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6.
싸장님을 따라 난 지하 공방에 도착했다.
특유의 오염 제거 절차를 거친 뒤, 공방 안에서 싸장님의 지시에 따라 여러 테스트를 거쳤다. 싸장님이 가르쳐준 <연금술>로 여러 물질을 가공해봤고, 추가로 강하게 ‘마력흔’을 남기며 마법을 써보기까지 했다.
“휴우, 다 됐나요?”
“그래, 좀 쉬고 있으렴.”
그렇게 2시간가량 이어진 테스트, 내가 물을 마시며 내가 숨을 고르는 동안 싸장님은 현미경으로 내가 <연금술>을 사용한 물질을 보면서 노트를 끼적이셨다. <눈>으로 훔쳐보니 주로 내가 사용한 마법의 독성에 대해서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공한 포션을 직접 손등에 살짝 올려본 싸장님은 얼굴을 찡그리며 닦아낸다.
“진짜, 너 <연금술>로 먹고 살기는 힘들겠다.”
“그렇죠?”
“그래. 독이 아닌 물질은 닿기만 해도 피부가 서서히 괴사하는 것 같고, 아예 작정하고 만든 <독>은 신경을 찌르는 것 같네. ‘공업용 독성 물질’ 관련 의뢰는 혹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래선 힘들겠다. 유해성만 대폭 강화되는 것 같아.”
“…….”
“아주 신기해. 딱, 생명체에게만 이런 반응이라니…… 아무런 성질도 부여하지 않고 그냥 마력만 잠시 부여한 염산이 생명체는 거의 1.5배 속도로 녹여버리네? 똑같은 조건의 스테이크용 고깃덩이는 똑같은데 말이야. 남기는 마력흔을 보건대, 분명 나랑 똑같이 공명하는데…….”
진짜 X랄 맞은 특성이지. 덕분에 돈줄도 막혔고. 그렇게 한숨만 푹푹 쉬고 있을 때, 싸장님은 노트를 접으며 날 향해 빙긋 웃는다.
“그래도 널 아예 못 써먹는 건 아니네.”
“네?”
“내가 ‘물약 생산량’을 늘리려면 너도 내 일을 도와야지 않겠어? 너무 걱정 말렴! 너의 ‘훈련과 목표’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일을 시킬 테니까. 추가로 월급도 줄 거고. 어디 보자…… 월 1,000만 원이면 어떠냐?”
“충성!”
월급을 듣고 곧바로 싸장님에게 경례를 박았다.
지상의 도비 시절보다 5배 늘어난 월급이라니……! 이건 못 참지! 이곳에 떨어진 지 어언 1년, 이제 나도 월 1,0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되었구나! 물론, 작전 뛰면서 억 단위 금액도 받아보긴 했지만 그래도 감회가 남달랐다. 게다가 이건 사실상 덤으로 받는 거잖아?
그런 내 경례에 싸장님이 흡족하게 고갤 끄덕인다.
“그래, 미르 끝나고 곧바로 출근…… 아니, 국정원에 미르의 시간 좀 조정해달라고 해봐. 꽤나 중요한 일인 만큼, 체험 학습 같은 거로 때우게 해줄 수도 있을 거니까. 규정이나 원칙 같은 것도 돈이 걸리면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게 이 세상 철칙이거든.”
“넵! 아, 싸장님. 근데, 질문 하나 있는데요?”
“뭔데?”
“정확히 말하면 국정원이 싸장님에게 떠보라고 한 건데…… 다리가 낫더라도 지상에 돌아갈 생각은 없으신 거죠?”
내 질문에 싸장님은 피식 웃으며 고갤 끄덕인다.
“당연하지. 야, 생각을 해봐라. 제롬 그 양반이 날 위해서 여길 지어줬는데 ‘휑~’하고 도망치면 참 좋아하겠다?”
“강의 같은 건, 가끔 내려와서 하면 되잖아요?”
“안 돼.”
공중에서 옆으로 누운 채, 싸장님은 한쪽 팔로 머릴 삐딱하게 괴며 입을 열었다.
“내가 사업한다고 말했지?”
“넵.”
“그건,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란다. 제롬, 그 뉴 송파구의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이야. 오크들 입장에선 거의 ‘공익사업’이지. 내가 가르치고 있는 <연금술> 강의 같은 것도 다 그 사업을 위한 부수적인 기반 다지기야.”
음, 듣기만 해도 스케일이 무척 큰 것 같은데…… 도대체 싸장님과 전쟁 군주가 함께하는 사업이 뭘까? 그런 내 시선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싸장님은 입을 여셨다.
