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인생 날먹, 쉽지 않죠.
“싸장님...”
“아, 정정할게. 전투 과목은 들어두면 좋지! 고건 인정! 걱정마 새꺄! 넌 그깟 1년 날려 먹어도 충분히 날먹해!”
다가와서 내 등짝을 팡팡 두드리는 싸장님, 으윽 몸은 나보다 더 쬐끄만데 때리는 건 더럽게 아프네. 반사적으로 몸을 비비꼰 채로 싸장님에게 맞은 등을 쓰다듬으며 난 한숨을 내뱉었다.
“그게 될까요.”
“야, 내 안목을 무시하냐? 넌 될 놈이야.”
“아니, 요즘 소식 좀 보십쇼. 미국 쪽 제약 회사들이 속속 포션을 발매하고 있잖습니까. 아마 한국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텐데... 앞으로 자영업 창업은 사실상 힘들어지고, 회사 취직하는 수밖에 없을 텐데 1년이라도 늦어진다는 건 조금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먹고 사는 일에 관련된 만큼, 나도 이쪽 분야의 전망에 대해 민감하다. 그래서 신문이나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본다. 그런데 근래에 나쁜 소식이 좀 있었다. 지금까지는 포션이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올해 들어 슬슬 대량 제조 포션이 나왔다고 광고가 나오고 있거든.
그 선두 주자는 귀쟁이 새끼들
‘블랙 엘븐 포레스트(Black Elven Forest)’, ‘리프 컨소시엄(Leaf Consortium)’. 둘 다 미궁에서 나온 귀쟁이들이 미국 제약회사와 합작해서 나온 회사들인데 근래에 대량 양산한 포션을 납품한다고 난리다. 실제로 내가 근래에 입원 했을 때 사용한 것도 엘븐 포레스트의 포션이었고.
아니, 싯팔. 내가 평소에 꿈꾸던 건 쭉빵 미녀 엘프랑 하는 신나고 야릇한 모험이었지 귀쟁이들이랑 취직 경쟁하는 게 아니었다구...
그런 내 걱정과 한탄에 싸장님은 사악하게 웃는다.
“어, 망해도 너만 큰일이지 난 괜찮아~ 난 이미 건물주야~”
“...”
“농담이야. 농담. 얼굴 풀어. 새꺄.”
뼈를 때리다 못해 박살내버리는 말에 내가 정색하자 농담이라며 능글맞게 웃는 싸장ㄴ... 년, 내 옆에 있는 실험실 의자에 앉으며 사악한 부르주아지는 약초 가루가 담긴 약사발을 검지로 톡톡 두드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잘 들어. 약이라는 건, 원래 공장의 제조 라인에서 만들어지는 게 맞아. 이런 조그만 공방에서 만드는 약이 경쟁이 안 되는 것도 맞고. 하지만, 그건 마력과 관련 되지 않은 물품의 이야기란다.”
“...마력과 관련되지 않은 물품의 이야기요?”
“여기서 알바하면서 배웠잖아? 마력이 함유된 약재들은 기존의 정제 방식으로 추출할 시 효과가 없거나 약하단 걸. 그래서 마력으로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근데, 이 마력이란 엿 같은 힘을 다루려면 ‘지성체의 정신력’이 필요하거든.”
싸장ㄴ... 아니, 싸장님의 검지가 푸르게 빛나고 이내 흘러나온 마력이 약사발에 들어간다. 그 마력 가공에 안에 있던 약용 잎사귀는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렇게 싸장님은 그 붉게 변한 잎사귀를 손가락으로 들어 올리곤 보란 듯이 팔랑였다.
“그래서 ‘자동화’ 하는데 한계가 있지. 마력이 관여한 부분은 전부 사람 손이 가야 해. 한 마디로 제약 회사가 아무리 커져도 제약술사-특히, 정제 실력이 월등한 너와 나의 밥줄은 끊길 일이 절대로 없다는 거지.”
“오!”
“약물상점 간판을 걸고 있지만 사실 우리의 주 고객은 제약 회사와 공업 회사야. 약물이나 제품에 들어가는 마력 첨가물을 가공해서 넘기지. 지금까지 우리가 다듬고 가공했던 것들도 전부 회사들로 넘어갔단다. 그렇게 벌어들인 것만 해도...”
“해도?”
“뭐, 직접적인 금액을 말하는 건 좀 그렇고. 웬만한 중견기업보다 더 많이 벌어들였다고만 말해둘게. 말했다시피 나는 이쪽 업계 탑 클래스거든.”
