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자를 위한 연중작은 없다-181화 (181/350)

제181화

37화. 포기해야 하는 것,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

1.

양 씨를 둘러업은 채, 난 산길을 헤치며 나아갔다.

150cm밖에 되지 않는 신장에 여자애보다도 못한 왜소한 체격, 하지만 난 ‘마력 각성자’다. 레벨업과 단련을 한 덕분에 무려 ‘일반 성인 남성’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딱 그 정도라는 수준이다.

옷 포함 90kg가량 되는 건장한 남자를 업고 산길을 움직이는 건, 성인 남자에게도 힘든 일이다. 당연히 내게도 힘든 일이지. 도핑의 약빨이 끝나고 리바운드가 오는 순간, 땀이 비 오듯이 줄줄 흘러내리더라. 그래도 이를 악물고 움직였다.

그렇게 4시간 동안,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군인들의 정찰 드론을 피해 산과 숲길을 뚫으며 움직인 결과 터미널에서 5km가량 떨어진 해안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급한 대로 오긴 했다만 전혀 모르는 마을, 내가 속한 오크 부대가 정리한 곳이 아니다. 여기서도 오크들과 타락체들 간의 전투가 있었던 듯, 집 담벼락들은 하나같이 무너졌고 바닥엔 정리하지 못한 타락체의 시체 쪼가리와 체액이 묻어있다. 집 안도 난장판이네.

하지만, 그렇기에 안심했다.

“읏차! 쫌만 참어요.”

이미 폐허가 됐는데, 여기에 타락체들이 오진 않겠지. 강도가 들어갔다 온 듯 난장판이 된 집안,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침대에 창백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양 씨를 눕힌 후에 부엌으로 가서 수도꼭지를 돌렸다.

“……하, 진짜.”

하지만, 야속하게도 물은 몇 방울 떨어지다가 그친다.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그 몇 방울을 쪽쪽 빤 뒤,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눈>을 움직여 물이 있을 만한 곳곳을 살펴봤다. 하지만, 오크와 군인들이 꼼꼼하게 털어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이거, 오줌이라도 받아서 마셔야 하…….

“아니, 아니죠.”

고개를 저으며 유혹을 털어냈다.

비가 쏟아질 것처럼 우중충한 날씨, 오줌을 마셨다가 나중에 비가 오면 자괴감 오질 거야. 그냥 버티는 게 낫지. 동면 중인 양 씨의 상태가 양호한 걸 확인한 후, 집 밖으로 나와서 주위의 민가를 <눈>으로 둘러보았다. 그렇게 7~8집 정도 뒤진 끝에-.

“오, 오오오!”

한 집 안의 주방 선반 아래에 작은 초코파이 상자와 생수가 있는 걸 발견했다.

곧바로 발견한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서 서랍장을 열었다. 발견한 초코파이와 생수! 곧바로 생수병을 따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말 그대로 ‘스며드는 감각’……! 그렇게 500mL 생수를 단숨에 들이켠 후, 초코파이 포장지를 뜯어서 한입에 쑤셔 넣었다.

“크으으으!”

혀를 감싸는 달달한 맛! 이게 섹X지! 허겁지겁 작은 갑에 있는 4개를 다 처먹었다. 토·일 이틀 동안 자느라고 굶은 데다, 죽으라고 양 씨를 업고 산을 탄 덕분에 소식하는 나도 그냥 다 먹을 수 있었다.

“휘우우, 살겠다.”

그래도 좀 부족한데, 혹시 또 있지 않을까? 혀를 날름거리며 매의 눈으로 집안을 다시 살펴보려고 하는데…….

“……?”

난데없이, 내 입가와 뜯어먹은 초코파이 봉지 안에서 희미한 ‘심연의 힘’이 보였다. <눈>으로만 보이는 그 특수한 에너지가. 뭐지? 황급히 입가를 닦으며 뜯은 봉지 안쪽을 응시하자, 은박지 안쪽에 거의 보이지 않는 ‘흰색 알갱이’ 몇 톨이 묻어있는 게 보였다.

이거…… 오늘 새벽에 우릴 찾아왔던 감염됐던 병사의 심장에서 봤었던 <과거>, 거기서 봤던 기생체의 알 아니냐?

“우웁, 에퉤퉷!”

그걸 보는 순간, 곧바로 헛구역질이 올라왔지만 섭취한 물과 당분이 간절하다는 듯이 몸이 거부한다. <눈>으로 위 안쪽을 확인하니, 다행히 그 알 형태의 미숙한 타락체는 대부분 위산에 실시간으로 죽어 나가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왜?!”

