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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마법사의 회귀생활-109화 (109/559)

109화. 동업이라니까?

한바탕 회포를 푼 후, 아스터와 샤인은 차분히 대화를 나눴다.

물론, 여기서 ‘차분히’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아스터를 기준으로 한 이야기일 뿐.

샤인에게는 폭력으로 점철된 대화라.

‘……이 썩을 것이.’

샤인은 얼얼한 이마를 매만지며, 맞은편에 앉은 아스터를 눈에 담았다.

“흐음, 그렇게 된 거란 말이지? 이거, 영…… 믿기 힘든 얘긴데 말이야.”

의자에 기댄 채 까딱이는 발끝. 믿기 힘들다는 것치고는 너무도 태연하다.

첫 만남 때 들불 같은 살기를 일으키며 달려들던 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악마 같은 놈.’

더 때리려는 거다.

- 흐음, 증거 있어?

- 증거? 이 몸이 증거가 아니더냐, 이 멍청한…… 악!

- 멍청? 멍청? 누가 멍청?

조그마한 건수만 잡아도 마빡에 꿀밤을 먹이는데, 이게 여간 아픈 게 아니다.

어설프게 막으면?

- 막아? 막아?

두 번, 세 번 연달아 들어오는 꿀밤.

치욕적이다.

‘이 샤인 폰 르망이 어쩌다가…….’

차라리 턱주가리를 맞고, 발길질을 당하면 비참하기라도 덜 비참할 터인데.

숫제 꼬맹이를 혼내는 것처럼 꿀밤을, 같은 자리에만, 집요하게 중첩을 시키니.

눈가에 찔끔 고인 눈물은 아파서가 아니라 너무도 치욕적이기 때문이라.

‘……두고 보자. 지금이야 뱀파이어가 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렇다지만 내 힘만 충분히 쌓으면…….’

이 수모는 기필코 갚아 주리라. 열 배? 아니, 백 배, 천 배 곱절로 이자를 쳐서!

“그러면, 정리를 하자면…….”

여하튼, 그렇게 샤인이 복수심을 불태우는 가운데, 아스터가 입을 열었다.

“넌 그 엘더한테, 뱀파이어의 부흥이라는 사명을 받았고.”

“……그렇다.”

“그 대가로 이렇게 되살아날 수 있었고.”

“……맞다.”

“앞으로는 뱀파이어를 부흥시키기 위해서 일족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말이네?”

몇 번을 더 말해 줘야 하는 것인지.

이미 수차례 반복된 물음에 샤인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하나, 그런 것도 잠시.

“그으렇다.”

초인적인 인내심.

‘딱 한 번만 더 물어보면…… 일족의 부흥이고 나발이고 내 오늘 뒈지는 한이 있어도 기필코 네놈을…….’

그 증오는 처절하다.

하나, 그 증오를 느낀 것일까? 아스터의 물음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다.

“흐음, 그랬구만.”

“…….”

정말이지, 사람을 열 받게 하는 재주가 있는 놈이었다.

앞으로 한 번. 딱 한 번만 더 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폭발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귀신같이 타이밍을 끊으니.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한편, 샤인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을 때, 아스터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이게…… 말이 돼?’

샤인의 예상과는 달리, 쥐어 패기 위해 물은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몇 번이고 물어봤을 뿐.

그도 그럴 것이, 한번 생각해 봐라.

‘……뱀파이어?’

그래, 있을 수 있다 치자.

항간에야 뭐, 상상의 종족이니, 뭐니. 동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허구로 치부되곤 했지만, 언제나 현실은 상상보다 더 기상천외한 것이었으니까.

한데, 두 번이나 죽은 놈이 뱀파이어로 되살아나?

‘그게 되나?’

모르겠다.

제 말로는 뱀파이어 일족의 종족적 특성과 몇 가지 특수한 조건, 그리고 뱀파이어들이 고대에 어마어마한 대가를 바쳤기에 가능한 일이라는데.

뭐, 그런 자세한 원리는 각 잡고 들어도 잘 모르는 일이고, 다만 상식선에서 생각할 뿐.

하나, 그 ‘상식’으로 생각을 하자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일이더라.

눈앞에 그 결과물…… 샤인이라는 존재가 버젓이 모든 사실을 증명하고 있음에도, 믿기 힘들달까?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

곧 믿을 수밖에 없더라.