허리에 양 손을 올리곤 당당하게 가슴을 쭉 펴는 싸장님, 꼭 초등학생이 시험에서 100점 맞았다고 으쓱 대는 것 같았지만 난 개의치 않고 물개 박수를 쳤다. 여윽시, 의리의 싸장님! 괜히 이쪽 전망이 창창하다고 날 끌어들인 게 아니었다.
그렇게 내가 호응하자 싸장님은 쥐고 있던 잎사귀를 내려놓곤, 의기양양한 발걸음으로 실험실 한쪽 전시장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대형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대량 생산된 마력 약물은 기본적으로 기존 약물의 효과를 약간의 마력을 이용해 증폭시키는 것들이야. 한 마디로 가성비 중심. 하지만, 우리 제약술사들이 만든 수공예품 약물은 다르거든. 예를 들어볼까?”
전시장에서 향수병 같은 크리스탈 병을 꺼내곤, 싸장님은 그 하늘색 용액이 든 병을 보란 듯이 흔들었다.
“상급 복합 외상 치료제. 마시면 3분 뒤부터 ‘영체’가 기억하고 있는 몸의 상태로 되돌리지.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약회사에서 판매되는 외상 치료제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좋아. 머리를 제외한 한 부위가 다진 고깃덩어리가 되도 3시간 만에 정상으로 되돌리고, 신경 같은 예민한 부분들도 98%이상 복구시킬 정도니까.”
“확실히, 뛰어나군요.”
“하지만, 가격은 요즘 나오는 공산품 포션의 200배란다.”
아무렇지도 않게 향수병만한 포션을 던졌다 받았다 하는 싸장님. ...아니, 싯팔 200배라고? 만원만 해도 200만원인데 마력이 함유된 용액이 만원일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충격적인 가격 차이에 잠시 멍하니 있던 난 힘겹게 입을 뗐다.
“...그럼 그게 얼마죠?”
“1억.”
허미, 쉬펄. 1억이라니? 저 조그만 게 1억?! 지방의 아파트 하나?! 내 표정에서 경악이 드러나는지 싸장님은 사악하게 켈켈 웃으며 들었다 놨다하던 포션을 제 자리에 내려놓았다.
“들어가는 재료와 그에 따른 마력 가공의 난이도가 다르니까 비쌀 수밖에. 하지만, 수요는 꽤나 꾸준해.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 부자들이 많이 찾거든. 그리고, 미궁 탐사나 전쟁터 같이 급박한 상황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이 써. 사실상 여벌 목숨이니까.”
“와...”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다른 약처럼 엄연히 ‘소비기한’이 있는 소모품이란다. 하하하!”
싸장님의 웃음소리에 난 현기증을 느꼈다. 억 단위의 소모품, 이거 돈이 안 벌릴 수가 없겠네.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더 벌었다는 것이 납득이 된다. 그렇게 내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을 동안, 싸장님은 내 옆으로 다가와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대형 제약 회사들이 쏟아내는 약물들이 대단한 거야. 효능은 좀 많이 떨어지지만 대량생산 방식으로 그 단가를 팍 떨어트렸으니까. 미궁 출신들에게 물어봐라. 포션이 얼마나 귀한건지. 말이 안 된다니까? 어찌됐든 니 밥줄을 끊길 일은 없으니까 안심해라.”
“예, 충분히 안심이 되네요. 근데요, 싸장님...”
“뭐.”
“그런 의미에서 마력 약물 만드는 방법 좀 가르쳐주시면 안 됩니까? 기초적인 거 하나만이라도...”
내 말에 싸장님은 얼굴이 일그러지며 ‘빼-액!’ 소리를 내지른다.
“안 돼, 새꺄! 어딜 남의 밥줄을 날로 먹으려고!”
“아니, 솔직히 레시피를 알아도 실력이 없으면 못 만드는 거 아닙니까.”
“지랄하네. 야, 너 레시피를 얻으면 그걸로 몰래 약 만들어서 팔아먹으려고 하는 거지? 재료 직접 가공하고.”
“예, 수공예품이 그렇게 비싸면 좀 팔아서 빚 좀 갚게요.”
솔직한 내 대답에 싸장님은 한숨을 내뱉는다. 싸장님은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해 대략적으로 안다. 첫 날부터 약물 제조 방식을 보여주기만 해도 거의 완벽하게 따라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지금까지 가르쳐준 것들을 한 번 보고 다 따라했거든. 그래선지 싸장님은 내 앞에선 포션 만드는 걸 안한다.
어쨌든 그렇게 한숨을 내뱉은 싸장님은 이내 날 타이르듯 입을 열었다.
“좋아, 몇 가지 기본적인 포션 레시피는 몇 개 가르쳐줄 수 있어. 근데, 그걸로 약 만들어서 파는 건 허락 할 수 없다.”
“법 때문인가요?”
“그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니가 위험해지거든.”
