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자를 위한 연중작은 없다-3화 (3/350)

1화. 새로운 새벽이 밝았습니다.

1.

15년 전, 세상은 격변을 맞이했다.

누군가 콕 찝은 듯, 세계 곳곳의 대도시 행정구역 일부분이 부자연스러운 지각이변을 일으키며 지하로 가라앉았다. 그 숫자만 150여개, 그 어마어마한 피해에 기함하기도 전에 인류는 연이어 자신들을 덮치는 온갖 불합리함을 마주쳐야 했다. 가라앉은 도시로 향하는 통로, 그곳에서 나타나는 미지의 지적 존재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미지의 힘...

그런 불합리함의 화룡점정은 1년 뒤에 미국에서 튀어나온 세 개의 재앙이었다.

시체를 되살리는 뒤틀린 불사조, 끝없이 괴물을 토해내는 검은 염소, 하늘을 뒤덮는 타락한 거목(巨木). 핵미사일을 포함한 온갖 현대 병기를 동원해서 죽여도 세 개의 재앙은 시간을 되돌려 부활했다. 어떻게 사태가 수습되었을 땐, 미국 동부 전체가 작살나며 7천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였다. 이 때문에 미국은 독보적인 초강대국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인류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지금은 공식 명칭보단 톨킨 판타지 종족명(오크, 엘프, 드워프등)으로 불리는 지성체 외계인들을 제압하였고, 이어서 미궁으로 불리는 지하 공간과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미지의 에너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마력(Arcane Power)으로 불리는 그 힘을 지상의 인간들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미궁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에 계속 노출되면 어느 순간부터 마력 다룰 수 있게 된다.

인간을 초인(超人)으로 만들어주는 힘, 그것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을 초토화시킨 재앙들을 혼자서 직접 죽여 버린 ‘한 인간’을 직접 봤다면 더더욱. 이 사실이 밝혀진 뒤, 국가 기관들은 물론이고 기업들까지 활발히 마력을 연구했다. 미래 산업의 선점을 위해,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미르’도 그런 목적에서 등장한 기관들 중 하나였다.

미르 학원, 줄여서 ‘미르’. 송파구 지반 위에 지어진 한국에 단 하나뿐인 초능력 교육 기관. 이전 한국에는 없었던 중학교-고등학교 이어진 에스컬레이터식 학교로 한국 국적을 가진 ‘마력을 깨우친 아이들’은 반강제적으로 이곳에 입학해야 했다. 강제로 가야 한다는 면에서 보면 한국 군대와 비슷했다.

하지만, 군대완 달리 미르에 입학하는 것에 불만은 거의 없다.

지하의 미궁에서부터 막대한 마력이 대기 중으로 흘러나오고 있지만 그 힘을 깨우친 인간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극소수였다. 미르에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졸업생 숫자는 1년에 250명 미만, 다른 나라도 그 비율은 비슷했다. 그런 적은 숫자와는 반대로 마력을 다루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넘쳐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니 몸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미르의 졸업생들은 대기업 산하 마력 제품 연구소 혹은 미궁 탐사대에 바로 취직하거나, 특별전형으로 사관학교나 경찰대학에 편입하는 특권을 누린다. 아무리 못해도 억대 연봉자가 될 수 있다. 미래의 기득권층이 한 곳에 모여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곳, 이런 곳을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국에 사는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미르

그 미르 학원의 교장실에선 지금 한 학생에 대한 처분에 대해 논의 되고 있었다.

“이게 이번 사태 보고서인가?”

“예.”

담당자의 대답에 정원용 교장은 차분히 보고서를 펼쳤다. 제일 첫 장에 있는 것은 피해 학생의 사진과 프로필, 하얗게 탈색이 된 머리칼과 기괴한 자색 동공, 핏발선 흰자위, 짙은 다크 서클... 옆에 있는 사건 이전의 사진과 비교하면 외모와 체격이 아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심각한 모습에 정원용 교장의 얼굴이 찡그려지는 가운데, 담당자는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2일 전에 발생한 사고의 원인은 당초 추정대로 교보재 F-471과의 접촉이었습니다. F-471은 자체 감정으로는 별다른 마력적 위협이 발견되지 않아서 지하 미궁에서 나타는 조형물에 대한 교육 교보재로 정한 물품이었는데 현재는 특급 위험물로 변경됐습니다.”

“특급 위험물이라고?”

“예.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제 감정 협회에게 해당 물품을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코드 108 중 하나인 르피너스를 상징하는 조각품의 파편이라더군요.”

