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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인생-65화 (6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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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1944년 9월 5일 새벽 3시, 남경을 공략하기 위한 작전은 시작되었다. 약 한 달 간 공습을 계속한 결과, 남경에 남아있는 건물이란 건물은 없을 지경이었다.

물론 일본군 사정 역시 괴롭기는 마찬가지였다. 태평양전쟁은 수세에 들어갔고, 이번 중국 전선에서도 밀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 것이다.

“젠장! 어떻게든 대비를 해봐! 적들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개시하는 것 같으니!”

남경에 주둔한 일본군 지나 방면군 사령관인 오카무라 야스지는 자신의 휘하들에게 신경질을 내며 닦달했다. 그러나 참모장들은 더 이상의 대책은 생각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린 채 침묵만을 지킬 뿐이다.

“아무도 말 없나?! 에휴. 이 머저리 같은 놈들! 지금 있는 야포도 족족 다 파괴되고 너희들이 한 일이 뭐가 있나?! 다 할복해라. 이 쓰레기 놈들아.”

오카무라 사령관의 모욕에도 불구하고 참모장들은 그저 침묵만을 지켰다. 그저 나섰다가 까일 것이 분명해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도 생각하기에 정말 대책이 없어서 침묵한 것이다.

“하아. 적장이 누구 길래. 이렇게 개 같은 방식을 쓰는 거지.”

그 때 침묵하고 있던 참모 중 하나인 작전 참모장이 입을 연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이번 남경 공격을 총지휘하는 자는 하응흠이라고 합니다.”

오카무라 사령관은 신유철이라는 말에 한 쪽 눈꼬리가 올라갔다.

“하응흠? 그 무능한 장군이 이런 방식을 쓰다니?”

그러다 오카무라 사령관은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다.

“하응흠 옆에서 누군가 작전계획을 세운 인간이 있군.”

“예. 이번 공격 작전의 계획 대부분이 신유철이라는 자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뭐? 신유철? 그 이치고 작전을 박살시킨 신유철?”

“예.”

“젠장! 이런 방식을 쓰다니... 신유철이라면 우리 대일본제국군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자 아닌가? 하아 미치겠군.”

오카무라 사령관은 정말 암울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신유철이 이끄는 군단은 일본군에게 백전백승한 장군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오카무라 사령관은 자신감이 확 사라졌다.

“지원은... 지원은 어떻게 되었어?”

“저 그게 없답니다. 지금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는데 힘이 부쳐서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힙니다.”

참모장들 중 하나가 말을 절면서 말했다. 오카무라 사령관은 그 말투에 열이 뻗쳐 올랐다.

“뭐? 없으면 끝이야? 이것들이 정말! 야! 지원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전달하고 끝이야? 직접 가서 멱살을 잡고 지원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허. 이것들이 참모장이라고 앉아있다니.”

그 말에 오카무라 사령관에게 보고했던 참모장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오카무라 사령관의 모욕에 참모장들은 속으로 오카무라 사령관을 욕했다.

‘지는 기생집에서 띵가 띵가 놀면서.’

‘젠장 일이나 제대로 하고 말하지.’

‘그동안 우리가 다했는데 저런 것이 사령관이라고.’

‘파벌 인맥 서럽다 서러워. 저 놈도 인맥으로 임명되었으면서 누구보고 무능하다고 하는 거야?’

‘이 쓰레기 같은 놈. 할복은 너나 해라. 지는 암 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러나 계급은 계급이고, 직위는 직위였다. 참모장들은 그렇게 자신의 상관을 욕하면서 겉으로는 침묵을 지켰다.

“휴우. 진격해오는 적들을 지킬 화력은 있나?”

오카무라 사령관의 한 숨이 담긴 말에 작전 참모장이 개미목소리만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현재 아군의 박격포는 있습니다만...”

“박격포? 그 걸로 막을 수나 있겠어?”

“그게 저...”

“아 뭐 대책 없나? 박격포로 막을 수 있기는 해? 적들이 보병만으로 진격해오지 않을 거고. 저 것들이 병기를 제대로 갖춰서 공습을 해대는데 뭐 확실한 것 없어?”

“으음...”

“전차는? 만약 적이 전차를 끌고 돌격하면 어쩔 거야? 박격포로 잘만 전차를 막겠다.”

“그거야. 대전차 돌격병을 운용하면...”

“제기랄. 그거 효과 없는 거 뻔히 알잖아. 좋아. 다른 것으로 넘어가지. 전차를 막기 위해 요격도 중요하지만 대전차 진지, 대전차 지뢰는 설치했어?”

오카무라 사령관의 말에 참모장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 모습에 오카무라 사령관은 열이 뻗쳤다.

“왜? 설치를 하지 않았어? 왜 말이 없어! 말이!”

“설치는 했습니다.”

“그런데? 설치를 했다면 말을 하지. 그래서 뭐가 문제 이길래, 말을 아끼는데.”

