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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김원봉은 소대를 이끌고 돌아온 병주의 모습에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그의 미소가 하늘 위로 치솟아 오르는 듯 보였다. 병주는 오히려 김원봉의 환대에 어리둥절했다.
“하하하! 자네가 이곳으로 돌아올 줄 알았어. 그래 마음은 정했고?”
“그게 말인데. 좀 아리송하게 되었어요.”
그 말에 김원봉은 미소를 접어들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응?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리송하다니?”
“일단 제 소대는 제 1 지대로 편입된 것은 맡습니다.”
“그렇지. 그럼 뭐가 문제인가?”
“혹시 명령을 받으셨습니까?”
그 말에 김원봉은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아! 하고 병주가 말한 명령이 무엇인지 떠올렸다.
“그 천율장군 신유철이 지휘하는 군단에 편입된다는 명령 말인가?”
병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이번 11월 달에 남경을 공략한다고 이야기가 들렸는데 말이지.”
“실제로는 정확히 9월 5일입니다.”
김원봉은 그 말에 으응? 하고는 생각을 더듬고 병주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그건 왜지?”
“아마 일본군을 속이기 위해서 아군에게 그렇게 말할 겁니다.”
“자네 내 모르는 정보통이 있었나?”
병주는 그 말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보통의 정보통은 아니죠. 그러나 제 정보통이 전해준 정보는 확실합니다.”
병주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김원봉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머리 좋고, 학교에서 성과도 좋은 병주의 말이니 조금은 믿기로 했다.
“확실한 건가?”
“여름이 바로 끝날 때가 적임기간입니다. 남경에 겨울과 상관없이 따뜻하다고 하여도 활동하기 좋은 시기가 9월인 것은 예상이 갈 겁니다.”
그 말에 김원봉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자네 말이 신빙성이 있겠어. 그럼 우리는 9월 5일까지 준비를 하면 되는 건가?”
“예. 중경의 본부에 제가 설득해서 추가 보급품까지 가져왔으니 보급품 수령도 부탁합니다.”
병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급품 명목이 적힌 서류를 김원봉에게 건넸고, 김원봉은 그 서류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만족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시 병주를 보고 감사를 표한다.
“고맙군. 자네 덕에 우리 제 1 지대도 한 몫 하게 되었어. 그런데 보급품들은 현재 어디에 있지?”
“저와 저의 소대원들이 타고 온 기차의 짐칸에 있습니다. 현재 소대원들이 하역하고 있습니다.”
“허! 큰 야포와 전차 2대까지 제공되는 데 자네 소대들이 옮길 수 있겠나?”
“옮길 수 있게끔 분해된 부품들을 옮기고 있습니다. 만약 창고 및 정비실에 도착한다면 그 부품들을 다시 조립해서 완성시키면 됩니다.”
김원봉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렇군. 그런 방법이 있었지. 그런데 전차 2대를 운영할 병사들 및 간부들은 있나? 흐으음... 그리고 위치를 계산해서 야포를 쏠 수 있는 인원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
김원봉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병주는 별 거 아닌듯한 어조로 답한다.
“전차 운영병의 교육과 야포 운영의 교육은 저에게 맡겨부시면 됩니다.”
“자네가? 자네는 그런 것도 할 줄 알았는가?”
“중경에서 핵심만 배웠습니다.”
“그건 다시 말하면 반은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있는 말인가?”
“최소한 쓸 수 있게끔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험... 자네가 말한 9월 5일까지 교육을 마칠 수 있겠는가?”
“예. 그건 제가 장담드리겠습니다.”
김원봉은 자신만만한 병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겠네. 자네에게 부탁하지.”
병주는 김원봉의 말에 싱긋 미소를 짓는다.
김원봉의 제 1 지대에서 뽑은 병사들과 병주의 소대원들은 자신들이 조립했던 거대한 야포를 바라보았다.
“히야. 저거 조립한다고 허리 빠지게 고생했는데. 저 모습을 보니까 고생한 보람이 있네.”
“저런 거대한 포의 위력은 얼만큼 될까?”
“그런데 소대장님이 저런 걸 다룰 줄 안다고 했지? 허. 장교들은 저런 것도 배워서 숙달해야 하는가?”
“글쎄다. 내가 듣기로는 다른 장교들은 안 그러는데 오직 우리 소대장님만 배웠다고 하던데.”
“그리고 전차 2대도 가져왔잖아. 그 것들도 조립한다고 허리 빠지게 고생했는데 그 것들도 운영하는 것인가?”
“그거 운전할 사람 있나?”
“난 모르겠어. 그 것도 소대장님이 야포처럼 가르쳐 주신다고 하던데.”
“오로지 소대장님만 그런 것들을 알고 계시는군. 내가 그런 것들을 혼자 공부했다간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데. 그리고 우리 같은 인간들에게 가르치다간 열불이 날 줄 모르겠군.”
“쉿! 소대장님이 오신다.”
