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독자를 위한 연중작은 없다-282화 (282/350)

제282화

60화. 겨울방학은 고향에서

1.

미르로 복귀한 뒤, 난 별 큰일 없이 평온한 나날들을 지낼 수 있었다.

참고로 평온하다는 뜻은 ‘목숨은 위험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르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겪을 수 있는 일상을 보냈다는 의미지. 기억에 남는 일들은 꽤 많았다. 그중 몇 개를 꼽자면……. 가장 먼저 ‘나와 아가씨의 연애 가십’이 있겠다.

재벌 아가씨와 별 볼 일 없는 북한 출신 고아의 로맨스.

성별이 바뀌긴 했다만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아침 드라마 소재 아니냐? 게다가 아가씨는 나름 인지도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리 퍼지진 않았다. 제대로 가십이 인터넷에 흩뿌려지기 전에 무시무시한 그룹의 비서실에서 차단하면서 그 범인을 색출해냈거든.

범인은 우리 편입반의 한 여자애였다.

미르에 유혈이 한번 덮친 뒤에 우리 아가씨는 ‘인맥 관리’ 같은 거 완전히 때려치웠다. 여자애들 무리에 완전히 신경도 쓰지도 않고 나와 서예린하고만 어울렸지. 반쯤 아싸가 된 건데, 그걸 아니꼽게 여긴 여자애가 벌인 음해였다.

참고로 그 애는 아가씨의 ‘고소 맛 좀 볼래?’ 한 방에 찌그러졌어.

변호사가 ‘명예훼손’ 관련해서 왔다 갔다 하고 부모님도 호출되니까 애가 벌벌 떨면서 즙을 짜더라고? 역시, 법과 질서가 살아있는 한국에선 마력 각성자도 재벌 앞에선 어쩔 수 없어. 아무튼 그 덕분에 우리가 사귄다는 건 그다지 퍼져나가지 않았다. 화제가 되지도 않았고.

두 번째로 기억나는 일은 혜영이의 ‘미궁 진입’이다.

철저히 준비를 마친 혜영이와 하프 오크 일행들이 12월 초에 미궁으로 진입했다. 송별회 때, 동아리가 아주 눈물바다가 됐지. 그동안에 훈련 교관을 맡은 서예린은 미궁 ‘10계층까진 무난함!’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려줬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는 우리 싸장님이 ‘고가의 포션 세트’를 선물해주셨어. 역시, 우리 싸장님이 참 착해.

어쨌든 그렇게 별다른 일 없이 겨울방학이 코앞까지 다가왔고-.

“흰둥아, 오랜만이다?”

나는 뉴 송파구-인간 통제 구역의 한 비밀스런 밀실에서 ‘국정원 차장’님과 면담하게 됐다.

평소처럼 우그 타람에서 수업하고 밖에 나가려는데, 돌연 전찬휘 경감이 군부대 쪽에서 날 붙잡았다. ‘상담’을 할 게 있다면서 말이야. 말 잘 듣는 소시민인 나는 곱게 따르는 수밖에 없었지. 굳이 잘못한 건 없지만 난 최대한 저자세를 유지하며 차장님에게 굽실거렸다.

“에, 헤헤헤. 잘 지내셨나요? 차장님.”

“너, 왜 그렇게 긴장하냐? 혹시 찔리는 거 있냐?”

“아, 아뇨! 없어요! 전 결백합니다!”

다릴 꼰 채로 사탕을 빨던 차장님이 질문하고 난 허겁지겁 고갤 저었다. 아니, 솔직히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의 비밀 거처에 끌려가면 99%는 이렇게 될 텐데 말이지. 그런 내 모습에 차장님은 가볍게 입맛을 다신 뒤에 입을 여신다.

“긴장할 필요 없어. 넌, 아주 잘해주고 있어. 덕분에 별 불미스런 일 없이 수영이가 기업의 발주 물량을 꼬박꼬박 생산……. 아니, 불미스런 일이 없는 건 아니구나.”

“……?”

“너완 관계없는 일이란다. 신경 쓰지 마렴.”

갑자기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차장님. 흠, 뭔 일 있나? 싸장님 밑에서 일하는 나로선 별 이상함을 못 느꼈는데 말이지. 하긴, 약물 생산 과정은 싸장님이 100% 전담하고 있으니 모를 수도 있지. 어쨌든 고갤 저으며 차장님은 말을 이어나가신다.

“아무튼, 이곳에 널 부른 이유는 일종의 ‘경고’를 해주기 위해서야.”

“경고요?”

“그래. 너 이번에 북쪽을 가겠다고 신청했잖아?”

