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6화
3.
학술지 사이트를 강타한 ‘엘디쉬 엘릭서’에 대한 소식은 얼마 안 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마력 각성>은 물론이고 노화까지도 역전시킬 수 있는 약물, 그러한 ‘기적의 영약’은 종종 공급됐지만 이번엔 그 예상 수량이 무려 만(萬) 단위였다. 화제가 안 될 수 없었고, 얼마 안 가 거의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가 엘디쉬 엘릭서에 대한 글로 도배됐다.
당연히, 신문 기사는 물론이고 그날 TV 뉴스에도 떴다.
“야, 너희들도 들었지? 엘디쉬 엘릭서?”
다음 날, 미르에 등교하자마자 가장 먼저 들려오는 이야기도 엘릭서에 관한 것이었다. 아싸·찐따답게 난 잠자는 것처럼 책상에 엎드려서 반 애들이 떠드는 대화를 엿들었다.
“당연히 들었지. 그 거대한 괴물 나무가 나타났던 쓰레기 땅이 오히려 축복이 되다니…….”
“어쩌면 석유처럼 중요 자원이 될지도 모른다더라. 우리 엄마가 부동산 하는데, 벌써부터 폐허가 된 뉴욕 쪽 땅값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대. 귀쟁이 새끼들만 신났다고 하던데?”
“우리 아버지도 난리 났어. 어떻게 연구 샘플이라도 구해야 한다고 하는데……. 가격이 도대체 얼마나 되려나? 만 단위로 생산할 수 있다고 하니 좀 저렴할 것 같긴 한데.”
“저렴하겠냐? 효능이 제대로 검증 안 된 ‘각성 유도제’도 얼마나 비싼데. 그리고 일반 돈으로 안 받는다던데? ‘골디안 코인’하고 ‘엘븐 코인’이라는 걸로 받는다고.”
“근데, 엘븐 코인은 뭐냐? 골디안 코인처럼 새로운 상회가 나왔나?”
“암호 화폐라던데?”
비트 코인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는 아이들, 이 세상은 일반 대중들이 알 정도로 ‘코인 붐’이 오지 않았다. 심지어 국내엔 거래소도 없고. 덕분에 나도 북한에서 얻은 비트 코인을 처분할 때 좀 고생했지. 그렇게 속으로 ‘슬슬 코인이 뜨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며 서예린이 들어왔다.
항상 특유의 ‘뚱~’한 표정으로 등교하던 서예린, 하지만 오늘은 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다. 몇몇 애들도 좀 이상함을 느꼈는지 ‘쟤, 왜 저러냐?’ 하면서 수군거리는 가운데, 서예린은 자기 자리에 털썩 앉아서 곧바로 스마트폰부터 보기 시작했다. 그 액정에 떠오른 것은…….
“…….”
해외 ‘코인 거래소’의 화면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엘븐 코인의 그래프. 그런 서예린의 모습에 난 쓰게 웃었다. 불과 한 달 전에 5,000달러짜리를 10만 달러에 팔았다고 좋아했었지. 근데, 그 팔아치운 코인이 또 떡상을 했다.
……이해한다.
재테크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넋이 안 나간 게 이상한 거지. 어제 거래소를 보면서 대충 한 달 전의 엘븐 코인 가격으로 계산을 해봤는데, 서예린이 계속 코인을 가지고 있었으면 지금 수익이 50억을 넘겼다. 저 휴대폰 그래프를 보니 이젠 100억 가까이 돼가고 있구만.
완전 넋 나간 그 모습에 난 조용히 일어나 그 곁으로 다가갔다.
“그, 예린 씨?”
“…….”
“괜찮아요?”
안부를 묻는 말에 고갤 돌려 영혼이 사라진 얼굴로 날 바라보는 서예린. 잠시 동안 멍하니 두 눈을 끔뻑이던 그녀는 이내 서서히 표정이 찌그러지더니 결국 고갤 숙이며 배를 붙잡았다. 그러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 나 양호실 좀 다녀오겠음.”
“어, 어디 아픈가요?”
건강 그 자체인 서예린이 아프다고?? 허겁지겁 옆을 부축하자 서예린은 황금빛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맺힌 채로 날 내려다보며 복부를 쓰다듬었다.
“속, 속이……. 너무 쓰림.”
그 모습에 난 침묵했다.
4.
서예린이 ‘정체불명의 복통’으로 조퇴한 뒤, 난 그날 혼자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아가씨도 그날 등교하지 않고 결석했거든. 아침 조회 시간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아서 톡을 보냈는데, ‘급히 해야 할 일이 생겨서 병가를 냈다.’고 답장이 왔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친’으로서 얼굴은 봐야 할 것 같기에 수업과 일이 끝나자마자 아가씨네로 향했다.
