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아직 타락체들이 터트린 추악한 독가스가 떠도는 상황인지라 숨을 크게 들이키는 <설교>는 할 수 없었지만-.
“배신했다고? 기생체에 지배당해?! 아니, 배신당한 건 우리…….”
「나는 질서를 집행하는 주먹이 될지니-.」
다른 권능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짧게 호흡하며 외운 그 ‘힘이 깃든 말’에 정의율의 손이 은빛으로 번쩍인다. 자연스럽게 쥔 법전 또한 은빛으로 빛난다. 그렇게 은빛으로 물든 법전을 양손에 쥐고 그는 뭐라 떠들려고 하는 최성진을 무시한 채 보호막을 후려쳤다.
-투웅!
커다란 북을 친 것 같은 소음과 함께 젤리처럼 파르르 출렁이는 보호막, 그에 김가트가 고갤 끄덕였다.
“효과는 있군.”
-투웅! 투웅! 투웅!
박력 있게 법전으로 보호막을 후려 패는 정의율, 최성진이 뭐라 말하려고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살기 어린 행동에 김가트는 어깰 으쓱이며 한 발자국 물러서는 가운데-.
“흐, 남쪽 종간나 새끼들은 항상 기렇디……!”
최성진도 살기 어린 눈으로 그를 응시하며 옷 안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조그만 향수병 같은 걸 들어 입에 털어 넣었다.
“동무들이여! 우린 실패했다!”
그리곤, 보호막을 후려치는 소음 못지않은 쩌렁쩌렁한 절박한 목소리로 외친다. 사지가 잘려나가고 머리가 쪼개진 채 바닥을 뒹구는 다른 동료들을 훑으면서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 이대로라면 혁명은 끝났다. 이 남쪽의 증오스런 새끼들 때문에!”
-투웅! 투웅! 투웅!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은빛에 휩싸인 정의율의 법전이 내리꽂힐 때마다 검보랏빛의 보호막은 점점 출렁거린다. 보호막 안쪽에서도 느껴지는 충격에 최성진은 이를 악물고 선동하는 혁명가처럼 손을 흔들며 한층 더 절박하게 외쳤다.
“네쉬라님에게 한 발짝 더 바칠 수 있는가!?”
“…….”
“잊은 거냐! 이 섬에서의 일들을! 우리들이 겪었던 것들을! 그걸 전부 헛되게 할 건가?!”
“……!”
“다시 묻겠다! 남쪽 놈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바칠 수 있는가?!”
피를 토하듯이 외치는 최성진, 그에 박살 나서 나뒹구는 이들이 뭐라 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인다. 하나같이 몸이 잘려가서 제대로 소리조차 내지 못했지만 그 뜻은 명확했다. 서예린과 김가트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이미 박살 난 심연 신도들을 경계하는 가운데-.
-투우웅!
“잡았다.”
은빛 법전이 마침내 보호막을 뚫었다.
곧바로 오른손을 뻗어서 최성진의 멱살을 낚아채는 정의율, 그리곤 괴력을 발휘해 보호막에 뚫린 구멍 밖으로 패대기쳤다.
-촤학!
그리고 김가트가 문답 무용으로 대검으로 패대기쳐진 최성진의 목을 잘라버렸다. 깔끔한 연계에 정의율은 한 시름 놓았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고갤 끄덕였다.
“뭔 짓거리를 하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끝났…….”
“끼, 끼끼끼끾!”
실지렁이들을 주르륵 토하는 잘려나간 최성진의 머리통, 그와 함께 안면근육이 일그러지며 미소를 만들어낸다. 그에 정의율은 미간을 구기며 발을 들어 그 얼굴을 짓밟았다.
“내까 아니야.”
-콰드드득!
폐가 없어도 말을 하는 최성진의 머리통, 그걸 끝으로 그 머리는 정의율의 부츠에 으깨졌다. 그렇게 최성진은 완전히 죽었지만-.
-푸, 푸드드드득!
목이 잘려나간 그의 시신 엉덩이 쪽에서 돌연 설사가 나오는 소음이 울려 퍼지며 그 몸뚱이가 삐쩍 말라간다. 하지만, 설사가 흘러나오는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우웁, 우웨에에에에엑!
-꺼어어억!
-푸드드드득!
그리고 곳곳에서 비슷한 소음이 울려 퍼진다.
토하는 소리, 혹은 방귀와 함께 설사를 쏟아내는 소리. 그에 킬 팀 일행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식간에 살이 삐쩍 말라버릴 정도로 토하거나 설사하는 타락체들, 하지만…… 몸 밖으로 나온 꿈틀거리는 실지렁이들은 <공간 구부리기>로 어딘가로 사라진다.
