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내 말에 로브의 힘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싸장님, 줄에 걸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몸을 띄운 채로 맨발만 살짝 바닥을 닿게 내리는데-.
“하, 하하핳! X발! X나 좋네!”
작게나마 그 발이 움직였다.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좋은 건지 대소하는 싸장님, 아이처럼 신나 하는 그 모습에 나도 빙긋 웃었다.
“그렇게 좋아요?”
“당연하지! 니가 하루 4번 소변 줄로 소변을 받고 이틀에 한 번 대변 싸봐! 그것도 남의 도움 받아서 말이야! 씨이~X! 그나마 이 <부양> 마법 걸린 로브를 사고 나선 혼자서 할 수 있게 됐지만 진짜 개X같아요!”
“으음. 그렇군요.”
고갤 끄덕이며 싸장님의 영체에서 뽑아낸 ‘유혈의 파편’을 미리 준비한 재료들과 섞어 물질화시킨 뒤에 유리컵에 따라 넣었다.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희귀한 것이니까 언젠간 써먹겠지? 그에 싸장님이 내가 쥔 컵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건 뭐냐?”
“싸장님의 영체에 박혀 있던 거요. <물질화> 시켜서 보관한 거죠. 뭔지 모르지만 나중에 써먹을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거, 절반만 가져갈게요.”
“다 가져가도 돼. 그나저나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마력흔이…… 내가 모르는 방식으로 <물질화> 한 것 같은데?”
“하하, 그동안에 저도 놀고만 있진 않았다구요? 제가 고안한 방식이죠!”
방학 동안에 쌓은 지식으로 내가 고안해낸 거지. 유리컵 위에 그릇으로 뚜껑을 덮은 후, 난 싸장님을 향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거의 넉 달가량 다리를 움직이지 않아서 지금은 잘 안 움직이겠지만, 제 감각으로 보건대 싸장님의 몸엔 더 이상 걸리는 게 없어요. 재활만 하시면 곧 돌아다닐 수 있을 걸요? 아무튼 이걸로 빚은 퉁 치는 거죠?”
“그래, 탕감이다!”
호쾌하게 대꾸하며 아이가 걸음마를 떼듯이 로브의 힘으로 뒤뚱뒤뚱 발을 움직이는 싸장님, 그 옆에 재빨리 따라붙으면서 난 입을 열었다.
“싸장님.”
“왜? 아, 공급 분량 늘려달라고? 걱정 마! 그건 내가 처리할 테니까! 잠을 줄여서라도 해주마!”
“아니, 그것 말고도 도와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서요. 조언도 좀 필요하고요.”
“도와달라고? 뭔데? 다 해결해줄게! 내가 살아가면서 느낀 건데, 일의 99%는 돈으로 해결 가능하거든!”
고갤 돌려 호기롭게 대꾸하는 싸장님을 향해 난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국정원에서 ‘특급 경계 대상’ 목록에 포함됐어요.”
생각지도 못한 고민인 듯, 내 대꾸에 휘청이며 균형을 잃고 쓰러지려는 싸장님. 다행히 <부양> 마법 로브 덕분에 완전히 쓰러지진 않았지만 싸장님은 기묘하게 허공에 굳은 채로 날 보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신다.
“……뭐?!”
“그리고, 제 능력이 대충 뭔지 감을 잡았고요.”
5.
다시 하늘 정원으로 올라가 싸장님과 함께 정원을 걸으면서 난 방학에 겪었던 일들을 적당히 각색하면서 내 현 상황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러니까 그 ‘초월적인 인지능력’으로 모라티온 교단의 놈을 보면서 깨달았다는 게…….”
“제 영혼의 불완전함이죠.”
영혼의 언급에 싸장님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는 가운데, 난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제 영혼에는 ‘심각한 결손’이 있어요. 아마, 미르에서의 사고 때문일 거예요.”
“그 코드 108을 상징하는 조각품과 접촉했던 일?”
“네.”
내 대답에 팔짱을 낀 채, 잠깐 생각에 잠긴 거로 보였던 싸장님은 이내 고갤 갸웃한다.
“그럼 네 특별한 감각은…… 일종의 보상 감각이라고 보면 되는 거냐?”
“보상 감각이요?”
