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간. 핏물을 짓밟는 군화 >
1.
송파구가 가라앉고 미궁이 생겨나면서 생긴 20여개의 지하 출입구
기묘한 문양이 양각된 재질을 알 수 없는 석재로 이뤄져있고, 그 크기는 가로세로 15m에 달한다. 처음에 인간들은 그 통로를 막아보려고 했다. 시멘트를 부어보기도 했고 폭격으로 부숴보려고도 해봤다. 그러나 그 출입구는 스스로 살아있는 것처럼 부서진 공간을 수리하며 그런 인간들의 시도들을 분쇄시켰다.
그에 인간들은 통로 위에 요새를 만들어 덮었다.
그 어떤 괴물이 지하에서 기어 나와도 화력을 투사해 죽여 버리기 위해. 그리고, 미궁이 나타난 지 16년이 지난 지금. 그런 지하 출입구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지하 이종족들과의 ‘대타협’으로 토굴 지역에 ‘뉴 송파구’가 건립되기로 결정된 후, 본격적으로 교류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교역 또한 일어나기 시작했다.
뉴 송파구의 건립을 위한 어마어마한 물류가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미궁에서 채취된 진귀한 재료들과 귀중품들이 지상으로 올라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종족들과의 교역은 엄청난 규모로 커졌고, 현재에 이르러서 20개의 지하 출입구 중 15개가 지하로 향하는 물류 허브가 되었다. 남은 5개 중 4개는 톨게이트처럼 사람과 이종족이 통과하는 관문이 되었고, 마지막 1개는 뉴 송파구의 5%에 달하는 인간이 지배하는 지역-‘마력 연구 시설’들로 향하는 관문이 되었다.
그렇게 서로 다툼을 끝내고 어느 정도 협력하기로 했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서로 평화롭게 지내자고 악수하면서도 군사력에 대한 투자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 현대의 국가들처럼 대한민국 정부는 이종족들을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출입구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전보다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유사시에 대비해 군병력과 살벌한 국지전 병기들을 배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대비는 살육장으로 변한 미르에서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미르의 북쪽 지역, 마력과 미궁 연구에 관련된 대학교 협업 연구시설이 모여 있고 뉴 송파구 인간 지역으로 통하는 지하 출입구-‘관문’이 있는 곳. 그곳에선 지금 밀려드는 야만인들을 상대로 일방적인 학살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두두두두둗!
-끼아아-퍽!
-퍼퍽! 퍽! 퍽!
하늘을 나는 전투기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대공포(對空砲)
요격 미사일이 나온 뒤로는 한물간 병기 취급받는 것들이었지만 땅을 뛰어다니는 ‘살덩이들’을 상대로 그 위력은 여전히 절륜했다. 마력이라는 힘이 없었지만, 탄환에 실린 압도적인 물리량은 평등하게 밀려드는 야만인, 반인반수, 언데드 괴수들을 고깃덩이로 갈아버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압도적인 교환비에도 전황은 절망적이었다.
“탄약 상황은 어떻습니까?”
제 20번 지하 출입 관문의 통제실, 그곳의 관리를 맡고 있는 중령은 굳은 얼굴로 모인 간부들에게 질문했다. 그에 탄약 관리를 맡고 있는 중사가 창백하게 굳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마지막 대공포 탄약 불출이 5분 전에 끝났습니다. 슬슬 바닥날 겁니다.”
“3중대장, 농성준비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일단, 대피해온 민간인들의 협조를 받아서 어느 정도 준비는 끝났습니다만...”
중령의 시선이 돌아가며 한 대위를 향한다. 그에 대위는 살짝 망설이는 듯한 태도로 말끝을 흐린다. 군인답지 못한 그 태도에 상관이 미간을 꿈틀거리자, 그는 작게 한탄하듯 나머지 말을 내뱉었다.
“지켜야할 민간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 모두를 수용할만한 곳은 지하 관문 쪽 통로 밖에 없는데, 그곳까지 가는 길은 알다시피 휑하니 뚫려있습니다. 때문에 기껏 세운 방어벽 또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미지수입니다.”
그 대답에 중령은 나지막이 속입술을 깨물었다.
지옥으로 변한 미르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북쪽 지역’은 사상자가 별로 없었다. 사태가 발발했을 당시, 사람들은 곧바로 심상치 않은 것을 파악하고 도망치기 위해 북쪽 지역의 중심에 있는 뉴 송파구의 지하 관문으로 밀려들었던 덕분이었다.