‘그러면, 내가 회귀를 하고 데스트로우와 싸울 때 전생의 모습과 힘을 빌려 온 건 말이 되고?’

말이 안 되는 걸로 치면 이게 더 안 되지 않을까?

뭐, 대강 그런 사고 흐름을 따라서, 결국 샤인의 부활도 믿게 된 것인데…….

문득, 이런 의문이 일었다.

“근데, 여긴 왜 왔냐?”

“……뭬?”

“아니, 그 뭐야. 일족을 부흥시켜야 한다며? 그러면 바쁜 거 아니냐고.”

“어, 그게…….”

짧은 정적.

“……그러게?”

어찌 보면 섭섭하다 할 만한 물음일 수도 있었다.

샤인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스터의 생명의 은인. 함께 싸운 전우가 아닌가. 한데, 생명의 은인을 두고 한다는 소리가 ‘왜 왔냐.’라니?

하나, 그럼에도 샤인이 대꾸하지 못하는 건, 본인 역시 그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러게, 내가 이 간악한 놈을 왜 찾아왔지?’

사실 그랬다.

짧은 기간이지만, 나쁘지 않았던 동행.

하나, 당면한 과제가 있는데 무엇 하러 이 간악한 놈을 찾아왔을까.

내가 네놈의 목숨을 구했노라. 생색이라도 내기 위해서? ……그건 아니었다.

애초에 대가를 바랐다면, 그처럼 희생을 자처하지 않았을 테니까.

번뜩.

아스터의 눈동자에 한 줄기 빛살이 스치고 지나간 것은 바로 그때였다.

“너 갈 데 없지?”

“내가 갈 데가 왜…… 없네?”

생각해 보니, 갈 데가 없었다.

생전의 인연이라고 해 봐야, 이미 200년 전의 인물들이고. 자신처럼 언데드라도 되지 않은 이상, 모두들 관짝에 들어가 고이 묻혔을 테니까.

그렇다고, 그 인연들의 가문을 찾아간다? 가서 무어라 할 것인가.

― 내가, 마! 너희 조상들이랑, 인마! 밥도 먹고, 엉? 술도 먹고, 엉? 마! 다했어!

퍽이나.

칼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지.

그렇다고 당초 계획했던 대로 르망가(家)의 식솔들이 묻힌 곳을 찾아가자니…….

‘어떻게?’

데스나이트였던 때야, 막연히 대수림을 빠져나가면 ‘찾아가야지’ 했지만, 막상 그 현실이 눈앞에 다가오니…… 이거, 참.

까마득했다.

멸문당한 명가. 비록, 자신이 황제 시해자가 된 것은 가문이 멸문을 당한 후라지만, 반역자의 가문이 온전히 그 흔적을 남겨 두고 있을까?

그리고 또.

가문이 멸문당한 이후, 홀로 대륙을 전전하던 샤인은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았다.

‘……모든 게 돈이다.’

먹고, 자고, 싸고.

그리고 숨 쉬는 것 자체만으로도 돈이 필요했다.

하면, 자신에게 돈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뚜렷한 신분이라도 가지고 있냐 하면…….

“야.”

“……말해라.”

샤인은 아스터의 목소리에 혼란스러운 생각을 접어 뒀다.

한데, 왜일까.

‘이 새끼, 눈빛이…….’

어딘지 위험하다.

이건 꼭…… 그래. 종속의 팔찌로 계약을 하기 전, 그 눈빛이랄까?

“너, 바깥세상이 얼마나 험한지 모르지?”

“……안다만?”

“일족을 부흥시켜야 한다며. 그런데, 요즘 세상이 그렇게 녹록지가 않아요. 뱀파이어? 야, 마법사들이 이걸 알면 얼마나 좋아할까?”

“…….”

“내가 볼 땐, 일족 부흥이 아니라 웬 이름 모를 마법사의 실험실에 갇혀서 논문의 연구 자료로 써먹힐 거 같은데.”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이 몸이 누군 줄 알고…….”

“아, 알지. 내상 입은 마법사랑 용호상박의 주먹다짐을 벌인 마스터 나이트 아니야?”

“…….”

맞다.

“그러다가, 웬 패스파인더한테 떡이 되도록 처맞은 뱀파이어기도 하시고.”

이것도 맞다.

하지만, 샤인은 사실에 근거한 폭력에 굴하지 않았다.

“이 몸이 지금이야 피 한 방울 못 빨아 이리 약하다지만……!”