“감각을 잃으면 다른 감각이 발달하게 되는 생리 현상이야. 인간의 뇌는 바뀐 신체의 반응에 대해 스스로 감각의 감지하는 부분을 재편성해서 기능을 조절하거든. 장님의 감각이 일반인보다 훨씬 섬세한 것도 그런 이유 덕분이지.”
“음.”
“사고가 발생해서 결손이 일어났고, 그 뒤로 그 특별한 감각이 생겼으니 일종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도 되잖아? 물론, 표본이 딱 하나밖에 없긴 하다만.”
턱을 매만지면서 말하는 싸장님. 사실, 따지고 보면 <눈>은 내 오리지널 능력인데…… 그렇다고 ‘사실, 저는 외계의 대한민국에서 빙의한 30대 장붕이입니다.’라고 말할 순 없잖아? 어찌 됐든 간에 난 한숨을 내뱉으며 고갤 끄덕였다.
“그렇게 보셔도 되겠네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에요. 그 결손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가 문제예요.”
“폐해?”
“다른 <마력 돌연변이>는 별것 아니에요. 진짜 위험한 건, 영혼이 불완전하다는 사실로 인해 비롯되는 감정이죠.”
“……?”
“지독한 결손감,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온전한 존재에 대한 ‘살인적인 질투심’.”
살벌한 대답에 얼굴을 굳히는 싸장님, 그리곤 심각한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던 싸장님은 이내 비척거리며 걷던 걸 멈추곤 날 올려다보았다.
“그 결손감을 굳이 묘사하자면 어느 정도냐?”
“육체적인 고통이 상대적으로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고문> 계열 마법을 받아도 견뎌낼 수 있죠. 평생 <고문>을 받아도 영혼을 온전하게 되돌려 준다면 그걸 택할 겁니다.”
“……<고문> 계열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미궁이 부상한 지, 16년가량. <고문> 계열 마법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 세상에 밝혀졌다. 뇌 신경을 조작해 강렬한 고통을 가하는 마법, 한 번만으로도 일반인은 PTSD나 정신병을 얻을 정도의 고통을 가하는 걸 평생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믿기 힘드시겠지.
하지만, 난 진지하다.
그런 내 기색을 눈치채신 듯, 싸장님은 이내 한숨을 내뱉으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좋아, 그럼 그 질투심의 강도는?”
“그냥 사람을 볼 때마다 은연중에 살인 충동이 올라와요. 그래도 이성은 존재하기에 억제하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잔혹한 짓을 하죠.”
“흐음.”
“이 충동의 정체를 알면서 새로운 <마력 돌연변이>도 얻었어요. 전 이제 공산품을 만들지 못해요. 제 마력은 영혼을 가진 것들에 기본적으로 독성을 지니거든요. 그리고, 작정하고 독을 만들면 <고문> 정도까진 아니지만 작열통에 준하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요.”
내 대답을 다 듣고 침묵하는 싸장님,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곰곰이 생각에 빠졌던 싸장님은 이내 ‘으으으음!’ 하는 신음을 흘리며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곤 고갤 절레절레 젓는다.
“하, 진짜 답이 없네. 이미 인간으로 이해하기 힘든 영역이야. 어떻게 <고문> 마법을 평생 견딜 수 있다고 하다니…… 상상이 안 돼.”
“이해해요. 제가 이렇게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건, 르피너스의 힘이 간섭해 있기 때문이니까요.”
“르피너스라면…… 그, 네가 만진 조각상이 상징하는 코드 108 아니야?”
“네, 제 심장과 영혼에 안착한 힘이 간섭하면서 ‘정상적인 인간을 흉내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그래 봤자 본질은…… 열등감에 미쳐있는 괴물이지만요.”
내 영혼이 느끼는 감정을 담은 <검은 독기의 망령>을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 르피너스의 조작이 없다면 나도 그 꼴이겠지. 그런 내 자조적인 웃음에 싸장님은 답답하다는 얼굴로 한숨을 내뱉는다.
“하, 그래서 뭘 어떻게 도와달라는 거야?”
“전, 제 망가진 영혼을 복구할 거예요.”
“……솔직히, 무지 힘들어 보이는데? 그나저나 마력으로 이뤄진 영체(靈體)가 아니라 진짜 영혼이라고 불릴 만한 게 있다니. 난 지금 처음 알았다.”