“아가씨, 저 왔어요~”
송파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아가씨가 좋아하는 떡볶이와 분식을 들고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지만……. 평소와는 달리 대답이 없었다. 분명, 집에 있다고 톡으로 답장을 받았는데 말이지? 실내에 불도 켜져 있는 걸 보면 사람이 있는 것 같고.
그에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들어갔고-.
“아가씨?”
전자기기가 잔뜩 있는 방 안에서 전기 스파크(Spark)에 휩싸인 아가씨를 찾았다.
빽빽한 전선 케이블과 각종 전자 장비가 깔린 방 중앙에 쪼그려 앉아 있는 아가씨, 검은색 추리닝 차림이었는데 목덜미까지 오는 개암색 머리칼은 살짝 떡이 졌고 근처엔 빈 에너지 음료수 캔이 널려 있다. 딱 봐도 밤을 새운 폐인 몰골이구만.
“어? 왔어? 온지도 몰랐네.”
내가 방 안에 고갤 내밀자 아가씨는 그제야 눈치를 챈 듯 초췌한 얼굴로 웃는다.
그와 함께 아가씨 주변에서 ‘파-직! 파-직!’ 튀기던 스파크가 멈추고 방 안에 있는 모니터에 무서운 속도로 ‘좌르르륵!’ 적히고 있던 코드로 보이던 문자열들이 멈춘다. 어쨌든 난 들고 온 비닐봉지를 들어 올렸다.
“저녁 가져왔어요. 메뉴는 시키신 떡볶이로. 식사부터 하시죠.”
“응, 먹어야지. 아그그그극!”
자리에서 일어선 후, 깍지 낀 팔을 머리 위로 뻗으며 몸을 푸는 아가씨. 그사이에 난 들고 온 식사를 식탁에 세팅했다. 방에서 나온 아가씨가 식탁에 앉자, 난 그 앞 접시에 떡볶이를 퍼주면서 입을 열었다.
“밤샌 거예요?”
“응, 밤새도록 코딩 좀 짰어.”
부스스한 얼굴로 떡볶이를 먹는 아가씨, 곧바로 오징어튀김도 손으로 집어 들어 허겁지겁 흡입하신다. 매우 빠른 섭취 속도와 깨끗한 주방……. 이거 식사도 제대로 안 하셨구만?!
“아니, 그래도 밥은 제때 먹어야죠!”
“좀 정신이 없었거든. 속도가 중요한 일이라서……. 걱정 마! 이제 슬슬 마무리 단계야. 내일 아침쯤에 끝날 듯?”
“도대체 뭔 일이기에 이렇게 밤을 새면서까지 몰두하는 건가요?”
초인인 아가씨가 고작 하루 정도 밤새웠다고 해서 뭔 건강이 나빠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몸에 좋진 않아서 걱정된다. 그런 내 우려 섞인 질문에 아가씨는 어깰 으쓱였다.
“뭐긴, 네가 말해준 코인 때문이지.”
“……코인이요!?”
전혀 생각지 못한 대꾸에 난 미간을 찡그렸다.
‘엘디쉬 엘릭서’의 소식을 접한 후, 난 곧바로 아가씨에게 톡을 보냈었다. 그 당시, 한국의 인터넷상에선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거든. 코인에 투자해서 용돈 좀 벌어보라고 한 말이었는데……. 그런 내 생각이 표정에 드러났는지 아가씨는 쓰게 웃는다.
“엘디쉬 코인은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으로 몽땅 매입했어. 지금 하는 건, 코인 거래소와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거야.”
“코인 거래소와 앱이요!?”
“응. 어제 네가 알려준 ‘코인판’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거든.”
떡볶이 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튀김을 입에 쑤셔 넣곤 우물거리며 고갤 끄덕이는 아가씨, 그에 난 입을 다물었다.
엘디쉬 엘릭서에 대해 정보를 톡으로 보낸 뒤, 아가씨는 내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비트 코인’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다. 그에 난 최대한 성실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이전 세계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수많은 조언들을 재잘재잘거렸고.
규제라곤 없는 사각지대, 폰지 사기나 다름없는 구조, 특정 소수의 독점 가능성…….
그냥 적당히 단타치고 빠져나오면 괜찮을 거라고 조언한 건데, 아가씨는 한술 더 떠서 자기가 한국에 코인판을 깔아버리려 하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스케일에 내가 말문이 막힌 동안, 아가씨는 컵에 따른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곤 음흉하게 ‘크큭!’ 웃는다.
