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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1944년 9월 15일 오전 9시, 남경 시가전이 시작되었다. 시가전은 보병 전력이 주였고, 수비 측의 병력이 우세한 전투였다. 수비로 나선 일본군 측은 비록 반 이상 파괴되었다고 하지만 그 건물을 엄폐물로 활용하여 매복하고, 중국군들이 진입할 길들을 지뢰나 부비 트랩으로 도배한다.
반면, 남경 시내를 공략하려는 입장인 중국군은 건물에 숨어서 대항하는 일본군을 대비해서 각 분대 별 2명씩 미국에서 수입한 바주카포를 장비하고, 하나는 아예 방호장비로 도배한 채 화염방사기를 들고 있었다. 바주카포는 건물을 엄폐물로 삼아 저항하는 일본군을 통째로 박살내기 위한 무기이고, 화염방사기는 숨어있는 적을 수색할 때 쓰는 무기로 활용했다.
그건 병주의 소대 역시 마찬가지로 소대 내 각 분대도 바주카포와 화염방사기를 장비했다. 현재 병주는 현재 1분대와 본부분대 그리고 소대 전차 하나랑 같이 시내를 진격하고 있었다.
-쿠르르릉! 쿠르르릉!-
외곽지역에서 잘만 활보하던 병주의 41식 중전차는 시내에 들어가서는 영 쪽도 못 쓰는 형편이었다. 길은 겨우 전차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이만큼만 넓혀져 있었다.
병주는 전차의 모습을 보자 얼굴을 찡그린다.
“이거 전차를 시가전에 대동하면 좀 좋지 않은 것 싶군.”
1분대장 고호윤인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병주에게 말한다.
“그래도 전차의 포는 바주카포와 달리 위력이 상당하니 바주카포로 함락하기 힘든 적 건물을 깨부수는데 유용합니다. 또 전차에 달려있는 기관총과 화염방사기로 이용할 수 있고, 바리케이드를 전차의 바퀴만으로도 밟아버릴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여도 대동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병주는 기쁜 표정으로 고호윤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래. 나에게 잘 교육받았네. 그래도 100% 활용할 수 있는 것보다 50%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불만이야. 사실 전차는 평지에서의 빠른 기동력과 방호력 때문에 쓰거든. 여기서는 기동력을 기대할 필요는 없겠지.”
병주는 고호윤에게 그렇게 말하고 주위 사방을 둘러본다. 지붕이 박살난 건물 속에서 아직 인기척이 없었다. 병주는 전진하면서 이 건물 저 건물을 살핀다. 병주는 기술 관찰을 활용하여 함정이나 지뢰, 건물 속에 매복해 있던 적들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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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 : 관찰
[이름] : 관찰
[숙련등급] : 궁극
[숙련도] : 39단 17%
[상세] : 사람 및 풍경들을 자세하게 관찰한다. 숙련도에 따라서 사람의 경우 더욱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고, 풍경은 놓치고 있는 부분을 더욱 빠르고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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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주는 관찰을 전투 중에 많이 활용했다. 적의 저격병이라든지 지뢰, 함정, 숨겨진 박격포 등 기술 관찰을 이용해서 알아채는 경우가 많았다. 야포운영반에게 수시로 좌표를 불렀던 것도 관찰을 이용한 결과물이다.
이번 시가전에서도 기술 관찰의 효과는 극대화되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병주는 무언가 발견하자 정지 수신호를 1분대와 본부 분대, 전차 밖 기관총을 잡고 있던 전차장 김도진에게 보냈다.
그 수신호를 받은 1분대와 본부 분대는 얼른 주위 건물로 숨어들었고, 전차는 그 시간부로 정지한다. 병주는 바주카포를 가진 병사에게 다가가 멀리 있는 어떤 한 건물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건물 안에 적들이 있다. 아직까지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으니 한 발 쏘도록 해.”
그 말을 들은 바주카포를 든 병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바주카포의 조준장비로 병주가 말한 건물을 조준하고는 발사한다.