고갤 절레절레 젓는 싸장님. 미궁이 솟구친 뒤, 유령 같은 괴물들이 나타나긴 했어도 아직까지 영혼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미스터리였다. 마력으로 만들어진 영체와 영혼은 분명 다른 개념이니까. 그에 난 고갤 끄덕였다.
“아직까지는 미지의 것이니까요. 하지만, 점점 연구가 이뤄지며 밝혀지게 되면 더 이상 미지의 것이 아니게 되겠죠. 그와 함께 제 ‘영혼의 치유’에 관한 실마리도 찾을 수 있겠고요.”
“…….”
“하지만, 저 혼자만 끙끙댄다고 그런 수준에 도달하는 건 힘들 거예요.”
내 지식 습득 능력은 ‘탈 인간’ 수준이다.
조건부지만 ‘초월적인 지성’, 영혼을 다시 얻고 싶다는 ‘지독한 갈망’,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분석하는 ‘강력한 <눈>’.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서 상상을 초월한 학습력을 보이고 있으니까. 장담하건대, 지금 난 세상 그 누구보다 빠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역사가 말해주지 않던가? 아무리 천재라도 혼자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고. 혼자서 끙끙대는 것보다 여럿이서 협력해서 일을 분담하면 더 빨리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내 탐구를 도와줄 만한 능력과 동시에 믿을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싸장님, 제 영혼에 대한 연구를 도와주세요.”
우리 싸장님밖에 없다.
조용히 싸장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런 내 간곡한 요청에 싸장님은 대답 대신에 로브 안에서 전자 담배를 꺼내 버튼을 눌러 불을 붙인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연무를 뻐끔대던 싸장님은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도비야.”
“넵.”
“네 감각으로 보건대, 영혼과 마력으로 이뤄진 영체는 어떤 관계냐?”
그 질문에 난 잠시 생각해봤다. 영혼과 마력으로 이뤄진 영체의 관계라…… 뭐라 묘사해야 할까? 마력이라는 새로운 물질이 접촉하면서 만들어진…….
“일종의 ‘분화 가지’라고 해야 할까요? 꽤나 많은 유사점이 있죠.”
“그럼, 내 영체에 붙은 <마력 돌연변이>에 관한 것도 느껴지냐?”
싸장님의 질문에 <눈>으로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떼어냈던 이질적인 ‘유혈의 파편’과는 달리 아예 거의 한 몸처럼 뿌리 깊게 박혀 있네. 문득, 내 영체에 달라붙은 <마력 돌연변이>도 봤는데 싸장님보다 더하다.
“음, 뭔가 다른 사람과 영체를 비교하면 <마력 돌연변이>가 무엇인지 특정해낼 수도 있겠죠.”
“그럼 연구가 진행된다면 이 돌연변이를 없애는 방법도 고안 가능하겠네?”
“가능하겠죠. 실제로 돌연변이 없애는 건 사례가 꽤 많잖아요? 최소한 영혼보단 난이도가 엄청 낮겠죠. 그 싸장님의 돌연변이를 없애보려고요?”
“그래, 나도 얻는 게 있어야 하잖아.”
어깰 으쓱이는 싸장님, 그에 난 싸장님의 꼬꼬마 외형을 위아래로 훑으면서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나름 잘 어울리시는데…….”
“X팔 새끼야! 그럼 계속 이 꼴로 살라고?”
하긴. 지아라보다 더 작은 130cm의 키에 유아체형, 당사자로선 재앙이나 다름없겠지. 어쨌든 내가 고갤 끄덕이자 싸장님은 입에서 크게 연무를 뱉어내고 고갤 끄덕였다.
“그래, 어차피 먹고 살 걱정도 거의 없는데 심심풀이로 나쁘지 않겠네.”
“헤헤, 감사합니다!”
역시, 우리 싸장님은 쬐그만 몸에 걸맞지 않게 배포가 크시지. 나름 예상했지만 그 통 큰 허락에 내가 일어서며 활짝 웃자 싸장님은 어깰 으쓱이신다.
“너무 기대하지 마. 내 돌연변이를 없애보려고 영체 관련 학술 서적이나 연구 등을 해서 지식은 좀 쌓긴 했지만…… 그 ‘영혼’에 관련된 건 전혀 모르니까.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예 존재 자체를 믿지 않았지.”
“음.”