“통화 끝나고 곧바로 그룹 재무팀에 자문을 구했거든? 진짜, ‘비트 코인’은 아직 법적 규제 대상이 아니더라고?? 관련법도 아예 없어! 게다가 네가 수수료가 좀 크더라도 ‘큰 거래소’를 이용하라고 했잖아? 작은 거래소는 돈을 인출 못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고.”
“네, 그럴 수도 있어요! 되게 위험…….”
“그거 시중 은행들에선 진짜 상상도 못 할 일이야! 지급준비율을 포함한 빡빡한 규제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다는 소리지!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 별 준비 없이, 그냥 맨땅에서 시작해도 될 만한 일이란 걸!”
호쾌하게 꼬치 어묵을 씹으며 말하는 아가씨. 아니, 난 아가씨가 이렇게 저돌적으로 코인판에 뛰어들길 원한 게 아닌데…….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에 난 아가씨를 말리기 위해 손을 휘저었다.
“그, 아가씨? 그 코인이란 거, 나중엔 도박판처럼 될 게 뻔해요! 스캠이라고 가짜 코인도 난무할 테고, 설령 스캠이 아니더라고 해도 분 단위로 시세가 10~20%씩 날뛰는 마굴이 될 거예요!”
“그렇겠지. 규제가 없으니까! 참여하는 ‘도박꾼’들에겐 지옥 같은 곳일 거야. 하지만, 내가 되려는 건 도박판을 열어 주는 ‘카지노 주인’이야! 어차피 열릴 도박판이라면 내가 안전하게 깔아주는 게 낫잖아?”
포크를 까닥이는 아가씨, 밤을 새워서 살짝 핏발이 서고 부스스한 그 눈은……. 묘하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걱정 마! 국내에선 1등이 될 자신 있어! 우리 귀여운 남친 덕분에 7~8시간 이상 더 빠르게 움직였으니까! 그리고, 내 프로그래밍 속도는 초인적이지! 아마 국내에서 가장 빨리 코인 거래소를 선보일 수 있을 거야! 그 기능 또한 해외에 있는 거래소 못지않을 테고!”
“…….”
“이미, 할아버지의 허락도 받았어! 내일 아침까지 싹 다 끝내고 버그 피드백만 좀 받으면 돼! 이번 주 내에 DK그룹 금융 계열사의 이름으로 개장할 수 있을 거야!”
기대된다는 듯이 손바닥을 비비는 아가씨, 들어 보니 이미 내가 어떻게 막을 수준은 한참 지난 것 같다. 하지만, 왠지 불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 싱글벙글하는 아가씨를 향해 나는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렇게 잘 풀리면 다행일 텐데……. 전, 솔직히 그 ‘엘디쉬 엘릭서’라는 게 진짜인지 모르겠어요. 그게 가짜면 코인판이 완전히 뒤엎어질 거예요.”
“흐음, 넌 엘릭서가 가짜라고 보는 거야?”
내 우려에 아가씨가 얼굴에 미소를 지우곤 물어보고 난 고갤 끄덕였다.
“영상에서 나왔던 여배우가 미국의 다른 TV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걸 보면 가짜는 아닌 것 같지만…….”
“같지만?”
“노화까지 역전시킬 만한 ‘기적의 약물’이 정말로 ‘만 명이 넘는 이들에게 공급할 만한 양’이 되는지 의문이에요. 게다가 그 테라-리프의 ‘엘 마르’라는 엘프의 행적이 좀 수상하고.”
엘디쉬 엘릭서를 만들어낸 ‘테라-리프’의 CEO 엘 마르, 갑작스럽게 등장한 혁신에 전 세계 네티즌들이 눈이 벌게져서 그에 대해 파헤치고 있지만 밝혀진 건 별로 없었다. 10년 전에 미궁에서 나온 엘프이며 5년 전에 ‘테라-리프’를 세웠다는 것 정도뿐?
그런 내 의문 제기에 아가씨도 팔짱을 끼며 고갤 주억인다.
“하긴, 좀 수상하긴 해. 순수하게 돈을 버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비트 코인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말이야.”
“그게 제일 수상하죠.”
내가 괜히 의심하는 게 아니다.
이 세상에서 ‘비트 코인’은 대단히 ‘마이너’한 것이다. 이번 일이 없었다면 99%의 사람들은 그런 게 있는 줄조차 모를 정도로. 그런 불확실한 것을 대가로 받고 엘릭서를 팔 이유가 있나? 내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아! 엘 마르가 사기꾼이라고 하는 이들이 지적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기도 하고.
