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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흩어진 가족들
미국 대사관 식당 안, 식사를 마치고 아예 접견실이 된 이곳은 두 사람을 집중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양 쪽 다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할만한 직위, 역량, 능력이 되기에 식당 안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던 대사관 안 직원들은 그들을 바라본다.
헐리 대사는 병윤을 바라보고는 싱긋 웃는다.
“우리 미국의 병사들 사이에서 중경공단의 물품에 대한 칭송이 자자합니다. 이번에 수입할 방탄 헬멧이랑 방탄복이 주된 이유입니다. 병사들이 자신의 생명을 지킬 물건을 얼마만큼 애지중지 하겠습니까?”
병윤은 감연과 같이 설계 양산화한 제품에 대한 헐리 대사의 칭찬에 기쁜지 희미하게 웃는다.
“감사합니다. 원래 화학 공장을 운영하다가 나온 소재들인데 보니까 방탄복과 방탄 헬멧에 상당히 적합한지라 만들게 되었습니다.”
헐리 대사는 병윤의 별 거 아니라는 말투에 놀랍다는 듯 쳐다보며 말한다.
“호오? 원래는 뭐 하던 업종이었기에 그런 소재가 튀어나왔습니까?”
“군화 섬유소재를 가공하는 업체였습니다.”
“아 그 군화. 저번에 그 쪽에서 수출하려다 말았던 물건 아닙니까?”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예. 이야기가 그렇게 돌아갔죠. 상당히 아까운 일입니다만.”
아쉽다는 병윤의 말투에 헐리 대사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지난번 군화 수출 무산에 대해선 가우스 전 대사에게 사정을 들었다.
‘듀퐁사에서 새로 직물소재를 만든다고 로비를 해뒀지? 아마.’
듀퐁사는 화학공업을 주로 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이었다. 미국이 중경공단에게서 군화 섬유소재를 새로 수입한다는 이야기는 듀퐁사의 매출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와 똑같았다. 당연히 듀퐁사는 미국 정계에 로비를 했고, 자연스럽게 군화 섬유소재의 수입 건은 막혔다.
그런데 문제는 그 듀퐁사가 개발한다던 직물소재가 수입하려는 군화 섬유소재보다 훨씬 저질이었다는 사실이다. 아니 그 말보다는 듀퐁사의 직물소재의 품질은 다른 소재보다 기능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독 중경공단에서 생산하는 군화 섬유소재보다 훨씬 아래에 있다는 말이 정확했다.
헐리 대사는 그 사정을 생각한다.
‘휴우. 그 때 듀퐁사 연구부장이 그 소재의 기술을 캐올 수 있으면 캐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대신이라고 뭐하지만 헐리 대사는 군화 섬유소재를 듀퐁사에게 몰래 보냈지만 아직까지도 듀퐁사는 그 섬유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하는 과정에서 성과가 없다는 말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기술을 얻은 것도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 쪽 사정상으로는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 이해합니다. 그래서 별 말은 없습니다.”
병윤이 그렇게 말하자 헐리 대사는 괜히 찔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헐리 대사는 노회한 외교관, 얼굴표정 제어하는 방법은 어느 영화배우 못지않았다.
“하하하.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럼 그 쪽에서는 제 의견에 찬성하는 입장입니까?”
중경공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만큼 병윤은 당연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됐습니다. 아마 이번 계약건 역시 당신의 의사가 중요한 일이겠지요.”
“하하하. 잘 알겠습니다. 오늘 있었던 점심식사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병윤은 천천히 일어나서 헐리 대사에게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갔고, 헐리 대사는 병윤이 차를 탈 때까지 배웅해준다. 헐리 대사와 병윤의 만남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편 같은 시각, 광복군 제 1사단 주둔지에는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중경공단에서 보내준 건설차량과 회사, 그리고 조선인 인부들과 더불어 공병대대가 같이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건 병주가 대대장으로 부임한 신병교육대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아직까지 건물은 완공이 되지 않은지라 병주는 임시건물에서 근무 중에 있었다. 병주는 그 임시건물 안 책상에 바짝 붙어서 책상 위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똑똑똑.-
한창 일하고 있던 와중에 노크소리가 들리자 병주는 반말로 소리친다.