“도비야, 너 뉴 송파구에 있는 인구가 얼마라고 알고 있냐?”
“어, 100만 정도요?”
“그럼 그중에서 직업을 가지고 밥 벌어 먹고사는 인원들은 얼마나 될까?”
글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별로 관심사가 아니니까. 내 말문이 막히자 싸장님은 어깰 으쓱인다.
“생각보다 별로 없어. 미궁에서 자원을 채취해서 오는 일차 산업, 마력이 풍부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미궁 동식물 원예업, 뉴 송파구의 건설업, 몇몇 소규모 마법 장비 제작 공방,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식업 정도? 진짜 외부의 돈이 들어올 구석이 기형적으로 적어. 나도 여기 와서 제롬 양반이 설명해줘서 알았지.”
“음.”
“그렇다고 빈둥대는 인원들이 무능하냐? 아니야! 마력 각성자가 아닌 일반 오크들도 웬만한 지상의 동네 헬스장 헬창 정도는 돼! 체력은 더 뛰어나고! 지상으로 올라가면 기술이 좀 부족해도 막노동 공사판 1 티어야! 혼자서 인부 2~3인분은 할걸?”
머릴 괴지 않은 손으로 손가락을 까닥이는 싸장님. 저건 이미 미국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요즘 뜨고 있는 마력 각성자-미식축구 리그의 탑 티어 선수들 7할이 오크니까. 그만큼 체력적으로 다른 종족보다 뛰어나지. 어쨌든 싸장님은 손을 휘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다른 이종족들도 상황은 비슷해. 심지어 ‘마력 각성자’ 또한 직업이 없어서 깡패 같은 거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어! 진짜 목숨 걸고 ‘미궁’으로 가기 싫다면서. 그럴 만도 하지! 변천이 일어나면 복귀가 거의 힘들어지고 몇 달 동안 떠돌아야 하니까.”
“좀 심각해 보이네요.”
“그래, 심각해. 결국,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니까. 제롬, 그 양반도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늘릴까?’ 많이 고민하더라고.”
말과 함께 싸장님은 허공을 헤엄치듯이 한 책장으로 둥둥 날아가곤, 파일을 하나 꺼내 내게 던졌다. 그 안에 있는 서류들의 내용은…… 죄다 영어네? 나 수능 이후로 영어는 거의 안 했는데. 그래도 대충 눈치를 보니 뭔가 공업적인 논문 같아 보인다.
“이게 뭔가요?”
“미국에서 연구된 <연금술>을 이용한 쓰레기 재생 기술이란다. 폐비닐·폐플라스틱을 분해→분리→정제해서 고순도·고품질의 경질유를 얻는 기술이지. 제롬 양반이 나한테 제안한 ‘사업’이야.”
“……솔직히 가성비 안 맞을 것 같은데요?”
흔한 쓰레기 재생 사업, 근데 처리하는데 <연금술>까지 투입된다? 비싸서 안 할 것 같은데? 그런 내 반응에 싸장님은 고갤 끄덕인다.
“맞아, 지상이라면 마력 각성자의 인건비가 안 맞아서 못하지. 미국에서도 그래서 포기했어. 하지만, ‘뉴 송파구’라면 인건비가 맞아. 게다가 여기에 들어가는 <연금술>은 수준이 높지 않아서 기본만 알면 대충 가능하거든. 게다가 잘만 분할하면…… 단순 노동 수준으로 떨어트릴 수 있을 것 같더라.”
“오?”
“처리비용도 적어. <연금술>로 부여한 성질을 장시간 유지하게 하는 ‘고정 작업’이 필요 없으니까. 단편적인 <연금술>을 익힌 인력과 설비, 그리고 대량의 유기물 쓰레기만 제공되면…… 고품질 경질유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지.”
“…….”
“그 양반이 준 자료로 계산기 두드려봤는데, 가능성은 충분하고 제품은 시중가의 1/2 가격에 팔아도 이득이야. 밖의 쓰레기 매립지 또한 더 줄어들 테니, 잘만 입을 털면 정부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겠고.”
빈둥거리는 이종족들의 일자리도 만들어줘서 환경보호도 하고 돈까지 번다? 이건 안 하는 게 이상한 국책 사업급 아니냐? 솔깃한 마음에 난 고갤 끄덕였다.