-타깃 포착!
그에 잠깐 내려놨던 발칸포와 탄 배낭을 메고 있던 인 중사가 그것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파악했다.
구석에 있던 한 여성 타락체, 팔다리가 모두 잘려나간 채 꿈틀거리던 그녀의 위에 토사물과 설사가 쏟아지고, 그녀의 몸 곳곳에서 이빨 달린 아가리가 생겨나며 혓바닥을 뻗어 설사를 핥아먹고 있었다.
-위이이이이잉! 그가가가가가각!
곧바로 그가 들고 있는 발칸포가 불을 뿜었지만 공간이 일그러지며 통하질 않았다.
-타깃 변경!
그에 타깃을 바꿔 토악질을 하고 있는 시신들 쪽으로 발칸포를 바꾸는 인 중사, 붉은 빛줄기처럼 뻗어 나가는 분당 6,000발의 20x102mm의 탄약 세례에 저항하지 못하는 타락체들은 완전히 으깨진 고깃덩어리로 화해 찢겼다.
“낌새가 안 좋은데…….”
실지렁이들이 꿈틀거리는 토악질과 설사를 맞은 여성 타락체를 어느새 검보랏빛 광채가 번들거리며 감싸고 있었다. 그에 킬 팀 인원들이 긴장하는 가운데, 혼자 떨어져서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자모란이 소리쳤다.
“근처 좌표 분석 완료! 공간 안정화가 끝났어요!”
“좋아, 지원 요청 보내!”
7.
킬 팀 일행이 타고 있던 수송기는 착륙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계속해서 킬 팀 일행이 떨어진 상공 주위를 빙글빙글 맴돌았다. 비행이 가능한 괴물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위험한 행동, 그 수송기 안에 있는 나세영 차장은 막대사탕을 입에 문 채, 시큰둥한 표정으로 창밖의 불타오르는 흑산도를 바라보았다.
“거, X나 지루하구만…….”
“…….”
“뭐 할 거 없냐, 찬휘야?”
그 말에 전찬휘는 조용히 고갤 저었다.
중요한 작전을 앞에 두고 있는데, 딴 짓거리를 할 여유 따윈 없었다. 그에 그녀는 조용히 미간을 구긴 채로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바라본다. 먹통인 스마트폰, 전파는 모두 차단된 상태인지라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에잉, 이럴 줄 알았으면 책이라도 가져오는 건…….”
-삐비비빅! 삐비비빅!
그런 그녀의 한탄이 다 이어지기도 전에 옆에 있는 신호기에서 알람 소리가 울린다. 그에 전찬휘 사무관은 재빨리 신호음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신호 타입 B, 지원 요청입니다. 적이 다 처리되지 않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흐음, 웬일이래.”
자리에서 일어나 쭈욱 기지개를 켜는 나세영 차장. 가볍게 몸을 풀어준 후, 신호를 보며 중얼거렸다.
“나름 대한민국 탑클래스 전투원들이 출동했는데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니…… 좀 골치 아픈가 보네. 찬휘야, 넌 회수 장비 들고 천천히 와라.”
“5분 뒤면 되겠습니까?”
“넉넉잡아 3분이면 된다.”
그 말을 끝으로 나세영 차장은 뒤쪽 수송 칸을 향해 움직였다. 은빛의 소형 컨테이너를 지나서 수송 칸의 하역창 앞에 서자 그 문이 내려간다. 그 아래 지상에서 보이는 것은 거대한 살점 덩어리.
그 지상을 향해 나세영 차장은 아무런 장비도 없이 뛰어내렸다.
8.
동료들의 토사물을 받아먹은 여성 타락체는 거대한 알 같은 반투명한 보호막을 펼친 후, 그 안에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에 킬 팀 일행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정의율이 은빛으로 빛나는 법전을 휘둘렀으며, 서예린과 김가트는 칼을 휘둘렀고, 인 중사는 공업용 절단기로 보호막을 타격했다. 자모란 또한 <공간 마법>으로 보호막에 간섭했다.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넘치는 보호막이었지만-.
-콰직!
그 킬 팀 5명의 맹공에 보호막은 찢겨나갔다. 그렇게 보호막 한쪽이 깨지자 안쪽에서 폭발적으로 성장·변이하고 있던 여성 타락체는 스스로 알껍질을 깨부쉈다.
-콰작! 쩌저저적!
“피해!”
충격과 함께 수류탄 파편처럼 쪼개져 비산하는 알껍질, 그 강렬한 충격파에 킬 팀 일행들은 튕겨 나가 나뒹굴었다.