“그런 의미에서 한번 설명해봐라. 니가 아는 영혼에 관련된 마법이나, 그에 관한 룬 문자. 반응들…… 마력이 영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좀 신기하긴 하네.”
설명 좀 해보라는 싸장님의 말에 ‘턱!’하고 말문이 막혔다.
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강령술>에 관한 룬 문자, 그리고 이번에 심연을 보면서 익힌 영혼에 관한 지식들. 그것들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내가 어버버 거리자 싸장님은 ‘내가 마법을 전수해줄 때, 설명하던 대로 해봐.’라고 조언하셨지만-.
“자…… 잘 못 하겠어요.”
“왜? 완벽하진 않아도 룬 문자에 대한 수학적 표현은 어느 정도 하잖…… 아니, 잠깐만. 너?”
“네. 전 그런 설명이 필요 없어요. 그냥 보고 감각적으로 따라 하는 것에 가까워서…….”
“하, X팔.”
내 대답에 골치 아프다는 듯이 얼굴을 감싸 쥐는 싸장님, 얼마 안 가서 싸장님은 전자 담배를 입에서 떼고 품 안에 집어넣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넌 ‘말하는 법’부터 배워야겠다.”
“……말하는 법이요?”
“그래, 비유하자면 넌 ‘장님 세상에서의 유일하게 눈을 뜬 사람’이야.”
그 말과 함께 말로 형용키 힘든…… 만화에서 나올 법한 기묘한 자세를 취하는 싸장님, 균형이 뒤틀렸지만 <부양> 마법이 걸린 로브의 힘으로 그 포즈를 유지하며 싸장님은 입을 열었다.
“넌 그냥 눈으로 보고 따라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라. 앞이 안 보이기에게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어깨와 근육은 어디로 향해라, 팔꿈치 각도가 몇 도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면 최소한 알아듣게 말할 줄 알아야 해.”
“음.”
“룬 문자를 표현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대중화된 것은 수학적 표현이야. 그것부터 배워야 해. 너 수학 얼마 정도 아냐.”
“에…… 미분 적분?”
내 솔직한…… 아니, 살짝 올려친 대답에도 얼굴을 꿈틀거리는 싸장님. 아니, 솔직히 미분 적분도 잘 생각 안 나는데 말이지. 내 처참한 학업능력에 얼굴이 일그러졌던 것도 잠시, 싸장님은 기묘한 자세를 바로잡고 곧바로 손바닥을 두드렸다.
“좋아. 일단, 너도 이곳에 출퇴근해. 대충, 국정원엔 알바로 포장하고. 내가 직접 가르쳐줄게. 그리고 너 미르 교복이네? 개학했냐?”
“네, 어제부터 개학이요.”
“수강신청 목록 가져와 봐. 내가 어떤 수업 들어야 하는지 뽑아줄 테니까. 참고로 난 미르 다닐 때, 수학 관련 과목에서 만점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어. 너도 최소 만점으로 목표해라.”
빡센 요청을 하시네. 막막해서 한숨부터 나오지만…… 어쩌겠나? 이런 걸 알기 위해서 싸장님을 방문했는데. 내가 고갤 끄덕이자 싸장님은 연이어서 속사포처럼 말을 이어나간다.
“마음 단단히 먹어. 네가 목표로 하는 ‘영혼’에 대한 지식과 그 수복에 관한 건 ‘거대한 집단 지성’을 키워도 불가능할지도 모르니까. 설령 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수십 년이 걸릴 이야기고.”
“상관없어요.”
“그리고, 살인 충동은 어떻게 해소하고 있냐?”
“……완전히 통제하지 못해요. 점점 쌓아두면 더 난폭해지거든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쓰레기 같은 놈들을 상대로 쓰고 있죠. 북한의 인신매매범하고 남쪽에서 있었던 타락체 같은 놈들.”
“음음, 잘하고 있어. 쓰레기 같은 놈들은 좀 죽일 필요가 있지.”
장하다는 듯이 내 등을 팡팡 두드리는 싸장님. 허허, 사람 죽여도 잘했다고 칭찬하는 사람은 우리 싸장님밖에 없을 거야. 그렇게 사람 골라서 잘 죽인다고 칭찬하던 싸장님은 돌연 생각났다는 듯이 날 위아래로 훑는다.
“여기까지 온 김에 몇 가지 테스트 좀 하자. 마법 몇 개도 가르쳐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