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자를 위한 연중작은 없다-269화 (269/350)

제269화

6.

이미 한 번 봤다만 ‘부활하는 모습’은 참으로 대단했다.

<눈>을 통해 보기 때문에 더더욱 그게 느껴졌다. 그 어떤 마력이나 현실의 논리를 벗어나는 기적, 코드 108들의 불합리함을 똑똑히 보여주는 장면들이야.

부활한 혜영이의 몸에 오무혁 양반이 깃드는 과정도 볼만했다.

혜영이의 영체(靈體)를 일시적으로 장악해서 자신의 것으로 뒤덮었다. 겉으로 보이는 육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마력으로 이루어진 영체는 오무혁 양반의 것이 됐다. 그에 맞춰서 ‘뒤틀리는 현실의 물리법칙’도 달라진다.

훨씬 더 광범위한 일그러짐

발휘될 신체 능력은 진짜 혜영이의 것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지금 혜영이는……. 아마 전쟁 군주급의 위용을 낼 수 있을 거야. 그 광경을 보면서 난 <메모장>을 켜고 그 영상과 현상을 낱낱이 기록했다.

이곳에 내려온 뒤, 가장 큰 수확이다.

<부활>도, 그리고 저 <빙의>도. 영혼과 영체에 대한 커다란 공부였다. 분명, 이 원리들을 탐구한다면 영혼의 복구에 대해 더 큰 단서를 얻게 되겠지. 내 머릿속 한쪽에 격리된 ‘영혼의 타락과 관련된 지식들’과 융합…….

-콰-앙!

그렇게 살짝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는데, 정신을 일깨우는 커다란 소음이 들렸다.

확인하니 한쪽 무릎을 꿇고 방패를 들어 막는 오무혁과 그 방패를 거대한 철퇴로 우악스럽게 찍어 누르며 자기 몸에 버프를 거는 킬가레스가 보인다. 그런 놈 뒤에는 상반신만 있는 안개 형상의 거인이 버티고 있었고.

“……뭐, 뭐지?”

오무혁 양반이 나타나면 게임 끝인 거 아닌가?

킬가레스는 세로쉬의 사제잖아? 근데, 왜 진정한 기적을 봤으면서도 싸우고 자빠졌지? 게다가 오무혁 저 양반도 이상하다. 룬 수호자와도 비견될 ‘유혈의 거인’을 썰어 넘긴 양반이 왜 저리 비실거려? 기적으로 ‘파바박!’ 못 하나?

“아니, 오무혁 씨. 지금 뭐하세요?”

내가 끼어들면 초칠 것 같아서 빠져있었는데, 좀 요상하게 흘러가는 같아서 개입했다. 그런 내 목소리에 흠칫하며 서둘러 뒤로 물러서며 전투태세를 가다듬는 킬가레스, 멍석말이 당한 걸 떠올리면 저런 반응이 나올 만하지.

그사이에 오무혁 양반은 무릎을 펴고 일어나 건물 옥상 위에 숨어있던 날 올려다본다.

[왔군.]

혜영이의 목소리와 생전 오무혁 양반의 목소리가 뒤섞인 것 같은 목소리, 그에 서 있던 건물 옥상에서 가볍게 뛰어내리고 <부양>을 이용해 살포시 착지했다.

“아니, 유혈의 거인도 ‘쑹텅!’ 썰어 넘긴 양반이 저놈 하나 처리 못 해요? 죽이진 않더라도 적당히 만져줘야죠! 저렇게 버릇없이 구는데!”

[난, 그의 작은 조각일 뿐이다. 그런 경이적인 힘은 더 이상 없어.]

찬찬히 고갤 젓는 오무혁 양반. 어, 영체의 상태로 보니 그러긴 한데……. 이어서 그는 입에서 피를 ‘퉷!’ 뱉곤 날 향해 오른손에 쥔 커다란 도끼를 까닥였다.

[포션 좀 내놔라.]

“왜요, 갑자기?”

[말했을 텐데. ‘조각’일 뿐이라고. 지금의 난 생전의 전투 기교밖에 없다.]

“…….”

[<신성 강타> 같은 권능 또한 없지. <부활> 자체를 그분의 신성으로 했기에, 그분의 힘에서 비롯된 적대적인 권능은 대부분 통하지 않지만.]

“하.”

한숨이 나왔다. 그냥 오무혁이 막타 치면 나타나서 마법서의 내용이나 습득하러 왔는데……. 아니, 그래도 2:1이니 할 만하지 않을까? 잠시뿐이지만 일방적으로 저놈을 혼자 몰아세웠는데?

