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화
3.
아가씨가 선도부에 들어간 후, 나는 <눈>으로 취조 과정을 염탐하면서 아가씨의 구명을 위해 움직였다.
내 인맥-국정원 차장님한테 전화해서 좀 도와달라고 했지. 차장님은 ‘그런 사소한 걸로 전화하지 마라.’라고 좀 핀잔줬지만 그래도 부탁 자체는 들어주셨다. 전화 끊고 몇 분 뒤에 심문하던 선생에게 ‘되도록 건드리지 말고 끝내라.’라면서 경찰청 높으신 분의 전화가 갔거든.
들어간 지 거의 4시간 만에 아가씨는 밖에 나올 수 있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가씨.”
선도부 건물의 접수처에서 내가 반기자 아가씨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여신다.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던 거야? 늦을 수도 있으니 먼저 가라고 했잖아.”
“에이, 어떻게 그래요? 함께 가야지.”
“……그렇긴 하지.”
내가 건네는 가방을 받으면서 고갤 끄덕이는 아가씨, 예정보단 좀 늦어지긴 했지만 미르에 있는 ‘뉴 송파구-인간 구역’ 게이트 쪽으로 향하면서 난 입을 열었다.
“어떻게 됐어요? 별일 없죠?”
이미 아가씨가 받은 취조 과정을 실시간으로 엿들었지만 그래도 대화를 나누기에 이만한 게 없지. 그 질문에 아가씨는 씁쓸한 표정으로 어깰 으쓱였다.
“놈이 먼저 폭력을 쓴 게 확인돼서 정당방위 인정받았어. 근데, 마법까지 사용한 건 너무 과하다면서 ‘사회봉사 활동 처분’ 받았고.”
“그 정도면 마법 쓴 것치곤 다행이네요!”
“그렇긴 하지. 솔직히, 너무 수월하게 끝나서 좀 이상……. 아, 네가 손썼구나?”
말하다가 눈가를 좁히며 날 바라보는 아가씨, 그에 난 흉곽을 부풀려 슈퍼맨 자세로 당당히 자랑했다. 우리나라 법은 마법을 사용한 걸 일종의 ‘흉기를 꺼내 사용한 것’으로 본다. 아가씨가 4시간 만에 나온 게 엄~청 대단한 거지.
“국정원 인맥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거죠. 후후.”
“그래, 덕분에 쉽게 끝났어.”
내 말에 아가씨는 고갤 끄덕인 후, 시원섭섭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 시비 건 놈은 선도부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하는데……. 그냥 처벌은 원치 않는다고 했어. 받아들여지려나 모르겠지만.”
“아니, 왜 봐줘요? 그냥 선도부에서 잘리게 하지!”
나도 들었다. 나오기 전에 선도부 선생이 아가씨에게 사과하면서 ‘폭력을 쓴 놈을 제명하고 처벌하겠다.’라고 말하자 아가씨가 고갤 저었지. 오히려 놈의 사정을 말해 주면서 변호해 줬다니까? 진짜, 난입해서 아가씨 입을 틀어막고 싶었어.
그런 내 반응에 아가씨는 씁쓸하게 웃으신다.
“안 그래도 힘든 녀석인데 선도부까지 퇴출당하면……. 너도 당해 봤잖아. 아주 치가 떨렸다면서?”
“그래도 그렇게 봐주기 시작하면 다른 애들도 아가씨를 만만하게 볼걸요? 보여 줘야죠! ‘날 건드리면 X 된다’는 걸. 그래야 편해진다고요.”
내가 바로 그 산 증인이지. 평양에서 화끈하게 저지르지 않았다면 이런 특별 취급받지 못했을 테니까. 그 여파로 돈 100억가량 태우고 마력 각성제를 개같이 만들어야 했지만……. 그런 내 말에 아가씨는 살포시 얼굴을 찌푸리신다.
“야, 솔직히 봐주진 않았잖아? 교실에서 그렇게 두들겨 팼는데? 다른 애들도 그걸 보고 날 얕잡아 보진 않을 테고……. 사연 들어보니 좀 불쌍한데 이 정도로 끝내는 게 낫지.”
“…….”
“난 내 손으로 다른 사람을 그렇게 궁지로까진 몰고 싶진 않아.”
어깰 으쓱이는 아가씨의 모습에 그냥 한숨만 나온다. 진짜, 우리 아가씨가 너무 착해서 큰일이야. 고갤 절레절레 저은 후, 난 아가씨를 향해 한탄했다.