마력 각성자는 심연 기생체에 저항력이 강하니 괜찮겠지만…… 꼭 똥이 들어간 걸 먹은 기분이다. 아니, 그보다 뜯지도 않은 초코파이에 왜 이런 게 있냐?? 짜증에 이를 갈며 포장지의 <과거>를 보는 순간, 왜 뜯지 않은 초코파이에 이런 게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니, 용팔이도 아니고 재포장을…….”

내가 먹은 건, 이미 한 번 뜯은 거였다.

초코파이를 뜯은 후, 거기에 주사기를 찔러 알을 속에 넣고 어떤 기계로 재포장했다. 한 마디로 작정하고 판 함정. 그래 봤자 알 대부분은 위산에 녹아내리겠지만, 그 ‘지독한 냄새 같은 심연의 힘’을 외부에서 보태준다면 위에서도 살아남아 살을 파고들 거다.

……이게, 아마도 이번 사태의 원인일 거다.

어느 군인 중 하나가 뜯지 않은 군것질거리를 먹었고, 거기에 있던 미숙한 기생체는 냄새로 흘러들어 가는 심연의 힘을 받아서 생존해 숙주에 기생, 타락체로 만든 뒤에 또 전파해나갔겠지. 진짜 ‘게임 X같이 하네.’라는 말이 어울리는 X새끼들이다. 이딴, 식품위장을 하다니…….

입맛이 싹 가시는 느낌에 침을 뱉은 후, 밖으로 나와 <눈>을 지상 30m까지 쭈욱 올리며 주위를 훑었다.

“어딜 가야 배를 구할 수 있을까요…….”

어찌 됐든 간에 좀 숨을 돌렸으니 이제 배를 구해야 한다. 일단, 이 마을 안엔 없는 것 같고 또 어디에 배가 있으려나? 지금 당장 눈에 띄는 곳은…… 여기서 500m 정도 떨어진 해안가 쪽 염전과 붙은 파란 지붕의 창고다. 살짝 러닝하듯이 뛰어가서 그 내부를 <눈>으로 살펴보자-.

“허미…….”

포대에 쌓인 천일염이 가득했다. 근데, 평범한 소금이 아니라 전부 심연의 힘이 느껴지는 ‘심연 기생체의 알’이 섞여 있는 소금들이었다.

……이게 유통됐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기존 타락체의 전파(상처를 통해 파고드는 기생체)와는 전혀 다르니 무방비로 감염됐겠지. 도대체 어떻게 이걸 만드나 싶어서 그 소금과 알갱이 하나를 가지고 한 번 ‘진지하게’ <과거>를 훑어봤는데…….

“으윽, 진짜 꼬라지하곤…….”

피골이 상접한 타락체가 쉴 새 없이 염전 위에서 알이 섞인 보랏빛 설사를 싸재끼는 장면에서 그냥 멈췄다.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은 데스. 어쨌든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눈>을 거두려는데-

“……오!?”

창고 한구석에 있는 파란 물체가 보였다.

-드르르륵!

재빨리 달려가 창고 문을 열고 실물을 영접했다.

안쪽을 파랗게 칠한 작은 스티로폼? 플라스틱? 같은 보트, 하얀색 외관의 페인트칠은 다 떨어지고 그 안쪽엔 거미줄은 물론이고 벌레 사체들이 널려있다. 마지막으로 탄 지 거의 십 년 이상은 됐을 것 같은 비주얼, 뒤에 엔진조차 없는 쓰레기지만 난 주먹을 꽉 쥐었다.

이거라도 있으면 된다!

엔진? 까짓거 내가 마법으로 대체할 수 있어. <액체 질소 대포>를 응용하면 일종의 모터처럼 움직일 수 있으니까. 바닷길로 좀만 더 가면 이곳에서 벗어나는 건 금방이다! 최소한 폭격은 피할 수 있겠지!

이 지옥 같은 섬에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난 웃으며 양 씨를 놓고 온 집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니, X발?!”

양 씨가 있는 마을 방향 도로에 두돈반 차량이 들어서고 있었다.

2.

생각지도 못한 타락체들의 등장에 입술을 깨물었다.

왜 이곳에 왔지? 설마, 놈들이 띄운 정찰 드론으로 내가 움직이는 걸 봤나?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여기 오면서 <눈>을 3개로 쪼개서 두 개는 육안(肉眼) 위치에 두고, 나머지 하나는 상공 30m에 유지한 채로 이곳에까지 이동했다. 정찰 드론이 우릴 추적했으면 눈치챘을 거다.

“……스읍, 하아. 진정하자. 진정해.”

심호흡을 하며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다. 막 마을에 들어섰고 거리가 꽤 멀기에 내가 보일 리는 없었다. <눈> 하나를 30m 위에 띄웠기에 눈치챘지 평범한 시야를 가졌다면 나도 마을에 군인들이 들어선 걸 몰랐을 거야. 그래, 뭔지 모르지만 아직 들키지 않았다.