지금까지의 가벼운 어조가 아닌 진지한 어조, 싸장님은 내 얼굴을 응시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잘 들어. 넌 이 물약 만드는 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거야. 제조 공정을 그냥 옆에서 한 번 보곤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켈켈켈 거리며 따라하고 있으니까.”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뇨. 그리고 켈켈 거리며 웃지 않는데요.”
“그럼 갑자기 미친 듯이 웃는데 뭐라고 하냐?”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긴 하네. <무한의 눈>에 대해 설명할 수도 없고. 내가 입을 다시며 침묵하자 싸장님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간에! 니가 손쉽게 하는 그것들이 진짜로 별거 아니었으면 포션에 이런 가격이 붙지 않아. 지금 확실히 말해둘게. 너의 재능은 규격 외야.”
“...”
“그리고 마력 물품 산업은 현재 세계 산업의 중추야. 그 경쟁은 보이지 않는 전쟁 수준으로 치열하고 잔혹하지. 업계 사이에서 모략과 암투는 기본, 사보타주와 암살도 심심찮게 일어나. 나만 봐도 알 수 있어. 내가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노리고 날 납치하려는 놈들이 있으니까.”
“싸장님을요?”
“말했잖아. 사람들은 돈이 관련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시작한다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내가 반문하자 우리 싸장님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답한다. 그 뒤에 싸장님은 있는 힘껏 기지개를 켜곤, 제 자리에서 가볍게 ‘통! 통!’ 뛰기를 하며 팔과 다리를 털어줬다. 마치, 운동 전 몸을 풀어주는 것 같은 행동이었다.
“아까 전에 내가 전투 과목은 들을 만하다고 했지? 잘 봐.”
무릎을 굽히며 앉더니 싸장님은 근처 가까운 벽을 향해 튕겨나갔다. 이어서 벽을 박차고 천장에 닿고, 또 천장을 박차며 멀찍이 도약한다. 불과 몇 호흡만에 싸장님은 ‘파파팟!’하며 1층 제약실 벽과 천장을 서브컬처에서 나오는 닌자처럼 종횡무진하곤 다시 내 앞에 착지했다.
그리곤 양손을 마주 대며 합장(合掌)한다.
“도-모, 한새벽=상. 리버 스위밍(river swimming)입니다.”
“...넹?”
“하, 이럴 땐 너도 도-모라고 하면서 받아쳐줘야... 아니지, 됐다. 그 만화도 벌써 이십 년 전 거네. 한솔이랑 하던 장난 같은 거니까 신경 쓰지 마렴.”
난 대답도 못하고 멍청하게 눈만 끔뻑였다.
뭔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싸장님이 보여준 움직임은 서예린이 김가트 선생과 맞붙을 때 보여줬던 것 못지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내가 말을 잇지 못하는 동안, 싸장님은 ‘고작 이거 움직였다고 삭신이 쑤시다니 나도 늙었네.’라고 태연하게 어깨를 주무르며 말을 이어나간다.
“내가 쬐끄맣다고 해서 얕보고 수작을 건 놈들이 많았지. 그리고 난, 그런 놈들이 보낸 납치범들의 몸에 총알구멍을 내줬어. 난 웬만한 전투 능력자들보다 강해. 내 신체에 맞춘 커스텀 도핑 물약을 하면 훨씬 더 강해지고.”
“에, 그.., 그렇군요.”
“그래, 업계 탑 클래스로 혼자 마음 편히 활동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해. 아니면 용병을 끌고 다니거나.”
아직도 버벅버벅 거리는 날 향해 싸장님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죽였다.
“아무튼 니가 포션을 팔려고 하면 구매자를 인터넷 혹은 딥웹 같은데서 알아보려 할 텐데 그 정도론 얼마 안가서 100% 걸려. 그리고, 그 포션을 네가 직접 만들었단 걸 업자들이 안다? 그리고 별 다른 뒷배가 없다는 걸 파악한다? 장담하건데 작업 들어간다.”
“...”
“좀 신사적인 놈은 계약을 빌미삼아 널 쥐꼬리만한 돈으로 부려먹으려고 할 테고, 대부분의 개새끼들은 널 납치해서 발목 자르고 노예로 부려먹으려 할 걸? 그리고 좀 신사적인 놈들도 네 진짜 재능을 알게 되면... 발목 잘리는 건 피할 수 없을 거야.”
살벌하다. 살벌해. 싸장님의 과거에 대해 알고 들으니 딱 들어도 경험담에 가깝다는 게 느껴진다. 그나저나 좀 충격이네. 솔직히, 약골인 나도 우리 싸장님 정도는 이길 줄 알았는데 말이지. 우리 싸장님이 힘숨찐... 아니, 생각해보니 숨기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고수였다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이야기에 내가 질려 있자, 싸장님은 피식 웃으며 손바닥으로 내 옆구리를 강하게 후려쳤다.