그 숫자만 무려 2000여 명
마력 연구의 핵심적인 이들이 거의 다 살아있다니 좋은 이야기지만, 지하로 향하는 관문 입구 또한 핏빛 안개에 가려져서 밖으로 통과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대피한 인원들 모두 이 관문 건물에 갇혀있었다.
그리고, 북쪽 지역의 모든 괴물들은 그런 생존자의 기척을 쫓아 관문을 향해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다.
“하아.”
그 절망적인 상황에 중령은 결국 한숨을 내뱉었다. 지휘관으로서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할 행동이었지만 그런 중령의 행동을 지적할 만한 이는 이곳에 없었다. 게다가 부하들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에 상관이 왜 저렇게 한숨을 푹푹 내뱉는지 잘 알았다.
인간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관문
당연히, 이종족과 대치하고 있는 다른 관문에 비해 한직 중의 한직이다. 군 상부도 군인들이 대기해봤자 별 쓸모가 없다 판단, 이곳 업무를 민간 공무원들이 넘길 예정이었고 그에 맞춰서 비치된 무기와 탄약 또한 단계적으로 없애고 있었다. 병력도 연대급이 배치된 다른 곳과는 달리 대대급이다.
아니, 말만 대대지 병력의 숫자는 채 200명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그렇게 회의실 안에 무거운 공기가 감도는 가운데...
“뚜..뚫렸습니다!”
“...뭐?”
“천장이 뚫렸습니다! 그리고 안에 괴물들이 들어옵니다!”
CCTV를 보고 있던 관측병이 당혹스런 목소리로 외친다. 기괴한 핏빛 안개 때문에 외부와의 통신은 꽉 막힌 상황이었지만 내부에서의 통신망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다. 그 소식에 중령을 포함한 간부들이 다급하게 보고한 병사 곁으로 달려와 영상을 확인했다.
지하로부터 올라오는 괴물을 막기 위해 설계된 구조의 요새
하지만, 그런 폐쇄된 군사시설이던 관문들은 근래에 좀 더 개방적인 형태로 개조되었다. 특히나 이곳 20번 통로는 경계의 필요성이 더 옅어지며 디자인이 산뜻하게 바뀌었다. 그중 하나가 유리 천장이었다. 요새의 답답한 폐쇄감을 없애기 위해 바뀐 것이지만...
-퓌요오오오!
그 유리 천장을 뚫고 하늘에서 강습하는 독수리 인간들이 보인다. 유리 파편들과 함께 떨어지는 반인반수의 등장에 안쪽에서 방어벽을 치고 대기하던 병사들이 혼비백산한다.
-으아아아!
-막아! 막아!
소총으로 ‘드르륵!’ 갈기는 병사들, 하지만 소총을 맞아도 독수리 인간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돌격해 병사들을 발톱으로 찢어발긴다. 게다가 그 천장에 난 구멍으로 다른 놈들 또한 나타난다. 재규어 인간, 날렵하기 그지없어서 대공포 화망을 뚫고 빈번히 접근하던 놈들이었다.
빠르게 고갤 돌려 탁자 위에 있는 병력 배치도를 확인한 중령은 입을 열었다.
“당장 대공포대는 포기하고 1중대, 2중대는 안쪽으로 빠진다고 방송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것들을 뚫고 뒤로 빠져야 한다! 안 그러면 앞뒤로 포위돼! 수류탄이든 뭐든 다 때려 박아서...”
“어? 대대장님! 관문 입구 쪽도 좀 이상합니다!”
관측병의 보고에 중령은 다시 CCTV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앞쪽에서 들려오는 총성과 군인들의 비명을 들은 듯, 패닉 상태가 된 민간인들 수백여 명이 관문 쪽으로 무작정 밀려든다. 그래봤자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하지만, 이내 새된 비명을 지르며 통로 쪽에서 밀려나온다.
얼마 가지 않아 그 이유가 드러난다. 핏빛 안개를 뚫고 걸어오는 ‘새카만 강철의 대열’, 커다란 직각 철판과도 방패를 앞세운 채 민간인들을 밀어내고 있는 그들은 밖에서 날뛰고 있는 괴물과는 모습부터 달랐다. 좀 이질적이긴 하지만 저 복장은 분명...
“지원군이다!”
2.
관문으로 대피한 2000여 명의 연구 인력들 대부분은 관문 쪽에서 대기 중이었다.
