수 없을지도 몰라." 하
고 나는 말했다. "변질자로 여겨질 뿐일지도 몰라."
고혼다는 이에 대해 잠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몇 번이고 고
개를 끄덕였다.
"그래, 있을 수 있는 일이야. 내가 말하고 있는 건 성적 반혁명이야. 격
앙된 군중의 발에 채여 죽을지도 몰라." 하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 나는
성적 순교자가 되지."
"성적 순교자가 된 최초의 배우가 될 수 있지."
"하지만 죽으면 두 번 다시 아내와 잘 수 없어."
"정론이야." 하고 나는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또 잠자코 잠시 술을 마셨다.
그러한 식으로 우리는 진지한 이야기를 하였다. 옆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면, 모두 농담인줄 알았으리라. 하지만 우리는 더
할 나위 없이 진지했던 것이다.
그는 틈이 나면 내게 전화를 걸어 왔다. 그러면 어느 바로 가거나, 내 아
파트로 찾아와 식사를 하거나, 아니면 그의 아파트로 가곤 했다. 그렇게 나
날이 흘러갔다. 나는 작정을 하고, 일체 일을 하지 않았다. 일 따위는 어찌
되든 상관 없게 되어 버렸다.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
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가만히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나는 마키무라 히라쿠에게 남은 돈과 여행중에 사용한 몫의 영수증을 우
송하였다. 이내 프라이데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돈을 더 받아 달라고
그는 말했다.
"선생님도 이러면 미안하다고 말씀하고 계시고, 저도 곤란하거든요." 하
고 프라이데는 말했다. "이 일은 제게 맡겨주지 않겠습니까? 결코 이 일로
당신에게 부담이 되게 해드리지는 않을 테니까요."
실갱이를 하기도 귀찮아져서, 알았어요, 이번 일은 아무튼 그쪽 마음에
들도록 해줘요, 하고 나는 말했다. 마키무라 히라쿠는 이내 30만 원짜리 수
표를 액자에 넣어 책상 위에 놓아두었다.
연휴가 왔다가 지나갔다.
나는 유미요시와 몇 차례 전화로 이야기를 하였다.
얼마 동안이나 이야기를 하는가는 그녀가 결정했다. 오랫동안 이야기할
때도 있었고, "바쁘다."고 말하며 간단히 끊어버리는 수도 있었다. 오랫동
안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는 수도 있고, 갑자기 뚝 끊어버리는 수도 있었
다. 하지만 아무튼 전화를 통해 나느 그녀와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다. 우
리는 조금씩 데이터를 교환했다. 어느날 그녀는 자기 집의 전화 번호를 가
르쳐 주었다. 이는 확실한 진보였다.
그녀는 일주일에 두 번씩 수영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녀가 수영 학교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내 마음은 순진한 고교생처럼 떨리거나 상처를 입
거나 어두워지곤 했다. 나는 몇 번이고 그녀의 수영 교사에 관해 질문해
보려 했다. 어떤 교사인가, 몇 살쯤 되었는가, 잘생겼는가, 그녀에게 너무
친절하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잘 물어볼 수 없었다. 그녀가 나의
질투를 간파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이봐요, 당신은 수영 하교에 질투를
느끼고 있는 거죠? 아아 싫어요, 그러한 사람은 제일 싫어요. 수영 학교에
질투를 느끼는 사람 따위는 남자로서 제일 볼품 없는 위인이에요. 무슨 말
인지 알겠어요? 정말 제일 볼품 없는 위인이에요. 당신하고는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요." 하고 말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영 학교에 관해 물어보고 싶어도,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잠
자코 있었다. 잠자코 있으면, 나의 내부에 일고 있는 수영 학교 망상이 점
점 확대되어 갔다. 레슨이 끝난 뒤에, 교사가 그녀만을 남게하여 특별 레슨
을 하는 것이다. 교사는 물론 고혼다였다. 그는 유미요시의 가슴과 배에 손
을 가져가 크로울 수영법을 연습시켰다. 그의 손가락은 그녀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그녀의 다리 윗부분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말라고
그는 말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고 그는 말했다. "내가 자고 싶은 상대는 아내
뿐이야."
그리고 그는 유미요시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발기한 페니스를 잡게 하였
다. 물 속의 발기한 페니스. 마치 산호 같다. 유미요시는 아주 황홀해하고
있다.