“누군가? 빨리 들어와.”
그 말에 문이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철모를 쓴 3명의 군인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철모에는 한글로 교관이라고 적혀 있었고, 3명의 군인들은 중경공단에서 생산한 방탄복, 방탄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다. 병주는 그들의 정체를 익히 알고 있었는지 익숙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훈련 계획서를 받으러 왔군.”
마치 병주가 그들이 이곳에 왜 왔는지 안다는 표정을 짓자 3명의 군인들 중 가운데에 있는 군인이 병주의 예상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예. 대대장님.”
병주는 자신의 책상 위 한 구석 책장에 꽂힌 책 하나를 꺼내고는 가운데에 있는 군인에게 건네준다.
“자 가져가. 질문할 것 있으면 물어보고.”
병주의 말에 책을 건네받은 군인은 책의 내용을 한 장씩 훑어보고는 만족하는 표정을 지으며 병주에게 한 가지 물어본다.
“이것도 대대장님이 정리하신 것입니까?”
병주는 뭔 말 하나 했더니 하는 표정을 짓고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한 일이지 않나? 휘하에 있는 녀석들이 잘 모르는데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그래 이제 사관으로 부임한 고호윤이가 뵌 사단장님은 별 말은 없으신가?”
병주의 말에 책을 건네받은 군인 예전 병주의 소대에서 1분대장을 맡았던 고호윤은 어느새 간부가 되었다. 원래라면 간부교육을 따로 받아야하는 처지인데, 그의 기량과 실력은 간부학교에서 행하는 간부교육보다 많은 것을 아는 병주에게서 배운 것인지라 따로 받을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고호윤의 능력과 기량은 간부들을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 될 정도였다.
고호윤은 병주를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답한다.
“아무런 말씀은 없었습니다. 대대장님이 일을 워낙 잘하시니 대대장님 마음대로 하라는 말입니다.”
“끄응. 그러다 일 터지면 나에게 책임이 돌아가고.”
고호윤은 그런 병주의 얼굴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다.
“하하. 그런 일이 터질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아니 터져도 대대장님은 충분히 수습할 수 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병주는 고호윤의 말에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여기다가 막상 큰 일이 닥치면 어쩌려고. 그러지?”
“대대장님의 능력과 기량이라면 큰 일도 작은 일이 됩니다.”
“쩝. 그렇게 믿으니 오히려 내가 뭐라도 된 거 같은데...”
“뭐라도 되는 인간이 없으니까 대대장님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입니다.”
“아부가 많이 늘었군. 고호윤이.”
“아부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게 아부야. 이 자식아. 그런데 아직까지도 항병들의 악습은 벌어지는가?”
병주의 그 말에 고호윤은 끙하고 신음소리를 낸다. 마치 답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병주에게 간언한다.
“어떻게 그런 습관이 항병들에게서 퍼졌는지 모르겠지만 하지 말라고 말을 해도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고호윤이 말한 항병의 악습이라는 것은 일본군에 근무한 항병들이 내무생활을 할 때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거나 배운 뒤 이곳에서 행해지는 것들이었다. 더군다나 중국군 내부에서나 광복군 내부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있었던지라 악습의 교정은 힘들었다.
병주는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푸렴을 내던진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악습이 병사들의 군기를 다 잡는다고 생각하니 아주 미치겠어. 그런 거 방치하다가 사고 터지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대대장님의 그런 발언이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전에 처음 부임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그런 끔찍한 악습이 심하지 않았습니까?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대대장님은 노력이라도 하시니 줄어들고 있다는 희망을 가지시면 됩니다.”
“으으음. 그렇게 말하니 희망이라도 가져야 되겠군.”
“대대장님이 없었으면 그런 악습은 당연하게 여기고 개정 안 할지도 모르죠. 거기에 대대장님이 악습을 개정하고 나니까 병사들의 사기가 왕성해지고 교육도 잘 받는 것 같습니다.”