……어떡하지?

<눈>으로 확인한 결과, 보이는 군인들은 모두 심연의 힘이 흘러나오는 타락체. 게다가 개인화기 등으로 무장했다. 한 마디로 ‘무장한 마력 각성자’나 다름없다. 솔직히, 총이 제일 껄끄러워. 머리라도 잘못 맞으면 진짜 죽으니까.

냉정하게 목숨을 생각하면 도망치는 것이 맞다.

놈들의 위치를 보건대, 마을에 있는 양 씨를 구하는 건…… 솔직히 많이 힘들어 보인다. 양 씨가 있는 집은 마을 중앙부, 지금 달려간다고 해도 몰래 접근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흐.”

……그래도 지금까지 함께한 의리가 있는데 우리 양 씨를 버릴 순 없지!

그리고, 함께 제주도도 가야 하고! 실실 웃으며 난 전력으로 마을을 향해 내달렸다. 레벨업, 결손된 영혼을 채우는 그 쾌감…… 솔직히, 저놈들을 잡으면 경험치가 또 얼마나 차오를지, 그리고 그 마약 같은 쾌감을 다시 느낄 수 있을지를 생각하니 마냥 즐겁다.

“하악, 하악, 하아아아…….”

그렇게 전력 질주한 덕분에 난 타락체 놈들보다 살짝 빨리 마을에 닿을 수 있었다.

재빨리 두돈반 트럭을 피해 폐가에 숨었는데, 놈들은 마을 중심부를 지나쳐서 외곽 쪽의 한 밭에 만들어진 ‘둥그스름한 흙 봉우리’에서 멈춰 섰다.

두돈반 화물칸에서 내린 20명의 타락체들.

10명가량은 소총을 든 채, 천천히 마을 쪽의 폐가를 향해 움직였고 나머지 10명은-.

-파삭! 파삭! 파삭!

그 둥그런 흙 봉우리에 가서 야삽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후우.”

전자 담배는 망가졌기에 대신 카트리지를 통째로 입에 넣어 씹고 <연금술>로 기체 형태로 분해해 힘껏 폐로 들이켰다. 그렇게 간이 도핑을 끝내고 카트리지를 뱉은 후, 놈들이 시야에 걸리지 않게 벽을 따라 이동하며 컴벳 나이프를 꺼냈다.

“RA-TI-AM.”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에 시전한 <염기성 무기>, 시전 소음과 마력의 파동이 약간 번져나갔지만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찬란한 자색이 감도는 나이프를 쥔 채, 위에서 조망하는 시야로 놈의 이동 경로에 가만히 있다가.

-푸욱!

“!?”

튀어들어 입을 틀어막고 갈비뼈 사이의 심장을 내리찍었다. 미숙한 타락체는 어떻게 반응할 시간도 없이 심장이 녹아내린다. 그렇게 조용히 한 마리를 끝낸 뒤, 곱게 눕히고 다른 쪽 폐가를 뒤지려는 놈을 향해 움직였다.

그 사이, 봉우리에 달라붙었던 타락체들은 순식간에 괴력으로 안을 파헤치고 묻혀있던 걸 꺼냈다.

“후욱! 후우우욱! 있다! 있어!”

“촵촵! 어우 맛있다! 아우 맛있어!”

“쩝쩝쩝, 수육이 아주 쥑이네!”

그와 함께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양 씨가 개XX똥꾸릉내라고 표현한 ‘심연의 냄새’. 안에 메워뒀던 타락체의 시신들이 드러난 순간, 타락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가스로 팅팅 불은 시체들을 캐내서 씹어 먹었다. 그 지독한 화장실 냄새가 향기롭다는 듯, 코까지 킁킁거리면서.

……하, 설마 시체를 파먹으러 올 줄이야.

냄새를 맡고 강해지는 심연 기생충을 보고 예상은 했지만, 타락체들이 그 시체를 먹을수록 그 안에 남아있는 힘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었다.

파묻은 시체가 드러난 순간, 거의 모든 타락체들이 경계는 내팽개치고 달려든 덕분에 난 놈들이 광란의 파티를 벌이는 동안 수월하게 마을 안쪽까지 접근했다.

“A҈̒̒͡s҉̉̑̊͋̍͋̋̀͊̇͊͠s̷̛̓̃̅̊̿̋̎̎̿̏̅̚'͋̿̑̉͗y̵͊̅̀̒̀̾̇̏͑͝에게 줄 Ş̸̝̜͓̩̣̝͓̘u҈̨͉͍̲̦̜͙͙͍̜̦̩̭͉̗ͅ-҉͉͍͔̝̳̳̭̭̝̗͜y̸̧̝̖͍̜͚͓̫̭ų̵̞̫k҉͎͎̤͙͜ 남겨……!”