신경을 긁어대는 살기등등한 공기, 외부에는 사람을 죽이는 괴물들이 널려있고 도망칠 수 없다는 절망적인 상황. 단체로 패닉에 빠질 만도 하지만 그들은 약간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빼면 꽤나 침착했다. 그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함은 모두 한 사람 덕분이었다.
“ᓘᕤᒹᓫᔩᔷᔩᔷᕥᖈ...”
관문 쪽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흰 가운의 여의사.
의미를 알 수 없는 기묘한 말을 흥얼거리며 돌아다니는 그녀의 왼손에는 희미한 연기를 뿜어내는 ‘청동 향로’가 들려있었다. 그 향로에서 흘러나오는 연기를 들이키는 순간, 공포와 긴장에 딱딱하게 굳은 사람들의 표정이 약간이나마 풀어진다. 대부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흐, 흐흐이이익! 의사 선생님! 저... 저 좀!”
“예, 괜찮아요. 자, 크게 심호흡을 하고...”
그럼에도 발작하려는 사람은 그녀가 직접 다가가 오른손에 쥔 막대를 머리에 가져다 대었다. 짙푸른 청색 광채가 막대 끝에서 올라오고 금방이라도 발작할 것 같던 남자는 이내 평온한 표정으로 풀어진다. 남자에게 몇 번 질문을 하며 상태가 완화된 걸 확인한 그녀는 다시 움직이려 했지만-.
-으.. 으아아악!
-천장! 천장! 천장이 뚫렸어!
-괴물들이 들어온다!
군인들의 비명소리, 야수의 포효, 그리고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인간의 육체가 찢겨지면서 나오는 소음까지. 그 생생한 충격은 의사가 만들어낸 ‘거짓된 평온함’을 박살내기엔 충분했다. 살짝 풀어졌던 이들의 얼굴에 일제히 일그러지며-
“도... 도망쳐!”
“비켜! 비켜 이 새끼들아! 난 여기서 죽을 사람이 아니라고!”
자리에서 일어나 불길한 핏빛 안개가 뭉클거리는 관문으로 내달린다. 그래봤자 핏빛 안개 안에서 그 자리서 뱅뱅 돌다가 다시 밖으로 나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판단을 내릴 만한 이성은 패닉에 날아가 버렸다.
“그.. 그만! 사람이 깔렸어!”
“나.. 나 죽...”
2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한꺼번에 관문의 입구에 밀려들어 뒤엉켜 넘어지고, 그런 넘어진 이들을 뒤에서 밀려든 사람이 그대로 짓밟는데-
“어? 어어어! 밀지마!”
“그만! 그만밀어! 앞에서 뭔가가-”
“벽이다! 벽이 나온다!”
“뒤로가! 뒤로가!”
선두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이어서 통로로 향하던 인파들이 ‘힘’에 짓눌려 역으로 밀려나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울려 퍼지는 ‘척! 척! 척!’하는 일사불란한 발 구르는 소리, 이어서 핏빛 안개를 뚫고 검은 철벽이 나타난다.
그 모습에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좀 떨어지자-.
-착! 쿵!
일사불란하게 검은 철벽-통짜 쇠로된 묵직한 대방패들이 내려가며 그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2m가 넘는 큰 체격에 엄청난 근육질, 경찰특공대를 연상케 하지만 갑옷처럼 두꺼워 보이는 방호구, 왼손에는 묵직한 대방패에 오른손에는 드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보이는 3m 가량의 육중한 도끼창, 그리고 무엇보다... 헬멧 마스크 아래에 드러난 커다란 아랫송곳니까지.
“오... 오크?”
생각지도 못한 존재들의 등장에 사람들이 당혹해 하는 가운데, 홍해의 기적처럼 오크들 사이가 갈라진다. 그리고, 그 사이로 한 오크와 그런 그를 뒤따라 두 명의 사람이 따라 나온다. 하지만, 뒤따르는 두 사람은 앞장서는 오크의 존재감에 묻혀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주위 오크보다 20cm는 더 큰 신장.
다른 오크들이 입은 택티컬한 검은색 장비와는 달리 그의 것은 고대 로마군의 장군들이나 입었을 법한 디자인의 화려한 갑주였다.
“...”
“...”
번쩍이는 황금용 비늘로 만들어진 중갑, 등 뒤로는 상아색의 망토가 휘날렸으며, 그 오른손에는 번쩍이는 수정으로 만들어진 장검이, 왼손은 사자의 머리통이 조각된 대방패를 들고 있었다.