반란군 오크를 처리면서 회수한 포션을 하나 던진 뒤, 난 창을 들어 킬가레스를 협박했다.

“그, 선생님? 항복하시죠? 저까지 2:1로 되겠어요?”

“……[시르카그]!”

노호성을 내지르는 킬가레스, 그에 놈의 등 뒤에 있는 거대한 안개의 거인이 움직인다. 7~8m가량 되는 놈이 바람처럼 날아와 내게 손을 뻗어 닿는 순간-.

“!?”

이전의 환각·환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강렬한 경험이 들어온다.

단순히 주입하는 걸로는 불가능한, ‘영체와 영체가 연결’되어야만 가능한 근원적인 자극을 쑤셔 넣는다. 단순한 고통이 아닌 감정 등의 고차원적인 것들이 뒤섞인 것……. 미르의 유혈 사태 당시에 ‘틀랄록의 제물’이라는 이름을 지닌 아이들의 망령이 했던 짓이다.

설마, <고문> 마법이란 게 다 이런 특징을 지닌 건가?

“죽어라!”

[어딜!]

그사이에 킬가레스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들며 날 짓뭉개려는 듯이 철퇴를 휘두른다.

빠르게 내가 준 포션을 마신 오무혁 양반도 내게 돌진하지만 킬가레스 쪽이 나와 더 가깝다. 아무래도 두 사람 모두 내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저러는 것 같은데-.

“!?”

[!?]

내리꽂히는 철퇴를 피해 오히려 파고들며 놈의 얼굴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인 듯, ‘기겁하며’ 얼굴을 꺾는 킬가레스. 이어서 달려드는 오무혁에 재빠르게 뒤로 빠진다. 그 뺨따구에 뜯겨져나간 상처가 새겨진 가운데, 난 휘둥그레 뜬 눈으로 바라보는 두 사람을 향해 빙긋 웃었다.

“왜요? <고문>을 당하고도 멀쩡하게 움직이는 사람 처음 봐요?”

영체에 작렬하는 ‘감정과 고통’, 이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미 르피너스에 의해 부서진 나는 담담히 버틸 수 있지. 물론, 영체 자체가 밀려오는 타격에 찌그러지면서 체력이 소진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그런 내 자랑에 킬가레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진짜 멀쩡했다면 한 번 움직이곤 그렇게 멍청히 서 있진 않겠지.”

“히, 히히히.”

뺨을 뜯어낸 상처를 치유하며 빈정거리는 킬가레스, 그에 그저 웃었다. 실제로 난 창 한 번 내지른 뒤에 움직이지 않았다. 마음먹으면 따라붙어서 킬가레스를 더 몰아붙일 수 있었지만 말이다. 왜냐고?

그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짓’을 할 거니까.

어우, 벌써부터 군침이 싹 도네.

-■?

킬가레스가 뒤로 빠지자 안개 같은 악마도 내게서 떨어졌지만, 그건 겉으로 드러난 부분일 뿐이다. 놈이 쓰는 <고문>의 원리가 똑같다는 걸 파악한 순간 낚아챘기에 ‘영체를 연결한 통로’는 아직도 서로 연결되었다. 놈도 그걸 느끼는 듯, 의아해하는 파동을 낸다.

그 통로를 향해 각종 지성체들의 끔찍한 고통과 감정·경험 등을 보내는 걸 보면서 웃었다.

“과연 그럴까요?”

생명체의 고통과 절망? 괴롭긴 하다만 내겐 여전히 잠자는 게 더 두렵고 괴롭다. 감히, 감각을 연결해서 이런 짓을 해? 혐짤을 달리는 외국인에게 ‘반격’을 하며 그 사진을 꺼내듯이…….

넌, 할……. 아니, 르카스에 처한다!

왼손을 악마에게 뻗은 채로 주먹을 꽈악 움켜쥐었다. 그와 함께 연결된 통로를 통해 ‘그것’이 녀석에게 밀려들어간다. 인간의 영혼으론 절대로 인지할 수 없는 절망과 공포, 서로 활짝 문을 열고 영혼마저 살짝 얽혀있어야만 줄 수 있는 것. 고통보다 훨씬 심오한 것.

‘내가 목도했던 그 광경의 기억’을.

새로운 ‘특수 능력’ 습득!

[목도하라!]

목도하라!

<고문>을 가하기 위해 연결된 영체의 연결을 역으로 이용, 물리적·육체적 기억을 넘어선 ‘신을 목도한 자신의 경험’을 상대에게 보여줍니다. 나만 당할 순 없지. 그래, 가능한 모든 새끼들에게 이걸 보여줄 거다! ZW■U^■[email protected]■!끼*%겔궒뷁#…….