그 말에 아까까지만 하여도 조립된 야포와 소대장 병주에 대해 수군거리던 병사들은 엄정한 군기가 잡혔는지 똑바로 차렷 자세를 취하며 병주를 기다렸다.
-뚜벅! 뚜벅!-
병사들의 숨소리와 병주의 발걸음 소리만 들렸고, 이내 야포 앞에 선 병주는 야포를 등 진채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향해 엄정한 군기를 유지하는 병사들을 본 병주는 만족스러운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네들이 내 등 뒤에 있는 야포를 보았겠지. 소개하지. 105mm 곡사포이다. 유효 사거리는 10km, 최대 사거리는 20km 내외이다. 지속적으로 발사한다면 분당 6발씩은 발사할 수 있고, 포신의 상태 상관없이 빠르게만 발사를 한다면 분당 12발씩은 발사할 수 있다.”
-꿀꺽-
병주의 설명에 병사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물론 이 야포는 보다시피 다루기가 힘들어 보이지. 더욱이 적 위치를 파악한 후 좌표를 계산해야 하지. 그 과정만 해도 힘들지. 이 야포를 운영하는 병사는 최대 4명이다. 정찰의 응답 및 좌표를 계산하는 계산병 한 명, 직접적으로 야포를 조준하여 발사하는 포수 한 명, 무거운 포탄을 운반한 뒤 포수의 명령에 따라 야포를 돌리는 부포수 두 명이다.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손을 들고 질문하도록.”
그 말에 병사들은 손을 번쩍번쩍 들었다. 병주는 그 하늘 위로 든 손들을 바라보다가 맨 먼저 손을 든 병사 한 명을 지목했다.
“저 소대장님. 저렇게 거대한 야포의 운반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소대장님이 이야기하신 4명으로 힘들 거 같습니다.”
“그건 내가 미처 설명하지 못했군. 저 야포는 아직 조립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건 야포의 이동을 도와줄 포가이다.”
“그건 언제 도착합니까?”
“지금 곧.”
병주의 말이 들리자마자 부소대장 강덕재와 김도진은 바퀴가 달린 포가 하나를 끌고 오더니 야포 앞에 세워 두었다.
“저 야포는 두 사람이 들기 어려우니 포가와 야포를 조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말에 병사들은 우르르 달려와 김도진과 강덕재가 끌고 온 포가와 야포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병사들이 힘을 보태서 그런지 포가와 야포의 조립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그렇게 완성된 야포는 긴 포신을 드러내면서 비록 인력의 힘으로 이뤄지지만 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병사들은 조립이 끝나자 병주 앞으로 다시 우르르 이동하고는 제자리를 찾아 대열을 갖췄다. 병주는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 번 병사들에게 말했다.
“물론 이건 기본 형태이다. 보통 적 포격에 방어하기 쉬운 방어진지에 이 야포를 배치했을 때, 이 형태를 취하지. 한 마디로 위치를 고정적으로 잡고 공격하고 싶다면 이런 형태를 취한다.”
그 때 아까 맨처음 질문했던 병사가 병주에게 물었다.
“그러면 다른 형태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물론. 전투라는 것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지. 특히 기동력이 필요할 때가 있어. 예를 들면 적을 추격 중이거나 우리가 퇴각할 때가 대표적이지. 보통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이 기본 형태에서 야포만 가지고 트럭에 조립하게 된다.”
“트럭과 조립을 말씀입니까?”
병주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신의 말을 계속한다.
“그래. 트럭이라 말하는 것보다 적의 소총탄들을 완벽히 방호할 수 있고, 적 포탄에 최소한 몇 발 정도는 막을 수 있는 방호차량이지. 그 차량에 포가만 떼어 싣고 야포의 포신만 조립한다. 그렇게 해서 야포의 기동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지.”
“차량에 결합된 야포를 운용하려면 상당히 힘들어지겠습니다.”
“물론. 고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차량이 위치를 잡고 고정적으로 간다면 기본 형태를 취하는 것 비슷하게 쓸 수는 있어. 그러나 방어진지를 짓고 운용하는 것이 그나마 효율적이야. 다만 이 야포를 운용하는 숙련도에 따라서 차량이 이동하는데 야포를 쓸 수는 있지.”
“그 말씀은 다시 말해서 차량이 이동 중에 쓸 수는 있다는 말입니까?”
“가능은 하지. 더럽게 힘들다는 것 빼고 말이야. 생각해보게. 넌 옆으로 달리면서 움직이는 적을 맞출 수 있겠나?”
병주의 말에 질문했던 병사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런 것과 비슷하게 어려움이 있지. 그래서 숙련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야.”
“소대장님이 이야기하신 대로 상당히 힘들겠습니다. 그런데 소대장님이 말씀하신 방호차량은 언제 도착합니까?”
“그 것들은 다음 기차 편을 따라 도착하니까 내일 도착하겠지.”
질문한 병사는 자신의 궁금증이 풀렸는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알겠습니다.”