“악습을 저지를 수 없을 만큼 굴리면 간단한 일이지. 거기다 내 동생 녀석의 멱살을 부여잡고 지원을 받는 일이니 내무생활이 편해지도록 해야지. 그래 이 곳 신병대대에 입소한 항병들의 교육 상태는 어떠한가?”
병주의 물음에 고호윤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답한다.
“그 때 그 항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예병답게 변했습니다. 체력도 그렇고, 병기, 무기 다루는 법도 그렇고, 지휘체계의 숙달 및 통신법 익히는 것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습니다. 아마 1사단이 직접 전투에 투입해도 크게 지장은 없을 정도라고 사단장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고평가 해주시니 다행이군. 난 그냥 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하하하. 그런 태도이니 대대장 위에 있는 사람들이 대대장님을 신임하는 것입니다. 이번 공사의 지원도 사실 대대장님의 동생 덕분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대대장님의 형제들은 하나같이 능력이 그저 감탄을 불러옵니다. 이번 사단의 창설에 형을 위한답시고 자기가 번 재산으로 야포와 폭격기, 전투기, 그리고 전차들까지 모두 지원하는 동생은 처음입니다.”
“후후후. 그 말을 들으니 그 동생을 둔 나로서는 기쁘군.”
“아닙니다. 이제 시간이 된 것 같군요. 그럼 전 나가보겠습니다.”
“그래. 사격 훈련은 잘 하게나.”
“옙. 수고하십시오. 충성!”
고호윤은 병주에게 경례를 하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병주는 계속해서 책상에 바짝 붙고는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거리를 처리하고 있었다.
이번 광복군 제 1사단 신병교육대대에 속한 항병 손호준은 자신의 양 손에 집은 38식 보총을 자세하게 살펴본다. 38식 보총의 상태는 언제 봐도 새 것 같았다. 손호준은 자신의 손에 쥔 소총을 자신의 애인처럼 여기면서 행군하고 있었다.
손호준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자신과 같은 항병 출신인 성강소가 자신처럼 군장을 멘 채 행군하며 땀을 흘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도 역시 38식 보총을 지급받았고, 소중한 물건을 대하듯 양 손으로 붙잡았다.
성강소는 자신에게 향하는 눈빛을 느꼈는지 자신을 바라보는 손호준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성강소는 무슨 일이냐는 눈빛으로 손호준에게 소곤소곤 묻는다.
“뭐 때문에 쳐다보냐?”
“그냥 신기해서.”
“그런데 조금 힘들기는 하다. 일본군에 징집되었을 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손호준은 성강소의 말에 동감한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 곳에 있을 때는 여기만큼 빡세게 훈련하지는 않았지.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그 징글징글한 곳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건 나도 그렇다. 그 개 같은 오장과 고참 밑에서 구른 것을 생각하면 열이 받는다. 정말. 하아. 나 가끔 여기서 자다가 악몽을 꾼다.”
“악몽? 설마 그 곳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그 거?”
“뭐 그렇지. 여기는 그 곳보다 덜하기 하지만 말이야.”
손호준과 성강소가 서로 소곤소곤 대화하던 그 때였다.
“어이! 거기 뭘 그렇게 잡담하고 그러냐?”
그 말에 손호준과 성강소는 이크! 하고는 고개를 원래대로 돌려 정면을 바라본다. 두 사람을 지켜본 신병교육대대 조교 신지상은 피식 웃으며 자신의 소대가 가는 방향을 살펴본다. 원래 자신은 병주의 소대에 소속되어 있던 병사였는데 이번 남경탈환 작전의 공로와 더불어 병사들을 교육시킬 사람이 없다보니까 결과적으로 병주가 신병교육대대 대대장에 부임함과 동시에 자신도 조교에 발탁되었다. 병주의 소대원들이 직접 전투를 치러봤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신지상도 고호윤과 마찬가지로 병주에게서 병기 혹은 사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받았다. 그 때문인지 신지상은 자신 휘하에 있는 항병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사격장이 보일 것이다. 신지상과 자신 휘하의 항병들의 발걸음은 힘차게 걸어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지상과 그가 이끄는 항병 소대는 사격장 안에 도착했다. 사격장 주위는 야산으로 둘러싸여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끔 만들어져 있었다. 신지상은 사격장에 도착하자마자 항병들을 쉬게 하고는 자신은 이 곳 사격장을 책임지는 장교를 만나러 갔다.