“진짜, 아가씬 너무 착해서 탈이에요. 그런 구질구질한 사연 팔이 하는 놈이 뭐가 불쌍하다고……. 아마, 그 사연도 친구를 들먹이는 거 보면 가짜일 게 뻔해요!”
“사실일 수도 있잖아?”
“설령, 진짜라고 해도 사람 좀 죽은 게 뭔 대수……. 크흠!”
내 대꾸에 눈가를 좁히며 날 빤히 흘기는 아가씨, 그에 난 실수를 깨닫고 헛기침하며 입을 다물었다. 우리 아가씨는 이런 거 싫어하지……. 하도 답답해서 투덜거리다 보니 말실수를 했네. 어쨌든 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난 크게 선언했다.
“아무튼 아가씨는 잘못 없어요! 무죄! 제가 보증해요!”
“후, 후후후.”
허겁지겁 얼버무리는 내 말에 작게 실소하는 아가씨, 이내 웃는 얼굴로 고갤 끄덕였다.
“그래, 그래. 알았어. 그리고……. 봉사 활동은 같이 하러 가자?”
“뎃?!”
“남친인데 이 정돈 같이해 줄 수 있잖아? 그리고, 내가 보기엔 나보다 우리 남친이야말로 봉사 활동이 좀 필요한 것 같거든. ‘인간의 존엄성’과 그 ‘가치’를 인식하게 되는 좋은 시간을 가져 보자고.”
……말실수 한 번 잘못했다가 엉겁결에 봉사 활동하게 됐네. 그래도 아가씨랑 색다른 데이트 한다고 생각하면 못 할 건 아니지. 어쨌든 그렇게 부드럽게 넘어간 후, ‘뉴 송파구-인간 통제구역’으로 향하는 톨게이트를 건너는데-.
-RRRR!
“음, 잠시만.”
아가씨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아가씨가 전화를 받자-.
-진아 아가씨!
“네, 진환 씨, 무슨 일이죠?”
아가씨의 전담 비서다. 되게 다급한 목소리인데? 뭔가 안 좋은 낌새를 느낀 건지 아가씨가 살포시 미간을 찡그리는 가운데, 스마트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비서실에 있는 일훈이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뭐죠?”
-회장님께 올라갔던 보고서들을 파쇄하다가 비트 넥스 관련해서 아가씨를 향해 공격이 갈 것 같다는 자료를 봤답니다. 이틀 전에 올라간 보고서인데, 누가 사주를 했는지까지는 조사되지 않았지만……. 대충 DK그룹 내 다른 계열사 쪽과 연관된 건 확실하다고 합니다.
“…….”
-관련 파일을 메일로 보내면 사내 감찰에 걸릴 수 있어서 직접 찍은 걸 여기로 가지고 오겠다는데 한 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가씨가 작게 한숨을 푹 내뱉는다. 거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가 내의 암투가 바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구만. 그러고 보니 평소에도 간간이 삼촌·이모·사촌들을 종종 씹어 대셨지. 어쨌든 아가씨는 ‘알겠다.’라고 대꾸하면서 전화를 끊은 후, 난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신다.
“새벽아, 나 좀 가 봐야 할 것 같아.”
“급한 일 같은데 빨리 가 보세요.”
“하아, 진짜 왜 일이 이렇게 꼬이는지.”
몸을 돌려 서둘러 터미널 밖으로 나가는 아가씨. 그 뒷모습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흐음, 서예린네 집을 방문하는 건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아니, 아니죠.”
혼자 가는 것보단, 그냥 내일 아가씨랑 함께 가는 게 낫겠다.
혼자 가 봐야 별 소용없을 거야. 잠수 타고 있는 걸 보면 멘탈이 많이 깨진 것 같은데, 그래도 말재주가 있는 아가씨가 있어야 어떻게 달랠 수 있겠지.
아가씨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 난 우그타람으로 통하는 승강기 쪽으로 움직였다.
4.
최근까지 ‘우그 타람’에서의 생활은 한가했지만, 이번 주부터 다시 바빠졌다.
협업하기로 한 ‘영혼·생명 연구소’에서 연구·분석 요청한 자료가 오면서 밤새도록 매달리고 있지. 추가로 그쪽에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보내 줬는데, 그거 가지고 이리저리 실험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영혼 결속의 골궤(骨櫃)
15인의 납골당 의회 일원, 대 강령술사 멜드라쉬가 영체·영혼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장치. <강령술> 마력에 잠식된 수정용의 뼈로 만들어졌으며 안에 들어간 희생양의 영혼을 속박하나 영체를 찢어 낼 수 있는 매우 수준 높은 강령술 마법이 새겨져 있다.