“좋아. 여기서 또 궁금한 사람?”
그 말에 병사들이 손을 들기는 했지만 아까보다는 적었다. 아마 맨 처음 질문했던 병사가 자신들의 의문점 반을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병주는 손을 든 병사들을 바라보다가 이내 한 사람 지목했다.
“그래. 제 1 분대장 고호윤.”
“예. 아까 소대장님이 말씀하신대로 4명이 운용한다고 하던데 차량까지 결합되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따로 인원이 추가됩니까?”
“그래. 운전병과 그 운전병을 호위할 병사 한 명이 추가되지.”
“그럼 차체 뒤에 결합된 야포를 호위할 병사는 없습니까?”
“야포를 쏘지 않는다면 4명의 병사들은 자동적으로 경계 자세를 취한다.”
“그러면 야포를 쏠 때는 어떻게 됩니까?”
“일단 계산병은 위에서 내려오는 통신과 좌표를 계산하는 일이 주된 목적이지만 때에 따라선 야포 주위의 병사들의 호위도 겸한다. 또 부포수 한 명도 호위하게 되지.”
“으음. 계산병은 상당히 신경 쓸 것이 많겠습니다.”
“인원이 적어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우리 광복군은 병력이 적어. 지금 중국군은 병력이 많아서 그런지 이 야포에 보통 10명씩 편성해. 계산만 하는 병사와 통신만 따로 하는 병사만 한 명 있지. 나머지는 호위병들이지.”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한 마디로 4명이 야포를 운용할 수 있는 최소 인원이 되는 셈이겠습니다.”
“그래. 하지만 내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숙달되면 힘들기는 하지만 중국군의 10명처럼 운용하는 것보다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다.”
“소대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뭔가 방법이 있는 모양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내가 왜 이 야포를 운용할 수 있는 4명만 언급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려주지. 그 것을 설명하기 전에 이 야포에 혹시 관심 있는 사람이 있나?”
그 말에 병사들은 순간 웅성웅성 대다가 이내 자기들끼리 결정했는지 4명만 손을 들었다. 병주는 이 4명의 얼굴을 바라본 후 기억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이 야포에 대한 자세한 운용 법은 내가 직접 가르쳐주지.”
병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기술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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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 화기
[이름] : 화기숙달
[숙련등급] : 궁극
[숙련도] : 48단 66%
[상세] : 총, 대포, 기관총 등 각종 화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화기에 대한 계통의 기술들의 효과를 532배 증가시키고, 화기에 관련된 기술들에 대한 몸의 피로증가와 정신의 피로증가가 없다.
[계통] : 화기
[이름] : 조준
[숙련등급] : 궁극
[숙련도] : 49단 76%
[상세] : 도구를 이용해 목표의 거리와 방향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숙련도에 따라서 화기의 조준이 정교하게 변하고 흐트러짐이 적어진다.
[계통] : 화기
[이름] : 재장전
[숙련등급] : 궁극
[숙련도] : 52단 62%
[상세] : 바로 화기가 발사할 수 있게끔 탄들을 교체하는 기술이다. 화기의 성능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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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주는 이 세 가지의 기술들을 바라보면서 만족했다.
‘좋아. 우선 계산병은 [군사]독도법과 [수학]연산을 같이 가르치면 되겠고, 부포수는 [화기]재장전과 때에 따라서 [화기]조준을 가르쳐야겠군. 나머지 포수는 [화기]의 모든 계통을 가르치면 되겠어.’
병주는 그렇게 생각을 끝마치자 야포를 운영할 4명의 병사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4명은 갑작스럽게 한기가 이는 것 같았다. 병주는 다시 병사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좋아. 야포를 운영할 병사들 4명은 이렇게 뽑도록 하겠다. 이의 있는 사람 있는가?”
병주의 말에 병사들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자기들끼리 뽑았으니 이미 암묵적으로 동의한 셈이다.
“내일 방호차량이 도착하면 그 때 다시 운전병과 호위병 두 명을 선정하도록 하겠다. 혹시 기타 질문할 사항이 있으면 지금 하도록.”
병주의 그 말에 병사들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좋아. 난 이 네 명을 교육시키도록 하지. 나머지 병사들의 훈련과 고충상담에 대해서 이 부소대장 두 명에게 말하도록 한다. 그럼 해산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그렇게 우렁찬 목소리를 내지른 후 김도진과 강덕재를 따라 해산했다. 야포 앞에는 병주와 야포 운용병 4명만 남게되자 병주는 4명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야포를 어떻게 담당할 것인지 역할을 정해야겠지.”
병주는 그렇게 말하며 계산병과 부포수 2명, 포수 1명을 선정하면서 이 네 명에게 아까 생각한 자신의 기술들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병주는 이 4명 모르게 모임을 생성하고는 따로 모임을 야포 운영반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물론 병주가 그 모임의 모임장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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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병주의 소대는 제 1 지대로 합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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