“저 그것이 적들이 야포와 폭격기로 그 곳들을 중점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오카무라 사령관은 손에 잡고 있던 지휘봉을 놓고 말았다.

“......”

“현재 적들은 우월한 화력의 야포로 대전차 진지를 붕괴시키고, 공병대로 지뢰들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아마 보병들의 진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 한 마디로 후드려 팬 다음 목을 조이겠다? 이런 미친...”

오카무라 사령관은 왜 참모장들이 말을 아끼고 침묵하는지 이해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그 많고 많은 박격포 진지로 적을 대항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빌어먹을! 내가 4개월 전에 여기에 부임했는데. 나 재임기간에 와서 이런 일이 나타나다니. 하아아아.”

오카무라 사령관은 절망했다. 상대가 너무 유능하고 철저했다. 상대는 자신의 군대의 약점을 명백히 찌르고 무장을 해제시키며 요리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작전 참모장이 오카무라 사령관에게 나직이 말했다.

“저 사령관님.”

“뭐. 무슨 이야기야 말을 해!”

“생화학탄들이 남아 있는데. 그걸 쓰면 안 되겠습니까?”

그 말에 오카무라 사령관의 얼굴은 찡그려진다.

“그 작전을 세운 신유철이 그걸 예상하지 못하겠어?”

“으음... 그래도 앉아서 당하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일단 이 곳을 지키는 것이 급우선입니다.”

“제길. 너의 말이 맞다! 앉아서 당하기엔 너무 억울하다. 생화학탄 전부 소모해. 너랑 나랑 같이 죽자고!”

결국 오카무라 사령관은 끝없는 절망감에 자폭을 선택하고 말았다.

한편 남경을 공격하는 신유철은 서류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보고들을 듣고 있었다.

-현 시각부로 대전차 진지 1-6-8번 무력화 완료.-

-현 시각부로 대전차 진지 1-5-3번 무력화 완료.-

대전차 진지들의 무력화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에 신유철은 미소를 지었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신유철은 무전기로 사단장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현 시각부로 대전차 진지와 지뢰를 무력화시킨 곳부터 전차들을 투입시키고, 그리고 적 야포는 어떻게 무력화 되었나?”

-적 야포에 대한 공격은 이상무입니다. 현 시각부로 전차 투입시키겠습니다.-

-적 야포에 대한 공격은 이상무입니다. 아직 함락되지 않은 대전차 진지부터 무력화시키고 전차를 투입하겠습니다.-

“좋아. 이렇게 팔 다리를 떼어내 완벽한 승리를 구하는 거다.”

-예!-

-알겠습니다!-

신유철은 그렇게 통신을 끝마치고 다시 서류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음 작전에 대해 생각했다.

‘참모들 중 쓸모 있는 녀석이 없어. 그 병윤의 친형이라는 녀석만 빼고 말이야. 휴우. 일단 첫 번째 단계는 끝마친 것 같군.’

신유철은 자신이 세운 작전 계획 중 가장 첫 번째 단계가 별 일없이 끝나자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신유철은 아직 모르는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내가 적이라면 이대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텐데. 적들의 상황을 파악했으니 내가 적이라 생각하고 여기서 대항할 수 있는 최악의 발악은 무엇일까?’

신유철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서류들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어느 내용이 눈에 띄었다.

“생화학? 이거라면 발악할 수 있겠군.”

신유철은 다시 한 번 무전기를 들어 사단장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적들이 생화학탄 공격을 할 수 있으니 방독면 챙기고 대비하도록.”

-생화학 공격을 하신다는 말씀입니까? 적들이 그런 공격을 하겠습니까?-

“나라면 이런 상황에 발악하고자 생화학탄을 거침없이 투입시키겠다.”

신유철의 말에 무전기 넘어 상대방에게 침묵이 흐르다가 이내 결정을 내렸는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에게 방독면을 지침해서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묻는 말인데. 방독면 재고량은 충분한가?”

-충분합니다. 오히려 남아서 걱정입니다.-

“알겠다. 진행해.”

-예!-

신유철은 그렇게 명령을 내렸지만 불안감이 조금 있었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퍼즐을 완성시키지 못한 그런 느낌이었다.

“조금 놓치고 있는 것이 있어...”

병주는 망원경을 들고 멀리서 남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경의 일본군은 지금 공습과 포격을 주구장창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흐음. 이대로라면 승리하기는 충분한데.”

그 때, 전차에서 내린 김도진이 병주에게 말한다.

“전차 투입은 언제입니까?”

“명령이 내리면 투입되겠지. 현재 우리에게 떨어진 명령은 없어. 기다려. 지금 우리는 즉각 투입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전차를 타고 적들을 박살내고 싶어서 하는 말입니다.”

“충분히 활약하고 있겠지. 그런데 야포 운영반은 실적이 좋은 모양이야.”