담당 교직원의 대답에 교장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코드 108, 미궁에서 올라온 아인종들이 신(god)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분류한 통칭. 미궁의 위험체 등급 중 맨 꼭대기에 존재한 그것은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지만, 추종자-꼭두각시에게 힘을 주는 행위의 사회적 파급력 때문에 공공연한 비밀로 취급되는 사항이었다.

인상을 구기며 교장은 피해 학생의 진료 차트를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자해를 동반한 광증과 정신착란. 실명에 가까운 시력저하와 신체 전반적인 기능저하.”

“그 증상의 진행 속도나 위중함으로 볼 때, 마력에 의한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이 확실합니다. 추가로 물품의 감정을 했던 협회의 말에 따르면 코드 108과 관련된 돌연변이 현상은 반영구적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동봉된 진료차트를 보며 혀를 차는 교장, 그런 그를 향해 담당 직원은 보고서에는 쓸 수 없었던 내용을 입에 담았다.

“신분 조사 결과, 한새벽 생도는 고아입니다. 그것도 북쪽 출신. 따로 하고 있는 SNS도 없더군요. 돌연변이 치료를 못하더라도 극렬하게 따질 사람은 없습니다. 보육원 측도 정부의 지원금을 생각하면 그리 심하게 반발하진 못할 겁니다.”

“...”

“어쩌겠습니까. 이게 저희 일인데요.”

이어진 담당 직원의 대답에 정원용 교장은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마력에 의한 돌연변이의 치료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 최소 수백만 달러, 더 심각한 건 그런 고비용을 들이고도 돌연변이가 치료가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다는 거다. 그 때문에 정기적으로 미궁으로 들어가는 탐사대원들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이상 치료를 포기할 정도다.

마음 같아선 치료해주고 싶지만 이건 그의 권한으로도 힘들다.

진행한다면 분명 예산 낭비라며 태클이 들어올 거다. 읽은 보고서를 덮은 뒤, 교장은 담당 직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

“코드 108에게 정신오염이 된 건지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하게. 돌연변이 치료는 사정상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그 외에 것은 해줄 수 있는 대로 해야지. 그리고, 아직 마력은 다루지?”

“예, 다행히 마력 자체는 있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그럼 다시 커리큘럼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최선을 다해서.”

“알겠습니다.”

그렇게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의 운명이 정해졌다.

2.

이 염병할 곳에 떨어진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도대체 이곳이 어딘지, 내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파악하기도 전에 난 밀어닥친 간호사들에게 제압당했다. 그리곤 강제로 구속복이 채워진 뒤에 사방이 푹신한 쿠션이 깔린 독방에 갇혔다. 갇히기 직전, 일이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는 것을 눈치 채고 뭔가 말을 해보려고 했지만 다들 깔끔하게 무시했다.

그 뒤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식사 때마다 간호사가 들어와서 주사를 놓았는데, 진정제 같은 약물인지 말을 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멍한 상태가 이어졌다. 어쩌다 간신히 말을 해도 무시당했다. 간호사가 올 때까지 기저귀에 대소변을 지린 채, 멍하니 주저앉아 창살 너머의 흐릿한 햇살을 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오늘 아침, 의사에게서 상태가 호전됐다는 진단을 받고 진정제 양을 줄이지 않았다면 오늘도 그런 일과를 보내고 있었을 거다.

“씨발.”

아침에 맞은 약발이 어느 정도 사라진 점심시간, 생각이란 것이 가능해지자마자 반사적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말도 안 되는 일로 다른 세상에 떨어졌단 사실을 알고 멘탈이 가루가 됐는데, 추가로 이런 인격 모독을 당하고 있다니... 치밀어 오르는 빡침에 나도 모르게 쿠션 벽에 머리를 박았다가 ‘자해하면 또 진정제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번뜩 정신이 든다.

“후우, 진정하자. 릴렉스.”

아직 구속복도 못 풀었는데 또 다시 그런 꼴이 될 순 없지. 벽에 박았던 머리를 땐 후, 심호흡을 하며 내가 처한 상황을 침착하게 정리했다. 이게 ‘끝나지 않는 악몽’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현실’인지 모르겠다만... 일단 이곳에 적응해야 하는 건 확실하다.

‘간호사와 의사가 하는 한국어를 보면 이곳은 한국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국은 아니겠지. 르피너스와 만난 걸 생각하면 아마도 소설 속 세상의 한국, 그리고 구속복과 쿠션으로 둘러싼 병실을 생각하면... 정신병원?’