그런 내 부정적 의견에 곰곰이 고민하던 아가씨는 이내 어깰 으쓱였다.
“이미 멈추기엔 늦었어. 설령, 놈이 사기꾼이라고 해도 괜찮아. 직접 내가 투자하는 게 아니고 거래를 중개해주는 거니까. 피해는 별로 없을 거야. 그냥 2~3일 밤새워서 고생했다고 치면 돼.”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요.”
고갤 끄덕인 후, 난 식사를 끝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전 이만 내일 저녁에 올게요.”
“어? 왜? 일이 밀렸어?”
이만 가보겠다는 말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아가씨, 그에 난 어깰 으쓱였다.
“내일 아침까지 밤새워서 일하시는데, 저만 옆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그렇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내일 아침’엔 괜찮아.”
“…….”
“큼큼.”
자기가 말해 놓고도 좀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하는 아가씨. 하긴 자기 전에 열심히 운동하면 잠이 잘 오겠지! 그나저나 내일 아침이면 거의 3일 동안 깨어 있는 건데…….
“괜찮겠어요? 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저도 미르에 결석할 것 같은데?”
“뭐 어때? 하루 정돈 땡땡이칠 수도 있지! 자고 가.”
아가씨의 당당한 주장에 난 남친으로서 고갤 끄덕였다.
5.
미르를 땡땡이치고 아가씨를 ‘씻기고 재워드린’ 뒤, 난 우그 타람에 가서 일하고 잠들었다.
그렇게 토·일요일이 지나고 새로운 한 주가 밝은 월요일. 활기차게 미르에 등교하자마자 보이는 건…….
“엥?”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서예린과 아가씨였다. 정확히 말하면 아가씨가 서예린을 만류하는 모습, 그에 난 내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그 실랑이에 끼어들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애들 다 보고 있잖아요.”
“아, 아니……. 새벽아, 예린이가 코인하겠대.”
“네?!”
“오늘부터 거래소를 개장했는데, 예린이가 거액의 돈을 예치했어. 좀 위험하다고 말리려는데…….”
“뭐 어떰, 내 돈인데!”
아가씨의 말에 당당히 소리치는 서예린. 아가씨가 코인 거래소를 만드는 건 예상했던 일이다. 근데, 서예린이 코인을……?
“예린 씨, 돈 있어요? 돈 없다면서 징징대면서.”
“걱정 마셈! 내 장비 담보로 맡겼음!”
“……네!? 장비를 담보로??”
들어 보니 주택 담보 대출처럼 정부에서 하는 일종의 ‘마법 장비 담보 대출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지상에서 감정받은 물품에 한해서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서예린은 두 눈을 번들거렸다.
“감정받은 것들 전부 담보로 해서 100억 빌림.”
“배, 백억?!”
“딱! 딱……! 딱 1,000억만 벌고 끝낼 거임!”
엄청난 액수, 하지만 보통 마법 장비가 말도 안 되는 수십 억대의 가격이라는 걸 생각하면 의외로 후려쳐진 가격이기도 하다. 어쨌든 눈이 돌아간 서예린의 모습에 아가씨는 어떻게 말리려고 했다.
“아, 아니……. 예, 예린아. 여윳돈도 아니고…….”
“재벌도 한다는데! 이 정도면 안전한 거 아님?!”
“아니, 내가 괜히 그러겠어? 사기일 확률이 있어서 그래! 좀 더 확실해진 다음에 해도…….”
“그럼 이대로 손 놓고 있어야 함?!”
주먹으로 탁자를 ‘쾅!’ 내리치는 서예린, 그에 나와 아가씨는 물론이고 반 애들까지 움찔한 가운데 서예린은 묘한 광기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본다.
“지금이라도 타야 함! 우물쭈물거리다간 앞으로 코인으로 돈 벌 기회는 사라짐!!”
“…….”
“그리고 보셈! 엘븐 코인 산 거 벌써부터 떡상 중임! 벌써 50억 벌음! 내 선택은 틀리지 않음.”
당당히 거래소 앱이 뜬 스마트폰 액정을 보이면서 말하는 서예린. 할 말이 없긴 하다. 코인에 부정적인 나도 싸장님 몰래 여윳돈을 넣었으니까. 그렇게 서예린의 논리에 나와 아가씨가 입을 다무는 가운데-.
“가즈아아악!!”
왠지 불길하게 들리는 구호를 외치며 서예린은 거래소 앱이 뜬 스마트폰을 높게 들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