"괜찮아." 하고 고혼다는 말했다. "내가 자고 싶은 건 아내뿐이니까."
수영장 망상.
어이가 없다. 하지만 나느 그것을 머리에서 몰아낼 수가 없었다. 나는 유
미요시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잠시 그 망상에 시달리게 되었다. 망상이 점
점 복잡해지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키키나 메이, 유키 등이
나왔다. 유미요시의 몸을 어루만지는 고혼다의 손가락을 바라보고 있는 동
안에, 어느 틈이랄 것도 없이 순식간에 유미요시가 키키로 변하곤 했다.
"난 아주 평범하고 흔해빠진 인간이에요." 하고 어느 날 유미요시는 말
했다. 그날의 그녀는 몹시 기운이 없어 보였다. "남들과 다른 건 이름뿐이
에요.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저 이렇게 호텔의 카운터에서 매일매일
일하며 인생을 헛되이 소모시켜갈 뿐이에요, 이제 나한테 전화하지 말아요.
난 장거리 전화 요금에 걸맞는 인간이 못 돼요."
"하지만 넌 호텔에서 일하는 걸 좋아하잖아?"
"네, 그건 좋아해요. 일하는 것 자체는 고통스럽지도 않아요. 하지만 이
따금 호텔에 삼켜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따금. 그러한 때면 나는
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죠. 나 따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호텔
은 분명히 거기에 있어요. 하지만 나는 거기에 없어요. 내게는 내가 보이지
않아요. 난 간과되고 있어요."
"호텔의 일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보군." 하고 나는 말했다.
"호텔은 호텔이고, 너는 너야. 나는 곧잘 너에 관해 생각하고, 이따금 호텔
의 일도 생각해. 하지만 한꺼번에 생각하지는 않아. 너는 너고, 호텔은 호
텔이야."
"알고 있어요, 그것쯤은. 하지만 이따금 혼란에 빠져요. 경계선이 보이지
않게 되지. 너뿐만이 아냐. 나도 마찬가지야." 하고 나는 말했다.
"마찬가지가 아녜요, 전혀." 하고 유미요시는 말했다.
"그래, 전혀 마찬가지가 아냐." 하고 나는 말했다. "하지만 네 기분을 잘
알 수 있고, 너를 좋아해. 네 속에 있는 무엇인가가 나를 끌어당겨."
유미요시는 잠시 잠자코 있었다. 그녀는 전화의 침묵 속에 있었다.
"난 그 어둠이 아주 무서워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한 번 더 그일이
다쳐올 듯한 느낌이 들어요."
수화기에서 유미요시가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는 아무리 생각해보
아도 훌쩍이며 울고 있는 소리였다.
"이봐요, 유미요시." 하고 나는 말했다. "왜 그래? 괜찮아?"
"괜찮지 않구요. 그저 울고 있을 뿐이에요. 울면 안 돼요?" 아니, 안 될
건 없어. 걱정했을 뿐이야.
"좀 잠자코 있어요."
나는 시키는 대로 잠자코 있었다. 내가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자, 유미요
시는 한차례 울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5울 7일에 유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돌아왔어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지금부터 어디로 놀러 가지 않겠어
요?"
나는 마세라티를 타고 아카사카의 맨션까지 유키를 맞으러 갔다. 유키는
마세라티를 보자 이마를 찌푸렸다.
"이 차는 어떻게 된 거죠?"
"훔친 건 아냐. 샘 속에 자동차를 빠뜨렸더니 이자벨 아지나 같은 샘의
요정이 나와서 '지금 빠뜨린 건 금으로 만들어진 마세라티입니까, 아니면
은으로 만들어진 BMW입니까' 하고 묻길래 아뇨, 내 차는 동으로 만드러
진 중고 스바루입니다. 하고 대답했지. 그러자-."
"쓸데없는 농담은 그만 해요." 하고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
지하게 묻고 있는 거예요. 정말 이건 대채 어떻게 된거죠?"
"친구하고 일시적으로 교환한 거야." 하고 나는 말했다. "내 스바루를 꼭
타고 싶다고 하기에 바꾸었어. 그 친구에게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친구요?"
"그래.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내게도 한 명쯤은 친구가 있어."