“확실히, 된다면 안 하는 게 이상한 사업이네요. 좀 걸리는 게 있다면 대량의 쓰레기를 이쪽까지 운반하는 것 정도? 지상 송파구에 쓰레기차가 왔다 갔다 하는 거 사람들이 싫어할 것 같은데.”
“너 모르는구나?”
“뭐를요?”
뭘 모른다는 소리지? 내 대꾸에 싸장님은 땅바닥을 가리키며 웃는다.
“얼마 없는 뉴 송파구의 돈벌이 중 하나가 ‘쓰레기 처리’야. 정확히 말하면 뉴 송파구 아래, 지하 송파구에 있는 ‘미궁의 통로’에 가져다 버리는 거지.”
“……?!”
“괜히, 이런 사업을 구상한 줄 아니? 경기도 성남 IC 쪽에 있는 전용 열차 터널을 통해 하루 10만 톤의 쓰레기가 이곳에 도착해! 무려 남한 쓰레기의 5분지 1을 먹어치우지. 쓰레기 중에선 핵연료도 있다? 사업이 시작되면 더 많이 먹어치울 수 있어.”
미궁에 쓰레기 투기라니…… 진짜 인간들은 창의력 박사구만. 그 발상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렇게 내가 감탄하는 가운데, 싸장님은 느릿하게 탁자 위에 엉덩이를 걸터앉으면서 팔짱을 낀다.
“하지만, 현 대한민국 정부로서는 좀 반응이 미적지근해.”
“왜요? 환경보호도 되고 좋을 것 같은데.”
“이종족이 너무 경제적으로 자립하면 말을 잘 안들을 수도 있으니 좀 꺼림칙하다는 거지.”
로브 안에서 전자 담배를 꺼내 전원을 켠 싸장님은 어깰 으쓱이며 한 모금 빨아들이고 연무를 뱉어냈다.
“후우~ 그래서 협력을 잘 안 해! 관련 공업 장비를 들여오는데, 통관 허락도 잘 안 해주려고 하고.”
“흠, 일이 좀 복잡하네요.”
“제롬, 그 양반이 많이 아쉬워했지. 오무혁이었다면 어떻게 정치인들을 구워삶아서 해결했을 거라고. 하긴, 그 양반은 정치인이라고 하기보단 깐깐한 행정가에 가까운 인상이었어.”
맛있게 연무를 뱉고 이어서 탁자에 둔 컵의 물 한 모금을 마시면서 말하는 싸장님, 정부가 반대하는 사업이라…… 그럼 사실상 일이 끝난 거 아닌가?
“저, 싸장님? 정부가 반대하면 사실상 그 사업 못 하는 거 아닌가요?”
“하긴, 나보고 넌지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도 보냈지. 괜히 그 일에 신경 쓴다고 공업 재료의 생산량이 떨어져서 기업들만 발 동동 구르고 있으니까.”
“그럼 그냥…….”
“곧바로 ‘응, X까. 할 거야.’라고 대꾸했지만.”
연무를 뱉어내면서 대답하는 싸장님, 상상을 초월하는 그 말에 한숨 밖에 안 나온다. 솔직히, 나도 좀 미친놈이긴 한데 우리 싸장님은 한층 더 하네.
“진짜 싸장님, 인생 무서울 거 없이 사는 것 같아요.”
“사실, 정부도 ‘아주 완강하게’ 반대하는 건 아니거든. 몇몇 우려하는 이도 있다는 수준이니까. 나 정도의 영향력이면 무시하고 진행할 수 있지.”
“……그렇다고 해도 굳이 그럴 필요 있나요? 솔직히, 이미 수천억 원의 자산가잖아요? 그걸로 느긋하게 사셔도 될 텐데…… 납치 같은 걸 경계해서 이곳에 오신 거라면 오히려 정부의 심기는 거스르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내가 만약 싸장님의 입장이라면 저렇게 안 살았을 거다. 그냥 놀고먹기에도 충분한 삶 아니던가? 인맥 때문에 <연금술>에서 완전히 은퇴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일을 늘리진 않았을 거야.
그런 내 한탄에 가까운 질문에 싸장님은 피식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편하게 살 거라면 말이야. 하지만, 난 편하게 사는 게 목적이 아니거든. 내 ‘신념’과 ‘욕망’을 위해서 살지.”
평상시의 ‘발작하는 치와와’ 같은 느낌이 아닌, 욕망을 버린 고승처럼 담담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날 바라보며 말하는 싸장님, 내가 입을 다물자 싸장님은 다시 전자 담배를 빨면서 말을 이어나가신다.
