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매니저-152화 (152/152)

“하하하, 미안. 그것보다 예능 프로가 하나 들어온 게 있는데 말이야.”

예능이라는 말에 반보영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손뼉을 치며 말했다.

“뉴질랜드!”

“오지에서 진행되는 촬영이라 많이 불편하고 힘들 거야.”

“그래도 할래요. 그리고 그 스케줄 끝나면 휴가 가능할까요?”

“가능하지. 어차피 스케줄도 없어서 한가해. 일본 일정도 지금은 조율 중이고.”

“그럼 열흘 정도 주세요. 뉴질랜드는 볼거리가 많아서 한 바퀴 다 도는 것도 일이라고 하던데.”

“그렇게 해.”

재석이 순순히 허락을 해 줬고, 동시에 그는 민경에게도 이 이야기를 전했다. 민경이 한마디 했다.

“분명히 그 둘이 뉴질랜드에서 여행할 거야.”

“어떤 둘? 보영이랑 중기?”

“그 둘이죠.”

“아, 중기는 입대로 심란해하는 것 같아서 그냥 푹 쉬라고 했는데.”

“그럼, 바로 둘이 오겠네요.”

민경의 말대로 도중기 매니저에게 도중기가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날짜를 계산해 보니 보영이가 휴가를 받은 날과 똑같았다.

‘완전히 내가 상황을 만들어 줬네.’

재석도 뉴질랜드는 가 본 적 없는 국가였고, 또한 민경의 휴식을 위해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리고 때마침 안정기에 접어든 민경은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민경아, 뉴질랜드로 여행 갈래?”

“여행?”

멀리 떠난다는 말에 민경의 눈빛은 반짝이기 시작했다.

“좀 멀리 갈까 해서 말이야.”

“혹시 우리 둘만?”

“흐음, 둘만 가는 건 맞는데 일정이 보영이랑 겹쳐.”

보영이 이야기가 나오자 민경은 눈을 흘기면서 한마디 했다.

“감시하고 싶어서 그래?”

“아니. 딱히 그건 아니야. 아마 같이할 일 거의 없을 거야. 일정만 겹치지.”

“그럼 다행이고.”

재석은 그렇게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기 표를 샀다.

휘이잉!

비행기가 뉴질랜드에 들어섰다.

휴양지로 유명한 곳은 대다수가 북섬이지만, 남섬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체력을 생각해서 여행 일정은 최대한 단순하게 짰어.”

“고마워, 오빠.”

민경이 안정기에 들었다고 하지만,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그리고 도중기가 몰래 뉴질랜드에 도착했고 반보영과 공항에서 만났다.

“왔어요.”

“네, 왔어요.”

서로가 정말 예쁘게만 보이는 시기였다.

“촬영팀은?”

“다 갔어요.”

“때맞춰 오긴 했네.”

“오빠, 어서 가요.”

둘은 손을 잡고 나갔다. 이곳에서 그들을 알아볼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숙소로 이동했고 체크인을 하려는데. 재석이 눈앞에 보였다.

“쯧쯧, 여기서 볼 줄이야.”

“참 운이 없네요.”

민경은 같은 호텔에서 두 사람의 얼굴을 볼 줄 몰랐다.

“어, 사장님.”

“사, 사장님.”

재석이 굳어 있는 둘을 향해 말했다.

“짐 놓고 아래로 내려와.”

재석의 말에 도중기는 얼른 올라가서 짐만 내려놓고 그가 있는 곳으로 왔다.

“뉴질랜드 여행 계획을 잡았을 때 혹시나 했는데……. 그 많은 호텔 중에서 하필 여길 잡았네.”

“그게 좀 유명하다고 해서.”

“유명하면 피해야 해. 한국에서 유명한 거잖아. 그러니까 한국인이 있을 거야.”

“아, 그렇군요.”

너무 유명한 숙소는 한국인에게도 인기가 있다. 그러니 적당히 유명하며 한국인이 없어 보이는 곳에 예약해야 했는데 도중기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 한 것.

“우리는 결혼했으니까 별로 신경 안 쓰는 거지. 너희는 아니야.”

“제대로 배우네요. 감사합니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오늘 어디 갈 거야?”

“아뇨. 자고 일어나서 저녁에 바깥 구경 좀 하려고요.”

“그럼 우리랑 같이 가자. 지금은 올라가.”

재석은 그렇게 도중기를 돌려보냈고 반보영도 쪼르르 따라서 올라갔다.

“저 둘을 보고 있으면 조금 위태위태하지 않아요?”

“그럼 곤란해.”

지금 당장은 위태로운 느낌은 없지만, 저렇게 생각 없이 숙소를 예약하면 곤란하다. 귀찮아도 한국인이 있는 곳은 피해서 다녀야 한다.

먼저 둘은 가볍게 식사하면서 민경의 체력에 신경을 썼다.

적당한 걷기와 식사량 그리고 태교에 좋은 것들을 하나씩 하면서 태아와 최대한 교감을 하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저녁이 되었다. 재석은 도중기와 얼굴을 마주했다.

“그래. 뉴질랜드까지 왔는데 맛있는 거 좀 먹어야겠지.”

“예! 그럼요.”

“따라와라. 내가 사줄게.”

재석은 민경과 함께 젊은 커플을 데리고 멋진 레스토랑에 찾아갔다.

“여기서 같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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