“넵, 보육원 애들 좀 보려고요. 그리고 주셨던 ‘남쪽 초빙권’도 슬슬 써야죠. 혹시…….”

차장님의 말에 난 고갤 끄덕였다.

‘양의 낙원’으로 이동한 보육원 아이들, 걔들을 한번 방문하려고 이번 방학 때 북쪽 방문 신청을 넣었다. 힘들게 얻은 남쪽 국적도 몇 명 지급해줘야지. 설마, 그걸 막으려는……? 그런 내 기색에 차장님이 팔짱을 끼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네 신변에 대한 경고야. 이전에 말했다시피 너에 대한 신상정보가 각국 정보기관들에 쫘악 퍼졌단다. ‘타락체를 구분할 정도로 정밀한 감각’이 있다고 말이지.”

“에, 그렇군요…….”

“그리고, 중국 정보기관-국무부가 널 찜한 것 같아.”

“……넷?”

“정황상 확실해. 저번에 너와 아가씨에 관한 소문이 퍼지려 할 때, 중국 쪽 자금을 받는 신문사들이 움직이려는 걸 포착했거든. 물론, 우리가 진압을 했지만 말이지.”

“…….”

“아마, 널 포섭하려고 하는 걸 거야. 희귀한 능력자니까.”

생각지도 못한 말에 몸이 굳었다.

주, 중국 정보기관이 날 노린다고??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에 침을 삼켰다. 그럼 설마……. 내가 중국에 포섭당하면 좋지 않은 꼴을 볼 거라고 경고하러 부른 건가? 곧바로 벌떡 일어나-

“곰돌이 O 개새끼! OOO 개새끼”

“……?”

“저, 전 공산당이 싫어요! 자유민주주의 만세! 대한민국 만세!”

“푸흡, 하하하하핫!”

곧바로 사상검증을 했다. 나름 진지하게 했는데, 차장님은 내 말을 듣고 ‘빵!’ 터진다. 그러곤 ‘푸흐흐…….’하는 실소를 흘리며 그만하라는 듯이 손을 흔드신다.

“아, 네 투철한 반공정신은 잘 알겠다. 흰둥아. 하, 그런 말을 당당히 하는 사람이 요즘엔 별로 없는데 말이지. 아주 마음에 들어!”

“저, 정말입니다. 믿어주세요…….”

“그래그래, 믿는단다.”

의외로 흔쾌하게 웃으며 차장님은 고갤 끄덕였다.

“넌, 이미 여기서 ‘이룬 게’ 많잖아? 아무튼, 너같이 성공한 인물이 중국 쪽의 꼬임에 넘어갈 확률은 별로 없지. 설마, 네가 그 재벌 아가씨를 낚아챌 줄은 몰랐어!? 소문도 소문이지만. 그, 너의 스마트폰 행적을 보니까 밤에도 함께…….”

“크흠, 그건 개인 사생활 아닌가요.”

“어쩔 수 없어, 인마. 이 세상에 너 같은 인물은 알게 모르게 행적이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프라이버시 보호한답시고 깝치다가 X되는 게 한두 번이 아니거든.”

아주 당당하게 위치추적을 언급하며 음흉하게 속삭이는 국정원 차장님, 그에 소심히 반항하자 어쩔 수 없다면서 대꾸하신다. 어찌 됐든 간에 차장님은 날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튼, 짱깨 새끼들이 포섭하려고 할 수도 있어. 네게 좋은 대우를 약속한다고 할 텐데……. 장담컨대 한국에서만큼 대접은 못 받을 거다. 넌 ‘중국인’이 아니니까. 아무리 북쪽 출신이라고 한들, 그래도 나름 공정하게 대하려는 이곳과는 달리 거긴 대놓고 차별하거든.”

“그런가요?”

“그래, 그래서 외국인은 중국에선 ‘큰 성공’을 거둘 수 없지. 진출해봤자 사업도 결국엔 중국인 동업자에게 넘어가지. ‘아메리카 드림’은 있어도 ‘차이나 드림’이라는 게 없는 이유란다. 진출한 사람들은 죄다 X망했거든.”

혀를 차면서 중국을 흉을 보는 차장님. 근데, 이전 세계의 상식으로도 나름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전 세상 우리나라에도 중국에 호기롭게 진출했다가 탈탈 털리고 들어온 사람들이 엄청 많았지……? 이 세상도 똑같나 보네. 어쨌든 고갤 끄덕였다.

“에, 헤헤헤. 가슴속에 새기겠습니다.”