“예. 현재 적 야포 열 대를 때려잡았으니 엄청납니다. 그리고 차량을 움직이면서 포를 쏘아 맞추니 그 것이 더 대단하죠. 어떻게 교육을 시켰길래. 이런 솜씨를 내보이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 야포를 배울 때만 해도 무지렁이였던 녀석들이 소대에서 최고의 에이스가 되기는 처음입니다.”

“왠지 조급한 기색이 있는 것 같군.”

“공을 뺏기에는 싫으니까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은 병주는 다시 망원경을 들어 전투 장면을 바라보다 아직 무력화되지 않은 대전차 진지를 발견한 뒤, 손으로 무전기를 들어 야포 운영반에게 좌표를 불렀다.

“좌표 가127 다158 좌표 가127 다 158”

-좌표 수신 양호!-

조금 있다가 콰쾅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병주는 다시 한 번 망원경을 들어 아까 전의 대전차 진지를 바라보았다. 아까까지만 하여도 멀쩡하던 대전차 진지는 포탄에 정확하게 박살이 났다.

이렇게 병주는 대기를 하던 와중에도 작전을 돕기 위해 망원경으로 쳐다보다 무력화되지 않은 대전차 진지나 박격포, 야포를 발견하면 좌표를 불러서 야포 운영반에게 무전기로 알렸다.

야포 운영반은 병주에게 매번 교육을 받았던지라 어떤 정예의 포병 부대 못지 않게 정확성과 민첩성을 보여줬다. 그래서 파괴되지 않은 목표가 병주의 눈에 띄면 그 순간 포격이 날라 갔다.

그렇게 해서 병주는 알게 모르게 신유철의 작전에 보탬이 되도록 했다.

한편, 신유철은 보고를 들으면서 지도에 각 단(연대)이 상징하는 말을 놓으면서 자신의 휘하에 있는 부대들이 어디쯤에 위치했는지를 파악하고는 생각한다.

‘흐음. 오늘은 이걸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군.’

지도의 각 단(연대)의 위치를 볼 때, 이미 전선을 돌파한 단(연대)들이 반 수 이상이었다. 예상대로 자신의 휘하 부대들은 잘 해주고 있었다.

“통신 참모장!”

“예! 통신 참모장! 부르셨습니까?”

“현재 우리 군단과 같이 공격하고 있는 옆 군단의 상황은 어떻지?”

“아직까지 전략목표를 취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통신 참모장의 말에 신유철의 얼굴은 찡그려졌다. 현재 남경을 공격하고 있는 부대는 자신의 군단을 포함해 여러 군단이 합해진 2개의 집단군이 공격하고 있었다. 그 집단군에는 자신의 군단처럼 최정예의 부대도 있지만 오합지졸인 군벌의 부대도 속해 있어서 작전에 지장이 조금 있었다.

“이런 머저리들. 아니지. 내 휘하의 부대들의 진격이 너무 빠른가? 알겠다. 그 쪽으로 연락해서 우리 부대가 시선을 끌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전달해.”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통신 참모장이 옆 군단에게 말을 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자 신유철은 한 숨을 내쉬고는 무전기를 들어 각 사(사단)의 사장(사단장)에게 명령했다.

“현재 정해진 공세종말점에 도달한 부대는 그 곳에 진지를 구축한다.”

-전선을 돌파했는데 진지를 구축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더 이상의 진격은 적의 역습을 허용한다.”

-... 알겠습니다. 각 단(연대)에 명령을 내려 진지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진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일단 점령한 구역의 잔적을 소탕하도록 하라. 여유가 있다면 예비대랑 교체한다.”

-예!-

“그리고 공세종말점에 도달하지 못한 부대는 시간을 들여 차츰차츰 도달하도록. 급할 것 없다. 승기는 아직 우리에게 있다.”

-예!-

신유철은 그렇게 휘하 부대들에게 명령하여 일단 점령한 지역을 견고하게 하도록 명령했다. 신유철은 예비군으로 공세종말점에 도달하지 못한 부대에게 전력을 보태 작전 목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투는 오후까지 이어졌고, 그 동안 일본군의 발악으로 생화학 공격이 있었다. 신유철의 군단은 미리 대비했는지라 별 걱정거리가 없었지만 대비를 하지 않는 군단도 몇 몇 있어서 신유철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신유철은 무전기로 자신의 직속상관인 하응흠에게 보고했다.

“예. 저의 군단은 현재 작전목표의 전선을 안정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렇군. 알겠다. 이 작전은 네가 계획 했으니 내일 작전 목표와 계획들에 대해 작성해서 보내도록.-

“예! 알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원래 이야기로는 신유철의 군단으로 남경을 공략할 계획이었는데 남경이 크네요. 그리고 남경에 주둔한 일본군이 아예 사령관을 만들었으니 결국 2개 집단군으로 남경을 공격하게 됩니다.

작가에게 댓글은 큰 힘과 사랑이 됩니다. 댓글 좀 적선을 부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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