정신병원이라니, 막막함에 절로 한숨이 나오네. 짜증나는 건 그뿐만이 아니다. 전혀 모르는 타인이 됐다는 건데, 이 몸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모든 것이 일그러진 유리로 보는 것처럼 뿌옇게 번져 보이고, 윤곽과 색채를 간신히 구분하는 게 전부다. 거의 실명수준...

“...음?”

이 엿 같은 시야에 대해 불평하고 있을 때, 특이한 것이 보였다. 내 앞에 떨어져 있는 편지 봉투, 모든 것이 뿌옇게 번져 보이는데 그것만큼은 이전의 멀쩡한 눈으로 보는 것처럼 ‘반듯하고 선명’했다. 그리고, ‘자줏빛’이다. 내 눈동자와 똑같은 색채.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난 바닥에 너부러져있었다.

창문을 보니 시간이 한참 지났는지 깜깜했고 약 기운에 취했을 때처럼 머리가 멍했다. 천천히 기억을 더듬으니 왜 이런 꼴인지 깨달았다. 비정상적인 그 편지 봉투를 보는 순간, 지난 일주일 동안 약기운에 취해 기껏 외면하던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고... 돌아버린 거겠지. 간호사들은 내가 발작하자 약을 꽂았겠고.

“젠장.”

애벌레처럼 바닥을 기어 벽에 다가가 등을 기댔다. 도대체 왜 내가 이런 꼴이 되어야 하는 지 울분이 부글부글 솟아올랐지만 심호흡을 하며 참았다. 화를 내봤자 이 정신병동에 갇히는 시간만 더 늘어날 테니까. 그렇게 반쯤 실성한 상태로 허탈하게 웃고 있을 때, 또 다시 바닥에 떨어진 것이 보였다.

불투명하게 일그러진 세상에서 혼자만 또렷하게 보이는 그 빌어먹을 ‘자줏빛’ 편지 봉투가.

“...”

가슴부터 깊숙이 숨겨놨던 공포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빨이 덜덜 떨렸지만 이를 악물고 발가락으로 편지 봉투를 낚아챘다. 그렇게 몸에 닿자 편지 봉투가 저절로 열리더니 편지 하나가 튀어나와 허공에 펼쳐진다. 역시, 이것도 시력에 관계없이 또렷이 보인다.

***

이 메시지를 보게 됐단 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단 것이겠지.

말 했다시피 너를 이 게임에 초대할게. 널 위해 특전도 준비했어! 그 영향으로 아주 사소한 부작용들이 좀 있겠지만... 뭐, 내가 알 바는 아니지 ㅎㅎ

사소한 건 여기까지 하고 이 갓겜을 즐겨보라고!

***

“이...!?”

다 읽자마자 편지가 잿더미처럼 부스러지며 그 가루가 송곳처럼 내 눈으로 빨려 들어간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기도 전에 벌어진 일, 이어서 뇌의 일부분에서 전기가 흐르는 듯한 감각과 함께 앞에 뭔가가 떠오르는 느낌이 든다. 이건...

“하, 그래. 소설 빙의물에는 상태창이 있어야지.”

앞에 떠오른 창을 보며 나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소설 빙의물에서 나오는 18번인 상태창. 그 형태는 내가 했던 로그라이크 게임

‘던전 크롤 스톤 스프(Dungeon Crawl stone soup)’

속칭, 돌죽이랑 판박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세상의 원작 소설 ‘르피너스의 장난감’이 돌죽을 파쿠리 했다고 한 때 논란 됐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지? 아, 참고로 파쿠리 논란은 돌죽 자체가 GPL 라이센스라서 흐지부지됐다.

어찌되었든 간에 난 시선을 움직여 상태창을 확인했다.

***

인간-초보자

HP 7/7       AC 0    힘 4     레벨: 1

MP 4/4       EV 0    지 10    신앙: 없음

소지금 0      SH 0     민 8    주문: 0/0 남음

화염 저항 :     투명 보기 :

냉기 저항 :     결계      :

약화 저항 :     물품 보호 :

독소 저항 :     부식 저지 :

전기 저항 :     명석함    :

능력 유지 :     수호 정령 :

변이 저항 :     전이 방해 :

부정 저항 :     비행      :

마법 저항 :     육식성    :

@:

A: 꺼림칙한 존재감, 시야저하, 근력저하, 체력저하, 허약함, 광증

[기술표]

[기억한 <전투 마법> 목록]

[신의 권능 & 특수 능력 발동]

-Play The World!