-쿠웅!
그렇게 킬 팀 인원들이 흩어진 사이, 5m가 넘어가는 거대한 검보랏빛 타락체가 알 밖에 섰다.
연체동물과 인간이 뒤섞인 듯한 형상.
인간의 모습은 안면부에 혹처럼 붙어있는 여성의 얼굴밖에 없었다.
「.̵͚͇̞̙͛̾̉̉͆̐̿.҈̥͎̠̩͔̟̪̱̙͍̩͎͇̗̜̭͗͆̊͌͊̒͊̇.̴͖̝̪̖̜͉͚̣̖͖͖͈̓͐͒͌͛̄̾͒̆̾̈́́.̸͍̬͖̖̯͍̗̖̤͍͎̱̯̲͔̌̆̂͊̀͆͒̏̐̀̊ͅ.̷͉͚͔͎̦͐͛͂̄̓́!!」
알에서 억지로 나왔던 것이 굉장히 짜증 났던 듯, 안면부에 달린 여자의 얼굴과 타락체의 아가리가 분노한 기성을 내뱉는다. 동시에 오른쪽 상반신 몸통에서 수십 개의 촉수가 솟구치더니 포탄처럼 일행들을 향해 뻗어 나가려 했지만-.
「죄인은 신실한 자에게 접근하지 못할지니!」
그 전에 거대한 새장이 허공에서 생겨나 괴물을 가둔다. <신의 권능 : 은빛 구속>, 정의율이 소환한 라트마의 율법이 타락체를 가둬버리고 한발 늦게 타락체의 촉수가 폭격하듯이 그 새장을 안쪽에서 후려친다.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새장을 뚫고 나오는 굵은 촉수들, 밖으로 삐져나온 촉수들은 그대로 새장을 양옆으로 벌린다. ‘끼기기긱!’하는 소음과 함께 벌어지는 철창 안쪽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타락체의 얼굴이 삐져나온다.
그 사이, 킬 팀 일행이 정비하는 데 충분했다.
“쯧, 이거 잘못하면 한두 명은 심연으로 끌려가겠어.”
-기이이이잉! 드르르르르르르륵!
김가트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불평하는 가운데, 한쪽 무릎을 꿇은 인 중사의 발칸포가 밖으로 나오려는 타락체의 얼굴을 향해 쏟아진다. 처음 1~2초가량은 <공간 왜곡>으로 탄환을 엉뚱한 곳으로 튕겨냈지만, 자모란이 간섭하자 그대로 안면부에 직격한다.
「.͈͓̬̝̓̾̄̈́̚.̱̮̜̜̫̦͕͉̪̌̎͌̊̊̾͆!͍̙̣͓̲̱͍̬͎̝̰̫̾̎̈̈̾̉̊̓̓̓̒̆」
그 특수 철갑탄 세례에 타락체는 살기 어린 비명을 지르며 오른쪽 촉수들을 들어 얼굴을 막았다. 동시에 왼쪽 몸통에서도 여러 개의 촉수를 뿜어내더니 한데 엮어서 커다랗게 만든 뒤-,
「J̭̰͙͎̗̦̣͎̳̇͆̉͛ͅű̬͙̰̱̯̦̲̲̫͓̫̀̓͊̍.̭̩͙͍̋̌̂́͑̑̏̽̈́̑.̞̟͚͉̤̞̩̳̮̰̎͛̋̊y̲͈͎̟̠̥̯̪̰̖͐̌̍̆͂ͅȇ̗͓̤͓̱̟͕̰̳̍͐̑͑̓̍o͓͍̗̞̘͔̙̔̏̔͊!」
괴성을 내지르며 손의 촉수를 뭉친 굵직한 주먹으로 지면을 있는 힘껏 내리친다.
-챙그랑!
그와 함께 내리친 방향을 중심으로 주위 공간이 유리가 깨져나가는 것처럼 터져나가며 심연(Abyss)의 타락이 현실로 밀려 나온다.
극소수의 고위 신도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능 중 하나인 <심연 타락>, 이미 제단 주변에 심연화(化)가 되어 있었으나 한층 더 강렬해진다. 주변의 공간이 순식간에 역겨운 검보랏빛으로 물들고 지면은 기포가 오르는 것처럼 살점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촤하아악!
-▒̜͖̰͕̂̊͒̊̉͑
이어서 지면에 들끓는 살점을 뚫고 기괴하게 생긴 심연의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똑같은 모습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가지각색 형상의, 하지만 공통적으로 평범한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뒤틀린 형상의 괴물들. 심연의 독소로 빛나며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염파(念波)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그것들은 킬 팀을 향해 밀려들었다.