플레이버 텍스트를 작성하는 뜯겨진 내 자아가 즐거움에 광분하며 뒤쪽 글자를 뭉개버렸고-.

-!!!!!

“시, 시르카그?! [시르카그!!]”

나에게 닿았던 안개의 악마는 손아귀에서부터 내 눈빛과 똑같은 자줏빛으로 물들어간다. 공포와 절망의 염파(念波)를 지르며 꿈틀거리는 악마, 자기 뒤에 버티고 서 있는 악마가 발광하자 킬가레스도 당황한다. 악마는 어떻게 주입되는 것을 피하려고 자신의 영체 일부를 절단하지만-.

응, 그 정도론 안 끊어져~

영체를 연결하는 <고문>, 거기에 내가 강하게 동조해서 영혼의 일부까지 서로 얽혔다. 이제 ‘쌍방의 허락’이 있어야 끊어져. 저절로 다시 연결되며 붙는다. 일부러 한 번에 모든 걸 보여주지 않고 천천히 아래에서부터 보여주는데 엄살이 엄청 심하구만.

-■&&■#■[email protected]■!끼*■!

그러다가 결국 박살 난다.

스스로 그 영상을 단숨에 봐버리고 폭사(爆死)하는 것, ‘영혼의 자살’이다. 결국, 내게 당했던 놈들과 비슷한 짓거리를 하는구만…….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날 보호하듯이 앞에 서 있던 오무혁 양반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뭔가 대단히 소름끼치는 짓을 한 것 같군.]

“뭐,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꼴이 좀 같잖아서……. ‘제 안에 있는 걸’ 살짝 보여준 거죠.”

[…….]

“하하. 상대방이 먼저 무례하게 날뛰지 않는 이상, 이런 짓은 안 한답니다. 정말로.”

정확히 말하면 ‘못 하는 것’이지만 말이지. 아마, 나 혼자 가능했으면……. 혐짤 테러범이 돼서 ‘햣하! 다 죽어라!’하며 무차별 학살을 벌였을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아쉬움 반·안도감 반 정도로 입맛을 다신 후, 난 황망한 얼굴로 있는 킬가레스에게 빙긋 웃었다.

“저 악마를 믿고 자신만만하셨던 것 같은데, 이제 항복하시죠?”

추가로 목숨은 살려줄 테니 장비는 덤으로 뱉고. 어휴, 저 마법서 봐! 탐스러운 거 보소! 하지만, 그런 내 관대한 제안에도 킬가레스는 멍하니 있다가…….

“아니, 그럴 순 없다.”

결의를 다진 눈빛으로 우릴 바라본다.

“하아, 이러시면 못 살려드릴…….”

“이 또한 세로쉬 님의 시련일지니! 그 어떤 역경도 날 막진 못한다!”

철퇴를 내리찍으며 쩌렁쩌렁 소리치는 킬가레스, 완전히 눈이 돌아버린 광신도의 목소리에 나와 오무혁 양반도 살짝 밀린 가운데-.

“거짓된 신앙에 굴복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

놈은 왼손의 고서를 쥐며 선언한다. 그와 함께 그의 전신이 황금빛으로 물들며 강렬한 세로쉬의 신성이 빛난다. 빙의한 오무혁 양반의 것보다는 순수함이 떨어지지만 실로 막대한 양, 그와 함께 황금빛 쇠사슬이 나타나며-.

-슈하아아아악!

“!?”

[?!]

박살 난 악마의 흔적들, 그 정수들이 모조리 고서에 빨려 들어간다.

마법을 쓸 때처럼 찔끔찔끔 빌려오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한 악마의 모든 것을 몽땅 흡수하는 것. 단숨에 –르-로 터트렸지만 그 악마는 약한 게 아니다. 뭔가 X된 것 같은 느낌에 나는 물론이고 혜영이 몸에 빙의한 오무혁 양반도 달려들었지만-.

-콰하하하하!

지옥불 같은 형광 녹색 불길이 킬가레스의 몸을 중심으로 터져나간다.

흉악한 위력, 종잇장 같은 체력인 나는 즉사할 만한 마력이 꿈틀거렸기에 기미를 느낀 순간에 재빨리 오무혁 양반 뒤로 피했다. 그리고, 오무혁 양반은 신중하게 방패를 앞세우며 물러선다.

“흐, 흐아아악!”

“아아아악!”

안타깝지만 근처에 있던 얼마 없던 하프 오크들은 그 지옥의 불길에 모조리 비명을 지르며 녹아내렸다. 이어서 시르카그란 악마가 남긴 모든 힘을 빨아들인 책의 황금빛 사슬이 터져나가고-.