“아, 거. 한두 명 빨아선 안 된다며. 어느 세월에? 응?”

“…….”

더 이상 할 말이 떨어진 것일까.

입을 꾹 다문 샤인.

아스터는 그런 샤인을 보며 픽 웃어 보였다.

눈동자에 깃든 기색은 숨길 생각도 없는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빛을 발했다.

“너 로드(Lord)니 뭐니라서, 수명이랄 게 거의 안 정해져 있다며?”

“…….”

“그러면, 한 백 년 정도는 괜찮은 거 아니야?”

듣자니, 꼭 로드가 아니더라도 뱀파이어는 그 수명이 인간에 비할 바가 아니라더라.

이건,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샤인이 뱀파이어가 되는 순간 자연스레 깨달은 사실.

엘더가 인간 출신 로드를 위해 주입해 준, 뱀파이어들의 상식이라고.

“너, 나랑 일 하나만 같이하자.”

“이 간악한 것이……!”

샤인이 화를 터트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이 몸을 또 얼마나 부려먹으려는 것이냐. 내, 네놈의 세 치 혀에 속아서 식충이에 노비 취급받은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거, 잠도 안 자면서.”

꽤나 억울했는지, 흉흉한 기세를 풍기는 샤인. 하나, 아스터는 귀를 후비며 태연히 받아넘겼다.

원래, 그렇다.

사실에 근거한 폭력에 밀리기 시작하면, 할 수 있는 건 언성을 높이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내가, 응? 널 공짜로 부려 먹겠다는 게 아니야. 일종의…… 그래. 동업. 응? 동업이라니까?”

“……동업 말이냐?”

아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봐. 혼자서 뱀파이어로 세상 살아가기 얼마나 팍팍하겠어? 일족은 또 어떻게 늘리고? 늘리면? 잠잘 곳은? 피는 또 어떻게 구하고.”

“그건 그렇다만…….”

“내가, 뒈질 때까지 내 일만 하라는 게 아니야. 서로 돕자고. 너는 내 일을 돕고, 나는 네 일을 돕고.”

일렁이는 샤인의 눈동자.

‘거의 다 넘어왔군.’

하나, 역시 한 번 당해 봤다는 것일까? 샤인은 그리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네놈이 하려는 게 뭔지 알고? 만약, 네가 제국을 세우겠다면? 무슨 명가를 멸문시키겠다면?”

“어허, 누굴 사기꾼으로 아나.”

“못 믿겠다. 그러니…… 그래, ‘피의 맹약’이라는 것이 있더구나.”

“피의 맹약?”

샤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송곳니로 검지를 똑 따 보였다.

톡.

테이블 위로 떨어지는 핏방울. 한데, 과연 뱀파이어의 피라는 것인가? 피에 깃든 마력이 범상치 않다.

“이는 로드의 권능이니라. 이 맹약을 조율하는 동안은 한 치의 거짓도 발설할 수 없고, 맹약으로 묶인 이후부터는 서로의 생명을 걸고 이행을 진행해야 하니.”

츠즈즈―

기이한 빛을 뿜는 핏방울이 곧 알 수 없는 마법진을 그리며 번진 가운데.

“네놈이 그리 떳떳하다면, 이 위에 핏방울을 떨어트려 보거라. 그리고 이 맹약에 약속하면…… 내 네놈과의 동업을 생각해 보지.”

이는 샤인으로서는 제법 강수였다.

피의 맹약은 로드의 권능.

한 번 맹약을 맺으면, 그 맹약이 해소되기 전까지 새로운 맹약은 맺을 수 없다.

이런 권능을 망설임 없이 아스터에게 사용한다는 건 두 가지 의미였다.

하나.

‘……도통 믿을 수가 없는 놈이다.’

신의가 없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간악한 세 치 혀를 믿을 수 없을 뿐.

또 다른 하나.

‘세 치 혀를 떠나서…… 그 실력만큼은 부족하지 않은 놈이니.’

무슨 연유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나, 마법사에게 경지는 곧 권력.

그 출신을 떠나, 저만한 경지라면 그 소속을 떠나 한자리 떡하니 꿰차고 있을 것이 분명하니.

힘과 배경.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둔 노림수!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하! 또 거짓부렁을 내뱉은 것이냐?”

“아니, 그건 아닌데…….”

샤인은 아스터의 약한 모습에 회심의 미소를 머금었다.