“하.”
밀려드는 심연의 괴물을 향해 화력을 쏟아내는 킬 팀, 그렇게 화력이 분산된 틈을 타서 타락체는 은빛 감옥을 완전히 박살 내고 나오며 포효한다. 그에 정의율은 이를 악물고 커다랗게 숨을 들이켰다.
폐가 썩어들어 가는 느낌, 염산을 들이킨 것처럼 목구멍이 지글지글거리고 기침이 반사적으로 나오려 했지만-.
「사도인 모즈구스께서 세상의 끝에 대해 말씀하시되!」
그는 ‘혐오의 서’를 소환한 후, 펼치며 쩌렁쩌렁 <설교>를 외쳤다.
이전과는 다른 걸걸한 목소리,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변치 않았다. 그 라트마의 진언에 심연 생명체들은 순간 염산을 끼얹은 것처럼 움찔거린다. 찰나의 틈, 그것만으로도 선두의 김가트와 서예린에게 쏟아지는 압력은 많이 줄어들었다.
「모든 삿된 것들은 결국엔 불타오르는 수레바퀴에 묶여 고통받을지어다!」
「이는 그분의 제자인 여섯 천사가 그 형을 집행할 것이니, 첫 번째 천사는 목줄을…….」
그렇게 심연의 존재들이 명백하게 느려지거나 정신을 못 차리고 혼란에 빠진 사이, 인 중사는 발칸포로 주위의 괴물들을 갈아버리고 김가트와 서예린은 원흉인 고위 타락체를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다른 심연의 존재들과는 달리 고위 타락체는 그 진언을 듣고도 멀쩡했다.
「.̷͉͚͔͎̦͐͛͂̄̓́」
타락체의 늘어진 머리통이 검보랏빛으로 빛나더니 이마 부위가 ‘쩍!’ 벌어지며 다른 눈알보다 유별나게 거대한 눈이 드러난다. ‘호박색 홍채를 지닌 두족류 눈알’이 아닌 ‘검보랏빛 홍채를 지닌 기묘한 눈알’이. 그 눈의 모습에 김가트가 비명을 질렀다.
“<심연 추방>이다! 피해!”
“!?”
<심연 추방>, 저항에 실패하면 타깃을 그대로 심연으로 날려 보내는 즉사기에 가까운 고위 권능. 그가 팔자에도 없던 심연 탐방을 하게 된 것도 바로 저 권능에 당해서였다. 그에 대비해 최대한 마력 저항력을 끌어올린 장비들을 착용했지만 100% 안 끌려간다는 확신이 없었다.
-퉁!
-스사사사삭!
직선으로 맹렬하게 돌진하던 김가트가 급히 페이크를 주며 움직이고, 서예린은 <유령의 무기>를 밟고 허공에 도약-‘유령의 반지’로 <환영 분신>을 만들어내서 회피 기동을 시작하는 가운데-.
-지이이이이이잉!
그 눈알에 넘실거리는 검보랏빛 광채가 쏟아졌다.
목표는 빠르게 움직이는 두 전사가 아닌 피를 토하며 <설교>하고 있는 정의율. 처음엔 자모란이 걸어둔 마법이 효과를 발휘하는 듯, ‘쩡!’ 소리가 났지만 이내 푸른빛은 흩어지고 정의율이 어떻게 저항도 못 하고 그 광채에 직격당하려는 순간-.
-방어합니다.
인 중사가 발칸포를 내던지며 돌진해 그 앞을 가로막는다.
대신 광선에 직격당하는 인 중사, 잠시 버티는 듯했으나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는 등 쪽에서 원형의 황동색 구체를 사출한 뒤, 검보랏빛 섬광에 휩쓸려 완전히 공간의 저편으로 빨려 들어갔다.
“커흑, 콜록! 콜록!”
뒤로 내동댕이쳐진 정의율이 피를 토하며 헐떡이는 가운데, <설교>가 멈추자 얼마 없는 심연의 괴물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그동안, 서예린과 김가트는 고위 타락체의 후방 사각(死角)에 접근했지만-.
-불룩! 불룩! 불룩!
타락체의 몸 곳곳에 눈이 생겨나더니 촉수를 폭풍처럼 휘두르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다시 심연화된 지면이 끓어오르며 괴물들을 뱉어내기 전에 상황을 끝내기 위해 서예린과 김가트가 다시 맹렬하게 달라붙는 가운데-.
-콰릉!
천장이 찢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