-푸슝~! 콰앙!-
바주카포의 반동에 바주카포를 쓴 병사는 잠시 몸을 흔들거렸지만 바주카포로 발사된 로켓은 정확하게 병주가 가리킨 건물을 명중한 뒤 폭발했다. 병주는 그 폭발 속에서 제대로 효과가 났는지 끝까지 기술 관찰을 이용해서 지켜보았다.
병주의 눈에는 저 건물 안에서 난데없는 로켓의 폭발에 허둥지둥 있던 일본군 병사들이 몇 명 폭사자와 중상자를 치우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병주는 바주카포 병사에게 한 번 더 말했다.
“저 건물 속에 적의 움직임이 포착되는군. 한 발 더 부탁한다.”
저 건물 멀리서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병주의 모습을 괴물같이 쳐다보는 바주카포를 든 병사는 얼떨결에 바주카에 로켓을 한 발 더 재장전하고는 병주가 가리킨 건물을 다시 한 번 조준한 뒤 발사했다.
-푸슝~! 콰앙!-
이번에 제대로 효력이 나타난 듯 보였다. 병주의 눈에는 저 건물 안 적들이 전원 폭사한 것으로 보였다. 병주는 바주카포를 든 병사의 어깨를 툭툭치면서 기특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됐어. 이제 가도 되겠군.”
병주는 주위에 엄폐하는 병사들에게 다시 전진 수신호를 보냈다. 그 수신호를 본 병사들은 병주를 중심으로 다시 모였다. 1분대장 고호윤은 신기한 눈빛으로 병주를 쳐다본다.
“허 저 건물에 적이 있었습니까? 전 안보였는데 말입니다.”
병주는 기술 관찰덕분이었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대신 능글맞은 표정으로 고호윤의 말을 답한다.
“이것도 간부교육에서 받았지.”
“우와. 말도 안 돼. 무슨 간부 교육이 사람을 초인으로 양성합니까?”
고호윤은 마치 뻥치시네 같은 표정으로 병주를 쳐다본다. 병주는 그 고호윤의 표정을 보고 화가 나기는커녕 더욱 능글맞은 표정이었다.
“그러니까 너도 받아보면 알아.”
“됐습니다. 차라리 소대장님의 교육을 받는 게 낫습니다.”
병주는 그런 말을 하는 고호윤을 보고 피식 웃는다.
“너도 전투 중이니 알고 있을 거야. 눈과 귀, 코 등 모든 것을 동원하는 관찰에 대해서 말이야.”
고호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물론 소대장님처럼 그 괴물같은 능력은 아니지만요. 소대장님의 능력은 해도 해도 너무하십니다. 정말. 총도 잘 쏴, 전차도 운영해, 야포도 다룰 줄 알아, 그 외 독도법이라든지 작전술, 각 종 장비의 정비술, 그외 기타 등등 소대장님은 너무 하신다는 생각 안 듭니까?”
“응 안 들어.”
“......”
고호윤은 당연하다는 듯 단답하는 병주의 얼굴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병주는 그런 고호윤의 표정을 보고 놀리는 표정으로 말한다.
“이런 거 너도 다 배워야 돼. 그래야 너도 그런 것들을 너의 후임들에게 가르칠 수 있잖아.”
고호윤은 간만에 실수했다는 표정을 짓고는 병주를 쳐다보며 땀을 뻘뻘 흘렀다.
“전 그냥 분대장 하면 안됩니까?”
“왜? 너의 가능성을 믿어봐.”
“안 믿겠습니다.”
“그냥 믿어. 이 새끼야.”
“으윽!”
결국 고호윤은 병주에게 항복 선언을 하고 만다. 병주와 같이 대화하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였다. 병주는 무언가 급히 발견하고는 아까처럼 정지 수신호를 내린다. 이번에 엄폐하라는 수신호는 없었으니까 병사들 전원이 그 위치에서 그대로 몸을 멈춘다.
병주는 시선을 돌리며 잘 보이지 않는 줄을 하나 발견한다.
“쯧. 부비트랩이군. 이거 해체할 사람은 나밖에 없겠어. 1분대장 넌 내 뒤로 따라와. 이거 어떻게 해체하는 지 보여주지.”