-관찰자의 눈

[선천적, 불가사의한 & 돌연변이 능력]

-당신은 신의 존재를 오롯이 목도 하였다. (신의 징벌)

-당신은 꺼림칙한 존재감을 지녔다. (신의 징벌)

-당신의 시야는 심각하게 흐릿하다. (신의 징벌)

-당신의 힘은 아주 약하다. (신의 징벌)

-당신은 정말로 허약하다. (신의 징벌)

...

***

“...아니, 시X?!”

첫 장을 보는 순간부터 감탄했다.

망캐도 이런 씹망캐가 없어서.

돌죽 기준으로 생각해 볼 때, 인간이란 종족태그가 붙으면 기본 능력치 힘민지 8이 붙는다. 그 뒤 직업에 따라서 추가보정이 붙지. 근데, 이건 지능 빼곤 기본 이하다. 게다가 체력 7/7? 스프리건(작은 요정 종족 중 하나) 스타트보다 낮은 피통은 처음 보네.

도대체 왜 이런가 해서 스크롤을 내려 보니 범인은 돌연변이였다.

명중률 저하 및 스크롤 읽는 시간 증가, 힘 –4, 체력 –30%... 아주 다채로운 부정적 돌연변이들. 근데, 가장 첫째와 둘째 텍스트 내용은 나도 처음 보는 거였다. 돌죽에는 없던 내용. 허공에 뜬 문자열을 보며 ‘이게 뭘까?’ 생각하자 옆에 빈 텍스트가 떠오른다.

그리고, 머릿속이 지끈거리는 것과 함께 ‘누군가 타이핑하는 것 마냥’ 빈창에 글자가 하나씩 채워진다.

***

[신을 목도한]

당신은 필멸의 존재는 감당할 수 없는 존재를 가감 없이 ‘오롯이’ 보았습니다.

그 형용할 수 없는 경험의 여파로 당신의 정신은 일그러지고 뒤틀리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당신은 웬만한 정신 공격에 면역에 가까운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만, 다른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미약한 광증 또한 동반합니다.

***

내가 살짝 돌았다고 말해주는 텍스트, 하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그 일을 떠올리려고 할 때마다... 내 의식과 무의식이 발광하며 반쯤 돌아버린 행동을 했다는 것은 나도 잘 아니까. 단언하건대, 세상의 그 누구라도 그 일을 겪는다면 나와 똑같은 꼴이 될 거다.

살짝 입술을 질겅이며 난 두 번째 창을 확인했다.

***

[꺼림칙한 존재]

르피너스의 축복이 당신의 영육을 씻어 내린 덕분에 당신은 평범한 인간과는 다른 존재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존재감은 평범한 생명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이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명체들은 당신에게서 미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첫 접촉 시 ‘반감’, ‘꺼림칙함’, ‘미약한 혐오’, ‘미약한 두려움’등의 부정적인 감정들 중 하나로 표현됩니다.

***

“애미.”

설명을 보니 뭔지 알겠다. 희생과 등가교환의 신, ‘루’를 믿을 때 택할 수 있는 희생 중 하나인 <사랑 희생(Sacrifice Love)>. 사랑 희생의 텍스트 내용인 ‘당신의 존재감은 모든 존재에게 극도의 혐오감과 살의를 일으킨다.’보다는 완화됐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엿 된 건 확실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인간관계를 파탄 내는 변이라고?

로그라이크 게임이라면 좀 짜증나는 게 전부겠지만 이건 현실이다. 사회생활해본 이라면 알겠지만 첫 인상 매우 중요하다! 그걸 조져놓고 시작하는데, 몇 배는 힘들겠지. 그냥 돌연변이라면 나중에 돌연변이 치유 물약으로 지울 수 있을 거라 행복회로라도 돌리겠는데...

돌죽을 생각해보면 신의 징벌로 인한 몇몇 돌연변이는 아예 지워지지 않는다.

“시발.”

욕설을 내뱉으며 나머지 사항들을 확인했다. 스텟은 망했고, 돌연변이도 망했다. 나머지 확인할 만 한 건 [신의 권능 & 특수 능력 발동] 창에 있는 두 가지 능력 정도. [Play The World!]라는 항목을 먼저 응시하자 이전처럼 지끈거림과 함께 텍스트 창이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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