“쫄지마! 난 최악을 이야기 한 거니까. 어쨌든, 네 재능은 엄청나. 그러니 좀 늦어도 상관없어! 아니, 오히려 좀 숨기는 게 좋아. 너무 두각을 드러내면 표적이 되니까. 어차피, 여기 알바하면서 자연스럽게 약물 제조에 대해 배우게 되잖아? 장담하는데, 너 정도 재능이면 수업에서 배우는 것보다 여기서 배우는 게 더 많을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
“끄응, 네...”
역시, 이 소설 속 세계는 씹창이구나. 그나저나, 더럽게 아프네. 맞은 부위를 쓰다듬으며 내가 고갤 끄덕이자 싸장님도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갤 주억였다.
“그래, 차근차근 마력 관련 국가고시 합격하고 양지에서 활동해라. 그러고도 수작이 들어올 수 있으니 호신에도 신경 쓰고. 좋아, 조언은 이 정도까지만 하고! 그럼 오늘은 특별히 외상 치료 물약 레시피를 하나... 아니, 아니지. 내 오리지널 도핑 물약을 가르쳐주지.”
“...네? 진짜요?? 정말로??”
“그래, 만들어서 가지고 다녀.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테니까. 당연히 만들어서 팔아먹지는 마렴. 그리고 그 레시피도.”
“당연하죠!”
싸장님의 말에 난 환호성을 질렀다. 레시피는 기업으로 따지면 기술 노하우다. 아무리 실력이 받쳐줘야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기초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잘 안 알려준다. 근데, 기초적인 레시피도 아니고 오리지널 레시피를 가르쳐준다고? 이건 대박이다.
...그런데 생각하니 좀 이상하네.
말 그대로 레시피는 기술 노하우, 밥줄인 만큼 잘 안 알려주려는 게 당연하다. 근데, 내게 알려주겠다니? 그것도 싸장님의 오리지널 물약을? 도대체 왜? 재능이 좀 있다 뿐이지 나는 그저 아무 것도 없는 고아인데?
믿기 힘들다.
특히나, 내가 겪고 있는 빌어먹을 인간관계 파탄 돌연변이 때문에 더더욱 의심이 간다. 뭔가 꿍꿍이가 있지 않을까? 근처의 재료 보관함으로 다가가는 싸장님의 조그만 등을 보며 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솔직히, 그냥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레시피 하나 가르쳐 달라고 한 건데 진짜 가르쳐주시다니... 그것도 오리지널 레시피 하나를 가르쳐주신다니 좀 부담스럽네요. 되게 기쁘긴 한데.”
“새끼, 가르쳐준다고 해도 말이 많아요.”
조심스럽게 꺼낸 내 질문에 싸장님은 보관함에 보관된 재료들을 꺼내며 어깨를 으쓱였다.
“부담가지지마, 내가 가르쳐주고 싶어서 가르쳐주는 거니까. 난 딱히 돈을 더 버는 거에는 관심이 없어. 이미 평생 동안 펑펑 써도 넘치도록 벌었거든. 솔직히, 내가 이 일하는 건, 반쯤은 취미이자 즐거워서야. 뭔가 몰두할 일이 필요해서 하는 거지.”
그렇게 보관함을 닫고 꺼낸 재료를 제약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싸장님은 날 바라보며 향해 이죽거렸다.
“그렇다고 호구처럼 남에게 기술과 돈을 뜯기는 건 사양이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어느 날 사라졌다가 변사체로 발견되는 건 좀 그렇거든.”
“...변사체라뇨.”
“평범한 마력 사용자라면 모르겠는데 넌 확률이 좀 심각하게 높아. 아니라고? 글쎄, 내가 겪었던 걸 생각하면 넌 네 능력이 드러나는 순간 100%야 이 새꺄. 넌 진짜 한솔이와 날 만난 걸 행운으로 알고 그랜절 박아야해.”
“...”
“넌 좆같은 꼬맹이지만 내 좆같은 꼬맹이야. 아, 하고 보니 말이 좀 이상한데... 그냥 닥치고 배우렴. 진짜 이렇게 신경써줬는데 어디 가서 납치당하면 넌 나한테 뒤진다. 한 번만 보여줄 테니 잘 봐!”
가져온 재료를 놓고 합성하기 시작하는 싸장님. 그래, 생각은 나중에 하자. 가르쳐준다고 하는데 곱게 배워야지. 곧바로 고갤 끄덕이며 <무한의 눈>을 켠 후, 난 집중해서 그 과정을 응시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