그녀는 자동차의 조수 자리에 올라 자동차 안을 휙 둘러보았다. 그리고
또 이마를 찌푸렸다. "이상한 차예요." 하고 그녀는 내뱉듯이 말했다. "얼간
이 같애."
"그러고 보니 소유쥬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더군." 하고 나는 말했다.
"표현은 약간 달랐지만."
그녀는 잠자코 있었다.
나느 또 소오낭 방면으로 차를 몰았다. 유키는 한참 달리고 있어도 죽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스틸리 댄의 테이프를 작은 소리로 켜면서, 주의
깊게 마세라티를 운전하였다. 매우 좋은 날씨였다. 나는 알로하 셔츠를 입
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그녀는 엷은 면바지에 핑크색의 랄프 로렌표
폴로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 색깔이 햇볕에 그을은 피부에 썩 잘 어울렸
다. 마치 하와이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 앞에는 가축을 운반하는 트럭
이 달리고 있는데, 돼지들이 판자로 만들어진 울짱 틈사이로, 우리가 타고
있는 마세라티를 붉은 눈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틀림없이 돼지는
스바루와 마세라티의 차이 따위는 알 수 없으리라고 나는 생각했다. 돼지
는 차이화라는 게 어떤 건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기린도 알지 못하고, 뱀
장어도 알지 못한다.
"하와이는 어땠어?" 하고 나는 물어보았다.
그녀는 어깨를 움찔했다.
"어머니하고 잘 지냈어?"
그녀는 어깨를 움찔했다.
"굉장히 건강해 보이는데. 햇볕에 그을은 게 무척 매력적이야. 마치 카페
오레의 요정처럼 보이는군. 등에 보기 좋은 날개를 달고, 스푼을 어깨에 둘
러메면 어울릴 것 같아. 카페 오레의 요정. 네가 까페 오레 편이 되면, 모
카와 브라질리아와 콜롬비아와 킬리만자로가 몽땅 달려들어도 절대로 당할
수 없어.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카페 오레를 마시지. 온 세계가 카페 오
레의 요정에 매혹돼. 햇볕에 그을은 네 모습은 그토록 매력적이야."
힘껏 순수하게 칭찬해 주었는데, 통 효과가 없었다. 그녀는 어깨를 움찔
할 뿐이었다. 혹은 역 효과가 난 것일까? 내 순수함이 어디선가 일그러져
버린 것일까?
"생리 현상이야?"
그녀는 역시 어깨를 움찔했다.
나도 어깨를 움찔했다.]
"돌아가고 싶어요." 하고 말했다. "되돌아서 도쿄로 돌아가요."
"여기는 토오메이 고속도로야. 여기서 되돌아 갈 수는 없어."
"다른 길로 빠져요."
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녀는 녹초가 된 것처럼 보였
다. 눈에 생기가 없고, 시선이 흐려져 있었다. 아마 창백해져 있을 테지만,
햇볕에 그을은 까닭에 안색의 변화까지는 읽을 수 없었다.
"어디서 쉬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나는 물어보았다.
"괜찮아요. 쉬고 싶지 않아요. 아무튼 빨리 도쿄로 돌아가고 싶어요." 하
고 유키는 말했다.
나는 요코하마의 출구로 빠져나와, 곧바로 도쿄로 돌아왔다. 잠시밖에 앉
아 있고 싶다고 유키가 말하여, 그녀의 맨션 부근에 있는 주차장에 마세라
티를 세워두고, 노기 신사의 벤치에 둘이서 나란히 앉았다.
"미안해요." 하고 유키는 여느 때와는 달리 순진하게 사과했다. " 하지만
굉장히 기분이 나빴어요.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별로 그러한 말을 하
고 싶지 않아 죽 참고 있었지만요."
"참을 필요 없어. 신경 쓰지 말아요. 여자에겐 흔히 있는 일이니까. 나는
익숙해져 있어."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하고 유키는 외쳤다. "그런 게 아네요. 그와는
달라요. 내가 질려 버린 건 저 차 때문이에요. 저 차에 타고 있었던 때문이
에요."
"하지만 저 마세라티의 대체 어디가 글렀단 말야?" 하고 나는 물었다.
"결코 나쁜 차가 아냐. 성능도 좋고, 타 보면 쾌적한 느낌을 주잖아. 확실
히 자신이 돈을 내고 구ㅇ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