“여의도에서 ‘황금의 악마’가 내 가족을 앗아가고, 온갖 못 볼 꼴을 겪으면서 난 두 가지를 결심했어.”
“두 가지요?”
“그래. 첫째는 다시는 이런 억울하고 개 같은 꼴을 겪지 않도록, 그 어떤 역경이 와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것’이었지.”
빨아들인 연무를 크게 뱉어내며 싸장님은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듯, 아련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그래서 이때까지 닥치는 대로 실력을 쌓았어. 인맥을 쌓고 실력을 갈고닦았지. 내가 오무혁 그 양반과 함께 목숨 걸고 싸운 건,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야. 어렸을 때의 ‘황금의 악마’와도 같은 재앙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났을 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단 걸 증명하는 자리였지.”
“…….”
“뭐, 결과는 이 꼴이지만.”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하반신을 가리키며 쓰게 웃는 싸장님. 도대체 왜 오크와 함께 싸운 건가 싶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네. 그나저나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 진짜 승산이 희박한 싸움을 걸다니…… 반쯤 미친 싸장님답다. 하긴, 정한솔 선생과 차장님의 싸장님 관련 썰을 들어보면 미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지.
그렇게 내가 속으로 주억이는 가운데, 싸장님은 시선을 돌려 날 바라보신다.
“두 번째는…… ‘베푸는 삶’이야.”
“푸흡!”
“…….”
“아, 아닙니다! 알아요! 싸장님이 고아원에도 많이 기부하고 있단 거 들었어요! 싸장님 정도면 인격자죠! 암암!”
진지하게 듣고 있다가 싸장님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답에 빵 터졌다. 어떻게 싸장님이 폭발하기 전에 수습해보려고 곧바로 손을 싹싹 비비는데, 그런 내 반응에도 싸장님은 화를 내지 않고 한숨을 내쉬곤 타이르듯이 말한다.
“도비…… 아니, 새벽아.”
“……네에?”
“너, 여기 애들이 어떻게 사는지 아냐?”
“어, 아뇨.”
“하루 10만 톤씩 오는 쓰레기들은 곧바로 미궁에 내려가지 않아. 그나마 좀 쓸모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며 이종족들이 뒤적거리지. 폐가전제품을 수리해서 쓰기도 하고. 그 밑바닥엔 오크와 하프 오크 아이들이 있어.”
씁쓸한 얼굴로 전자 담배를 빨아들인 후, 싸장님은 한숨처럼 뱉어냈다.
“거기 가봤는데 린치당한 시체가 몇 구 널려있더라. 몇몇 애들은 음식물 쓰레기 뜯어서 먹고 있고. 나랑 제롬 양반이 등장하니까 진짜 바퀴벌레처럼 우수수 흩어지는 그 꼴을 보니…….”
“…….”
“난, 인간이건 아니건 간에 ‘어린애들’은 최소한 자기 운명을 개척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봐.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한솔이가 추천한 너를 받아들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지. 안 믿을 수도 있겠는데…… 난, 니가 연금술 못하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뭐, 내 아래에서 버티는 건 다른 이야기였겠지만.”
담담하게 대꾸하는 싸장님, 그러고 보니 정한솔 선생도 그런 말 했었지…… 진짜 할 말이 없다. 싸장님을 폄하한 것에 살짝 부끄러움을 느끼고 쭈그러들었는데-.
-빡!
“악!”
“근데, 내 도비가 대놓고 앞에서 비웃는 건 좀 꼴 받네. 이 X새가?!”
‘조금 전의 진지한 분위기는 방심을 시키기 위해서였다!’인 것처럼 양손으로 탁자를 밀쳐내고 번개처럼 날아와 플라잉 꿀밤을 날리신다. 이X, 더럽게 아프네. 그 불의의 일격에 내가 정수리를 붙잡고 바닥에 나뒹구는 동안, 싸장님은 허공에 둥둥 뜬 채 날 내려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그 타람의 아이들은 그런 애들 위주로 뽑았어. 기회를 붙잡고 악착같이 공부하는 아이들이지. 사업이 엎어지면 이 애들은 다시 흩어질 건데, 난 그런 꼴을 보기가 싫거든. 아무튼, 너도 날 도와라. 알겠냐?”
“넹…….”
난 싸장님처럼 국정원 요청을 대놓고 씹을 깡다구가 없다. 어차피 여기 처박혀 일하게 될 거 그냥 받아들여야지. 그렇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서자 싸장님은 내 위아래를 훑어보시곤-.
“옛다.”
오른손 중지에 낀 마법 반지를 빼서 내게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