“그래. 뱀 머리보다 용의 꼬리가 되라고 유혹할 텐데, 정작 될 수 있는 건 ‘꼬리’도 아니고 꼬리에 달린 비늘 수준이라는 걸 명심하렴.”

내 대꾸에 고갤 끄덕이던 차장님은 빨고 있던 막대 사탕을 입에서 떼며 막대를 까닥였다.

“근데, 문제는 예전에 네가 걱정했던 것처럼 ‘납치’ 혹은 ‘협박’을 하려고 할 수도 있다는 거야. 남쪽은 그래도 어떻게 우리가 커버 칠 수 있지만 북쪽은……. 솔직히 힘들어. 해외에 가깝지. 아니, 차라리 중국과 멀리 떨어진 해외가 더 낫겠다.”

“그럼 북쪽으론 못 가는……?”

“아니, 그걸 어떻게 막겠니.”

어깰 으쓱이며 차장님은 피식 웃었다.

“이번에 아가씨랑 같이 가는 것 같은데, 좀 더 네 신변 경호에 신경을 쓰라는 거지. 그 서예린이라는 친구도 경호원 해서 끌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뭐, 몇 달 전에 ‘지하 송파구’에서 날뛴 실력을 보면 웬만해선 당하지 않겠지만.”

“네??”

갑자기 지하 송파구를 언급하는 차장님, 그에 찔끔하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그런 내 반응에 차장님의 표정이 묘하게 변한다.

“흐음, 착각인가?”

“에, 헤헤……. 왜 그러신지?”

“아니, 아니야. 하긴, 체형이 좀 비슷해도 신체 스펙이 그렇게 차이가 날 리가 없지. 아니다! 그냥, 내 착각…….”

말하다가 돌연 오른손 주먹을 내 얼굴에 뻗는 차장님, 그 살벌한 주먹질이 내 얼굴 코앞에서 멈춘다. 그 풍압에 내 얼굴이 살짝 찌그러진 가운데, 난 한 박자 늦게 기겁……. 아니, 기겁하는 척을 하려 했으나-.

-슈화아악!

이어서 차장님의 왼손 의수가 휘둘러졌다.

구닥다리 갈고리 의수, 하지만 거기에 서린 살기는 오른손 주먹과는 달리 진짜다. 내 머리통을 꿰뚫을 기세! 육안 앞에 두 개로 쪼개서 배치했던 <눈>이 반사적으로 몸 주위에 수십 개로 전개되며 그 궤적을 파악하고 몸이 본능대로 움직였다. 거의 스쳐 지나가듯이 회피한 뒤에-.

-타탁!

의자를 박차면서 뒤로 쭈욱 빠지면서 거리를 벌렸다. 그런 내 대응에 차장님이 의기양양하게 웃는다.

“너, 거기서 킬가레스와 싸웠잖아?”

“…….”

“걱정 마. 지금, 네 실체를 아는 사람은 나와 찬휘밖에 없으니까.”

오른손을 까닥이며 차장님은 앉으라는 듯이 내가 박차고 간 의자를 가리킨다. 내가 떨떠름하게 바라보자 차장님은 빙글빙글 웃는다.

“이전에 약속했다시피 신안에서 보여준 네 특이한 ‘소환 능력’과 ‘마법 창조 능력’ 같은 건 보고하지 않았단다. 그래서 그 영상을 보고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사람은 나와 찬휘뿐이지.”

“…….”

“게다가 그 투구와 장갑을 보곤 ‘미르 유혈 사태’ 때 네가 전리품으로 얻으려 했던 것들 같다고 찬휘가 언급하더라? 유혈 사태 당시 바디캠에는 그 장비들이 잘 찍히지 않아서 다른 이들은 모르고 넘어갔지만.”

“…….”

“추가로 그 오무혁이 강신해서 싸웠던 하프 오크 여자애, 너랑 같은 동아리 애잖아? CCTV에 확인된 체형도 비슷하겠다. 이 정도면 눈치채지 못하는 게 힘들지.”

“어휴.”

빼도 박도 못하게 왜 들켰는지 술술 말해주시는 차장님. 어쩐지, 전찬휘 경감이 날 되게 경계하더라니……. 그 인간, 도움이 되는 경우가 없어요.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래도 다짜고짜 무기 휘두르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맞아도 죽을 정도는 아니었잖아? 고작 머리뼈가 뚫리는 수준이었지. 치명상이긴 하다만 의료지원도 되기에 그리 위험하진 않아.”

저게 말이야 방구야? 내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차장님은 어색하게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재빨리 말을 돌린다.