“나로서도, 네놈을 제외하면 선택지가 없느니라. 만약 네놈이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번에는 서로 동등한 조건에서 한번 손을 잡아 보자꾸나.”

요컨대, 기브 앤 테이크.

받은 대로 돌려주마. 이 소리였다.

물론, 거래에 있어 지극히 당연한 형태기는 했다. 그러니까, 회심의 미소를 머금는 것 자체가 우스울 일이랄까?

하나, 그럼에도 샤인이 의기양양한 것은 워낙 노비 생활에 적응된 터라.

“……뭐, 그렇게까지 말하면 하는 수 없지.”

아스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손가락에서 피를 내, 맹약에 떨어트렸다.

“자, 네놈이 내게 원하는 건 뭐지?”

“나야, 뭐……. 그리 거창한 건 아닌데. 쯧, 동료를 도우려는 내 선의를 이렇게 몰라주네.”

“닥치고, 어디 지껄여 보거라.”

샤인은 맹약에 스며드는 아스터의 핏물을 바라보고는 씨익 웃어 보였다.

‘선의? 네놈이 선의라는 개념을 알기나 하더냐?’

끝까지 가식을 떠는 놈.

하나, 이번에는 그 가식도 소용이 없을 터였다.

맹약이 제 놈의 거짓부렁을 모두 밝혀내어, 그 속내를 낱낱이 까발릴 것이니.

그렇게, 득의양양한 눈길로 아스터를 바라보는 그때.

아스터가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난 그냥…… 소박하거든.”

“소박하다?”

“응, 그냥 도서관이나 차리고 평화롭게 사는 거. 내가 바라는 건 그게 다야.”

“뭔 개소…… 아?”

우웅―

빛을 발하는 맹약의 마법진.

그 청아한 울림에 샤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사실이라고?’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저놈이 도서관? 아니, 도서관을 불태우면 불태웠지, 차릴 놈은 아니었다. 평화는 개뿔이. 평화와는 제일 거리가 먼 게 저 간악한 놈이거늘!

아스터의 말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난 뱀파이어 일족의 부흥을 위해서, 지금 내가 가진 모든 지위와 권력을 다해서 널 도와줄 생각이었다.”

우웅―

‘……사실이라고?’

다시금 울려 퍼지는 청아한 울림에 샤인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일렁이는 가운데.

그 귓가로 아스터의 처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 이래도 못 믿겠냐?”

“이, 무슨…….”

하나, 당황도 잠시.

“내, 내가 네놈을 오해했나 보구나.”

“그래서 믿어? 안 믿어?”

아스터의 날카로운 질문에 샤인은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몇 번의 심호흡. 그리고 그 입을 열었을 때―

“믿는…… 큿.”

찌잉―!

날카로운 울림이 귓가로 울렸다.

“…….”

“…….”

아스터도 말하지 않고, 샤인도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간의 침묵이 지나간 후. 먼저 입을 연 것은 아스터였다.

“그래, 내가 해 온 게 있으니까. 그럴 수 있지.”

“……미안하다.”

목소리에 뚝뚝 묻어나는 미안함.

‘……하긴, 놈도 사람인 이상 목숨을 살려 준 은인의 뒤통수를 칠까.’

순수한 선의를 그릇된 의심으로 모욕했다. 비록, 자신이 명예를 중시하는 부류의 기사는 아니었지만, 이는 충분히 상대에 대한 무례인지라.

“내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리고 염치 불고하고…… 기분이 나빴겠지만, 그래도 이 몸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 맹약은 진행하지 않아도 좋다.”

드물게 진지한 샤인. 그 모습에 아스터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친구 좋다는 게 뭐야.”

“너……!”

“그리고 맹약도 진행하자. 그게 네 마음이 더 편할 거 아니야. 계약 기간은…… 그래, 내 도서관이 세워질 때까지로 하는 게 어때? 아, 물론 그전에도 뱀파이어 일족에 대한 일이 있으면, 여유가 되는 한 최대한 도와주도록 할게.”

그 자비로운 모습에 샤인은 눈시울을 붉혔다.

“……내가 그간 네놈을 너무 삐뚠 시선으로 봤구나.”

“앞으로가 중요하지.”

넉넉한 아스터의 웃음. 아니, 넉넉하지 않았다. 가면 아래 가려진 그 미소는 비릿하기 그지없는 것이었으니.

사실 삐뚠 것은 아스터를 바라보는 샤인의 시선이 아니었다.

……바로 아스터 그 자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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