“Ģ̴͓̟͉̦̰̇͂̈͊̚͞ǔ̶̡̳̝͎͓͋͒̀̕r̴̨̳̟̪͍̊̒͝r̸̡̛̠̯̳̂̊̔̚ã̴̧̟̫͋͝ķ̶̖̘̤̱̄͐̆̽͡?̷̢̥͕̣͇͚̍̒͊͌͝”

그렇게 게걸스럽게 퍼먹는 타락체들을 향해 ‘꾸룩!’ 거리는 한 타락체가 소리를 내뱉는다.

주위의 타락체완 차원이 다른 ‘강력한 심연의 힘’이 꿈틀거리는 타락체, 인간의 언어가 아니었지만 <게임 시스템> 보정 덕분인지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짧은 말에 비해 함축된 뜻이 되게 복잡한데…… 대충 일단 먹고 일하자는 뜻이었다.

그에 동료 타락체들을 부르지만…….

“?!”

“동료? 어디?”

10명 중에서 돌아온 이는 8명뿐, 그에 대장으로 보이는 타락체의 두 눈이 번들거린다.

“S̶̄̌͂̄͐́́́͞e̶̔̾̿͐̂̒̄̿̓̈́̐͊̀̏̅͠r̷̍̊̽͆̎͂͗͂̀̂͑̊͌̂͂́̕-҈҇̋̾c҉̷̛̒̓͑͌̈́̽̓̊̋͌̓̍̈́͑̆̎͠”

그 타락체가 찾으라고 소리치자, 병사들이 두 눈이 돌아가서 바퀴벌레처럼 흩어진다. 이 잡듯이 폐가를 수색하기 시작하는 개X끼들, 양 씨가 있는 폐가 쪽으로도 한 놈이 움직인다. 이런 개X…….

-타다다다당!

양 씨가 있는 집안에서 울리는 난데없는 총성, 급한 마음에 난 원거리 투사체 형태로 개조한 <시체 부패> 마법을 사용했다.

“어어?”

“Ģ̴͓̟͉̦̰̇͂̈͊̚͞ǔ̶̡̳̝͎͓͋͒̀̕r̴̨̳̟̪͍̊̒͝r̸̡̛̠̯̳̂̊̔̚ã̴̧̟̫͋͝ķ̶̖̘̤̱̄͐̆̽͡?̷̢͚͝?!”

“E̷̞͓͚̱͉̟̤̱̟͇̪̞̘͕̪̦͜n̸̢͓̬̗̜͓͕͚̬̱̰e҈̙̞̭͕̱͖̜͇̥͢ŗ̸̩̞̰͕͈͉̯͇̤m҉̧̥̟͚͓̳͖̰͍͉̟y̴̨̱͙͖͎̭̖̫̲҉̖͇͓͔̝͉̜̗͔̘͖͈̯̙̲͇͜”

내 마력광-자줏빛 광채와 함께 공중에 솟구친 마법. 무표정한 얼굴의 타락체들이 일제히 공중을 바라보곤 소리를 내지르는 가운데, 내가 던진 투사체는 그대로 타락체가 있는 시체 구덩이 쪽을 향해-.

“!͊̔̀̂͛̕?̍̓̽̊̈́͠!̂͛̀̆̎̆̽͗̎̕!̊̓͂͒͒̕”

“N҇͆͂̄͛̏͐͑̒̓̏̋O̔̔̂̋̿͌́͠”

내리꽂힌다. 타락체들이 비명을 내지르고 그와 함께 적중한 시체가 내장부터 부풀어 오르면서 진한 흑자색의 연무가 폭발하듯이 터져 나온다. 그 <부패 구름>에 고통을 느끼는 듯, 어떻게 벗어나면서 나를 찾으려고 하지만 소용없지!

“MA-LUN-TA!”

곧바로 <액체 질소 대포> 주문을 외웠다.

현 상황에선 전혀 유용하지 않은 마법, 하지만 이 기체를 다루는 마법은 사실 퍼져나가는 ‘가스’를 통제하기 위한 테크닉의 총합이다. 미르가 유혈에 잠겼을 때, 싸장님이 시체로 만든 독가스를 이 마법으로 통제하는 걸 <눈>으로 본 적이 있지.

그렇게 퍼져나가는 <부패 구름>을 통제해서 내 곁에 뭉치려고 한 순간-.

“?!”

가장 강력한 타락체 녀석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다른 공간 축으로 ‘구부러지며’ 내가 서 있는 쪽을 향해 순식간에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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