고호윤은 긴장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병주 뒤를 따라간다. 부비트랩은 상당히 절묘했는데, 햇빛 때문에 투명하게 보이는 낚시줄을 활용한 부비트랩이었다. 병주의 관찰이 없었다면 필시 부비트랩이 터졌을 것이다.
병주는 부비트랩의 폭발물을 발견하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호윤이 보고 알 수 있도록 천천히 해체했다. 부비트랩의 해체가 끝나자 고호윤은 병주를 믿음직한 얼굴로 쳐다봤다.
“일단 해체는 시켰으니 다시 전진해도 되겠지만 여기에 부비트랩이 설치 되었으면 주위에 적들이 있다는 뜻인데. 잠시만...”
병주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부비트랩을 설치한 적들이 주위에 있는지 기술 관찰을 활용하여 살폈다. 이윽고 병주의 눈에서 적들 일부가 포착되었다.
“흥 멍청한 놈들이군. 부비트랩을 설치했는데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군. 마치 설치해놓고 땡으로 여기는 놈들이야.”
“그 적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병주는 고호윤의 말에 북동쪽 멀리 있는 한 건물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저 건물에 5명이 보인다. 기관총이 있으니 조심해.”
“예. 우선 바주카포로 기관총을 파괴한 뒤 화염방사병을 선두로 수색하겠습니다.”
병주는 고호윤의 말에 만족하는지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래. 그렇게 해.”
분대장 고호윤은 자신의 분대를 이끌고 병주가 가리킨 건물을 공격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병주의 귀에서 바주카포의 로켓이 폭발하는 폭음이 들린다.
-콰앙!-
병주가 바라보니 1분대장 고호윤은 잘 지휘하는 것 같았다. 우선 위력적인 기관총을 먼저 바주카포로 없앤 다음에 소총으로 반격하는 일본군에 대응하면서 화염방사병을 필두로 분대의 반이 건물 안으로 돌입한다.
그리고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나 건물 안에서 저항하던 일본군 병사들은 화염방사병의 공격 때문에 온 몸에 불이 붙어 비명을 지르고는 죽어갔다.
그렇게 고호윤이 건물 점령을 끝내자 병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위의 병사들에게 말한다.
“우리도 저 곳으로 간다. 전차도 저 곳으로 갈 수 있으니 잘 따라와.”
전차의 기관총을 잡고 있던 김도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한다.
“예.”
병주와 그 주위의 병사들, 그리고 전차와 그 안의 승무원들은 고호윤이 점령한 건물 대문밖에 도착했다. 1분대는 피해 없이 건물을 점령한 것 같았다. 고호윤은 병주에게 피해 사실은 없다고 보고한 후 한 가지 요청을 한다.
“꽤 좋은 거점입니다. 이 사실을 지휘부로 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호윤의 말에 건물로 시선을 돌린 병주는 이 건물을 살펴보니 고호윤의 말대로 거점으로 삼을 만 했다. 병주는 고호윤의 어깨를 툭툭치면서 말한다.
“잘했어. 여길 거점으로 삼지. 우선 난 보고부터 하고.”
“옙.”
병주는 허리춤의 가죽집에 결속된 무전기를 꺼내서 누군가에게 보고한다.
“여기는 가 소대 가 소대. 어미새 있는가?”
-어미새 양호. 무슨 일인가?-
“거점을 발견했습니다. 좌표는 나 558 다 192입니다.”
-흐음. 알겠다. 뭐 특별한 사항은 있는가?-
“상당히 방어하기 좋은 거점입니다. 적들 5명이 원래 있었는데 멍청하게도 이 거점의 가치를 활용하지 못했더군요. 이 거점에 탄약 및 보급품을 보관하기에 적당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 곳을 보급거점으로 삼자 이 말인가?-
“예. 우선 이 건물이 아군에게 점령했다는 사실을 먼저 보고하도록 하지요.”
-알겠네. 그럼 자네의 소대들은 그 곳에서 정비하게.-
“옙!”
병주는 무전기를 다시 허리춤의 가죽집에서 넣은 뒤 고호윤 및 주위의 병사들에게 말한다.
“이 곳을 임시거점으로 삼는다. 식사와 잠은 여기서 해결하도록 하지. 그 외 궁금한 사항은?”