꼭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패왕의 모습
바깥에는 비명과 총소리가 들려오는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이곳만큼은 그가 뿜어내는 경이로운 존재감에 가득 차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압도당해 침묵하는 동안, 전쟁 군주는 나지막이 주위를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
-캬오오오웅!
그런 전쟁 군주의 말을 부정이라도 하듯, 관문 출입구 쪽에서 비명과 야수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그에 전쟁 군주의 미간이 살짝 일그려지는 가운데, 포효가 들린 방향의 입구에서 재규어 형태의 반인반수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모여 있는 인간들을 보며 눈을 빛낸다.
“으, 으아아악!”
그제서야 전쟁 군주의 존재감에서 정신을 차린 인간들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항하고, 그렇게 밀려드는 인간들을 오크 기사들이 막으려 한다. 하지만, 전쟁 군주는 오히려 그런 오크 기사들을 부드럽게 밀쳐내곤 한 발자국 앞서나가더니-
“흡!”
순간적으로 흐릿해지며 사람들의 머리 위를 낮게 스치며 15m가량을 날아간다. 물리적으론 불가능한 움직임, 그러나 마법 장비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렇게 전쟁 군주는 인간들을 덮치려는 선두의 반인반수에게 그대로 방패를 들이밀며 내리꽂혔다.
-콰자작!
흉악한 방패차지, 방패와 반인반수가 맞부딪치는 순간, 방패에 정면으로 들이박은 반인반수는 덤프트럭에 치인 것처럼 온몸이 으스러진 채 그대로 반대편으로 튕겨져 나가 다른 반인반수와 부딪친다. 그에 반인반수들의 진형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지고-.
그 짧은 순간을 전쟁 군주는 놓치지 않는다.
양떼 무리에 뛰어드는 사자처럼 그대로 파고든 뒤, 번뜩이는 수정 장검을 휘두른다. 그 일격에 순식간에 4마리의 반인반수 머리통이 날아갔고, 운 좋게 검의 궤적 밖에 있던 살아남은 반인반수 세 마리는 시간차로 파고들었다.
-푸욱.
-캬...!
전쟁군주의 검이 다시 교묘한 궤적을 그리며 달라붙는 한 반인반수의 목 경추를 정확히 꿰뚫는다. 하지만, 그 몸뚱이는 척추가 끊어지기 전에 받았던 신호를 그대로 실행한다. 그대로 목이 잘려나갈 때까지 달라붙으며 검을 휘두르기 힘들게 검을 붙잡는 반인반수.
-캬하하학!
-캬아아아아악!
그 사이에 전쟁 군주의 뒤쪽에 있던 다른 두 놈은 그 후면에서 습격한다.
전쟁군주는 미련 없이 검을 놓고, 번개처럼 몸을 돌리며 그 허리와 다리의 회전력을 살려 한 놈의 얼굴에 그대로 정권을 내리꽂았다. 동시에 다른 한 놈은 방패로 막는다. 그러자-
-콰드드득!
-캬아아아옹!
방패에 박힌 장식 같은 사자의 얼굴이 살아 움직인다.
그 무지막지한 정권에 머리통이 으스러져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즉사한 재규어 전사와는 달리, 방패의 사자머리에 막힌 재규어 전사는 한쪽 팔을 물어뜯긴 채 옴짝달싹 못한다. 연이어서 전쟁군주의 철권이 팔이 뜯긴 재규어 전사에게도 향하고 결국 가슴팍이 으스러진 채 끝났다.
그렇게 전쟁 군주가 순식간에 난입한 재규어 인간 8마리를 처리했지만-.
-퓌아아아악!
-퓌아아아아악!
재규어가 난입했던 방향에서 또 다른 반인반수들이 난입했다. 이번엔 독수리 인간, 무려 7마리. 생명체의 균형감각을 뒤흔드는 소름끼치는 기성에 뒤쪽에 있는 인간들이 일제히 주저앉거나 구토하는 가운데, 전쟁 군주는 스산한 눈빛으로 다시 수정장검을 회수하곤 자세를 다잡는다.
-탁!
그러나, 그보다도 한 발 먼저 창백한 흰색의 무언가가 뒤쪽에서 그의 앞쪽으로 튀어나가더니-.
“GAR-LO-JAR!”
가공할 충격파를 그대로 독수리 인간들에게 토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