신지상이 사격장 사무용으로 쓰이는 천막 안으로 들어가니 자신과 같은 조교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병주의 소대, 중대 휘하에서 같이 전투를 치렀던 전우들이었다. 신지상은 그들을 반가운 얼굴로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이 보고해야할 장교를 찾아 시선을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그 장교를 발견했는지 신지상은 어느 군인 한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하더니 그에게 경례한다.
“충성! 4중대 3소대 도착준비 완료하였습니다.”
경례를 받은 군인 고호윤은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는 신지상의 경례를 받았다.
“그래. 그럼 휘하 병사들을 잘 통제하고. 오늘 사격은 잘 알고 있지?”
“이미 여러 번 들었습니다. 차례는 어떻게 합니까?”
“그거야 먼저 온 순서대로 하지. 그 때 동안 쉬거나 자세를 취하는 훈련을 해야지.”
신지상은 그 말에 땀을 삐질삐질 흐른다. 총기 사격 자세 훈련이라고 해서 총기를 직접 쏘기 전 각종 자세를 숙달시키는 훈련이었다. 이 훈련은 딱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훈련은 이런 방식이었다.
병사들이 사격 자세 훈련을 실시하면 어떤 구역의 지형지물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 병사들은 그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적합한 사격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즉 병사들이 엄폐를 잘 했는지, 그리고 엄폐한 지형지물 안에서 사격을 얼마만큼 편하고 효율적으로 하는지 알아보는 훈련이었다. 지형지물에 엄폐한 뒤 사격자세를 취하고 정지시킨 후 조교는 무엇을 하냐면 병사들의 사격자세를 지적하는 일을 맡았다.
예를 들면 그 자리에 이렇게 있으면 총 맞는다. 이렇게 바꿔라. 말로 하거나 손과 발로 교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만약 조교의 눈에 교정자세가 완벽하게 된다면 조교는 병사들의 총구 위에 바둑돌들을 올린다. 총구 위의 바둑돌은 그 사격자세가 사격을 편안하고 효율적인지 판별하는 도구가 되겠다.
그리고 격발한다. 실탄은 주어지지 않고 그냥 방아쇠만 당기게 만든다. 하지만 방아쇠를 다 당기면 총구가 아무래도 조금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총구 위의 바둑돌이 떨어지게 되는데 그 경우는 불합격이다. 즉 격발까지 하고 총구 위의 바둑돌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 합격이다.
조교는 바둑돌이 떨어지는지 않는지 검사하는 역할까지 도맡아서 하는 셈이다. 거기다 엄폐물에 숨고 사격자세를 취할 때까지 얼마만큼 걸리는 지 확인하고 숙달시켜 그 시간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이 훈련의 목표였다.
신지상은 그 훈련을 생각하자 아무래도 이번 훈련을 받는 항병들이 조금 걱정은 되었다. 그가 동정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훈련 자체가 악랄할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주가 만든 훈련법이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이 훈련법은 실전에서 효용성이 있어 보였다.
“으음. 제가 끝에서 3번째로 도착했으니 아무래도 제 휘하의 항병들은 끝까지 구르겠군요. 이거 미안해서 참...”
고호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며 말한다.
“미안하기는 뭐 미안해. 그만큼 훈련시켜야 실전을 겪을 때 당황하지 않고 안 죽을 수 있을 거야. 체력을 안배시켜서 시행해.”
“예. 알겠습니다. 교관님.”
교관이라는 단어에 고호윤은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고호윤은 이 안에 모인 조교들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그럼 사격은 어떤 소대부터 시작하지?”
그 말에 한 조교가 손을 들어 말한다.
“2중대 3소대가 가장 먼저 도착했습니다.”
“알았네. 소총이야 각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쓰고, 정비도구와 예비부품은 그 쪽에 있어. 또 실탄 나눠주는 건 알아서 하도록 해. 알았지?”
그 말에 손을 든 조교는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이 일을 몇 번 해봤는데 아직도 그런 소리입니까?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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