“그나저나 도대체 어떻게 그런 수준이 된 거니? 이전에 봤을 때는 육체적인 싸움과 신체 능력은 그리 비범하지 않았는데 영상을 보고 좀 놀랐단다.”

“음, 그게 좀 복잡한데요.”

“말해봐. 여기 도청장치 없다. 비밀 지켜줄게.”

테이블에 턱을 괴며 삐딱하게 날 바라보는 차장님, 잠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말하는 수밖에 없단 걸 깨달았다. 말 안 하고 버티기? 그랬다가 차장님이 강압적으로 나오면 나만 손해다. 무기도 없는데 저 차장님에게 대항하는 건 힘들지.

작게 한숨을 내쉰 뒤에 난 찬찬히 오무혁과 얽히게 된 설을 풀었다.

유혈 사태에서 오크 전쟁 군주에 ‘신의 은총’을 느낀 것에서부터 최근까지. 우리 싸장님에게 설명했던 것 그대로 말이다. 그렇게 내 설명이 끝난 뒤, 차장님을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네가 진짜 애국자구나, 흰둥아.”

“넵?”

“너 아니었으면 대한민국 망했겠네.”

“에, 에헤헤……. 그렇습니까?”

우리 싸장님과 비슷한 평가를 내리신다. 싸장님은 ‘미르’가 망했겠다고 말했지만, 국정원 차장님은 ‘대한민국’이 망했겠다고 말한 게 좀 다르긴 하네. 당사자인 나도 내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구했는지 모르겠다만 중요한 건 호의적인 반응이라는 거지.

내가 반색하자 차장님은 고갤 끄덕인 후,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곤 날 바라보신다.

“그래, 대충 네 사정은 알겠다. 북한엔 조심히 잘 다녀와라. 그리고, 네 실체에 대해 퍼져나가는 건 너무 걱정 마렴. 이번에도 함구해줄 테니까.”

“……진짜죠?”

“야, 그 동안 네 능력을 숨긴 거 보면 몰라? 진짜 나와 찬휘밖에 모른다니까?”

뭐, 차장님은 눈앞에서 말 안 하겠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지만……. 솔직히, 그 전찬휘 경감은 믿을 수 없는데 말이지. 그 깐깐한 인간이 언제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까? 그런 내 생각이 표정에 드러났는지 차장님은 쓰게 웃는다.

“찬휘가 혹시 누설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 같은데, 그럴 필요 없어. 걔도 이제 나라가 돌아가는 꼴을 파악했거든.”

“나라 돌아가는 꼴이요……?”

“그래, 나라의 중심부에 중국 놈들의 ‘딸랑이 짓’을 하는 새끼들이 얼마나 많은지 말이야.”

이빨을 바드득 가는 차장님, 그와 함께 차장님의 입에 있는 사탕이 바스라지고 차장님은 그 막대를 입에서 ‘퉷!’하고 바닥에 뱉었다.

“솔직히, 너의 능력에 대해 조사해보고 싶긴 해. 물론, 진짜 인체실험 수준은 아니고 인권을 존중하는 형태로.”

“…….”

“하지만, 지금 있는 것만 해도 위험한데 그 이상으로 너의 능력에 대해 알렸다간…….”

씁쓸한 표정으로 작게 한숨을 내쉰 차장님은 품 안에서 새로운 막대사탕을 꺼내 입에 물곤 어깰 으쓱였다.

“넌 찬휘를 싫어하는 것 같다만 걔는 정말 국정원에 어울리는 ‘애국자’란다. 네가 이렇게 대한민국에 헌신하고 협력하면 그냥 곱게 입 다물고 있을 테니 걱정 마. 그게 더 국가에 도움이 되니까.”

“헤, 헤헤. 차장님만 믿겠습니다.”

차장님의 말에 손바닥을 비볐다. 진짜 몸 조신하게 있어야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실력을 쌓는 것에도 정진해야겠고. 그렇게 속으로 다짐하고 있는데-.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너, 만약 중국에 포섭되면 그냥 네 능력에 대해 공개할 거다?”

“……넹?”

“중국 놈들에게 네 능력을 까발릴 거라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차장님, 그에 내가 살짝 이해를 못 하고 있는데-.

“중국에선 인체실험을 거의 대놓고 한다는데……. 잘하면 나중에 인체의 신비전에서 볼 수 있을 듯?”

“…….”

“하하, 장난이야! 장난! 자자! 이제 가 봐도 돼!”

웃으며 장난이라고 하는데……. 장난처럼 안 들리는 건 왜일까? 차장님이 웃으며 내 등판을 두드리는 가운데, 나는 일진에게 어깨동무 당한 진따처럼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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