가로 1.5m, 세로 1m, 높이는 70cm 정도 되는 투명한 궤.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그 표면에는 절규하는 생명체의 부조와 파편화된 룬 문자들이 빼곡하게 새겨졌다. 섬뜩한 예술품에 가까운 물품, 일종의 영체를 다루기 위한 정밀 설비다.
무려, ‘멜드라쉬’가 직접 보내 주신 거다.
비유하자면 ‘이집트의 대통령’ 비슷하신 분이 직접 선물을 보내 준 거지. 그쪽 연구소에 협업 요청서를 보낼 때, 관심을 끌기 위해서 내가 알아낸 ‘영체의 빙의’ 관련 자료와 추가로 ‘2단계 마력 각성제’를 보냈는데…….
그게, 아주 극찬을 받았다.
자기네들이 알고 있던 <빙의>와는 메커니즘과 성질이 좀 다르다나? 멜드라쉬가 직접 이메일로 ‘그쪽의 연구 깊이에 찬탄을 보내며 함께 선물을 보내니 영혼의 비밀을 파헤치자.’라고 답장까지 보내왔으니 말 다했지. 언젠가 한 번 연구소 방문해 달라는데……. 그건 무서워서 패스.
어쨌든 오늘도 열심히 밤새 공밀레 공밀레 하고 있는데…….
-벌컥!
싸장님이 문을 열고 실험실에 들어오셨다.
벌써 아침 7시인가? 시계를 보니 아침 6시 40분, 평소보다 좀 빨리 오셨네. 어쨌든 가볍게 쫘악 기지개를 켠 후, 난 싸장님에게 고갤 꾸벅 숙였다.
“잘 주무셨습니까, 싸장님.”
“도비야. 너 봤냐?”
“……뭘 봐요? 저 밤새 실험했는데요?”
“하, X~잇팔. 내가 우리 도비의 연애도 신경 써야 하다니…….”
보란 듯이 쥐고 있는 종이 신문을 탁자에 던지는 싸장님. 우리 싸장님은 아침에 커피 마시면서 종이 신문을 읽는다. 그 종류도 보수·진보 가리지 않아. 아주 클래식한 취미지. 어쨌든 싸장님이 던진 신문의 앞장 기사를 보니…….
“……쓰읍.”
코인 거래소 관련한 기사다.
딱히, 이상한 건 아니다. 코인붐 때, 아가씨를 ‘성공한 사업가’로 취재하는 기자들이 많았으니까. 신문은 물론이고 방송에도 몇 번 나왔어. 당장 유튜브를 찾아봐도 아가씨가 나오는 영상은 많고. 근데, 이건 기존의 찬양하는 게 아닌 비난이다.
“안 그래도 어제 아가씨가 비트 넥스 관련해서 공격이 올 것 같다고 하긴 했는데 이렇게 신문에 뜨네요.”
“……근데 왜 그렇게 태평해? 평소의 니 성격이면 방방 뛰어야 하지 않아?”
“절 뭘로 보시는 거예요. 거, 신문에 기사 좀 뜬 게 뭔 대수…….”
“이거,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얼굴을 구기며 내 말을 도중에 끊어 버리는 싸장님, 하지만 솔직히 이해할 수 없다. 신문이 주된 정보 전달 수단이었던 80~90년대도 아니고 이게 그렇게 큰일인가? 그런 내 반응에 싸장님은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건, 그냥 막 쓰는 인터넷 기사가 아니야. 신문 기사, 더 신중하게 정성을 들이는 신문 기사지. 게다가 대기업 정도 되면 이런 기사를 터트리기 전에 그 회사 쪽에 알려. 돈줄-광고주가 될 수 있으니까. 언론도 자기 밥 주는 사람은 안 물거든. 이건, DK 쪽에서 암묵적인 허락이 떨어진 거야.”
“흐음.”
“게다가 진보·보수 쪽 신문 양쪽 동시에 떴어. 더 안 좋은 소식이지. 보통 이런 사안은 정치권에서 신나게 두들겨 맞거든.”
“…….”
“이 기사 읽고 곧바로 내가 알고 있는 인맥으로 뉴스 통신사(신문사와 방송국에 뉴스를 공급하는 회사)에 전화해 봤더니, 방송국에서 코인 거래소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적힌 관련 기사를 사 갔단다. 아마, 오늘 공영 방송 뉴스에서도 나올 거야.”