그 때 바주카포를 든 병사 한 명이 손을 들어 말한다.
“위에 보고했습니까? 아군이 오사할까봐 걱정됩니다.”
“그건 당연한 소리 아닌가? 위에 다 보고했다.”
병주의 말에 그 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한 표정을 짓는다. 그 때 그 병사의 옆에 있던 병사가 병주에게 질문한다.
“전차 안에 있는 짐들을 다 뺍니까?”
“아마 부소대장이 이끄는 2,3분대에게 이 거점이 생겼다는 걸 말하고 그들도 여기서 정비를 받아야겠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반은 빼도록.”
“예!”
그렇게 병사들의 질문은 계속 되었고, 병주는 간단하게 병주들의 질문을 들어주고는 거점을 확보했다. 그리고 거점 안을 어느정도 정리한 뒤 전차 안에 있던 보급품들을 꺼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본부 분대와 1분대가 거점 안 건물 벽에 기댄 후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병주는 무전기로 강덕재에게 거점의 확보 소식을 전한다.
“예. 형님. 그러니 이쪽으로 오십시오.”
병주는 무전기를 다시 허리춤의 가죽집에 다시 넣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에서 총기를 정비하거나 탄창에 탄을 넣고 있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리고 바주카포를 든 병사는 자신의 로켓 탄통에 로켓을 다시 채워 넣고 있었다.
그 외에도 부족한 잠을 벽에 기대어 눈 좀 붙이는 인원들과 서로 간간히 대화하는 병사들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건물에 기관총을 설치하고 경계하는 병사들도 눈에 보였다.
병주 자신도 정비를 했다. 부족한 소총탄들을 탄창에 다시 채워 넣었고, 빠진 물품이 없는지 점검했다. 어느 정도 절차를 마치자 자신의 옆에서 벽에 기대어 쉬고 있던 김도진에게 시선을 돌린 뒤 말을 건다.
“뭐 부족한 거는 없어?”
김도진은 병주의 말에 피식 웃고는 말한다.
“이 곳 시내는 솔직히 불만족스럽습니다. 외곽 때처럼 날뛰지 못하니 손이 근질근질 합니다.”
“사실 아까 호윤이랑 말을 했지만 전차는 시가전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병기야. 그리고 적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예. 예. 알겠습니다.”
김도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잠시 붙인다. 김도진도 꽤 피곤한 듯 보였다. 병주는 그 모습에 피식 웃고는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그 때, 경계를 서던 병사 한 명이 병주에게 다가와 보고를 올린다.
“민간인들이 이곳으로 찾아옵니다. 적으로는 안보입니다.”
병주는 그 말에 얼굴을 잠시 찡그린다.
“내 살펴보지.”
병주는 경계병을 따라 건물 밖 창틀 너머 경계병이 말한 민간인들을 바라본다. 민간인들의 무리는 다양했다. 힘든 몸으로 가는 노인들과 아기를 안고 가는 젊은 여성들, 그리고 그들을 호위하면서 칼과 권총을 든 청년, 중년들까지 꽤 다양한 모습들이었다.
그들은 이 건물에 대해 아는 것 같았다. 아마 이 곳이 쉬기에 적당한 것을 알고 찾아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곧 병주의 소대를 발견했는지 민간인들은 멈춰 섰다. 민간인들은 건물 밖 대문에서 위압감이 느껴지는 41식 중전차를 발견한 모습이었다.
민간인들 중 지도자가 한 명이 나서서 말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그 한 명이 나서서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건물 앞으로 다가갔다. 그 한 명을 바라보는 경계병은 그 모습을 같이 보고 있던 병주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한다.
“어떻게 합니까? 저 사람이 교섭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넌 여기에 있고, 병사들 중 2명을 내 호위로 삼겠다. 그리고 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지.”
경계병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병주는 용감하게 교섭에 나서는 지도자의 얼굴과 옷차림을 자세히 관찰하고는 벽에 기대어 쉬고 있던 2명을 불러서 호위로 삼고 건물 밖으로 나간다.
============================ 작품 후기 ============================
쩝. 늦잠 자서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병주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작가에게 댓글은 큰 힘과 사랑이 됩니다. 우리 모두 사랑을 실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