“어, 내 마법서!?”

내가 전리품으로 찜한 마법서가 후드득 흩어지며 페이지가 사방으로 날아가 킬가레스를 중심으로 휘몰아친다. 이어서 그 페이지마다 수록된 힘들이 악마의 힘을 정제해 킬가레스의 몸 안에 주입한다.

“[불신자들을 심판하기 위해 악의 힘을 빌렸던 울락처럼!]”

-콰드드득!

이윽고, 척추를 뚫고 솟아오른 수많은 하얀 뼈들이 킬가레스의 전신 갑주를 휘감아 오르며 융기한다.

뼈로 덮이는 놈의 육신과 갑주, 자연스레 체구는 더 커져서 3m가량이 됐고 휘날리던 검은 단망토는 검은 날개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킬가레스의 얼굴이 뼈로 뒤덮이며 그 머리 둘레에 수십의 송곳니가 솟구친 것 같은 ‘뼈 왕관’이 솟구쳤다.

“…….”

[…….]

오크라곤 보기 힘든 형상, 심지어 무기까지 강화되어 하얀 뼈가 융기하고 추 부분이 형광 녹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렇게 뼈와 녹색 불길에 휩싸인 킬가레스는 그 거대한 뼈 철퇴를 우릴 향해 겨누며 녹색 불길이 이글거리는 아가리를 벌려-.

“[달콤한 말로 현혹하는 가짜야! 널, 심판하겠다!]”

뇌의 공포 영역을 자극하는 염파를 내뱉는다.

악의 탈태 (Demonic metamorphosis)

레벨 8 악마술/변이술

시전 소음 : 8

주문 소음 : 0

최대 SP : 200

지속시간 : ∞

최소 소모 재화 : 마력 8p, ‘악마의 정수’

<신체 강화 효과>

추가적인 대미지 +50%(악마)

음에너지 저항+++, 냉기 저항+, 화염 저항+, 마법 저항+, 독 저항+, 고문 저항∞

일반적인 AC 증가량 : 5 + 4×(Spell power/50) AC

힘+10, HP+50%

특이사항

<악마술> 주문 1단계 강화

변이에 걸리는 대신에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감소.

희생된 악마-‘시르카그’의 특징·능력 일부 계승 : ‘공포스런 존재’

효과 : 궁극의 <악마술> 마법, 사역하는 악마를 강제로 희생시켜 그 정수를 흡수해 시전자를 악의 존재-악마로 변화시킨다. ‘현실의 투영체’가 아닌 지옥에 있는 원본을 정신력 싸움으로 온전히 소멸시켜야 하기에 고안한 마법사도 써보지 못한 사실상 ‘이론’에 가까운 마법이다.

토대가 되는 악마가 강력할수록 더 강력한 ‘신체 강화 효과’를 누리며 그 ‘특징과 능력’의 일부를 계승한다.

시전자는 악마의 특성을 얻어 적대적인 마술에 저항력을 얻는 한편 부패, 음에너지 및 <고문>에 완전한 면역을 갖는다. 또한 <악마술> 계열 주문이 더욱 강력해지며 근접 공격에는 악마의 마력이 붙는다.

하지만, 신성한 공격에 취약해지며 그 마음은 서서히 악의 존재로 변모한다.

떠오른 플레이버 텍스트에 강렬한 X됨의 조짐을 느꼈다.

X발, 게임 보스몹 같다고 했더니 진짜로 2페이즈 변신 같은 짓을 하고 자빠졌네. 보니까 내가 그 악마를 죽여서 이런 변신을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그걸 내가 알았겠……. 아니, 솔직히 알았어도 충동적으로 –르-를 던졌을 것 같긴 하네. 남도 X되는 걸 어케 참아.

“……오무혁 씨, 우리 그냥 튀죠?”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은가?]

그 영체를 보건대, 이미 전쟁 군주 수준으론 처리할 단계를 벗어났다. 순순히, 런하자고 말했지만 딸내미 몸을 차지한 이 양반은 고갤 젓는다. 그러곤 방패를 앞세운 채로 냉정하게 앞을 바라본다.

[도와라, 내가 이길 테니까.]

“방법 있어요? 엄청 강해 보이는데? 저 믿는 거라면 소용없어요.”

[날 믿어라. 모든 오크의 주인, 그분의 ‘진정한 의지’를 따르는 내가 질 리가 없잖나?]

“아니, 이거 대책 없이 뛰는 게 딱 광신도 짓…….”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영이-아니, 오무혁은 킬가레스를 향해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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