연이은 싸장님 말에 나도 좀 심각함을 인지했다.
허겁지겁 스마트폰을 꺼내 코인 커뮤니티의 글을 검색해보니 난리도 아니다. 비트 넥스에 관련해서 욕설이 가득해. 그 근거는 신문이 아니라 어젯밤에 한 공영방송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다. 마침, 인기 글에 그 방송 요약본 동영상이 있기에 틀어 보니…….
-비트 넥스, DK그룹의 재벌 3세 남궁진아 씨가 만들어 낸 이 코인 거래소엔 세계의 다른 거래소와는 다른 수많은 혁신적인 기능이 포함되었습니다.
-비싼 코인을 최대 소수점 3자리 단위로 쪼개서 사는 기능, 암호 화폐 담보 대출과 암호 화폐 대여 서비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던 건 레버리지-선물 거래 기능이죠. 기존의 주식 거래와는 달리 보증금만 사라지면 자동 청산되는 것으로 ‘그나마 안전한 선물 거래’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수많은 기능과 대기업 금융사와 연동되는 안전한 금융거래에 수많은 이들이 열광했고, 순식간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거래소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코인 거래소였죠.
-하지만, 이 거래소의 이면은 어떨까요?
화면이 전환되며 모자이크 처리된 인터뷰가 나온다.
-말도 하지 마세요.! 엘븐 코인의 시세가 다시 회복될 때, 거짓일 확률이 높으니 모두 매각하라고 했다니까요?! 매입할 수 있는 곳은 모두 찾아서 닥치는 대로 팔아 치우라고! 현 시세의 50%만 받아도 좋다면서요! 미국·영국 금융사에 얼마나 전화를 걸었는지 몰라요!
-코인 상장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어요! 상장하는 코인을 제멋대로 결정 했다니까요? 다른 거래소엔 상장된 건실한 코인을…….
내부 고발자로 보이는 이가 주장을 이어 나간 뒤, 비트 넥스 내의 거래소에 보관된 엘븐 코인 총 수량을 보여 주며 ‘일종의 공매도를 하면서 막대한 자산을 챙긴 것으로 추측됩니다.’라고 말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미르에서 한 것으로 보이는 인터뷰도 나온다.
-저희도 많이 물어봤어요. 코인에 대해서, 어쨌든 코인 거래소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만들어 냈으니까요. 근데, 되게 냉소적이었어요. ‘위험하다.’, ‘하지 마라.’, ‘폰지 사기에 가깝다.’……. 이게 말이 돼요? 사기란 걸 말면서도 판을 벌인 게? 말이 되는 거냐고요!
“이런 개…….”
어쩐지 반 분위기가 개 같더라니!? 저런 어그로 끄는 조사로 아가씨를 범죄자 취급했으니 분위기가 X창 났지! 어쨌든 이 개 같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마치 아가씨가 ‘사기인 걸 알면서도 고의로 코인 거래소를 만들었다.’라는 것처럼 교묘하게 선동했다.
그렇게 아가씨를 향한 공격에 내가 이를 악무는 동안, 다시 화면이 전환되고 사회자가 담담히 말을 이어 나간다.
-물론, 비트 넥스를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코인에 관련된 법 자체가 없기에 ‘위법 사항’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설령, 코인을 자산으로 가장한다고 해도 계약서의 조항을 보면 철두철미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진행도 합법적이고요. 대표적으로 이 조항은…….
-재벌가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사회적 책무’에 대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치가 떨렸다.
이 X새끼들. 좋소 거래소에서 돈을 떼먹히거나 2~3달 동안 인출 못 해 봐야 ‘비트 넥스가 진짜 천사였구나!’ 할 텐데, 코인판에 아낙 짧게 달아올랐다가 박살 나서 다른 거래소는 이제야 론칭하다가 끝났다. 그 기능도 비트 넥스와 비교 불가고.
“이제 보니 신문뿐만 아니라 전 방위적으로 여론 공격을 퍼부었구만.”
그렇게 내가 분노에 부들부들 떨 동안, 옆에서 같이 그 편파 가득한 동영상을 본 싸장님은 한숨과 함께 전자 담배를 꺼내 입에 무신다. 그리곤, 내게 가 보란 듯이 턱짓했다.
“빨랑 니 여친에게 가 봐. 그리고, 오늘은 출근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싸장님.”
싸장님에게 고갤 꾸벅 숙인 후, 난 곧바로 밖을 향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